앞편인 'Before the moonrise / Side S - 01' 과 곧장 이어집니다.
이미지가 많아서 나눠서 포스팅한 것이니
이전 포스팅을 보신 분은 바로 이전 포스팅인
'Before the moonrise / Side S - 01'을 먼저 읽어주세요.

>ㅅ<










다이치의 데이트 신청에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가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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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는 무슨 얼어죽을-
그 바보, 아침에 싸운 거 이걸로 때울 셈인가."

입으로는 투덜대고 있는데
얼굴은 활짝 폈습니다.
ㅜㅅ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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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휘파람인지 콧노래까지 부르다가
자기도 모르게 멈칫.

"...나 지금 뭐한다냐..."

그리고 아무도 없는 길 한복판에서 홀로 자폭.

"나 들뜬 거 아니거든?!

입 다물고 하늘로 날아나 가시지...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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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까지 그 녀석 편을 들다니.
견우와 직녀가 퍽이나 감사하겠군."

칠석이라고 견우와 직녀까지 들어가며 투덜거리는 토끼.

"에또, 요앞에서 오른쪽이었지."

'하여간, 기왕 이럴거면 데리러 나오라고.
이 동네 지리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처음 와 본 곳]

[모르는 거리]

[위험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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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내가 있을 곳 따위는 없다]
 
[알고 있어. 그럼에도 묘하게 마음이 놓인다]

[공기같은 건 라비루나 쪽이 몇백배는 더 맑다지만...
비로 씻겨내려간 공기가 기분 좋아]

[촉촉하게 나를 감싸는,
녀석이 태어난 공기 속에 지금 나 또한 감싸여 있다]

[밤에는, 하늘에 녀석이 보는 달이 떠오른다]



[그것만으로도 이 거리가 나의 것이 된다]

다이치와의, 링크만으로-

공기가, 거리가, 지구가, 이 세상이
사랑스럽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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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그렇게 생각하며 길을 걷고 있자니,
물이 살랑거리며 라비에게 말을 걸어 옵니다.
지구에 온 것을 즐기고 있는 라비를 타박하듯이.

"네네, 잘못했다고요.
가스에게 말한 건 2할 정도는 구실이었어."

한편, 저 쪽에서 여자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풍선을 놓쳐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울고 있는
작은 여자아이의 울음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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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기다려."

그렇게 말하곤 아이의 머리를 턱, 하고 짚고는
가볍게 몸을 띄워서 풍선을 가져다 주는 라비.

"자."

"굉장하다아!"

울음도 뚝 그치고
하늘로 날듯이 점프한 라비를
놀라서 바라보는 귀여운 여자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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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한 거야? 오빠?"

"응? 오빠는 말이지.
달에서 온 대~마법사거든."

진실을 거짓말처럼 이야기하는 재주가 있는 라비군.

"거짓말~"

여자아이는 믿지 않습니다.
(...난 단박에 믿어버렸을 것 같은데...;; 뭐야 얘 나보다 똑똑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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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아니야.
자, 봐."

그렇게 말하고는 물웅덩이에 고인 물을 움직여
날아다니는 나비의 형상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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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아♡"

그런 여자아이를 바라보면서, 라비는
예전의 구리구리같다고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울지마."

"우리 동네에 왜 왔어?"

풍선을 돌려받고, 마법사를 만나서
기분이 좋아졌는지 생글생글 웃으면서
여자아이가 그렇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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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녀석이 말이지.
내가 없으면 울거든."

찰스다윈 때까지만 같았어도 저 말에 동의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의 다이치라면 울지 않겠죠.
여튼 귀여운 커플이라니까요.

공이 울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는 것도
참 저 개인적으로는 드문 일이라서요.
뭐, 다이치를 좀 어려서부터 봐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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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길을 지나가는데
라비를 보고 유카타를 입은 여자아이들이
귀엽다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합니다.

"저기, 봐봐. 저 애."

"응응, 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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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의 서비스 윙크에 얼굴이 붉어진 2인조.

'나도 참 절조없군.'

자기가 하고도 얼굴을 붉히는 라비.
스스로에게 질렸다고 하지만,
어차피 다이치 외엔 보이지도 않을 눈 윙크 좀 던졌다고 죽나요.
서비스가 생명이죠, 토끼는.

[무언가 손에 닿을 때마다 끌어안고 싶어진다]

생판 모르는 여자아이들이 지나가는데 미소를 지어 보일 정도로,
생판 모르는 여자아이를 위해 마법을 써서 미소를 짓게 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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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나 증오했던 푸른 별인데...
지금 나는 행복감에 겨워, 전신이 갈갈이 찢어지기라도 할 것만 같다.

이대로 이 푸른 별 속에 떨어져 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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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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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지금 막 태어난 것처럼 아름다운 세상...]

[무언가를 '아름답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것도
녀석을 만나고 나서부터다.]

다이치가 없었다면,
아마도 라비에게 이런 세상은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세상은, 세계는 언제나 똑같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을 테지만
라비에게 아름다운 세계라는 것은
다이치가 있음으로서, 다이치가 라비를 사랑하고 아껴서
라비가 행복을 느낌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다이치로 인해 사랑할 수 있게 된 세상.
다이치로 인해 인지할 수 있게 된 세상.
사랑스러운 다이치의 세상.

나의 세상.

[황혼 무렵, 마법사는 약간 감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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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빌고 싶어진다]

[그야...]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을 깨닫고
입술 끝을 슬쩍 끌어당겨 미소를 짓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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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상에 있는 모든 행운이 나를 끌어안기 위해서 다가오고 있으니까...]

라비의 뒷편에서 미소를 지으며 라비를
상냥하게 바라보는 다이치.

지상 모든 행운이라는 녀석, 오늘따라
조금 어른스러운 미소를 걸치고 계시네요.

[나는 알고 있다.
내가 모르는 거리가 황혼 무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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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순간이 영원히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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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니...예쁘다고 생각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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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최고야."










이걸 보고 나면, 저도 모르게
다시 Side D를 보게 된다니까요.

라비의 미소를 보고 느꼈을 다이치의 감정과
다이치를 기다리면서 느꼈을 라비의 감정이 너무 사랑스럽고 애틋해서.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요만큼만 행복하고 달달하게 진행되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여튼 이렇게 15의 여름도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맨 뒤에 15의 여름에 특전처럼 추가된 몇 페이지의 단편과
덤 페이지만 리뷰하면 끝이네요.

가능한 한 후딱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가리가리의 여정도 아직 남았으니...

안경이 잠깐 친구의 손에 있어
아침부터 밤까지 렌즈를 끼고 있으려니 조금 피곤하네요.
오늘은 후딱 내려가야 할 성 싶습니다.

그럼, 모두들 좋은 밤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




이미지가 많아 1, 2로 자릅니다.
어차피 이어서 한번에 할 생각이긴 하지만...

바로 전 리뷰인 Side D는 다이치의 시점이고,
이번 리뷰인 Side S는 라비의 시점입니다.

그럼, 즐겨주세요.
^^











* 일서이므로 좌 ← 우로 보셔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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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가 나가고 없는 방에서
혼자 딩굴거리며 만화책을 보는 라비.
추정 드래곤볼.

방문을 열고 히로타카가 등장합니다.

"라비 형. 이거 엄마가 갖다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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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으면 거기다 놔두라고 하자,
히로타카가 말을 겁니다.

"심심한가 보네.
게임이라도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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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도리.

한숨을 쉬는 히로타카의 눈에 문득 그 전날 적은 칠석날의 소원 비는 종이에,
글자가 추가되어 있는 것을 봅니다.

'하루카 다이치(는 바보)'

그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엔 숨을 거두신 시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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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바엔 H 같은 거 안 하면 되잖아."

미성년 형과 그 애인이 어젯밤에 뭘 했는지
전혀 거리낌이 없습니다.
...잘도 단련되었군요, 이 가족들...(아버지만 빼고.)

그래서 어제 시끄러웠구나, 라고 중얼거리는
여유까지 보여주는 히로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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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참견마."

그 소리에 날카롭게 라비가 반응하자,
능청스럽게 '어라, 들렸나봐' 라면서 혀를 쏙 내미는 히로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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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문득 생각났다는듯
히로타카를 불러세워 무언가를 묻습니다.

"어이. 저거 사용법 가르쳐줘.
호...홀로그램인가 뭔가 하는 거."


"형 거? 잠깐만 기다려."

그리고 잠깐 만져보더니
알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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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리모컨으로 영상을 재생하기만 하면 돼."

그러고보니, 형이 절대로 이거 건드리지 말랬는데
뭐, 자기 애인이 건드린 거니 괜찮겠지...라고 중얼거립니다.
안 괜찮으면 어쩌겠어요.
=ㅂ=

"이게 전환 버튼이야. 그럼~"

딱 알려줄 것만 알려주고 히로타카는 나가버립니다.
홀로그램을 켜보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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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비, 잠깐 혼자서 무슨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정말로 나, 훼방 놓으러 온 거군."

실제로 자신이 와 있는 것이,
다이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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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콘으로 조작해서,
영상이 펼쳐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라비의 회상도 함께 펼쳐칩니다.

'오라버니!'

라비가, 지구로 오기 위해서 있었던 일을.

'마리우스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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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같은 델 가시겠다니...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피에나가 필사적으로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라비는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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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군."

"...가스."

가스가 조용한 눈으로 라비를 바라보며,
말없이 묻습니다.

왜 이러는 것인지를.
왜, 위험을 무릅쓰고 지구로 가겠다는 것인지를.


"너도 알고 있을텐데."

"...너무 무모합니다."

"라비루나에서라면 저도, 그리고 할머님이나 라비군의 어머님,
다른 이력사(理力師)들도 있으니
라비군와 다이치군이 만난다 해도 여차했을 때, 어떻게든 됩니다.
그렇지만, 지구에서는..."

라비와 다이치가 접촉함으로서,
봉인이 풀리게 된다면 그 결과는 이번에야말로 우주의 종말로 이어질 겁니다.

그 사실을, 다이치를 제외한 라비루나의 관계자들은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라비도.

그렇지만 그럼에도 라비는 가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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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상으로 이 2개월은 필요해."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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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은 그걸 몰라.
알린 생각은 없지만 말이지, 그래도-
나는 가야 돼. 녀석의 곁에 있어야 해.
그렇지? 가스..."

다이치는, 수험을 마치고 달로 가서 라비와 계속 함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면-
라비는 다이치를 지키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세계를 멸망시킬수도 있는, 자신의 연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세계보다도 우주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그 자신의 존재를 지키겠다고 맹세했으니까.

"...괴로워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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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의 말에도 라비는 그저 슬쩍 미소만 짓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약속해 주세요.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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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또한 각오를 굳힌 듯
표정을 가라앉히고는, 주문을 외웁니다.

"...윈드 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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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녀오십시오, 라비군.
다이치군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가스가 라비를 잡지 않고,
지구로 가는 것을 서포트해주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히자
마음 놓고 주문을 외워 라비루나를 벗어나는 라비.
'가스 너 의외로 요란한 거 좋아하는구나.' 라고 중얼거리면서.

그야, 바람이 화려하긴 하죠.
머신도 윈자트가 가장 예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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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병사들이 달려왔을 때
이미 라비를 길을 열어 떠나고 있는 참이었습니다.

"........!"

"가스님!"

이놈저놈 사방이 다 토끼귀네.
엄마 쌀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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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군은 지구로 갑니다.
나는 그것을 인정했습니다."

"....!!"

"...그 이상 앞으로 나선다면
그러고 싶진 않지만...제가 상대하겠습니다."

다이치와 라비가 영혼 이상으로 서로 얽힌 연인 관계라면
가스와 그 둘 역시도 그 이상으로 연결되어 있달까요.

대지 위에 땅과 불이 엉겨 있고,
그 위를 바람이 보이지 않게 덮고 있는...
그런  밸런스의 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야오이이니 어쩔 수 없이 가스는 조금 뒷선이지만
그래도 시신덴은 확실히 가스가 둘에게 큰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노력을 하시는 듯해서 볼 때마다 퍽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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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도 하지않고 홀로그램의 지구를 바라보는,
그만큼이나 푸르른 라비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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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엉터리...실물은 훨씬 더 예뻤다고."

달에서 셔틀을 타고 지구로 향하는 와중에,
라비는 셔틀 창을 통해 지구를 보다 가까이에서 봅니다.

그 중력으로 다이치를 끌어들이고,
세계의, 우주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이치와 자신을
갈라놓는 별,
다이치가 태어나 자란 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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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고 싶어질만큼 파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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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푸른 빛...'

어쩔 수 없다는 듯 웃는 라비.
싫어할수도, 그렇다고 좋아할수도 없는...별.
너의 별.

'달에 있을 때에는 가장 싫어하는 색이었다.
지구가 아름답게 보인 적 같은 건 한번도 없었다.
항상 나는 하늘에 뜬 이 별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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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스름한 별...
내게서...빼앗아가는 별...'

'그렇지만, 처음 본 그 푸른빛은
너무나 투명하고도 맑은...
다정한 색을 띠고 있었다.
녀석과 닮아있었다.

푸른 혹성...
녀석을 낳은 별.'

그저 별이라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감흥도 일어나지 않을-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우주에 많고 많은 별 가운데 하나인 지구이지만.

거기엔 네가 있고
거기에서 네가 나고 자라서
거기에서 네가 네가 되어 내게로 왔기 때문에-

내게서 너를 빼앗아 가는 미운 연적이나 다름이 없는데도
미워할 수가 없는 별.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별.
거기에 다이치, 네가 있기 때문에.
이 우주에 단 하나뿐인, 네가 머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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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페를 다 먹고 그릇을 내놓으려 나온 라비,
다이치의 어머니에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하는데
어머니가 부릅니다.

"라비군도 볼래? 재미있어."

뭘 보느냐고 했더니 다이치의 앨범이라고 합니다.

"응? 저기, 이거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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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의 이야기를 하면서 화색이 도는 어머니에게
라비가 무슨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머뭇거리며 말을 꺼냅니다.

"....아주머니. ...제가 밉지 않아요?"

"어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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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치 못한 대답에 땀흘리는 라비.

"그야 처음에는 좀 놀랐지만 아줌마 라비군 좋아해.
귀엽거든."

"그...그게 아니라...."

귀엽다는 소리에 얼굴까지 붉힙니다.

"라비루나하고, 마동전사라는 것 말이니?"

차분한 얼굴로, 다이치의 어머니가 차근차근 말합니다.

"그 아이가 12살 때...달에서 행방불명이 되었을 때
홍수라도 낼 것처럼 울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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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왜 그 아이가?!!]

"그야 괴롭지.
내가 내 배에 품어서 낳은 아이인걸.
오죽하면 달을 똑바로 보지도 못했어.
그 때 달에 보내지만 않았더라면,
하느님을 원망하면서 울다가...깨달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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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이 보금자리를 떠난 거야."

'손에...잡힐듯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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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그 아이,
내가 모르는 곳에서
훌쩍 강인해져 버렸는걸."

'이 사람이'

"...이렇게 어리광쟁이였는데."

'어떻게 녀석을 사랑하고 키웠을지...'

"달에서 그 아이를 사랑해준 사람, 지탱해준 사람이
잔뜩 있고"

'축복받은 시간'

"그게 그 아이를 강하게 만들었을 거야."

'넘치는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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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그 속에서 곧고 유연하게 자라난 해바라기-'

"사내아이들이란, 어느 사이엔가
훌쩍 커버리는구나."

다이치의 미소를 떠올리며,
자신도 상냥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라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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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주머니 좋아해요."

"어머, 기뻐라."

그러고 있자니, 히로타카가 말을 겁니다.

"라비 형, 우리 형이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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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렇게 대답하고 익숙지 않은 전화를 받은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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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아, 나.]

"'나'? 누구? 모르겠는데."

[다이치입니다.]

"알 것 같기도 하고."

이전 리뷰에서 그대로 이어집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다이치의 목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틱틱거리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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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모르는 녀석 같았다.'

"...뭐야."

[데이트 신청하려고.]

'이 녀석의 목소리가...'

"...바보. 폼 재지마."

'이렇게 낮았던가?
평소에는 좀 더...높고...'

[칠석이니까. 같이 가자.]

'아니...나는 이 목소리를 알고 있다...'

"비 오거든."

[그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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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귓가에서 낮게 내 이름을 부를 때의...'

[라비]

'그 목소리...'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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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하네.
좋아, 가 주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고는,
자신의 그 튕김이 부끄러워 귀를 붉히는 그대는 토끼왕자.

"...젠장."

나라는 인간은...이라면서 중얼거립니다.
자기 성격을 자기도 알긴 아는거죠.
ㅜㅅㅜ

저놈의 귀 정말 귀여워서 미치겠심...












일단 사진 장수에 한도가 있어서 여기까지만 올리겠습니다.
지금 정리하는 거 일찍 끝나면 자기 전에 마저 올리고
그게 아니면 내일 퇴근하고 돌아와서 올리던가 할게요.
^ㅅ^

그럼 풋풋한 라비(와 다이치) 이야기 즐기셨길~
그럼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ㅅ<


:



(* 비번을 아시는 분들은 이 뒷페이지의 비밀번호 걸어놓은 버젼으로 보세요.)



티스토리에서의 첫 리뷰입니다.
사진이 한꺼번에 50장까지 올라가니, 확실히 여기가 더 편하네요.
;ㅅ;

이제 파란도 바이바이...

이번 이야기는 15의 여름 특별편이랄 수 있는 파트입니다.
이번 리뷰와, 다음 리뷰가 세트예요.

(*따로 책으로도 나왔었던 '가가린' 세트가 이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이 'Before the moonrise' 세트 2편을
15의 여름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역시 시신덴이라고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직접 보시는 게 설명이 빠르겠지요.
그럼.


[Before the moonrise]

Side D




비가 내리는 아침.
다이치는 아침 일찍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광선이 거울에서 한번 반사함으로서
그 광도의 19/100를 잃는다 하죠...]

물리계열의 수업을 듣고 있는데
라비의 목소리가 겹칩니다.

'...시끄러워...'

[...처럼 반사를 반복할 때...]

'아침부터 따닥따닥 뭐하는 거야...'

아무래도 다이치가 공부한다고 컴퓨터를 두들기는 것이 시끄러웠던 모양.

[...본래의 광도의 2/3 이하가 되는 것은 몇번째의...]




'어쩔 수가 없잖아, 지각할 것 같단 말이야.'

급히 옷을 챙겨입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다이치에게,
라비는 남의 일이라고 얄미운 소릴 합니다.

'아, 진짜...사람을 배려할 줄을 모른다니까.
아침만이라도 좀 느긋하게 보내게 시끄럽게 굴지 마.'

[...하여, log2+0.3010.
log103=0.4771 이 된다...]

몸은 학원에 이미 나와있는 참인데,
아침에 라비와 투닥인 것을 떠올리면서 부루퉁해 있습니다.




"아-아- 죄송하게 됐군요.
침대에 브런치를 차려다 줄 정도로 매너가 흘러넘치지 못해서."

아침에 지각할 것 같아서 짐 챙기느라 정신없는데
자기 널럴하다고 시끄럽다 하면 확실히 열받겠죠.
하지만 라비도 나름 자기 입장이 있는 겁니다.

"...아아. 그렇지.
모처럼 멀고도 먼 지구까지 왔는데 아무데도 못 가보고 말이야.
이 상태로라면 나 지구에서의 추억이라곤 이 집과 너의 침대가 전부가 되겠네."

그리고 조그만 글씨로 중얼거리기를

'그걸로 일기 쓰면 포르노 직행이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좆타! 포르노 좆타!!!!!!!!!!!!!!!!!!





"......"

그 말에 확 열이 뻗쳤는지 다이치가 나가려다 말고 우뚝 섭니다.

"눈에 핏발 설 정도로 해야 되는 건가 보다...공부란 건..."

하품하면서 들으라고 저렇게 말하는 라비.
다이치가 왜 공부하는지 다 알면서 참 얄밉죠.

"...."

"바보같아."

최후의 한방이랄까요?
왕자님이 참 사람 속 잘 긁죠. 다이치 전문으로.
>ㅅ<





"라비. 아침부터 나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 깨고 싶지 않거든
오늘밤엔 얌전히 쉬게 해 줘.
무슨 뜻인지 알지?"

다이치의 그 말에 라비 역시도 볼을 부풀립니다.

"다녀올게."





15세 소년 다이치의 주특기는 제 할말만 하고 내빼기인 걸까요...
훌륭합니다. 공으로서.

아니나다를까 응분의 대가는 문이 받습니다.
대체 뭘 집어던진 건지...

그리고 후딱 현실로 돌아오죠.

[428번?]



[아직 덜 푼 건가?]

다이치, 문제의 해답을 요구하는 선생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앗, 죄송합니다."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이 지나고, 겨우 쉬는 시간이 되어
식사를 하러 카페테리아로 온 다이치.
빵 하나, 음료수 하나 간단하게 마시면서 책을 보고 있습니다.





[-시에서 개최되는 칠석 축제는 공교롭게도 비로 인해...]

[이 축제는 매년 칠월 중순에...]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듣던 다이치,
다시 또 회상 모드로 접어듭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본의 전통 문화 행사 가운데 하나인 칠석 이야기입니다.

만화를 많이 접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에서는 칠석날 대나무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매다는 풍습이 있습니다.

다이치네 집에서도 그것을 한 모양인데,
어째서인지 소원은 안 적혀 있고 이름자만 적혀 있습니다.

'하루카 다이치'

"뭐야 이거?"




"라비 형이 쓴 소원이야."

"소원?"

"바, 바보-! 쓸 줄 아는 글자가 그렇밖에 없었다고!"

"하아?"

히로타카가 대나무 장식해두자는데 어째선지 그걸 뺏을 생각은 안 하고
얼굴 붉히면서 입으로만 반항을 한다 싶었더니-

까닭은 SFC 오셀로 대전을 해서 히로타카에게 져서,
오늘 하루는 라비가 히로타카 말을 듣기로 했다나요.

여하튼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다이치.





"그래. 라비 형이 처음으로 외운 한자가 형 이름이었다는 거지.
그러니까 이건 형 방에다 장식해야지."

"이 망할 꼬맹이가! 쓸데없는 짓 좀 하지마!!"

"내일은 날씨가 개면 좋겠네."

히로타카, 그렇게 얄밉게 말하면서 아줌마같은 몸짓을 보이더니
쏠랑 다이치 방에서 나가버립니다.

"일기예보에서 극지적 집중호우랬거든!!!"

한편 그것을 보면서 다이치는 약간 난감한 기분.

'히로타카 저 녀석, 시누이 노릇이 몸에 배기 시작했어...;'





라비는 얼굴이 달아올라서 점프를 집어들었고,
다이치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이름 석자가 달랑 적힌 종이를
뭐라 말할 수 없이 다정한 눈길로 응시합니다.

"야..."





"야...야! 알았어? 너.
나는 말이다...!!"

뭔가 기세좋게 말하려고 몸을 돌려 다이치 쪽을 바라보는 라비.
하지만 다이치는 정작 전혀 딴 소릴 합니다.

"내일은 갤 거야. 봐...별이 나왔잖아."

"거짓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몸을 움직여서 창가로 보러 가는 라비.
ㅜㅅㅜ

아 정말...언행일치 안 되는 점이 매력적인 건 2차원뿐인거구나...............................

"오늘 저녁때부터 비가 더 거세져서..."

그렇게 말하는 라비에게, 다이치 손을 뻗는다 싶더니-




자기 쪽으로 당겨 가볍게 입을 맞춥니다.
;ㅁ;





"너 사기꾼 소질있다."

별 이야기는 순 거짓말이었던 듯.
하지만 그 말에 다이치는 혀만 쏙 내밉니다.
지극히 틴에이져다운 행동이라 너무 귀엽습니다.

"...정말로 뭘 쓰려고 했던 거야?
'하루카 다이치' 앞에...아니면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뭐였어?"

허리에 손을 감은 채로 그렇게 물으며 생글생글 웃는 다이치에게
라비는 발끈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힙니다.

"''한심한 하루카 다이치'"

츤데레의, 츤데레에 의한, 츤데레를 위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뭐, 안 가르쳐 줘도 돼."

그리고 그에 대처하는 다이치의 자세.




'평생 생각할테니까.'

15세라곤 생각할 수 없는 저 노련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X살의 여자도 쏠랑 넘어가겠다고요!!!!!!!!!!!!!!!!!!





거기까지 회상을 마치고 나서 생각을 해 보니까,
아침의 싸움은 사실 자기가 잘못했던 거였다고 깨달은 다이치.

'- 아, 그렇구나. 어젯밤에 먼저 꼬신 건 나였어.'

지금쯤 화내고 있겠다면서 걱정을 하기 시작했고...
기억 되살리는데 갑자기 목소리 하나가
다이치의 상념을 찢고 들이닥칩니다.

"어이~"




확하고 익숙한 목소리의 친구를 째려보는 다이치.

"뭐, 뭐야?"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이러면 안 돼지, 안 돼).
좀 망상에 빠져 있었어."

ㅜㅜ
망상이라니!!!!!!!!!!!!!!!

"김 새는 표정 좀 치워.
오늘 시험 모의시험 결과 아직 안 봤어?
너 기적적으로 안전권으로 살아돌아왔던데?
(상위 50명에서 떨어졌을 땐 좀비였지만)"




"아아. 밖에서 여유가 좀 생겨서...
정작 오늘은 아침부터 머릿속이 잡념투성이다만."

"무슨 질투날 소릴 다 해.
(나야말로 앞으로 1달밖에 안 남았는데 아슬아슬하다고.)'

"하-아.
(이 세상의 젊은이들은 이 시기에 모두 성격을 단련하는 게 틀림없어)
순위 하나로 그 날의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것 따위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수험생의 모습 그 자체잖아."

"............"




"너...요새 좀 살 빠졌지?"

"그런가?"

"뭐언가 요새 좀 이상하단 말이지.
묘하게 너한테서 남자 냄새가 나.'

"뭐야 그건."

날카로운 오오하시의 추궁에도 아랑곳않고
그냥 웃어보이기만 하는 다이치.
하지만 오오하시군, 눈치 백단입니다.




"여자 생겼지?
(네가 마지막으로 채인 건 3개월 전
성 휘리스 여자고교의 고 2였지.
덧붙여 2개월간 사귀었지.)"

오오하시군의 빈틈없는 지적에
다이치가 도리어 말을 잃습니다.

야,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너 이 자식! 감히 나한테 말도 안 하고 너만 혼자!!!"

그러면서 신나게 배신자 친구를 쥐어박고 있던
오오하시가 갑자기 무언가 싫은 것을 발견했다는 듯 표정을 찡그립니다.

"우왓!"

"왜, 뭔데?"




"영 B의 미스 쥬리아나다."

"엑."

뭔가...학원하고 그다지 상관없을 것 같은 스페이스한 차림의
공작새같은 여성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오오하시와 다이치가 그렇게 말합니다.

"저 쇼타콤 교사. 눈에 띄기 전에 빨랑 가자."

"...근데 대체 왜 내가 도망을 쳐야 하는 건데?"

"네가 청순할 것 같아서 귀엽다나."

...청순이라.
잠시 페이지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썩소를 짓고있는 사이에
그놈의 미스 쥬리아나는 벌써 두 소년에게 접근했습니다.

"어머♡ 하루카군."

"아하하하. 선생님. 오늘도 아름다우시네요."

"고마워.
마침 하루카군에게 할 이야기가 있었는데 잘됐다."




"선생님, 네가 걱정이 되어서~
이전에 성적이 갑자기 떨어져서, 대체 무슨 일인 걸까 하고 생각했거든♡
오늘 식사라도 하면서 같이 이야기할까?
뭐하면 수업 시간 아니더라도 따로 공부하는 거 도와줄게."

어딜 봐도 접근이 지나치죠.
오오하시가 '대체 무슨 공부를 도와주려고...' 라면서 웃고만 있습니다.

"하루카군의 고민이라면 선생님도 들어주고 싶거든."

"고민이요?"

가만히 있던 다이치, 그 단어에 반응을 보입니다.

"있을 거 아니야? 지쳤다는 표정인걸."

"하아...네, 실은..."




"연인과 보내는 밤에 흠뻑 빠져서요..."




나이스 어시스트 종소리.
ㅜㅅㅜ b

정작 다이치는 자기가 무슨 소리를 했는지에 대해서 별 자각도 없이
종쳤다~ 이러고 있는데
친구와 교사는 메두사의 저주를 받았습니다.

"아하하하!!!!
이 녀석 수험 노이로제가 심해서!!!! 실례하겠습니다!!!"

하...하루카군.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적당히 끌고가자마자 소리부터 질러대는 오오하시.

"너 이놈의 자식!!!!!!!!!! 역시 여자였냐아아아아!!!!!!!!!!!!!!!!!!"

"아, 전화 걸어야지."

"...라니, 야 강의는?!"

"제낄래."

"저 자식이!!! 여유나 부리고 말이야!!!!!"

성적이 안정권이 아니라 죽도록 공부해야 하는 오오하시군은
이 와중에 강의 제끼고 애인한테 전화하러 간다는 다이치가 얼마나 미울까요.
ㅜㅅㅜ

[그 뒤 자신의 인생에 일어날 간난신고를 아직 알 리가 없는
오오하시 카즈야(가명) 15의 여름]

...얘 다이치 덕에 두고두고 고생하죠, 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아, 라비 땜에도 하는구나.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이 내용은 과연 리뷰를 할지 안할지 모르겠지만...ㅜㅅㅜ)




'그러고 보니...전화같은 거 건 적 한 번도 없었구나.
하긴, 당연한가. 라비루나에는 전화가 없고,
언제나 일방통행으로 보내는 편지밖에 없으니까.'

번호를 누르고 신호가 조금 가는가 싶더니
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네, 하루카입니다.]

"히로? 라비 있어?"

[응, 잠깐 기다려.]

전화기 저편에서 히로타카가 라비에게 전화를 바꾸어주는 소리가
수화구를 타고 전해져 들려옵니다.




[...여보세요.]

'라비의 목소리.'

"아아, 나."

"['나'가 누구시죠? 전 모르겠는데.]

'라비 목소리다...'

"다이치군입니다."

[알 것 같기도 한데?]

"..............."

다이치, 그렇게 말하는 투덜쟁이 연인의 말에 대답 없이
눈을 감고 그 목소리를 즐겨봅니다.

"무슨 일인데?"




"데이트 신청하려고."

[바-보. 무슨 폼을 다 잡고 난리야.]

'귀에 익숙한, 달콤한 허스키 보이스...'

"칠석이니까."

"지금 비 오거든."

[귀가 간지러워...]

"그칠거야."




[마음이 편안하다.]

"...응. 그럼 5시 반쯤.
항상 가던 그 언덕 공원에서 봐."




그렇게 약속을 정하고 전화를 내려놓고
 전화부스에서 나오자마자 그대로 자리에 주저않는 다이치.

"원거리연애 3년째인데
아직도 두근거림을 잊지 않고 있는
하루카 다이치 15년 2개월.
이런 내가 쑥스럽다 못해 귀엽다, 귀여워..."

그러고 보니
다이치가 얼굴 붉히는 컷은 오랜만에 보는 듯.
모처럼 귀엽네요.
>ㅅ<




'할머니가 이전에 말씀하셨었지.
날씨를 바꾸는 마법에는 7일 밤낮이 걸린다고...
뭐, 비 오면 어때.'

...진지하게 비 그치게 할 생각까지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이 녀석.
그야, 온갖 삽질을 다 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수험생이 그런 데 정력 쏟으면 못 쓰죠.
;ㅁ;

'아직 한시간 넘게 남았네.'

그렇게 말하면서 시계를 보던 다이치.

'우와아-
내가 살다살다 시계에 신경을 쓰게 될 줄이야!
여자아이와 약속을 하고도
약속 시간 자체를 까먹어버리는 내가-'

아날로그 하트 리뷰도 다 보신 분들이실 테니, 아시겠지만
다이치와 라비는 서로 제각각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
떨어져 있는 동안 알아서 자유연애(?) 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음에 안 드는 설정이지만, 뭐...좀 더 현실감 있긴 하죠.
이 아이들은 무슨 짓을 해도 이제 그냥 애틋하기만 해서...

그나저나 이 녀석 나쁜놈이네요 그래.




'...정말 신기하단 말이지...'




'지구에서 이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이야...
정말로 몇년만일까. 기분이 평온하다.
어렸을 때에는 그렇게나 싫어했던 비마저도...'

'[이유는 알고 있다.]'

"아, 하늘이 맑아졌다."




'나는 이 지상의 거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서 태어나서 자랐을 텐데도....
어느샌가 하늘만을 바라보면서 걷는 버릇이 생겼다.

내내...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언제나 공허해서 적당히 타인을 상대하고 체면치레를 하면서도
마음이 텅 빈 것 같아서
무기력한 10개월을 보내야 하는, 내가 모르는 거리.

되레 증오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15의 여름에서는 그럭저럭 '귀여운' 면만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만,
지구에 돌아와서 다이치는 그다지 잘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다.
도리어 괴로워하죠.

자신이 선택한 결과로 인해서 겨울에는 또 다른 자신과 싸워야 하고-
가장 사랑하는 이를 항상 곁에 둘 수 없으며
자신의 현실이라고 느껴지지도 않는 것들을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하니까요.

그가, 지구 자체를 증오하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 비뚤어진 것이겠지만
그래도 저 나레이션은 조금 이해가 됩니다.




우산을 접고 있는데, 저쪽에서
우산이 없어 정자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어린아이가 보이자,
다이치 망설임없이 그 아이에게 우산을 건네줍니다.

"자, 너 쓰렴."

"에? 그렇지만...'

"아제 난 필요없거든."

'이 빗길의 끝에, 라비가 있다.'




'같은 별 위에서

같은 대기로 호흡을 하고

같은 비를 맞음으로서...

지긋지긋했던 거리의 색채가...'




'...바뀐다.'

정말 단적으로 다이치의 애정을 보여주는 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이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가 있음으로서 세상이 아름다워진다고 하는 유명하고 고전적인 비논리.

애정은 로직이 아니기에,
저 나레이션데 담긴 다이치의 마음은 우리에게 미소를 짓게끔 합니다.




'나는 지구인이면서 이단이다.
오랜 싸움...
대지와 불꽃의 마동전사, 별의 숙명.'

'이제 충분해!'

'왜 하필 나야?!'

'내 인생을 돌려줘!'

수십, 수백, 수천번을 반복했던 생각.
내가 있을 곳도 아니고 나를 만들어준 것도 아니고
까마득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불합리한 일은 벌어져 있었고
그 뒷감당은 내가 해야하고
나는 내가 아닌 것만 같고
나는 내 삶을 살아가지도 못하고...

가장 사랑하는 라비조차도 항상 곁에서 지켜줄 수 없는
이 끔찍한 삶을
물러줘

...다이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몇번이나 그 생각을 했을까.
그러는 사이에 이 거리가 싫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오빠야, 미안해."

'그렇지만 지금은...지켜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라비의 존재는 내 마음을 점점 정화시킨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처음에는 작은 물웅덩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한방울, 맨 처음 비가 떨어져서...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




'파문이 퍼진다.'

'점차로 거세져, 비는 그치지 않고 머잖아 폭풍이...-'

'미칠듯 불어닥쳐와서는
결국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푹 빠져버려서, 이제 숨조차도 쉴 수가 없다.'

'아무것도...보이지 않는다.'




'그것들을
독점욕(에고이즘), 질투, 익애, 욕망
...이라고 어른들은 부르겠지.'

어쩐지, 그렇게 서글픈 소리를 하는 다이치의 뒷모습이
훌쩍 큰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의 연애는, 연애라고 부르기도 뭐할 정도로 격정적이었고
많은 상황과 제약을 포함하고 있어서일까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라는 표현이
'세상 모든 것과 바꿔서라도 이 손 안에 넣고 싶은' 으로 들리네요.
'설령,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더라도 너만 있다면.' 이랄까요.

'이 마음에, 땅거미가 질 무렵이 찾아온다면-'





['괜찮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작은 물방울이 그렇게 속삭여 준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나는
앞으로도
방황하고
고민하며
몇번이고 도망치고
나 자신을 잃게 되겠지

그렇지만'




'눈에 익은 거리의 노을이 질 무렵...
오늘의 이 순간을 나는 결코 잊지 않을 거야.'





'열 두살에 만난 나의 마법사'

나의 마법사와 함께한 이 순간만큼은.
잊지 않을거야.
네가 나를 위해 찾아와준, 15의 여름은
잊지 않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다이치가 미소를 짓고 있자
라비가 묻습니다.

"...왜 그래?"

"아니...예쁘다고 생각해서."





"그렇지?"





"응, 최고야."

결코 찾아오지 않을 '마음'의 황혼에 대한 불안함은
입맞춤으로 인해 어느샌가 사라져 자취를 감추는 듯합니다.

언제나 이 둘이 아름다운 것만 보고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로 좋을 텐데요.
이렇게 소소하게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싸우고, 엇갈리고, 키스하고, 웃고...
그렇게 살아주면 좋을 텐데요.


'이대로 계속 걸어서(Hold my hand)
바다까지 갈까
잊고 지냈던 시간들

곁에 너무 오래 있었기에(Belong to me)
너의 옆얼굴을
망설이면서 바라보고 있어

처음으로 만난 그 날을 떠올려
두근거리던 마음까지도

이 평온함을 떠올려 줘
뜨거운 계절에 녹아버렸던 사랑이
지금, 빛을 발하네

저녁놀에 물든 파도가(Belong to you)
두 사람을 채어
시간의 끝에 데려다 놓아

차츰 차오르는 달과 파도소리가만이
감싸는 세계 평온하게

돌고도는 계절에 색채를 바꾸는 마음을
너무나 나쁜 거리에 잊었던 사랑을
지금 끌어안으며

I will never forget the blue sky
the day that I first met you
시간의 흐름에 묻혀졌던 사랑이
지금 빛을 발한다'

SONG BY 이시하라 신이치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모처럼 라비의 웃는 얼굴이 크~게 나오기도 했고,
여러가지로 팬들에게는 몹시 기쁜 한 편이었지요?
>ㅅ<

전 처음 봤을 때
거의 소리를 질러가며 봤었던 것 같습니다.

장마철 새벽이네요.
낮에 약속있으니 두어 시간 전에 잤어야 하는데...허허.
이 리뷰 페이지가 초큼 많았죠.

쪼개려고 했는데,  도저히 어디서 잘라야 할 지 감을 못잡아서
결국 마치고 말았네요.
;ㅁ;

그럼, 즐거운 휴일 되시기를~
저는 이제 꿈나라로 갑니다.
>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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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토요일 새벽엔

엠에스엔에 제가 사정없이 출몰합니다.

후...

 

무슨 놈의 인터넷이 삼십초에 한번씩 끊기는지...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결국 20시간 가까이 지나고 나서야 올리게 되니

감개무량보다는 맥이 풀린달까요.

장마 내내 이러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요.

 

 

 

 

 

 

 

 

 

이번 리뷰는 약간의 번외입니다.

전체적인 내용면에서는 이어지지만,

다이치와 라비보다는

히로타카가 중심이 되더라고요.

 

사실 다이라비 애호가인 저로서는

둘이 알콩달콩하는 거나 잔뜩 나왔으면 좋겠다 싶지만

이런 식으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는 것도

이야기로서의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매력있죠.

 

그럼 곧장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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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꾸던 그 시절이 지난다 해도]

 

여름이라고 하니 지금하고 겹치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한국은 장마라 비에 절어가고 있지만

이렇게 쨍쨍한 날, 계절감에 맞춰 책을 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일 듯.

 

만물이 푸르고 싱그러운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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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기분 좋게 낮잠이 든 라비.

현관으로 누군가가 들어습니다.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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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

 

학교인지 학원에 다녀온 히로타카.

가방을 놓고 현관으로 들어서면서 보니

집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걸 깨닫습니다.

 

'엄마 장보러 가셨나?'

 

시계를 보면서 다른 가족들의 스케쥴을 생각해 봅니다.


'이 시간이면 형은 아직 세미나고...
그러고보니 라비 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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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어머니가 남긴 듯한 메모가 붙어 있어

자세히 보니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다이치, 히로타카
어서 오렴.
나는 장을 보러 다녀올게.
간식은 냉장고에 있단다.]

 

'햄버거인가...
시금치 안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이 집 형제들은 사이좋게 하나씩 편식을 하는 모양입니다.

당근도, 시금치도 맛난 것들만 골라 싫어하는군요.


'형은 당근 질색하지 않게 된 뒤로
편식 안 하게 되었지만...'

 

TV판 마지막 편(41화)에서 지구로 돌아서면서

스페이스 셔틀에서 기내식으로 나온 당근을 과감히 먹죠.

소년이 성장해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씬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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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라비 형 있었구나.'

 

마루에서 기분 좋게 잠들어 있는 라비를 발견한 히로타카.

조용히 자리에 앉으려는데, 라비의 귀가 움찔거리는 것을 봅니다.

 

'아.'

 

[저 귀, 감각이 통하는 거였구나.]

 

토끼는 잡을 때 귀를 잡는 게 제일 덜 아프다잖아요.(물론 몸은 감싸 안아야 함)

왠지 라비를 보면 귀를 잡아서 덥석 다이치에게 던져주고 싶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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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비상식적이라니까."

 

지극히 평범한 현실 위에서 살아가는 히로타카에게 있어서

라비의 존재는 사실 메르헨에 가깝죠.

마법을 쓰고, 달 안쪽에 살며, 긴귀 부족이고...

 

"질서고 논리고 없다니까.
이런건 보통 동화책 속에서나 있는 거잖아.
꿈은 공상 속에서야말로 아름다운 거라고.
꿈이 현실로 침략하기 시작하면 파탄나는 거라고..."

 

뭐가 아쉬운지 아이스크림(혹은 푸딩 아라모드?)을 먹으며

그렇게 중얼거립니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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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여기에 있다

이 사람의 호흡이 현실의 공기를 흔들고 있다]

 

라비 하나의 존재가 대변하는 수많은 꿈의 세계들.

환상 속에서나, 상상 속에서나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던

많은 관념들.

 

[요정, 마법사, 드래곤, 소인들

수상한 연금술이나 장난을 좋아하는 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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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꿈속 세상의 생물들...

사실은 그 누구도 본 적 없다.
그렇지만 누구나가 그들의 모습을 알고 있다]

 

[오래 전에 나는 밑도 끝도 없이 무구하게 그것을 믿고 있었다

아득하게 먼 무지개 저 끝에는 그 환상의 나라가 분명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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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자주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다가

감기에 걸려 혼쭐이 나곤 했다]

 

 

당시 히로타카는 4살, 다이치는 7살

 

[그 원인은  한권의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에쁜 삽화로 그려진 그 세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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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뜬 밤에

창문을 열고 참이 들면 아름다운 달무지개의 정령이 데리러 와 주는 것이다]

 

어린 히로타카는 확실히 귀엽네요.

시신덴 특유의 동그란 눈!

 

[꿈 속...이야기]

 

딱히 홍조가 떠오른 건 아니지만,

히로타카가, 얼굴을 슬쩍 가리는 것은 미묘한 수줍음일까요.

 

[...그렇다. 어려서부터 믿고 있었던 건 내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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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지개의 요정이 나타나주길 바랐던 것은
바로 나다.]

 

정말로 마법사가 찾아와서 환상 속의 세계로 데려가주기를 꿈꿨던 것은

'하루카 다이치'가 아니라 '하루카 히로타카'였노라고

히로타카, 고백합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그.런.것.은 현실에는 없어.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이 갈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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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렇게 어질러놓다니."

 

히로타카가 잡지 등을 보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린 라비 탓에

바닥에 정신없이 어질러진 책들을 정리해줍니다.

 

[커다란 나무의 구멍이나 푸르고 싶은 호수 바닥에서

(사실 이미 현실에는 그 비슷하게 생긴 장소조차도 짐작가는 데가 없지만)

자그마한 그들의 모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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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도 않는 그들을 찾는 비밀스러운 즐거움

스르르 반쯤 감은 눈꺼풀 저편에, 나른한 낮잠 속에서

(그래도 머릿속에서는 묘하게 현실을 인식하면서) 꿈을 꾼다]

[그 기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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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저 대단하신, 우수한 나의 형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언제나 흔들림 없이 현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속에서 몰래, 아스팔트를 뚫고 싹이 피었다

작은 들꽃같은 꿈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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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형이 찾아낸 그것은 들꽃이 아니라]

탐스럽게 피어난 큰 꽃송이의- '푸른 장미'

 

이 세상에 잠들어 있던, 그 누구도 몰랐던 Last Fantasy(최후의 환상의 왕국)

꿈(리얼 드림) 또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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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자의 머리 위에 씌워진 왕관

그의 찬연한 모습-

나의(사람들의) 환상에 더럽혀진 그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만큼

눈을 뜨고 본 그 꿈의 믿기지 않는 선명함]

 

"........."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트러진 상황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꿈에 대해 생각하다가

잠든 라비를 바라보는 히로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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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마법사에게 저주를 받아, 사랑에 빠진다

 

언젠가...

이 꿈은 정말로 형을 데려가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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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로부터 형을 빼앗아서

모든 것을 놔둔채로

데리고 가 버린다]

 

잠든 라비를 바라보다가,

어느 사이엔가 살며시 라비에게 입을 맞추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깝게 얼굴을 들이대는 히로타카.

 

(정말로 데리고 가 주기를 바란 것은, 내 쪽이었는데)

 

당신을 바란 것은 내 쪽이었는데.

당신이라는 존재가 갖는 무수한 의미를 정말로 원헀던 것은

리얼리스트인 형이 아니라, 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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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톱 히로타카.

거기서 딱 3cm만 더 가면 자네는 고운 꼴로 세상을 마감하지 못해요.

 

[아마 이제 더 이상 형과 똑같은 꿈은 꿀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우리들의 꿈은 전혀 다른 것이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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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나는 꿈을 꾸겠지

꾸벅꾸벅 졸면서, 현실의 꿈을.]

 

조용히 빈 그릇을 들고,

잠든 라비를 놔두고 자리를 뜨는 히로타카.

 

[선명한 꿈은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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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도리어 독이 되기 때문에]

 

마지막 나레이션에서, 너무나 키가 훌쩍 커버린 또 다른 소년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히로타카 또한, 아직 아이일 뿐인데.

지나친 꿈이 자신에게 독이 된다는 것을 이미 저 나이에 알아버렸죠.

 

다이치와는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부딪쳐서 깨어져 가라앉아가는-

히로타카의 꿈의 파편에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좀 더 꿈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저렇게나 비현실적인 친형과 비현실적인 형수가 있으니.

 

...하긴 지가 라비를 어쩔 것도 아니고...

진짜 3cm만 더 나갔으면 비애고 뭐고

책마다 검은 테잎 붙여서 네 얼굴 가려버렸을 거야.

 

 

 

 

한편 라비.

 

'까..깜짝 놀랐다아!!

뭐, 뭐야 뭐야? 지금 건?!
깔볼 수 없는 꼬맹이 같으니!!!'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절대로 두근두근 메모리얼의 두근두근이 아닙니다.

그냥 심장 뛰는 소리예요.

 

그리고 이후의 파란을 예감하는 마지막 컷.

복도 아래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남자가 한 명 계셨군요.

어느새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온 하루카 형놈, 다이치가.

 

천리안까지 계신 줄은 몰랐지만

 주먹을 불끈 쥔 걸로 봐서는 뭐가 어쨌든 볼 건 다 본 모양입니다.

;ㅁ;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번에는 다시 본편으로 돌아옵니다.

> <

그럼 즐거운 밤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

 

 

문득 책의 두께를 보고

15의 여름이 그리 두꺼운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이리 리뷰가 길어져가는 걸까 생각해 봤습니다.

 

토막토막 한 화마다 귀여워서

한꺼번에 죽죽 보이기 아까워서 미루다보니 이리 된 건가 싶기도 하고...

물론, 텀은 순전 제가 느리기 때문이지만요.

이건 어디까지나 너무 잘게 리뷰가 나뉘는 것 같아서 하는 소리.

 

정말로 여름이 다가옵니다.

한창 더워질 즈음해서 이 리뷰가 끝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신년계획이 서러워하겠군요.

올해 내로 동인지 시신덴판 그랑죠 리뷰는 끝내려는 생각이었는데 말이죠.

 

뭐, 아직 4월 중순.

포기하기엔 이르니 힘내보겠습니다.

 

사실 요샌 제가 지치고 제가 우울할 때

아이들 보고 싶어서 책을 꺼내들게 되더라고요.

> <

 

 

 

 

 

 

 

[15의 여름 제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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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던 라비가 일부러 와 준 것은

(편지에 답장 한 번 안 보내줬으면서도)

죽을만큼 기쁘다.]

 

뭐 그야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당연하겠지요.

놀랍고 기쁘고 황당하고 좋아 죽는 15세의 소년의 감성이

고스란히 잘도 드러나 매우 즐거운 15의 여름이니까요.

 

[기쁘...지만...]

 

성적 공개 전광판 앞에 서서

동공을 흐릿하게 하는 다이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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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수험생이 이래선 안 되는 거였다-]

 

네, 안 되는 거였습니다.

만화를 봐도 성적이 반드시 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지만

만화를 그리면 성적이 반드시 떨어진다던 모 레전드오덕순정 만화의 명대사 떠오르는군요.

 

라비네 놀러가도 성적이 떨어지진 않지만

라비가 오면 성적은 곤두박질치는 겁니다.

후후후후후훗.

 

"...어이...괜찮냐, 너?"

 

연방부속 시험보는 주제에 상위 50위에서 떨어져 버렸다고 새하얗게 재가 되어 있는 다이치.

착한 오오구시군은 자신의 성적은 올랐는데도 솔직히 기뻐할 수가 없는 상황.

 

'...위험해...

본방 시험까지 이제 한달 남았는데...'

 

라비가 와 준 건 좋은데

진짜 막바지에 온 거죠.

 

일본 학교 시스템은 상세하지 않지만...

아카데미라는 게 아무래도 미쿡 쪽 시스템인 듯.

9월부터 학기 시작하는 걸 염두에 두고

6-7월쯤 시험 치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뭐, 시험만 여름에 보고 일본식으로 4월부터 시작할 수도 있겠고요.

 

여하튼 중요한 건

다이치, 발등에 불 떨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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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다간...아버지와의 약속이 날아가 버린다!!'

 

통신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강사가 '그렇게 안 노려봐도 된다' 라고 할 정도로

기합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야...국내 고 3에 필적하는 상황인걸요, 지금 다이치는.

 

게다가 학교도 달랑 거기 하나 보기 때문에

만약에 연방부속 시험에 떨어져버리면

단순한 낙방만이 아니라 고등학교 재수생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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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듣고 집에 돌아가자,

왕자님이 귀를 쫑긋 세우고 다이치를 기다렸다는 듯 맞아줍니다.

 

"다이치."

 

"다녀왔어."

 

그렇지만 다이치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합니다.

하기사 성적 떨어진 수험생이 무슨 재주로 즐거울까요.

 

물론, 그런 다이치 사정을 알 바 아닌지라

다이치네서 뒹굴거리며 게임하고 노는 라비.


"저기, CONTRA S2001 스테이지 5 공략법 가르쳐줘.

보스를 못 쓰러트리겠어."

 

"히로타카한테 물어봐."

 

왠일로 다이치가 좀 세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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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스테이지 4 거대전함에서 스톱 상태라고."

 

다이치의 무성의한 대답에 라비가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한 듯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비에게는 보이지 않는 방향에서

다이치의 얼굴은 미지근하게 식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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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듣고 있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올라서 제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다이치의 태도가 이상하다는 걸

그제야 눈치채는 라비.

조금 뿔이 난 듯합니다.

 

"듣고 있어."

 

역시나 라비 쪽을 한 번 돌아보지도 않은 채로 곧장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하려는 다이치에게 라비가 한 번 더 말을 겁니다.

 

"...어머니가 곧 저녁이라고 하시더라."

 

"지금 필요없어."

 

빠직.

왕자님 눈동자가 굳었습니다.

 

"...야."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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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데, 여기 있는 건 상관없지만

좀 조용히 해 줄래?

오늘 진도 정리하고 난 뒤에 뭘 하건 좀 하자."

 

미안하다는 낌새라고는 조금도 없이

냉정하게, 귀찮다는 듯 그렇게 말하는 다이치를

라비가 잠시 입을 다물고 바라봅니다.

 

"......"

 

그리고 정말 무성의하게 다이치가 한 마디, 툭 던집니다.

 

"미안."

 

그걸로 대화를 끝내려는 생각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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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내가...귀찮다면 그렇다고 해."

 

그 말에 다이치의 손이 멈칫합니다.

 

"무...무슨...소릴 하는거야,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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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리라고 생각했어?

너 계속 갈팡질팡하는 면상이거든."

 

이게 아마도 오늘 하루만의 일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그야, 성적이 떨어진 걸 안 건 당장 오늘이지만

이전부터 수험생이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은 많이 했겠지요.

마냥 적만 쓰러트리면 되는 11살의 그 시절이 아니니까요.

 

"라비.."

 

뭐라 더 말하지 못하고

다이치의 등 뒤에서 끝내 자신에게 향하지 않는 시선에

고개를 숙여버리는 라비.

 

"나는...여기에 안 오는 게 좋았을까.

미안하게 됐군.

셔틀 티켓 나는대로 2, 3일내에 돌아가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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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비..."

 

내가 방해되면 가 주면 될 거 아니냐는 소리에

그제야 다이치, 컴퓨터 앞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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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곤란한 듯한 얼굴을 한 건

설마 네가 지구에 올 거라곤 생각도 못해봐서

당황해서 그런 거야."

 

그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태도는 좀 아니지 않습니까 이 눈썹대마왕아.

11살 시절의 귀여운 얼굴로 떙그란 눈으로 동정 유도해 봤자

쏘아 놓은 살이라고.

 

"그리고 나...

한 달 뒤에는 어느 학교에 시험 쳐야 돼."

아버지와의 약속이..."

 

다이치는 다이치대로 자신의 현재 상황만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 합니다.

그야, 라비가 다이치의 엄마였다면 이해해 줬을지도 모르겠지요.

우리 아들은 수험생이니까- 라고.

 

하지만 어디 그런가요.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다이치의 한기에 시베리아 북풍으로 대답하는 것이 토끼 왕자님일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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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네가 지구에서 어떤 식으로 살던지간에

나는 상관없어."

 

네가 지구에서 어떤 식으로 살던지간에-

네가 '지구에서'.

 

내가 아는 하루카 다이치는 공부(현실)에 얽매여서

나를 모른 체 하거나 하지 않아.

나를 뒷전으로 미루지 않아.

 

공부를 한다는 것은 장래를 준비한다는 거죠.

그 장래에, 라비는 계속 원거리 연애 상대로 존재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지구'에서의 '생활감'을 자꾸 더하게 되는 요소가

라비로서는 싫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라비 자신과 떨어져 있는 지구에서의 생활에, 다이치가 충실하게 분발하고 있다는 것이.

네가 없는 곳에서도 잘 살아보겠다는 것이.

 

아마 그런 맘인 거겠죠.

하지만, 저게 듣는 사람 입장에선 또 얼마나 짜증나는 소립니까.

 

내가 너랑 무슨 상관이야, 라는 그 섬뜩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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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싹.

 

그 말에 그만 확 머리에 열이 올라버린 다이치,

라비의 따귀를 치고 맙니다.

 

"아...미안..."

 

제 놈이 치고도 바로 사과하고 있는데,

정작 맞은 라비는 별 말이 없다 싶더니...

 

"........."

 

퍽!!!

그렇죠, 토끼가 얼마나 무서운 동물인데.

얜 순하지 않거든요.

 

그렇게 다이치를 한 대 후려갈기고 나서

라비는 뒤돌아서 썡하니 자기 갈 길 가려고 합니다.

 

"라비!"

 

"놔!"

 

"내 이야기 좀 들어!"

 

다이치, 지금보다 신장이 1.4배 정도만 더 크다면

이게 얼마나 황홀한 순간이 되었을지...

 

(뭐 당장 내년엔 됩니다. 후후훗.

가리가리만 가도 더 쭉 뻗는 느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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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작년에 내가 이야기했던 거 기억하고 있어?!"

 

"...윽."

 

정작 제 성질 다 부리다가도

다이치가 눈을 크게 뜨고 또렷하게 말하기 시작하면 당장은 움츠러드는 왕자님♡

 

"작년에 내가 달에 간 건 거의 가출 여행 수준이었어!

그 때 할머니가 그러셨다고. '네 할 일은 제대로 해라.'"

 

"그래서 뭐?!"

 

"달에서 돌아온 다음에

아버지와 약속했단 말이야.

달이 내 인생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둥 자꾸 그런 소릴 한다면

그렇지 않다는 증거를 보여드리겠다고!

여기서 할 일을 확실하게 해보이겠다고!"

 

그게 바로 '아버지와의 약속' 이었던 겁니다.

다이치가 깨트릴 수 없는.

 

라비를 계속 만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깔려야 하거든요.

아직도 15살이라...

ㅜㅅ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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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터무니없는 학교에 시험쳐서, 턱하니 붙어서

연방부속대학(아카데미)에 들어가면

박사 학위건 뭐건 잽싸게 따서-"

 

15의 여름 들어서 처음으로 라비 앞에서 진지한 표정을 짓는 다이치.

 

"반드시 라비루나로 돌아갈 거야!!"

 

이 모든 건, 네 곁에 있기 위한 거야.

내가 노력을 하는 것도, 이 곳에서의 생활을 위한 게 아니라고!

 

너와 함께 있기 위해서야.

네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그렇게 입 밖으로 낸 다이치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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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편.

 

"저...저..."

 

양면으로 펼쳐진 신문지 윗단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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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아들놈이이이이이----!!!!!!"

 

아버지는 포효하셨습니다.

 

"당신..."

 

"아범아."

 

폭발하는 아버지 뒤에서 어머니와 할아버지는 평온합니다.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뭣보다, 아버지가 저렇게 일일이 폭발하는데 덩달아 난리쳤다간

저 집안 핵을 보유하고 있는 꼴이 되어버릴 텐데요.

 

"연방부속에 시험 치겠다고 했던 건

그런 웃기지도 않은 장래계획을 위해서였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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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못 해! 절대 인정 못 한다!!!!"

 

2층까지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지는 아버지의 고함에

자기 방에서 얌전히 있던 히로타카도 귀를 막아버립니다.

 

'...나 원 참-. 복도에서 좀 싸우지 말라고.'

 

히로타카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할아버지도

굳이 다 들리게 선언할 건 뭐랍니까.

여하튼 당당해서 탈입니다, 우리 다이치는.

 

하지만 그 필사적인 다이치의 장차 계획(?)에도

라비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나랑은 상관없어."

 

"라비!"

 

"라비루나로 돌아오라고 누가 부탁이라도 했어?

네가 네 맘대로 정해놓고 나한테 이해하라고 밀어붙이지 마."

 

"뭐..."

 

세로로 나뉜 컷이 두 사람의 단절된 마음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장소에 있는데도, 같이 있지 못하는 것만 같은 나뉨.

 

"라비!!"

 

결국 참지 못하고 라비가 먼저 등을 돌리고 퇴장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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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라비...!"

 

그림으로 보시다시피 아버지 포함 가족들은 난리났는데

다이치와 라비 이 두놈들은 스스로에게만 충실합니다.

ㅜㅜ

 

"거기 못 서냐, 다이치!!!"

 

들은 신 척도 않습니다...

아버지 지못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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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네, 뒷배경으로 나오시긴 하는데...

 

쾅.

 

야속하게 문은 닫혀버리고.

삽시간에 조연에서 엑스트라로 전락한 아버지들.

 

'다이치~! 다이치이~ 돌아 와라!!

아버지하고 한 번 좀 제대로 이야기를 해 보자!'

 

'당신, 그게 이야기를 하자는 태도예요?'

 

'아범아, 이야기를 하자면서 금속 배트를 집어드는 건 반칙이란다!'

 

...네, 아버님 반칙입니다.

그러나 심정은 이해합니다.

저놈의 발랑까진 아들놈을 그냥.

ㅜㅜ

 

부모속을 참 참신한 방법으로 거덜내는 하루카 다이치 15세.

...효도해라.

 

 

 

 

 

 

 

 

 

 

 

 

 

* 어째 섭섭하게시리 9화부터는 각 화마다의 타이틀이 없네요.

 

[15의 여름 제 10회]

 

곧장 이어집니다.

다이치가 뭐라고 하건 씽하니 집 밖으로 나가버린 라비와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 밖으로 나선 다이치.

훌륭한 커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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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라잖아! 라비!"

 

무시하고 사뿐사뿐한 걸음으로 다이치보다 한참 앞서 가다가

그 소리에 슬쩍 반응하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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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흥'이라는 표정.

 

"...따라올 수나 있겠어?"

 

그러면서 발을 내딛는데 이건 뭐 축지법 모드 분위기.

 

"바,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

너 100미터 5초만에..."

 

네, 우리 왕자님은 인간이 아니신지라

100m 따위는 세계기록도 울고가게 뛰어버리십니다.

무려...

 

"땡. 지금은 3초면 충분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야! 그거 반칙이야!!!!!!!!!!!!!!!!!

 

난...네 일곱 배를 웃도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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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저걸 무슨 재주로 따라잡습니까.

이놈들은 그거 못하겠네요.

 

'자기야 나 잡아봐라-'

'꺄르륵, 잡았다! 그러니까 내 거!'

'꺄아 몰라몰라'

 

...죄송합니다. 잠깐 상상했습니다.

라비가 대마초에 스피드까지 칵테일로 들이키고 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솔직히 별로 보고 싶진 않습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

 

"...."

 

열심히 따라서 뛰는 다이치를 흘깃 뒤돌아 보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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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게 떠오른 달을 배경으로

어째선지 라비의 얼굴은 복잡한 안타까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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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하아....

작작 좀...해라...정말이지."

 

황새가 뱁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

아라곤이 레골라스 따라하다 절벽에서 떨어진다.

다이치가 라비 따라 뛰다 내장 파열됩니다.

=_=;

 

뭐, 그래도 뛰어야죠.

저기서 안 뛰고 흐느적 흐느적 걸어 따라오는 남자는

순정만화의(Y 포함) 주인공이 될 자격 없음.

(물론 아예 안 따라가는 거라던가 부하를 시키는 건 예외로 칩니다.)

 

"제트보드가 없으면 이 모양이지."

 

약간의 비웃음조가 섞인 말투의 라비이지만, 표정은 그냥 무난하게 웃고 있습니다.

 

"뭐가 어째?!"

 

그 말에 발끈해서 바로 앞에 선 라비에게 손을 뻗어 잡으려는 다이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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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

 

...반칙왕.

토끼, 당신은 반칙의 장군이다.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100M 3초로도 부족해서 중력을 거부하고 날아다니다니

ㅜㅜ

 

하긴, 너 같은 거 싫어싫어 하면서 우리 은하를 떠나 쌩하니 날아가 버려도

라비의 튕김지수라면 가능하겠지만요.

아...그쯤 되면 개그가 되겠다.

 

여하튼, 이런 저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다이치는 깜짝 놀랍니다.

 

"바, 바보! 사람들이 보면 어떡하려고!"

 

1. 잡아다가 NASA에 판다.

2. 잡아다가 가죽을 벗겨 판다.

3. 귀로 진짜 토끼귀 머리띠를 만들어 판다.

4. 쌀에게 판다.

 

...저는 수천수만의 가능성을 다 갖다버리고

달랑 4개 안에 반드시 답을 있을 거라고 축소시켜 버리는

사지선다가 정말 좋습니다! (...)

 

"그게 뭐 어쩄다고."

 

요샛말로 쏘쿨.

예전말로 개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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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날 못 따라와."

 

그렇게 말하고는 위에서 다이치를 내려다보는 라비.

저러는데 어쩌겠습니까.

따라가야지.

 

(저럴 때 안 따라가주는 남자 정말 싫더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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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이젠 못.하.는.건.가 하고 생각했었다."

 

마동력을 써서 중력을 거부한 다이치에게, 라비는 그렇게 말합니다.

이젠 마동력까지도 사라져서 정말로 11살 때의 일들은 과거에 불과한 줄 알았다고.

 

"여기서 마동력을 사용하는 건 별로 내키지 않아서 말이지."

 

다이치는 다이치대로 인간으로서의 사회적 상식, 룰을 지키려고 애쓰는데

어흥 이놈의 토끼.

 

슬쩍 흘겨보곤 다시 깡총깡총 날아다닙니다.

토끼한테 날개 달아줘 봤자 토끼네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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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르 날아오르다가, 모자를 팽개치고 지붕에서 아예 발을 떼버린 라비.

혹시 추락하는 건가 하고 깜짝 놀라서 라비 쪽을 바라본 다이치의 눈에는...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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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위화감...]

 

멍한 눈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마을 위에

가녀린 자신의 질량조차도 거부한 채 하얗게 빛을 발하며 활보하는 라비의 모습에

다이치는 넋을 잃습니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 지도 모른다...라비가 지구에 왔다고 하는 꿈을-]

 

어둠 속의 한줄기 빛처럼

어렴풋한 달빛이 반사되어 머리카락이고 피부고

온통 은백색으로 창백하게 물든 그 모습이...

 

[달에 사는 라비, 달과 라비는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것인데도...

지구상의 달은...

이렇게나 라비를 비현실적인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처럼.

여기에 존재할 수 없는 무언가처럼.

 

세상도 인과도 흐름도 감정도 무시하듯

지면조차도 거부한 채로

그저 홀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라비는

분명, 비현실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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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내가 사랑한]

 

아름다운 금발과, 녹푸른 바다의 빛을 머금은 눈동자.

그 누구보다도 달과 어둠에 가까운 마동전사.

[이형(異形)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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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야?"

 

"......"

 

난데없는 라비의 말에, 다이치는 대답하지 못합니다.

메멘토가 아닌 이상은 뭔가 까닭이 있어 하는 소리일테니

이럴 때에는 일단 들어주는 겁니다.

 

"나는 너 같은 건 몰라."

 

"...라비."

 

지금 눈 앞에 서 있는 다이치를 부정하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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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내가 알고 있는 네가 아니야...!"

 

그렇게 처음으로 입 밖에 내어 다이치에게 불만을 표현하는 라비.

 

"......"

 

다이치는 눈동자를 가라앉힌 채, 듣고만 있습니다.

라비가 하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죠.

언제나 헤어져 있어야만 하는 연인들의 거리라는 것이, 좁혀지지 않음에-

 

서로 다른 곳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며

짧고 작은 접점밖에 가질 수 없다는 그 아쉬움에

라비는 투정을 부리고 말았습니다.

 

"-이딴 헛소리.

변함없이, 사람이 좋고, 친구도 많고, 공사다망하신 다이치군을 질투하는 거지.

라비군은 여전히 비뚤어진 녀석이거든."

 

"라비..."

 

정작 라비는 장난 좀 쳤다면서 넘어가려고 하지만

다이치는 라비가 정말로 하려는 말을 놓치지 않습니다.

 

"아-아, 진짜 바보라니까.

시시콜콜한 농담 좀 한 걸 갖고 뭘 그리 심각한 표정이야?

일일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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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에서의 나는...이 정도가 한계야.

그렇지만 이거라면, 네가 알고 있는...

아니, '너의 하루카 다이치'가 될 수 있는 건가?"

 

마동전사의 복장으로 라비 앞에 서는 다이치.

정작 '너는 내가 아는 다이치가 아니다'라는 소리에 이렇게 나오니

라비는 할 말을 잃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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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럼에도 라비는 말이 없습니다.

'너의 하루카 다이치'로 있기 위해서 무엇이든 하겠다는 다이치에게서

라비는 고개를 돌리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네 시시한 농담에 장단 맞춰주자면...

-나는... 그 어디에 있건 언제나 네 거야."

 

"....."

 

마치 아까의 다이치처럼, 그 말에도 라비는 다이치를 보려 하지 않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이라는 건 현실적으로 너무 가볍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까지 해야만 곁에 있을 수 있는,

아직까지도 무력하기만 한 15세 소년들이니 더욱 그렇고요.

 

라비의 무응답에 다이치, 결국은 자신도 고개를 숙여버립니다.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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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없어.

아무것도 없어도 돼."

 

그 말에 라비가 이를 악물고 움찔 떱니다.

지금 다이치가 하고 있는 말은, 터부이기 때문이죠.

 

"네가...네가 원한다면 난 이런 모습이 되어도 좋고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피를 토하기라도 할 것처럼 장렬하게...애닯습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저 하얀 두 손뿐인데도.

그것은 아직 다이치에게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걸 다 팽개치고 서로만을 바라보며 살고 싶다는 것은

이 둘에게 있어서는 세계의 멸망과도 직결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에 관해서 다이치는 라비만큼 깊게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요.

 

그저, 지금 둘이 함께할 수 없다는 것만이 못내 아쉽고 안타까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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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없는 개그로군."

 

끝내 라비는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대신 다이치가 다가와서 등 뒤에서 연인을 끌어안죠.

이게, 아마도 두 사람 사이에서의 가장 적당한 타협이 아닐까 싶은데요.

 

"...응."

 

"그 모습...

마천루 배경으로는 안 어울려. 집어치워."

 

빙점(氷點)은 거기에 있었습니다.

라비는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지만 슬며시 시선을 다이치에게 보내며

화가 풀린 표정으로 웃어 보입니다.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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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야경을 배경으로 하얗게 달빛에 물들어서 키스를 하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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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는 암묵의 철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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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부터 서로 그렇게 정했는지 모르겠다]

 

다이치는, 라비가 없을 때 홀로그램으로 라비를 보며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라비는 2대 물의 마동전사, *아슈레이가 감금되었던 방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습니다.

그 역시도 저 멀리 떠 있는 지구를 바라보며 다이치를 떠올리고 있었지요.

 

마음으로는 언제까지나 서로를 그리고 있지만

현실이 되어서는 안 될- '겨울'의 시기이겠지요.

 

(*라비는 '겨울'에만 자기 감금을 시도합니다.

태양의 힘이 가장 약해지는 동절기에 다이치가 마에 침범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의 몸을 마에게 내준다는 계약이므로.)

 

[가장 입 밖에 내고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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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말하다 못해 외치고픈,

차라리 통곡이라도 하고픈 말]

 

[그것은 결코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될 말]

 

너만 있으면 돼.

너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 없어.

그 어떤 허울도, 핑계도, 의무도-

 

이 세계조차도

내 잣대에게는 무의미해.

너는 절대(絶對)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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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파멸에 몸을 맡겨버리고 싶어지는 유혹을 견뎌내며

우리들은 칭칭 휘감긴 꿈을 떼어놓는다,

여름의 끝에.]

 

'너 이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

'모든 것을 저버리고서라도' 너를 원해.

 

...그렇게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들을 포함하고 있는,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배척할 수는 없으니까요...

 

[언젠가- 언젠가 그 말을

굳이 마음 속에 담아둘 필요조차 없어질 그 날까지.]

 

정말로 함께할 수 있게 될 때까지.

 

다이치는, 그것을 바라고 있겠지만

아마도 그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겠지요.

다이치가, 그 내부에 인페르노의 문을  품어 가지고 있는 이상은...

 

[우리들은 룰을 계속 지켜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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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푸른 혹성(지구)과 그 위성(달)은 원래 하나였다." 라고, 주장한 학자가 있엇다.

그에게 있어 아직 뜨겁고 부드러운 혹성에에서 태양의 인력이 작용하여

거대한 물방울처럼 떨어져 나가 태어난 것이라고.]

 

[그는 다른 학자들에게, 세간에게 비웃음을 당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리고 어느 프랑스인이 그런 그에게 결정타를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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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의 반경의 2.5배 이하의 거리를 돌고 있는 위성은

혹성의 인력에 의해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푸른 혹성의 위성은 하나의 별로서 존재할 수 없다."]

 

[푸른 별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분신을 파멸시키는 것이다.]

 

[아무리 서로 끌어당긴다 해도

아무리 서로 필요로 한다 해도]

 

[결코]

 

[일만 오천 킬로 이하의 거리를,

그 이하로 좁힐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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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혹성이 별이기 때문에]

 

[그 주변을 도는 위성 또한 별이기 때문에]

 

[15,000 킬로의 한계거리]

 

[- 로슈한계의 법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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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달과 지구의 위험한 룰]

 

 

 

어째서 밤하늘을 올려다 본 걸까

어째서 그렇게나 울었던 걸까

이제 잊어버릴 것만 같은

My heart My eyes without TO U WOW

 

어째서 추억은 눈이 부신 걸까

어째서 미소를 찾는 걸까

지금 아련한 꿈에 혼동되어서

My heart My eyes without TO U WOW

 

MOONLIGHT 우리들이 그릇되지 않고

MOONLIGHT 눈물이 거짓이 아니고

모든 것이 하나가 될 때까지

WOW 계속 지켜보고파

 

어째서 고독은 사라지지 않는 걸까

어째서 내일과 다투는 것일까

아직 '말'은 사랑에 헤매인다

My heart My eyes without TO U WOW

 

MOONLIGHT 무언가가 변하려고 해도

MOONLIGHT 빛을 닫아버리려 하여도

영원은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아

WOW WOW...

 

MOONLIGHT 우리들이 그릇되지 않고

MOONLIGHT 눈물이 거짓이 아니고

모든 것이 하나가 될 때까지

WOW 계속 지켜보고파

 

 

 

MOON song by kyosuke himura

 

 

 

<FIN>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15의 여름으로서는 드물게도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유일한 부분이 바로 10화입니다.

 

무력하지 않지만, 결국 무력해지고 마는 그들 사랑이

처연한 빛을 띠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네요.

 

다이치를 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이치의 굴레를 멋대로 나누어 짊어지고

그를 배신하는 라비.

과연, 라비는 지구로 오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다음 리뷰는 다시 15의 여름답게, 산뜻하게 진행됩니다.

그럼, 다음 리뷰의 그날까지!

 

..그래도 시신덴 옥션질은 안 해도 되서 좋네요...

ㅜㅅㅜ

 

지금부터 12시간 뒤...

제발 입찰하지 마라...

 

오랜만에 리뷰하니 시간도 어마어마하게 걸리네요.

제발 디카 좀 하나 생겼으면...

(...책 살 돈으로 디카 샀음 삽십만 년 전에 샀겠다...)

 

그럼 오늘 하루도 좋은 날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 2대 물의 마동전사.

2대 불꽃의 마동전사인 카구야의 연인이자

2대 바람의 마동전사인 클레이오의 친구.

자세한 내용은 아인슈타인 리뷰 참조.

 

 

 

:

 

 

 

 

지난 리뷰는 8회까지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의 내용은 9회로 이어지지만

이번 순서는 중간에 삽입된 15의 여름 번외편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다시 9회로 넘어가면, 내용은 다시 그대로 이어집니다.

오늘은 코코라비님과 너와의별님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약간의 스페셜☆입니다.

*^^*

 

...근데 내용은 짧아요.

 

 

 

 

 

 

 

 

◆ 술 1 ◆

 

 

[스케치북의 낙서에

펜터치를 넣은, 그런 거라

하얗다 하얘(?)]

 

리뷰에서는 전부 다 적고 있지는 않지만, 시신덴 누님들 참 손글씨 많으세요.

그것도 캐릭터의 심정 대변보다는 작가 개입.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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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는 요즘 매일밤 할아버지와 어울려 술을 마신다.]

 

"어-이, 한 잔 마실테냐?"

 

"마실래요♥ 마실래요♥"

 

하트까지 띄우고, 다이치에게도 잘 안 보여줄 법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좋다고 술판에 끼어드는 라비.

 

'...너무 마시는 거 아니야?'

 

다이치, 뒤에서 살짝 찡그린 표정으로 그런 라비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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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라비)가 술을 좋아한다는 걸 안 건 12살 때다.

암흑대사신을 쓰러트리고 지구에 돌아오기 전날 밤-]

 

"마시자."

 

"에, 뭐야 술이잖아?"

 

병을 받아들고 그것이 술이란 걸 알자, 다이치는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라비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좋댑니다.

 

"조금쯤 뭐 어때서. 우리 엄마 찾은 거하고, 라비루나를 구한 걸 축하하자고."

 

'가스한테는 비밀이야. 그 녀석 성실하니까.'

 

...랄까, 11살짜리가 술판 벌이면 안 되죠.

Y에선 모든 소년만화가 다 무너져가는군요.

ㅜㅜ

 

아아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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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잔 걸친 두 사람.

 

"응-? 너 제대로 마시고 있는 거야-? 다이치-?"

 

마시자고 해 놓고 거나하게, 기분 좋게 취한 라비.

하지만 다이치는 마시지 않았습니다.

등 뒤로 슬슬 술잔을 감추고 있어요.

 

"응, 응. 마시고 있어."

 

"그으-러언-데-에에-"

 

말 빙빙 돌리는 짓을 엔지간해선 안 하는 라비가

말꼬리 길-게 늘이며 뭔가 말하려 하자, 다이치 귀를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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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군으은, 저엉말로오

나를 좋아해-?"

 

네, 감사합니다.

토끼 취했습니다.

박카스에게 경배드리는 1人.

 

"좋아해-♡"

 

"...흐-응. 진짜야?

진짜, 진짜로?

틀림없이?"

 

"응."

 

저 발랄하고 천진한 대답 옆에는

시신덴의 꼬리표가 붙어 있습니다.

 

왕바보 → (다이치)

 

그래도 눈화는 널 사랑해 ㅠㅠ 치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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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엄-"

 

다이치에게 얼굴을 들이대는 라비.

그런 라비의 귀끝에도 톤이 붙어 있습니다.

발갛게 달아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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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가지 마아..."

 

"..."

 

그렇게 말하면서 다이치의 품에 폭 안겨버리는 라비.

 

이 직전에, 다이치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라비와 다이치는 '의식'을 치렀습니다.

그로 인해 라비와 다이치의 혼은 한데 묶였고,

서로 구속당하고 구속하면서도 일생 함께할 수는 없는 처지가 되었죠.

 

하지만 여기서 느껴지는 애잔함은, 그런 의식이나

다이치를 구하겠다는 라비의 아플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과

그다지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라비는 그저 다이치가 돌아가버리는 것이 싫었던 거겠죠.

그냥, 함께 있고 싶었던 거겠죠.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그리고 라비의 성격상

곧 죽어도 '가지 말고 나랑 있어' 같은 소린 할 수 없었던 건데-

술기운에 이렇게 입 밖에 내버린 겁니다.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해놓고, 입가에 침까지 맺혀서

거의 기절하듯 잠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라비.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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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근새근 잠에 취한 라비를 다이치가 흔들어 깨웁니다.

 

"아. 라비, 저기 라비-"

 

가까스로 반쯤 눈을 뜨는 라비에게 다이치가 속공으로 묻습니다.

 

"그럼 라비는 나 좋아해?"

 

".........."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라비가 다이치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묻습니다.

 

"내가아-?"

 

여전히 웃는 표정인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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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하하하하-

내가아-?

설마 그럴 리가 없잖아아-"

 

그야말로 말도 안 된다는 듯 다이치를 툭툭 쳐 가며

난 너 별로거든, 이란 소릴 하는 라비.

이건 뭐 술김이 아니어도 이랬을지도 모르겠지만

다이치로선 아마 어이없고 황당하고 얄미웠겠지요.

 

그러면서 뻔뻔하게 웃느라 술을 흘렸으니 새로 따라달라고까지 합니다.

 

"너 말이지..."

 

다이치가 뭐라고 한 마디 하려는 순간.

 

"...토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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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아.

물 소리 요란하고.

 

"...정말이지-잇."

 

실컷 분위기 좀 좋아진다 싶었는데

다이치에게는 고백하라고 해 놓고 정작 저는 껄껄 웃더니

오바이트 한다고 난리를 쳐서 무드 다 깨먹은 라비와 현재 상황에

다이치는 투덜거립니다.

그럴 만도 하죠. 돌아가기 전날인데.

 

"다이치."

 

그렇게 혀를 차는 다이치에게 안긴 채로, 라비가 조용히 부릅니다.

 

"응...? 왜?"

 

"이대로 돌아가버리면, 나 금방 너 같은 거 잊어버릴거야.

나 머리 별로 안 좋으니까."

 

"..."

 

너 같은 거 잊어버릴거야.

이대로 돌아가버리면.

 

얼른 돌아와서 또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

또 곁에서 알짱거리면서 귀찮게 굴지 않으면.

옆에서 계속 좋아한다고 상기시켜주지 않으면.

 

너 같은 거.

 

얼른 돌아오지 않으면, 잊어버릴 거야.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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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라비의 속내를 다 읽어냈다는 듯, 다이치가 웃으며 답합니다.

 

"금방 돌아올거야."

 

"...흥. 별로 믿음은 안 가지만 기다려 주지."

 

얼른 돌아와.

 

여전히 다이치의 어깨에 매달린 채인 라비.

술기운 탓인지, 수줍음 탓인지 발갛게 달아오른 뺨은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여기까지가 현역 마동전사 시절의 과거 회상.

마지막 컷은 15의 여름 현재로 돌아옵니다.

 

 

"어렸었지-"

 

몇 년 뒤면 네 나이 두 배가 되는 눈화 앞에서 이놈이 망발을.

...랄까, 시신덴 누님들 이거 그리실 당시에 이미 그 이상이 아니셨던가 싶은데요.

ㅜㅜ

 

 

 

 

 

 

 

 

 

 

 

◆ 술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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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할아버지- 뻗을 때까지 술 먹이지 말아달라고 했잖아요."

 

"미안, 미안, 하도 쭉쭉 잘 마시기에 나도 모르게..."

 

술 1편에 이어집니다.

할아버지와 술판 벌이고 돌아와서는 다이치의 방 침대에 뻗어 있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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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혼자서 침대 한가운데에 떡하니 자리 차지하지 마.

응-? 잠든 거 아니지...?"

 

그렇게 묻는 다이치에게, 라비가 살며시 눈을 떠 보입니다.

 

"다이치이?"

 

그리고 다이치의 어깨로 팔을 뻗어 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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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이지이, 딱히 좋아서 혼자 자는 거 아니거드은?

 

너하고 다르게 나는 내멋대로니까-

괜찮을 리가 없잖아, 이 바보야.

 

정말이지 덩치만 큰 바-보.

몸집만 커져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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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너 도대체 뭔 소릴 하는 거야?"

 

"좋-아, 이 형님께서 오늘밤은 같이 자 주지!

그럼 이제 더 이상 쓸쓸하지 않지?"

 

".......!"

 

술에 취해서 횡설수설 뭔가 말하고 있는 라비의 이야기 맥락에서,

뭔가 하나를 짚어낸 다이치.

 

"쓸쓸했어?"

 

"...누가? 네가?"

 

끝까지 시치미를 잡아떼는 얄미운 입술은 냉큼 덮어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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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의 할당량(공부)이...

뭐...괜찮겠지.'

 

차려놓은 밥상을 마다하는 것은 남자의 수치.

차려놓은 밥상을 회피하는 것은 남자의 지혜.

차려놓은 밥상을 내치는 것은 남자의 로망.

 

개인적으로 저는 1번 이외엔 다 갖다 버리라고 생각합니다.(...)

15세의 다이치군 또한 그런 듯,

공부를 포기하고 라비의 옷에 손을 뻗는데-

 

라비가 다이치의 머리를 톡톡 칩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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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쏠려."

 

술 1도 2도 결국 오바이트로 마무리입니까.

아이쿳.

 

'진보라곤 지지리도 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동감입니다.

그리고 포기한 다이치는 공부를 마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습니다.

 

[이렇게 다이치군은 점점 담백해져 가는 것이었습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번 리뷰는 짧게도 여기까지입니다.

9회는 조금 그나마 내용이 기니, 다음 리뷰는 좀 더 길게 진행할 수 있겠네요.

나름 잠시간의 갈등도 등장하고~

 

발렌타인 데이에 하는 리뷰라 그런지 달달하네요.

코코라비님, 너와의별님, 다시 한 번 생일 축하드려요~

> <

 

저는 히어로군과 함께 틈새시장을 노려 오늘은 중국집 갑니다.

짬뽕 먹으러~

설마 거긴 인간들 좀 적겠지...

 

그럼, 즐거운 하루들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

 

 

 

 새해 첫 리뷰를 2월에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지지난달인가 한 번 리뷰하려다가

제가 분명 '친분이 없는 상태에서 독촉글 금지'라고 한 걸 못 보셨는지

처음 뵙는 어느 분께서 안게글로 곱게 '담 리뷰 해주세요' 라고 남겨주신 덕에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해서 2월의 첫날인 오늘까지 미루게 되었네요.

 

진지하게 그냥 시신덴 리뷰 정리해서

전부 다 이웃공개로 돌려버릴까 싶기도 하고...

그런 생각도 드는 요즘이네요.

그럼 이웃 정리도 해야 할 테고 하니 당장은 무리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항상 찾아주시고 즐겁게 어울려주시는 이웃분들께는

항상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럼, 이번 리뷰도 알콩달콩함을 즐겨주세요.

 

> <

 

 

 

 

 

 

 

 

[15의 여름 / 제 6회 - 오늘의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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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더워질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며 시무룩한 얼굴로 본분을 다하러 가는데

뒤에서 다이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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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좋은 아침."

 

그렇게 말하면서 오오하시를 뒤돌아보는 다이치의 얼굴이

어쩐지 별로 밝지 않습니다.

 

"응? 왜 그래?

세미나 첫날부터 지친 표정이라니. 왜 그래, 너?"

 

오오하시의 말에 뒤통수를 긁적이며 다이치, 대답하길-

 

"응, 어제 아버지가 쓰러져서 말이지..."

 

"에에?! 니네 아버지가?

진짜?!!

 

다이치네 아버지의 건장함이랄까 건강함을 잘 알기에

깜짝 놀라는 오오하시.

 

대체 누가 쓰러트린 거야? 고질라? 울트라맨?

...등의 라비 팬이 화낼 코멘트를 굳이 손글씨로 덧붙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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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치료주문으로 금방 회복했지만."

 

"뭐라고?"

 

"응, 그러니까 라비가..."

 

"아?"

 

...까지 이야기했다가, 오오하시는 '라비루나' 쪽 이야기를 하나도 모른다는 것을 퍼뜩 깨닫고

다이치, 얼른 말을 돌립니다.

 

"아니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괜찮아.

그보다 너 강의 뭐 듣는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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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일단 연방대부속(통칭 아카데미)의 수험과목하고 국립 일반과 정도..."

 

"흐응."

 

둘 다 아무렇지도 않게 미래의 엘리트들입니다.


 

"저기, 너...

진짜로 연방대부 하나만 원서 넣어도 괜찮겠어?

이제부터라도 도립 쪽 2차 모집에 지원서 내는 편이 낫지 않아?"

 

말을 듣자하니 다이치는 원서를 달랑 하나만 넣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옆에서 일반적인 의견을 다이치에게 들려주는 오오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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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뭘. 그런 거..."

 

"그래도 말이지...일본에서 원서 넣은 사람 30명밖에 없다고.

그야, 원서를 넣으면 전국 넷트워크로 방송되니까 멋지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정말이지,

대체 왜 그런 약속을 하필이면 너희 아버지 같은 분하고 해버린거냐?"

 

"냅두시지."

 

지금 말을 들어보니, 이 학교에선 달랑 두 명 지원했다고 하는 그 아카데미는

아마도 무지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모양이고-

전국 방송까지 된다고 하네요.

 

게다가 다이치는, 자신의 아버지와 모종의 약속을 해버려서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아카데미 시험을 봐서 합격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던 모양입니다.

 

* 이 모종의 약속에 대해서는 15의 여름 리뷰에서 이후, 밝혀집니다.

^^

 

 

 

 

 

 

 

 

[15의 여름 / 제 7회 -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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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가 세미나에 가 버렸다.]

 

"...."

 

한가롭군, 이라고 생각하는 라비의 얼굴엔 눈이 없어요.

;ㅁ;

 

[그러고보면 남동생이 있었지.

'그걸'로 놀자.]

 

그러면서 '그거야, 그렇게 하자. 그게 좋겠다' 라고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반 달걀귀신 라비.

그리고 히로타카의 방으로 가서 방문을 두드립니다.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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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뭐야, 너도 공부중?"

 

"라비상."

 

"상은 됐어. 그건 그렇고 뭐...

너희 형제는 참 공부 좋아하는구나. 안 피곤해?"

 

그렇게 말하는 라비에게 히로타카,

'나 이 사람 좀 어려운데...' 라고 중얼거리면서도 대답을 해줍니다.

 

"형은 둘째치고 저는 별로 잘하는 게 없어서요..."

 

그러더니 잠깐 가만히 있다가 본론을 꺼냅니다.

 

"흐-응...저기."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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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지구어(일본어) 가르쳐줘."

 

"네?"

 

...라고 해서 시작했지만...

 

"뭐야 이거?! 왜 이렇게 종류가 나뉘어져 있는건데?!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

 

"'히라가나'부터 해 보죠."

 

원작에서는 언어의 문제는 소년만화의 특성상 일본어의 우주화로 넘어갔었습니다만-

여기에서 라비는 다이치와 영어와 매지컬어로 대화했던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라비가 할 줄 아는 말도 영어와 매지컬어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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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내가 왜 이런 걸..."

 

...이라고 꿍시렁대면서 히라가나를 연습하는 라비.

가르쳐달라고 한 게 자기 쪽이었다는 것조차 이미 잊고 있습니다.

 

"저기요."

 

"왜?"

 

"형하고요-

키스한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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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

 

의외로 너무 담담하게 대답을 해 버리자, 히로타카도 어렵잖게 계속 묻습니다.


 

"그럼, 벌써 첫경험 같은 것도 했어요?"

 

"이상한 것만 닮아가지고.

첫 경험 같은 건 벌써 3년도 전에 끝.

그리고 나서도 잔뜩 했고."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이야기를 하던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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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응. 그렇게 오래 전부터 형을 좋아했었군요."

 

성경험 자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지 냉정한 히로타카;

하지만 그 말에 라비가 자기도 모르게 열을 올립니다.

 

"바, 바보같은 소리!!

다이치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도 시끄럽게 굴어대서..."

 

그렇게 말하다가 입을 다물어 버리는 라비.

상당히 쑥스러워하고 있는데다, 귀끝도 이미 빨갛습니다.

;ㅁ;

 

그 반응을 보는 이쪽이 도리어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히로타카.

 

'...솔직한 사람이구나.'


 

그리고 돌아온 다이치에게 히로타카,

명랑하게 말합니다.

 

"형 우리 집 대는 내가 잘 이을테니까, 안심해!"

 

다이치를 대신해서 내가 감사할게 히로타카.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15의 여름 / 제 8회 -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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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에서 돌아온 다이치가, 라비와 함께 자신의 방에서

우주의 홀로그램 영상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봐, 이게 지구에서 본 여름의 성좌의 대표격인 전갈좌야.

전갈좌의 심장부에 있는 알타레스의 곁에는구상성단이 있고

꼬리 부분에는산개성단이 있어.

 

그리고 이건 은하수의데네브하고

강을 사이에 둔 2개의 별을 연결한 여름의 대삼각형."

 

(*단어가 어려워서 하이퍼 링크해둡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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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거문고자리의 베가.

이게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

칠석의 직녀와 견우야."

 

"아아, 일년에 한 번 만난다던 그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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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사실은 16 광년 떨어진 별이지만 말이지."

 

1년에 한 번 만난다는 말에 라비가 슬쩍 다이치를 홀겨보며

말합니다.

 

"흐-응...

그럼, 뭐 아직은 좀 낫군."

 

"뭐가?"

하지만, 일 년에 한 번밖에 만날 수 없는 속사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다이치는

라비의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이치로서는 서로 미성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지내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니까요.

 

한편, 라비 쪽에서는 찰스다윈 4권에서

다이치와 함께 거행한 의식 때문에 함께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요.

모든 것은 다이치를 지키기 위해서.

 

"뭐, 별 거 아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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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별자리라도 지구에서 보면, 달에서 보는 거랑 좀 다르지?

 

"그래?"

 

"응, 비교하면 알 수 있어. 잠깐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 리모콘을 누르던 다이치.

 

"에...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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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다음 건가.

이게 달에서..."

 

...라고 하는데, 떠오르는 홀로그램 영상은 엉뚱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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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의 모습입니다.

훌륭하게 3차원으로 잘 재생되어 있는데,

본인은 눈앞에 있을 뿐이고.

 

"................"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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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 이건, 이게 아니라"

 

실컷 벌개져서 허둥대는 다이치에게, 라비가 아무렇지도 않게 한 마디 보탭니다.

 

"...참 특이하게 생긴 별자리시다?"

"아,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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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너. 저런 게 좋냐?

취향 한 번 희한하네-"

 

왕자님 특기 스킬.

저 좋다는 놈 비웃기.

그 말에 울컥한 다이치.

"나라면 좀 더 볼륨있는 글래머로 하겠다만."

 

"흥, 미안하게 됐네.

남의 취향에 트집 잡지 마.

난 저거면 됐거든."

 

하필이면 이 녀석한테 이걸 보이다니, 크으- 라고

손글씨로 한탄하는 다이치.

 

"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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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라니, 어느 거?"

 

묘한 눈길로 라비가 그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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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랗고 큰 눈이

저렇게 대놓고 응시를 하면 참 기분이 어떨는지.

 

그대로 키스하면서 몸을 낮추는 두 사람.

 

"이.거."

 

"풋. 너 진짜 악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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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라비를 안고 쓰러지면서 리모콘을 누르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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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잠그십니다.

 

왜, 지난번에 전자 록에 리모컨까지 달린 걸로 만들었잖습니까.

자작으로.

 

두 녀석 신나셨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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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신나셨습니다.

(....)

 

뒤늦게 혼절의 강에서 생환하신 아버지는 방문 앞에서

끊임없이 아들의 이름을 부르짖고 계셨습니다.

 

"야 이 자식아, 안 나와?!

부모 허락도 없이 뭔짓이야?!

당장 문 열어!!"

 

...따위의, 두 사람 귀에 가 닿지도 않을 법한 소리들을 하고 계십니다.

지못미 아버님 2.

 

힘내세요.

차남이 대 이어 준다니까 너무 포기하진 마시고요.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서버가 계속 문제가 있었는지 몇 번이나 끊기는 바람에

9시 반부터 하던 걸 이제야 마치게 됐습니다.

ㅜㅜ

 

신년 목표 중에서 올해 내로 시신덴 리뷰 마치기도 들어있어요.

오늘의 리뷰는 분발하는 랍츄를 위해서.

> <

 

저도 이만 씻고...

정규방송 놓친 패떴 보러 가야겠습니다.

 

그럼, 좋은 꿈들 꾸시고 활기차게 월요일 시작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

 

 

 

문답을 정리한 직후에,

이제는 대강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해

기분전환도 할 겸 [15의 여름] 포스팅 준비를 했답니다.

 

그리고 며칠 썩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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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달초에는 분명

이번달부터는 다시 좀 부지런하게 포스팅해볼까, 였는데...

초장부터 글렀군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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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일이 현재진행형이라 좀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짧아요.

 

 

 

 

 

 

 

 

 

이번 편은 [다이치의 부모님께서 어떻게 라비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가] 에 대한

해답편이 되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낄낄대고 웃으며 보았지요.

그리 웃긴 것도 아닌데...

;ㅅ;

 

 

 

[제 5회 - 14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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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가 네 살이었을 적 일입니다.

 

"아빠, 아빠."

 

"왜 그러니, 다이치?"

 

"똥그란 달이 떴어."

 

"아아, 보름달이구나."

 

"예쁘다아...저기 가고 싶다아..."

 

"그래...언젠가는..."

 

아버지의 듬직한 어깨에 무등을 탄 어린 다이치는

밤하늘의 달을 올려다보며

미래를 내다보기라도한 듯 가고프다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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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

 

아버지 또한 당시에는 깊은 생각없이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거라 답하셨고요.

그리고 그 언젠가는, 그로부터 7년후 찾아옵니다.

 

 


다이치, 11세.

 

"다들 이거 봐, 이거♡

달 여행 티켓♡

뽑기 당첨됐지롱!"

 

어린아이다운 표정으로 활짝 웃어보이며 티켓을 자랑하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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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

 

마냥 즐거운 다이치.

 

"와, 형 대단해~"

 

천진난만한 히로타카.

 

"나도 가고 싶구나."

 

할아버지.

 

"가위바위보 하자! 가위바위보!"

 

어이쿠 아버님.

 

 

 

여하튼, 가위바위보의 결과로 다이치는 단독 달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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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갔다 올게, 아빠."

 

"아아, 다녀와라."(아빠)

 

"생수 마시면 안 된다."(엄마)

 

"선물 잊지 마~"(히로타카)

 

"몸 조심해라."(할아버지)

 

가족들의 인사가 연이어지는 가운데.

 

"엄마 편지 쓸게.

히로타카도 할아버지도 선물 기대해~"

 

11세의 다이치는 그렇게 제트보드를 타고 신나게

달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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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든 찰스다윈 시리즈가 끝난 뒤,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은 채로 다이치가 지구로 돌아왔지요.

 

"다이치가 돌아왔다고?"

 

일부러 출장에서 서두르지 않고 평소처럼 천천히 집에 돌아온 아버지.

 

"네, 방에 있어요."

 

"편지에 쓰여있던 예의 그 라비루나라던가 마동왕들은 어떻게 되었대?"

 

"아직 안 물어봤는데..."

 

"뭐, 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이야."

 

부부는 그렇게 말하며, 어쩌면 영영 잃을 뻔했을지도 모를

큰아들의 무사귀환을 기뻐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다이치의 방으로 향하죠.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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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다녀왔어요, 아빠."

 

떠나기 전과 어딘가 달라진 다이치의 모습에

기쁨에 들떠 있더 아버지는 순간 말을 잃습니다.

 

"........"

 

아이의 성장이란 저런 것일지도요.

그리고 다시 시간을 돌려 다이치 1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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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녀석.

작년에도 갔잖아.그렇게 매년 잘도 달에 보내줄거라 생각을 하는구나."

 

작작 좀 가라는 아버지의 말에

다이치가 발끈합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비용은 신경 안 쓰이도록

내가 아르바이트 해서 모았잖아."

 

하지만 다이치의 그 말에도 아버지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역성.

 

"그런 소릴 하는 게 아니야!

대체 뭐하러 그렇게 달에 가고 싶어하는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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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렇게 달에 가고싶어 하느냐는 아버지의 말에

갑자기 조가비처럼 입을 꾹 다문 다이치.

 

"다이치!"

 

아버지가 그런 다이치를 나무라자, 다이치가 가까스로 입을 엽니다.

 

"...라비를 만나러 가고 싶어."

 

그 작은 목소리에 설거지를 하던 어머니도 조용히 한 마디 덧붙이십니다.

 

"...뭐, 친구가 소중한 건 알겠지만

너도 내년에는 수험생이잖니."

 

그 소리가 다이치 귀에 들어올 리가 없습니다.

 

"알아, 하지만, 라비를 만나고 싶어.

나는 라비를...라비를 좋아한다고!"

 

다이치 나름 목소리를 키운 고백이었지만...

 

"그러니 말이다...

친구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충분히..."

 

"그게 아니야,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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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서도 좋아하지만...

아빠, 엄마를 좋아해서 결혼한거지?"

 

그 질문에 아버지의 뺨이 조금 붉어집니다.

순정파시군요.

하지만 그도 잠시, 곧 태풍이 휘몰아칩니다.

 

"나도 그런 식으로 라비를 좋아한단 말이야!"

 

그림 그대로 커피를 주르륵 와이셔츠에 쏟아버린 아버지.

접시를 놓친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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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이를 어째..."

 

폭탄 발언을 하고는 아버지를 진득하게 노려보는 다이치.

워낙에 대형폭탄인지라 아버지도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너...너.

분명...그 라비란 아이는..."

 

"나보다 한 살 많은 남자야."

 

"...다이치...."

 

여기까지만 해도 헛소리라고 생각하신 아버지는

그나마 덜 심각한 표정으로 이 녀석을 어쩌나 하면서

그런 농담은 하지 말라 하십니다.

하지만, 이 리뷰 보시는 분들 다 아시다시피 저게 어디 농담인가요.

 

"하지만!

...만약에 라비가 여자애였다면...

지금쯤, 나

애 하나쯤 딸린 아버지가 되어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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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장의 접시가 깨진걸까요.

 

아버지는 메두사의 저주를 받아 석상이 되셨고

어머니는 점눈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이...이 바보 자식이!!!!"

 

다이치, 멀쩡히 서 있다가 쓰러질 정도로 세게 얻어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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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 언제부터 그, 그런 짓..."

 

"12살."

 

 

...애가 머리가 좋은데 요령이 없어요.

세상엔 거짓말을 좀 해야 하는 순간이란 것도 있는건데...

 

 

"나, 나는 그런 발랑까진 자식을 키운 기억은 없다!!"

 

가정폭력이랄까 아동학대랄까 예라이 맞아 싸다의 순간.

 

"그래도 아빠 아들이잖아!"

 

도리어 몸을 일으키며 또박또박 말대꾸합니다.

확실히 부모자식간의 애정이 느껴지는군요.

이 집안, 유치장에 들어가도 연은 안 끊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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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대꾸 하지 마!"

 

"여보 그만해요!"

 

보다못한 어머니가 중재에 나섭니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를 잡고 말리지요.

 

"아버지가 화내는 건 알았어!

하지만 이거 한 가지는 절대 양보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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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다이치! 그만두지 못하겠니!"

 

아버지와 어머니의 살벌한 기세에도 기 죽은 흔적 없이

얻어 맞아 흐르는 입가의 피를 닦을 생각도 않고 당당하게 다이치 고하기를-

 

"나는 절대로 올해도 달에 갈 거야!"

 

아버지는 이제 분에 못 이겨 부들부들 떠십니다.

ㅜㅜ

 

"주...죽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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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못 해-!!'

 

그리고 반짝, 눈을 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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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회상이었습니다.

전회(4회)에 다이치와 라비의 붕가붕가(...) 직전장면을 목격하시곤 게거품 물고 쓰러지셨었지요.

그 연장입니다.

 

뭔가 라비가 주문을 읊어주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라비를 자신의 시야에서 확인한 순간, 아버지는 퍼뜩 과거를 떠올리지요.

 

'만약에 라비가 여자애였다면 나는 지금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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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라비의 턱을 있는 힘껏 이마로 들이받은 아버지.

동시에 서로 아파서 어쩔 줄 몰라하고,

졸지에 라비는 주문 걸어주다 말고 힛 당한 상태.

 

아니나 다를까 그 성질머리에 열이 받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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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잖아, 아저씨!뻗어 있으라고!"

 

...운명하셨습니다.

ㅜㅜ

 

"...정말이지.

모처럼 걸고 있던 주문이 다 허사가 되어버렸잖아."

 

"라...라비?"

 

아무리 그래도 남의 아버지를 그렇게 패대기치는 건 예의가 아니란다

지못미 아버지

엉엉

15의 여름에 이어 가리가리까지도 내내 아버지는 서럽습니다.

어쩌겠어요, 아빠 아들이라는데...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래도 한 회씩 올리고 나면 좀 여유가 생기네요.

 

대강 이번 리뷰까지해서 전체 책의 20~25% 정도 진행된 것 같습니다.

앞길이 머네요.

 

그래도 마냥 귀여워서 마음이 퍽 가볍네요.

> <

 

일요일이로군요.

즐거운 휴일과 동시에 스스로를 다지는 시간이 되시기를.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

 

 

 

이제 막 시작된 여름처럼

풋풋한 15세 버젼의 이야기.

 

짤막하나마 또 이어봅니다.

 

 

 

 

 

 

 

 

* 일본식이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보셔야 합니다.

 

 

 

[15의 여름 2 / 하루카 집안(遙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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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흰 구름

읿일본의 여름, 금빛 새의 여름

벌레를 잡는 선향의 향기 또한

오랜만인,

잿빛의 여름- ]

 

여름의 나레이션이 뜨는 한편,

다이치는 컴퓨터에다 끝없이 [만나고 싶어] 라고 타이핑을 하고 있다가

문득 스스로가 하는 짓이 좀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머리를 쓸어올리며 한숨을 쉽니다.

 

'관두자. 수험 노이로제 같잖아.'

 

라비를 만날 수 없다는 스트레스가 가장 소심한 방향으로 폭주중인 15세의 다이치.

그런 다이치를, 그의 남동생 히로타카가 부릅니다.

 

"형."

 

"히로타카."

 

"....."

 

* 하루카 동생 (히로타카)

12세. 이과계열의 형과는 반대로 문과의 성향이 강함.

성격은 온화하고 몸이 조금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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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말이지, 문에 열쇠 정도는 좀 채워두지 그래?

슬슬 좀, 그런 나이잖아, 형도?"

 

"뭐가?"

 

"하하. 형은 정말이지 담백하다니까-"

 

15세면 한국식 나이로는 16세,

고로 중3에서 고1로 넘어갈 시기이니

한참 성적으로 관심이 들끓을 때인데

정작 프라이버시 하나 없이 덤덤한 형 다이치에게

동생 히로타카가 도리어 이걸 어쩌나라는 표정을 짓습니다.

 

"무슨 일이야?"

 

"아? 응. 엄마가 오늘밤 저녁에 뭐 먹고 싶은 거 있냐고 해서."

 

그런데 갑자기 다이치의 안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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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아. 그런...거?

...어이."

 

'설마-'

 

"응?"

 

"너...뭐 갖고 있어?"

 

"에?"

 

잠시 대화에 따라가지 못했던 히로타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뒤적뒤적 꺼냅니다.

 

"아아! 이거...

엄마가 오늘 아침에 왔는데

형한테 주는 걸 깜빡했다고해서."

 

'그렇지만'

 

"자, 여기."

 

'그럴 리가 없어.'

 

'그래, 지금까지 한 번도-'

 

'답장조차도...'

 

"라..."

 

"형? 왜 그래?"

 

"라비가 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씽 하니 방에서 사라진 다이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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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아래층에 내려가 엄마에게 저녁 식사 준비를 부탁합니다.

 

"엄마, 오늘 저녁 식사 1인분 추가 부탁해요."

 

"왜 그러니, 잠깐만 다이치..."

 

[라비가 와]

 

그리고 뒤늦게 히로타카가 들여다 본 편지에는

영어로 딱 한 마디만 적혀 있었습니다.

 

[마중 나와]

 

'...어떻게 이걸로 오.늘. 라비가 온다는 걸 알 수 있는 거지?

날짜도 시간도 이름도 없어;'

 

*여기서의 설정은, OVA에서 라비가 지구에 온 이야기는 빠집니다.

더불어 TV판 마지막에서 라비가 지구에 관광온 것도.

순수하게, 라비는 지금 처음 지구에 온 것이 되죠.

 

그 말을 들은 다이치의 어머니는 조금 당황합니다.

 

"어머, 어쩌지. 갑자기 그런 소릴 해도...

라비군 뭘 좋아할까."

 

 

 

[15의 여름 3 / 셔틀 공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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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달에서 온 셔틀편은 모두 종료했습니다."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미소지으며 그렇게 말하는 안내원에게, 다이치는 머쓱하게 대답합니다.

 

'공항에서 나가버린건가...아냐, 기다려봐.

생각해보니 오늘 온다고 쓴 것도 아니고...

혹시 달까지 마중 나오라고 한 걸지도 몰라.

그 녀석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하긴...생각해보니 그 녀석이 지구에 올 수 있을 리가 없지.

무려 '마리우스 님'이시고...'

 

훌쩍 시선을 보낸 포스터는, '토끼인간 현상금 포스터' 였습니다.

 

'이런 상금이 붙어있는 판에,

할머니들(브이메이 & 이마크 & 사유리 등)이 라비를 혼자서 보냈을 리가 없지...'

 

그렇게 혼자 납득하다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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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라비!?"

 

뻔뻔하게도 그 포스터 앞에 서 있는 라비.

 

"대체 몇 시간이나 기다리게 한 걸로도 부족해서

바로 눈 앞에 두고 못 찾아봐?

배짱 한 번 좋군."

 

나름 성질이 났다는 표정으로 투덜거리는 라비 실물.

 

'꿈이 아니야! 진짜 라비다!'

 

"아팟!

 

아프다면서도 일단 좋아합니다.

 

"왜 그런 데 서 있었던거야? 위험하게스리."

 

하필 포스터 앞이냐고 묻는 다이치에게

라비는 천연덕스럽게 대답합니다.

 

"눈에 띄잖아?"

 

 

 

 

[15의 여름 4 / 하루카 집안(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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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를 맞이해 온 저녁 식탁위에는 오로지 당근 요리 뿐.

 

긴장한 엄마.

 

'머..먹어줄까?'

 

 마찬가지 할아버지.

 

'흠...잘 생겼구먼.'

 

역시 똑같은 동생.

 

'아, 정말로 귀가 있네.'

 

한편 다이치는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곤 해도 당근밭이 된 식탁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 집에서 이렇게 식탁이 화려한 건

처음이겠지.'

 

한편으론 조금 엉뚱해보이는 식단에, 라비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족들의 긴장을 풀어주듯 빙긋 웃어보이곤

숟가락을 듭니다.

 

"잘 먹겠습니니다."

 

옆에서 다이치는 얼굴을 빨래판으로 만들고 있고요.

엄마는 라비의 그 반응에 겨우 안심하고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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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습니다."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

 

할아버지는 손주의 애인을 같이 한 잔 하지 않겠느냐며 술로 꼬시고,

라비는 좋다고 따라갑니다.

 

"엄마."

 

"왜?"

 

"내일부터 라비 먹을 거, 우리 먹던 대로 해줘도 괜찮아.

저 녀석 좋아하는 거 오므라이스거든."

 

"아아. 그러니?

네가 달에서 돌아온 뒤로 당근을 먹기에,

어지간히도 달에는 먹을 게 없는가보다 했지..."

 

그렇게 말하며 약간 얼굴을 붉히는 어머니.

 

라비가 시원하게 술을 들이키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는 마음에 드신 모양.

 

"할아버지, 그 녀석 술 주지 마세요,

말술이란 말이예요."

 

한편, 다이치의 어머니는

15세 아들의 남자 애인을 처음 본 어머니 입장으로서는

심경이 복잡할 법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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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자체에 만족했는지 흐뭇해 하시는 듯합니다.

 

한편, 시간이 더 지나 다이치의 아버지가 귀가하십니다.

 

"오셨어요, 당신♡"

 

"음?"

 

구두를 벗을 도구를 건네주는 어머니의 기분이 좋아보이자,

아버지도 웃으면서 까닭을 묻습니다.

 

"오늘은 기분이 꽤나 좋아보이네."

 

"다이치의 달 친구가 왔어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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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군이요.

굉장히 귀여워요. 진짜로 귀도 달렸고요."

 

태평한 어머니와는 별개로,

아버지는 그 순간 평정심을 잃었습니다.

 

"뭐야?!!"

 

한편, 2층의 자기 방으로 올라간 다이치와 라비.

어째서인지 라비가  할아버지와 술 한 잔 한 것에 다이치는 화를 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왜 성질인데? 술 정도 가지고."

 

"별로."

 

다이치의 그 태도에, 라비 또한 발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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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내가 온게 그렇게 마음에 안 든다면 안심하시라고.

내일이라도 돌아갈..."

 

말을 다 끝맺기도 전에 뒤에서 살포시 끌어안는 다이치의 두 팔.

 

"어이."

 

"........"

 

그렇게 분위기 잡고 있는 한편,

아버지는 여전히 아래층에서 끓고 계셨습니다.

 

"당신도 참. 그러지 마세요."

 

"시끄러워! 대체 어떤 호모 녀석이

남의 아들을 꼬드겼는지 봐야겠어!"

 

...15세 아들내미의 남자애인을 꼭 눈을 보셔야겠답니다.

뭐...평범한 아버지시니 그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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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 아버지.

그리고 자신의 아들과 그 아들 아래서 폼 잡고 있는 아들의 애인을 발견한 아버지.

하얗게 굳었다가 거품을 물고 파랗게 되어 쓰러지는 아버지.

 

ㅜㅜ

 

"어머, 당신!"

 

"와앙, 아빠 죽지 마-"

 

"어이, 정신 차려라!"

 

[올해 여름은-]

 

 

 

Q. 아래층에서 난리난 가족들을 방관하고

다이치는 과연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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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 파란이 일어날 것 같다.]

 

A. 자물쇠를 달고 있었습니다.

+

그것도 전자 록

+

거기다 리모콘까지.

 

 

 

 

 

 

 

 

 

* 이 시점에서, 다이치의 어머니는 다이치와 라비의 관계를 알고 있습니다.

이후에 '15의 여름 5회'의 리뷰에서 좀 더 상세한 설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적인 순서는 조금 바뀌어있으나,

책의 순서 그대로 리뷰하고 있는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가족들의 라비와 다이치의 관계를 알게 된 것은,

좀 더 이전의 이야기로

그것은 다음 리뷰에서 자세한 사정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겁니다.

 

나름 이 부분은 개그랄까, 좀 풋풋하고 따뜻한 이야기라

저는 전체적으로 '15의 여름'은 참 좋아합니다.

 

찰스다윈에서, 또 다시 시작된 그들의 '진정한 싸움'과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라서요.

 

이런 분위기의 '15의 여름'

비록 올해 여름은 지났지만, 찬찬히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

즐거운 밤들 되시길.

 

쟈하라독시드!

 

 

 

:

 

 

 

11세 때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마치고

이제 시신덴의 오리지널 스토리에 해당되는

15세부터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찰스다윈 시리즈의 끝과 곧바로 이어지는 [15의 여름].

 

책의 발행년도는 05년이지만

재록본이니, 원고 자체는 찰스다윈 이후부터

바로 이어진다고 보셔도 무방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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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자랐습니다.

아직까지는 11세 때와 크게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사동상과의 싸움이 끝난 뒤라는 것,

그리고 세 마동전사의 진정한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커다란 분기점이 되겠지요.

 

그럼, 곧바로 시작하겠습니다.

> <

 

 

 

 

 

 

 

* 언제나 그렇듯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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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표지.

 

눈부신 여름 햇살 아래서

언제까지고 밝게 미소지을 수 있기를.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마음만으로는 바라봅니다.

 

 

 

 

 

 

첫 장면은 쾌청한 하늘 아래, 교내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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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선배님.

졸업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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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선배를...좋아했어요.

선배도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하지만...그게 아니더라고요.

역시 오오하시 선배 말이 정말이었군요."

 

"미안."

 

"그런...사과하지 마세요.

선배가 사과하시면, 저..."

 

누군가와 다이치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다이치와 자신이 연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다이치는 그게 아니었다는 뜻을 담아 사과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부정해주길 바랐던 건지, 그 누군가는

다이치의 사과에 당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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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12살 때부터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서

지금도 그 녀석을 좋아해, 미안..."

 

"선배는 그런 식으로 상냥하시니까

여자애들이 착각해버린다고요.

하지만...그런거...

...너무하세요..."

 

"미안..."

 

잠시 둘은 말이 없었고,

짜악 하는 소리가 공중에 울려 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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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안 좋은데...

눈 앞에서 울고 있는 여자 아이한테

그럴싸한 말 한 마디 못 해주다니

이거야 원...

꽤나 중증이로군."

 

그리고 맞은 뺨에 손바닥을 대며

'얼른 집에 가서 편지나 쓰자' 라고 중얼거립니다.

 

15의 여름

제 1회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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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비, 건강해?

 

나, 하루카 다이치는 무사히 중학교를 졸업했어.

 

중학교 생활 최후의 행사는

여자아이에게 얻어맏는다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려버리고 말았지만

 

나는 아주 건강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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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말.

 

거짓말이야. 잘 지내고 있지 못해.

풀이 잔뜩 죽어서 어쩔 수 없이 참고 있어.

 

여름인데...

또 여름이 왔는데...

 

올해는 달에 갈 수가 없어.

라비, 너와 만날 수가 없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작년 여름이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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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열 넷, 네가 열 다섯.

 

마지막으로 본 네 얼굴은

역시 입꼬리만을 슬쩍 끌어올려 웃고 있었어...

열 다섯의 너는.

 

내년에는 열 일곱의 너와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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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보다도 훌쩍 키가 자라서...

머리카락도 길어지고...(그럴지도 모르고)

마법도 더 숙련될테고

 

분명 지금까지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도 다시 만나겠지.

 

또 바보처럼 떠들어대고...

 

하지만-

 

올해의 너를 나는 알지 못 해.

 

열 여섯의 너만이

내 길디긴 인생에서 빠지게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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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10년 뒤에도

열 여섯의 너는 아무데도 없어. ]

 

거기까지 생각한 다이치.

스스로가 너무 침울해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고를 중단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뒤에서 크게 외쳐 부르는 이 있으니.

 

"하루카 다이치!"

 

그와 동시에 뒤에서 달려와 다이치를 팡, 하고 칩니다.

 

"아프잖아, 오오하시..."

 

"뭐야, 너!!

혼자서 감사 파티를 쏙 빠져나가다니 비겁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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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그런 데 어떻게 진짜 앉아있냐.

게다가 그거 끝나고 나면

그 다음에 뭐가 이어질거라고 생각하는거야.

 

담임 선생하고 반 애들이 전부 보여서..."

 

[하루카 다이치군 격려회]

[힘내라!]

[우리 학교의 영광]

 

그 광경을 생각하고 말없이 시선을 낮추는 두 사람.

아주 유명한 부속 고등학교에 시험을 치게 되어서

다른 아이들로부터 말 그대로 격려를 받게 된 모양입니다.

 

"농담이 아니라고, 진짜...

지금쯤 담임 꼰대, 눈에 핏발 서서 우리들 찾고 있을 걸."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옆을 슬쩍 바라보던 다이치의 얼굴이 창백해집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뛰어, 오오하시!"

 

둘이 있는 곳으로 몰려드는 대인원.

정말로 쫓기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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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 조금이라도 너희들을 격려해주려고-"

 

"네네, 안다니까요-"

 

"이 녀석들아! 알고는 있는거야?

무모하게 연방대학 부속고교 시험을 치겠다는 건

우리 학교에선 너희들 밖에 없다고!"

 

"그렇다고 그럴 필요까진-"

 

그렇게 궁시렁거리던 둘 앞에,

펜스가 나타납니다.

 

다이치, "날 용서해라, 오오하시" 한 마디만을 남겨두고,

오오하시의 발을 밟아 도약을 해서 홀로 펜스를 넘어버립니다.

 

"다...다이치!!"

 

"미안.  내일 모레 세미나에서 점심 살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이고는

그대로 쏘옥 사라지는 다이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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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배신자야!!!!!"

 

이후로 오오하시군의 모습을 본 자는 없다고 합니다.(...)

농담이고...

한편으로 다이치는 잘 도망쳤습니다.

 

한숨을 돌리게 되는 장소는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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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물을 마시면서,

아까의 이야기를 지워버리고

새로운 편지의 내용을 정리하시 시작합니다.

 

[ 라비- 건강해?

 

나 하루카 다이치 15세, 잿빛의 수험생.

 

네가 없는 여름은 예년보다 조금 더 길어질 것만 같아. ]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에 대해서

많이 갈무리한 내용을 짧게만 언급하게 됩니다.

 

'어차피 너는 내가 있건 말건 별로 변함이 없겠지만.'

 

확실히 라비가 좀...지나치게 다이치에 대해 쿨하기는 하지요.

츤데레 토끼와 사귀고 있으니 그 정도는 양해하시라- 소년.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비교적 짧아서, 그래도 손댈 각오가 생겼달까요.(...)

이 정도 양으로 리뷰하면 15의 여름은 15-6편 정도가 되겠군요.

봐서 양은 리뷰해보면서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리뷰에서 또.

저는 이만.

^^

 

쟈하라독시드.

 

 

 

 

 

 

 

 

 

 

덧.

 

 

1. 본래 일본의 편지 예절에 의하면, 편지상에서는

자신과 동등한 상대에게는 물론, 자신보다 낮은 상대(친자식, 동생 등)에게라 할지라도

존대를 쓰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라비, 건강합니까?] 등의 경어체로 적혀 있으나

저희의 감각에는 조금 어색하다 생각해

제 임의로 평어체로 바꿨습니다.

 

 

 

 

2. 시신덴의 설정에 의하면, 라비는 다이치와 가스보다 1살이 많습니다.

본편인 애니에서 다이치와 가스가 11살, 그리고 라비는 12살이었다고 설정을 한 셈이죠.

 

실제로 원작에서도 라비의 생일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습니다.

(나이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원작에서는 11세의 소년이라고 밝혀져 있고요.)

 

저도 라비가 둘보다 굳이 1살이 많을 것이라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일단 시신덴의 시리즈에서는 전체적으로 저러하니

그렇게 알아주시기를.

 

 

 

:

 

 

 

드디어 길고 길었던 찰스다윈 시리즈의 마지막 리뷰입니다.

ㅜㅜ

 

지금까지 리뷰한 목록을 정리해 둡니다.

다시 찾아보시거나 내용 순서를 정리할 때 한결 편하겠다 싶어서...

 

찰스다윈 1

찰스다윈 2

아인슈타인

셰익스피어 the moon

셰익스피어 the sun

찰스다윈 3-1

찰스다윈 3-2

찰스다윈 3-3

찰스다윈 3-4

찰스다윈 4

 

그리고 중간에 시신덴 협력 발행의 팬북 [아날로그 하트]의 그랑죠 캐릭터들 인터뷰 부분과

시신덴의 러프 일러스트집 [TNN CC]의 일러스트 일부,]

아키 미레이의 그랑죠 소설 동인지 [만유 인력]에 실린 시신덴의 축전 원고와

시신덴의 그랑죠 중심 화보집 [다위니즘] 도 리뷰했지요.

 

그리고 미리 앞서 적어둡니다.

 

아직도 시신덴의 그랑죠, 리뷰할 책들 남았습니다.

찰스다윈 시리즈의 끝으로 끝나는 건 원작 애니까지의 이야기거든요.

이후에도, 저의 시신덴 리뷰는 계속됩니다.

적어도 가진 책은 다 할 생각이니...

 

일단, 뒷권 이야기는 리뷰 뒤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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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울고 있는거니
희미하게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사람도 집들도
모두 잠들어 고요해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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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울고 있는거니
들려 와, 희미하게]


[너무나도 슬프다고
나를 부르고 있네]


[...아직도
그대는 눈을 뜨려하지 않는군...]


이 책에서는 아마도 처음으로 보는,
아쿠아비트와 윈자트의 대화입니다.


사실 원작에서도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던 탓에
캐릭터성이 약해, 이런 씬은 시신덴 버젼이 아니었다면
보기 힘든 것이었겠지요.


아쿠아비트는, 윈자트가 예전에 자신의 마동전사를 위해 희생한
그녀의 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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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걸까...
대체 무얼 그렇게까지 보고 싶지 않아 하는걸까...]


[이렇게나 자그마한 너의 바람을]


[........]


[산산히 부수고 마는 무자비한 손
타락한 어둠의 힘]


[...천 번을 물어도 그대는 대답해 주지 않는군
내가 싫은 겁니까? 바람의 여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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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저는 그저 슬플 뿐입니다
저로서는 당신의 아픔을 달랠 수가 없으니...]


[오늘밤도 기도하고 있네, 모든 밤을 향해
오늘밤도 기도하고 있네, 모든 생명을 향해]


[그저 이렇게 바람의 선율을 연주하는 것 뿐...
하지만 이 또한 결코 당신에게 위로가 되진 못하겠지요...
저는 그것이 슬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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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 불꽃의 귀하신 분 반만이라도
로맨티스트였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


그랑죠를 비꼬는 아쿠아비트의 말에,
윈자트도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이제 아무도 두 번 다시 울지 않고 모든 것이 끝나도록
오늘밤, 하다못해 네가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더 이상 다음번이란 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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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에는...
이제 더 이상 나는...그를 따르지 않을 겁니다]


자신이 선택한 세 번째 마동전사까지도
결국 괴로운 업을 짊어지게 된 것을 지켜본 아쿠바이트.
비단 아쿠아비트 뿐만이 아닌, 다른 두 정령왕들도 그 입장은 같았지만
아쿠아비트는 그것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노라고 말합니다.


리더 격인 그랑죠를 이제 더 이상은 따르지 않겠다고.
이번까지만이라고.


아마도, 아슈레이와 아델라이드를 포함해서...
아쿠아비트는 자신의 사법관들을 모두 사랑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잔인할 뿐이었고
결코 변하지도 않았습니다.


3대째에 이르러 겨우 무언가 달라지는가 싶더니
결국 라비조차도 스스로에게 가혹한 결정을 내리고 맙니다.


아쿠아비트가 이 모든 것에 질려버렸다 한들,
이상할 것이 없죠.


[...마리드...!]


윈자트, 아쿠아비트라는 이름이 아닌 물의 정령왕의 자신의 이름으로 그를 불러보지만
그의 눈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설령 그것이
그와 서로 칼날을 겨누게 되는 결과가 될지라도-]


그랑죠와 완전히 결별하고 돌아서는 한이 있더라도,
그의 적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더 이상의 마동전사는 만들지 않겠다고 합니다.


[어디에서 울고 있는거니
희미하게 너의 목소리가 들려

꽁꽁 얼어붙은 암흑 속에서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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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전해져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전파처럼
밤하늘을 날아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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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코 잊지 마라.]


샤먼, 과거 불꽃의 마동전사였던 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아인들은, 사람들로부터 성전사 취급을 받았고
그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동전사 또한 인간이건만 정작 사람들은
그들의 나약함은 전혀 받아들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델라이드를 몰아세우고, 사일레스를 가두고...
결국 아인을 괴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결국 그들 또한 인간이었을 뿐인데.
한없이 얄팍한 그릇의...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울지 마
나는 여기에 있어]


[지금 이 짧은 순간만이라도...
잠드는 것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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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이제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으니까-]


[아무리 외로울 때라 해도
너를 지킬거야]


의식이 전부 다 끝나고, 다이치는 자신의 방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새벽녘, 잠에서 깨어 창가에 선 라비를 발견합니다.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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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날도 안 밝았어."


다정하고 부드러운 눈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난 다이치를 바라보는 라비.


"라비 너야말로. 잠이 안 와?"


"너무 일찍 일어나버렸어. 다시 한 번 더 잘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기지개를 켜 보이는 라비.


"아. 너 배고파서 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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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냐. 그리고 어젯밤엔 나 제대로 먹..."


그러다 문득 가벼운 기억혼란에 빠집니다.
어라, 먹었었나. 라면서.
의식에 관련된 기억 자체가 묶였거나, 지워진 모양입니다.


"아침에 먹어."


그렇게 말하며 라비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 다이치 옆에 털썩 눕습니다.


"..."


[오늘밤에도 기도하고 있네
모든 생명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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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 출발해."


"...아아."


다이치로서는 어렵게 꺼낸 말이었는데,
라비는 역시 그다지 반응이 없습니다.


어쩌면 정말로 라비는 별로 자신이 가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않는 게 아닌가하면서 조금 시무룩해진 다이치.


"...또 금방 만날 수 있어."


[이제 그 누구도 두 번 다시 눈물 흘리지 않고 모든 것이 끝나도록]


"...응!"


다이치, 라비의 그 말에 겨우 미소를 되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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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냥 미소만은 아니었던 듯,
몇 방울 떨어지고 만 눈물에 라비가 다이치에게 손을 뻗습니다.


"울지마, 바보.
너 돌아가면 중학생인지 뭔지가 된다면서."


"응."


하릴없는 라비의 핀잔에 긍정하면서
다이치, 다시 금방 웃습니다.


"...일년 뒤에, 어떤 식으로 변해있을까, 라비는?"


"너도 조금쯤은 키가 커지면 좋을 텐데."


이 시점에서는 아직 라비 쪽이 좀 더 크기 때문에
약간 놀리는 듯 그렇게 말합니다.


"반드시 따라잡아 주지."


"내가 얌전히 따라잡혀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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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하다못해 네가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거야. 이곳으로."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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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봐 두어야지.
내가 지켜낸 세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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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뒤에, 다음에 다시 이 눈으로 볼 수 있을 그 날까지
이 광경을 가슴에 새겨둘 수 있도록...


한순간이라도 잊어버리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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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동자에
확실히 새겨 두자-'


"건강하렴. 어딜 가던 열심히 하려무나, 다이치."


"다이치."


구리구리는 눈물이 글썽글썽합니다.

그야말로 토끼눈.

> <


"응. 편지 쓸게요. 할머니.
구리구리, 또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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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군..."


"가스도 수행 힘내."


"다이치군도 건강하게 지내세요."


다들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정작 라비는 묵묵히 뒤에서 씁쓸한 미소만 띠운 채로 팔짱끼고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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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 라비에게,
다이치가 먼저 달려가 답삭 그를 품에 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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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말라니까."


"안 울어."


눈꼬리에 살짝 맺힌 눈물은 열한 살이니 봐드립니다,
4년후 어리버리광공 예정 하루카 다이치군.


그렇게 말하곤 끌어안았던 팔을 풀어,
라비의 두 팔을 붙잡아 시선을 맞추고는-


"또 만나자,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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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딱 가버려. 바보."


짧은 시간이나마, 너무나 깊게 정이 든
가족같은 사람들을 뒤로 하고
다이치, 씩씩하게 마법진 안으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뒤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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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라비를 가장 좋아해...!"


[Gate를 빠져나가는 네가 뒤돌아보고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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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꿈이 이루어질 그 날까지
지켜보고 있을게
추억이라는 그림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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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chance to dream
저 눈부신 하늘을 잊지 않을거야
새로운 너를 만날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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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진에서 빠져나와 보니
사막 한가운데입니다.

이런 책임감 없는 제관들을 봤나;;


운 좋게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탄 다이치.


[그렇게나 네가 힘들게
도달할 수 있었던 해답이기에
나는 그 눈물의 소중함을 알 수 있어
마음이 아플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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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겨우 어머니와 재회하게 됩니다.


"미안...엄마..."


원작에서는 그다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연락두절로 되어 있었거든요.
그야, 제 5 에리어부터는 사실상 편지가 갔을 리가 없고
패키지 여행이었는데 거기서 벗어나 제맘대로 돌아다닌 거니
실종으로 되어 있었겠지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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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예요, 여보...
그대로 출장지에 계세요....
평범하게...저 아이를 맞아주고 싶어요.
변함없는 우리 집이라고..."


아마도 다이치의 아버지는 그 사이에 출장을 가셨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다이치를 찾았다 연락을 취하며
다이치의 어머니는 굳이 돌아오지 말라고 합니다.


호들갑 떨지 말고, 한 달 전 떠날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다이치를 맞아 주자고.


[Give a chance to dream
누구보다도 눈부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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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소도, 눈물 짓던 얼굴도
나는 잊지 않아...]


"...엄마."


택시비를 계산하고 짐을 챙기고 있는 어머니를
다이치가 부릅니다.


"나를 낳아줘서 고마워.
내 가장 큰 행운은
어머니 아들로 태어났다는 거야."


나를 낳아줘서 고마워요.
나를 이 운명의 별 아래서, 숙명으로 태어나게 해 줘서 고마워요.
달에서 이런 멋진 만남을 갖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웃을 수 있게 해 주어서
눈물을 흘리고 비명을 지를 수 있게 해 주어서
한껏 즐거워할 수 있게 해 주어서
괴로워하며 비통해 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어서.


라비를 만날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마워요.


고마워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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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 가장 큰 행복은
내가 낳은 아이가 너라는 것이겠구나."


"엄마! 왜 그래?"


다이치 자신의 말에 어머니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어머니에게로 총총 뛰어가는 다이치.


"울지 마. 내가 혹시 뭔가 안 좋은 소리 했어?"


"...으응, 그게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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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머리카락이 자랐구나.
그리고 조금 듬직해진 것 같아..."


'그게 아니란다, 다이치...
나는 그저 알아버리고 말았어.


내 작은 다이치가...
이제 더 이상 나만의 아들이 아니라는 걸


알아버렸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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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이 곳에 있을거야.
반짝임을 올려다보며


Give a chancd a dream
저 눈부신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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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을거야...
너라는 행복을.]


[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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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만날 수 없는 비극 속에서
너를 모르는 행복한 내가 있었지.


지금, 너와 만난 행복 속에서
너를 알고 있는 나의 비극을 음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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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십구억구천구백구십구의 우연과
백억분의 일의 필연이 겹쳐 우리들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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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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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 The last season -


FIN

 

 

 

 

 

 

 

 

+ 통권 직전의 뒷권 홍보로는 도무지 안 보이는 미묘한 두 페이지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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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자의 미덕조차 저버리고


망설이지 마라


두려워 마라


멈춰서지 마라


정의도 평화도, 안식도 필요없다


지금은 그저 누군가를 위해서


싸워라-


[NEXT PROGRAM]
진화론
- All season -

 

The next battlefield
THE EARTH

 

 

 

 

 

 

 

 

 

 

 

그러나 지구에서 싸우고 자시고 뭐 없는데요?

적어도 저 이미지처럼 피터지는 건.

그야 라비랑 다이치 좀 알콩달콩하게 말다툼 하는 거 정도?

ㅋㅋ

 

이 누님들 광고 때리고 뒷편은 어쩌시려고 이러냐긔연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어차피 깬 김에 깨는 소리 하나 더.


백억에서 구십구억구천구백구십구를 빼면
일이 아니라 구천구백구십구만일입니다.(...)


10,000,000,000 - 9,900,009,999 = 99,990,001.


구천구백구십구만은 어디 갔을까요...


저 문구, 찰스다윈 시리즈 맨 첫머리에 나왔던 겁니다.
결국 마지막에 한 번 더 반복되는군요.
ㅜㅜ

 

 

 

 

 

 

하여튼, 이렇게 해서 길고 길었던 7권짜리 찰스다윈

(중간에 내용이 이어지는 아인슈타인과 세익스피어를 더하면 10권) 시리즈의 리뷰를 마쳤습니다.

ㅜㅜ

 

지금은 감개무량하다기보다 사실 약간 허탈하달까요.

뭐, 끝이 끝이 아니니까요.

 

앞으로도 권수로는 9권 남았습니다.

상업지모냥 두꺼운 게 2 권, 동인지치곤 좀 두꺼운 게 또 2 권,

나머지 5 권은 일반 동인지 두께지만요.

 

[15의 여름](*가가린 2권 내용중 포함)

[갈릴레오 갈릴레이 1-4 재록본](*이후 통칭 가리가리)

[갈릴레오 갈릴레이 5]

[갈릴레오 갈릴레이 6]

[갈릴레오 갈릴레이 7]

[생떽쥐페리]

[유클리드]

[아인슈타니움]

[호킹]

 

[15의 여름]과 [가리가리 1~7]은 15세의 이야기고

생떽쥐페리와 유클리드는 16세 버젼 이야기,

[아인슈타니움]에서는 정확한 연령이 나오지 않지만 추정 18 ~ 20세.

[호킹] 이 아마 가장 많이 자란 버젼일 거예요.

회상 장면에서 아인슈타니움의 장면이 슬쩍 나오니까.

 

여튼 대략 (추정) 20대 초반까지의 이야기들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6세 버젼의 [유클리드] 가 하루빨리 포스팅하고 싶어 죽겠습니다.

ㅜㅜ

 

또 말 많군요.

부지런하게 이후에도 포스팅이 이어져야 할 텐데...

;ㅁ;

 

여튼, 이만 접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감상 되셨기를 바라며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

 

 

 

오늘은 양이 좀 많았습니다.
잡설도 많고...
곧장 들어가겠습니다.

 

 

 

 

 

 

 

 

당장 리뷰 첫페이지부터
왕자님 얼굴에 먹칠이 좀 격하긴 하지만
어두운 내용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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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봐' 버렸어.]


"...어둠 속에서 꿈틀대는 것들이...
얼어붙은 땅속 깊은 곳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것들이...
그것들은 이 모든 것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단 한 번도 충족된 적 없이...쭉...
눈부시고...따스한 존재에 굶주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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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울 정도로...메말라 있어."


[불꽃의 사법관]


[빛에 가장 가까운 마동전사]


[하루카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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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는 그것들이 원하는 모든 것의 결정(結晶)과도 같은 존재야.
녀석들은 쉬임없이 다이치를 주시하고 있어.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숨죽이고 조심스럽게...
틈을 노리고 있어.


절대적인 빛.
빛나는 태양빛이
아주 조금이라도 그늘을 보이면, 눈깜짝할 사이에 파고들어 오겠지...


녀석들은 그 때만을 기다리고 있어.
그래, 태양에 아주 조그만 흑점이 생기는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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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이 내게 보여준 광경.
그게 아인의 과거의 모습인지
그렇지 않으면 다이치의 미래의 모습인지 잘 모르겠어."


[죽...여...주겠어...]


"하지만 나는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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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수억의 무수한 어둠.
이빨을 드러낸 무한한 마.
녀석들이 태고적부터 굶주려 있던 것...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려고 앞을 다투는 무리들..."


[...갖고 싶다...]
[...갖고 싶어...]
[뜨거운 것...]
[빛을...]
[따뜻한 것을..]
[갖고 싶다...]
[갖고 싶어!]


"거기에서 꿈틀대는 야수가
앗 하는 사이에 다이치를 갈기갈기 찢어서
...남김없이 먹어치우고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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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이치는 두 번 다시
녀석들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돼.
아니...그렇게 되면, 그건 더 이상 다이치가 아냐.
모든 것을 다 빼앗아 탐식당한 뒤에 남는 것은...
모든 것을 압도할 강대한 파괴력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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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마왕."


스스로 원해서 소년에게 짐지워진 암흑은,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거대한 것이었기에-
그것이 방향성을 잘못 틀었을 때의 파장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것일 테지요.


다이치가 더 이상 다이치가 아니게 되는 수준의 문제를 넘어
이 세계가 끝이 나게 되겠지요.
이 문맥으로 보아선 모든 빛을, 암흑의 마왕이 파괴할 테니.
과거, 아델라이드를 잃고 미친 아인이 그랬던 것처럼.
아니, 분명 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더욱 크고 강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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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당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
그리고 나는 그 기회를 제공할 그 녀석의 흑점이야."


실제로, 다이치는 '인페르노의 문'을 받아들이기 이전,
라비를 계기로 잠시 암흑에 휘말릴 뻔 했었지요.(*셰익스피어 리뷰 참조)
다이치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아마 언제라도 라비일테니.


"...그러니 새삼스럽지만 사실 이건 내 의무이기도 하잖아?"


"아니..아니!"


사유리가 강력하게 반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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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너까지 물의 사법관의 주박에 사로잡힐 필요가 있니?!
너를 그 숙업 아래 낳은 것은 나...
그리고 책임이라면 내게도 있어!
다이치가 '인페르노의 문'을 받아들인 이 싸움을 이끈 것은 다름아닌 내 아버지니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어머니의 입장으로 외치는 사유리에게
브이 이마크 또한 동의합니다.


"그래, 라비...우리들에게도 또한 책임이 있다.
분명 숙명의 별을 가진 아이로서 태어난 것은 너희들이지만
너희들을 싸움에 끌어들인 것은 바로 우리들...
우리들이 너희들을 찾지 않았다면, 어쩌면..."


거기까지 말하는 브이 이마크의 말을, 브이 메이가 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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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구할 수 있다고...생각하느냐?"


연출에 의해 장면이 시간적으로 약간 엉클어져 있습니다.
다이치가 '돌아가기 싫어' 라고 한 장면,
그러니까 라비가 '넌 돌아가는 거야' 라고 선언하며
동시에 다이치가 라비 품에서 쓰러진 장면.


그 장면은, 이 대화 이후의 것입니다.


기절한 다이치를 씁쓸한 미소로 끌어안고 있는 라비.
그리고 사람들이 다가옵니다.


"세상 그 누구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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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구한다는 건 불가능해.
구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지 나는 알고 있어.
...하지만, 구하고 싶다는 마음에 거짓은 없어.
...그것을 가르쳐준 것은 바로 다이치야."


"그만두렴...!
그렇다고 해서 왜 네가 그렇게까지..."


끝까지 자신의 자식을 말리려는 사유리에게
라비를 자신의 진심을 숨김없이 털어놓습니다.


"왜냐고?!
간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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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내 모든 것이니까!"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보여준 라비의 비틀림, 어긋남...
그것은 전부 한 번도 사람을 믿어보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한 인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본능과도 같은 방어였던 겁니다.

그리고 다이치라는 '인간'에게서 '인간'으로서 사랑받게 된 지금의 라비에게는
삶의 지침이 매겨진 겁니다.


"나는...쭉 혼자였어.
부모 같은 건 몰라. 출생 따윈 생각해 본 적도 없어.
세상은 내게 있어 쓰레기 더미의 산일 뿐이었고,
다른 사람은 겉모습만 그럴싸하게 장식한 지저분한 나무인형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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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고, 그늘에 숨어 아무것도 믿지 않고...
나 자신조차도 혐오의 대상이었어.
모든 것을 거절해야만 살 수 있었어...!"


아픔 없는 과거는 없다 하지만,
라비가 말하는 과거는, 사실 라비의 전부이기도 했습니다.
다이치를 만나기 전까지 라비를 가닥 채워왔던 것.


"...우욱"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을 자식을 버렸다고 생각해왔던 사유리는
라비의 그 말에 억눌렀던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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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게는 한 번 만져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모든 것을
당연하다는 듯 가지고 있는 그 녀석이...
너무 미웠어. 내가 얼마나 비참한지 깨닫게 되고 마니까."


세상은 이렇게나 어둡고, 차갑고, 쓸쓸하고 괴로운데...
어째서 너는 웃고 있는 걸까.
세상은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미소가
하루카 다이치와 라비라는 인간이 얼마나 다른지를 깨닫게끔 한다.


같은 열한 살인데,
같은 마동전사인데...
대체 이 차이는 뭐지?!
왜 나는 갖지 못한 것을 이 녀석은 당연스레 갖고 있지?!

 

"닥치는대로 공격했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상처입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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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그래도 그 녀석은 끈질기게...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어.
처음에는 안 믿었어.
믿을까보냐, 라고도 생각했었어."


[도와줄 테니까 이쪽으로 와]


"쓸데없이 커다란 그 눈이
필사적으로 내게 말하고 있는 것을..."


[네가 필요해]


"아무리 상처입혀도...
내게 뻗어주는 손..."


[너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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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라비...!]


[이제 그 누구도 네게 상처입히지 못하게 할 거야]


[아무도 네 상처를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야]


[라비...내가 지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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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지켜 줄게]


이미 충분히 세상의 더러운 면을 보고 괴로움을 당해 나(라비)는
충분히 더럽혀질대로 더러워져서 너덜너덜한데.


그럼에도 너는 이런 나를 지켜주겠다고 하는 걸까.
상처투성이라, 작은 생채기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여기게 된 무딘 나를...
너는 감싸겠다고 하는 걸까.


그 햇살같은 미소로, 흔들림 없이 너는,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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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믿어버렸더니 이젠 스스로도 억누를 수가 없었어.
처음으로 지각했어.
얼마나 내가 굶주려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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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라비를 좋아해]


조금의 거짓도 없이 다가오는 호의. 진심.


너를 좋아하니까 너를 위해 뭐든지 해 주고 싶어.
너를 좋아하니까 네가 괴롭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어.
너를 좋아하니까 네가 홀로 눈물 흘리지 않도록 감싸안고 싶어.


너를 좋아하니까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


너를 좋아하니까.


"...이제 나는 그 녀석과 만나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어.
다시 홀로 그 어두운 폐허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리가 없어..."


한 번 맛본 애정의 따스함.
자신이 있어도 되는 '자리'를 만들어준 다이치.


이전에는 분명 그런 것 없이도 잘 살아 왔지만
그 온기를 알아버린 지금,
다이치를 다시 라비 자신에게서 빼앗고
그가 없던 세계에서 살아가라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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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지도 않아...!"


저는, 여기에서 라비와 다이치의 차이가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하고 생각하는 마음은 눈물겨운 것이지만-


다이치가 라비를 생각하는 마음이,
순수하게 라비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라 한다면
라비가 다이치를 생각하는 마음은
라비 자신을 지탱하기 위한 것도 포함되어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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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나를 좋아한다고 하는 목소리,
내게 내미는 손...
그것이


이 세상에서 나를 구성하는 '전부'가 되어버렸어!"


다이치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너를 위해 그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어.
너를 지키기 위해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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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어.
내가 하려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짓인지를.
나는 앞으로 라비루나를...아니, 전세계를 걸고
녀석을 지켜야만 하겠지.


아아, 지키고 말고...!"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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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이 나를 필요하다고 해.
그것만으로도..."


[...라비]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행복으로 전신이 찢겨나갈 것만 같아."


[이리 와]


"녀석이 변함없이 웃을 수 있다면
내 몸이건, 혼이건 주지!"


[라비]


"그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설령 이 몸이 한 줌의 재가 되더라도,
네가 해바라기처럼 태양빛 아래서 웃을 수 있다면-


억겁의 화염에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내 몸과 혼이 타오른다 하더라도
나는 웃을 수 있을 거야.
나는 만족할 수 있을 거야.


네가 사라진 세계에서 나 홀로 살아간다는 건 있을 수 없어.
네가 없어진 세계는, 그 순간 내게도 끝이야.
그 뒤라는 건 없어.


'네'가 없는 '나'는 없으니까.
하루카 다이치가, 라비의 전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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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싸우겠어...!"


"...괴로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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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군.
이미 각오는 되어있는 모양이로구나."


"메이...!"


"전시대의 사람들과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야...
이런 작은 아이들에게 모든 짐을 지울 셈이야?"


라비의 피를 토하는 듯한 진심의 외침에,
드디어 브이 메이도 라비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할머님..."


"우리들도 손을 써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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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꿀 전투를-"


"...덕분에 살았어, 할멈.
나로서도 당신들과 부딪치는 건 역시 좀 힘들다고 생각했으니까."


"나...나는...납득하지 못하겠어요.
마리우스에게 이런 짓을..."


역시 어머니된 마음인지라, 사유리는 반대를 들고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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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부탁이야. 사유리상.
미안하지만 나 인간이 덜 됐어.
이 나이에 남자하고 붙어먹는 것만 봐도 뻔하잖아...
...나로 하여금 당신을 증오하지 않도록 해 줘."


그러나 사유리의 극렬한 반응과는 비교되게도,
라비의 말은 마냥 잔잔하지만 합니다.


"마리우스..."


그리고 자신의 뜻을 쉬이 받아들여주지 않는 어머니에게
최후의 통보를 내립니다.


"그럼, 거래를 하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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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걸 받아들여 준다면,
그 대신 나는 당신을 용서할게."


"라비군...! 무슨 소릴...!"


가스가 라비가 한 말의 잔인한 무게에 한 마디 하려 하나
이미 사유리와 라비는 말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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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저 모든 대화가 끝난 뒤에
지난 리뷰의 장면이 이어지는 거죠.


라비에게 끌어안긴 다이치는 기절한 상태로,
제관들의 손에 의해 의식의 장소로 이동합니다.


"...라비군..."


그리고 좀 전에 다이치와 함께 있을 때 보였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라비의 표정은 한껏 어둡습니다.


"이건 배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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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의 그 냉정한 한 마디에 가스는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아닙니다. 이건 다이치군을 지키기 위해서예요."


"아니...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이건 녀석에 대한 배신이야.
그걸 절대로 잊어선 안 돼."


다이치는, 자기 스스로 '인페르노의 문'을 자신의 안에 받아들여 가두었습니다.
태양왕에게 선언한 대로, 그것은 자기가 그 '어둠' 을 이겨내겠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그건 애당초 인간이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겁니다.


분명 언젠가는 끝이 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로서 다이치가 무너지는 순간...
이 세계는 끝을 맞이할 겁니다.


그렇다 해도, 다이치는 그것을 자신이 수용하겠느라고 한 거지요.
설령, 그로 인해 자기 스스로를 빛의 탑에 가두는 결과를 빚더라도...
이건 제 생각이지만, 아마도 다이치가 거기까지는 생각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라비는, 언젠가 깨어질 그릇인 다이치를 지탱하기 위해
다이치의 '어둠'을, 은밀하게 공유하기로 한 겁니다.
정작 장본인인 다이치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고.

다이치 역시도 자신이 받아들인 '어둠' 으로 인해
라비까지 함께 괴로움에 발버둥치게 된다는 것을 알면
필시 이 의식을 거부하겠지요.

다이치가 거부할 의식을, 끝이 보이는 미래를 피하기 위해...
다이치가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라비는 결단을 내린 겁니다.


자신이, 다이치를 배신하고 멋대로 그 어둠을 함께 짊어지겠노라고.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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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진이 그려진, 의식의 방에서 눈을 뜬 다이치.

 

 

갑작스레 수많은 손들이 자신에게 뻗어 오자
다이치는 자연스럽게 위협을 느끼고 표정을 굳힙니다.


"뭐...그만둬! 뭐...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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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그러나 그 무리 앞에는 브이 메이들이 서 있었고,
다이치는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할머니...! 도와줘요, 할머니!!"


그러나 브이 메이는 굳은 얼굴로 미동 한 번 없고.


"뭐야, 이거...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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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해 주렴, 다이치...미안하다...]


"할머니...!"


현재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다이치는
브이 메이를 계속 외쳐 부르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라비..."


눈에 눈물이 고여서, 눈 앞에 나타난 라비의 이름도 불러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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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라비조차도, 다이치를 그 순간 구해내 주지는 않았습니다.


이윽고 다이치는 기절을 했고,
옷이 벗겨져 붕대같은 천으로 일부의 피부를 가린 채
의식의 원 안으로 옮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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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든 다이치의 몸에서, 무언가가 피어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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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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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이 다이치 내부에 숨어 있는 그림자.
광기가 구현화한 것.
저것은 이제부터 더욱...더욱 거대해져 갈 거야...
저 아이의 등을 훌쩍 넘어...


언젠가 저 아이가 그것을 억누르지 못할 날이 오면...

 

그 때에는 모든 것이...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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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저 거대한 어둠을, 할 수 있는 한 [목소리]를 차단하는 것.
그리함으로써 저것의 성장을 조금이라도 늦츨 수 있을 게다.
외부와 단절하기 위해서
원래대로라면 빛의 탑에 봉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그래선 다이치군이 한 일이...
스스로 '인페르노의 문', '암흑'을 자신의 내부에 받아들인
그 의미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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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군은...흙 따위로 만들어진 인형과는 다릅니다.
그에게는 스스로 저것과 싸워, 억누를 수 있는 힘이 있어요...!
다이치군의...인간으로서의 마음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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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저것은...!"


무언가 스멀스멀, 불길한 것이 바닥에서 솟아나
무방비한 다이치에게로 다가가는 것을 보고 기겁한 가스가
급히 바람을 불러일으켜 그것들을 막으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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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할머님, 다이치군이...!"


"걱정 말거라.
저것은 마성이 발하는 음기에 현혹되어 이끌려온
별 것 아닌 이매망량들.
저렇게 접근한다 해도, 마성의 압도적인 열에 불타버릴 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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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들...스스로의 몸이 불타오를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마성이란다.
저것은 그들 나름의 경의를 표하는 방법인거지.
하지만...이제부터 펼칠 결계가
그것들이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들 테지."


"문제는 조디악을 맴도는 태양의 시기...
가장 위험한 때가 있다는 것."


"라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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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다이치의 고향에서는 겨울 무렵...
가장 태양의 힘이 약해지고 밤의 어둠이 깊어질 시기-
주술의 지배력도 약해진다...
야누스의 달에 다이치는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지겠지...


그 때 저것은 미소지으며 다이치를 갈갈이 찢으려 들겠지...
라비는...
그 때를 위해, 다이치와 의식을 동조시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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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
본인조차도 알지 못하는 심연속에서
그들은 하나가 된다...
거리도 시간도 전혀 의미가 없어."


"마리우스는...
다이치 대신 [목소리]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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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의 절망의 [목소리].
...사람의 마암의 어둠...
그들 신상의 대리가 된 다이치를 괴롭힐 [목소리].
마리우스는 그 방패가 됩니다."


"겨울에는...힘을 증폭시킨 저것을 라비가 가라앉힐거야.
다이치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라비의 의식 속에서 마성은 봉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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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괴로운 광경이로고..."


"저 아이가 원한 일...내게는 막을 자격이 없어..."


"이제부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긴 시간...
조용히 그저 견디고 견뎌야만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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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는 마(魔)에게 사랑받는 물의 사법관...
지금은 '인페르노의 문'이 된 다이치와는
사실 떨어뜨려 놔야 한다만...


곁에 있으면 두 사람의 힘은 공명해버리고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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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로서 이젠 더 이상 떼어놓을 수도 없게 된다...
태양이 조디악을 순환하는 어딘가...
가장 빛의 지배력이 약해질 때,
두 사람은 찰나의 순간 서로의 끈을 확인할 수 있겠지...
사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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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시키는 겁니까?
마성은...라비군의 힘으로."


"...마성인가..."


"하지만 저.것.도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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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인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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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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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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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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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건드리게 하지 않겠어...]


나조차도.


그 누구도, 너를 건드려 상처입히게 하지 않을거야.
너는 오로지 너 자신으로서만, 빛의 마동전사 하루카 다이치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나는 너의 빛을 그대로 머무르게 하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다 걸 거야.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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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든 것을 걸고서]


가족보다도, 동료보다도, 이 땅보다도, 너의 지구보다도...


모든 우주보다도.


너만을, 내가.


[지키겠어-]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중간중간, 제 할 말을 다 끼워넣어둔지라
사실 뒤에 덧붙일 소리가 별로 없네요.


앞으로 이제 남은 찰스다윈 4권의 리뷰는 한 번.
내용은 애니를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쉬이 짐작할 수 있는 부분.


그러나 그림발이라는 게 있으므로 또 느낌은 조금 다릅니다.

라비와 다이치의 인사 장면도 그렇거니와...
> <

 

 

 


그나저나...위에서 제가 적기를
라비가 다이치를 바라는 마음이,
메마른 스펀지가 더욱 물을 잘 흡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처음으로 '닿은' 다이치를 절대, 유일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했지요.


어쩌면 순수하게 마냥 라비 자체만을 좋아하는 다이치에 비해
라비의 동기는 조금 불순할지도 모릅니다. 이기적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자기자신'의 존재마저 걸어
엄연히 다른 육체와 다른 정신을 가진 '타인'인 하루카 다이치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라비의 사랑은...애절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라비가 다이치를 바라는 마음은
그 자신조차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고 강한 것이기에
이 책을 읽는 저희들은 라비가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네가 없으면 나는 죽어.' 라는 소리는
사실 비현실적이고, 현실의 연애 관계에서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비웃어주겠지만-
(실제로 따라죽거나 한다면 더욱 크게.)


현실감을 저버린 매체에서, 저는 이런 비현실적인 그들의 사랑에
동경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할 말 위에서 다 했다더니 잡설이 길군요.
이만 접겠습니다.


그럼, 마지막 리뷰도 착착 진행할 수 있도록...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


쟈하라독시드!

 

 

:

 

 

 

어제에 이어지는 찰스다윈 4권의 두 번째 리뷰입니다.
훗, 역시 사람은 계기가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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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중반의 아동에게는

말이 아니라 발로 한다!

 

곧바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리뷰는 왕자님도 골고루 나오셔서
리뷰하면서도 참 즐거웠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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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대지에서, 물의 마동력을 빌어 수원(水源)으로부터 물을 끌어올리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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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듯, 앉아서 휴식을 취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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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갑자기 동물들과 푸른 초목이 튀어나오는 건 만화니까.(...)
한숨 돌리고 앉아있는 라비에게, 아쿠아비트가 말을 걸어옵니다.


[...몸도 마동력도 완전히 회복한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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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좀 우등생이거든."


그 건방진 대답에 아쿠아비트는 피식하고 웃을 뿐입니다.
한편, 라비는 말을 잇습니다.


"마침 잘 됐어.
당신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거든.
과거의 대전투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불꽃과 바람의 마동전사의 혼은 정화되지 않은 채로
지금도 방황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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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잔인한 이야기지."


[라비...]


라비가 할 말을 눈치챈 듯, 아쿠아비트의 눈이 가라앉습니다.


"하지만...신경쓰이는 것이 하나 있어.
그들과 마찬가지로 방황하고 있을 물의 마동전사의 존재가...
아무데서도 느껴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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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레이...그리고 아델라이드의 혼은...
어디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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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의심하는 건가?]


잔잔하게 그리 묻는 아쿠아비트.
그러나 라비 역시도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아쿠아비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아니야...]


"그럼 대체..."


[언젠가 너도 알게 될 거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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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기도하는것 뿐]


"기다려! 아쿠아비트!"


그렇게 아쿠아비트는 뜻 모를, 그러나 불길한 소리를 남겨두고 사라집니다.


정화되지 못하고 계속 방황하는 카구야와 아인의 혼.
그리고 역시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아슈레이와 아델라이드의 혼.


아마도, 바람의 마동전사들 역시도...
어딘가에 '속박'되어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어디에서도 그 해답을 얻을 길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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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건에 들어간 마을 한가운데에서 일을 돕고 있던 가스와 구리구리.
그랑죠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멀리까지 나갔던 다이치가
그 대화를 마치고 돌아와 그들과 마주칩니다.


"얏호-♡"


"다이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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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가스. 라비 어디갔어?:


"에, 그러니까..."


"조금 전에 어머님과 함께 있는 걸 봤는데...
급한 용건인가요?"


"당연하지!"
일초라도 더 라비와 있어야 한단 말이야.
시간이 아까워!"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탈 것(동물)을 재촉해
라비를 찾으러 가는 다이치의 뒷모습을 보며
가스 역시도 이제껏 잊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립니다.


"...아아.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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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냐 구리?"


"다이치군...이제 돌아가야 하니까요."


"돌아가? 다이치, 어디로 돌아가 구리?"


"지구입니다. 학교도 가야 할 거고...부모님도 걱정하고 계실테죠..."


이제 정말로, 본편의 끝이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고락을 함께하는 생활의 종장이.


한편, 가스의 제보에 의해 라비를 찾으러 간 다이치는
사유리에게로 곧장 향했습니다.


"라비 어머니...!"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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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사유리의 모습을 보자 얼굴을 붉히는 다이치.


"에...그러니까, 저기..."


'이 사람, 진짜 다크나이트였던 사람 맞나?'


어물어물하고 있는 다이치에게, 사유리 쪽에서 먼저 말을 꺼냅니다.


"너에게 아직 인사를 하지 않았구나."


"에?"


"...마리우스 말이야. 나와 헤어지고 나서
그 아이에게는 굉장한 시련이 닥쳤을 테지.
훌륭하게...스스로 숙명을 받아들여 여기까지 와 주었지.
아마도 그건...네 덕일거야."


이 시점에서 사유리는 다이치와 라비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아마도 두 사람이 단순히 사이가 좋은 동료 이상의 관계라는 것을,
어머니로서 사유리는 깨닫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러나 정작 감사 인사를 받는 다이치는 말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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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못 했으니까...
그 아이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그렇게 내 품에서 떼어놓는 것 이외엔 방법이 없었어."


슬픈 표정으로 그렇게 사유리가 말하는 것을 듣고 있던 다이치는
조금 화가 난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사유리상. 품에서 떼어놔선 안 되는 거였어요."


그 말에 사유리가 놀란 표정으로 다이치를 바라봅니다.


"부모가 된 이상은, 자기 아이가 독립할 때까지
설령 어떤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운명을 할께할 의무가 있는 거예요.
이건 저희 아버지 말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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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라도 부모로서의 입장을 포기한다면
두 번 다시 부모가 되어선 안 된다고."


거기까지 술술 말하던 다이치, 뒤늦게사 아차.


"죄송합니다. 건방지게 이런 소릴...!"


얼굴이 새빨개져서 급히 고개를 숙이고는
쌩하니 왔던 길로 돌아가는 다이치.


하지만, 그 소란의 여운에 젖어 사유리는 옅은 미소를 띄고 있었습니다.


"...그 말이 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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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아버지와 같은 일을 반복해버린 거니까..."


자신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어린 딸을 버려두고
긴귀부족에의, 성지 루나에의, 달에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친 아그라만트(브이 라마스).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막기 위해 라비를 버려두고 나선 다크나이트(사유리).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탓에 제대로 다뤄지진 않았지만
사실 사유리는 라비에게 어머니로서 받아들여지기에는 그 당시 허물이 많았습니다.
라비로서는 사유리를 원망하고 미워해도 사실 당연한 것이었달까요.


정작 그런 소리를 한 다이치는 계단을 내려오며 시무룩해 있었습니다.


'...쳇. 뭐야. 이래서야 나는 친절한 우편 배달부, 아니면 택배 배달부잖아."


2컷의 이미지컷으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버젼은 무려 찰스다윈 2권에서 등장했던 양과 늑대로.


'날 것' 딱지가 붙은 양 라비를 엄마 양에게 데려다 준 늑대 다이치.
수고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땡인 거죠.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던 다이치, 퍼뜩 깨닫습니다.


"...이거, 혹시 나 지금 질투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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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라비에게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나 같은 거한테도 마음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피가 이어진 어머니가 있어
그러니 나는...]


"...우와, 엄청 볼품없어....
그런가...이거였구나.
계속 스멀스멀 화가 치밀어 오르던 원인이."


외로워하던 라비에게, 의지할 가족이 생겼다는 사실을
순수하게 기뻐해줘야 마땅하겠지만
라비에게 가장 크게 자리매김하고 싶었던, 유일하고 싶었던 다이치로서는
그게 생각대로 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대로 계단에 주저앉아 자기혐오에 빠진 다이치.


...얘, 11살이잖니.

괜찮아 괜찮아;
...랄까, 가족에게 빼앗긴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네 연령대 1.5배 이상 넘었거든;
훌륭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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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 슬픔에 잠긴 사람을 도리어 원망했던 거야.
그렇지만...]


계단에 주저앉아 그런 생각에 잠겼던 것도 잠시.
다이치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오는가 싶더니-


[그렇지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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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상.
당신에게 마리우스는 돌려드릴게요.
하지만 라비는....]


힘차게 달려나가 손을 뻗는가 하더니-

[라비는...못 드려요!]


"라비-♡"


뒤에서 와락 끌어안는 바람에 사이좋게 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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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뒤에서 튀어나온 다이치에게 떠밀려
바닥에 넘어진 라비는 열받은 표정으로 뒤돌아 봅니다.


"뭐...뭐하는거야, 너 이 자식?!
위험하잖아! 이 바보 자식아-!"


아니나 다를까 좀 앙탈.


"에헤헤♡"


천데렐라인들 이 미소에 따라갈까요.
좋댑니다.


"기분 나쁜 녀석. 얻어맞고선 뭐가 좋다고 히죽거려."


자기가 걷어찬 상대가 좋다고 히죽거리고 있으면 확실히 기분 묘하겠지요.


"어떡해, 라비. 내 얘기 좀 들어 봐."


"뭐가?! 빨리 비켜,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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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상에게 시비 걸어버렸어."


너무 엉뚱한 이야기라 라비도 순간 당황합니다.


"뭐라고?!"


"미안- 네가 말 좀 해 줘!"


"내가 알 게 뭐야! 내 바빠."


"앗, 잠, 잠깐만 라비.
어디 가는거야? 할 이야기가 더 있단 말이야."


"난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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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섭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다이치.
그리고 그런 다이치에게 표정이 보이진 않았지만
살짝 뺨을 붉히고 있는 라비.


".........."


"...라비, 나...
나 돌아가야 한단 말이야!"


등 뒤에서 다이치가 남긴 말이,
마치 마법처럼, 주문처럼...
라비의 내부에서 메아리칩니다.


[- 돌아가야 한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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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그렇게 생각하며 라비가 향한 곳은
어쩐지 비밀스런 느낌이 드는 방이었습니다.


"모두들 모이셔서 제가 딱 맞춰 온 모양이군요."


그리고 라비의 등장에,
아마도 그 방에 있던 사람들은 전원 놀람을 금치 못했을 겁니다.


"...슬슬 들려주실까.
당신들이 뭘 꾸미고 있는지를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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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뜻밖에도 그 방에 있던 인물들은
그들의 적이나 첩자가 아닌, 다름아닌 사유리와 브이 메이들이었습니다.


"...마리우스..."


"할머니...다이치를 지구로 돌려보낼 마음 따윈 없는거지?
다이치를 대체 어떻게 할 셈이야?"


"라비..."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려는 브이 메이의 앞을, 브이 이마크가 가로막고 나섭니다.


"[인페르노의 문]을 내포한 '사동상을 대신할 그릇'이 된 다이치를
이대로 아무 조치 없이 방치할 수는 없다...
이해해다오,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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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권에서 사동상과의 마지막 전투 씬에서,
[인페르노의 문]을 내포한 사동상을 없애서는 안 된다는 태양왕의 말에
다이치는 [대신할 것]이 [여기]에 있다며 망설임없이 사동상을 깨부숩니다.


그 [여기]라 함이, 바로 [다이치] 자신이었던 겁니다.
이로서 다이치는 단순한 마동전사인 것만이 아니라,
그 안에 거대한 [인페르노의 문]까지 내포하게 된 거죠.


"그래서?
봉인으로 칭칭 감아서 빛의 탑에 영원히 감금하시겠다?"


라비의 말에, 세 사람은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정곡이야...?
나는...샤먼의 판도라의 샘에서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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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제관들이 하는 짓거리는 언제나 똑같아.
그거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는거야...?
...그런 거, 절대로 용서치 않아!"


다이치를 구속하려든다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라비에게,
이번에는 사유리가 말합니다.


"...아무리 마동전사라 해도 미숙한 너 혼자서
우리 세 명을 상대로는 무릴거다.
바보같은 짓 그만두렴, 마리우스."


차가운 얼굴로 그렇게 말하며 주문을 외는 사유리.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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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 하나가 아니라 둘입니다."


"가스."


"저도 그런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어디선지 모르게 가스도 등장해,
제관들이 하는 짓을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합니다.
다이치와 라비 두 사람을 생명을 다해 지키겠다 맹세한 가스가.


그는, 진심으로 온 몸을 던져 두 사람을 평생 지키겠지요.
지금 이 순간처럼.


"할머님...
저를 실망시키지 말아 주세요.."


라비가 강하게 힘으로 몰아붙이려 했다면,
가스는 예의 그 강직함으로 세 사람을 설득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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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도...좋아서 그 아이에게 그런 짓을 하려는 게 아니다!
하지만...다른 방법이...!"


"있어."


"라비군..."


"있잖아. 오로지 단 한 가지 다른 방법이."


무언가를 결심한 듯 매서운 라비의 눈초리가,
그 방법이 심상찮은 것이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리고 역시 그 추측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듯
브이 메이가 손을 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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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하는 소리냐?
라비...그게 어떤 것인지 알고 말하는게야?"


그리고 그 말에 이어 사유리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라비를 바라봅니다.


"...어째서...그렇게까지..."


왜 다이치를 위해 그렇게까지 하느냐, 라는 사유리의 말에
라비는 고개를 살며시 숙인 채로 웃어 보입니다.

 

그리고 다시 장면은 바뀌어,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씬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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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좀 제대로 먹어.
여관 누님들이 걱정하잖아.
겨우 제대로 된 걸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굉장한 건지
너 아직도 모르는거냐?"


걱정해주는가 싶었는데 결국은 타박입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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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그런 점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리광쟁이 도련님이시구만."


"...나도 알아.
이제와서 뭘. 모두들 잘 시간도 아껴서 복구작업에 열중하고 있는데
나만 팔자좋게 지낼 순 없잖아.


"오. 드디어 입을 여셨군.
그래봤자 네가 할 줄 아는 거라곤 도면 그리는 거 정도밖에 없잖아.
먹지 않으면 머리까지 피가 안 돌아."


"네네, 잘 알겠습니다. 육체노동에 맞지 않는 저는
잘 자고 잘 먹고 힘내서 머리를 풀 가동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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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때까지 남은 며칠간 있는 힘을 다하지요."


"그런거지."


분명 다이치가 '돌아간다' 라는 말을 입에 담았음에도,
라비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태평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 태도에 조금 빈정이 상한 듯, 다이치는 말을 돌립니다.
일부러 심술을 섞어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어머니하고는 이야기했어?"


"아!"


"이야기 좀 잘 해 줬어?"


라비, 잠시 생각해보는 시늉을 하더니-


"음- 아니, 도리어 불에다 기름을 부었달까?"


"에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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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지. 그리고 나 전사인걸.
서로 차곡차곡 이야기해보자던가 하는 거 나한테 안 맞아."


"...세계를 뒤흔든 전투가 바로 어제 일인데
오늘은 가정내 전쟁이라니...말도 안 된다고."


그 말에 라비가 신나게 웃기 시작합니다.
평화로워서 좋네! 라고 염장을 지르며.


"웃을 일이 아니잖아. 아, 진짜-"


하지만 라비는 좀 더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별로, 상관없잖아. 상관없으니까."


사유리와 라비 자신은 별로 상관없다고.


"태평하구나, 라비는...진짜 뭘 모른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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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부모같은 건 없다고 여기고 살아왔어.
그게 갑자기 가족이라느니 뭐라느니 해도 와 닿질 않는다고."


"...라비..."


"너와 네 어머니같은 사이는 못 된다는 거야.
나는 나, 그 사람은 그 사람. 난 나 좋을대로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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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그래?"


"...잠깐 자기혐오에 빠져 있어.
...그래도 별로 안 좋아, 그거.
하다못해 어머니라고 불러드린다던가..."


"아아 그런거라면 얼마든지 불러주지.
그저 말 한 마디일 뿐인데.
오케이, 오케이- 나 경력있는 거짓말쟁이고 말이지.
그 정도야 간단하다고."


"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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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지."


"거짓말 투성이로 범벅이 된 관계를 쌓는 것보다는
하다못해 솔직하게 있어주자는 거지.
그 쪽이 서로를 위한 거라고 생각해...
...인데, 어이. 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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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와의 관계에 대한 라비의 생각을 다 듣고 나자,
라비에게 어리광을 피우듯 폭 안겨버리는 다이치에게
라비가 당황스럽다는 듯 뭐냐고 합니다.


"...너무 어려워, 너는..."


[사실은 가장 상처받았으면서...
그리고 그만큼 누구보다도 다정하면서]


"상관없지만."


"...무거워."


"라비..이제 말 돌리지 마.
나, 너한테 확 말해버릴거니까."


금구처럼, 무겁게 서로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으면서도
쉬이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던 한 마디.
다이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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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마.
네가 무슨 이야기를 할 지 알고 있어."


"이제...아무데도..."


"하지 말라니까."


[-가고 싶지 않아...]


돌아가야 하는 다이치.
돌아가고 싶지 않은 다이치.
돌려보내야 하는 라비.
...아마도...돌려보내고 싶지 않은...라비.


두 사람의 뜻이 비록 같다 해도,
두 사람은 함께할 수 없었습니다.
성인이 아니라는 이유도 있거니와...


진심으로 라비가, 다이치를 하나의 인간으로서 사랑하며
그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다 주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그를 속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라비는 도리어 다이치가 떠나도록 배려합니다.
여러모로, 말이죠.


키스 끝에 어째서인지, 다이치의 손이 축 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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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는 의미심장한, 그러나 애잔한 미소를 짓습니다.


"...돌아가는 거야, 너는."


나는 돌려보낼 거야, 너를.
돌려보내선 안 된다고 하는 너를, 내 온 힘을 다해 돌려보낼거야.
그건 분명 내게 고통이 되겠지만, 그렇다 해도 나는 너를...


네 스스로 선택해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하루카 다이치를 구속하는 모든 것을,
내가 다 부숴버릴거야.
내가 막을 거야.


그러니 너는 돌아가.
내 곁을 떠나서, 지구로...


기약 없는 이별이 되더라도,
나는 너를 구속하느니 내 심장이 찢기는 쪽을 택할 거니까.
백 번이 되었건, 천 번이 되었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다이치.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라비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인페르노의 문]을. 암흑을 끌어안은 다이치를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요.
어째서 사유리와 브이 메이는 라비가 택하려는 '방법'에 그토록 놀란 걸까요.
그리고 어떻게해서 라비는, 다이치를 돌려보낼까요.


다음 리뷰에서, 그 해답을 들려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다이치를 향한 라비의 진심과 함께.


정말로 박수를 치다 못해, 입술을 깨물다 못해
끌어안아 주고 싶을 정도로 애절한 라비의 결심을...

 

 

 

 

 

 

 

 

 

 

낮에 빨아둔 후드 자켓이 아직도 안 말랐습니다.
밤에 지붕 위에서 입고 개기던 나의 친구가...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춥습니다. 오늘은 후딱 들어가야겠습니다.
좋은 밤들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

 

 

 

길었던 찰스다윈 시리즈의 마지막 권입니다.

드디어 클라이막스를 지나 종장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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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동인계의 전설이 되어 온 가죽 양장의 찰스다윈 마지막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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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지엔 다이치와 라비의 행복한 모습이 선명한 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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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의 끝은 주로 [그리고 그들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을 맺지요.

하지만 사실 현실에 그런 엔딩은 거의 없습니다.

 

무언가 하나가 끝났다는 것은, 또 다른 무언가가 시작된다는 것과 상통하니까요.

살아있는 한 고통이나 기쁨을 반복해서 누리겠지요.

그 누구라 할지라도...

 

그렇다 해도, 순간의 행복, 저 마주안을 수 있는 온기는

살아있는 한 진실이었노라고 여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깨달아버린 우리들의 삶이나마,

사랑스런 두 아이들을 통해 영원한 것이 있다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들이 오래도록 행복하기를 기원하며

찰스다윈 시리즈의 마지막 권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4권의 시작에는, 다른 분들의 축전 등이 있습니다만

본편의 내용과 관계가 없는고로 그것은 싣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번에도 앞부분에 이미지송과 일러스트가 같이 실렸더라고요.

그건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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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song by 폭풍 슬럼프]

 

어린시절에는 느낄 수 있었지

눈에 보이지 않는 그 힘을

 

모두 확실히 믿고 있었지

거대한 의지를 가진 힘이 있다는 것을

 

너를 좋아하게 됨으로서

지금, 떠오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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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깊은 숲 속에서

우리들은 울고 있었지

 

눈물,  갈갈이 찢긴 우리들의 사랑

하늘에, 우주에 내내 존재하겠지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영원한 신화는 되살아날 거야

 

어른이 되어, 걷기 시작한

빈 허물같은 사랑의 세계를

 

미움, 싸움이 일어나

산과 들에는 꽃조차 피어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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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가슴에 안겨

지금, 떠오른 것은...

 

그 무거운 안개 속에서

우리들은 부르고 있었지

 

과거와 미래는 틈새에 있는

어둠의 우주에 우리들이 있어

 

돌고도는 생명은 바람에 둘러싸여

사랑했던 기억은 멀어져 가고

 

눈물,  갈갈이 찢긴 우리들의 사랑

하늘에, 우주에 내내 존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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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흘러 멈추질 않아

가슴에 마음에 네가 있어

 

눈물,  갈갈이 찢긴 우리들의 사랑

하늘에, 우주에 내내 존재하겠지

 

눈물, 다시 만날 때

사랑할 용기를 되찾겠어

 

영원한 신화인 채로...

 

 

 

 

 

사실 가사 전체는 그냥 그랬지만,

마지막 한 문장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달까요.

영원한 신화인 채로.

 

이런 이미지 하나, 하나가 작가분들께는 어떤 영감을 전해주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그럼, 본편 내용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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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페이지는 푸른 창공과 산천에서 풀들이 살랑거리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마치 싱그러운 풀내음과 따스한 햇살이 느껴길 것만 같은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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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고동치고 있는 장면이 컷컷 이어집니다.

흘러 넘치는, 생명.

 

"이랴...이랴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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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 아니니 낙타는 아닌 듯한 그런 종류의 동물에 탄 다이치가

풍요로운 들판 가운데 서서 샤먼(아인)이 남긴 말을 곱씹고 있습니다.

 

[내가...]

 

[내가 이기면, 당신은 해방되는거야?!]

 

[...그건 알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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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이드...]

 

그리고 넓은 초원에 흐드러지게 핀 꽃송이들과,

그 위로 어디까지고 펼쳐진 푸르디 푸른 하늘.

 

[그녀의 이름이,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그녀만큼이나 아름다운, '세상' 이 되었다...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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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아델라이드)는 당신이 사랑한 사람처럼 이렇게도 아름다워.

언젠가 봐 주길 바라.

다시 한 번 더 당신의 눈에도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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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득 느껴지는 인기척에,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뒤에 선 그림자에게 말을 겁니다.

 

"그렇지? 그랑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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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

 

"저기, 그랑죠...당신들 정령왕에게는 혼이 없다고 들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다이치...

우리들 아스트랄의 왕은...]

 

그랑죠는 세계의 관리자, 그리고 마동전사들의 감시자로서

스스로가 혼이 없다고 말하려 하지만

다이치는 그 말을 가로막습니다.

 

"물론 나도 내 자신에게 그런 게 진짜 있는지

그게 어떤 건지조차 모르지만...

만약 혼이란 게 나한테 있다면, 필시 당신에게도 있을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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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는 다른 혼이..."

 

그렇게 말하는 다이치의 표정은, 11살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불쑥 성숙했습니다.

무언가를 내부에서 갈무리한 자만이 지을 수 있는 표정.

 

[..........아무래도 '인간' 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들과 닮은 모습을 한 자를

자신과 같다고 생각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군.

우리들 아스트랄의 왕은 항시 존재하며 항시 존재하지 아니하는 자들.

너희가 보고 있는 이 모습 또한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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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혼을 갖지 않는다]

 

"왜? 존재하는 밑바탕 자체가 달라서?"

 

[............]

 

"태어나는 방법이 달라서?

...그래서 마음이 없다고 말하는거야?"

 

그렇게 물으며, 다이치는 묘하게도 슬픈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이상해. 그랑죠는 마치 마음이 없는 편이 더 좋다고 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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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았어.

태왕왕이 조금씩 보여준 그 광경...

내가 가진 관념으로...라고 말했었으니

사실은 다른 것일지도 모르지

가장 본질적으로 가까운 형태라고..."

 

다이치는 이전에 보았던 그 끝없이 펼쳐진 우주 위에 존재하던 숲들과

큰 나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건- 세계의 모습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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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나, 놀라지도 않았어.

아아, 그런가. 그랬구나...하면서....

묘하게 납득해버리고 말았지.

 

세상은 한 그루의 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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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에리어의 세계수보다도 훨씬 더 거대한...거대한 나무야.

저 나무가 우리들의 세계...?태양계?

그렇지 않으면 은하계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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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점점 높아 올라...

그 커다란 나무 꼭대기보다도 높이 올라가서 내려다 보았어.

그랬더니, 그 나무조차도 종래에는 별로 커보이지 않게 되었지.

 

나무는 점점 작아져갔어.

그랬더니 여기저기 비슷한 나무가 많이 있어서

아득한 상공에서 내려다보니

결국 그 광경은 하나의 숲이 되었고...

 

그러고도 계속 나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그 숲마저도 작아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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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은하와 은하들이 모인 것 같았지...

그 가운데 어디까지가, 당신이 주관하는 세계야?

우리들의 나무만이 아니지?

아니, 하나의 수해일까?

 

...아니, 분명 그보다도 더 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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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훨씬 더 먼 존재인거지. 당신들은."

 

그렇게 말하며 다이치 역시도 아득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하지만 나, 그렇게까지 멀리 갔는데도 내가 돌아올 곳을 알고 있었어.

그게 왜라고 생각해, 그랑죠?

...내가 돌아갈 나무가 가장 따스했어.

그래서, 무한히 펼쳐진 수해에서 어느 것이 내가 돌아갈 나무인지...

나는 전혀 헤매지 않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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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소중한 숲에, 병에 걸린 나무가 있다면

보통 베어버리지 않아? 다른 나무에게 감염되기 전에..."

 

[다이치...]

 

"응...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잘못하는 것일지도 몰라.

하지만 좀 다르게 말하는 법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그 저편에서 강하게 느낀 것들은-

 

 슬픔과...고통과...상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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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면 그걸 이렇게 부르겠지.

[사랑] 이라고-"

 

"우리들은 아득하게 먼 태고에서부터 당신들에게 사랑받아 왔어.

깊게...우주의 심연보다도 깊게...

그것이 우리들의 나무를 없애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겠지."

 

[...우리들의...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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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아델라이드의 '인자'의 힘을 부여하지 않았다면

신에게 가까워지려는 그런 불경한 생각 자체도 생겨나지 않았겠지...

너희들 마동전사의 존재 또한...]

 

"그렇지 않아...! 그랑죠!

그건 반드시일어날 일이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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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세계가 아니었더라도

언젠가, 어디선가 반드시 일어날 일인거야.

...만약 당신들이 힘을 부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진화해.

 

생물의 위에 군림하고 신이 되려고 하는 마음을 먹게 돼.

그리고...잘못을 저지른다고!

다른 세계가 그렇지 않다고는 할 수 없어!

 

...하지만 분명 당신은 그 나무조차도 사랑하겠지.

그리고 어떻게든 도우려고 괴로워하겠지.

 

그 정도로 깊은 사랑이...

혼도 뭣도 없는 당신에게서 태어날 수 있을까?"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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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싸우기로 했잖아?"

 

"나는 그 때 처음으로 마음 속 깊은 속에서 생각했어.

당신들이 이렇게도 사랑해주는 세계를...

나 또한 지켜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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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싸울 때에는 두려워.

왜 내가 싸워야만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생각해.

이런 일이 없었다면, 나는 그저 평범한 아이로서

평범한 어른이 되었겠지."

 

그것이 다이치의 솔직한 심정.

사실은 싸우지 않을 수 있었으면,

아무것도 모른 채로 있을 수 있었으면 그 또한 좋았을 것이라 말하는 어린 다이치의 속내.

 

하지만, 그 어떤 비극과 접하더라도

다이치에게는 이 운명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선 라비와 만날 수 없었을 거야.

나, 꽤 운명에게 감사하고 있어."

 

라비와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 모든 운명을 용서해.

나는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어.

 

라비의 손을 잡고, 그 뺨을 어루만지고, 온기를 느낄 수 있어서...

나는, 지금의 나로 있을 수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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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LAST SEASON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비교적 짧군요.

 

다이치는 그 어떤 가혹한 운명이 다가오더라도

그것을 라비라는 단 한 사람이 자신의 품에 안겼다는 것으로서

이겨낼 수 있느라고 말합니다.

 

라비는, 과연 어떨까요.

 

이번 4권은 지금껏 라비와 다이치가 서로 겪어온 혼돈에 대한

해답의 편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이치와 라비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앞으로의 리뷰에서 보실 수 있겠지요.

 

 

 

 

 

 

페이지를 계산해보니, 4권이 대략 70p가 조금 안 남았군요.

이 분량의 리뷰를 이번주 내로 정리할까 합니다.

 

내버려두면 또 언제까지 개길지 알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고,

이 뒤에도 사실 내용들이 더 있는지라

언제까지 찰스다윈의 리뷰만 하고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일단 이번주내로 4권의 리뷰를 마치려고 합니다.

찰스다윈 시리즈 자체는 그걸로 끝이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찰스다윈이 아닌 다른 시리즈들로 이어질겁니다.

 

매일, 하나씩 포스팅하겠습니다.

오래 끌어 보는 맛이 상당히 떨어졌는지도 모를 리뷰입니다만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사실은 압력이 조금 들어왔거든요.

오늘이 친구의 생일이었는데-

 

선물로 뭘 원하냐는 제 물음에

망설임없이 단호하게 딱 잘라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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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다윈 리뷰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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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래. ...미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계속 미뤄온 제 죄가 좀 깊구나 싶더라고요.

오죽하면 생일선물로 리뷰를 해달라고 하냐 싶어서

어찌나 미안해지던지...

ㅠㅠ

 

여튼 그래서, 생일 축하와 사과의 뜻을 담아

이번주내로 4권의 리뷰를 끝내겠노라고 약속했답니다.

ㅠㅠ

 

찰스다윈 4권 리뷰의 공은 모두 다 치키냥 그대의 것...

림 생일 축하한다긔♡ㅋㅋ

앞으로도 두손잡고 룰루랄라 달콤살벌한 동인의 가시밭길 함께 해!

 > <

 

 

 

 

 

 

 

 

 즐거운 밤 되시기 바랍니다.

저는 또 내일 분량 몇 페이지나 될지 정리해봐야겠네요.

그럼 이만.

 

쟈하라독시드!

 

 

 

:

 

 

 

정확한 텀을 차마 알고 싶지 않을 정도로

게으른느긋한  리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리뷰로, 일단 찰스다윈 3-4권

즉 애니메이션의 최후의 전투 부분까지는 결말이 납니다.

 

그리고 찰스다윈 마지막 시리즈인 4권은 또한 거의 시신덴에 의한

오리지널 마무리가 됩니다.

그 다음에는 그 이후의 이야기들 시리즈가 있고...

 

역시나 오랜만이므로 앞 이야기가 기억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제 모자란 글로 다이제스트하기 보다는,

기억을 되살리실 겸 지난 리뷰는 다시 한 번 훑어보시고 이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사법관(마동전사)들의 재앙의 원흉임에도 불구하고

태양왕은, 사동상을 완전히 소멸시키면 그를 대신할 것이 없다며

샤먼에게서 받은 검을 들고 사동상을 무찌르려는 다이치는 만류합니다.

 

그러나 다이치는 자신이 그것을 대신하겠다며

사동상을 상대로 단호하게 검을 꽂아넣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소멸해가는 사동상과 함께

라비루나에는 눈부신 빛이 만연합니다.

 

한편, 이번 리뷰는 다이치의 의식으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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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어떻게 된 걸까?

 

라비...

가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된 걸까?

무사할까...'

 

온통 하얀 공간 속에서 수면에 둥실 떠 있는 다이치의 모습이 조그맣게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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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죠를 타고...

사동상을 쳐부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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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나, 죽어버린 건 아니겠지-'

 

갑작스레 머리를 스치고 지나는 생각에,

다이치는 멍한 의식을 일깨우듯 눈을 크게 뜹니다.

 

'말도 안 돼!

빨리 다들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동료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생각하는 다이치에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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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려 마라]

 

그 목소리는 다이치들이 태양왕이라 부르는 자의 것이었고,

그는 다이치가 현재 있는 곳이

표현의 세계와 창조의 세계의 사이에 있는 형식의 세계라고 답합니다.

시간, 공간, 물질 등이 전혀 지배력을 갖지 못하는 세계라고.

 

그 설명을 듣고,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이치는 안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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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가 그를 가리켜 '태양왕'이라고 가리켜 부르는 말에,

그는 자신의 이름은 전부 인간들이 붙여준 것이라며,

자기 스스로는 진정한 자신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합니다.

 

다른 인간들이 부르는 호칭으로,

태양왕 이외에도 '메타트론' 혹은 '사마엘' 등의 이름이 있다며 가르쳐 줍니다.

(*둘 다 기독교에서 거론하는 천사의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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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라고 불리건간에 당신도 정의의 편이 아니냐는 다이치의 물음에

태양왕은 답하지 않습니다.

 

대신 선과 악, 정의와 사악, 그 모두는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것이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당연히 정의와 빛의 편이라 믿어왔던 태양왕이

자신은 그 어느쪽도 아니라고 답하자

다이치는 반색을 표하며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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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답같은 소리를 해대는데

결론적으로는 선과 악 등의 구분은 인간의 것이며,

태양왕 자신은 그에 관여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소리를 구구절절 합니다.

 

머리 위를 보라는 태양왕의 말에 고개를 들어 보니

햇볕이 눈부시게 내리쪼입니다.

 

태양왕은, 그 또한 다이치라고 알려줍니다.

 

그리고는 발 밑을 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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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발치가 갑자기 암흑의 공간으로 변해서

무너져 내림과 동시에

무언가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손을 뻗어 다이치를 붙잡으려 합니다.

 

다이치는 본능적으로 그만두라고 외치다가,

도움을 요청합니다.

 

"누...누가...그랑죠!! 엄마...라..."

 

마지막으로 라비의 이름을 속으로 크게 외쳤을 때,

불쑥 다이치의 손 보다 크고 강인한 누군가의 손이 뻗어와

다이치를 붙잡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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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받아 무사히 절벽에서 올라온 다이치는,

그것이 아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깜짝 놀랍니다.

 

"아...인. 어째서?"

 

"어째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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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억지로 이 곳 마나스에 불러 들인 장본인이,

잘도 그런 소리를 하는군."

 

"마나스?"

 

"형식의 세계말이다."

 

조금 전의 태양왕과의 선문답에서 어디라고 말은 들었지만

현실에서 동떨어져 있으니만큼 곧장 입력되지 않은 탓인지

다이치는 물음표만 허공에 띄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이번 몸의 수명이 늘어나버리고 말았군.

너에게도 나에게도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니

감사는 하지 않겠어."

 

"그럼, 라비가 당신과 에느마를 구하는 데 성공한거구나!"

 

사동상을 공격하면서,

죽어가는 샤먼과 그 죽음에 울부짖는 에느마의 영상이 떠올라

잠시 집중을 흐트려뜨렸었지만, 라비가 다이치를 제치고 나섰었습니다.

절대로 죽게하지 않을 테니 자신에게 맡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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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인사같은 거 안 해도 돼.

에느마한테서 듣지 뭐."

 

넉살 좋게 씨익 웃으며 무릎을 탈탈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다이치에게,

아인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합니다.

 

"...별로 중요하게 여겼던 그릇(몸)이 아니다."

 

"뭐야? 그거. 아깝잖아.

모델 수준의 미형인데."

 

아인을 뒤로한 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으면서 대답하는 다이치.

 

조그만 글씨로는 '그야 라비 쪽이 더 예쁘지만♡' 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몇번이나 그릇(몸)을 바꾼 탓에, 그 때마다 굳이 그릇에 집착하지 않은 탓이다."

 

그리고 역시 조그만 글씨로 막간 대화.

 

'그것(샤먼의 몸)은 알콜 중독으로 만들어 버린데다...

외모를 이용해 빨리 출세할 수단으로 써먹었으니...'

 

'뭐야 그게?'

 

'애들은 몰라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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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부터는 소중히 해야지."

 

여전히 스스로를 소중히 하라는 말을 반복하는 다이치에게,

아인도 조금 릴렉스하듯 피식하며 대답합니다.

 

"...그 무른 사고방식이 네 목을 죄지 않는다면 상관없겠지만.

잊어버린 건가? 나는 너희들의 적.

수많은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기 위해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갔으며-

멀리 갈 것도 없이, 너를 죽이려 했던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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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우리들 사법관은 하늘에 의해 심판을 당한 존재일는지는 몰라도

내게는 당신을 심판할 권리같은 거 없어.

...당신은 지나칠 정도로 괴로워해 왔어.

 

...게다가

당신이 건네준 엘디카이저는 언제나 내 목숨을 지켜 주었어."

 

"...나는 그랑죠에게도 '처리'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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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여태껏 웃는 표정이었던 다이치의 얼굴이 미소를 잃고, 굳어버립니다.

그 표정을 본 샤먼, 씁쓸한 듯 말을 잇습니다.

 

"후...제 아무리 너라고 해도

역시 그것만은 용서할 수 없는 모양이로군."

 

"...정령왕이...

감시자..."

 

다이치의 중얼거림에, 태양왕이 다시 개입합니다.

 

[과연.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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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라. 그 또한 옳은 호칭이다.]

 

"태양왕..."

 

태양왕은, 정령왕들에 대해 설명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감시자의 역할 또한 정령왕들의 의지와 동떨어져 있으며,

정령왕들 또한 제약을 받는 존재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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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이 보는 세계와 그들(정령왕)이 보는 세계는...항상...이며...]

 

"태양왕!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그러나 설명이 거듭될수록, 태양왕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은데다

점점 뜻이 모호해져, 다이치는 모르겠다고 하지만

별로 그럴싸한 답변은 안 들려줍니다.

 

[-이며-...

-...의 -그대들의 관념으로

가장 가까운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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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이치의 몸이 희고 눈부신 빛에 감싸이더니

점점, 점점 높은 곳으로 부상합니다.

커다란, 아주 커다란 나무의 몸통을 따라 어디까지고 날아오르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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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그 나무를 벗어나 더 까마득한 곳으로 올라가자,

그 나무 하나, 그리고 또 다른 하나, 하나가 수도 없이 모여들어

우주 속에 떠오른 숲 같은 비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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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모든 것이 뭉뚱그려져 나타내는 것은 우주.

멍하니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는 다이치에게, 아인이 말을 겁니다.

 

"...우리들 가운데 누구 하나 여기까지 다다를 수 있었던 자는 없었다.

아무래도 너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것 같군."

 

(...솔직히 태양왕의 말도, 아인의 말도 저는 여지껏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ㅅ=;

누구 책 가지고 계신 분 중에, 단순한 일어 - 한국어 해석이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가능한 분이 계시면 꼭 좀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만, 스토리적으로는 크게 중요시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결코 잊지 마라.

너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갈 때가 되었다는 듯 그렇게 말하며 아인은 다이치를 뒤로한 채 그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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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내가 이기면, 당신은 해방되는거야?"

 

"...그건 모른다."

 

"이길게!

당신도, 지구도...

이 아델라이드도 내가 반드시...

그러니까...!"

 

상냥한 마음에 안타까움을 담아, 아인의 불행을 자신의 노력으로 걷어낼 수 있다면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이치는 말합니다.

 

그리고 다이치의 그런 말에, 아인은 옅은 미소를 짓습니다.

 

"-아델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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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이, 세상의 이름이 되었다.

지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건 그것 뿐."

 

사랑했던 이의 모습조차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아인에게,

다이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

 

"다이치...한 가지 가르쳐줬으면 좋겠군.

내가 사랑한 그녀는 아름다웠나?"

 

그 말에, 다이치 눈물을 글썽이면서 다시 웃습니다.

 

"...마치 꿈처럼 아름다운 사람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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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어쩐지, 뒷모습이지만 아인이 설핏 미소를 지은 것만 같았습니다.

아인은, 샤먼의 모습으로 돌아가며 어디론가 사라졌고,

다이치도 눈을 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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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여기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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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걸로 끝이 나는 게 아니야.

이제부터 시작인거야.

그렇게 해서 만약...

가스를 슬프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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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를...

라비를 상처입히는 것이 나 자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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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끝맺음을 정확히 알리지 않은 채로, 다이치는 스스로에게 굳게 맹세합니다.

자신이 스스로 미쳐 사랑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게 될 때,

다이치는-

 

그렇게, 사동상과의 길고 길었던 싸움이 끝을 맺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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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라비는 마법진 안에서 자신의 생명을 걸어 엘디카이져의 봉인을 푼 사유리의 유체를

내려다보며 상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결국 어머니도, 여자도 될 수 없었던 불쌍한 사람이다.

지금, 죽어버려도 당신을 위해서 울어줄 사람같은 건 아무도 없어...'

 

그리고, 또 장면은 잠시 라마스와 메이에게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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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월면에 남겨두고 온 아내도, 아이도 있었지...

그리고 우리 일족의 괴로움을...나만 잊어버릴 수는 없었어...

 

그러니 라비루나의 아름다운 이 땅을...

사랑해서는...안 되었어."

 

시신덴의 그림체로 매우 참신하게 변한 얼굴의 구 아그라만트, 브이 라마스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일족의 재앙을, 괴로움을 자신 혼자만의 것으로 할 수는 없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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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스..."

 

그 말에 브이 메이는 눈물을 글썽입니다.

결국, 이 세계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라마스의 고백에.

 

"메이...힘을 빌려 주게.

복수에 길동무를 시킨벼러니 자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최소한의..."

 

라마스가 내민 손을 메이가 붙잡았고,

마력이 빛의 형태를 띄고 방출됩니다.

 

"보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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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라마스가 자신의 생명을 걸어 갚은 것은

사유리에게로 돌아갑니다.

 

복수의 길을 걷기 위해 내쳐버린 딸.

사랑해주지 못하고, 어둠과 고통 속에서 살게 했던 피붙이에게

최후의 힘을 다해 최소한의 보상을.

 

"...아버지..."

 

사유리는, 자신의 생명이 돌아온 것이 아버지의 의지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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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내게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시간을 주셨어.

...마리우스...

너도 내게 시간을 주겠니...?

 

라비는, 안타까운 마음과 애처로움을 담아 그렇게 말하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긍정의 의미를 담아 웃어보입니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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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아들의 첫 접촉.

라비는 입을 다물었고, 사유리는 그런 라비를 끌어안고 조용히 사죄합니다.

 

"미안하구나..."

 

자신의 속으로 낳은 아이임에도,

자신 또한 아버지 라마스와 마찬가지로 복수에 눈이 멀어

라비를 버려두고 만 것.

그로 인해, 헤어릴 수도 없이 많은 슬픔과 아픔을 안겨주게 되었던 것.

 

사유리는, 11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말을 알지 못했기에

그저 자신의 아이를 더 꼬옥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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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너덜한 상태로 에느마를 찾아낸 샤먼의 뒤를 누군가 밟습니다.

샤먼은 날카롭게 그곳으로 시선을 보냈고,

그다지 감출 생각도 없었던 듯 그는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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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해 주는 건가? 당신이 죽인 남자를?"

 

[...너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지?]

 

"사동상은 사라져버렸으니 말이야.

이번 마동전사가 하는 걸 보고, 또 방법을 생각해 봐야지."

 

더 이상 세계를 부수고, 자신 또한 사라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던 샤먼은

문득 쓸쓸한 눈을 합니다.

 

"...서두르진 않을거야.

시간은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남아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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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했구나...아인]

 

"...당신도 조금 변했어. 그랑죠.

지금의 당신은 마치...그래."

 

사고방식과 함께 변해버린 샤먼(아인)에게 그랑죠가 한 말에,

샤먼이 그렇게 답합니다.

 

"사람같아."

 

[...우리들 정령계의 왕은 태고적에 만들어져 자아를 가졌지만...

인간은 아니다.

죽음을 알지 못하며, 혼을 갖지 아니한 존재다....]

 

그렇게 말하는 그랑죠의 표정 역시 뭐라 말할 수 없이 가라앉아 있었고,

그것은 인간적인 표현을 써서 일컫는다면...'쓸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너희들이 말하는 '인간'과 함께 지내는 사이에

여러가지 것들을 지나치게 알아버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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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혼을 갖지 못한 내가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너를 이 손으로 심판했던 바로 그 때]

 

인간의 감정을 갖지 못했을 터인 그랑죠가,

아인을 어둠 속에 구속하며 괴로워했노라고 하는 말에

샤먼은 눈을 크게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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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꺼질 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랑죠에게는 보이지 않게.

 

"...다이치에게 가 줘.

그 아이는 이제부터 기나긴 싸움을 시작해야 하니까."

 

그렇게 그랑죠가 사라지고,

이번에는 제 2의 인기척이 뒤에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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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느마였습니다.

 

"...너덜너덜하잖아."

 

"아아. 네 말 그대로야. 꼴사납지?

마음껏 비웃어도 좋아."

그 말에 에느마는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고

천천히 샤먼에게 다가와 손을 뻗으며 말합니다.

 

"안 비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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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비웃어.

당신이 이렇게 살아있는걸.

이렇게 내 앞에 있는걸."

 

"에느마..."

 

그 단호한 대답에, 샤먼은 재차 놀라고 맙니다.

이런 여성이었던가. 에느마는.

 

"...당신이 그 누구를 사랑한다 해도 좋아.

전세도, 내세도...

나를 잊어도 좋아."

 

기어이 에나므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맙니다.

 

"하지만,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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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나만의 것이야...!"

 

굳세게 자신을 끌어안으며 그렇게 말하는 에느마의 머리 위에서,

샤먼은 눈을 감고 평안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습니다.

 

"...그렇군."

 

그리고, 마주 안습니다.

 

"너를 위해 지킨 그릇이니, 하다못해 이 몸이 다할 때까지는

너의 것으로 삼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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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든 일들을 제쳐놓고 그저 현재의 샤먼만을 자신에게 달라고 말하는 에느마에게,

샤먼은, 그녀가 가장 바라마지 않는 말을 들려줍니다.

 

"천 년이 지나도, 너를 잊지 않을거야."

 

 

 

 

 

 

 

...아니 뭐, 원작 상에서 저 둘 분위기 좋게 끝나니 어쩔 수 없긴 한데...

...야; 아델라이드 어쩔거야;;;

다시 만나자며;;;

 

...라는 싸한 감상을 지워버릴 수 없는 쌀이었습니다.

=ㅅ=;;

 

여하간 다시 다이치들에게로 돌아가지요.

남녀 커플링 보고 있자니 다이치와 라비의 얼굴이 심히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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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개인 아름다운 하늘 아래,

불꽃과 대지의 마동전사가 그의 가디언을 곁에 두고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결심한 듯이.

 

"...그랑죠.

당신들 정령왕이 우리들 사법관의 감시라자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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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난 그걸로 족해."

 

[...다이치...?]

 

의외로 시원하게 자기 안에서 해답을 얻어버린 다이치에게,

그랑죠 쪽이 납득하지 못합니다.

 

"...내게, '절대'같은 자신감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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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세계는 수많은 생명들의 것이야.

게다가..."

 

꽃같은 연인의 얼굴이 방그레 미소짓는 장면과 겹쳐,

다이치는 자신이 생각한 바를 그랑죠에게 담담하게 털어놓습니다.

 

"라비가 살아 있어...

아니, 라비르 살게 해 준 이 아름다운 세계를

내 손으로 부수다니, 그럴 수는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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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만약에 내가 제정신을 잃고

이.것.을 멈추지 못하게 되면..."

 

다이치의 손 안에서 빛나는 것은,

다름아닌 사동상을 대신해 세계를 지탱할 핵이었습니다.

대체품이 없다고 태양왕이 말했던 것은 그 핵을 지탱할 그릇.

다이치는, 사동상에 이은 '그릇'으로서 자기 자신을 지적했던 것입니다.

 

"그랑죠...

나를 죽여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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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아를 잃고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없게 되면...

당신은 감시자로서의 의무를 다해 주기를 바라."

 

세계를 파괴하느니 자신을 없애달라는 열한 살 소년의 말에,

그랑죠는 자신이 택한 마동전사를 품에 안습니다.

 

도저히,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어서.

 

하지만, 다이치는 정작 웃습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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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죠를 아주 좋아해."

 

[...함께 싸우자...다이치...]

 

그리고, 다시 베이직한 복장으로 돌아온 다이치의 뒤켠에서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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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달려오는 것은 다름아닌 구리구리와 가스.

스프링처럼 튀어올라 다이치에게 안기는 구리구리를 안아들자,

그 뒤로는 사유리와 라비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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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싸움이 끝난 이후의, 작은 평화.

다이치의 미소에 맥이 풀린 라비가 발을 헛디디는 것을,

다이치가 잽싸게 가서 안아 받아듭니다.

 

"어리버리!"

 

"누가 어리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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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이제 끝났네!"

 

"바-보. 이제부터잖아?"

 

라비루나에 사는 이들에게, 더 이상 사동상의 위협에 시달릴 일은 분명 사라졌지만

3대 마동전사들의 싸움은 정말로 이제 또 새로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그들 자신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원래...저 아이의 힘은 양날의 검이었어."

 

기뻐하는 아이들의 뒤에서, 메이는 생각한 바를 입에 담았습니다.

 

"괴로움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그것을 억누르는 힘도 생겨나지...

저 아이는 앞으로도 헤어릴 수 없을만큼 괴로워하지 않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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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의 그 말을, 사유리가 이어 받습니다.

 

"더욱이 태양왕은 저 아이의 내부에 '인페르노의 문'을..."

 

끝을 흐리고 마는 사유리의 말에, 이마크가 못을 박듯 강한 어조로 타이릅니다.

 

"우리들이 약한 소리를 해선 안 돼지.

나는 믿는다."

 

"다이치는 문. 라비는 열쇠. 그리고 가스는 문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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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 아이들을 믿겠어.

이로서 진정한 싸움이 시작한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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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사는 패스.

혹여 나중에 내키면 수정해서 넣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레이션이 아니라 KATSUMI라는 가수의 [The Force]라는 노래 가사가 나레이션처럼 실려 있습니다.)

 

루나의 탑에 올라, 석양을 구경하는 두 사람입니다.

차림새의 가벼움으로 보아, 어쩌면 자고 일어난 다음날 새벽일지도 모르겠고요.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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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샤먼...

그 녀석은 앞으로 어떻게 할까?"

 

"글쎄. 그런데 지금 네가 그 녀석 걱정할 때야?

한끗만 잘못해도 바로 다음번 녀석의 타겟은 네가 될 텐데."

 

그렇게 말하려 라비는 다이치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쿡, 찍습니다.

라비의 말마따나, 이제 인페르노의 문(핵)은 다이치 내부에 있으니,

혹여라도 다시 샤먼이 모든 것을 부숴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위험해질 것은 다름아닌 다이치니까요.

 

"...응...진짜 그렇네."

 

그제야 자신이 샤먼에 의해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는지 조금 암담하게 대답하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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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메마른 눈동자는 잊을 수 없어...

생각해보면 정령왕들도 마찬가지야.

불사...라는 건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괴로움같은 걸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어..."

 

"........"

 

[영원히 이어지는 생의 주박...

계속 질질 끌려가게 되고 마는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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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시켜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전히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있는 다이치의 말에,

라비는, 문득 떠오른 싯구를 입에 담습니다.

 

"...'낮은 지상에 태어나'"

 

다이치는 귀를 쫑긋 세우고 라비의 말을 듣습니다.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곧 축복이라.

고로, 죽을 수 있는 행복을 가진 인간인 나는

이제 탄식을 거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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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의 '일몰'이잖아.

잘 알고 있네. 누구에게 들었어?"

 

그 당연한 질문에 라비는 잠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보낸 뒤에

한 박자 늦게 답을 합니다.

 

"...너잖아."

 

"에? 그랬나?"

 

그리고 날아오르는 새에 다이치가 다시 주의를 빼앗김으로서,

자세한 것은 묻혀집니다.

 

그 시는, '섀도우'가 라비에게 들려준 것이었습니다.

(*앞서 세익스피어 리뷰에서 적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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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생명.

 

"...우리들이 지켜낸 세계야."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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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는 내가 지킬거야."

 

시작되는 새로운 하루, 햇살 아래 가장 잘 어울리는 눈부신 미소로

다이치가 웃으며 그렇게 말합니다.

라비도, 그 미소에 따라 웃으며 대꾸합니다.

 

"그건 내가 할 소리야."

 

무한히 펼쳐질 앞으로의 미래 앞에서도,

두 사람의 미소가 꺼지지 않기를.

마음이 바래지 않기를.

맹세가 깨어지지 않기를.

 

그것을 위한, 진정한 싸움이

조용히, 그들의 내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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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 가슴에 품은 소망을, 내일로 의탁하며 ~

C.DARWIN.3

- EFREETI GRANZORT -

 

[FIN]

 

 

 

 

 

 

 

 

 

 

 

 

 

 

 

 

 

 

이렇게, 길었던 찰스다윈 3권의 리뷰가 끝났습니다.

권수로는 무려 4권, 페이지로는 1000 여 페이지 남짓의 찰스다윈 3권.

 

그 어마어마한 양과 더불어 게으름에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친 리뷰가 되었습니다만

그간 기다려주시고, 함께 감상을 나눠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직 다 끝난 것도 아닌데, 왠지 감개무량하네요.

 

앞서 말했다시피, 이제 찰스다윈 시리즈는 한 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쪽은 또 꽤 상세하게 리뷰하고 싶어지는 부분이니

앞으로도 부지런히 계속해야 할 터지요.

 

물론 그 이후로도 11살 이후의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이별로 또 있고...

...아 정말 깁니다,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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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맨 뒤에 서비스 페이지랄까.

또 노래 가사와 함께 일러스트가 2P로 펼쳐진 페이지인데...

노래는 패스하겠습니다.

 

오랜만의 리뷰인지라 에너지가 부족해요.

하악하악.

 

4권의 리뷰는 부디 이전 텀처럼 무식하게 한량없지 않도록-

하다못해 주간, 혹은 격주간으로라도 계속할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최근에 너무 그랑죠의 장작이 약해진 탓도 있습니다.

애니라도 다시 한 번 보고 심기일전을 하던가 해야지.

 

그럼, 오늘밤도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제 하던 거 정리하고, 나갔다 와야겠군요.

 

사랑스런 아이들과 함께 부디, 내내 평안하시기를.

도막사라문.

 


 

:

 

 

 

...샤먼 이야기 마무리 부분이다 보니 양이 많아졌습니다.

화면을 채운 포토샵 사진에 아찔해지는군요;

 

그래도이로서, 어떻게든 05(다음 리뷰) 정도면

찰스다윈 3-4권의 리뷰도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마무리가 되는 편입니다.

즐감 되시기를.

 

 

 

 

 

또 개인적 감상이 잔뜩 들어갑니다.

" " / ' ' / [ ]안의 말이 아닌 것은,

전부 제 개인적 주관을 담뿍 담고 적은 것들입니다.

가끔 대사인 척하고 있으나 대사가 아닌 것도 있으니 행여 오해 없으시기를.

 

 

 

 

 

 

부연 설명 없이 지난 리뷰와 곧장 연결하겠습니다.

 

마동전사의 저주받은 운명에 대해 정령왕들 앞에서 실컷 설하고,

자신의 목적을 다하려고 하는 샤먼의 앞을

다이치가 가로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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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심상찮은 기운에

라비가 흠칫하며, 다이치의 앞을 막아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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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비!"

 

라비의 방어로 샤먼의 공격은 상쇄되었으나,

그 충격이 컸는지 그대로 쓰러져버리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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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다기보다는 덧없는 표정으로, 라비를 안아 받는 다이치들을 바라보는 샤먼.

 

"네가 이 감각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몇 번이고 육체가 바뀌어도,

기억만은 그대로 남는다.

마동전사로서의 기억만이 지워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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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기나긴 시간...'

 

다이치는, 샤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도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었습니다.

'샘'에서 그의 모든 기억을 보면서, 약간은 공감이 일어난 탓이겠지요.

물론 같은 마동전사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그나마, 전부 기억하고 있는 거라면 차라리 낫지.

하지만, 몇만년이나 되는 시간이 경과하는 동안 기억은 점차 사라져간다..."

 

샤먼은 자뭇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반복되는 황폐한 인류의 역사를...'

 

다이치가 끝맺지 못한 말을 머금고 있자

샤먼은 누군가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야말로 공허한 눈동자로

무심하게, 흘리듯 말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나는...

사랑했던 이의 얼굴조차도 기억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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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혼자서...!'

 

다이치는 라비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습니다.

샤먼의 기억에 져버릴 것 같아서.

 

자신의 두 팔 안에 있는 온기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잃고 싶지 않아서.

잊고 싶지 않아서.

 

"하지만...신기하게도 말이야.

가장 괴로웠던 순간만큼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

부서진 오르골처럼 반복되어서, 나를 좀먹어가지.

...내게 남아있는 것은 악몽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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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 말을 마친 샤먼,

땅에 떨어진 다이치의 검을 향해 주문을 외듯 말합니다.

 

"나의 냉혹한 화염의 검황이여. 그대 주인의 손으로 돌아올지어다."

 

"......"

 

라비를 품에 안은 채, 그런 샤먼에게 한 마디 대꾸도 하지 못하는 다이치.

 

"...이 마검을 마지막으로 쥐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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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우의 몸을 꿰뚫었을 때였다."

 

지극히 가라앉은 표정으로 심장이 도려내질 듯 괴로운 과거를 입에 담는 샤먼.

 

"이 기억에게만큼은 그 길디긴 세월도...광기도 무력했다.

아무리 잊어버리고 싶어해도

...무슨 수를 써도 잊혀지지 않는 그 순간의 감촉..."

 

"...읏..."

 

"그 감촉만이 지금도 이 손에 남아있다."

 

"이제..."

 

더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마는 다이치.

정작 본인의 심장 속에서는 굳어버린 것을, 제 3자이며 타인인 다이치가 눈물을 흘리며 슬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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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해....아인...!"

 

다이치가 겨우 쥐어짜듯 입 밖으로 낸 과거의 이름에,

샤먼은 내리깐 눈 그대로 마치 미소를 짓는 듯 아릿한 표정으로 대답 아닌 대답을 합니다.

 

"...그런 이름이었지."

 

그러나 검 끝은 두 사람에게로 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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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나는 당신하고 똑같이는 못 해...

설령 다른 방버비 없다고 할지라도...!!"

 

다이치의 그 말에, 샤먼의 눈동자가 마치 고양이처럼 세로로 가늘게 번뜩입니다.

 

"...별과 인류의 파멸이

그렇게까지 해서 저지해야할 정도의 일인가?

인류에게 그런 가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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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대지의 정령왕 노마 다오 또한 봉인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이 태양계의 혹성을 하나 길동무 삼지 않았던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의외의 이야기에, 다이치와 라비는 놀랍니다.

중립을 지키고 새로운 힘에 거스르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저버린 노마 다오가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설마...세레스...!"

 

"화성과 목성의 궤도 사이에 있던 소혹성...!"

 

그러나 이제 더는 대답할 것도 없다는 듯이, 샤먼은 그대로 공격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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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일 정도로 강하며, 또한 단련된 샤먼의 힘.

평정을 잃어버린, 이제 고작 세상에 나와 11년을 살아온 다이치와 라비의 상대로는 너무나 벅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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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가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자마자,

라비는 자신의 웰브카이져를 소환해, 다이치에게 던져줍니다.

 

"다이치...! 이걸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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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의 손에 들리자마자, 웰브카이져는 본연의 창의 형태를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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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으로 거듭납니다.

(물론, 원작에는 없는 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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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끝내지 않으면 저희들도 죽은 뒤 영원히 속박당하게 될 거야."

 

샤먼의 맹공에 간신히 맞서, 막기에만 급급한 다이치.

 

'팔이...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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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

 

한 합이 지나갔고,

결과는 다이치의 어깨에서 뿜어져나온 선혈이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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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알고 있어, 인간이 어떤 생물인지...

전쟁 뿐만이 아니야.

자연을 파괴하고, 얼마나 무수한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해왔는지...

인간들 덕에 지구마저도 너덜너덜할 지경이지.

세계가 인간을 증오한다고 해도 그건 당연한 거겠지!

그런 녀석들을 대신해 짐을 짊어지라니, 그런 건 나도 사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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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생명을 빼앗아도 된다는 건 아니야!

이 세계는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야!

그 모든 걸 여기서 끝내버려도 괜찮을 리가 없어!!

당신도, 정말로 없애버릴 수 있는거야?!

아디가 사랑한 이 인간의 세상을...!!"

 

마지막 '아디가 사랑한 인간의 세상'에서 샤먼이 말없이 움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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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샤먼의 대답은 약간 엉뚱하기까지 했습니다.

 

"...애처롭군."

 

그 말에 다이치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자신이 말을 하고 있는 상대의, 샤먼을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러나 그 조각같은 얼굴에는 여전히 표정이랄만한 것이 깃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마치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 같군.

...마주보는 거울 앞에 서 있는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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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어떻게 하면 돼지?'

 

'모든 것이...아인을 궁지에 몰아세웠다.'

 

'몇만년의 시간 속에서 끝없이 서로 싸우는 인간의 역사가-

끝없이 흐르는 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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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이나 똑같은 숙업을 가진 자가 태어나

몇 번이나 똑같은 것을 부르짖겠지."

 

샤먼이 견딜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숙명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과 같은' 숙명을 지니고 태어난 자들에 대한 통탄이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황폐해지고, 집어삼켜져...붕괴하가는 잿빛으로 물든 대지...'

 

'황혼의 세계-

그 모든 것이 아인을 절망시켰다.'

 

[빨리...

끝내고 싶어...

끝내버리고 싶어

이제 잠들게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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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 역시도, 샤먼이 단순히 자신의 괴로움만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몇만년이라는 입에 담기만 해도 아득해질 시간을 같은 것을 보며 살아왔다면-

 

그 대전제 아래서, 다이치는 샤먼을 배척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수용할 수도 없었지만.

 

'저물어만 가는 세계를 계속 바라보며

그렇게 해서, 당신의 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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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도...비추지 않게 되었다-'

 

"...역시 너는 납득하지 못하겠다는건가."

 

샤먼은, 다이치의 눈물에 자신의 설득(...)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인지를 묻습니다.

 

'이제..그만...

그만둬 줘...'

 

다이치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습니다.

마치 눈물을 떨궈내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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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얼어붙어간다...

절망이 너무나도 깊고 깊어서

어둡게 가라앉은 심연이 너무나도...'

 

눈물은, 멎지 않았습니다.

 

'슬퍼서-'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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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난 인정 못 해!"

 

다이치는, 다시금 결심을 굳히고 샤먼 앞에 섭니다.

인간과 이 별들을 길동무로 삼아 모든 숙명을 깨부숴버리겠다는 샤먼 앞에.

 

"...덤벼.

나도...당신을 길동무 삼는 것 정도는..."

 

다이치의 그 말에, 샤먼이 비웃듯 설핏 웃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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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나는 또 다시 그릇(몸)을 바꿀 뿐이다."

 

"그렇다면!

나도 당신을 쫓겠어!

몸을 손에 넣어서 몇 번이라도 당신을 저지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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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의 마음을 굳힌 일격이 다이치 앞으로 쏟아질, 바로 그 찰나.

하얗고 눈부신 날개가 그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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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를 감싸고 샤먼의 검을 받아 산산히 환영처럼 바스라진 것은

한 마리의 커다란 새였습니다.

 

새는 마치 사그라들듯, 그대로 무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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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다이치의 앞을 막아선 것은, 다름아닌 가스였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가스에게, 다이치는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말을 걸지만-

 

"이제 아무 걱정 마세요, 다이치군."

 

정작 가스 쪽은 평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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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두 사람을 지키겠습니다.

지켜 보이겠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다이치와 라비를 감싸고 앞에 선 가스의 모습에,

정확히는 '이.번'이라고 하는 가스의 대사에

샤먼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부릅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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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 두 번 다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이번에야말로...'

 

두 사람의 투명한 영체가, 가스를 둘러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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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손으로-'

 

그것은, 다름 아닌 1대 바람의 마동전사 사일레스,

그리고 2대 바람의 마동전사 클레이오였습니다.

 

가스의 '두 사람을 지키겠다' 는 마음에 동조하여 한 자리에 모인,

바람의 마동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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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그렇게 너는 악몽 속을 헤매이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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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직접 접촉하듯 녹아드는 무형의 언어에 샤먼이 아무 말 없이 굳어버립니다.

 

'용서해 줘...

아인...'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형제의 모습이

눈 앞에 나타났기 때문에.

설령 환영이라 할지라도 결코 거부할 수 없을 그 모습으로

샤먼의 앞에 나타나, 그의 타락을 탓하지 않고 도리어 슬퍼하고 있었기에.

 

'그래도...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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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숙명의 별 아래 태어난 자를-'

 

빙그레 웃으며, 샤먼의 검날을 받아들듯 다가온 아름다운 여성.

2대 불꽃과 대지의 마동전사, 카구야였습니다.

 

카구야가 샤먼의 검에 손을 대자, 샤먼의 몸이 그 불길에 휩싸이며

환영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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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끝인가...?

 

돌아가 버리는거야?!'

 

샤먼이, 아니- 아인이 눈물을 흘리며 '끝내기를' 원치 않고,

'돌아가 버리기를' 원치 않는 상대는 분명-

 

'물로...

 

거품으로...

 

네가 태어난 물방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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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돌아가 버리는구나...'

 

아델라이드였습니다.

모습조차 비춰주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세계의 이름이 된 여인.

 

'그렇지 않아...

나는 회귀하는거야...

언젠가 우리들 사법관도...

이 세계에게 받아들여질 날이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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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나는

다시 또 태어날 수 있어...

 

언젠가

 

반드시

 

당신과

 

만나기 위해서...'

 

 

 

 

 

그 말을 마지막으로, 결코 잡을 수 없었던 생명의 원천으로 돌아가는 아델라이드.

아인은, 그녀가 죽던 그 날과도 겹치는 그 영상 속에서

현재의 자신을 잊고 어린아이처럼 마냥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드럽지만 잡을 수 없고, 누구나 취할 수 있지만 가질 수 없는 무형의 그녀를 음미하며.

 

 

 

언젠가 당신과 다시 만나기 위해서, 나는 또 태어날거야.

당신과 만나기 위해서...

 

그러니 살아 줘.

스스로 모든 것을 망쳐버리지 말아 줘.

 

내 두 팔로 당신을 다시 끌어안을 수 있도록

당신의 입술에 입맞출 수 있도록

당신의 웃음소리를 이 귀로 듣고

당신의 미소를 이 눈에 담고

당신의 손의 온기를 이 뺨에 느낄 수 있도록

 

살아 있어 줘

살아서, 나를 기다려 줘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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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이 끝나고.

샤먼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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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스의 문장 반쪽을 허공에 던져 제 자리로 돌려보내는 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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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강한 빛이 허공에서 분사되고,

아이들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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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죽었다고 생각했던 여자가 살아있었다.

그리고 다시 죽었다...그뿐이야.'

 

자신의 친어머니인 사유리가, 사동진 안으도 들어갔다면

지금쯤 생을 마감했을 것이라 판단한 라비,

씁쓸하게 그것을 곱씹습니다.

 

잠시 빈틈을 보인 사이에,

사각지대에서 들려오는 금속성의 소리에

다이치와 가스가 깜짝 놀라 소리가 난 곳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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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의 발치에는,

샤먼이 가져갔던 자신의 검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줍도록 해, 다이치.

그 검은 네 것이다."

 

그 말만을 남기고, 그대로 뒤돌아 가버리는 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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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그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자기도 모르게 샤먼을 멈춰세우는 다이치.

 

"뭘 할 수 있지?"

 

그러나 정작 말을 잇지 못하는 다이치 대신, 이야기를 주도한 것은 샤먼 쪽이었습니다.

 

"같은 숙명 아래 태어난 몸으로서

너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다이치, 샤먼의 깊이있는 질문에 쉬이 대답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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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믿고 있는 것을 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

...이미 몇만년이나 기다렸다.

조금쯤이라면 기다려 주지."

 

그 말을 남기고, 그대로 사라지는 샤먼.

그 말은 더 이상, 샤먼은 자신의 목적 수행을 위해

마동전사들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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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샤먼이 사라진 지금.

3대 마동전사들이 나아가야 할 바는 명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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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우리들은 우리들의 싸움을 하자."

 

그렇게 말하는 이는, 틀림없이 모든 마동전사들의 마음을 이어받아

그 자리에 선,

제 3대의 불꽃과 대지의 마동전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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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동상 쪽은 한 편 난리가 났기에

물론 브이메이 쪽도 한참 난전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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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순간, 아그라만트는 아그라만트로서의 가면을 집어던지고

브이메이들 앞에 서, 에너지 파를 대신 맞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라마스!!"

 

브이메이의 비통한 절규가, 탑을 에워싸고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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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이치와 라비와 가스는

사동상을 무찌르기 위해 마음을, 정신을 한 데로 모읍니다.

 

(연출은 많...이 다르지만, 원작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바로 그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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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루나의 하늘 위에는, 거대한 마법진이 그려집니다.

그 안에서 등장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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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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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빛 속에서,

함께하지 아니해도 함께인 자리에서 눈을 뜬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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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는 비단 마동전사들뿐만이 아니라,

정령왕들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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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의 뒤에 서 있던 그랑죠가

손을 들어 눈 앞의 적, '사동상'을 가리킵니다.

 

다이치는, 자신의 적 앞에서 꼿꼿하게 허리를 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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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와 라비가 밸런스를 맞추며 맹공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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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와중에 가스가 말합니다.

 

"다이치군! 솔라 블레이드를...!"

 

사유리가 피의 봉인으로 풀어낸, 솔라 블레이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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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가.

그 어떤 결과가 되더라도, 다는 네 곁에 있을거야."

 

가장 믿음직한 친우의, 가장 사랑하는 연인의-

마치 자신의 몸과도 같은 두 사람의 격려.

 

다이치는, 미소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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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동상을 쓰러트릴 유일한 무기-

솔라 블레이드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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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이치들 쪽도 한창 전투지만,

원래 전투에 엉뚱하게 피폭당한 쪽이 더 우왕좌왕 시끄럽게 마련입니다.

 

닥터 바이블, 여전히 구조활동에 힘내고 있었습니다.

 

"에느마! 좀 더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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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같이 젊디젊은 계집애가 이런 데서 끝장나도 괜찮을 리가 없잖아!"

 

그러나 정작 에느마는 멍했습니다.

샤먼을 구하려 했으나 그조차 뜻대로 되지 않았고,

이제는 그가 어찌 되었는지도 모르는 상태.

 

그녀는,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샤먼을 놓아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놓지 말았어야 하는 것을.

절대로, 절대로 붙잡고 있었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진동이 전해져오자, 닥터 이블은 바닥에 엎드리며

모두에게 들리도록 크게 외칩니다.

 

"...우옷!!! 엎드려!!!"

 

그 와중에, 섀도우와 함께 찍었던 영상이 기록된 기계가 품에서 빠져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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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아아아악!!!!!!!"

 

절규라 해도 좋을 정도로 찢어지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그 소리에 놀라기도 전에 사람들의 시선은 하늘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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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사람들은 모두 그것이 어떤 에너지 파라는 것을 알았고,

자신들이 있는 곳을 향해 똑바로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 끝이라고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일견 침착해 보이지만 마냥 멍한 에느마.

무언가를 기다리듯, 그 빛을 마냥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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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에느마들이 있는 곳으로 빛덩이가 떨어지기 직전에

어디선가 나타난 거대한 날개가

에느마들이 있는 곳을 거대하게 감싸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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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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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느마들이 있는 곳에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습니다.

무언가가 그 에너지파를 막아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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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서 있던, 에느마의 주술적인 시선 끝에,

익숙한 금빛이 걸립니다.

 

아주 작고 희미해서, 못 보고 그냥 지나쳐버릴 것만 같던

작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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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짓을 다 하는군, 나도..."

 

그 말을 마지막으로,  너덜너덜해진 몸을 더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버리는 샤먼.

에느마가 있는 곳을 감싸 방어한 것은

다름아닌 샤먼 자신의 몸이었습니다.

 

에느마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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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포커스는 다시, 마동전사들에게로 돌아가 맞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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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모든 일의 원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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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거야...!'

 

일인칭을 넘어선 다이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게는 이렇게 슬픈 것(전사)를 만들어내지 않았어도 되었을텐데...!!'

 

모든 마동전사를 대표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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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느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살기를 안고,

솔라 블레이드를 내리쳐, 그대로 사동상을 파괴하려고 하는 다이치.

 

그러나, 예기치 못한 순간-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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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왕?'

 

[저것(사동상) 자체를 잃을 수는 없다.

모든 일의 원흉이기는 하나 불가결한 것이야.

대지의 정령왕 노마 다오가 지키는 문을 지탱할 단 하나의 그릇이다]

 

'...............'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태양왕의 말에, 아주 잠시 동작을 멈춘 다이치.

그러나, 그 정지의 순간은 짧았습니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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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여.기.에.'

 

그렇게 말하며, 다이치는 태양왕의 만류도 허무하게

그대로 솔라 블레이드를 사동상을 향해 내리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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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라고?]

 

다이치의 행동에 태양왕마저도 놀라고 맙니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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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에-

사동상은 최초이자 최후로

파괴됩니다.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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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커다란 파괴의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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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들이...!'

 

가스가 시급히 브이메이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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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다이치의 눈이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는 에느마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샤먼에게로 가 닿습니다.

 

'도와줘야 해...!'

 

그러나 다이치의 등 뒤에서 뻗어온 흰 손이 그의 어깨를 살며시 붙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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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맡겨.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테니.'

 

그렇게 말하고 다이치 자신의 가로질러 앞서 달려가 버리는 라비.

놀란 눈으로 그런 라비를 바라보던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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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미소를 짓습니다.

 

'형...아...'

 

'...치...'

 

'다이...치'

 

그 곳에 선 것은, 마동전사도 용사도, 구세주도 아닌 그저 평범한 지구태생의 11세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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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

 

다이치.

하루카 다이치.

 

누군가에게 예속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며

누군가를 예속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11세의, 하루카 다이치라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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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몸이 두 쪽으로 갈라진 사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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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 한 조각이 먼지 한 톨 한 톨로 돌아갑니다.

공기에 녹아버리듯 사라져가는 사동상.

 

모든 것의 원흉.

마동전사의 원흉.

 

그러나, 짊어질 수 없는 것을 짊어졌던 단 하나의 지지대.

 

지금 그것이, 아득한 3대의 시간을 지나

처음과 같이, 존재하지 않았던 때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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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의 소식은 모든 소란이 다 가시고 난 뒤에,

희게 느껴질만큼 눈부신 빛무리 아래에서 침묵이 전해 주었습니다.

 

마치, 이제 막 시작된 것만 같은 하늘과 땅과-

다시 태어난 것만 같은 인간과-

마음과.

생명과.

 

 

 

그렇게, 다이치들의 사동상과의 전투는 끝을 맺었습니다.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원작대로라면, 여기서 거진 끝이죠.

 

그러나 아직도 3-4 마지막 리뷰 분량과,

4권 통채로 한 권이 남아있습니다.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1, 2대 마동전사들의 설정과

사동상, 태양왕, 정령왕들의 새로운 설정에 의해

다이치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가지 더 남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없어진 사동상을 대체할 '그릇'에 대한 문제입니다.

사동상은 비록 그 본성이 악함에 있어 세상에 악영향을 미쳐왔다고는 하나

노마 다오가 떠받치는 문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것.

 

그러나, 지금 그 사동상이 3대 마동전사들의 손에 의해

봉인이 아니라, 영원히 소멸되었습니다.

 

대체할 '그릇'은 '여기에 있다' 라고, 다이치는 말했습니다.

과연, 어떤 생각에서였을까요.

샤먼은, 살아남았을까요.

살아남았다면, 그는 에느마에게 무엇이라 말했을까요.

다이치는, 샤먼과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다이치는, 그랑죠와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말 많군요;

이 모든 것들은 모두 이후의 찰스다윈 리뷰에서 해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와앗.

어깨가 다 뻐근합니다.

사진부터 어째 시간 좀 잡아먹는다 싶었는데

오늘 리뷰는 정말 시간 많이 잡아먹었습니다.

그나마 성가셔서 사실 한자 몇 개는 사전 안 보고 넘어갔는데도 말이죠.(;;)

(...사전찾아 공부해봐야 일상용어에서 절대로 안 쓰인다는 걸

깨달은 뒤로 문득 고개를 내미는 면학에의 게으름...)

 

그래도 일단락을 지어둔 덕분에 다음 리뷰인 3-4의 5번째 리뷰는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말은 그쪽이 더 많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잘랍니다.

오늘 오후에는 졸업을 앞두고

교수님들과 개인적으로 송별 파티를 겸해 간단히 식사를 하기로 해서 슬슬 자둬야 하거든요.

감기는 하루만에 정말 모에심으로 다 날아간 듯하고.

 

그럼, 즐거운 꿈 꾸시기를.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

 

 

 

...여름을 지나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시신덴 리뷰는 제 블로그의 계간 이벤트가 된 걸까요.

(...)

 

핑계를 대어 달라지는 것은 없고,

리뷰를 끝마치지 않을 생각 또한 없다는 점만 확실히 해 두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재촉이랄까, 규탄을 받아 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시신덴 리뷰는 워낙에 이미지 중심이 되다 보니,

네이버만으로는 충분치 못해, 파란(www.paran.com)의 블로그 쪽의 계정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제 블로그에 접속하시는 분들 및 특정 운용체제를 이용하시는 분에 한해서

파란으로 직접 가셔서 승인 시스템을 설치하시지 않으면 그림이 전부 엑박으로 보이는 사태도 종종 벌어집니다.

이 점 유의하시기를.

 

(승인 시스템이라곤 했으나, 별 거 없습니다.

XP 서비스 팩 2의 경우 모든 사이트에 한해 팝업창 등이 자동차단 되죠? 파란에서 그걸 해제하시면 됩니다.)

 

 

 

 

 

 

 

 

 

지난 화에서는 샤먼의 정체가 1대 마동전사 아인 소프의 전생이었다는 것이 밝혀짐과 더불어

그의 암울한 과거에 대한 내용이 메인이었습니다.

 

그 반면 이번 리뷰의 메인은,

어째서 샤먼이 현재 샤먼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3대 마동전사의 앞에

사동제국을 등에 업고 적으로서 대치했는가, 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럼, 곧바로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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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건 비단 나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지.

...당신들은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어째서 사법관은 새로운 [핵(영혼)]으로서

태어나야만 하는 것인지를?"

 

사법관은 환생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

만물이 죽고 다시 태어나 새로운 생을 부여받아 살아간다는

이 거대한 우주의 싸이클에서, 유독 사법관- 그들 마동전사만이 벗어나 있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혼을 가진 새로운 존재가 그 자리를 채울 뿐.

죽어버린 영혼이 환생하는 일 따위는 없었습니다.

 

샤먼의 말에, 정령왕들은 별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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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간단해. '수정' 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

 

얼음꽃이 필 듯 차가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샤먼은

한층 더 싸늘하게, 그리 말했습니다.

 

"과오를 범한 인자를 축출하고 새로운 인자를 더하여

때가...시행착오를 반복하지.

당신들이 법칙을 만들어 금기를 늘린 것처럼.

...아주 조금씩..."

 

창 밖에서는, 세계의 종말을 장식하는 요란한 폭죽처럼,

끊임없이 천둥번개가 내리치고 있었습니다.

 

"...내가 살아있는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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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에 뒤흔들린 결과의 양태일지도 모르지."

 

혼돈의 샘으로부터 빠져나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위치를 알 수 없는 지면에 나란히 쓰러져 있는 다이치와 라비, 가스.

 

기이하게도 그 지면이 갈라져,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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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싸움에 지친 낡은 영혼은 방치되어 버려지지.

시간의 틈바구니에서 정화되지 못한 채로...

전생조차 하지 못하게 되지.

마치, 지구의 북구 신화와도 같아.

 

[죽은 전사의 혼은 전생의 여신(왈큐레)에 의해 천상의 사자의 관(발할라)으로 끌려가

신들의 황혼(라그라로크)의 때까지 영원히 가두어진다]

 

그렇지 않으면 이건 신화의 이름을 빌린

단순한 진실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지."

 

샤먼의 말 그대로, 아인(샤먼)을 제외한 그 누구도

지금까지 다시 생을 부여받은 마동전사는 없었습니다.

그저, 그들은 혼으로서 어딘가에 존재하겠지, 정도의 미약한 희망만을 남긴 채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무한히 구천을 떠돌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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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어둠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깨달았어.

어둠이 악이 아니며, 빛 또한 선이 아니라는 것을.

그런데도 빛은 항상 구원받고 어둠은 묻혀지지.

 

 이 모순-

그거슨 그대로 사법관의 업(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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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했다.

이 저주받은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죽지도 못하는 주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헤매는 전사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결론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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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원을 타파해야만 한다.

모든 것의 시작인 '인페르노의 문'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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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건가?]

 

쭉 듣고만 있던 아쿠아비트가, 어이없다는 듯 입을 열어 그렇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연한 질문에, 샤먼은 별 대답 없이 그저 살풋이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습니다.

그 태도에 위화감을 느낀 아쿠아비트, 샤먼이 준비한 '또 다른 장치' 가 있음을 눈치챕니다.

 

[...마주석(마그네시아)의 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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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화와 비물질화의 비술이다...

영원불변히 '닫힌 바위'.

 

그로 인해, 그 어떤 자도 예외없이, 세계의 종말까지 동결된다.

그러나...그것을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해.]

 

가능한 '장치'는 파악했으나, 정작 그를 위한 '연료'가 없는 점을

아쿠아비트가 굳이 지적했습니다.

 

"그래..."

 

그러나 샤먼의 일그러진 미소에는 한 점의 흔들림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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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예를 들면

혹성과 공간을 하나 파괴해야 겨우 얻을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가 필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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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시지들?

감회가 새로운 추억을 지적당해서 뜨끔하신겐가?"

 

과거, 별 하나가 사라질 뻔했던 두 번의 사건.

첫번째도, 두번째도 언제나 그것은 마동전사와 사동신이 관련된 때.

정령왕들은, 물론 그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사동상을...]

 

"...이전 전쟁에서는 나는 사동족의 일병에 지니자 않았지.

그러나 이번에는 좀 더 신중하게 일을 진행시켰지. 윈자트.

 

저것을 발동시키는 것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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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단 한 명의 존재이므로."

 

그렇게 말하며 샤먼이 응시한 곳에는 아쿠아비트가 서 있었습니다.

 

금발의 푸른 눈, 두 개의 귀.

물의 정령왕의 수호를 받으며 어둠에 가장 가까운 사법관들.

물의 마동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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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이 방출하는 비물질화의 힘으로 먼저 달을, 그리고

이 라비루나를, 더욱이 사동제국의 이공간까지도 모두 에너지화 시킨다.

 

"그곳에 살고있는 생명도.

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 또한...

모두 하나의 눈부신 에너지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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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몸까지도 에너지화 할 것이고,

그것이 물질화의 힘이 되겠지.

이 라비루나의 시공간을 마그네시다로 만들기 위해서.

 

아아, 그래.

이 푸른 혹성은 남겨두지요.

'인페르노의 문'을 내포한 마그네시아가 이 혹성의 궤도를 돌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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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라비루나는 동전의 앞뒷면.

모두 조각조각...

아무도 없는 아름다운 지구를 영원히 감싸고 돌겠지.

 

마치 어둠 속에 홀로 버려진 푸른 보석처럼.

 

...다행히도 내게는 그만한 힘이 남겨져 있어.

이 또한 불확정인자일까? 그랑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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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이 고고한 보석을, 윈자트.

당신에게 선물하지요."

 

그렇게 말하며 샤먼은 환상으로 띄운 지구의 모형을,

윈자트에게 내밉니다.

 

그러나 윈자트, 소름이 끼친다는 듯 몸을 피해 그것을 거부하고

결굴 갈 데를 잃은 지구의 모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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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져, 산산히 부서집니다.

 

"...전우주의 '창세게'의 왕이기도 한 당신들에게 있어서

별과 그곳에 사는 자들의 생명이 얼마나 귀중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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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서 방출되는 이계의 에너지의 침식은

머지않아 이 태양계만으로는 끝나지 않게 되겠지.

당신들에게 나를 막을 이유는 아무것도 없을 터."

 

[...너의 의식도...흔적도 없이 사라질 텐데]

 

쭉 입을 다물고 있던 그랑죠가, 샤먼에게 건넨 첫 마디는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샤먼은 그 말에,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공허한 표정으로 답했습니다.

 

"물론 소멸을 피하지 못하겠지.

 

하지만

그로서 겨우 나는 잠들 수 있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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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이 시시한 싸움에 종지부를 찍을 단 하나의 방법이다."

 

샤먼은 더없이 강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샤먼이 진정 바라는 것은 '싸움의 끝'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조금 더 개인적인 것이겠지요.

샤먼은, 쉬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 시절

다시 태어나지 않는 사랑하는 이들

홀로 버려진채로, 그 기억만은 가지고 영원을 살아야 하는 이형의 사법관은 샤먼 자신

 

그는, 이 싸움을 끝내고 싶어하는 것 이상으로

홀로 남은 세계에 절망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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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다른 방법이 있다면 가르쳐 줘...

 

만약 빛과 어둠의 전쟁이 신들의 복수극이라고 한다면

우리들의 전쟁은 언제 끝나는 거지?"

 

샤먼의 말과 겹쳐서, 한편 눈을 뜬 다이치가 라비를 부축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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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해 줘, 그랑죠!

우리들은 무얼 위해 태어난 거지?!"

 

'우리들은 대체 어디로 가면 되는거지-?!'

 

그에 대한 해답은,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을 터였습니다.

마동왕이자 정령왕인 그들조차도,

그리고 물론 그 아래서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 마동전사들은 더욱.

 

샤먼은 이 모든 부조리의 산물인 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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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의 무사를 확인한 다이치는,

단호한 걸음으로 라비를 놔둔 채 어디론가 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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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아래로 뛰어내리듯 몸을 던진 다이치.

자연스럽게, 그의 입에서는 소환의 주문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도막사라무,

...빛으로부터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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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그랑죠!"

 

샤먼에게서, 혼돈의 샘으로부터 모든 사정을 들어 진실을 깨달았음에도

다시 그랑죠에 타고 싸우려고 하는 다이치의 행태에

샤먼은 의문을 표합니다.

 

"...어째서 아직도 싸우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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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

너와 내가 싸운다해도 결국 우스운 짓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너는 아직 정령와에게 구원을 바라는건가?"

 

"..."

 

다이치는, 그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다이치...]

 

다이치의 묵묵부답에, 그랑죠 역시도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이름만을 작게 불러 봅니다.

 

"...이번 세대의 마동전사로서 내게는 아직 사명이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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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해 줄 거지, 그랑죠?

이제 당신들은 이 결말을 그저 바라보는 방법밖에 없을 테니까."

 

그렇게 말한 다이치, 엘디카이져를 꺼내들고 강한 기세로 샤먼에게 검을 내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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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라비에게,

아쿠아비트가 이번에는 말을 걸어 옵니다.

 

[...나와...같은 아픔을 가진 자로서 너희들은 태어났다]

 

여기에서, 아쿠아비트가 말하는 '너희들은' 은 3대에 걸친 물의 사법관들이라 생각합니다.

마동전사 자체에 대해 애정을 가질만큼 아쿠아비트가 녹록한 성격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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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둠에 가까운 존재인 저희들은...

마치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날갯짓하는 벌레와도 같이

빛나는 존재에게 매혹당하지

 

그것은 마치 한 쌍과도 같아서, 서로 다른 힘이 서로를 끌어들이지

 

사랑에...빠지게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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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언제나 그래왔다

 

마치 성취되지 않는 사랑의 저주와도 같이...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 그렇게 말려들어간다

 

어둠의 존재에게는 결코 주어지지 않는 강인한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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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자를 위해서라면

추락하는 것조차도 꺼리지 않는다

 

돌아보면 더움은...

한순간에 빛을 삼켜버려]

 

라비는 아쿠아비트의 신랄한 말에 눈을 감아버립니다.

다이치를 삼켜버리는 어둠의 존재.

 

다이치의 빛을 그 무엇보다도 사랑하면서도

결국 자신은 다이치에게 내어줄 것이라고는 어둠밖에 없다는 생각이

그를 잠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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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너희들의 행복을 빌고 있다

 

우리들에게 가능한 것이라곤 그게 전부일 뿐

우리들 아스트랄의 왕은 이렇게나 무력한 거다...]

 

"그래도...

이제와서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

저 녀석과 만난 것을 없었던 일로 해버릴 수는 없다구.

돌이킬 수 없다면, 싸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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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갈 길을 만들 수밖에 없어...!"

 

라비는, 비명을 지르듯 그렇게 허공에 대고 외칩니다.

그렇게나 두 사람의 관게와 유대를 라비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뿌리칠 수 없는 것이라고.

 

그 한편에서, 샤먼과 다이치의 전투는 물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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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영혼이 없는 와이버스트로는 정령왕의 머신을 상대로

우위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아이언 골렘 따위로는 내 능력에 발맞추지 못하는 건가!"

 

허무하게 부서져, 그제야 중력을 느낀다는 듯 바닥을 향해 곤두박칠치는 와이버스트.

샤먼은, 바로 그 순간 기체로부터 뛰쳐나와 주문을 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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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아래로, 춤을 추며 무너지듯 그 잔해가 떨어져가는 와이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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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이 읊은 주문은 소환의 주문이었습니다.

빛의 성수, 피닉스를 소환한 샤먼.

 

기체가 망가진 것으로 인해 잠시나마 방심했던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달려드는 이형의 생물에,

다이치는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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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현 마동전사이며, 솔라 크라운을 손에 넣은 네 쪽이

포스는 나보다 훨씬 위겠지.

하지만 전투라는 건 마동력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

 

확실히, 다이치와는 비교도 안 되게 전투에의 능수능란함을 보여주는 샤먼.

다이치는, 샤먼의 맹공을 각오합니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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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은 엄청난 스피드로 그랑죠를 뚫고 지나갔고,

'거 보라지' 라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 상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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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그리고 기체의 일부가 손상된 것을 깨닫고,

분한 마음에 이를 갈며 다이치 또한 주문을 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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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화염의 주문이 완성된 순간,

기체 없이 허공에 맨몸으로 떠 있던 샤먼은

낮은 방어력에 휘청이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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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디선가 나타난 흰 빛이 샤먼을 감싸고,

다이치는 놀라 그 빛의 발원지를 찾아 시선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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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느...마...!"

 

그것은 탑 안의 에느마, 샤먼에게 방치되어 홀로 남겨진 에느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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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에..그래...!

나는 어리석어...바보야. 알고 있어.

하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어.

 

저 사람이 다른 누구를 잊지 못한다고 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좋아...!

 

나는 그저...

 

당신이 살아있어 주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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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에느마의 그 말에, 다이치 또한 깨닫게 됩니다.

 

'...아아, 그래. 눈 앞에 있는 저 남자는

마신병도, 사동신도 아닌

살아있는...한 명의 인간일 뿐이야!'

 

좀 더 손쉬운 상대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건만,

다이치가 주안점을 둔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샤먼이, 그저 단순히 쓰러트려야 할 적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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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직도 모르겠어?!

네 놈을 위해서 울어주는 사람이 있잖아!

 

...이 바보-!!"

 

다이치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그렇게 소리를 지릅니다.

샤먼을 위해서, 살아있어 주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흘리는 에느마를 본 이상,

그는 더 이상 샤먼을 마냥 무찌를 수만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리스크보다도, 짜증이 앞섰습니다.

저렇게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을 배반하고

오로지 싸우는 것만을 중시하는 바보!

 

...라는 생각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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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죠."

 

문득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이치가 그랑죠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나 당신 도움 없이도 싸울 수 있을까?"

 

[다이치...]

 

정령왕과 마동전사의 관계가 밝혀진 이상,

두 사람의 관계는 서먹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냥하고 마음 든든한 자신의 가디언이라고 생각했던 그랑죠가,

사실은 언제 미쳐 날뛸 지 모르는 자신의 인자를 염려해 지켜보는 감시꾼이었다는 것이.

 

"...나는 대답을 낼 수가 없어. 분명 샤먼도 그럴거라고 생각해."

 

[그만둬라...위험하다]

 

"위험한 건 내 목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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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내 힘이야?"

 

[.............]

 

그랑죠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랑죠는 정령왕으로서, 만물의 밸런스를 잡는 자로서

다이치 자체가 위험한 것보다도,

다이치의 힘이 폭주해 날 뛸 것을 먼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니까요.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다이치는 자신의 정령왕에게,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전합니다.

 

"고마워.

당신의 침묵은 다정한 거짓이었던 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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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샤먼이 후퇴하자, 다이치 또한 그랑죠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눈에 눈물이 글썽한 채로 라비를 찾습니다.

 

무표정하게,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이 폐허 한가운데에서

다이치를 맞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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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는, 검을 팽개치고 라비에게로 달려가

그 몸을 끌어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 세상이 피를 흘릴 때,

삶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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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대신해 피를 흘리고,

살아있는 모든 자들의 원죄를 등에 짊어지고 싸우는

 

그 몸은 썩어가고,

피투성이가 된 죄의 무게로부터

혼은 결코 정화되지 못하고 전생 또한 허락받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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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속에서...

생울 부여받은 모든 생물 속에서...

우리들만이 세상에 속박당한 유일한 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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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마동전사다-"

 

그렇게 말하며, 샤먼은 다이치와 라비 앞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그 사실을 혹독하게 몸으로 겪은 샤먼에게

무어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던 다이치.

 

"............"

 

곧 다시 펼쳐질 그와의 전투에 앞서서도,

그는 여전히 그에 대해 증오를 품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다이치 자신은 현재 품에 안을 수 있는 입장이었기에.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음, 대강 지금 보니 리뷰한 게 50p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월간연재라는 느낌이랄까.(....)

 

여하간, 흐름과 함께 재미도 끊길법한 파트이니만큼

계간 리뷰는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당장 내일 하겠어요, 라는 아니라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의 밸런스는 다시 찾아야겠군요.

 

게다가 다시 봐도 한자가 참 난감한 게 많아요, 시신덴.

...공부나 해야지요.

(과연이게 상용한자일까, 라는 의구심을 뒤로 한 채;;)

 

첫눈 내린답니다.

리뷰하느라 못 나가봤습니다.

 

잠깐 밖에 나가서 구경 좀 하고,

내일 수업 준비 좀 해야겠군요.

 

그럼, 즐거운 밤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

 

 

이번 달 들어 한 번도 포스팅을 안 했더군요. (....)

그림은 그리니까 그나마라도 이글루스 쪽은 드밀었다지만...;;

이게 무슨 회원제였으면 나 짤렸을거야,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었답니다.

 

코미케를 일주일 앞두고 만감이 교차하고 있는 중입니다.

구매대행 일이야 사실 정신없을 건 없지만.

 

아, 구매대행 건은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http://comike.0u.to/ 에서.

 

...정작 저 스스로는 대체 뭘 얼마나 질러야 좋을까 고민하고 있지만.

=ㅅ=;;;;;

 

여하간, 오랫동안 끊어졌던 시신덴 리뷰를 다시 이으려고 합니다.

원래 생각에는 방학이 끝남과 함께 4권까지 끝내서 찰스다윈 시리즈는

이 여름과 함께 바이바이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역시 마음뿐이었습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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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드를 올려요.

아니, 사실은 안경을 벗으라는 쪽이 맞겠지만

 

지난 번 샤먼의 충격 고백 이후로 계속 넘어갑니다.

샤먼의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는지라

이번 리뷰도 좀 많이 암울합니다;

 

[ ] 혹은 " " 혹은 ' ' 안에 들어가지 않은 나레이션 비스끄레한 것은

전부 제 감정이입의 산물이니

혹여 본편의 내용이라고 생각 마시기를.

본편의 나레이션 및 대사는 전부 일정 괄호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지난 리뷰 마지막 장면은 샤먼이 분위기 잔뜩 잡고

자신이 초대 불꽃의 마동전사인 '아인' 이라고 밝히며,

정령왕들과 관련된 모든 진실을 현재의 마동전사들에게 알려주었노라고

차갑게 말하며 끝을 맺는 씬이었지요.

 

장면이 바뀌어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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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픽스 난리났습니다.

아그라만트는 사라져,

나브는 죽어, 에느마와 샤먼은 사라져...

난리날 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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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이 이상은 무리입니다!

포스 필드가 붕괴했습니다, 탈출하십시다!"

 

"바보같은 놈!"

 

...이라고 호통치는 데 떠오르는 영상은

닥터 바이블과 섀도우입니다.

ㅜㅜ

 

그러고보니 닥터 바이블과 섀도우는 사이가 좋았지요.

보고 보고 또 봐도 떠오를 때마다 마음 아픈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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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서든 지각만이라도 안정시켜!

어디로 도망치건 마찬가지야!"

 

닥터 바이블이 분발하고 있는 가운데,

에느마, 뭔가에 홀린 표정으로 흐느적대며

표류합니다.

 

"에느마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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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위험합니다. 시가지로 피난하세요!"

 

나름 좋은 소리라고 해 주지만

당사자는 정작 무시합니다.

...랄까, 귀에 안 들리는 상황인 듯

눈에 촛점 사라져 있습니다.

 

그렇게 홀로 인적 드문 곳으로 걷다가

문득 발 아래가 붕괴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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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아래가 불안하다 싶더니

곧장 천장 위가 무너져내리기 시작합니다.

파편들이 곧장 에느마 위로 떨어지려던 그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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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주변에 보이지 않는 결계라도 쳐진 양,

그녀의 몸에 맞지 않고 빗나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고 놀라는 에느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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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텍트의 발동과 동시에

미리 걸어두었던 잔존사념(텔레파시)이

에느마의 안으로 흘러듭니다.

 

[에느마...

레웨의 길로 달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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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계에 새겨진 주문은

너를 지구로 보내어....

네가 잠들도록 프로그램 되어있어.]

 

[백년, 혹은 천년...

모든 것이 끝나고

잡다한 영장류가 근절된 뒤에

아름답고...조용한 세계에서...

너는 눈을 뜨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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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걱정도 할 필요 없어...]

 

'...목숨만은 살려주지.'

 

[그때까지 결계는 너를 지킬거야.]

 

이전에 들었던 샤먼의 말을 떠올리며,

에느마는 얼핏 무표정한 눈동자에 눈물을 또르르 말아올립니다.

 

"...바보."

 

내게 홀로 떠나라고 하는 남자.
자신을 두고, 안전한 곳으로 가라고 하는 남자.

그것도- 이런 식으로밖에 말하지 못하는 그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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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아무도 없는 별에서 홀로 살라고 하는 거야...?

오로지...혼자서.

그걸...내가 원하리라고 생각하는거야?

...살아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듯 하더니,

결국 휘청이다가 바닥에 좌절 자세로 주저앉고 마는 에느마.

그 입에서 튀어나온 마지막 말은 그야말로 지금까지 그녀가 숨겨왔던

샤먼에 대한 마음, 그 자체였습니다.

 

"당신이 없는 그런 별에서...!"

 

목숨을 살려주는 것만이 나를 살리는 것이 아니야.

나는 살고 싶어.

물론, 살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없는 청정하고 아름다운 별에서

홀로 존재하기 위해 살아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야.

 

나는 그저,

당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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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네가...어떻게...'

 

아름다운 얼굴에 떠오른 경악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자신을 초대 마동전사 아인이라고 밝힌 샤먼에게 질문을 던지는 아쿠아비트.

 

"글쎄...? 나도 죽었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여자의 태내에 있었지.

갓난 아기로서 다시 태어난 것은 과연

내 인과였을까? 그렇지 않으면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내가 다시 생을 부여받은 곳은 다름아닌

추방당한 북의 민족...사동제국이었지.

여러 번의 삶을 거치는 동안 유형의 땅 지구에도 태어난 적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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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코 다시

아델라이드의 땅에 태어나는 일만은 없었어."

 

정체를 밝힌 후, 자신의 그간의 행적에 대해

천천히 이야기하려고 하는 샤먼.

아니,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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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자로서...

어디에서랄 것도 없이 너희들의 '핵' 은 생겨났다.]

 

다시금 배경은 다이치들이 진실을 보고 있는

샤먼의 '샘' 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현재의 시점은 다이치.

 

[우리들은 그것에 싸우는 주술 '마동력' 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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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왕인 우리들에게도

너희들은 미지의 요소가 많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아주 희미하게, 그러나 점점 또렷하게 또 다른 목소리가

다이치에게 닿기 시작합니다.

 

'...죠...'

 

'그랑...'

 

'...죠...'

 

불길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는 '그'.

결코 만날 일 없었어야 했던 자신의 선대 마동전사.

다이치는, '그' 의 과거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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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 줘...그랑죠...'

 

무력한 어린아이처럼 어둠 속에서

불길에 사로잡혀 그것을 조정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수호정령에게 도움을 청하는 아인.

 

그러나, 다이치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것과 동시에

아인 또한 비정한 느낌에 동공을 확대시킵니다.

 

'대체 뭘...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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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죠!!'

 

지나치게 처절한 비명과 갑자기 비산하는 불꽃에

다이치는 그대로 눈을 감아버립니다.

그리고 스러져 다른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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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다이치가 정신을 차린 곳은

자신이 태어나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아름답지만 기묘한 곳이었습니다.

이질감에 호수 속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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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그곳에는 자신이 아닌, 전혀 다른 존재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다이치가 아닌, 아인이.

 

'누구야, 이건...!'

 

잠시동안이나마, 공황에 빠져 주변을 둘러보며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과 함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다이치.

 

'...여기는 어디지?

나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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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가스...!'

 

그렇게 마구잡으로 숲 속을 헤매며

자신의 동료의 이름을 부르던 다이치.

 

그리고 어느 길을 빠져나와 눈부신 출렁임에 살며시 고개를 든 아인(다이치)는

꿈을 봅니다.

 

꿈처럼 달콤한 미소와 사랑스러운 두 개의 귀를 가진,

그가 가장 사랑했던 어느 소녀와 조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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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여전히 다이치는 샤먼이 보여주는 환상 속에서

헤매이고 있을 뿐.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현실의 목소리.

 

"-맨 처음 새로이 생을 부여받았을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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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떻게 된 거지?

...어째서...]

 

갓난 아기의 화상이 비춰지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바로 다시 태어난 아인이자 이전의 샤먼의 모습입니다.

 

아인으로서 죽고 난 뒤, 그는 몇 번이었는지

세는 것조차 권태로워질 정도의 삶을 겪어왔습니다.

이것은, 그 첫 생이었던 것입니다.

 

[이건...대체 어찌된 일이지?]

 

그도 처음에는 그저 당혹스러울 뿐이었습니다.

 

[나는...죽지 않았던가?]

 

'목소리가...그래.

내 의식과 타인의 의식이 겹쳐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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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나는 오로지 내 형제들을 찾아내는 일에 몰두했다."

 

[어디엔가 있을 터...]

 

[아디...사일레스...어디에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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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에 있어...!!!!]

 

슬픔을 넘어 아픔, 아픔을 넘어 아물지 않는 자상이 될 듯

날카롭고 서러운 아인의 목소리가

어둠을 찢고 다이치의 고막을 찔러댔습니다.

 

생의 단 하나의 의미랄 수 있었던 아델라이드와 사일레스.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잃어야만 했던 그들.

가장 저주받아 마땅할 자신이 다시 생을 부여받았으니

틀림없이 그들도 다시 태어났을 거라 생각했으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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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해서...또 다른 여자의 뱃속으로 돌아가...

또 다시 태어나고, 또 다시 태어났다. 몇 번이나..."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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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뜰 때마다 몸이 다르다]

 

[어느 것이 진짜 나인지조차 모르겠어]

 

[악몽으로서 남는 기억]

 

[몇번이고 되풀이되고, 또 되풀이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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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되어 간다]

 

[지금은 과거인가?]

 

[그렇지 않으면 미래?]

 

[나는 살아 있는 걸까?]

 

[그렇지 않으면 죽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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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가르쳐 줘...]

 

'아디...!

아디...!!'

 

아델라이드를 끊임없이 외쳐 부르던 자신의 목소리.

그것은 정말 자기자신이었던 것인지.

그녀의 존재만은 이렇게 생생한채로

악몽이라는 바다 위에 부상해서 마냥 표류하는 나룻배처럼

나는 어디에.

 

[대답해 줘...]

 

'...미안하다.

너를 구할 수가 없어...'

 

마지막으로 자신이 들었던 사일레스의 목소리.

내가 그를 죽였는데.

이 손으로 그를 죽였는데.

나는 여기에 살아있고

어째서 그는 어디에도 없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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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 내!!!!!!!]

 

현실감과 과거와 미래, 자신이 서 있는 곳의 감각을 잃어버린 상태로

몇 십, 혹은 몇 백 몇 천 번의 삶을 살던 끝에

아인은 기억해 냅니다.

 

자신의 가장 고통스러운 과거를.

전혀 다른, 노쇠하고 병약한 몸으로-

그것도 감옥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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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이지? 누구지?]

 

[내 이름은 '아인']

 

[세계를 구하기 위해 태어난 불꽃의 사법관.]

 

달빛이 수직으로 들어오는 캄캄한 감옥에 갇혀

자신의 존재를 되짚어가는

'언젠가' 의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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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숙업 아래 맺어진 형제들...]

 

[은빛 소녀 아델라이드...사라져 버렸다.

상냥했던 사일레스...내가 죽였다.]

 

[그리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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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호정령!!]

 

갑자기 벼락을 맞은 듯 자신의 처지를 새삼 깨닫고

자신을 구했어야 했을 누군가를 떠올리는 아인.

 

[그랑죠가...나를 죽였다.]

 

[- 나는 너를 무로 되돌리는 것은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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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염보다도 차가운 빛으로 냉담하게 아인을 잘라내는 그랑죠.

세계에 이바지 하지 못하게 된, 폭주한 사법관의 냉혹한 처벌자가 된 그.

 

[너의 사지와...마동력을 거두겠다]

 

'그랑죠...! 싫어, 하지 마....!'

 

[나의 상냥한 수호정령...

모든 인간들이 우리들에게 등을 돌려도

당신만은 변치않고 곁에 있어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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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죠...!]

 

결과적으로 목숨은 부지했으나, 양팔, 양다리와 마동력을 잃은 채

무한한 암흑공간에 갇혀버린 아인.

 

[인간의 의식은 시간축과는 별도로 존재한다.]

 

[단,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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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확실하게 그 일은 일어났고-

의식은 시간의 저편으로 튕겨졌다.]

 

"이제 이 몸이 몇 번째 그릇인지도 이미 기억하지 못해."

 

[이런 일이...있을 리가 없어...]

 

[사법관이 전생(轉生)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에 놀라워하는 세 명의 정령왕을 앞에 두고,

샤먼은 마지막 윈자트의 말에 코웃음을 칩니다.

 

"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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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전생이라고...지금 그렇게 말하는건가?

"사람" 이라고 하는 그릇에 의식을 담았을 뿐인 이것을...

이제 나는 인간조차도 아닌데?"

 

샤먼은 자기 스스로가 인간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본디 마동전사란 두 번 다시 태어나지 못하는 것이 기본.

 

그 '핵' 은 인간이 아니고, '핵' 자체가 다시 태어나는 일은 있어도

'핵' 을 품고 마동전사의 이름을 받았던 '인간' 이 다시 태어나는 일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것인데.

샤먼의 존재는 마동왕들로 하여금 경악해 마땅할만한 것이었습니다.

 

"가장 동정심 많은 바람의 마왕, 윈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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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나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 때' 가 찾아올 때를.

그래, 아델라이드에 한 번 더 사법관들이 태어날 날을."

 

샤먼은, 희망을 끊어버리는 대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자신은 죽어도 죽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 생으로 다음 생으로 이어져가는 죽지 못하는 존재.

하지만 유일하게 자신의 생의 의미가 될 두 명은 결코 자신의 앞에는 태어나지 않고.

악몽만이 현실이고 고통만이 삶이라면-

하다못해 그는 새로운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자신과 형제들처럼 희생될 또 다른 마동전사들을 위해-

 

"그리고 두 명의 소년과...한 명의 소녀가 나타났다.

소녀의 이름은 카구야라 했다."

 

2대 마동전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것은 아인슈타인 리뷰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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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확신했다.

이제 두 번 다시 내게 사법관의 숙업이 주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나는...사로잡혔다...

저주인가...아니면 원념인가...

몇 번을 다시 태어나도 기억이 나를 갉아먹는다.

고통으로부터 도망칠 수가 없어."

 

[어째서지...왜 나만이 저주받았지?

내 형제들은...아무데도 없.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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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것이...저것이 눈을 뜰 때 사법관이 태어난다.

열쇠는 거기에 있어.'

 

어두운 표정을 지은 몇 번쨀지 모를 샤먼의 발 아래 깔린 것은

다름아닌 암흑 대사신이었습니다.

'그 때' 와 마찬가지로, 재앙의 불씨가 되는 '그것'.

'인간의 욕망' 으로 인해 발현되는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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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라!!

이제 이런 전투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모르겠나?!"

 

맹렬한 기세로 검을 부딪치며, 자신의 앞에 선 자에게

비키라고 하는 샤먼.

 

2대 마동전사들과 같은 시대에 태어난 샤먼,

그리고 그 상대편에서 함께 검을 겨누고 있는 것은-

2대 바람의 마동전사, 클레이오였습니다.

 

"비킬 성 싶으냐!

마지막 한 명이 된다해도 싸우는 것이 마동전사로서의 내 천명(天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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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오의 깨끗한 그 말에, 더할 나위 없이 차갑게 가라앉아 버리는 샤먼.

 

'숙업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방만해질 수도 있군.'

 

자기도 모르게 피식,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데

그것을 보고 클레이오는 역정을 냅니다.

 

"뭐가 웃기지?!"

 

그러는 와중에, 저편 하늘에서는 무언가 거대한 불길함을 알리듯

빛이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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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나 파워가..."

 

그것을 보고 샤먼도 놀라지만, 자신의 형제의 안위를 떠올린 클레이오야말로 크게 놀랍니다.

 

"아슈레이!!"

 

그리고 마동력을 써서 잽싸게 그 자리를 뜹니다.

 

'거기 서...!'

 

마음 속으로만 애탈 뿐, 정작 발은 그를 따라가지 못하고

이래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던 샤먼.

 

'또다...이래서는 안 돼...!'

 

자신의 뒤로 다가오는 기척 하나를 느끼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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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당하고 맙니다.

 

'끝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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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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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마동전사들의 시대에도, 마찬가지로 거대한 비극이 일어났었지요.

아르테미나 파워를 잘못 발동시킨 어리석음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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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좀...]

 

[누구던 상관없어...]

 

[살려 줘...]

 

[어째서...?]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던 다이치가

뒤에서 조그맣게 얼굴을 내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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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아인(샤먼)의 아픔을 자신의 것처럼 느껴버리고 있는 다이치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까지 흘려가며

자신의 머릿속을 할퀴고 있는 잔혹한 기억들을 멈춰달라 요청합니다.

 

'이제 그만...'

 

[왜냐]

 

[왜 죽을 수가 없는 거야]

 

[그랑죠!! 이 또한 당신이 하는 짓인가?!]

 

[이런 건 싫어!]

 

[도망친 건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이제...'

 

[이제 도망치지 않아]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테니까...!]

 

'그만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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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더 나를 죽여 줘!!]

 

'그랑죠..!!'

 

죽을 수도 없고,

그리운 이들을 만날 수도 없고,

기억은 사라지지 않은 채로,

오로지 껍데기만을 바꿔가며,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것조차도 불가능한 삶.

 

그것이,아인에서 샤먼까지에 이르기까지의수만년에 걸친 그의 삶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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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이 전해주고자 했던 진실을 모두 다 '보아' 버린 다이치.

수면으로 솟아오르는 장면에서,

또르르 참아낼 수 없었떤 눈물 한 방울이 잔잔한 수면에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며

이번 리뷰는 끝을 맺습니다.

 

 

 

 

 

 

 

 

 

뭐...그래서 여기까지 보고 나면 할 말이라고는...

[그랑죠 나쁜놈]...인 겁니다.

=ㅅ=;;;

 

원작하고는 점점 멀어지죠.

워낙에 섬세한데다 볼 게 많은 설정인지라 이 동인지 좋아하긴 하지만요.

 

샤먼의 고통이랄까, 수만년에 걸쳐

아인에서 샤먼으로 변화하기까지의 과정이

이번 리뷰 분량에 담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리뷰에서는, 샤먼이 현재의 이름을 가지고 일을 벌인 이유가 설명되지요.

3대 마동전사인 그들의 적인 사동제국에 서서 지금까지 일을 벌인 그만의 이유가.

 

역시 시신덴 리뷰는 시간 잡아먹는 데에는 보고입니다.

=ㅅ=;;

어느 새 새벽 세 시 반.

 

월광 마저 읽고 그림도 연필선 마저 넣을 거 있는데.

아놔.

 

그런 고로, 오늘의 마무리는 빈약하지만 여기서 끝입니다.

다음 리뷰는 좀 더 짧은 텀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잘하지 못하는 쌀의 우울이로군요.

;ㅅ;

 

그럼, 즐거운 꿈 꾸시기를.

저는 이만 책 읽으러 갑니다.

쟈하라독시드.

 

 

 

:

 

 

얼마전 끝을 맺은 3-3권에 이어, 또 다시 이어지는 찰스다윈 3-4권의 리뷰입니다.

요새는 그래도 텀이 좀 짧아졌다고 생각은 하지만-

사실, 입이 근질거려서인 것도 있답니다.

 

3-3권 리뷰를 내내 읽으신 이웃분들은 아시겠지만,

초대 마동전사들은 그야말로 비참하게 그들 시대의 끝을 맞이했습니다.

 

물의 마동전사는 자신이 사랑한 인간들에 의해 마녀사냥 당했고,

바람의 마동전사는 가장 사랑하는 형제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으며,

불의 마동전사는 세계와도 바꿀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죽음을 직시해야만 했죠.

 

이 이야기는 모두 3-2권의 끝에서

갑자기 대거 등장한 정령왕들에게 느긋하게 인사하더 샤먼이,

현재의 3대 마동전사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보여준 과거라는 것이, 3-4권 리뷰에 들어서기 전에 앞서

다시 정리 겸 적어놓고픈 부분입니다.

 

샤먼은 왜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어째서, 초대 마동전사들의 비극적인 결과를-

그리고 정령왕과 마동전사의 관계가 그저 빛에 속한 것만이 아님을.

 

그에 대한 해답을, 이번 3-4권의 리뷰에서 밝힐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워낙에 끊을 곳이 없어 일단 오프닝만 들어갑니다.

 

 

 

 

 

일단 표지부터.

3-4권의 앞표지는, 다이치입니다.

성장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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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덴 버젼이니, 대강 15세 정도로 판단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분들, 좀 겉늙게 그리시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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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는 그랑죠.

효과가 가히 아름답습니다.

(점점 원작의 [다이치, 마동력을 써라!] 하던 신야씨와는 멀어지는 느낌이지만;)

 

자아, 그럼 곧장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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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혼은 네 위에 놓여

주술과 주문으로 너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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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육체의 잠은 깊을지언정

너의 혼은 결코 잠드는 일 없이]

 

[걷히지 않는 어둠 속을 떠다니며

끊임없이 사념이 너를 휘감을 것이며

네가 알지 못하는 힘의 탓에

저는 너 자신을 지킬 수조차 없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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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에 감긴 것처럼

너는 휘감겨 있다.]

 

[구름 속에

너는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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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영원히]

 

[이 저주 속에 너는 머물러야만 한다.]

 

<Manfred 1817 George.G.by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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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곧

돌아온다.]

 

[내가 영겁하다고 생각했던 세월 내내

내 기억을 들이켜 마셔 온 샘으로부터.]

 

3-3권의 내용과 함께, 다이치들이 보던 과거의 파편도 끝을 맺었습니다.

마동왕이, 마동전사에게 있어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버린 그들.

이 싸움의 뒷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가를 보아버린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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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실이

다 폭로된 채로-]

돌아와, 그들의 다정하고도 냉혹한 가디언(정령왕) 앞에 서게 됩니다.

잠시 장면은 바뀌어 메이 할머니들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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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스...!

이제 그만해!!"

 

라마스(아그라만트)와 이마크가 주술로 한참 투닥대고 있었습니다.

라마스를 쓰러트리기 위해 끼어든 것이 아닌 듯

굉장히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인 브이 메이.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텐데...어째서?!"

 

아그라만트가 아닌, 자신들의 옛 동료이자

큰귀부족의 수장이었던 라마스로 돌아온 것을 알기에

쉬이 공격하지 못하고 있는 브이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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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이제 내게 남은 길이라곤 마도로 일관하는 것뿐!!"

 

어쩔 수 없는 광인의 자태랄까

지킬 것이 없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할 법한 대사를 입에 담는 라마스.

 

"라마스!"

 

그러나 브이 메이의, 라마스를 부르는 음성에는

여전히 애절함이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그 음성에 자기도 모르게 이를 가는 라마스.

 

"나는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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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 라비루나를 사랑하고 있었을 터!"

 

그리고 그 말에, 한순간 헛점이 생겨나고

라마스가 자신의 주위를 둘러 치고 있던 결계가 허물어지고 맙니다.

 

이야기는 다시, 세 정령왕들 앞에 선

샤먼을 화면에 담고 장면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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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랄계의 왕이라 해도

하늘의 뜻에 얽매인 몸인 것에는 하등 다를 것이 없지.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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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질서에서 벗어난 내게

진정한 죽음이란 찾아오지 않아."

 

[............]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샤먼에게,

그랑죠 눈살을 찌푸리다가 묻습니다.

 

[너는 무엇이냐]

 

그 말에 샤먼, 눈을 내리깔고 아주 옅게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답을 합니다.

 

"...너무하군. 그랑죠.

나를 못 알아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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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면, 그렇게나 내가...

너무 많이 변해버린건가?"

 

그 말에, 흠칫하는 그랑죠와 아쿠아비트와 윈자트.

 

그랑죠를 쉬이 부르며, 그들의 정체를 알고

무엇보다도 이미 아무도 기억하는 이 없는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이 정체불명의 인간 같지 않은 금발의 사내는 대체.

 

하지만 '변해버렸느냐' 고 묻는 그 말에,

세 정령왕은, 어렴풋이 눈치를 챕니다.

믿을 수 없지만, 눈앞에 펼쳐진 진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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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마성이 느껴지는 샤먼의 눈동자가,

아무 말 없이 또렷하게 그랑죠를 바라보았고

그랑죠는 그 눈을 보면서 다시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잊혀졌던 한 남자.

두 번 다시 자신의 눈 앞에 이렇게 서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저주받은 영혼.

 

인간 가운데에서, 그 누구보다도 그랑죠 자신과 가까웠던 이.

 

다시, 장면은 긴박하게 넘어갑니다.

이번에는 솔라 블레이드의 봉인을 풀기 위해 어둠의 9사동신이 있는

어둠의 마법진을 향해 달리는 사유리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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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려...'

 

가녀린 몸으로 있는 힘을 다해 질주하는 그녀.

 

'...뭔가가 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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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하려고

하고 있었지?'

 

샤먼에게서 기묘한 귀뜸을 받았으나,

이미 눈을 떠버린 암흑대사신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솔라 블레이드의 봉인을 푸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여

자신의 목숨과 바꿔, 그것을 해내려고 하는 사유리.

 

그러나 머릿속은 뒤죽박죽인데다,

긴박한 상황의 연속에 체력까지 소모해버려

이미 논리마저 엉클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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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블레이드...

...아아, 맞아. 솔라 블레이드의 봉인을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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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그래도 되는걸까?
정말로 이것이 옳은 길일까?

무언가를 알 것도 같은데...

...답을 찾을 수가 없어..."

 

그리고, 문득 자신의 길을 막아섰던 샤먼의 말을 떠올립니다.

 

'그래서야 제 2, 3의 아그라만트가...'

 

사유리가 솔라 블레이드의 봉인을 풀어 태양왕을 불러내어

부활한 암흑대사신을 다시 봉인하기 위한

유일한 방도가 솔라 블레이드라고 하자,

샤먼은 그래봤자 결국 역사는 반복될 뿐이라고 하며

그런 사유리를 막으려고 했습니다.

 

거의 성공할 뻔했으나,

갑작스런 방해(라비)가 들어와 사유리를 놓치고 만 것.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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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유리는, 샤먼의 그 말에 잠시나마 귀가 솔깃했던 것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남자와의 전투 중에 느꼈던 그 기이한 감각.

 

'어째서...그 남자는 그런 이력을 가지고 있는거지?

평범한 이력과는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는 압도적인 힘-

대체 어디서 그런 힘을 손에 넣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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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계가...

이력사(natural forcer)에게, 싸울 힘을 부여하기 위해

그런 힘을 빌려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순수하게 오직 전투만을 위한 그런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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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

 

자신의 말을 거듭해가면서, 점점 확신을 거듭해가는 사유리.

믿을 수 없는 사실이지만, 모든 일의 전말이 하나의 맥락을 향해 뻗어가고 있음을

사유리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그래. 그건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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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전사와도 같은 힘-'

 

 

 

...모든 것을 유린당해 빼앗기고, 스스로 부숴버리고는 미쳐버린 가여운 불꽃의 영혼.

순수하게 싸움만을 위해 이력을 마동왕으로 제일 먼저 부여받은,

인간이면서도 인간이 아니었던 이색의 존재.

 

먼 옛날, 아델라이드의 땅이 그 이름을 부여받기도 전에 태어나

불꽃의 정령왕 그랑죠에게 선택받아 성전사로 불리우며,

시대를 지키고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검을 휘둘렀던-

첫번째 불꽃의 마동전사.

 

아인.

아인 소프.

 

이 세계에 한 대(代)에 두 명 존재할 수 없는

다이치와 같은 속성의 마동전사.

 

그것이, '샤먼' 의 '정체' 였습니다.

 

"...자신들의 수호정령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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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마동력을 이끌어

싸우는 방법을 가르치는

스승- 또는 부모라고도 부를 수 있는 당신들 정령왕이...

항상 자신들의 그림자와 공존하는 우리들 사법관에게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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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한 감시인임과 동시에...

태어나면서부터 약속된 절대적인 비호의 뒷면에서

미쳐버린 영혼에게는 냉혹한 처형인 되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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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돌아 온다."


 

- The trird season -

제 3부

진화론

<부화>

 

[엄숙한 신의 한 때가 다가온다.

영원의 혼이 깨어나는

그 운명의 순간

이 우주에는 오로지 정적만이 있을 뿐.]


공허해진 다이치가 진실의 샘 위쪽으로 떠오른 장면에

3부의 오프닝 크레딧이 함께  떠오릅니다.

<FIN>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솔직히 여기서 안 끊으면 어디서 끊어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3 - 4권은 내용이 하도 정신없이 진행되어서

끊기가 애매한 부분이 많거든요.

(어째 이 두꺼운 책이 한 권씩 나오나 했다...)


음, 제 리뷰만을 읽으시는 분들은 아마도 약간 쇼킹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3-3권에서 그렇게 내내 사랑과 동정을 받았던 아인이,

사실은 그랑죠 첫머리부터 다이치 스토커로 알려졌던 샤먼이었다- 라는 사실에.

 

저도 3-4권까지 오면서 입 근질거려서 힘들었습니다.

=ㅅ=;;

몇 번이나 [샤먼이 초대 마동전사 아인이래!!!] 라고 하고 싶었는지.


그래도 한가지씩 시신덴이 제시하는대로 밝혀드리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3권대 마지막 책의 리뷰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이제 찰스다윈 리뷰도 2권이 채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벌써부터 조급해지는 마음마저 드는군요.

...뭐, 사실상 리뷰를 다 하려면 제 속도상 앞으로도 꽤나 걸리겠지만.;;

 

공부 좀 하고, 펜선 좀 긋고, 콘티 정리 좀 하고-

과외 다녀오면서 타로 2에게 들러봐야겠습니다.

동생 깨면 PMP 빌려달래서 가서 동영상도 찍고.

>ㅅ<//

 

저는 내일은 친구 결혼식이 있어 그쪽에.

참 벌써부터 묘한 기분입니다.

끝나고서는 와이마켓 쪽으로 가서 이번 신간인

플레이백님의 짐사마 19금 만화책도 봐야겠고♡

 

그럼,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덧.

 

시신덴 앞으로 보내는 팬레터,

이 포스트가 뜨는 순간부터 정식으로 모집합니다.

 

제게 일역을 부탁하실 분들은,

확실하게 신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몇 분인지, 언제쯤 써서 주실건지가 결정이 되어야

저도 시간을 들여 보다 성의를 갖고 할 수 있으니까요.

 

(덧글이 아닌, 안게글이나 쪽지로 해주세요.

덧글로 해 주시면 포스트 뒤로 밀려가면서 잊혀지는 수가 있습니다.)

 

당장 지금부터 7월 내내 원고에, 8월엔 코미케 준비해야 하니까.

 

자세한 내용은 아래 주소의 포스트를 참조해주세요.

http://blog.naver.com/ykeath/100037993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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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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