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토요일 새벽엔

엠에스엔에 제가 사정없이 출몰합니다.

후...

 

무슨 놈의 인터넷이 삼십초에 한번씩 끊기는지...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결국 20시간 가까이 지나고 나서야 올리게 되니

감개무량보다는 맥이 풀린달까요.

장마 내내 이러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요.

 

 

 

 

 

 

 

 

 

이번 리뷰는 약간의 번외입니다.

전체적인 내용면에서는 이어지지만,

다이치와 라비보다는

히로타카가 중심이 되더라고요.

 

사실 다이라비 애호가인 저로서는

둘이 알콩달콩하는 거나 잔뜩 나왔으면 좋겠다 싶지만

이런 식으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는 것도

이야기로서의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매력있죠.

 

그럼 곧장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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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꾸던 그 시절이 지난다 해도]

 

여름이라고 하니 지금하고 겹치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한국은 장마라 비에 절어가고 있지만

이렇게 쨍쨍한 날, 계절감에 맞춰 책을 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일 듯.

 

만물이 푸르고 싱그러운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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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기분 좋게 낮잠이 든 라비.

현관으로 누군가가 들어습니다.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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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

 

학교인지 학원에 다녀온 히로타카.

가방을 놓고 현관으로 들어서면서 보니

집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걸 깨닫습니다.

 

'엄마 장보러 가셨나?'

 

시계를 보면서 다른 가족들의 스케쥴을 생각해 봅니다.


'이 시간이면 형은 아직 세미나고...
그러고보니 라비 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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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어머니가 남긴 듯한 메모가 붙어 있어

자세히 보니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다이치, 히로타카
어서 오렴.
나는 장을 보러 다녀올게.
간식은 냉장고에 있단다.]

 

'햄버거인가...
시금치 안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이 집 형제들은 사이좋게 하나씩 편식을 하는 모양입니다.

당근도, 시금치도 맛난 것들만 골라 싫어하는군요.


'형은 당근 질색하지 않게 된 뒤로
편식 안 하게 되었지만...'

 

TV판 마지막 편(41화)에서 지구로 돌아서면서

스페이스 셔틀에서 기내식으로 나온 당근을 과감히 먹죠.

소년이 성장해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씬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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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라비 형 있었구나.'

 

마루에서 기분 좋게 잠들어 있는 라비를 발견한 히로타카.

조용히 자리에 앉으려는데, 라비의 귀가 움찔거리는 것을 봅니다.

 

'아.'

 

[저 귀, 감각이 통하는 거였구나.]

 

토끼는 잡을 때 귀를 잡는 게 제일 덜 아프다잖아요.(물론 몸은 감싸 안아야 함)

왠지 라비를 보면 귀를 잡아서 덥석 다이치에게 던져주고 싶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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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비상식적이라니까."

 

지극히 평범한 현실 위에서 살아가는 히로타카에게 있어서

라비의 존재는 사실 메르헨에 가깝죠.

마법을 쓰고, 달 안쪽에 살며, 긴귀 부족이고...

 

"질서고 논리고 없다니까.
이런건 보통 동화책 속에서나 있는 거잖아.
꿈은 공상 속에서야말로 아름다운 거라고.
꿈이 현실로 침략하기 시작하면 파탄나는 거라고..."

 

뭐가 아쉬운지 아이스크림(혹은 푸딩 아라모드?)을 먹으며

그렇게 중얼거립니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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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여기에 있다

이 사람의 호흡이 현실의 공기를 흔들고 있다]

 

라비 하나의 존재가 대변하는 수많은 꿈의 세계들.

환상 속에서나, 상상 속에서나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던

많은 관념들.

 

[요정, 마법사, 드래곤, 소인들

수상한 연금술이나 장난을 좋아하는 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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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꿈속 세상의 생물들...

사실은 그 누구도 본 적 없다.
그렇지만 누구나가 그들의 모습을 알고 있다]

 

[오래 전에 나는 밑도 끝도 없이 무구하게 그것을 믿고 있었다

아득하게 먼 무지개 저 끝에는 그 환상의 나라가 분명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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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자주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다가

감기에 걸려 혼쭐이 나곤 했다]

 

 

당시 히로타카는 4살, 다이치는 7살

 

[그 원인은  한권의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에쁜 삽화로 그려진 그 세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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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뜬 밤에

창문을 열고 참이 들면 아름다운 달무지개의 정령이 데리러 와 주는 것이다]

 

어린 히로타카는 확실히 귀엽네요.

시신덴 특유의 동그란 눈!

 

[꿈 속...이야기]

 

딱히 홍조가 떠오른 건 아니지만,

히로타카가, 얼굴을 슬쩍 가리는 것은 미묘한 수줍음일까요.

 

[...그렇다. 어려서부터 믿고 있었던 건 내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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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지개의 요정이 나타나주길 바랐던 것은
바로 나다.]

 

정말로 마법사가 찾아와서 환상 속의 세계로 데려가주기를 꿈꿨던 것은

'하루카 다이치'가 아니라 '하루카 히로타카'였노라고

히로타카, 고백합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그.런.것.은 현실에는 없어.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이 갈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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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렇게 어질러놓다니."

 

히로타카가 잡지 등을 보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린 라비 탓에

바닥에 정신없이 어질러진 책들을 정리해줍니다.

 

[커다란 나무의 구멍이나 푸르고 싶은 호수 바닥에서

(사실 이미 현실에는 그 비슷하게 생긴 장소조차도 짐작가는 데가 없지만)

자그마한 그들의 모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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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도 않는 그들을 찾는 비밀스러운 즐거움

스르르 반쯤 감은 눈꺼풀 저편에, 나른한 낮잠 속에서

(그래도 머릿속에서는 묘하게 현실을 인식하면서) 꿈을 꾼다]

[그 기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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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저 대단하신, 우수한 나의 형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언제나 흔들림 없이 현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속에서 몰래, 아스팔트를 뚫고 싹이 피었다

작은 들꽃같은 꿈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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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형이 찾아낸 그것은 들꽃이 아니라]

탐스럽게 피어난 큰 꽃송이의- '푸른 장미'

 

이 세상에 잠들어 있던, 그 누구도 몰랐던 Last Fantasy(최후의 환상의 왕국)

꿈(리얼 드림) 또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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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자의 머리 위에 씌워진 왕관

그의 찬연한 모습-

나의(사람들의) 환상에 더럽혀진 그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만큼

눈을 뜨고 본 그 꿈의 믿기지 않는 선명함]

 

"........."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트러진 상황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꿈에 대해 생각하다가

잠든 라비를 바라보는 히로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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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마법사에게 저주를 받아, 사랑에 빠진다

 

언젠가...

이 꿈은 정말로 형을 데려가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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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로부터 형을 빼앗아서

모든 것을 놔둔채로

데리고 가 버린다]

 

잠든 라비를 바라보다가,

어느 사이엔가 살며시 라비에게 입을 맞추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깝게 얼굴을 들이대는 히로타카.

 

(정말로 데리고 가 주기를 바란 것은, 내 쪽이었는데)

 

당신을 바란 것은 내 쪽이었는데.

당신이라는 존재가 갖는 무수한 의미를 정말로 원헀던 것은

리얼리스트인 형이 아니라, 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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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톱 히로타카.

거기서 딱 3cm만 더 가면 자네는 고운 꼴로 세상을 마감하지 못해요.

 

[아마 이제 더 이상 형과 똑같은 꿈은 꿀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우리들의 꿈은 전혀 다른 것이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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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나는 꿈을 꾸겠지

꾸벅꾸벅 졸면서, 현실의 꿈을.]

 

조용히 빈 그릇을 들고,

잠든 라비를 놔두고 자리를 뜨는 히로타카.

 

[선명한 꿈은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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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도리어 독이 되기 때문에]

 

마지막 나레이션에서, 너무나 키가 훌쩍 커버린 또 다른 소년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히로타카 또한, 아직 아이일 뿐인데.

지나친 꿈이 자신에게 독이 된다는 것을 이미 저 나이에 알아버렸죠.

 

다이치와는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부딪쳐서 깨어져 가라앉아가는-

히로타카의 꿈의 파편에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좀 더 꿈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저렇게나 비현실적인 친형과 비현실적인 형수가 있으니.

 

...하긴 지가 라비를 어쩔 것도 아니고...

진짜 3cm만 더 나갔으면 비애고 뭐고

책마다 검은 테잎 붙여서 네 얼굴 가려버렸을 거야.

 

 

 

 

한편 라비.

 

'까..깜짝 놀랐다아!!

뭐, 뭐야 뭐야? 지금 건?!
깔볼 수 없는 꼬맹이 같으니!!!'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절대로 두근두근 메모리얼의 두근두근이 아닙니다.

그냥 심장 뛰는 소리예요.

 

그리고 이후의 파란을 예감하는 마지막 컷.

복도 아래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남자가 한 명 계셨군요.

어느새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온 하루카 형놈, 다이치가.

 

천리안까지 계신 줄은 몰랐지만

 주먹을 불끈 쥔 걸로 봐서는 뭐가 어쨌든 볼 건 다 본 모양입니다.

;ㅁ;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번에는 다시 본편으로 돌아옵니다.

> <

그럼 즐거운 밤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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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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