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의 링크 이동은 자유로이 하셔도 무방하나

불펌 등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 주의!

질의중 김상중 씨의 답변 가운데 

8화 이후 내용에 대한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8화까지의 내용은 스포일러라 하지 않습니다.)








23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CGV 청담 씨네시티 3층에서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팬미팅이 열렸었습니다.


사나흘 전에 기사가 나고 나서 

팬들 모두 내가 제일 팬미팅에 가고 싶구나를 외치며 난리난리를 치시는 듯하더니

홈페이지, 페이스북, 블로그에서  곧 신청을 받으시더군요.

물론 저도 셋 다 했죠.


그리고 그저께인 금요일 저녁 5시 승전보가 울려퍼지자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내 억장도 무너지고





ㅜㅜ


그러나 일요일엔 어차피 카페쇼에 갈거야(코엑스에서 열린 행사) 하면서

설움을 애써 달래고 쿨한 척 우후후 나는 어른이니끼니 우후후후윙ㅁ훙하류ㅠㅠㅠㅠ마류류ㅜ리훌럴ㅇ


그러다가 OCN느님께옵서 트위터에서 패자부활전처럼 신청을 한 번 더 받으셨다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불민한 저는 다른 짓 하는 사이





지인께서 당첨이 되시어 저를 영도하여 주셨나이다

기린 언니 복 받엉 두 번 받엉






서론이 길었군요.

여튼 이제 사진과 함께 진짜 행사장 후기로 가보겠습니다.


일단 행사장은 아담했습니다.

미리 오신 순서대로 입장했는데 저와 제 일행은 중간 즈음에 앉았고요.


가로 16석 세로 9열 정도로 '관객석'으로 된 건 150석 정도였고

좌우에 관계자분들은 따로 앉아계셨어요.





입장하자마자 퀴즈노스 샌드위치 반쪽 + 헛개수 + 알래스카 연어캔(???) + 맥스봉을 주셨고요.

다들 긴장타느라 혹은 줄 서느라 잘 못 챙겨먹고 온 걸 아셨나 봅니다.

감사히 받았습니다.


그리고 입장하면서 번호표를 하나씩 선택해서 가지고 들어갔고,

별도로 종이를 한 장씩 나눠주셨는데 그 종이가 소원 수리 종이였어요.

배우님께 바라는 게 있으면 적어서 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적었습니다.


[마동석 배우님 /

너무 무리하지도 않게 너무 무례하지도 않게 젠틀하게 터치하겠사오니 팔뚝 한 번만 만지게 해주십시오

쌀]





...제가 원래 남자 더듬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 곡물이져

마동석 배우님 팔뚝이 너무 ㅠㅠㅠ 너무 ㅠㅠㅠㅠㅠ 으아앍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솔직히 매달려보고 싶었는데

...제 체구로 매달리면...휴...우리 금쪽 같은 배우님 부상 당하실 거 같아서...

아 내가 30kg만 덜 나갔어도...........................


여튼 저는 그렇게 적어서 내놓고 희희낙락하고 있는데

시작 10여분 전에 무대 왼쪽 커튼이 팔랑하더니 

마동석 배우분이 보였어요.

돌고래처럼 소리 질렀죠......


네 그리고 조금 있다가 김상중 배우님도 보였습니다.

그 구역의 돌고래는 저였습니다.


그 뒤에는 배우님들 나오기 전까지 화면에서 무한 반복되는 짤들 구경.

본 짤도 있고 안본 짤도 있었는데

본 짤들도 각도가 다르다거나 한 게 많아서 즐거웠습니다.


저화질이지만 잠깐 같이 보시죠.

:)








(조동혁 배우님 이 컷 진짜 섹시하셨어요. 명암 봐...:Q)




(이거 너무 귀여우심 두분ㅋㅋㅋㅋㅋㅋ)


















(마요미가 최고 하앍하앍)







그리고 저와 함께 간 3명의 지인들은 서로 장비를 점검했지요.





재입장을 위해 주최측에서 손에 붙여주신 스티커.





옆에서 스케치북을 준비해오신 일번지님.

저 자세 배워야 돼요.





이정문 증명사진으로 반짝이 패널을 준비해온 기린 언니.

배워야 된다니까요.





데세랄을 가져오신 멍냥이 언니

언니가 주신 사진은 아름다웠습니다 하앍하앍 :Q


그리고 저는 새벽에 자다 깨서 못 참고 쓴 팬레터와

작은 선물(커피 등)을 가져갔습니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마동석 배우님 전해드리고 싶었거든요.





오늘의 사회자는 개그맨 조우용 씨였습니다.

정말 센스있게 사회를 봐주셔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이런 행사에서는 사회자분의 역량이 정말 크게 진행을 좌우하는데

내내 너무 즐거웠고 지나치지 않게 모자라지 않게 조절하며 사회를 봐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일단 배우분들이 입장하시기 전에 경품 추천이 있었답니다.

'선물을 받아야 하는 나만의 이유' 같은 걸로 발표해서 포스터 5장 배부하셨고

가볍게 게임도 하고...


'결혼을 했다 / 할 예정이다' 라는 사람 손들어!!!!! 라시길래

기차게 들었습니다.


네, 저는 지금 신혼집을 구하고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남친 역시 오래진 덕구라서...오늘 잘 다녀오라고 해줬거든요.





그랬더니 선물을 주셨어요.

박해진 씨가 모델을 하고 계신 국내 브랜드 '수려한'의 기초화장품 세트.


이런 고급 화장품 선물은 해봤어도 받아보긴 처음이네요.

감사한 마음으로 정말정말 잘 쓰겠습니다. 

OCN이시여 고맙습니다. (;ㅁ;)(_ _)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배우분들 등장!!!!!!

먼저 영상으로 배우분들 한 분씩 소개하고, 명대사를 라이브로 말씀하신 뒤에

무대 뒤에서 앞으로 나오셨어요.


김상중 씨는 

"우리가 사람이요? 짐승이요? 우리가 잡아야할 놈들은 짐승입디다. 짐승. 그런데 우리는 뭡니까. 우리는 배우입디다."


마동석 씨는

"다 왔냐 조팡매들아, 얼굴 다 외웠어."


박해진 씨는

"내가 누군지 정말 기억이 안 나."


마지막으로 조동혁 씨는

"두 번 안 묻는다. 우리 이제 나간다."











객석이 하나되는 순간.









그리고 김상중 씨가 한 말씀 더 하셨죠.


"반갑냐? 꼭꼭 씹어서 잘 즐겨라."


남의 목에 깔대기를 꽂고 덕심을 부어주시는 분이 하실 소리가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본격적인 팬미팅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일 첫 번째 순서는 명대사 명장면 코너.

배우분들께서 직접 꼽으신 명장면이라셨어요.


먼저 김상중 씨의 명장면은

1화에서 유미영 경감이 박웅철/정태수에게 발찌 배부한 뒤에

둘이 거부해서 한 마디 하시는 장면이었어요.


왜, 정태수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란 말 있잖냐고 하니까

오구탁 반장이 반문하시던 부분 있잖아요.

그리고 사납게 눈 치켜뜨시던 그 장면.


교회의 빛살이!!!!! 드라마의 명암이!!!!! 구탁사마 얼굴에 팍 꽂혀서!!!!!!!

아아 이렇게나 이 드라마는 옳다쿠나!!!!!! 하던 그 장면요.


코멘트하시는 김상중 씨 목소리를 듣는데...휴.

옥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마동석 씨가 꼽으신 명장면은

5화의 목베개 장면이었습니다.


회장 안의 모든 사람이 즐겁게 웃으면서 귀엽다고 난리를 쳤죠 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사회자님이 목베개를 주셔서 잠깐 시연도 해주셨습니다.

정을 가져갔어야 하는 건데...망막에 새겨버리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ㅋㅋㅋ 정막 마동석 씨는 "내가 이 장면 뽑았나?" 라시면서

"자는 거 아니야"라고 센스있게 이어주셔서 또 빵 터졌고요.


참, 그 사이에 그 자리에 작가님도 오셔서 짧게 인사해주셨습니다.

핸섬하신데다 지적인 뿔테 안경이 기억에 남는 분이셨습니다.




다시 이어서 박해진 씨의 명장면은 다시 또 1화였습니다.

양유진을 찾아갔다가 나녀 일행들에게 쫓기는 부분의 자동차 액션이요.





박웅철 씨가 차에 올라가서 발로 차서 앞유리 부수고,

도주 끝에 정태수의 추격으로 이정문이 박웅철에게 잡히고 마무리되는 그 장면.


실은 그때 차가 한 대뿐이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리 안 부수기로 하셨었대요.

그런데 마동석 씨가 깡 깡 깡


사회자분 "위험하진 않으셨나요?"

박해진 씨 "거기가 십정동 철거구역이라 안전 장치를 해놓고 찍어서 괜찮았습니다."

사회자분 "가장 위험했을 때는 마동석 님이 발로 찼을 때 아닌가요?"



그러자 사회자님이 6화의 오토바이 추격씬은 어떠셨냐고 물어봐주셨는데

박해진 씨 말씀으론 그 부분은 박해진 씨가 상반신만 찍은 거라고 알려주셨어요 ㅋㅋㅋ


더불어 김상중 씨는 워낙에 바이크 매니아셔서 만약 그런 씬이 본인에게 주어진다면

스턴트 안 쓰실 거라시더라고요. ;ㅁ;






그리고 조동혁 씨는 7화를 꼽으셨어요.

장선호 씨(극중 킬러 박종석 역)와의 결투 장면이요.

그 부분 액션 멋있었죠.





근데 정작 조동혁 씨는 "저거 안 꼽았는데..."라셔서 또 웃었고요.

더불어 장선호 배우분의 신장이 무려 194의 장신이라 

어깨 맞추느라 힘드셨다고 너스레도 떠셨어요.

:D





그리고 잠시 '다른 직업 다른 느낌'이라며

OCN 측에서 준비한 모 영상을 틀어주셨습니다.


배우분들 본인도 ㅇㅇ???? 하셨던 듯한데

당연히 저희는 미공개 영상인가 신난다!!!!! 했죠.

그리고 시작된...





Show  me the 쉐키쉐키................................................

'쉐키'로 리듬 타시는 구탁사마.........................................

:Q


무슨 약을 빨아야 OCN에 입사지원 가능한가요

저거 진짜 보면서 빵 터져서 다들 미친듯 웃었습니다.


혹시 홈페이지에 스페셜로 올라왔을까 방금 찾아봤지만 아직이네요.

공식은 아니지만 회장에 계셨던 팬분이 올리신 걸 찾았으니 첨부하곘습니다.


오구탁의 Show  me the 쉐키

(위의 글씨를 누르시면 새 창이 열리고 링크로 이동합니다)


이거 진짜 꼭 보셔야 함 ㅠㅠㅠㅠㅠ 졸웃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보시고 나자 김상중 배우님이 얼굴을 좀 붉히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 마디 하셨죠.

"아, 이 새끼들..."


거기서 또 빡 터져서 어떤 팬 분이 그만 "오구탁 @@@@!!!!"하고 외치셨는데

그게 그만 '오구탁'까지만 들리고 뒤가 잘 안 들려서 묘하게 실수(반말)한 느낌이 되었더랬죠.


거기서 사회자분이 "저분은 외국인이십니다."라고 잽싸게 드립쳐 주셨고

김상중 씨는 "한국말 잘하네요."라고 맞장구를 쳐주셔서 다들 웃었습니다.

정말 곳곳에서 감탄했어요.





그리고 이어진 "나쁜 녀석들 그것이 알고 싶다"


팬분들께서 보내주신 질문들로 꾸려진 질의응답 시간이었습니다.

각 배우님마다 물어보셨어요.


일단 제일 먼저 김상중 씨.


Q1. 상중이 아저씨(...), 작중에서 따님 분께 아주 애교스러우셨는데 평소에도 애교 많으세요?

애교 보여주심 안돼영?


일단 질문하신 분





사랑합니다 장수하세요


이에 대해 단호박스럽게 김상중 씨께서는 알려진 명대사를 날려 답해주셨습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는데, 

시사프로를 진행을 하지만 저는 절대 스마트하지 않다, 스위트하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로 저는 스위트합니다.

그리고 애교는 뭐...제가 누구한테 애교를 피우겠습니까마는 

오늘 그래도 여러분들이 이렇게 오셨으니까...해주까~잉~?"
















어떻게 해야 제 맘이 표현될지 모르겠습니다.

질문자님 다시 한 번 단호하게, 번복의 여지 없이,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 사랑합니다.




Q2. 목에 너무 힘주셔서 목 디스크 오시잖을까 걱정입니다. 눈에 힘주시는 것도요. 괜찮으세요?


이에 대해 김상중 씨는 "매씬마다 눈에 힘을 줄 수는 없지요. 

임팩트 있는 장면에서 눈에 힘주다 보니까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이 아팠던 건 허구헌 날 밤을 새워서 촬영을 하니까 아팠고요.

그리고 목은...제가 힘을 줘서 목이 아픈 게 아니라 목 디스크 때문에 목에 힘을 줬었습니다.

3개월간 힘든 촬영이었죠." 라고 하셨습니다.

다들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를 냈죠.


그랬더니 옆에 계시던 마동석 씨가 "마치자마자 수술을 받으셨다"고 첨언하셨고요.

김상중 씨는 "지금은 행복합니다."라고 웃으며 코멘트하셨습니다.





다음은 마동석 씨에게 질문이 주어졌습니다.


Q1. 팬들이 욕해달라고 쫓아다닌다는데 정말인가요?


"저도 좀 놀랐는데 하루는 고등학생 친구들이 사인을 해달라시는데 제가 종이가 없었어요.

그래서 종이가 없다 했더니 아, 그럼 욕 좀 해주세요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차마 진짜 욕을 할 수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좀 편법을 썼죠.

수박 좋아해? 그럼 씨 발라먹어. 이런 식으로요.

그 정도 하면 애들이 와아아아~ 하면서 좋아해요."


사회자분 역시도 개그맨 동료분들께 마동석 씨에게 귀떼기(...)를 맞고 오라는 소릴 들으셨다더군요.

본인도 맞고 싶으시다고.

우리는 또 목소리 높여 호응했고요 ㅋㅋㅋㅋㅋ


그랬더니 사회자분이 "여기 150명 뽑은 게 또라이를 기준으로 뽑은 건가요?"라셔서

즐겁게 웃었네요.

완전 틀린 소리만도 아니었을 거 같은 그런 느낌적 느낌


그러다가 "내가 마동석 씨한테 욕을 먹고 싶다! 하는 분 손들어 보세요."라셔서

여기저기서 손 드셨어요. 

물론 저도 들었습니다.


마동석 씨는 이에 찰지게 "아, 이 조팡매들..."이라

원조답게 찰진 대사 날려주셨고요.


ㅋㅋㅋㅋㅋ

솔직히 조팡매야는 들어봤지만

전 아름다운 새끼들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ㅁ;






그리고 박해진 씨에게로 질문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질문이 넘어가기 전에 밑밥(?)을 까시려는지

사회자 분께서 나녀분들께 물으시더라고요.


OCN에서 만든 웅철*정문 영상 아느냐고.


OCN [나쁜녀석들] 내가 지켜줄게, 박웅철x이정문x정태수

(클릭시 새 창이 열리며 링크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박해진 씨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쁜 녀석들에서 여자주인공을 담당하는 박해진입니다."










아뇨 고맙습니다


여튼 저 영상을 또다시 메인 스크린에 틀어놓자 배우분들이 쓰러지셨습니다.

단, 박해진 씨는 봐서 알고 계셨다고요.

마동석 씨는 당황하며 웃으시고, 김상중 씨는 턱 쓰다듬으시고, 조동혁 씨는 고개 숙였다가 드셨고.





그리고 바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Q1. 박해진 님, 지금 삼각관계에 계십니다. 누가 나를 지켜주나?

내가 맘에 드는 남자를 백허그해주세요!

엄마 오씨엔이 고맙고 무서워





박해진 씨가 일어나십니다.


그런데 마동석 씨 왈 "이건 선택을 받아도 안 받아도 기분이 안 좋은데?" 하시는데

사회자분께서 "여튼 그럼 자길 선택하라고 각자 어필들 해보시죠."라시는 거예요.


장내는 또 쓰러지고...


마동석 씨의 어필 : "너무 얼굴만 보지 마."

조동혁 씨의 어필 : "해진아......형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갑자기 김상중 씨가 "지금 여기서 나는 제외하고 가는 거지?"라시자

사회자분이 "질투하셨으니까 세분 중에 한 분!" 이라고 던지시더군요. 정말ㅋㅋㅋ


"내가 토요일 방송분에서 총을 들고 

(이정문을) 쫓아가는 이유가 질투심 때문에..."








살려줘요 여기 물이 너무 좋아

1급수라 내가 살 수가 없다





여튼 그래서 김상중 씨까지 포함해서 세 남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 된 박해진 씨.

잠시 조동혁 씨 쪽으로 갔다가~ 김상중 씨 쪽으로 갔다가~


참 이러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객석에서 떼창이 시작되었습니다.

뚜~ 뚜루뚜뚜~ 뚜루뚜뚜~ 뚜루뚜뚜~

ode to my family  전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친 우리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허그의 순간은 못 찍었지만 매우 다정했습니다.

정말 사이 좋으신 것 같았어요.





그리고 마동석 씨의 한 마디.

"선택받으니 좋네요."





더불어 박해진 씨의 추가 코멘트는 "동혁이 형이랑 진짜 좀 그림이 (그럴싸해져서) 그래요."

구탁사마랑도 미칠 것처럼 그럴싸해진다는 걸 어떻게 좀 리슨 투 마이 하트 플리즈

아 잠깐 나 이거 멀쩡하게 쓸 거였다고






Q2. 셀카봉이 왜 좋으세요? 셀카봉 포즈도 취해주세요.

그러자 박해진 씨는 ㅋㅋㅋ 낭랑하게 웃으며 변명...아니 답하셨습니다.
"셀카봉이 좋은 게 아니라, 블루투스 버튼 장착되어서 바로 찍히는 셀카봉은 처음이라 그랬다."

그리고는 갑자기 박해진 씨의 화보를 또 나눠갖는 깜짝 추천 타임이 있었죠.
제일 먼저 남자분 한분이 박해진 씨께 사랑한다 외쳐서 받으셨고,
그 다음엔 사회자분이 성대모사를 지시하셨어요.

그래서 팬분들 가운데 지원해서 각각 성대모사를 하셨죠.
"정문아아~"랑 "조팡매야", "조팡매야(2)".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조동혁 씨의 질문 타임.

Q1. 제작발표회 때 입으신 빨간 목티를 보았습니다.
혹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옷을 입으실 건가요?
혹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해도 그 옷 입으실 건가요?

링크 걸어둡니다.

오늘의 팬미팅에서 입으신 옷은 남자답고 멋있으셨습니다.
조동혁 씨 말씀으론 "요즘 코디가 민감하다. 오늘 옷은 코디와 내 옷을 섞어 입었다"라고 답하셨어요.
그리고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그 옷 입을 거다. 난 맘에 드는데?"라고 하셨고요.
이게 코디님에의 배려여 진심이여



Q2. 액션이 매우 리얼하신데 왕년에 싸움 좀 하셨나요?

"맞고 다니진 않았지만, 작중 모습은 연습으로 만들어진 액션입니다."





이 다음은 배우분들 모두를 향한 질문이었습니다.

Q1. NG를 가장 많이 낸 부분은 어디인가? 또 누구인가?

그런데 그 와중에 마동석 씨가 너무 릴렉스하게 앉아계셔서 ㅋㅋㅋ 
사회자분이 말씀하시자 또다시 "자는 거 아냐~"로 시작해서 대답해주셨어요.
"NG 많이 내시는 분이 없어요. 대사가 많아서 어려움도 많지만. 제가 대사를 잘 못 외워요."

그러자 사회자분이 "그럼 마동석 씨가 NG를 많이 내신다는 소린가요?" 라 묻고
마동석 씨가 다시 "그래도 꾸역꾸역 어떻게 해요."라고 쿨하게 답하셨습니다. 






Q2. 액션 씬이 많은데 합이 안 맞아 서로 때리거나 한 적 없나?

그러자 서로 얼굴을 돌아보면서 생각을 해보시는 듯하더니 곧 마동석 씨가 또 답해주셨습니다.
"사고 없이 찍었습니다. 도리어 싸우다가 다치는 것보다는 의외의 곳에서 많이 다치는데
요번에도 소품 때문에 우리 스턴트 한 명 눈가가 찢어졌었고...
조동혁 군은 초반에 뼈에 금이 갔는데 깁스하고 찍었죠."

다쳐도 그냥 하냐고 사회자분이 묻자 그냥 한다고 쿨하게들 ㅠㅠ(흐흑) 대답하시는 나녀님들.

그러다 김상중 씨가 웃으시면서 
"드라마 제목 바꾸자고 했었어요. 몸 나쁜 녀석들로....저도 다쳤었죠.
4화 격투씬에서 각목이 (몸에 부딪히며) 부러져야 하는데 안 부러지고 목에 맞았어요. 그래서 수술 받았고요."

조동혁 씨는 "계속 치료받고 있는데...평생 갈 것 같아요." 라시더라고요.
치료비 등은 제작사에서 지원되지만 ㅠㅠ 휴. 안타까운 이야기들이었어요.

그리고 박해진 씨는 세 형님이 잘 지켜줘서 안 다쳤다고 하셨고요.(웃음)
그래도 전혀 안 다치신 건 아니었더군요.

3화, 양시철을 쫓다 바리케이트를 넘는 장면에서
먼저 김상중 씨가 뛰어 넘으셨대요. 그리고 나서 마동석 씨가 뛰셨고요.
조동혁 씨와 박해진 씨는 느릿하게 걸어서 좀 뒤로 쳐졌는데...
"(조동혁) 형이 오시더니 '야 넘어' 이러시는 거예요."

조동혁 씨 말로는 감독님이 컷을 안하셔서 ㅋㅋㅋ
카메라가 도니까 뛸 수밖에 없었다시더라고요.

그런데 박해진 씨 그걸 넘다가 다리 걸려서 몇 번 넘어지셨다고요.
그리고 그 씬은 안 쓰였는데 결국 넘긴 넘으셨다고.
;ㅁ;

제일 잘 넘게 생겨가지고, 다리 제일 긴데 왜!!!!!!!





Q3. 오빠, 아저씨, 선생님(김상중 앀ㅋㅋㅋㅋ) 등등의 호칭으로 불리는데
팬들에게 불리고픈 호칭이 있다면?

김상중 씨 "부르고픈대로. 연령대에 맞게요. (속삭이듯) 오빠가 좋긴 한데..."

마동석 씨 "오빠, 삼촌 다 좋아요."

박해진 씨 "일본 팬분들께서 저한테'해진아'라고 부르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저보다 어린 분들도 뭘 모르시고 그냥 '해진아 해진아' 하시는데 그게 좀 (걸려요)."

조동혁 씨 "제가 아직 결혼을 안 해서. 오빠가 낫겠죠. 어린 친구들은 가끔 아저씨라고도 해요.
근데 가끔 얼추 비슷해보이시는 분들이 아저씨 하면 좀 그렇다?"

aye aye sir 구탁오빠





Q4. 힘들었거나 위험했던 장면이 있다면?

조동혁 씨 "다 힘들었죠. 50:4 격투씬 때 아침까지 찍었어요.
해뜨면 끝난다, 해뜰 때까지만 견디자 하면서 찍었는데
감독님이 오셔서 한 말씀 하시더라고요. '저는 해 떠도 갑니다.'"

박해진 씨 "같아요. 아침까지 찍고 하루로 부족해서 이틀 찍었어요."

마동석 씨 "저는 목욕탕 씬이(3화). 바닥이 미끄러워서 위험한데....액션이 힘들거든요."

김상중 씨 "다 힘들었습니다. 저희 드라마가 쉽게 넘어가는 때가 없어요.
그럼에도 배우라는 게 카메라 돌아가면 다리 부러져도 뜁니다.
조동혁 씨 2회 때 좀 더 리얼하게 하려고 마네킹 치다 손에 금이 갔어요.
그런데도 찍었고 저희가 촬영을 잘 마쳤습니다. 잘했죠(깨발랄)?"

다들 네~ 하고 대답하면서도 내심 투혼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왼쪽(조동혁 씨 쪽)에서 배우분들 드실 물병을 전달했어요.

순서가 김상중 씨 - 마동석 씨 - 박해진 씨 - 조동혁 씨 순으로 앉아계시다 보니
그 순서대로 갔는데...
박해진 씨가 유독 공손하게 두 손으로 물병을 넘기는 게 보기 좋아 기억에 남네요.






Q5. 앞으로의 나쁜 녀석들,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김상중 씨가 대표로 답하셨는데 제 생각에는 이게 꽤 큰 스포일러가 될 수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생각을 하시고 읽으시기를~

"어제 방송 이후로 이제 3회 남았죠. 
지난 회부터 나쁜 녀석들을 잡기보다는 우리 서로간의 실타래를 풀어가는데 
사실은 풀어가는 그 진행 자체가 더 나쁜 놈을 잡기 위한 퍼즐을 맞추는 겁니다.
가장 나쁜 놈을 잡는 거죠.
그동안에 보여주셨던 관심과 사랑을 계속 가져주시고 계속 보시다 보면은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거예요. 그러니 끝까지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십시오."

마동석 씨 "네!" (ㅋㅋㅋ)

박해진 씨 "마지막까지 많은 시청 부탁드리겠습니다."

조동혁 씨 "네!"(ㅋㅋㅋㅋㅋ 아 왜 이리 쿨들 하셬ㅋㅋㅋㅋㅋ)







Q6. 앞으로 어떤 활동,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있으시다면?

이건 막내부터, 라고 하셔서 박해진 씨부터 대답하셨습니다.

박해진 씨 "가벼운 걸 고르고 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로맨틱 코미디 같은 거요. 해본 적이 없거든요."

조동혁 씨 "남자다운 캐릭터를 더 해볼 생각입니다.
동석이형처럼 자유로운 그런....지금까지 해온 그런 절제된 캐릭터 말고, 마음대로 막할 수 있는 거요."

마동석 씨 "뭐 정한 건 없고 좋은 시나리오, 좋은 캐릭터 지금 하듯이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김상중 씨 "어떤 역을 해야겠다기보다는 어떤 역할을 합니다.
내년에 (대하사극 '징비록'에서) 류성룡 역을 합니다. 그때도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님들 박해진 씨가 로코물 찾고 계시답니다
작가님들 박해진 씨가 로코물을 찾고 계시대요
작가님들!!!!!!!!!!!!!!!!!!!!!!! ;ㅁ;






이렇게 질문 시간을 마치고 대망의 소원 수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미리 받아둔 소원 쪽지를 주최측에서 골라서 배우분들께 3장씩 넘겼어요.
배우 한 분마다 3명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거였던 거죠.

그리고 각자의 종이를 받아드셨는데...반응이 재미있었습니다.

먼저 조동혁 씨는 ㅇㅇ???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무릎에 묻으셨었고요.
박해진 씨는 끄덕끄덕.
그리고 마동석 씨는ㅋㅋㅋㅋㅋㅋ 박해진 씨한테 보여주시면서 설명을 들으시는 듯했습니다.
...죄인은 난가...
김상중 씨는 내내 여유롭고 차분한 모습이셨고요.

또 막내부터라셔서 박해진 씨부터 시작하셨는데 이게 웬일.
제 일행이자 바로 옆에 앉은 개고양이 언니가 되신 거죠.




1) '머리 쓰담쓰담 해주세요'라 하셨는데...
사회자분이 자꾸 '가까이 가까이'하셔서 정말 코앞까지 다가가셨어요.
진짜 보면서 부럽고 그래서 어쩔 줄을 몰라했죠.

이마와 얼굴을 쓰다듬듯이, 관자놀이 위쪽을 살짝 다섯 손가락으로 잡으신 뒤에
엄지 손가락으로 문질문질하며 쓰다듬으시더라고요.
뭐랄까...지압 쓰담쓰담?

개고양이 언니랑 트위터에서 박해진 씨 미모!!!!!!!!!! 라면서 소리를 한두 번 지른 게 아니라서
그 순간 언니가 얼마나 행복한지 공감할 수 있었죠. ;ㅁ;




2) '제가 어제 생일이었습니다. 축하한다고 해주세요.'
이미 메시지 다 읽히기도 전에 설마?!!!! 하면서 옆을 보니 또 제 일행인 기린 언니가 된 거예요.

언니 소리 지르면서 뛰쳐 나가고...................................
생일 축하한다고 하시는데...와..................................
참고로 이 언니와도 역시 탐라에서 박해진 씨 미모 찬양을 하루에 몇 번씩 했는데....
어케 우리 일행 4명 가운데 2명이 되냐 대박 이러고 있었죠.




3) '함께 온 제 여자친구가 박해진 씨 팬입니다. 한 번만 안아주세요.'

이거 굉장했습니다! 남자친구분이 보살! 대인배!
여자친구분의 팬심을 위해서 앞에서 카메라맨까지 해주셨어요




사회자분이 농담 삼아 놀리셨지만 그렇게나 여자친구분께 지극하시니 
아마 앞으로도 예쁜 사랑하시겠죠. 멋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차례 조동혁 씨.

1) '허그 3초! 안고 도닥도닥 해주세요.'






조동혁 씨 진짜 팬서비스 잘해주셨어요. 내내 너무 즐거운 얼굴로 해주셔서
앞에 나가신 팬분들 너무너무 행복해 보이심.



2) '완전 꽉 포옹해주세요. 그리고 셀카도.'

그랬더니 조동혁 씨 하시는 말씀이..."이번 건 초...몇 초?"









동절기 절제된 팬심이 훈훈한 기운에 그만 움을 틔울 뻔했습니다.

와 진짜 조동혁 씨 너무, 너무 잘해주신 듯.







저 신나 하시는 얼굴!




3) '연인처럼 어깨 마주하고 셀카 찍어주세요!'






그렇게 다들 행복한 포토타임.


전 셀카를 안 찍는 닝겐이라 배우분 사진을 갖고는 싶어도 함께 찍는단 발상은 없어서

신기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마동석 씨.


이미 화장품씩이나 받았겠다

나에게 그런 운은 없어

오늘 여기 온것만으로도 운발 몰빵이야

열심히 개발새발 적어뒀다가 나중에 후기나 잔뜩 써...


1) '팔뚝 만지게 해주세요....뭐....쌀?'















왜? 뭐? 왜?

동석 오빠가 한국인이라 쌀 찾는 건가?!

쌀은 우리 모두의 것이니까?!!!!!!!!!!













아닌 거 같아!!!!!!!!!!!!!!!!!!!!!!!!!!!!!!!!!!!!!!!!!!!!!!!!!!!!!!!

150명 중에 자기 이름 쌀로 쓴 또라이가 나 말고 또 있을 거 같지가 않아!!!!!!!!!!!!!!!!!!!!!!!!!!!!!!!!!!!!!!!!!!


그렇다면




















여기까지가 제 의식의 흐름.


솔직히 끊겨서 지금도 잘 기억이...

:Q











영상 링크는 이쪽

곡물 빅계탔다!!!!!!!!!!!!!!!!!!!!!!!!!!!!!!!!







비교적 멀쩡하고 뒷모습만 찍힌 이 두 장의 사진은 OCN 트위터에서.







어쩐지 오빠가 제 손을 거세게 거부하시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저만의 착각이겠죠

우후후

아냐 오빠 불뚝불뚝도 해주셨단 말이예요 우후후후후


젠틀하게 만지려고 내가 노력을 해서 하고 그래서 우후후후후후

아 다행이야 나 혀 안 내밀었어 침도 안 흘렸어 난 최선을 다했어




영상을 다시 보니 김상중 씨는 '어허허 이 새끼녀석 참' 하는 표정으로 보다 웃으셨고

박해진 씨는 환하게 웃고 계시더군요.


...근데 무대 위에서 그거 보지도 못했음. 그냥 오빠만 보였고...아 팔뚝...

아 팔뚝...내가 진짜 오빠 팔뚝 만져써..................................





















어째 저 짤은 화면에 띄우기만 해도 시끄럽네요.

스크롤 좀 내리고...


실은 어제 새벽에 마동석 배우님 드리려고 짧은 팬레터를 썼었더랬죠.

그리고 혹시라도 전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면서

오늘 카페쇼에서 간단히 드실 수 있는 커피도 몇 종류 선물로 샀고요.

그냥 전해드릴 수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았는데 이런.........휴.


오장육부가 뒤틀리도록 행복하네요

;ㅁ;


아 정말...OCN에게 엎드려 우주낙하 점핑큰절하고 싶은 마음.

...저 뒤로도...많은 이벤트가 있었습니다만...

.....................................................죄송합니다.

진짜 전 힘냈어요.


저 뒤로 제가 아무것도 못했거든요. 정줄 놔서.

그나마 간간이 사진은 찍었는데...


게다가 좀 사고가 있었어요.

당연히 행사장 안은 무대 위만 조명이 있고 나머진 어두워서

다이어리를 쓰려고 그나마 휴대폰 조명을 이용했거든요.


근데 제가 미쳐서 동석 오빠 선물 드리러 뛰쳐나가면서

바닥에 볼펜 떨구고

휴대폰은 그  선물 쇼핑백에 던져넣은 거죠.

(...저 고수 아닙니다....)


그래서 바꾼지 한 달도 안 된 휴대폰 찾느라,

그리고 사라진 제 볼펜 찾느라 아무것도 못 적었습니다. 휴;;;;;


결국 행사를 마치기 전에 관계자분께 부탁드려서

쇼핑백 안에서 휴대폰만 찾아왔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여러분 아무리 흥분해도 연예인 조공할 물건에 지 휴대전화 던져넣지 맙시다;;;;;;;

(이전에 베네딕 만나고 흥분했을 때도 런던 지하철에 휴대전화 던져넣었던 아련한 기억 살아나고;;;)





여튼 그래서 이 뒤는 사진뿐입니다.

처음에 나눠주신 번호표를 배우분들이 무작위로 부르셔서

무대 위로 올라가 함께 셀카 찍는 이벤트를 했어요.









저기요?



이보십시다? 팬들과의 셀카 타임이었거든요? 저기요 연예인님들?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조동혁 앀ㅋㅋㅋㅋㅋ









김상중 씨가 잡은 게 왜 이리 ㅋㅋㅋㅋ 멋지고 귀여우신지.



피날레는 무대에서 돌아서, 객석을 끼고 셀카.

과연 객석 어디까지 나왔을까요.




그리고 마지막 경품 분배를 위해서 댄스 타임을 가졌습니다.

총 여섯 분이 올라가셨는데

그중 2분의 우수한 댄서를 뽑아 대본집을............아마 주셨을 겁니다.(...제가 정신이;;;)






다들 굉장히 즐겁게 춤춰주셔서

배우분들도 즐거워 하신 듯요.





그렇게 끝이 났다고 합니다. 

배우분들, 사회자분들, 주최분들 모두모두 너무 수고하셨어요.

이런 자리 만들어주셔서 정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리고 다 끝나고 나니 저희 멤버들 모두가


난 틀렸어 먼저 가

네 그는 매우 좋은 팬밑이었습니다


이러면서 제정신을 놓을 지경이었다죠.

저만 해도 다리에 힘풀려서 게다리춤 추고 싶을 정도였으니.





그리곤 카페 가서 간단하게 차 마시고 요기 좀 하고

집에 와서 짐 풀고 사진 정리해서 바로 적은 후기입니다.


그리고 보니 입장 전에 줄 서 있을 때

멍냥이 언니가 이걸 선물해주셨죠.





다들 행복해하며 득템이라고 받아 챙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ㅋㅋㅋㅋㅋㅋ 수려하시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





그리고 삐 님께 받은 틴탑 앨범.

감사합니다. 잘 들을게요. 헤헤...





화장품은 뜯어보니 뭔가 고급스러워서

오 쩐다 이거 뭐야 우와 하며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간 언니들과 신이 나서 영상이며 사진을 죽죽 돌렸죠.

우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오늘의 추억은 오래도록 영험하리라.

뭔가 기승전팔뚝이 되어 죄송하지만 ㅠㅠ

불가항력이니 좀 모자라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데세랄로 찍은 사진 몇 장 더 올리겠습니다.

일단 뒷모습이라 그나마 덜 부끄러운 제 해피타임.

;ㅁ;




오빠잉 허그 한 번만



제발 부탁드립니다



작작 좀 해라!



오빠 내가 이 머리라도 잘라 팔게!!!!! 



됐다 이 조팡매야




오빠 사랑해여

사랑한다고요


아 근데 이러고 보니까 주변에서 김상중 씨, 박해진 씨, 조동혁 씨 모두 즐거워 보이시네요.

물론 그중 제일 행복한 건 저였겠지만ㅋㅋㅋㅋ





그리고 허락 받았으니 또 좀 더 고화질 사진 몇 장 올립니다.

(* 불펌은 싫어요~!)









아 맞다 이거







happily ever after...?


스압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ㅅ<


앞으로도 시즌 1 완결 11화까지!

나녀 파이팅!!!!!!!!!!!!!!!!!!!!!!!!!!!!!!

오라, 달콤한 시즌 2여!!!!!!!!!!!!







이 포스트의 링크 이동은 자유로이 하셔도 무방하나

불펌 등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



며칠 전에 노틀담 영어팀 내한이 있어서 보러 댕겨왔습니다.
그랭그와르와 클로팽, 프롤로 신부와 콰지모도는 참 좋았는데
개-미(...배우 말고 캐릭터가 싫여;;;) 에스메랄다와 개-미 페뷔스(...너도...)의
목소리가 조금 취향이 아니어서 약간 고개를 갸웃했어요.

그럼에도 'vivre(살리라/영어판 제목 몰ㅋ랑ㅋ)'와
'Danse Mon Esmeralda(춤을 춰요 에스메랄다)'를 부를 때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ㅅ;

근데 난 이미 신부 목소리 듣는 순간 혼이 나갔어.
신부 목소리 듣는순간 페뷔스고 뭐고 난 신부님 저를 데리고 사소서 했을겨.
신부님 대체 당신은 어쩌자고 목소리가 그토록 제 취향이십니까...OTL

그리고 프랑스팀은 아니었지만 무대의 역동성은 정말 최고였어요.
워낙에 프랑스 뮤지컬은 가수와 댄서를 나눠둔 만큼 댄서분들 힘이 넘치셔서...♡

여튼 그건 패스하고,
돌아오는 길에 같이 보러 간 양아가 영상 하나를 보여줬는데...허허허.







프랑스 뮤지컬 너 이 자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군복 입고 군무라니.
내 통장에 빨대 꽂아라



작년엔 독일한테 그러더니...

사실 처음에 봤을 땐 노틀담의 여운 탓인지
귀에 팍 꽂히는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냥 괜찮네, 기대된다...정도?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난데없이 귓가에 딱 한 번 들어본 노래가 막 맴도는 거다?
저 좀 막귀라 한 번 들은 노래 엔간해서는 구분도 못하거든요.
가사로 기억하는 거랑은 또 별개라 멜로디는 진짜 기억 못함.

근데 계속 흥얼거리고 있다가 아, 이게 어제 들었던 노래구나 싶어져서
바로 찾았지요. 그리고 죙일 듣고 있어요. ㅠㅠ
엘리자벳 테마곡도 이 정도로 꽂히지는 않았었는데!
아이고 그렇구나! 내가 또 꽂혔구나!!!!!
 
가사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불어-영어판을 찾았기에
같이 올려봅니다.
영어랑 요새 괜히 친해진 듯한 착각이 들어서 번역해볼까 했으나...
존나 개무시당했음. 영어, 너 이 도도한 새끼...

일단 불어판 영어판 가사 함께 올려봅니다.
:)

(* 가사 출처 :  http://lyricstranslate.com/ )


French / 1789 - Ça Ira Mon Amour
 
Cette peur qui me déshabille
Pour avoir osé ton nom sur ma peau
Et ces pleurs qui te démaquillent
Viennent emporter ma raison sous les flots 

Malgré tous
Les regards qui fusillent
Près de nous
L'étendard qui vacille
Après tout
On s'en moque/moc,moc,moc...

[Refrain]
Ça ira mon amour
Ah! Ça ira pour toujours
Allons amants déclamer nos serments
Interdits 

Ça ira mon amour
On oubliera les tambours
Sur tous les murs j'écrirai je le jure Liberté chérie

J'ai rêvé nos corps qui se touchent
Caressé l’esprit de nos idéaux
J'ai posé ma langue sur ta bouche
Savourer l'essence de tes moindres mots

Malgré tous
Le désir est fragile
Près de nous
Le plaisir en péril
Après tout
On s'en moque/moc,moc,moc...

[Refrain]
Ça ira mon amour
Ah! ça ira pour toujours
Allons amants déclamer nos serments
Interdits 

Ça ira mon amour
On oubliera les tambours
Sur tous les murs j'écrirai je le jure Liberté chérie

Mon amour
C'est ta vie que j'épouse
En ce jour
Serti de roses rouge
Allons amants
Il faut rire et danser
Voilà le printemps...libéré 

Ça ira mon amour
On écrira le grand jour
Je t'offrirai mes nuits pour la vie
C'est promis 

[Refrain]
Ça ira mon amour
Ah! Ça ira pour toujours
Allons amants déclamer nos serments
Interdits 

Ça ira mon amour
On oubliera les tambours
Sur tous les murs j'écrirai je le jure Liberté
 




English / 1789 - It'll Be Fine My Love
 
This fear that undresses me
For having risked your name on my skin
And these tears that wash http://lyricstranslate.com away your make-up
Come to carry away my senses beneath the waves

Despite everything
The looks that pierce
Near us
The banner that waves
After everything
Who cares/cares,cares,cares...

[Chorus]
It'll be fine my love
Ah! It'll be fine forever
Let us lovers go proclaim our
Forbidden oaths

It'll be fine my love
We will forget the drums
On all the walls, I swear I will write Freedom, dear

I dreamed our bodies, touching each other
Caressed the spirit of our ideas
I put my tongue in your mouth
To savor the essence of your every word

Despite everything
Desire is fragile
Near us
Pleasure in peril
After everything
Who cares/cares,cares,cares...

[Chorus]
It'll be fine my love
Ah! It'll be fine forever
Let us lovers go proclaim our
Forbidden oaths

It'll be fine my love
We will forget the drums
On all the walls, I swear I will write Freedom, dear

My love
It's your life that I'm marrying
On this day
Studded with red roses
Let us lovers go
We have to laugh and dance
See this spring... it's free

It'll be fine my love
We will write on the big day
I will offer you my nights for life
It's a promise

[Chorus]
It'll be fine my love
Ah! It'll be fine forever
Let us lovers go proclaim our
Forbidden oaths

It'll be fine my love
We will forget the drums
On all the walls, I swear I will write Freedom



딱 영상에서 나온 것만큼 알겠음...
┐-

그렇구나. 남주가 뭐 민중운동이라도 하다가 감옥 갇혀서 자유를 부르짖는데
여주랑 금지된 사랑이라도 하나부다. 그런가부다...



니튭 뒤져보니 노래를 부르신 Rod Janois 씨의 라이브 영상이 있길래
이것도 좋아서 같이 올려봅니다. :)





에헤헤헤 라이브로 들어도 좋다
좋구나 좋아 ;ㅅ;
이마 넓으셔도 막 좋아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건 정말이지 너무 멋있어 보임 헉헉
심지어 곡도 직접 쓰신거면 이건 뭐 그냥 저를 발닦개로 무보수 고용하시지 않으시렵니까 아침부터 개드립 척척.

참고로 이건 아직 무대 오르지도 않은 뮤지컬.
얼핏 듣기로는 뭐랬지...올해 말에나 오른다고 하던데요.
프랑스 뮤지컬 가운데 한동안 빵 터지는 대작이 안 나왔었는데
이게 기대작이라고.
아...영어도 힘든데 프랑스 가고 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엘리자벳 위키드 지바고에 이어 아직까지 한산한 뮤덕 일정에
어머나 이건 꼭 봐야해 하는(그러나 아무리 빨리 들어와도 내년 중순 이후...)
뮤지컬 하나가 늘었습니다. 햄볶아요.
> <////

프랑스 뮤지컬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일 듯합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엘리자벳 처음 노래 들었을 때도 이 비슷한 기분이었는데...
...엘리자벳은 그때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아을 뿐
이미 독일에서 유명유명 열매를 잔뜩 먹기라도 했지 흐흑.
 
부탁이니 내년 중반 이후에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으면 기쁘겠습니다.
내한이건 라이센스건.




+ 맨 처음에 나온 소녀가 자라서 신봉선 씨가 된 줄 알았음. 눈 색깔 다르네. 아요
+ 빵에서 택견 비보이질하는 주인공이라니 참신 쩜. 반했다!


:



프랑켄슈타인 전체 리뷰 라스트입니다.

(대본에서와의 대사 순서가 크게 바뀐 부분이 있습니다.
제 하찮은 기억에 의존한 것이니 양해 부탁드려요 :-))

 

 

 

씬 29/

무대가 회전한다.
원래 오두막이 있던 자리의 뒤편에 마련된 프랑켄슈타인의 집이 나타난다.
정확히는, 하나의 방이다.
방은 원형 회전 무대의 공간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벽에는 테라스의 창문이 여럿 있다.
왼편에는 침대가 놓여 있고, 등장인물들은 오른쪽에서 문을 열고 무대 뒤쪽에서부터 등장한다.

첫 장면은, 하인들과 엘리자베스가 술잔을 들고 결혼축가 노래를 부르며
엘리자베스의 방(혹은 앞으로 빅터와 엘리자베스의 침실이 될 방) 앞으로
들어오는 장면까지다.

'서약은 이루어졌고
매듭은 단단히 묶였네
화환은 신랑과 신부에게로
던져졌네

목소리를 드높여라
손에 든 잔을 들어라
그리고 축복하라,
프랑켄슈타인 가(家)를!'
(실제로 무대 위에서는 더 가사가 길었으나
제 막귀로는 대본의 힘을 빈 이것이 최종본 ㅠㅠ)

노래는 단순한 멜로디로, 흥겹다.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메이드 클라리스가 방으로 들어오고,
뒤에서 노래부르는 하인들을 무시하고
클라리스는 엘리자베스와 방에 들어오자마자 문을 쾅 닫아버린다.
문 뒤편에 남겨진 하인들을 무시하는 그 동작에 관객들은 웃는다.

두 여자는, 신혼 첫날밤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 이야기 가운데서, 프랑켄슈타인이 아직 한번도 엘리자베스와 동침한 적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키스는 고사하고 이야기조차 제대로 나누지 않는 약혼자가,
엘리자베스에게 혼전에 열렬한 구애를 했을 턱이 없기는 하다.
(또한 그 시대에 따른 도덕관 역시 처녀의 혼전 순결을 중시하고 있다)

엘리자베스는 빅터에게 아름다워보이고 싶다면서
클라리스에게 자신을 잘 꾸며달라고 하고,
클라리스는 신혼 첫날밤의 차림새로 그녀를 꾸며주면서
그림처럼 아름답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둘이 기도를 하고, 클라리스가 방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경비를 도는 하인들과 빅터가
속옷 바람이나 진배없는 엘리자베스의 방으로 성큼성큼 들어온다.
엘리자베스는 깜짝 놀라 두 팔로 상체를 감싸면서 '빅터!'라고 부르지만
빅터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하인들에게 보고를 요구한다.
테라스와 지붕에는 아무도 없으며, 호수 쪽에도 사람을 내려보냈다는 보고다.
놀란 엘리자베스는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여기에 경비를 세워뒀어. 문이라는 문 옆에 모두 경비를 붙여뒀지.'
엘리자베스는 신혼 첫날밤을 앞두고 너무나 뜬금없는 빅터의 행동에 설명을 요구한다.
'왜요?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말해줘요.'
그리고 빅터는 그제야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나는 진즉에 이 이야기를 당신에게 했어야 했어.'
엘리자베스가 동의하자, 빅터는 크리쳐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것은- 내 실험 가운데 하나였어, 엘리자베스.
당신은 이걸 믿기 힘들거야, 그리고 설명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
하지만 단순한 사실은- 나는 인간을 하나 만들었어.'

물론 엘리자베스는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빅터는 다시 반복한다.
'내가 한 사람을 만들었다고. 그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에 성공했어.'
'뭐라고요?'
'내가 남자를 만들었다고!'
'생명을 불어넣어요? 당신 말인즉슨, 당신이 한 남자를 생명을 주었다는 건가요?'
'그래, 그를 내가 살려냈어! 내 창조물, 내가 그에게 삶을 주었어!'

빅터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엘리자베스에게 짜증을 내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위대한 과업에 대해서, 이 여자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업신여김이
슬쩍 엿보이기도 하는 옹졸한 짜증이다.
'당신의 창조물.'
엘리자베스는 그저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리고 빅터는 그 말투에서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챈다.

'믿지 않는군.'
'아뇨. 아뇨, 믿어요. 당신이 창조물을 만들어내고 그에게 삶을 주었다고 말한다면,
그럼- 나는 믿겠어요. 물론.'
그렇게 말하곤 그녀는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깨닫지 못한 듯, 웃음을 터뜨린다.
'그게 뭔데요? 강아지 같은 거예요?'

빅터는 버럭 화를 낸다.
'아니, 기능하는 인간- 인간이란 짐승을 만들었단 말이야!'
엘리자베스는 침착하게 그 말을 받는다.
'이건 너무 터무니없어요. 당신이 일종의 창조물을 만들었다고요?
그래, 그게 뭘 어쨌다는 거죠?'
''그것'이 날 좇아와.'

거기까지 말을 들은 엘리자베스, 아무래도 빅터를 다독여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빅터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화를 진행시키려고 한다.
'빅터, 다신은 지금 아주 아파요. 스코틀랜드에서 당신은 끔찍한 일을 겪었어요.'
물론 끔찍한 일이긴 했다.
다만, 그건 타인에 의해 휘말린 사고따위가 아니라 빅터 스스로가 완전히 주도한 끔찍함이었을 뿐이다.
엘리자베스는 아직 그것을 모른다.

'이것 봐. 여기에- 밖에- '그것'이 있어. 그리고 '그것'은 나를 파괴하고 싶어해!
나는 그것을 여기로 불러들였고, 이제 반드시- 그것이 나를 죽이기 전에 내가 그것을 죽여야 해!'
그 말에 엘리자베스가 반색을 하며 묻는다.
'무슨 말이죠? 여기로 불러들이다뇨?'
'나는 그가 여기로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내- 내-'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빅터. 엘리자베스가 그 뒷말을 잇는다.
'결혼식이요?'
바로 직전 씬에서, 빅터가 뜬금없이 아버지를 붙들고 결혼하겠다고 하는가 싶더니
바로 결혼식을 미끼로 썼다는 걸 여기서 알 수 있다.

'그 사람을 초대했다는 건가요? 빅터! 손님 리스트에 없었잖아요!'
아직도 사태파악을 잘 못하고 있는 엘리자베스에게, 빅터는 다시 소리를 버럭 지른다.
'엘리자베스! 난 심각해! 부탁이니 나를 좀 믿어줘!'
'당신이 일종의 몬스터를 만들었다는 걸 나한테 믿어달라고요?'
'그래, 나는-'

빅터는 갑갑해서 거의 내내 소리만 지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엘리자베스는 빅터에게 생각도 못한 것을 묻는다.
'왜요?'

'뭐라고?'
'왜, 왜 그러셨는데요?'
'그야 내게 완벽에 대한 꿈이 있었으니까.
나는 자연을 따라 그녀의 은신처로 살며시 따라가, 그녀의 비밀을 벗겨냈어.
나는 이 어두컴컴한 세상에 빛의 급류를 가져왔다고.
내가 했어, 엘리자베스, 바로 내가!'
엘리자베스는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빅터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다.

'당신의 천재성을 의심한 적은 없었어요.'
'내가 죽음을 눌렀어! 내가 해냈다고! 내가 살아있는 생명체를 만들어냈어!'
'하지만, 당신이 생명체를 만들길 원했다면-'
'그래, 바로 그거야! 그게 바로 정확히 내가 원했던 거야!'
빅터는 이제야 말이 통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왜 제게 아이를 주지 않으셨죠? 우린 더 일찍 결혼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말하며 엘리자베스는 침대를 가리킨다.
빅터는 도리질을 한다.
'아니야, 아니야 그게 아니라-'

'이게 일반적으로 생명을 만드는 방법이잖아요, 빅터!'
'나는 과학 이야기를 하는 거야.'
엘리자베스와 빅터의 대화는 여기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두 사람의 사고방식 차이 때문이다.

'아니, 당신은 자존심 이야길 하고 있는 거예요!
당신은 신께서 하시는 일을 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말했죠?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요!'

'당신 안에서 나는 낙원을 찾아냈어. 하지만, 우린 이미 선악과를 맛보아버렸지.
되돌아갈 수는 없어.'
'당신은 자연의 섭리에 간섭해서 우리를 혼돈 속으로 이끌었어요.
대체 뭐가 문제였던 거죠?'

엘리자베스는 교육을 받지 못해 언뜻 어리석은 듯 보이지만,
당시의 신앙심 깊고, 과학에 무지한 일반인을 대변하는 캐릭터와도 같다.
빅터가, 이 시대상에 반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빅터는 그 말을 듣고 권총을 고쳐들고 말한다.
'집 근처에 모두 경비를 세워뒀어. 난 내가 만든 이 괴물을 죽일 거야.
그리고 나서 돌아올게.'

엘리자베스는 뭔가 예감하기라도 한 듯 빅터를 잡는다.
'제발, 가지 마세요! 제 곁에 계셔주세요! 제발!'
물론, 여기서 말을 잘 들으면 빅터가 아니다.

'가봐야겠어. 엘리자베스, 당신을 정말로 사랑하기 위해 노력할게.'
'빅터!'
참 대사 하나하나가 찰지게 얄미운 빅터다.
6년 넘도록 기다려준 지고지순한 여자에게 결혼식날 한다는 말이 저렇다.

빅터가 거칠게 문을 닫고 나가버린 뒤,
엘리자베스는 침대 곁에서 객석 쪽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신께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급한 걸음으로 문으로 향하는데-
침대 안쪽에 숨어 있었던 크리쳐가 용수철처럼 튕겨져 튀어나와
엘리자베스를 거의 끌어안다시피 붙잡고 입을 막는다.




'비명 지르지 마! 나는 당신을 해치지 않아. 소리 지르지 마, 당신 도움이 필요하다.'
엘리자베스는 덜덜 떨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에 겨우 조금 진정한다.
그러나 돌발적인 스트레스 상황인지라 어깨는 계속 들썩이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짐작이 가?'
엘리자베스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인다. 객석 맨 뒤쪽에서 알아보기엔 힘들 정도로 살짝이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빅터가 아무 말도 안 해줬겠지, 안 그런가?'
다시 한 번 엘리자베스가 끄덕인다.
'비명 지르지 마. 지금 당신을 놓아주겠어.'

조심스럽게 크리쳐가 엘리자베스를 구속하고 있던 팔을 푼다.
그러나 크리쳐가 놓아준 뒤에도 엘리자베스는 공포에 압도되었는지 움직이지 않는다.

'뒤로 돌아. 나를 봐.'
엘리자베스는 크리쳐의 그 말에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뒤로 돈다.
그리고 정말 무서운 것을 봤다는 듯이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부터 '히익' 소리를 내며
눈을 크게 뜬다.
크리쳐는 그런 엘리자베스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담담하기만 하다.
'나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요청할 게 있어.'

엘리자베스는 크리쳐에게 이름이 뭔지 묻는다.
그 말에 크리쳐는 기가 막히다는 듯 대답한다.
'내 이름? 내겐 과하다 못해 넘치는 소리로군! 그는 내게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어.'

그리고 크리쳐는 엘리자베스에게, 자신의 머리를 만져보라고 한다.
머리카락이 없는 맨머리 위로, 엘리자베스가 조심스레 손을 뻗고
이윽고 맨살 위로 접촉이 이루어진다.
'무엇이 느껴지지, 엘리자베스?'
'온기요.'

그리고 나서는 크리쳐가 엘리자베스의 손을 잡아, 자신의 옷깃을 벌리고
왼쪽 가슴에 가져가곤 다시 묻는다.
'그럼, 여기는?'
'심장박동이요.'
'그래, 당신 것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말하며 크리쳐가 엘리자베스의 가슴 위로 손을 얹는다.
엘리자베스는 불편하다는 듯 됐으면 손을 좀 떼달라고 부탁한다.
거기서 평범한 여자와, 남자의 대화가 된 것만 같아서 관객들은 긴장을 풀고 잠시 웃는다.

'요청거리가 있다셨지요?'
'마담, 당신의 남편은 착한 사람이야. 하지만 그는 자기가 한 말을 지키지 않았지.
만약 당신에게 아이가 있다면, 그리고 그 아이가 나처럼 생겼다면 당신은 아이를 저버릴 거요?'

그 물음에 엘리자베스는 당치 않다는 듯이 강한 어조로 부정한다.
'전 절대 제 아이를 저버리지 않아요.'
'절대로?'
'결코.'
'얼마나 흉측하게 생겼는지는 상관없이?'
'전혀 상관없어요!'
엘리자베스의 곧고 상냥한 성품이 드러나는 단적인 대화다.

'그러나 당신의 남편은 나를 저버렸지. 그는 나를 버렸어.
왜냐하면 내가 이런 몰골이라서. 왜냐면,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니까.'
그 말에 엘리자베스는 만약 크리쳐가 빅터에게 이 말을 하고 싶은 거라면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크리쳐는 빅터가 침실로 오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엘리자베스는 그 말에 대답은 않고, 빅터가 자기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한다.
다시 한 번, 크리쳐는 빅터가 첫날밤인데 엘리자베스에게 욕망하지 않겠느냐고 묻지만,
엘리자베스는 불리한 사람 편에 마땅히 서야 한다는 말만 한다.
그리고 크리쳐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이에 크리쳐가 대답하기를-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어, 하지만 일단 태어났으니 살아가기 위해 싸워야지.
모든 삶을 소중해- 이런 나의 삶이라 해도!
그는 딱 하나,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내가 결여된 것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어겼어.
나느 친구를 원해! 그게 전부요.'

그러자 엘리자베스, 조금 전보다 조금 더 표정이 풀어지며 크리쳐 쪽을 본다.
'내가 당신의 친구가 될게요. 당신이 허락해준다면.'
그러자 크리쳐는 약간 놀랍다는 듯이 엘리자베스를 보며 되묻는다.
'정말 그래줄 거요?'
엘리자베스는 진심이다.
'당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면...어디 우리가 뭘 할 수 있나 한 번 보죠.'

그러자 크리쳐는 자기가 뛰쳐나오면서 흐트러진 침대의 이불을 어설픈 동작으로 정리하며 말한다.
'나와 함께 앉아. 나는 당신을 해하지 않을 거야, 약속해. 나는 교육을 받았어!'
그 말에 다시 관객이 웃는다. 크리쳐가 나름 필사적인 것이 보여서일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잠시 크리쳐를 응시하다가, 이윽고 침대로 다가가 크리쳐 곁에 앉는다.

'놀라워요. 당신은 정말로 대단해요. 알고 있어요?'
이제 엘리자베스는 모든 경계심을 다 푼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내가?'
'그래요, 당신.'

확실히 크리쳐의 존재 자체는 기적이다.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말에 크리쳐가 '아마도 나 또한 천재라서 그렇겠지?' 라고 대답하자
다시 객석에서는 와르르 웃음이 터진다.
엘리자베스는 살며시 미소를 더하며 '아마 그럴거예요. 그럼, 당신은 뭘 잘하시죠?' 라면서
대화를 이끌어나가려고 한다.

'나는 융화의 예술에 능해. 나는 보고, 듣고, 배웠지.
처음에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 하지만 인간들의 방식을 나는 공부했지. 천천히 익혔어.
어떻게 파멸하는지, 어떻게 증오하는지, 어떻게 천박해지는지, 어떻게 굴욕감을 주는지.
그리고 나의 마스터의 발 아래서, 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인간들의 기술을 배웠지.
다른 생명체들에게는 없는 기술- 나는 마침내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지 익혔어.'

그 말에 엘리자베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말의 내용이 아무래도 점차로 위험해지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짓말?'

크리쳐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간다.
엘리자베스가 뛰쳐나갈 것을 예상하고, 그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미리 도주로를 막아버리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밤에 나는 누군가를 만났지- 완벽해.
나를 이해하려고 해 줘서 고맙소. 하지만 그는 약속을 어겼어.
그러니 나 또한 내 약속을 어길 거요. 진심으로 미안해, 엘리자베스.'

'대체 그게 무슨 소리죠?'
그렇게 말하곤,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는 엘리자베스.
이미 도주로가 막혔다는 것을 깨닫고 불안하게 두리번거린다.
길은 없다.

그럼에도 있는 힘껏 달려서 일단 크리쳐의 마수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엘리자베스.
'빅터!'
비명을 지르며 문으로 달려가보지만, 크리쳐에게 붙잡힌다.
크리쳐는 우악스럽게 그녀를 침대 위로 끌고 간다.
(실제로는 원심력으로 거의 회전해서 사뿐하게 침대 위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싫다고 울부짖으며 거부하는 엘리자베스를 깔아눕힌다.
엘리자베스의 머리는 침대 발치, 즉 객석 쪽으로 향해 있고
크리쳐의 몸은 정면으로 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그 상태에서 크리쳐가 엘리자베스의 가느다란 두 다리를 벌리고,
파고드는 동작을 한다. 엘리자베스의 저항은 미약하지 않지만 효과는 없다.

그리고 크리쳐가 막 엘리자베스에게 삽입한 직후,
빅터가 침실로 뛰쳐들어온다.
'엘리자베스!'
크리쳐가 앞뒤로 몸을 움직인다. 엘리자베스는 더욱이 오열하고,
빅터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엘리자베스의 울부짖음을 듣는다.

곧 크리쳐가 절정을 맞고, 몸을 빼내는 동작을 한다.
엘리자베스는 거의 실신 직전인듯, 크리쳐가 그녀의 머리를 붙잡는데도
거의 저항이 없다.

빠직.
가느다란 뼈가 부러지는 효과음이 소름끼치게 무대 위에 울려퍼지고,
엘리자베스의 목이 크리쳐의 두 손 안에서 돌아간다.
엘리자베스의 몸이 힘없이 그대로 침대 위로 널브러진다. 죽었다.

크리쳐는 엘리자베스의 드러난 두 다리를 긴 치맛자락으로 덮는다.
그리고 빅터 앞으로 간다.
총을 가진 빅터는, 크리쳐를 쏘려고 한다.
'해 봐. 날 쏘라고!'

그러나 빅터는 쏘지 못하고 망설인다.
크리쳐는 그 찰나의 순간, 빅터가 자신을 쏘지 않을 것임을 알아차린다.
죽여주지도 않는 것이다.
곧 사람이 들이닥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빅터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의 손에 죽을 가능성도 있다.
크리쳐는 그대로 창문을 통해 달아난다.

곧이어 하인들과 클라리스, 무슈 프랑켄이 들어온다.
엘리자베스를 되살려내겠다며 어서 시신을 옮기라는 빅터의 명령에
클라리스는 빅터가 미쳤다고 한다.
그러자 빅터는 도리어 화를 내며,
'난 안 미쳤어! 내겐 네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선 힘이 있어!
감히 내가 미쳤다고?!'

남들이 보기에 그런 빅터의 분노는 전혀 정당하지 않다.
정말로, 그저 미치광이일 뿐이다.
무슈 프랑켄슈타인조차도 더는 못 참겠다며 그 광태에 분노한다.

빅터는 그런 주변 사람들 따위 내 알바 아니라는 듯
창가로 다가가 달아난 크리쳐에게 들으라고 외친다.
'너! 뒤를 돌아보면 언제건 내가 있을 거다!!'
진정 크리쳐가 바란대로의 행동양상이다.

보다못한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하인들을 시켜 빅터를 억누르라고 한다.
'대체 뭘 한 게냐? 처음엔 윌리암, 이젠 엘리자베스.
온 사방에 죽음뿐이로구나! 네 정신은 어지럽혀졌다, 그건-'

그러나 빅터는 이런 상황에조차 그 말에 반대한다.
'내 정신은 우수해요!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고요!'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빅터를 한 대 치려는 듯이 손을 들지만, 곧 내린다.

빅터와 하인들은 퇴장하고, 클라리스와 무슈 프랑켄슈타인만이 남는다.
자신이 낳은 자식이 무슨 짓을 한 건지에 대해 한탄하는 아버지.
클라리스는 당신께선 최선을 다 하셨다고 위로하지만,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실패했다고 말한다.

 



 

씬 30 - 최종장 /

원형 무대의 뒤쪽, 반달형이 그 아래쪽으로 빠져있어 시커먼 균열이 보인다.
지금까지중에 가장 가짓수가 많은 옷가지를 걸친 크리쳐가 천천히 무대 위로 등장한다.
살을 에일듯한 찬 바람소리가 관객들의 귀에도 들려온다.
뭉게뭉게 무대 위로 깔리는 연기는 닿기만 해도 시릴 것처럼 느껴진다.
그보다 한층 더 냉랭한 목소리로, 크리쳐가 입을 연다.



'나의 마음은 암흑처럼 깜깜하고, 악취가 풍긴다.
내 정신은 한때 아름다움에 대한 꿈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복수가 들끓고 있는 용광로일 뿐!
3년 전에 태어났을 때, 나는 햇볕을 즐기며 웃었고 새들의 지저귐에 울었다.
세상은 그저 내게 풍요로운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눈과 서리로 가득찬 쓰레기로구나.'

그렇게 말하곤 크리쳐는 바닥에 등에 맨 자루를 내려놓는다.
그리고 거기에 들어있던 접시와 술병, 와인잔과 고기를 꺼내어 가지런히 놓는다.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주인은 노예가 된다.
나는 타타르와 러시아를 지나, 흑해를 가로질러 그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나는 그를 이 얼음판 위로 불러들였다.
우리니 북으로 향했다. 언제나 북쪽으로.
그의 개들은 죽었고 그는 모든 생필품들을 다 소진했다.
하지만 우리 둘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계약을 맺었지.
그는 살아있는 한 나를 파괴해야만 하고, 나는 그를 이끌어야 한다는!'

그리고는 몸을 돌려, 텅 빈 공동을 향해 소리친다.
'프랑켄슈타인! 오라!'

가라앉아 있던 검은 공간의 무대가 위로 올라오며 무대 전체의 바닥이 채워진다.
온몸에 서리가 내려앉아 얼어버린 듯한 프랑켄슈타인 등장.
그러나 움직임은 매우 느리고, 한걸음 앞으로 걷는 것조차 힘겨워보인다.
그야말로 실신 일보 직전이란 느낌을 준다.
빅터는 썰매를 끌고 있는데, 겨우 한 걸음 앞으로 옮기자마자 풀썩 그 자리에 쓰러진다.

'왜 그러지? 오, 추운가?'
빅터를 보면 무대가 정말 북극처럼 느껴지는데, 크리쳐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왜냐면 크리쳐는 방정맞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움직임이 가볍기 때문이다. 연신 폴짝인다.
그리고 쓰러진 빅터를 주욱 끌고 와 음식 앞에 대령시킨다.

'이리 와, 위대하신 탐험가여! 봐- 음식이 있다. 바다표범 고기!
탐험가들의 음식이지!'

조금 전에 크리쳐가 바닥에 꾸린 것은 빅터를 위한 식탁이었던 모양이다.
새빨간 고기는 전혀 식욕을 돋우게 생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빅터는 개의치 않고 얼굴을 파묻고 몇입을 힘겹게 베어문다.
상당히 오랫동안 굶주린 것 같다.

'너는 힘을 원했지. 자기자신을 봐. 스스로를 보라고.
왜 나를 범죄자 취급하지?'

그 말에 빅터가 고개를 쳐들고 겨우 이 씬에서의 첫 대사를 입에 올린다.
답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너는 내 아내를 죽였어!'

그러나 그 거센 비난에도 크리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너도 내 아내를 죽였지.'
'네가 초래한 결과야!'
솔직히 이쯤되면 무대를 뛰쳐 올라가 빅터의 멱살을 붙잡고 싶어지는데,
크리쳐의 대사가 이어진다.

'내가? 어떻게? 내가 뭘 했지? 내가 나를 만들어달라고 부탁이라도 했나?
내가 오물들을 그러모아 날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던가?
나는 남들과 다르지, 그리고 그걸 스스로 잘 알고 있고!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누군가'가 될 수 없지?
왜 인류는 나를 혐오하지?
내게 동정심을 보여준 건 엘리자베스뿐이었다.
사랑스런 엘리자베스, 나는 아직도 그녀의 입술을 기억한다, 그 딸기같던 입술...
난 여전히 그녀 가슴의 온기를, 허벅지를 기억한다...'

빅터는 바둥거리지만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는 듯 이윽고 축 처진다.
'일어나! 가야지, 극지로! 새로운 발견을 해내야지!
뭐라고 했었지? 세상이란 어둠에 빛을 가져왔다고 했었지?! 가야지! 북쪽으로!'

빅터 주변을 가벼운 걸음걸이로 뱅뱅 돌며 목소리를 높이는 크리쳐.
그러나 빅터는 여전히 꼼짝도 않는다.
'마스터?'

크리쳐는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는지 빅터 곁에서 자세를 낮추고 말을 건다.
'벌써 죽어버렸단 소린 하지 마. 마스터?
이제 더 이상은 기력이 없어? 왜, 우린 시작부터 힘겨웠잖아!'
그리고 아예 빅터 곁에 마주보고 누워버린다.

'날 두고 가지 마. 날 혼자 두지 마! 당신과 나, 우린 하나야!'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저릿해질 정도로 절박한 대사다.
그리고 여전히 대답없는 빅터에게 크리쳐는 급한 어조로 말을 건넨다.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은 나도 살아. 당신이 가버리면, 나도 가야 해.
마스터, 죽음이란 뭐지? 대체 어떤 느낌이지? 내가 죽기는 하나?
여전히 빅터는 미동도 않는다. 크리쳐의 두려움이 급증한다.

'나는 우리가 하이킹을 가는 걸 꿈꿨었어.
함께 산책하고, 이야기를 나누길 원했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하는지, 어떻게 여자에게 구애하는지.
내가 당신을 찾아낸 뒤로, 당신은 내게서 등을 돌리기만 했어!
왜 나를 돌아보지 않는 거지?!'



서글프다. 구슬프기 짝이 없는 독백이다.
크리쳐는 몸을 일으켜 빅터의 상체를 약간 들어 안고,
그 이마와 뺨에 입을 맞춘다.

'오, 프랑켄슈타인. 내 잔인함을 용서해 줘. 제발 날 용서해.
나는 계속해야만 했어, 멈출 수가 없었어.
달이 나를 비추고 있어. 저 고독한 달이!
우린 오로지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었지. 우린 되돌아갈 수가 없었어.'



그렇게 말하며 크리쳐는 몸을 일으켜 주섬주섬 술병에서 술을 잔에 옮겨 따른다.
'마스터! 마셔, 좋은 와인이야! 제발 마셔!'
그리고 그것을 빅터의 입가로 흘려넣는다.
그러나 입술로 들어가는 것보다도 밖으로 흘러내리는 양이 더 많다.
이미 빅터의 영혼은 그 몸을 떠난 것처럼 보인다.

'내가 원한 건 당신의 사랑이었어. 나는 내 모든 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했어.
가여운 나의 창조자여.'
목소리에는 물기가 섞여있다. 금방이라도 끄어어, 하고 비통한 울음이 터져나올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순간에 기적처럼 빅터가 재채기를 한다.
와인이 식도로 흘러들어갔던 모양이다.

'마스터! 당신은 날 사랑해! 날 사랑한다고!'
빅터에게서 떨어져 다시 폴짝 폴짝 뛰는 크리쳐는 기쁨에 젖어있다.
빅터가 죽지 않고 살아남으로서, 크리쳐는 혼자가 아니게 되었다.
고독의 비탄에 잠기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크리쳐는 그 어두운 기쁨을 어린아이처럼 표현한다.

빅터는 아주 약한 목소리로 조그맣게 말한다.
'난 사랑이 무언지 몰라.'
크리쳐는 한껏 고양된 목소리로 신이 나서 대답한다.
'내가 가르쳐 줄게!'

여기서 빅터는 처음으로, 크리쳐가 진정 감정을 가졌다는 것을 납득했다는 듯한 말을 입에 담는다.
'그래.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지. 너는 영혼을 가졌고, 나는 아닌가.'
'나는 몰라! 토론해보자!'

빅터는 죽음의 직전까지 갔기에, 무언가 달라진 듯하다.
어쩌면, 2년이라는 시간동안 크리쳐를 내내 좇으면서
그 안에서 무언가가 변했는지도 모른다.
이전의 빅터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 같은 대사를 읊는다.

'내가 가졌던 사랑의 모든 기회들을, 나는 날려버렸엇지.
모든 인간적 따스함들을 내가 조각내버렸어. 내가 이해한 건 혐오뿐이야.
공허, 절망, 나는 오래 전에 끝장나 있었어.
하지만 네가 내게 목적을 주었지.'

빅터는 스스로에게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이 인간적일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너, 내가 요구한다. 가라. 걸어가! 너는 파괴되어야만 해.'

그 말에 크리쳐는 잠시 암담한 표정을 짓는다.
빅터는 살아있지만, 그의 내부 또한 큰 변화를 겪었지만-
그럼에도 빅터는 크리쳐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여주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평생. 절대로.
크리쳐는 짧은 순간 그것을 이해하고, 수용한다.

그들에게는 이 길밖에 남아있지 않다.

크리쳐는 잠시 침묵하다가, 덩실덩실 춤을 추듯이 스텝을 밟으며
다시 회전하기 시작하는 무대 위에서 움직인다.
'좋아. 바로 그 정신이야! 내 비참한 삶에 끝을 선사하라고!
가라! 북으로!'

크리쳐의 대사와 함께 무대에서 잠시 사라졌던 연기가 다시 자욱이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OST가 점점 더 크게 울려퍼진다.
크리쳐는 덩실덩실 춤을 추듯이, 돌아가는 무대 위에서 움직여
무대 뒤쪽으로 간다.

무대 정면 뒤쪽의 문이 크게 열리는데, 그 안쪽은 온통 하얀 빛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앞에 무엇이 더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빅터는 그 앞으로 힘겹게 몸을 일으켜 무대 뒤편의 빛,
크리쳐를 향해 썰매를 끌고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한다.

이윽고 두 사람이 무대 바깥쪽 문 밖으로 다 사라지고,
문이 닫힌다.
연기와 함께 음악도 끝을 맺는다.

그렇게 결론 아닌 결론을 내린 채로, 극은 결말에 다다른다.















전체 리뷰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이제 이후에 정리할 것은...

- 벤크리쳐 / 조니빅터 - 벤빅터 / 조니크리쳐 각각 객석에서 본 느낌의 차이

- 가까이에서 본 연극은 이러했다 및 무대 뒤에서 친구들과 나눈 벤벤 이야기

- 플북과 함께 캐릭터 소개 (할까말까 미정)

...이렇게네요.



참- 그리고 마지막 씬에서 중요한 대사라 뺄 수는 없었는데, 제 영어 실력으로는 해석이 안 되는
그런 슬픈 문장이 있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의역을 넘어서 심각하게 오역인 듯해서 이것만 일단 따로 적습니다.
(어디 이것 하나뿐이겠느냐마는...)

위에서 제가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누군가'가 될 수 없지?' 라 해석한 부분의 원문은
'Why can I not be who I am?' 입니다.
(혹시 바른 번역을 알려주실 존잘분이 계시면 점핑 절합니다. ㅜㅜ)

그럼 이렇게 제 전체 무대 리뷰는 끝을 맺습니다.
다들 상쾌한 아침 맞고 계시기를...



:






*나날이 의역이 쩔어갑니다.
틀림없이 제게 강같은 오역도 흐릅니다.
도와살려주십시오.






씬 26 /
마지막으로 크리쳐와 빅터가 대화를 나눈 얼음산보다 더 기온이 낮아보이는 곳으로
배경이 바뀌어 있다.
배우 세 명이 무대 위에 등장하는데, 두 명은 그 지역의 현지인이고 한 명은 빅터다.
현지인 중 나이가 있는 쪽은 이완, 어린 쪽은 그 조카인데 랩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끔찍한 바람이 부는 것을 표현하듯 음향효과로 칼바람 부는 소리가 들려오고,
세 남자는 몸을 숙인 채로 앞으로 힘겹게 나아간다.

빅터가 여기 날씨는 항상 이러냐고 묻자, 랩은 이게 퍽 좋은 날씨라고 답한다.
객석에서 너털웃음이 터진다.
이완은 빅터에게 여기가 살기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닐텐데 괜찮겠느냐고 묻자
빅터는 자기가 하려는 일에 안성맞춤이라 답하며, 음식을 좀 가져다줄 수 있겠느냐 묻는다.

이완이 음식을 갖다주는 거야 가능하지만 고기 따윈 없고, 생선이 전부라고 대답하자
랩이 달걀이며 귀리 비스킷, 순무 등의 음식을 더 댄다.
착하고 순박해보이지만 약간 얼빠진 청년이다.

겨우 오두막에 들어선 세 사람.
빅터가 짐을 저쪽으로 내려놔달라고 부탁하며, 이완에게 석 달치 오두막 대여료를 내민다.
그러면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주겠다면 더 많은 돈을 주겠다고 유혹한다.
이완은 그게 무엇이냐고 묻는다.

빅터는 자신의 전공이 인체 해부라며, 연구를 진척시키기 위해서 여러 재료들이 필요하다 밝힌다.
더불어 이것이 대학내에서는 다소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공리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 말에 랩은 '듣기에 썩 안 내키는데(Oh, I don't like the sound of that)'라고 답하는데,
마지막 the sound of that은 거의 sun-da-da 로 들리는 특이한 발음이다.
그 어조가 하도 독특한 탓에, 객석에서는 다시 웃음이 터진다.

그러나 랩에 비해 물욕이 있어 보이는 삼촌 이완은 빅터에게 그게 뭐냐고, 합법적인 거냐고 묻는다.
빅터는 이곳이 법과는 참으로 멀리 떨어진 곳이며, 밤은 어둡다며 암시적인 말을 한다.
합법일 리가 없다.

이완이 정확히 원하는 게 뭐냐고 묻자, 빅터는 기다렸다는 듯이 인체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 말에 랩이 다시 또 도굴이라며 난리를 친다. 이 연극 전체의 유일한 개그 캐릭터인 듯하다.

우리는 기독교인들이라 그런 것은 꺼려진다는 듯 이완이 말하자,
빅터가 죽은 이들은 죽은 이들일 뿐이고, 그들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고 타이른다.
또한 재능이 있는 이들-물론 빅터 자신을 뜻한다-에게 할 일을 할 수 있게만 해주면
그게 얼마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상상이나 가느냐고 한다.
질병과 아픔에서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랩은 여전히 겁에 질려서, 이건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빅터의 옆에서 떨어져 삼촌 이완의 뒤로 숨어버린다.
그러나 이완은 이미 빅터가 원하는대로 해주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빅터는 질병으로 죽지 않은 젊은 여자의 시체가 있느냐고 묻고,
그녀가 이완의 친척이 아닌지, 외모는 어땠는지를 묻는다.
그녀의 시체는 그야말로 빅터가 원하던 정확히 그것이었고,
당장 그들은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씬 27 /
깊고 어두운,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이다.
무대 맨 앞에 튀어나온 곳에서 이완과 랩이 시체를 도굴하고 있다.
둘은 힘겹게 시체를 무덤에서 끌어내어 빅터 앞에 가져다 놓는다.

빅터는 재료가 도착하자, 이게 시작이라며 정기적으로 장기 또한 가져다주길 바란다 하자
또다시 랩이 '자앙기?(o-rgan?!!)'이라며 기겁을 한다.
이안이 그런 그를 호통치듯 타이르며 그냥 개밥으로 주는 고기 아니냐고 한다.
그리고 무대에서 셋은 사라진다.

한편, 객석으로 이어진 통로에서 크리쳐가 등장한다.
그는 무대에 오르지 않은 채로 객석에서 비통하게 홀로 중얼거린다.
'나는 이렇게 만들어진 건가?'
그 울림은 서글프다.

'젖은 흙에서 한밤중에, 도굴해서? 개에게나 줄 고기로 만들어졌다고? 이건 역겨울 지경이야!
그는 이 오물에서 아름다움을 빚어내 내게 줄 거란 말인가? 그리고 나는 죽음의 악취인 그녀를 원하게 되고?'

분노가 느껴지는 참담함이다.
자신이 만들어진 과정을 본다는 것은, 비단 크리쳐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에게 있어 그리 아름다운 장면만은 아니다.
보든 생명체는 피와 채액, 온갖 오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나는 지식에 목말라있었다. 하지만 더 배울수록, 나는 더 이해할 수 없게 돼. 바보처럼! 어린애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의문도 품지 않았던 그때가 더 나았어.
바람처럼 빙글빙글 돌며, 숲속에서 울부짖던 그때가 더 나았다고!'

그리고 크리쳐는 무대 뒤편으로 사라진다.







씬 28 /
오두막 안, 늦은 밤 시각으로 추정된다. 빅터는 여성 크리쳐를 만드는 데 몰두하여 작업중이다.
오두막 한가운데, 무대 중앙에는 맨 처음 크리쳐가 태어났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고무인지 얇은 가죽막이 둥글게 둘러쳐져 있다.
그 안에는 머리카락이 긴 여성이 십자가에 매달려 늘어진 듯한 실루엣이 비쳐보인다.

그러다 문득 오두막 밖에서 사람의 인기척과 노크 소리가 들린다.
빅터는 급히 그 가죽막 위로 천을 뒤집어씌운다. 누가 보지 않도록.
'들어오게!'

들어온 것은 이완이었다. 이완은 또 무언가를 보따리에 가져와서 바닥에 둔다.
그리고 빅터는 드디어 모든 연구가 끝났음을 이완에게 알린다.

'곧 이 섬을 떠나실 건가요?'
'그래, 곧.'
'제가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해드렸습니까?'
'아주 훌륭했다네.'
'음식도 괜찮으셨구요?'
'음식들은 믿기지 않을 정도였네.'

unbelievable이 가진 중의적 의미에 관객들은 또 웃음을 터뜨린다.
빅터는 실험의 결과물에 흥미를 갖는 것처럼 보이는 이완에게 돈을 건네주고 이만 가라고 한다.
이완은 순순히 돈을 받아들고 자리를 뜬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 몹시도 피로해진 빅터.
오두막 안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하나씩 있는데, 빅터가 그 의자에 걸터앉는다.
피로한 듯 잠시 눈을 감는데, 갑자기 이완이 가져온 자루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서에서 죽은 윌리암이 튀어나온다.
빅터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

기절할 정도로 놀라서 의자를 넘어트리며 뒤로 크게 물러서는 빅터.
윌리암은 천진난만하게, 대체 어떻게 한 거냐고, 자기에게도 그 비밀을 알려달라 조른다.
빅터는 거만한 연구바보답게 어린 윌리암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너무 따분했다는 것, 진정한 과학자들은 연금술사들이었다는 것,
죽은 살에 어떻게 생명을 불어넣을 생각을 했는지, 화학-기술적인 단어를 써가며
윌리암에게 설명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크리쳐를 만들게 된 궁극적인 심정을 들려준다.

'나는 창연(금속원소)과  안티몬 사이에 생기는 전기를 보고,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지.
삶의 원칙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삶의 실질적인 불꽃은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

윌리암은 프랑켄슈타인 집안에서 건실하게 자란 아이답게 대답한다.
'신이 내리시는 거지.'
그러나 빅터의 생각은 다르다.
'그렇지, 그렇지만 그게 오로지 신만 내릴 수 있는 걸까?'

윌리암은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빅터는 또 이미 윌리암의 말을 듣고 있지 않다. 자기 말을 할 뿐이다.
'인간이 신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윌리암은 다시 모르겠다고 한다.

결국 빅터는 인간이 신이 되기 위한 방법.
살아있는 생명체, 삶 그 자체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에 크리쳐를 만들게 된 것이었다고 밝힌다.

'나는 그 누구도 도달하지 않은 곳까지 떠나 봤어. 나는 내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궁금했다.
내가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면, 살아있는 사람을 말이다!
나를 봐, 지금 내가 내뱉고 들이쉬는 게 바로 신의 숨결이야!'

스스로를 신이라 여기는 오만함.
지금 그는 윌리암의 죽음으로 그 방만함의 대가를 치르고도 이런 비뚤어진 소리를 계속하고 있다.
그렇게 자아도취되어 떠들고 있는 빅터를 놓아두고, 윌리암은 슬쩍 여성 크리쳐가 있는 천막을 들추어본다.
그리고 묻는다.

'그들은 그럼 복제를 하겠네?'
생각도 못한 윌리암의 말에 빅터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뭐?'라고 대꾸한다.

'여성형에게 자궁이 있다면? 아이를 낳겠지? 얼마나 빨리 낳지?
주기는 얼마나 돼? 한 번에 몇이나 태어나? 50? 100? 1,000?'
그제야 윌리암이 하는 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챈 빅터.
그러나 꿈속의 윌리암은 말을 그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다시 또 아이들을 낳겠지? 그들이 형의 명령을 들을까?'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형, 형은 그들의 왕이야. 그것들은 형이 말하는대로 하겠지.
아니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겠고? 나를 죽인 '그' 처럼 말이야.'

오두막의 지붕 위쪽에서 갑자기 '프랑켄슈타인!' 이라고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크리쳐가 등장한다.
인간보다 월등한 신체조건에 타당성을 부여하고자 함인지
일반적으로는 발을 디디기 힘든 장소에서 크리쳐는 곧잘 내려오고 올라간다.

윌리암은 삽시간에 무대 저쪽으로 사라져버린다.
빅터가 꿈에서 깨어난 것이다.
'그녀는 어디 있지?'
'여기 있다.'

크리쳐는 여성 크리쳐의 실루엣을 보고 마음이 급해졌는지
허둥대는 것처럼 꿈틀대며 소리친다.
'어서 내게 그녀를 보여줘, 천재여!'
그러나 빅터는 조금 전 꾼 꿈에 마음이 심난해진 탓인지 심기가 좋지 않다.
'기다려!'
크리쳐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빅터.

크리쳐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얌전하게 굴겠다는 듯 주춤주춤
오두막 왼편에 놓인 나무상자 위에 걸터앉는다.
그러면서도 조바심이 나 못 견디겠다는 듯 실루엣 너머의 그녀와,
그녀를 데리러 들어간 빅터를 기웃거리느라 정신이 없다.

곧 음악이 깔리고, 처음으로 완성된 여자 크리쳐가 빅터의 손을 잡고
무대 한가운데에 있는 천막 안에서, 오른쪽으로 나와 모습을 드러낸다.
검은 머리카락은 쇄골보다 약간 긴 정도이고, 알몸에 군데군데 흉터는 남아있지만
창백한 피부의 그녀는 몹시도 아름답다.
크리쳐의 꿈속의 그녀보다도, 더-(같은 배우다)

'아름다워!'
크리쳐는 자연스럽게 감탄성을 흘린다.
자신이 사랑하게 될 여자,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줄 여자가
이렇게 아름답기까지 하다니!
물론 외모야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만, 크리쳐는 자신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다는 생각 때문인지
거의 넋을 놓고 있다.

'그렇지.'
빅터의 대답에 크리쳐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녀의 피부를 조심스럽게 만져본다.
외설적인 느낌은 없고, 신기해하는 것돠 더불어 경배에 가까운 감탄만이 느껴진다.
'정말 섬세해! 머리카락, 팔- 엉덩이의 곡선까지도!'
여성형 크리쳐는 아주 약간의 미동이 있을 뿐이다.
아직까지 가장 중요한 '정신'적인 부분이 채워지지 않은 듯하다.

'그녀는 완벽해. 완벽한 아내지.'
그렇게 말하며 빅터는 크리쳐를 지나쳐 오두막 왼편으로 움직인다.
완벽이라는 말에 또 기쁨을 느꼈는지 '나는 너를 존경한다!' 라고 외치는 크리쳐.
그러나 빅터는 뜻밖의 말을 한다.
'너에게 그녀를 줄 수 없다.'

그 말에 기뻐 날뛰던 크리쳐가 잠시 얼이 빠진다. 그리고 묻는다. '왜?'
빅터는 이렇게 대답한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내가 어떻게 알지? 내가 이 여자를 살아나게 하면?
나는 네가 그렇게 나타날지도 몰랐어. 너희들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가 될지-
내가 이 여자에 대해 뭘 어떻게 알 수 있지?'

크리쳐는 빅터의 말에 필사적이 되어 그를 설득하려고 한다.
'Sir, 만약 가능하다면, 난 내 추한 근본을 극복할 생각이다.
그리고 합리적인 사람으로 변하겠어. 그녀, 내 아내도 그렇게 할 수 있고.'

빅터는 계속해서 부정적인 가능성만을 제시한다.
'만에 하나, 그녀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니, 그렇게 하게 될 거야. 내가 그녀에게 도덕이란 걸 가르치겠어.
눈먼 노인이 나를 가르친 것처럼-'
'하지만 넌 멀리 떠나서 살겠다고 맹세했지.
그녀가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을 더 좋아하면 어떻게 할 셈이지?'
'그녀에겐 선택권이 없어. 우린 아르헨티나로 간다.'

어떻게든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려는 하는 크리쳐를, 빅터는 더욱이 몰아붙인다.
'그녀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그녀를 만들어내버린 것을, 그녀가 받아들이기 거부하면?!
이봐, 머리를 쓰라고!'
마지막 문장은 거의 호통에 가깝다.
크리쳐가 어쩔 줄 몰라하기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빅터는 더욱 말을 퍼붓는다.

'그녀는 아마 널 거부할 거야. 그녀는 네 모습을 혐오할 거라고!
그녀는 아마 널 보자마자 바로 도망칠 걸! 그녀는 사람하고 살고 싶다고 할 거야,
너같은 괴물 나부랭이가 아니라!'

그 말에 크리쳐가 울부짖듯 외친다. '너는 잔인하기 짝이 없어! 그만해!'
빅터가 다시 여성 크리쳐에게 접근해서 그녀의 머리카락과 뺨을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크리쳐는 그것을 오오, 라면서 손을 뻗지만 감히 나서서 어떻게 하지는 못한다.
'봐. 아주 아름답고 몸매도 빼어나지. 안 그래?'

그렇게 말하고 빅터는 그녀에게 살며시 입을 맞춘다.
'이 여자의 뺨을 봐. 입술을, 가슴을 보라고! 누군들 이 가슴에 욕망을 품지 않겠느냔 말이다!
만약 그녀가 너를 떠나버리면? 그녀가 다른 누군가를 찾으면?
네가 유일하게 침대로 데려갈 수 있는, 너의 유일한 동종(同種)에게 버림받으면,
대체 네 마음이 어떨까? 넌 대체 어떻게 반응할까?'

크리쳐는 오열하듯 외친다. '그녀가 나를 떠나면, 난 미쳐버릴거야!'
거의 짐승의 울부짖음이나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격하다.
'그건 네가 무릅써야 할 위험이지. 안 그래?'

하지만 크리쳐는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빅터가 제시하는데도
결코 꺾이지 않는다.
'아니,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왜냐면 나는 그녀에게 경배를 바칠 거니까!
그녀에게 헌신할 거야! 그녀는 절대 나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게 될 거야!'

그 말에 빅터의 목소리도 톤도 드디어 평상시의 그것으로 돌아온다.
'그럼 그건 내가 떠안아야 할 위험부담이라는 거군.'
'그래야지! 그럼!' 크리쳐가 열광적으로 대꾸한다.
그리고 다시 여성 크리쳐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어 보고는,
빅터에게 말한다. 목소리에는 더할 나위 없는 애절함이 묻어난다.

'그녀는 내 거야. 제발. 부탁이야.'
'그녀를 네가 지키겠다는 거지?'
'그래, 물론이지. 그 누구도 그녀에게 위해를 가할 순 없을 거다.
내가 있을 테니까.'

'너는 지금 네가 그녀를 사랑할 거라는 거지?'
'그렇다!'
'사랑이란 누가 누구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야.
마찬가지로 누가 누구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지.
네가 네 영혼 깊숙한 곳으로부터 그걸 느끼거나, 혹은-'
빅터가 이끌어내고자 하는 답이 무엇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오, 마스터! 난 사랑해! 난 그녀를 사랑한다고! 사랑해!'
그 말에 빅터가 다시 또 확인하듯 묻는다.
'그러니까- 넌 지금 네가 영혼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거지?'
'그래! 제발 나를 믿어줘!'

'어떤 느낌이지, 사랑에 빠진다는 건?'
빅터의 그 말에, 크리쳐는 마치 누가 그걸 물어봐주길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더할 나위 없이 쾌활하고 발랄하게 두 팔을 벌리고 무대 위를 폴짝폴짝 뛰며 답한다.
'삶이 내 안으로 용솟음치고, 내 구강으로 흘러드는 것과 같고,
폐는 불이 붙은 것처럼 뜨겁고, 심장은 망치로 두들기는 듯해!
그건 마치- 내가 이 세상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야!
세상 모든 걸, 다!
(It feels like I can do anything in the world! Anything in the world!)'

마지막 대사에서는 하늘로 두 팔을 치켜들고 빙글빙글 돌기까지 한다.
사랑의 행복으로 인해 넘치는 힘을 주체할 수가 없다는 듯 역동적이다.
아직까지는 그저 가능성에 불과한데도.

'그렇게 느낀단 말이지?'
'그래!'
그렇게 대답하고 크리쳐는 다시 여성 크리쳐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빅터에게 말한다.
'그런 느낌이지. 그녀에게 삶을 부여해 줘. 나는 그녀에게 영원히 헌신하겠어.'

그 말을 들은 빅터는, 크리쳐가 나타난 이후 처음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 말을 기다렸다. 너는 내게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내게 보여줬어.
자, 기다려. 나는 그녀를 완성하겠다.'

빅터가 그녀를 이끌고 다시 천막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어물어물 거취를 정하지 못하는 크리쳐를 빅터가 막고 말한다.
'넌 날 도울 수 있어. 우린 그녀를 이 상태로 세상에 내보낼 순 없어.
우린 그녀에게 옷을 입혀야 해. 여왕처럼 꾸며야지.'
그 말에 다시 크리쳐가 황홀하다는 듯 빅터의 말을 따라한다.
'여왕처럼!'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라하는 크리쳐에게, 빅터가 다독이듯 말한다.
'트렁크로 가면 내 약혼녀의 옷가지들이 좀 있을 거야.
네 신부를 위해 제일 훌륭한 옷으로 골라.
자, 이제 난 일을 해야지. 네가 필요하면 부르도록 하지.'
빅터는 여성 크리쳐와 함께 천막 안쪽으로 사라진다.

크리쳐는 기쁨에 겨워 날뛴다.
'그녀에게 레이스와 벨벳을 입혀주어야지. 그녀에게 비단과 진주를 주어야지!
나의 짝, 천사같은 이브와 함께 정원을 거닐어야지!
나는 아담이 되고, 그녀는 이브가 되어서- 모든 지옥같은 기억들은 눈처럼 사라질 거야.'

그리고 크리쳐는 트렁크(실제로는 크리쳐가 아까 앉았던 나무 상자)로 다가가
그것을 열고 옷을 찾아보려 한다.
그러나 거기에 든 것은 서류다발들 뿐이고, 옷가지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이상한 표정으로 상자 안쪽을 더 깊숙이 찾아보려는데,
무대 한가운데의 천막 안쪽의 실루엣이 일렁인다 싶더니
빅터가 무언가를 높이 쳐드는 그림자가 또렷이 보인다.
곧이어, 높은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단말마다.

깜짝 놀란 크리쳐는 나무 상자를 팽개쳐놓고 천막으로 다가가,
(원래 회전하도록 만들어진 장치)반대편 가죽막 위에 매달린 여성 크리쳐를
빙글, 돌려서 무대 위에 다시 등장하게 한다.
딱 보기에도 이미 그녀에게 생명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희디흰 몸뚱이에는 피칠갑이 되어 있고, 그녀의 사지는 축 늘어져 있다.
크리쳐는 울부짖으며 매달린 그녀의 손발에 채워진 가죽끈을 풀어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네가 사랑의 힘에 대해 뭘 알아?!
그건 비이성적이고, 정신나간 바보들이나 하는 짓거리야!
무질서하고, 변덕스럽고, 어지럽고, 미친 짓이라고!
무엇보다도, 그건 통제불능이야!
수백만의 '너희'들이 지구 위에 존재하게 된다고?
짝을 짓고, 아이를 낳아? 아니! 너는 오로지 너 하나뿐이야.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고!'

빅터는 흡사 미친 사람같다.
정작 자기 스스로는 인간이면서, 사랑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다.
사랑의 긍정성에 대해 실컷 논한 열에 들뜬 크리쳐 쪽에 비해서,
인간인 빅터가 사랑의 비논리성을 실컷 공격하는 것이 과연 다른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비쳤을까.

크리쳐는 무릎을 끓고 여성 크리쳐의 늘어진 몸을 안고 소리친다.
'눈을 떠, 나의 짝, 내 아내여! 제발 일어나! 눈을 뜨란 말이다!'

그런 크리쳐 옆으로 빅터가 자세를 낮추고 다가와 으르렁대듯이 말한다.
'그녀는, 절대로, 눈을 뜨지 않아.'

그 말에, 크리쳐가 발작적으로 빅터의 목줄기를 움켜쥐고
있는 힘껏 힘을 준다. 빅터는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바로 그때, 오두막 문 밖에서 사람들이 달려와 문을 두들기기 시작한다.
새로운 등장인물은 셋으로, 보안관과 빅터의 아버지, 그리고 이완이다.

무슈 프랑켄슈타인이 빅터에게 문을 열라 큰 소리로 종용하자,
크리쳐가 분노에 찬 고함을 짧게 내지른다.
'프랑켄슈타인. 너는 약속을 어겼다. 나를 다시 만날 걸 기대하도록!'
음성은 심히 낮다. 조금 전까지 소리지르던 크리쳐같지가 않다.
이제 분노는 그의 안에서 묵직하게 하나의 심연같은 덩어리가 된 듯하다.

그리고 크리쳐, 처음 등장했던 지붕 위로 훌쩍 뛰어올라간다.
그와 동시에 문을 열고 세 사람이 등장한다.
바닥에 쓰러진 빅터를 보고 무슈 프랑켄슈타인이 제일 먼저 달려가 아들을 일으킨다.
이완이 무언가가 지붕 위로 도망쳤다고 외치지만, 그걸 살필 겨를이 없다.

지금 이 오두막 안은 온통 피투성이에,
죽은 여자 시체(그것도 봉합선이 남아있는 시체)에 자상에, 난장판이다.
세 등장인물은 그 끔찍한 광경에 하나같이 눈을 돌려버리고 싶어한다.

'아버지...?'
빅터는 크리쳐에게 목이 졸려 죽을 뻔했던 쇼크에도 불구하고 금방 일어나서
자신의 아버지를 확인한다.
'아버지...오셨군요.'
'빅터, 넌 너무 오래 집을 비웠다! 우린 모두 널 걱정했어!'

그 말에 빅터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듯 큰 목소리로 대꾸하며 묻는다.
'하지만, 아버진 제가 뭘 했는지 모르시잖아요!'
'넌 안전하다, 얘야- 나는 널 집에 데려가려고 왔어.'

지금 이 순간 그 무엇보다도 위로가 되는 그 말에 빅터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한 것인지,
그는 돌연 엉뚱한 말을 한다.
'아버지, 전 당장 결혼하겠습니다. 엘리자베스와 당장 결혼해야 해요!
당장, 지금 당장 말입니다!'

그러면서 빅터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일지를 건넨다.
자신이 크리쳐를 만든 과정을 모두 기록해둔 바로 문제의 그 일지다.
'받으세요, 받으라구요! 이걸 없애버리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제발.'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네 일지잖니?' 라고 하지만, 빅터의 얼굴에 드리워진 절박함은 가늠할 길이 없을 지경이다.

'없애주십시오, 아버지. 태워버리세요! 아무도 두 번 다시 그걸 읽을 일이 없도록!
약속해주세요, 치안판사로서, 약속해주십시오! 없애주실거죠?!'
아들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깨달은 무슈 프랑켄슈타인,
더는 묻지 않고 알겠다며 집에 가자고 한다.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빅터를 데리고 오두막을 나선다.

뒤에 남은 두 사람- 보안관과 이완 또한 떠나려는데,
보안관이 이완을 붙잡는다.
'대체 여기서 그는 무슨 짓을 했던 거지? 대답해!'
날카로운 보안관의 질문에, 이완은 자기도 모르겠다는 듯 꽥 소리질러 대답한다.
'그분 말로는 의학 연구라고 했습니다!'
자기도 더 모르거니와 알고 싶지도 않다는 투다.

'의학 연구라고? 신이시여!'
보안관은 그렇게 말하며, 떨어진 천을 이용해 처참한 여성 크리쳐의 시신을 덮는다.
그리고 무대는 다시 회전한다.

















...본사에서 이런 나를 알면 용서하디 않것디.
관광객이 끊겨서 그렇사옵니다.

이제 마지막 씬 2개 남았다!!!!
아자!!!!!!!!!!!!!!!!!!!!!!!!!!!!!!!!!!!!
(그 뒤엔 플북 리뷰랑, 각자 연기 비교 리뷰랑, 그리고 또....엉엉엉어어어어어어어어엉엉)

퇴근이나 하자....


:

 

 


*일부(라고 쓰고 대부분이라 읽습니다) 의역 쩌는 부분이 있습니다.
후우...

*더불어 책으로 발간된 대본과는 일부 순서가 다르거나, 대사 일부가 커트된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무대에 올라온 대본과 발간되 대본이 약간의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씬 22 / 연못가. 눈으로 뒤덮인 산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으로 짐작된다.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메이드 클라리스, 다른 하녀들과 아이 두 명이 등장한다.
그들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그들 가운데 윌리암(아이, 빅터의 동생)이 술래로 선정되고, 윌리암은 눈가리개를 한 채로
연못가의 물 위에 놓인 다리(선착장 같은 느낌이다)위로 이동한다.
사람들은 윌리암을 놓아두고 신이 나서 숨기 위해 사라진다.

그 뒤로 크리쳐가 살며시 등장한다. '안녕, 소년'
아무것도 모르는 윌리암은 누가 등뒤에서 나타나자 자연스레 뒤를 돌아보려 하는데,
크리쳐가 돌아보지 말라고 버럭 소리를 지름으로서 그것을 막는다.
그리고 지금 여기가 어디냐고 묻자, 윌리암은 순순히 제네바 근처라 알려준다.
그 말에 윌리암을 이용할 생각을 했는지 크리쳐가 윌리암에게 친근한 척 말을 건넨다.
호수가 아름답다느니, 먼 길을 왔다느니, 너도 낚시를 하느냐는 둥의 이야기들이다.
윌리암은 친구들과 놀던 중이라 이만 가봐야겠다고 하는데,
크리쳐는 상관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계속한다. '내가 누구인지 맞춰보렴'

윌리암은 아마도 우리 가족의 지인이 아니냐고 대답하고, 판사나 시장일 거라 하자
크리쳐는 자신이 판사라고 대답하곤 윌리암의 이름을 묻는다.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윌리암. 하이킹도 갈 수 있겠지. 저 산을 오를 수도 있고 말이야!'
아무도 오르지 않는 산에 오른다는 소리에 흥분한 윌리암이 신나하자,
크리쳐는 바로 윌리암을 자기 목 위에 목말을 태우곤 어서 가자고 한다.

윌리암은 당황하면서 허락을 못 받아서 안 된다고, 아버지가 화를 내실 거라고 하지만
크리쳐는 요지부동이다. 아직 윌리암은 크리쳐의 얼굴을 보지 못했기에 그저 당황할 뿐이다.
그러면서 놔달라고 애원하자, 크리쳐가 슬그머니 본론을 꺼낸다.

'네가 내 질문에 대답하면, 널 놔주마.'
윌리암이 질문이 뭐냐고 하자, 크리쳐는 기다렸다는 듯 묻는다.
'나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남자를 찾고 있다. 그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느냐?'
윌리암은 내 이름이라고 대답하고, 그 말에 깜짝 놀란 크리쳐는
거의 집어 던지다시피 윌리암을 땅바닥에 내려놓는다.
겨우 해방된 윌리암, 처음으로 크리쳐의 얼굴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지른다.
크리쳐는 예상한 듯, 반응하지 않는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가 네 아버지냐?'
'아니, 빅터는 내 형이예요!'
'어디에 있지?' '집에 있어요. 형은 항상 집에 있어요'
'내가 그를 만날 수 있겠니?' '당연히 안 돼죠!'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윌리암. 우린 저 산들을 함께 오를 수 있어.
단, 네가 나를 빅터에게 데려다준 뒤에 말이다.'
'싫어요! 당신은 역겹게 생겼어!'
아이인 탓에, 윌리암은 그야말로 역겨울 정도로 순수하다.

'그는 뭐지? 뭐 하는 사람이지?'
'형은 학자예요, 천재죠!'
'그가 잉골스타트에 간 적이 있나?'

윌리암은 빅터가 잉골스타트에서 공부했었다고 대답하고,
이로서 크리쳐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를 내게 데려와라. 어서.'
'싫어요! 안 해요!'
결코 자신을 뜻을 따를 뜻이 없어 보이는 윌리암을 다시 거꾸로 들쳐업는 크리쳐.
윌리암은 자기 아버지가 높은 사람이라 크리쳐를 엄벌할 거라며 나름 협박을 해보지만
크리쳐는 '조용히 하라'라고만 하고 무대의 다른 편으로 윌리암을 데리고 사라진다.

 



씬 23 / 크리쳐가 윌리암을 데리고 사라져버린 직후에 다른 등장인물들이 바로 이어 다른 문에서 등장한다.
하인들 모두가 동원되어 윌리암을 찾고 있지만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무슈 프랑켄슈타인(빅터의 아버지)이 엘리자베스에게 어디서 놀았느냐고 묻자,
엘리자베스는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고 대답한다.
윌리암이 술래였으니 엘리자베스가 그를 못 본 것은 당연지사.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 무대 뒤쪽에서 성큼성큼 빠르고 급한 걸음으로 빅터가 등장한다.




'윌리암! 윌리암! 조를 나눠! 너하고 너- 날 따라와!'
그러나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그런 빅터에게 이미 수색중이니 놔두고 집에나 가라고 한다.
'지금 윌리암이 사라졌다고요! 사라진 지 얼마나 됐죠?'
점심 때 이후로 안 보인다며 여전히 빅터에게 집으로 가라고 하는 무슈 프랑켄슈타인.
'전 도와야 합니다' 라고 말하지만, 무슈 프랑켄슈타인의 눈에는 동요한 상태의 빅터가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나보다.

수색은 해도 좋으니 자기 곁에 붙어있으라고 말하는데, 하인 하나가 윌리암의 모자를 찾아낸다.
그리고 빅터, 이번에는 엘리자베스에게 따지기 시작한다.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었느냐, 왜 애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느냐는 질책 섞인 말에
엘리자베스는 화가 나서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어디에 있었느냐고 반박한다.
빅터는 윌리암의 말대로 내내 틀어박혀서 연구만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윌리암은 네가 돌봤어야지! 라면서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하는 빅터와 맞받아치는 엘리자베스의 말다툼에 질린듯,
무슈 프랑켄슈타인이 그만하라고 한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메이드 클라리스가 마을 사람들이 산에서 괴물을 보았단 소리를 했노라고 말한다.
빅터가 무슨 괴물이냐고 묻자 다른 하인들이 입을 모아 무시무시한 괴물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눈과 얼음뿐인 그 산에서 생명체가 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에 결국 다들 말이 안 된다 생각한다.

그러나 빅터 한 사람만은, 계속 그 괴물에 대해 묻는다.
짐승처럼 생긴 건 아니냐, 괴물- 무슨 생명체처럼 생겼느냐, 대체 정확히 뭐라고 하더냐 등등.
그리고 이때 이미 크리쳐가 자신을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예감을 갖는다.
그런 걱정에 빠져있는 빅터에게, 엘리자베스가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며 화제를 바꿔 말을 건다.

'마지막으로 당신을 본 게 몇 주 전이었다. 왜 방에만 있느냐' 라고 하는데,
빅터는 이에 대해 '내가 뭐하러 당신을 볼 필요가 있지?' 라고 대답한다.
엘리자베스, 약간 포기했다는 듯 웃으면서 '그야 우린 결혼할거니까요!' 라고 답하자
빅터, '아' 라면서 얼빠진 반응을 보인다. 천재이긴 한데 사회화는 덜 된 남자다.
'가끔 내게 말을 좀 걸어주세요!' 라고 사랑스럽게 말하는 엘리자베스에게,
'할 말이 아무것도 없으면?' 같은 소리를 하는 빅터.

빅터는 내내 방안에만 있었다. 가능한 한 타인과 접하지 않으려고 했고, 심지어 약혼녀인 엘리자베스마저 멀리했다.
다른 연구를 했는지도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의 말에서 빅터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고로 무대에서 보여주지 않은 일면에서,
빅터가 크리쳐를 만들어낸 것에 대한 회한과 불안, 고뇌로 많은 시간을 보냈음을 짐작케 한다.

엘리자베스가 그런 소리를 하는 와중에, 배 한 척이 호수 저편에서 수색대 무리들 쪽으로 천천히 다가온다.
빅터가 잽싸게 달려가 배 안쪽을 보자, 거기에는 죽은 윌리암이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슬퍼하며 한탄하는 가운데, 빅터는 윌리암의 시체 옆에서 종이다발을 집어든다.
일지다. 그날, 잉골스타트에서 자신이 크리쳐에게 덮어준 망토 속에 버려두고 온 일지.
엘리자베스가 그것을 빼앗아들고 이건 빅터 당신 필체 아니냐고 묻는다.
빅터는 '이건 내 일지 같다' 고 하고, 엘리자베스는 그럼 당신 일지가 어디 있냐고 묻는다.
'몰라! 잃어버렸어! 그게 어딨는지 난 모른다고!'

신경질적으로 그렇게 말하고 무대 저편으로 사라지는 빅터. 윌리엄의 죽음의 원인에 대한 감을 잡은 듯하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실험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슬픈 음성으로 아들의 죽음을 재차 확인하고 무대 저편으로 사라진다.
교회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씬 24 / 빅터는 눈덮인 산으로 두터운 외투를 입고 홀로 헤매이고 있다.
그의 기세는 흉흉하고, 당장에라도 누군가를 윽박지를 것처럼 성급하다.
'여기 있나?! 어디 있지? 여기에 있는 건가?!'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듯한 무대 위를, 여기저기 쏘다니며 크리쳐를 찾아 부르는 빅터.
'어디 있지? 모습을 보여라, 괴물아!'
무대 왼쪽편에 설치된 산을 의미하는 구조물에는 파이프가 땅바닥에서 몇 미터 위까지 연결되어 있다.
크리쳐는 그 파이프를 타고 가뿐한 동작으로 빅터 앞에 나타난다.

'신이시여! 저 근육 조직 - 눈과 손 - 세포조직 - 완벽한 밸런스! 봉합선은 그대로군!
핸섬하게 만드는 건 실패했지만, 내가 저것에게 힘과 은총을 부여했군!'
빅터가 크리쳐의 모습을 보고 제일 먼저 느낀 것은 경악이나 공포가 아니라 흥분인 듯하다.




그는 크리쳐를 두고 주변을 돌며 감탄을 계속한다.
'세상에 이런 업적을 이뤄내다니! 비길 데 없는 과학의 힘!
신이여, 그날 밤의 광기- 그 열기, 그 땀, 그 주입물들-
그것이 내게로 기어오던 그 순간, 그리고 나는- 그리고 난-'

가만히 그 말을 듣고만 있던 크리쳐가 그 순간 처음으로 빅터 앞에서 입을 연다.
'너는 도망쳤다.'
빅터의 입가의 미소가 굳는다. '뭐라고?'
크리쳐는 다시 한 번 더 일러주듯 말한다.
'너는 나를 저버렸다.'

빅터는 그제야 크리쳐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는 것을 납득한 듯 놀라서 말한다.
'저게 말을 했어!'
그리고 크리쳐는 이런 빅터의 대응에 거북해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침착하다.
'그래, 프랑켄슈타인. '이것'은 말을 한다.'
그 말에 빅터는 다시 놀라 묻는다.
'내 이름을 알아?'

크리쳐는 말없이 망토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빅터에게 휙 던진다.
빅터는 그것을 받아들고, 무엇인지 확인한다. '내 일지!'
빅터의 잃어버렸던 일지다. 죽은 윌리암 곁에서 일부를 찾아낸.
'왜 나를 버렸지?' 다시 한 번 침착하게 크리쳐가 묻는다.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건지- 나는 두려웠다.'

크리쳐는 마치 빅터에게 가르쳐주듯 그때의 상황을 다시 상기시킨다.
'인간을 만들고, 그에게 생명을 주었다.'
자신의 이야기이건만, 남의 이야기인 것처럼 3인칭으로 말하는 크리쳐.

그러나 빅터는 크리쳐의 바로 그 말에 자신이 이 산에 온 진짜 목적을 기억해낸다.
'이젠 그걸 제거하러 왔다.'
크리쳐는 그 말에 비웃듯 짧게 대꾸한다. '오, 그래?'
빅터는 결연하게 '나는 너를 죽이러 왔다!' 라고 외친다.

그러자 크리쳐, 약간 으르렁거리듯 그 말에 응대한다.
어찌 보면 이 연극 전체의 가장 중요한 대사이다.
'나를 죽이러? 그럴거면 대체 왜 나를 만들었지?'(Why then did you create me?)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려고!'(To prove that I could!)

빅터는 매순간 거의 외치듯 말한다. 아직까지 담담한 크리쳐와는 대조적이다.
도리어 크리쳐가 더 조용하고 분노를 숨겨 누를 줄 아는 듯이 비쳐보이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너는 내 생生을 가지고 장난질을 했단 말인가?'

빅터는 당당하다. 귀족적인 뻔뻔함일까?
'이 모든 건 과학에서 비롯한 거야! 너는 내 가장 위대한 실험이었다 - 그렇지만 결과는 좋지 않아.
이 실험은 이제 끝을 내야 해!'
빅터가 그렇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재빠르게 크리쳐의 목에 실험용 메스를 들이댄다.



크리쳐는 그것을 애들 장난이라도 되는 양, 빅터의 팔을 붙잡아 메스를 떨어트리게 하고
팔을 꺾어 빅터를 구속한다. 그리고 그 상태로 빅터에게 말을 한다.

'움직이지 마라, 천재! 나는 네게 요청할 것이 있다.'
빅터는 '젠장, 넌 요청따윌 할 입장이 아니야!' 라고 답하지만,
크리쳐는 이것이 너무나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빅터가 아무리 단호해도 물러나지 않는다.

'아니, 할 수 있어. 내 말을 들어. 이건 네 의무다.'
그러나 빅터는 여전히 크리쳐에게 악감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살인자에게 뭔가 해줘야 할 의무따윈 없어.'
'만약 내가 살인자라면, 넌 그런 나를 만들었지.'
여기서 바른 논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빅터가 아닌 크리쳐 쪽으로 기울어진다.
오랜 시간동안, 크리쳐는 정말로 많이 성장했다. 단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반박과 협박, 설득이 가능할 정도로.

그러나 빅터는 계속해서 지지 않고 소리친다.
'넌 내 동생을 죽였어! 내가 아니라, 네가 죽인 거잖아!
나는 네가 태어난 그 날을 저주한다. 내가 어둠 속에서 살아가게 된 그날부터 계속-'
엘리자베스의 투정에도 굴하지 않고, 가족들 모두에게서 기인 취급을 받으면서도 빅터가 두문불출했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그 또한 크리쳐를 만들어낸 것에 대해서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것.
그 말에 크리쳐, 빅터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꺼낸다.

(의역으로라도 그럴싸하게 해석할 자신이 없으니 여기는 원문 그대로 첨부합니다.)
'Is this the region, this is soil, the clime,
Said then the lost Archangel, this the seat
That we must change for Heaven,
this mournful gloom For that celestial light?'

빅터는 크리쳐의 말에 정말로 놀란다. '그건 실낙원(paradise lost)이잖아! 실낙원을 읽은 거냐?'
크리쳐는 약간의 조소를 담아 '난 실낙원을 좋아한다.'고 한다. 여기서 관객은 아이러니함에 웃는다.
그리고 빅터는 크리쳐의 사고의 흐름의 방향을 약간 짚어냈는지 묻는다.

'왜? 넌 너 자신을 아담이라고 보는 건가?'
'나는 아담이 되어야 해. 신은 아담을 자랑스러워 했지.
그렇지만 사탄은 불쌍하고 가련한 존재였을 뿐이야. 사탄처럼 쫓겨났지만 난 나쁜 짓은 하지 않았어.
그리고 다른 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보았을 때, 나는 내 목구멍 속 깊숙한 곳으로부터 분노가 터져오르는 걸 느꼈다.
그건 사탄의 분노와도 같은 감각이었다.'

그 말에 빅터는 다시금 경의로움을 표현한다.
'이건 정말 놀랄 일이야! 넌 교육을 받았군! 그리고 기억도 할 수 있어!'




'그래, 난 토끼처럼 사냥당한 기억도 있고, 민가에서 도망을 치고, 숲속에서 피신처를 찾아낸 기억도 있지.
내 기억속에 있는 건 내가 얻어맞고 매질당한 것들뿐이야.
그럼에도 나는 착했어. 그저 선하게 살고 싶었다!'
말만 들어도, 크리쳐의 고난이 느껴질 정도로 고통스럽고 애절한 기억들이다.

그렇지만 빅터는 그보다도 다른 점에 집중한다.
'그럼 왜 윌리암을 죽였지?'
'나는 너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네가 지금 여기에 왔지. 그렇지 않았다면 무슨 방법이 있었을까?
내가 잉골스타트의 주민들 반을 학살한다 해도, 네가 여기에 왔을까?'
빅터는 그 말에 윌리암이 정말로 아무 죄 없이 희생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우울하게 묻는다.
'네게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었나?'
그 말에 크리쳐는, 눈먼 노인의 이야기를 빅터에게 들려준다.

'한 노인이 있었지. 그는 많은 걸 내게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그는 장님이었고, 한번도 내 얼굴을 보지 못했어.
그는 내가 이렇게 생겼다는 걸 결코 몰랐지!
일 년이 지나고, 그는 내게 계절을 묘사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이 돌아 하나, 둘, 셋, 넷-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았지.
내가 한 살이 되었을 때, 노인은 그들이 나를 받아들여 줄거라고 했다.
노인의 아들과 며느리, 아름다운 아내가 나를 받아들여줄 거라고.'

빅터는 인상을 찌푸리고 묻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그리고 크리쳐는 비웃듯 대답한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뻔히 알텐데.'
빅터는 후회하듯 고개를 떨군다. '오, 신이시여. 그래, 알겠어.'
크리쳐는 빅터의 말을 무시하듯 바로 자기 말을 잇는다. 그만큼 강렬한 기억이었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나는 그들을 불태웠다.'

비교적 덤덤한 그 말에 빅터가 묻는다. '후회나 한탄이 느껴지지 않는 건가?'
인간적으로는 당연한 감정일수도 있겠지만, 크리쳐는 아직 인간이 아니다.
더불어 인간이라면 마땅히 받고 자랐을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대해서 전혀 배우지 못하고 저 홀로 자라기까지 했다.
크리쳐는, 노인에게서 배운대로 했을 뿐, 그런 그에게 가책은 없다.
'후회? 내가 마을을 걸어가면, 아이들은 내게 돌을 던져. 내가 음식을 구걸하면, 그들은 개를 풀었다.
대체 그 회한이라는 건 뭐하러 하는 거지?'
이제야 빅터는 자기가 생명체를 만든 것이 돌이킬 수 없는 현재를 구현해버렸다는 걸 깨닫는다.

'미안하다, 나는-'
그러나 그 말에야말로, 크리쳐는 진심으로 분노해서 외친다.
'미안?! 미안하다고?! 네가 이 모든 것의 원인이야! 이게 너의 우주라고!'
그 슬픔과 고통에 찬 호통에 빅터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크리쳐는 이어서 자신의 말을 계속한다.

'프랑켄슈타인. 이것이 내 요구다. 나는 사회의 일부가 되고 싶다. 하지만 인간들은 나와 어울리려 하지 않아.
그러니 나와 같은 종(種)- 기형적이고, 끔찍한 한 명- 그녀라면 이해할 거다, 그녀라면-'
그 말에 빅터는 놀라 다시 목소리를 높인다. '그게 무슨, 난-'
크리쳐는 이에 딱 잘라 자신이 정말로 부탁하고 싶은 바를 드디어 입에 담는다.
'나는 여자를 원한다. 나같은 여자를 만들어라.'

빅터는 확인하듯 되묻는다. '여자?' '너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능력을-'
그러나 크리쳐의 말을 자르고, 빅터는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까지 친다.
'또다른 짐승- 다른 괴물을 만들라고? 아니, 난 안 할 거야, 나는-'
크리쳐가 다시 울부짖는다. '그건 내 권리다!'
홀로 되지 않고 살아가기를 원하는 권리.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짝을 원하는 권리.
그렇지만 빅터는 그마저도 비웃는다.

'너에겐 아무 권리도 없어. 너는 노예야. 넌 내가 네게 여자를 만들어주길 바라지만,
그랬다간 이제 둘이서 더 못된 짓들을 저지르겠지! 아니, 난 만들지 않을 거다.
차라리 네 맘 내키는대로 날 고문해, 난 절대로 하지 않을 거니까!'
'나는 너를 고문하지 않을 거다. 나는 너를 설득할 거다. 그러지 않겠나? 대화를 하자고.'
그렇게 말하며 크리쳐는 바닥에 앉아 빅터에게 옆에 앉으라는 듯 바닥을 턱턱 치기까지 한다.
한편 자신이 만들어낸 괴물이, 자신을 설득한다는 그 말에 빅터는 어이가 없다.

'살인자와 나눌 대화 따윈 없어!'
크리쳐는 이에 더욱 논리적인 말로 대항한다.
'너는 할 수만 있었으면 벌써 나를 죽이고도 남았을 거다! 왜 네 살인은 정당하고, 내 살인은 아니라는 거냐?'
빅터는 그 말에 더욱 기가 차다는 듯 대답한다.
'난 너하고 말다툼할 생각 없다! 신이시여, 산중턱씩에나 올라와서, 나는 지금 토론을 하고 앉았군, 너, 그러니까-'

차마 빅터가 골라내지 못한 말을, 크리쳐가 정확히 짚는다.
'살아있는 너의 창조물하고 말이다!'
빅터는 그 말에 반박하듯 더 가차없는 말들을 내뱉는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 그저 추잡한 덩어리지!
나는 네 마스터다, 넌 내게 마땅히 존경심을 보여야-!'
오만한 귀족적 사고방식이라 해야할까, 만들어놓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으면서도
꼿꼿하게 빅터는 자신의 우위를 주장한다. 내가 널 만들었으니 넌 내 노예라고.
그러나 크리쳐는 그 말에 따르기에는, 너무나 많이 깨우쳤다.




그런 빅터의 태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크리쳐는 빅터에게 다가가 그 목줄기를 움켜쥔다.
그리고 저항하지 못하는 자신의 마스터의 숨통을 틀어쥔채로 외쳐 말한다.
'마스터에겐 의무가 있지. 넌 내가 죽도록 버려두고 떠났다! 나는 노예가 아니야. 나는 자유로운 몸이다.
만약 네가 내 요청을 거부한다면, 나는 너를 내 적으로 간주하겠다. 나는 너의 파괴를 위해 살아갈 것이며
너를 외롭게 만들기까지 결코 쉬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취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 크리쳐는, 거기까지 말하고 곧 그것을 후회한다는 듯
빅터에게서 손을 거두고 무대 반대편으로 등을 돌려 몇 걸음 움직인다.
빅터의 목줄기를 움켜쥐었던 크리쳐의 손을 떨리고 있고, 스스로가 한 행동에 대해 놀란 듯하다.

'사과한다. 나는 근거를 알려주려 했을 뿐이다. 나는 논리할 수 있어.
내가 요구한 것이 모순인가? 나처럼 추악하게 생긴 다른 성별의 창조물.
만일 네가 동의하면, 우리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남미의 야생 속으로 떠나서
우리만의 작은 낙원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평화롭게 사는 거지.
그리고 다시는 인간들은 우리를 볼 일이 없겠지. 자, 뭐라고 할 거지?'
빅터는 점점 놀라기만 할 뿐이다. 설득하겠다더니, 정말로 수긍할 수 있는 논리를 들고 있다.
'정말 놀랍군. 넌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배웠군!'
크리쳐가 가진 지능은, 빅터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뛰어났던 것이다.

그 말에 크리쳐는 슬쩍 묻는다. '내가 자랑스러운가?'
그렇지만 빅터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들었다는 듯 양미간을 찌푸린다. '자랑스러워? 아니.'
크리쳐는 되묻는다. '어째서지?' 빅터는 촌음의 여유도 없이 바로 대답한다. '네 논리가 틀렸으니까.'
'어디가 말이지?'
'너는 멀리 사라지겠다고 했지만 넌 아직도 사회에 섞여들어 살아가길 갈망하고 있어.
하지만 만약 네가 계속 도망쳐서 숨어사는 것에 지쳐버리면?
네가 돌아와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보려고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나?
하지만 바로 지금, 둘이 사라져서 두 배로 더 큰 사고를 치고 다니면? 내가 왜 그걸 가능케 해줘야 한단 말이지?'
'왜냐하면 나는 외로우니까!'

빅터는 그 말에 움찔한 것처럼 보인다. 인간이고, 크리쳐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살아왔건만
빅터는 정작 잘 알지 못하는 감정이다. 너무나 생명체다운 감정. 외로움. 혼자 있고 싶지 않다는, 온기를 원하는 마음.
이것이 크리쳐가 진정으로 빅터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짝을 가진다. 하늘을 나는 모든 새도 그렇고, 너 또한 결혼을 하지!
왜 내게는 허락되지 않으면서 너만? 바로 조금 전에 너는 내 지성에 놀랐다.
그렇지만 너는 지금 내 마음을 돌처럼 굳게끔 하고 있어. 제발, 또 다른 모순을 낳지 마. 나는 정말 화가 나!
내가 바라는 모든 건 그저 사랑의 가능성일 뿐이야.'

빅터는 그 말에 얼떨떨한 표정이 된다. '사랑?'
크리쳐는 약간 들뜬 표정으로 긍정한다. '그래!'
빅터는 이해를 잘 못 하겠다는 듯 대꾸한다. '네 생각에는 그게 가능성인가?'
'그래!'
'네가?'
그러자 크리쳐는, 오래 전 노인이 들려준 말을 빅터에게 건넨다.
'착한 사람은 그럴 자격이 있지!'

그 말에 빅터가 묻는다. '네가 착한 사람인가?'
크리쳐는 열망하듯, 환호하듯 대답한다. '나는 선한 사람이 될 거야! 오, 그리 될 거라고!'

빅터는 조금 생각이 바뀌어가는 중인듯, 대답이 약간 느려졌다.
'나는 너를 외롭게 만든 것을 후회한다. 난, 이런 건 예상하지 못했어.'
'내가 감정을 가질 거라는 것 말인가?'
'네게 고백컨대 너는 한낱 방정식이고, 수학식의 정리일 뿐이었어.
풀어야만 할 퍼즐이었단 말이다. 하지만 만약 네가 감정이 있고, 또 네가 떠나겠다면-'
빅터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눈치챈 크리쳐, 애원하기 시작한다.

'프랑켄슈타인, 네가 내게 반려를 준다면, 나는 영원히 유럽을 떠나겠다. 공기 속으로 사라지겠어.
더이상 그 어떤 파괴도 저지르지 않겠다. 영영 떠나서 돌아오지 않겠어.'
잠시 침묵이 흐른다.

'조용히 살겠다고 맹세할 수 있어?' 빅터가 묻는다.
'물론이지! 제발 나를 믿어줘!' 이때부터 크리쳐의 태도는 이전의 험악함은 사라지고 애절함과 조급함만 남는다.
'네가 내게 여길 영원히 떠나서 두 번 다시- 절대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네가 정말로, 진지하게 맹세하면-'
빅터가 말을 미처 다 끝내기도 전에 크리쳐는 무릎을 끓고 애원한다.
'저 푸른 하늘에 대고 맹세한다. 흰 눈에, 내 가슴 속에서 타오르는 사랑의 불꽃에 맹세한다.
네가 내 요청을 인정한다면, 너는 두 번 다시 나를 볼 일은 없을 거야.
세상이 한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두 번 다시!'
그 말에 빅터는 또다시 어이가 없다는 듯 대꾸한다. '네 생각엔 그게 돌고 도는 건가?'
크리쳐는 '물론.' 이라고만 대답한다.

빅터는 털을 쓰다듬으며 작업에 대한 가늠을 시작한다.
'넌 이걸 알아야 해. 그 작업은 매우 힘들어.'
'넌 혼자서 해냈어. 넌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능력을 갖고 있어.'
맞는 말임과 동시에, 교묘하게 빅터를 부추기는 말이다.
자신의 창조물에게서, 그것도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지능과 지성을 가진 크리쳐에게서
이런 찬탄을 듣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빅터의 기분이 매우 고조된다.

'이 세상에 오로지 나 하나- 그 누구와도 비밀을 공유할 순 없지! 봐, 저기 아래쪽을.'
그렇게 말하면서 빅터는 산 아래쪽을 가리킨다. 거기에 존재하는 건 실제로는 객석이다.
관객을 향해, 빅터는 자신의 비뚤어진 우월감을 과시한다.
'그들이 보이나? 작은 인간들, 작은 삶들!'
크리쳐는 그 말에 신이 난다는 듯 폴짝 뛰어가며 맞장구를 친다.



'작은 집들! 작은 인간들!'
실제로 원작에서 크리쳐의 신장은 2m가 훌쩍 넘는다. 연극에서는 배우 본연의 신장으로 처리되었지만,
정말 크리쳐가 느끼는 인간이란 매우 작디작은 존재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결코 받아들여주지 않고, 자신을 박해하는 존재들.
'소인족들 같으니라고. 하지만 나는 달라.'
'너는 왕이야! 과학의 왕! 내게 여자를 만들어 줘. 제발! 신부를 줘.'

'신부는 아름다워야지. 아름다운 눈과 빛나는 머리카락을 가진 신부라야 해.
그녀는 추악한 꼴이 되어선 안 돼. 신부는 가능한 한 사랑스러워야 해.'
그 말에 크리쳐는 바닥에 몸을 구르면서 전율하듯 기뻐한다. '그래!'

'실수를 또 번복하진 않겠다. 우린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해. 되돌아갈 순 없어.'
크리쳐는 환희에 차 빅터를 격려한다. '마스터, 한 번 더 마법을 보여줘! 내 애원할테니!'
빅터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여자라...난 한 번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
신체상의 차이점 외에 뭐가 더 다를까? 기질? 유머? 기술?'
크리쳐는 이미 기쁨에 가득 차서 정신이 없다. 무대 위를 폴짝폴짝 뛰면서 답한다. '몰라!'
빅터는 계속 중얼거린다. '여자들이 뭘 잘 하지?' '몰라!'
두 광인의 대화같다. 빅터도 크리쳐도 서로의 말을 듣고 있지 않다.
'신이시여, 대체 이 무슨 커다란 도전이란 말인가! 내가 오류가 전혀 없는 그런 걸 만들 수 있다면-
괴물이 아닌- 여신을 만들어낸다면!'
크리쳐는 그 말을 확신하듯 따라한다. '여신.'

빅터는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괴물을 만들어내버렸다며 스스로를 저주했다고 하지만,
새로운 도전거리가 자신에게 주어졌다는 것에 어린애나 다름없이 기뻐한다.
크리쳐는 갓 태어난 생명체이고, 머리가 뛰어나다고는 하나 경험이 없어 아직 어린애같다 하지만
빅터의 경우는 멀쩡한 성인의 행할 바가 아니다. 굳이 비하자면, 그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다.

'그래! 그녀는 완벽해야 해! 상상해봐! 어쩌면 난 저주받았을지도 모르지만, 난 해보겠어!'
이미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니 사실상 빅터가 크리쳐의 부탁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뻔하다.
그렇지만 아직도 크리쳐는 확신하지 못하겠는지 재차 묻는다.

'내 요청을 받아들여 줄 건가?'
'네가, 내가 약속을 지킨 후에 영원히 여길 떠난다고 약속해준다면 네 요청을 받아들이겠다.'
크리쳐는 물론 당연히 그러겠다고 한다. '그러겠다! 네가 그렇게 해주겠다면, 나는 약속한다!'
빅터가 크리쳐에게 손을 내민다. 악수를 하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크리쳐는 그 사회적 상호행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게 뭐지?'
빅터는 크리쳐의 언변과 지적 능력에 놀라 잠깐 잊고 있었던 사실을 기억해낸다.
크리쳐는 아직 악수조차도 모르는 어린아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잡고, 흔들어라.' '흔들라고?'
'우리가 합의를 했다는 뜻이다. 내 손을 잡아.'



크리쳐는 한달음에 사뿐하게 다가가 빅터의 손을 붙잡고, 크게 한 번 흔든다.
반쯤은 크리쳐가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는 동작에 가깝다.
그 바람에 빅터의 몸이 흔들려 둘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빅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을 붙잡은 그 손을 뚫어져라 응시한다.
크리쳐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직접 접촉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고맙다! 정말 고마워! 내 꿈이 이루어졌다!'
크리쳐는 그렇게 말하고, 이 씬에서 처음 등장한 무대 왼편의 산처럼 꾸민 구조물 위로 가뿐하게 뛰어오른다.
몇미터에 달하는 높이지만, 그 움직임은 가볍기만 하다.
'어서 집으로 가서 일을 시작해!'

그 말에 빅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답한다. '집에서? 집에서 그 작업을 하라고?'
'안될 건 또 뭐지? '내 아버지 집에서 이 작업을 하라고? 안 돼!'
'그럼 어디가 좋을지 찾아보도록. 난 널 지켜보겠다!'

마지막 크리쳐의 대사는 얼음산 위에 쩌렁쩌렁 울려퍼진다. 빅터는 얼음벌판 위에 홀로 남겨진다.
무대는 회전을 하고, 얼음산은 사라진다.



 

씬 25 / 프랑켄슈타인의 집, 정확히는 무슈 프랑켄슈타인의 방이다. 집무실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클라리스와 함께 있는데, 클라리스는 그에게 편지를 가져다준다.
윌리암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의 편지들이다.

두 사람 다 아직 어리고 안타까운 윌리암을 생각하며 슬퍼하는데, 거친 걸음으로 빅터가 돌아온다.
그리고 클라리스 쪽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간략한 명령조로 '나가' 라고 한다.
클라리스는 잠시 눈치를 보다가 밖으로 나가고, 그녀가 나가자마자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윌리암이 죽은 이런 때에 대체 지금까지 어디에 갔다 왔느냐며 아들을 질책한다.

아버지의 호통 따위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빅터는 오늘 집을 떠나겠다고 한다.
윌리암의 장례식은 어쩔거냐는 말에도 어차피 떠난 사람이라는 식이다. 너무 냉정하다.
그러면서 자신은 일을 해야하니 잉글랜드로 가겠다고 한다.

그 말에 무슈 프랑켄슈타인의 인내가 바닥이 난 듯, 대체 무슨 일이냐고 따져든다.
몇년동안 잉골스타트에 보내놨더니 어느날 급히 돌아와버리질 않나, 연구를 했다더니 결과물은 하나도 없는데다
돌아와서도 내내 방안에만 처박혀 있던 아들이 얼마나 심난했겠는가.
그래놓고는 지금 다시 떠나겠다고 하니, 이건 정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빅터는 아버지의 분노 따윈 알 바 아니라는 듯, 자기 고집만 내세운다.
참다 못한 무슈 프랑켄슈타인이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지 말라고 명령하지만, 빅터는 그마저도 거부한다.

그러자 결국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그럼 엘리자베스와의 결혼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다.
그러자 빅터는 당연하다는 듯이 연기할 거라고 한다. 그녀는 기다릴 거라면서.
6년이나 기다렸는데 조금쯤 더 길어지는 건 별 차이가 없을 거라고 하곤 입을 다물어버린다.

무슈 프랑켄슈타인, 죽은 아내(빅터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내자 빅터가 하지 말라고 버럭 화를 낸다.
그렇지만 무슈 프랑켄슈타인의 말은 계속된다.

네 어머니가 하늘로 갔을 때, 나는 너하고 엘리자베스를 행복하게 결혼시키겠다고 약속을 했다,
너는 밝고, 근심이 없던 아이였다, 그런데 너는 이제 주변 모든 걸 다 무시하더니
오로지 너 홀로 떠나려 든다, 심지어 나를 실망시키기까지 하는구나,
네가 그렇게까지 나온다면 나도 널 안 잡겠다, 갈테면 가라, 대신 엘리자베스한테는 네 입으로 직접 말해라-
등의 이야기를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무슈 프랑켄슈타인.
빅터는 여전히 신경쓰는 눈치가 아니다. 도리어 어머니 이야기가 나온 것에 불쾌해했을 뿐이다.

엘리자베스를 부르러 문 밖으로 나가기 전, 무슈 프랑켄슈타인이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한다.
'내가 기억하던 내 아들은 어디 갔느냐? 그 아이는 빛나는 눈과 항시 준비된 미소를 지니고 있었지.
그는 어디에 있느냐, 빅터? 어디로 가버렸느냐?'

무슈 프랑켄슈타인은 거기까지 말하고 문밖으로 사라진다.
잠시 뒤, 교대하듯 엘리자베스가 들어온다.
'당신 아버지 말씀에 당신이 떠난다시던데요! 왜요, 빅터? 왜 잉글랜드로 가야만 하나요?'

빅터는 잉글랜드가 전기-화학 계통에 있어 가장 중심적인 곳이기 때문이라 답한다.
엘리자베스는 그럼 우리 결혼식은 미뤄지는 거냐고 하자, 빅터는 실험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 한다.
엘리자베스가 그게 대체 무슨 실험이냐 묻자, 빅터는 그건 여자의 영역이 아니라 답한다.
엘리자베스가 결혼할 상대방에게 그렇게 말하는 건 이상하다면서 다시 생각해보라 한다.
대체 어떤 점이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는 거냐고.

그 말에 빅터는 '솔직히, 전부 다.' 라고 답한다.
'당신은 제가 당신보다 덜 총명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라고 엘리자베스가 묻자
이번에도 빅터는 바로 긍정해버린다. 여기에서도 관객들이 빅터의 생각 짧음에 웃음을 터뜨린다.
급히 빅터가 '그러니까 당신은 교육을 덜 받았잖아' 라고 답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도 할 말이 있다. 엘리자베스는 시대 탓에 학교에 가고 싶었는데도 집안에서 보내주지 않은 것뿐이다.
여자가 공부하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대였다.
공부를 해서 당신의 조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적극적으로 활기차고 긍정적인 의견을 늘어놓는 엘리자베스를
빅터는 볼타 전등을 아느냐, 축전기가 뭔지나 아느냐며 무시로 일축해버린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전혀 굴하지 않고, 뭔지 모르겠지만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며 꼭 자신을 데려가달라 한다.

빅터는 엘리자베스가 진심이란 걸 깨닫고, 어떻게든 떼어놓을 생각에
척박해서 볼 것이 없다, 나는 온종일 도서관에만 처박혀 있을 거다, 여자가 갈 곳이 아니라고 늘어놓지만
엘리자베스가 원하는 것은 사실 재미가 아니다. 빅터의 곁이다.
'나는 상관없어요! 우린 함께할 거예요.'

빅터가 이건 여자가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하자, 엘리자베스는 나는 당신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보다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다고 한다.
'나는 당신과 당신의 일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음악, 정치, 모든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음악이나 정치엔 흥미없어.'
사랑스럽고 열정적인 엘리자베스의 저돌적인 자세에도 빅터는 귀찮다는 식으로 응대한다.

엘리자베스는 혹시 다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거냐고 빅터에게 묻는다.
빅터는 그런 것이 전혀 아니라고, 나는 다른 그 누구와도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 말에 겨우 안심이 되었는지 엘리자베스, 그간 숨겨왔던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오, 빅터! 저 너무 외로웠어요. 당신이 떠나있었을 때보다, 돌아온 후가 더 쓸쓸했어요!
나는 무지개며 석양을 당신과 함께 지켜보고 싶었지만 당신은 나와 함께 있어주지 않았죠.
결코 곁에 있어주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가지 말라고 말해보지만, 전혀 소용이 없다. 빅터는 무조건 떠나야 한다고만 반복한다.
그러자 엘리자베스, 문 쪽으로 다가가서 문고리를 살짝 잠그더니 빅터에게로 다시 다가온다.
'빅터, 내가 당신에게 부탁을 좀 할 수 있을까요? 나는 아이를 갖고 싶어요.
당신도 아이를 원하나요?'
빅터는 냉큼 물론 원한다고 답한다.

'당신은 내가 아이를 갖길 원하나요?'
'당연하지, 물론.'
대답은 잘 한다. 그렇지만 정작 빅터는 엘리자베스에게 제대로 애정표현은 커녕 키스조차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그 말에 빅터에게 훌쩍 다가서서, '그럼 키스해주세요. 이렇게.' 라면서
입술을 맞춘다. '어떻게 당신이 아이를 내게 줄 건지 보여주세요. 절 만지세요. 제 심장소리를 느껴보세요!'

그렇게 말하며 엘리자베스, 자신의 왼쪽 가슴으로 빅터의 손을 이끌어 닿게 한다.
그리고 다시 엘리자베스가 키스를 하려 하자, 굉장히 곤혹스럽고 싫다는 표정으로 잠시 그대로 참다가
결국은 엘리자베스를 밀어내면서 자신도 뒤로 물러나버린다.

'꼭 가셔야겠어요? 그냥 여기 계실 수 없나요?'
'가능하다면 나도 그냥 머물고 싶어...! 그렇지만 안 돼!'
이제는 빅터 자신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윌리암이 희생된 지금에 와서는
빅터가 만약 여성 크리쳐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분명 크리쳐는 빅터의 가족을 해칠 것이기에.

그 절박한 말에 엘리자베스는 내내 짓고 있던 미소를 접고, 결심한 듯 말한다.
'그럼 가세요. 가서 당신이 할 일을 하세요. 그리고 성공하세요.
그 뒤에 집으로 돌아와서, 그땐 정말 내 남편이 되어주세요. 내게 한 다스의 아이들을 주세요.'

그 말에 빅터는 고맙다고 한 뒤에 '당신은 아름다워. 분명 아주 아름다운 아내가 될 거야.' 라고 말한다.
내내 빅터의 신경질적이고 무례한 태도에도 견뎌내던 엘리자베스, 그 말에는 더 참지 못한 듯
'빅터! 당신은 대체 제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무슨 나비 표본이라도 되는 줄 아세요?' 라고 쏘아붙인다.

그러나 빅터는 그대로 나가버린다.
무대 위의 조명이 꺼지고, 회전무대가 다시 돌면서 다음 씬을 위해 전혀 다른 배경으로 바뀐다.
(여기서 빅터가 먼저 나갔는지 엘리자베스가 먼저 나갔는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나중에 천천히 기억 더듬어보고 생각해내거든 수정하겠습니다.)















일단 2번째는 여기까지.
3번째로 마치려고 했는데 2.5랑 3으로 두 파트로 나뉘게 될 듯 ㅠㅠ

일단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몇 씬이 있는데,
씬 24가 그에 해당합니다.
어쩌면 빼먹은 부분이 있을수도 있지만, 가능한 한 모든 대사와
제가 기억하는 모든 동작의 서술을 다 적었습니다.

그 이외의 씬은 모든 대사를 다 적지는 않았습니다.
(빅터랑 크리쳐가 중요할 뿐인 1人)

열심히 기억을 되살려가며 정리하고 있긴 한데
인상적이어서 난리를 친 장면 말고는 벌써부터 기억 속에서 흐려져 가네요.
(...주연 2 캐러 외...특히;;;)
얼렁 써야디;; --;;

퇴근하고 와서 마무리하고 저는 이제 자러 감.
아 꿈에 벤크리쳐나 나왔음...아니 뭐 빅터도 좋긔
;ㅅ;


:

 

 




프랑켄슈타인 대본에 의하면, 이 극은 총 30개의 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를 3파트로 나누어 리뷰하고자 합니다. (뒤로 갈수록 씬 하나하나가 점차 길어집니다.)
빅터와 프랑켄의 대사는 가능한 한 다 살려서 올리려고 하다 보니 조금 길어질 듯합니다.

이 리뷰가 끝난 뒤에, 씬 1에선 누가 어쨌다 저쨌다 하며 덧붙이는 형태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조니 리 밀러의 크리쳐, 빅터의 연기를 중심으로 각각 더 적어볼 생각입니다.
일단은, 공연을 보지 않은 분을 위한 설명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가능한 한 세세하게 적었습니다.

...번역은 모두 다 제가 한 것이다 보니 아무래도 어설픕니다.
다시 말씀드리건대 저는 일본어 전공이지 영어는 으흐흐흙(...)한 poor lost thing일 뿐입니다.
오역은 발견 즉시 알려주시면 감사하고, 어느 정도의 의역은 거슬리시더라도 가벼이 넘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ㅠㅠ

그럼...






(사진은 무대의 움직임의 이해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첨부합니다.
...다른 더 잘 찍은 사진들 웹에 있을테니 엔간하면 이런 직찍은 퍼가지 마시고요...)



씬 1 / 시작 전에 종소리가 울린다. 어쩐지 사람을 압도시키는, 잔인하고 공포스런 울림이다.
시작 15분 전부터 회전 무대 위에서 느릿하고 소름끼치게 돌고 있던 기묘한 모형물이 있다.
조명은 붉고, 둥그런 형태를 한 그 모형물은 얇은 가죽막을 몇 개 둘러싸고 안쪽이 보이지 않게 되어 있다.
안쪽에는 얼핏 어떤 형태가 보이는데, 공연 시작 전까지는 그 형태가 어설프게만 보인다.
그리고 이윽고 공연이 시작됨과 동시에 조명이 들어오고, 그 안에 무언가가 있음을 관객으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사람 크기의 무언가다.
그 가죽의 막을 틑어내며(실제로는 찢어내며) 크리쳐가 머리-상반신부터 등장한다. 
그 모형물의 의미는 자궁이었다. 심지어 탯줄마저 엿보인다.



씬 2 / 세상에 나온 크리쳐가, 자신의 존재, 특히 육체적인 면에 대해서 깨달아가는 장면.
온몸을 떨며 경련하다가, 어떤 상태가 가장 자연스러운 것인지 찾기 위해서 기어도 보고,
밸런스를 잡기 위해 엉덩이를 치켜들고 팔과 다리로 지탱해서 서 보기도 하며,
무대 위를 미친듯이 웃으면서 뛰어다니기도 한다. 
실제 갓난아기가 했다면 사랑스럽고 자연스러웠을 광경이, 크리쳐의 모습으로 하니 광기가 느껴진다.


씬 3 / 한참을 뛰어다니던 크리쳐, 지쳤는지 자궁막 앞으로 다가와 쓰러진다.
그리고 뒤늦게 등장한 그의 창조자, 빅터가 크리쳐를 보고 크게 놀라워한다.




자신의 연구가 성공했다는 생각에 기뻐 크리쳐에게 다가간 빅터는, 크리쳐가 정말로 살아 움직이며
자신에게 다가오려고 하자, 기겁해서 크리쳐에게 자신의 망토를 덮어주고 줄행랑을 쳐버린다.


씬 4 / 잉골스타트(지역명)의 밤. 광부, 매춘부, 거리의 사람들이 뛰어나와 연기를 뿜고 불티를 흩뿌리며 강렬하게 등장한다.
크리쳐는 이 모든 것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놀라고 당황해 소리를 지른다.
거리의 사람들 중 하나인 매춘부 그레텔이, 행패를 부리는 손님에게 끌려가다 크리쳐를 보고 도움을 요청한다.
크리쳐가 망토를 뒤집어쓴 채로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다가오자 손님은 도망가고,
그레텔은 크리쳐가 자신을 도와준 것이라 생각하고 웃으면서 다가와 고맙다고, 같이 와인이나 마시자고 한다.
물론 크리쳐는 그레텔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레텔은 얼굴 좀 보여달라며 망토를 뒤집어쓴 크리쳐의 머리 부분을 걷어내고, 드러난 그의 얼굴을 보고는 경악한다.
그리고 그나마의 선의로, '소리는 안 지를테니 나 그냥 가게 해달라'고 하며 와인을 놔두고 급한 걸음으로 사라진다.
와인을 한 모금 마셔본 크리쳐, 맛이 없었는지 확 뱉어버린다.


씬 5 / 사람들이 다시 한차례 몰려와 괴물이라며 크리쳐에게 돌을 던지는 둥 박해를 거듭한다.


씬 6 / 천장의 무대장치로 이루어진 눈부신 별빛을 보고 소리를 지르는 크리쳐.
뿐만 아니라, 이글거리는 석양에 대해서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몰라
그저 거칠고 우악스럽게 팔을 휘저으며 소리를 질러댈 뿐이다. 그 와중에 망토는 다시 벗겨진다.
십수 마리의 새가 하늘로 두 차례 날아오른다.
크리쳐는 가슴 깊숙한 곳으로부터 이 세상의 신비에 대해 그저 기쁨의 탄성을 내지른다.


씬 7 / 무대 위에 긴 잔디가 깔린다. 그 잔디가 의미하는 것은 숲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맞는 크리쳐. 처음에는 깜짝 놀라지만
곧 그것이 썩 나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몸을 씻어주는 비에 몸을 맡긴다.
비가 그치고 나자, 춥다고 느낀 크리쳐는 아까 벗겨진 망토를 다시 찾아 몸에 두른다.
도구의 사용법을 하나하나 익혀가는 것이다.
그리고 풀을 뜯어먹어본다. 맛이 별로인 듯 풉 하고 뱉어낸다.
회차에 따라서는, 변을 보는 듯한 동작을 하는 장면도 있었다.
잔디 위에 엎드려 누눠 앞뒤로 몸을 비비는 장면을 얼핏 자위를 하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표정을 봐서 그건 아니고 그냥 맨몸으로 풀을 감촉을 느꼈던 모양이다.
그저 모든 것이 신비하고 경이로운 듯, 크리쳐는 백치처럼 웃는다.
그러다 주머니에 든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일지를 발견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크리쳐는 그것을 먼저 입으로 가져가 씹고, 맛을 보려 한다.
그러나 먹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어눌하고 투박한 손놀림으로 종이를 휘리릭 넘겨본다.
파라락, 종잇장 넘어가는 소리가 객석까지 들려오고,
종이가 넘어가며 들리는 소리와 그 감각이 재미있다는 듯 즐겁게 웃는다.
갓난아이가 같은 동작을 했으면, 꺄르륵이라 표현했을 법한 동작이지만,
흉터투성이의 거대한 남성이 하는 동작에서는 기괴함이 느껴질 따름이다.


씬 8 / 관객에게 자신의 감각, 감동을 전달하고 싶다는 듯 팔다리를 휘두르며
다듬어지지 않은 성대로 소리를 지른다. 그러나 뜻은 전혀 알 수 없다.
얼핏, 그가 지금 세계라는 거대한 존재 앞에서 모든 것을 신비로워하고, 또한 재미있어 한다는 것 정도만 느껴질 뿐이다.
생명, 삶이란 것에 대한 감동.
그는 즐거워한다. 행복해 보이기까지 한다.


씬 9 / 두 명의 거지, 구스타브와 클라우스가 나타나서 모닥불을 피우고 토끼고기를 요리해서 먹는다.
(이때 실제로 무대 장치를 이용, 바닥에서 불이 타오른다.)
약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던 크리쳐의 괴이한 신음소리를 눈치채고 두 거지가 꺼지라고 하자,
크리쳐는 그들과 똑같이 소리를 지르며 응대한다.
크리쳐의 기괴한 모습에 놀란 그들은 짐이며 냄비를 두고 도망을 친다.
홀로 남은 크리쳐는, 냄비 안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을 깨닫고 손을 뻗어 음식을 손대려다가
손이 데어 크게 혼이 난다. 생전 처음으로 느껴보는 화상의 고통에 악에 받친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곧, 냄비에 걸쳐 있는 숟가락을 보고, 슬쩍 손을 대어 나무로 된 숟가락은 뜨겁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것으로 음식을 퍼서 입에 넣는다. 매우 머리가 좋다. 착실하게 학습중.
한 입을 먹고는, 그것이 뜨거운지 '어허허! 어허허허!' 하고 훅훅훅, 숨을 내쉰다.
두 번째 맛보고는 맛에 만족했는지 또다시 크게 소리높여 웃는다.
곧 모닥불은 꺼지고, 거지들이 두고 간 짐가방을 베개 삼아 크리쳐는 잠에 든다.


씬 10 / 곤히 잠들어 있는 크리쳐에게 몰래 다가온 지난밤의 두 거지.
거지들은 손에 들고 있는 몽둥이로 있는 힘껏 크리쳐를 내리치며 자신들을 겁주고, 저녁을 먹어치웠다고 화를 낸다.
썩 꺼져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말라는 말만 남기고, 챙길 것을 챙겨서 두 거지들은 도망친다.


씬 11 / 왜 자신이 박해를 받는지, 왜 이렇게 부당하게 얻어맞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식은 아직 없는 상태이지만
그 와중에도 무언가 불합리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듯한 크리쳐.
감정을 가진 생명체답게, 억울함과 고통에 몸부림친다.


씬 12 / 천정 위에서 반투명한 구조물이 내려온다. 그 구조물은 오두막을 의미하고, 안쪽이 다 훤히 비친다.
안에는 간단한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오두막 앞에도 긴 의자가 놓인다.
눈먼 노인 드 레이시와 그의 아들 펠릭스, 그 아내 아가타가 새로이 등장한다.
그들은 전쟁 탓에 먼 산골로 이사, 산을 개간해서 농부가 되려하는 이주민들이다.
환경은 말할 것도 없이 척박하지만, 젊은 펠릭스와 아가타는 희망에 차 있다.
눈이 먼 탓에 노인은 그들을 돕지는 못하고, 집안에서 기타를 연주하거나 소일거리를 하며 보낸다.
펠릭스와 아가타는 서로 깊게 사랑하고 있고, 펠릭스는 어서 아가타가 자신의 아들을 낳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펠릭스와 아가타가 사이좋게 땅을 개간하러 간 사이, 노인은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오두막 주변에 있다가 생전 처음으로 듣는 음악에 깜짝 놀란 크리쳐, 슬쩍 그 오두막으로 들어가본다.
노인은 예민하게 누군가 들어왔다는 것을 깨닫고, 지혜롭게 대처한다.
'나는 눈이 멀었고, 당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음식을 원한다면 내 식사가 있으니 들어라.'
크리쳐는 머뭇거리다가, 노인이 자신에게 음식을 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그것을 집어먹는다.
노인은 곧 크리쳐가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노인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하는 사이에, 음식을 다 먹어치운 크리쳐는 노인의 기타를 집어들어 그에게 내민다.
'꺼져! 꺼져버려!' 영판 엉뚱한 소리를 하는 크리쳐.
노인에게 기타를 더 연주해달라고 하고 싶은데 아직 그에게는 언어체계가 없다.
그래서 유일하게 들어 기억하고 있는 말, 거지들의 말을 흉내낸 것이다.
그러나 노인은 기타를 건네는 행동과 더불어,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기타를 연주해주기 시작한다.


씬 13 / 펠릭스와 아가타가 산 정상의 벌판에서 황망해하고 있다. 
말 그대로 돌무더기라, 이걸 다 골라내야만 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아득해서이다.
그러나 곧 둘은 기운을 차리고, 어서 빨리 시작하기로 한다.


씬 14 / 노인이 크리쳐를 가르치고 있다. paradise라는 단어를 가르치기 위해 발음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노인.
다 불러준 뒤에는, 노인이 크리쳐에게 그것을 종이에 써보라고 한다.
크리쳐는 어눌한 말이나마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낙원. 나 좋아. 좋은 말.'
그리고 거기에 열중한 크리쳐에게 노인이 손을 뻗는다. 
자신의 얼굴에 난생 처음 타인의 손이 닿자 불에 데인 것처럼 놀라 물러나는 크리쳐.
'이게 내가 보는 방법이다.' 라고 하면서 부드럽게 부탁하자, 망설임 끝에 크리쳐는 노인에게 순순히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 얼기설기한 봉제 인형처럼 망그러진 그의 피부를 만져본 노인은,
그가 전쟁통에 무슨 사고를 당한 것이리라 짐작한다.
대체 너는 어디서 왔느냐, 너희 부모님은 어디에 계시냐고 노인은 크리쳐에게 묻지만,
크리쳐는 여전히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낙원, 하!' 신이 난다는 듯이 소리치고 흥이 난 걸음으로 반쯤 뛰어 무대 뒤로 사라지는 크리쳐.
노인은 한숨을 쉰다.


씬 15 / 펠릭스와 아가타가 드디어 땅의 돌을 다 골라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를 대략적으로 알려주는 씬.
그들은 기쁨에 차서 서로를 깊이 끌어안고, 어서 밭을 일구기로 한다.


씬 16 /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난생 처음 보는 눈에 깜짝 놀란 크리쳐는 노인에게 그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것이 별로 아프거나 고통스럽지 않다는 걸 알아챈 크리쳐, 마냥 신기한지 구르고 난리가 났다.
노인은 엄하게 그만하고 앉으라고 말한다. 그 말에 슬금슬금 오두막 앞에 있는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 크리쳐.
오늘 공부할 주제는 원죄라고 노인이 말하자, 크리쳐가 그것을 따라한다.
공부가 많이 진행된 것 같다. 그리고 시대상에 맞춘 가르침이었겠지만, 현대인인 관객들로 하여금 실소를 머금게 한다.
죄라는 주제에 대해 듣고 있던 크리쳐가 퍼뜩 말을 꺼낸다. '나 나쁜 짓 안 했어'
그러자 노인은 알고 있다, 너는 착한 마음씨를 가졌노라고 도닥인다.
그러자 크리쳐가 이번에는 '왜 나 배고파? 왜 내 음식 없어?' 라고 묻는다.
노인이 너한테 내 식사의 절반을 주고 있지 않느냐고 대답해도 여전히 크리쳐는 납득하지 못한 눈치다.
노인은 '원래 사람은 배가 고파지는 생물이다'라고 설명해주자, 크리쳐는 '왕이랑 황제는 안 그러던데!' 라고 반문한다.
노인은 내심 혀를 차며 '네 학습속도는 참 빠르다' 고 한다.
'왜 나 왕 아냐?'라고 다시 묻는 크리쳐. 노인은 '그야 모르지, 어쩌면 넌 왕일지도 모르지'라고 대답하자,
신이 난 크리쳐가 '응! 왕! 그거 내 이름?' 하고 또 다시 묻는다.
노인은 모른다고 하며 '너 나한테 네 이름 한번도 안 가르쳐줬다'라고 한다.
'전혀 안 들어봄, 알지 못해'라는 크리쳐의 대답에, 노인은 안타까워한다.
'너는 poor lost thing'이라 하자 천진난만하게 크리쳐, 노인의 말을 따라한다.
'하지만 나는 네게 어떻게 말하는지 가르쳤지, 어떻게 읽는지도. 거기에 희망이 있다.
세상 누가 네가 이런 성취를 이루리라고 짐작이나 했겠니?'라고 노인이 위로하자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크리쳐가 매우 시무룩하게 다시 운을 뗀다. '날 미워해'
노인이 다시 묻는다. '누가 말이야?' 크리쳐는 대댑한다. '남자들. 여자들. 애들, 개들'
노인이 그렇지 않다 하지만, 크리쳐는 듣지 않는다. '돌을 던져. 나를 때려. 어디서나, 어디서나!'
눈먼 노인 이외에는 모두 크리쳐에게 그리 대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노인은 안타까워하며 농부같은 사람들은 원래 무지하니 읽고 쓸 줄 아는 우리가 이해해주자고 한다.
더불어 그들이 아마 너-크리쳐-를 두려워해서, 자기 가족들을 지키려고 그런 것일 거라고 말해준다.
'내 생김 나빠?' 크리쳐의 질문에, 노인은 차마 대답을 하지 못한다.
'아가타 안 같아'라고 크리쳐가 이어서 말을 하자, 노인은 갑자기 왜 아가타의 이야기를 하나 해서 되묻는다.
'아가타?' '아름다운 아내!'
'그래, 아가타는 확실히 아름답지, 그리고 펠릭스는 선량해. 너를 소개하게 해 주렴'
이것이 과연 몇 번째 반복된 대화인지 알 수 없지만, 크리쳐는 이번에도 노인의 요청을 거절한다.
'안 돼.' '왜?' '날 미워해'
'아니, 안 그럴거란다! 걔들은 아직 너를 만나보지도 못했어!
그러니 여기서 기다렸다가 걔들이 집에 오거든 나랑 같이 맞이해주자꾸나.'
그러나 크리쳐는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간다.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춤을 춘다.
'눈이다! 눈, 눈!'
그는 점차로 배워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여전히 인간이라기보다는 poor lost thing일 뿐이다.


씬 17 / 펠릭스와 아가타가 각각 무엇을 손에 들고서는 서로에게 이것 보라며 난리를 친다.
펠릭스는 밖에서 장작용으로 잘 손질된 나무를, 아가타는 내장을 제거하고 잘 마무리된 산토끼를 보여준다.
누군가가 그들을 돕기 위해서 가져다준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하고 궁금해하던 두 사람. 펠릭스는 아마도 이게 요정이 한 짓일 거라며
그저 당신(요정)에게 감사하고 싶으니 나와서 인사를 받아달라고 숲 저편에 소리친다.
아가타는 그런 펠릭스를 나무라며 그냥 이건 우리의 노력의 결과라고 한다.
'우린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함께 뭉쳐서 힘을 냈고, 서로 사랑하는 걸 결코 멈추지 않았잖아요.
그리고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 거죠.'
그렇게 말하며 아가타는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펠릭스의 손을 슬쩍 자기 배 위로 가져간다.
펠릭스는 그것이 임신의 의미라는 것을 깨닫고 눈을 빛내며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노인을 찾는다.


씬 18 / 저녁 무렵, 크리쳐와 노인은 함께 숲속을 산책하고 있다.
'저녁 때가 점차로 따스해지고 있구나. 이제 곧 봄이 올 게야. 얼마나 좋은지!'
노인의 말에, 크리쳐가 궁금함을 표한다. '왜?'
'그야- 봄, 너도 알잖느냐. 하하!' 이 부분은 객석의 웃음을 자아낸다.
봄의 싱그러움, 희망참, 기쁨에 대해 아직 알지 못하는 크리쳐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지만,
모든 생명체와 사람에게 봄은 새로운 시작이며 추운 겨울 이후에 이어질 따스한 날들의 약속이다.
노인은 그 점을 들어 기뻐하고 있는 것이리라. 크리쳐가 다시 묻는다.
'봄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나? 왜?' '음, 우린 아직 살아있잖니!'
그리고 노인은 곧 슬슬 어두워지니 집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러자 크리쳐가 다시 묻는다.
'어떻게 알아? 당신은 장님이잖아.'
노인은 '저 새소리가 들리느냐? 저건 나이팅게일이야. 그건 지금 어두워지고 있다는 걸 의미하지.'
'그 새가 어둠을 만든다고? 그건 말도 안 돼.' 언어는 제법 매끄러워졌지만, 여전히 크리쳐는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친구여, 그게 아니라- 기억 안 나니? 밀튼(시인) 말이다. '잠을 깨우는 나이팅게일...''
'잠 깨우는 나이팅게일!'
크리쳐가 맞장구치며 시를 읊는다. 이미 다 그는 암기하고 있다. 노인은 그의 성장을 기뻐하며 조용히 그것을 듣는다.
'에덴 동산의 밤이지(시의 내용). 달이 보이느냐?'
크리쳐는 노인을 붙잡고 달이 있는 무대의 왼쪽으로 몸을 돌리게 한다.
흐릿하고, 차가워 보이는 커다란 달이다. '저기. 저기 있다.'
'달이 어떤지 내게 알려주련.' 그러자 크리쳐는 '고독하다(solitary)'고 대답한다. 
둥글다 하얗다가 아닌, 보다 추상적이고 어려운 단어로 설명해낸 크리쳐에게 노인이 참 좋은 단어라고 칭찬해주자,
크리쳐가 제 말을 잇는다. '그리고 슬프다, 나처럼.'
'왜 슬프지?' '왜냐하면 고독하니까.' '왜 너는 슬프지?' 
'왜냐하면 내가 읽은 모든 것들, 내가 배운 모든 것들로 인해 나는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알게 되었으니까.
그 생각들이 나를 우박처럼 난타해. 내 질문은 끝이 없지만 거기에 답이란 없지.
나는 누구지? 나는 어디서 왔지? 내게 가족이 있나?'
정말로 그는 높은 수준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까지도 품게끔 되었다.
장족의 발전이다.
그 말을 들은 노인은, 그의 외로움이 안쓰러웠는지 이렇게 말한다.
'네게는 우리가 있잖니. 내 아들은 너를 외면하지 않을 거란다. 내 약속하마. 내 아들에게 나와 같이 인사를 하자꾸나.'
그러나 크리쳐는 그 말에 격렬하게 거부반응을 보인다.
노인과 함께 더불어 산 기간동안, 다른 사람에게 박해를 받지 않았다곤 하나
그 이전의 아픈 기억이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체 왜? 이건 아주 쉬운 부탁이야. 대체 뭐가-'
크리쳐는 노인의 팔을 뿌리치고 노인의 곁에서 강하게 물러나며, '두 번 다시 내게 그런 부탁하지 말라' 고 한다.
크리쳐는 떨어지고 나간 거리를 유지하며,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나는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읽었어. 황제의 삶들.'
'오, 그래. 고대 로마의 발견자들 말이지. 세상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람들이지!'
그 말에 크리쳐는 다시 더 묻는다.
'왜 사람들은 도시에서 무리를 지어 살지? 나는 도시를 상상할 수가 없어.
나는 로마를 상상조차 할 수 없어! 숫자가 너무 엄청나.'
'우리는 단결해서 누군가를 돕고, 또 선(善)을 행하지.'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노인에게, 크리쳐는 반격한다.
'하지만 당신들은 서로 학살하잖아!' '그래, 그건 모순이지.'
노인은 정말로 선량한 사람이고, 또 온화하고 인자하지만 크리쳐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크리쳐에게 세상은 노인 한 명을 제외하고는 죄다 적일 뿐이었다. 
도시건 어디건, 최소한 노인은 인간으로서 받아들여져 사회의 일부분으로 기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크리쳐는 그렇지 못했다. 
'나는 모순이 싫어! 왜 그래야만 하지?!' 이젠 심지어 철학적이다. 노인은 나도 모른다고 한다.
자신이 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심하는 크리쳐를, 노인은 달래려고 한다.
'나는 모른단다. 네가 좀 더 나이를 먹으면 너는 더 많이 배우게 될 거고-'
'드 레이시! 항상 당신은 모른다고 하지만- 실은 알고 있잖아! 왜 당신은 모든 걸 가졌고, 나는 아니지?
나는 문 밖에 서 있어. 나는 안쪽을 들여다보지. 하지만 감히 들어갈 수가 없어.
노인은 '정확히 무엇이 너를 두렵게 만드는게냐?' 고 묻는다.
'다! 모든 것이 다! 왜 당신은 숲속에 헛간에 살지? 거대한 도시가 아니라?'
노인은 자신이 가난해서 그렇다고 대답하자, 크리쳐는 왜냐고 또 묻는다.
노인은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건 전쟁탓이라고 한다. 크리쳐는 '나는 가난한가?' 라고 묻는다.
노인은 '그래, 하지만 언젠가 너는 너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누군가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라고 답한다.
'그럴까?'라고 다시 묻는 크리쳐.
'그렇지! 착한 사람에겐 그럴 자격이 있어. 너는 고운 마음씨를 가졌어.
네게 누구이건간에, 누군가 너를 사랑할 사람이 나타날게야.'
노인의 인자한 말에, 크리쳐가 또 다시 묻는다. 아주 묵직한 의문이다.
'사랑이 뭐지?'


신 19 / 이것은 크리쳐의 꿈이다.
무대 한가운데, 객석으로 움푹 들어간 곳에서 장치가 열리고 여성 크리쳐가 엎드린 채 무대에 등장한다.
마법의 주문처럼, 크리쳐가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
'깨어나라, 나의 짝, 나의 처, 천상에서 온 가장 훌륭한 선물이여, 항시 새로운 나의 빛이여! 깨어나오!'
그러자 그녀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깊게 호흡을 들이쉬더니 뒷걸음질로 무대 위로 올라간다.
걷잡을 수 없는 음률, 스패니쉬 혹은 집시풍의 배경음악이 혼란스러움을 한층 더한다.
거기에 그녀가 경련을 하는 것인지 춤을 추는 것인지 짐작할 수 없는 동작으로 무대 위를 활보한다.
거기에 맞춰 함께 움직이는 크리쳐. 서로 닿고 싶어하고 가까워지고 싶어하지만 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그것을 방해하는 듯하다.
경련하듯 움직이는 크리쳐의 뒤로 다가가는 그녀. 뒤에서 두 팔을 직선으로 죽 뻗어 크리쳐의 겨드랑이 아래로 넣는다.
끌어안는다기보다는 기절하는 사람을 받아 안듯이, 꿰어차는 동작이다.
그러나 그 어설픈 동작에 크리쳐는 전기에 감전되기라도 한 양 몸을 바들바들 떤다. 환희일까?
그러나 그도 잠시, 또다시 이상한 힘에 이끌리듯 여성 크리쳐는 뒤로 물러난다.
한 걸음 가까워졌다가 다시 물러나길 반복하며 멀어져가는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살짝 떠올라 있다.
이윽고 그녀는 무대 뒷편으로 사라지고 크리쳐의 꿈은 거기에서 끝이 난다.


씬 20 / 노인이 오두막 밖으로 나오면서, 신 19와 바로 장면이 이어진다.
크리쳐가 말한다. '나는 건물에서 나와 달렸어. 어두웠어. 무서웠어.'
노인이 묻는다. '그게 네가 기억하는 전부냐?'
크리쳐는 기억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겠다고 하고, 노인은 네가 기억력을 가져서 기억을 하고 있는 것이라 알려준다.
그러나 역시 크리쳐에게는 와닿지 않는다. '그게 어떻게 되는 건데? 과정이 어떻게 되는 거야?'
노인은 모르겠다고 하지만 크리쳐는 자꾸만 이어 묻는다.
'나도 모른다니까! 건물에서 뛰쳐나왔다고? 그리고 그게 잉골스타트였다고? 그 일지의 저자가 말하길, 그는-'
크리쳐가 일지의 앞부분을 보며 말한다. '제네바. 그는 제네바에서 왔어. 빅터 프랑켄슈타인. 제네바 시민-'
노인이 묻는다. '프랑켄슈타인?' 크리쳐는 고개를 끄덕인다.
'제네바가 어디에 있는데?' 노인은 아주 멀다고 답해주고는 계속해서 일지를 읽어보라 시킨다.
크리쳐는 그 말대로 일지를 계속 읽고, 노인은 그게 당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홀로 중얼거린다.
그리고 그 중얼거림 속에 나오는 남자, 여자라는 단어를 캐치한 크리쳐가 자신의 꿈에 관해 이야기를 꺼낸다.
'나 잠자면서 뭘 봤어!' 노인은 그것이 꿈이라고 알려주며, 무슨 꿈을 꾸었는지 묻는다.
크리쳐가 갑자기 들떠서 꿈속의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 노인은 짐짓 걱정스레 묻는다.
'좋은 꿈이었느냐?' 그러자 크리쳐는 그야말로 신이 났다는듯 답한다. '아주 좋았어! 그런데 그게 좋은거야?'
노인은 어정쩡하게, '좋은 꿈이 꼭 실제로 좋은 건 아니란다. 그건- 그냥 나쁜 꿈이 아니라는 것뿐이지.'
관객들이 웃는다. 그러나 크리쳐는 그게 걱정스러운지 슬쩍 묻는다. '나쁜 꿈도 있어?'
노인이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저 멀리서 펠릭스와 아가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노인은 여기서 기다려서 내 아들과 며느리를 만나보라 하지만, 크리쳐는 그렇게 못하겠다며 겁을 먹는다.
노인은 열심히 크리쳐를 설득한다.
'그 아이들은 착한 사람들이란다. 절대 다른 사람들같지 않아! 벗이여, 나는 네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나는 이 세상에 협력을 위한 곳, 사랑을 위한 곳이 있다는 걸 안단다! 편견은 극복할 수 있는 거야.
그러니 여기 있으렴. 내가 너를 위해 잘 이야기해주마.'
노인의 설득에 힘겹게 마음을 굳히는 크리쳐. 일지를 주머니에 넣고, 예의바르게 그들에게 인사할 준비를 갖추고 기다린다.
그런 크리쳐의 손을 잡아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노인.
그래도 가겠다고 하는 크리쳐를, 자기를 믿으라며 약속하겠다고 노인은 끈기있게 다독인다.
그러나 결과는 비참했다.
힘겹게 용기를 내서, '좋은 날입니다(Good day, sir)' 라고 인사한 크리쳐에게 펠릭스는 경악의 눈길을 보낸다.
크리쳐는 매우 긴장을 한 상태였고,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떨면서 '그그그그굿데이......써'라고 하는 그 모습은
확실히 정상적이진 않았다.
그러나 여기에 펠릭스와 아가타는 매우 격렬하게 반응한다. 몽둥이를 들고 와서 당장 크리쳐를 두들겨 패며
자기 아버지(노인)에게서 떨어지라고 하는 펠릭스, 쳐죽이라며 비명을 높이는 아가타.
노인은 필사적으로 그러지 말라고 말리지만, 펠릭스와 아가타는 그럴 정신이 없어 보인다.
크리쳐는 흠씬 얻어맞고 도망쳐 나가면서, 노인에게 약속이 다르다고 울부짖는다.
크리쳐가 사라지고 나자, 겨우 그 자리의 소란이 멎어들었다.
노인에게 괜찮냐고 묻는 펠릭스와 아가타.
노인은 '그는 굶주려 있었어! 그는 내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다! 너희들은 당최 자비심이란 게 없는 게냐?!'라며 화를 내지만
둘은 여전히 잘못을 저질렀다는 의식이 없다.
왜냐하면, 크리쳐의 모습을 보고 사람이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눈이 보이는 모든 인간들에게- 크리쳐는 그저 괴물일 뿐이다.
남몰래 행복한 부부 뒤에서 그들을 바라보며 살며시 일을 거들어주었던 것도,
노인의 소일거리를 도우며 열심히 사회의 일부가 되기 위해 공부를 했던 것도 모두 허사였다.
전부 다 쓸데없는 발악이었다.
눈이 먼 노인으로 인해 잠시 꿈꾸고 품었던 크리쳐의 희망은 이렇게 부서지고 만다.
노인은, 그제야 자신이 저지른 짓이 무언가를 깨닫고 슬퍼한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신이시여, 대체 제가 무슨 짓을 저지른 겁니까?' 
대답은 없다.


씬 21 / 크리쳐가 쫓겨나 들판 한가운데에서 춤을 추는 것처럼 발을 구르며 빙글빙글 돌고 있다.
그 동작은 분노에 차 있고, 그의 입에서는 기괴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도저히 흥분과 광포를 참을 수 없다는 듯 몸을 쉬지 않고 움직인다.
'이런 감정이 느껴질 때, 그들은 어떻게 하지?
영웅들, 로마인들- 그들이 무엇을 하지? 알고 있다.
그들은 음모를 꾸민다. 그들은 복수한다!'
크리쳐는 오두막으로 다시 다가가 장작 하나를 빼어들고, 불을 붙인다. 실제 무대 위에서 장치를 이용해 불이 붙는다.
'나는 복수할 것이다!'
노인과 펠릭스, 아가타를 집안에 가둔채로 크리쳐는 크고 쾌활한 동작으로 오두막 주변을 뛰어다니며 불을 지른다.
장작에 붙은 불을 실제로 옮기는 것은 아니고, 조명이 붉게 타오를 뿐이다.
연기가 오두막 안에 가득 차고, 노인과 펠릭스, 아가타는 그 안에서 쓰러진다.
오두막이, 불탄다. 크리쳐의 유일한 평온의 장소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사감 줄이고 장면 설명만 넣었거든요?
대사도 빅터랑 크리쳐만 그냥저냥 적고 나머진 대강 스킵신공했거든요...
.......후.....내가 진짜 말이 많긴 많아.......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리뷰는 계속됩니다.
제 기억을 제가 정리하기 위해서.

그럼 저는 이만 자러 감미돠...
좋은 꿈들 꾸셨기를.



:



머리가 멍하다.
JAL타고 12시간 가량을 히드로에서 나리타까지 날아왔는데,
처음에 영국 갈 때는 이 좁은 데서 어떻게 잠을 자나 싶었는데...
밥 먹고 맥주 마시고 나서 깨보니 도착 40분 전이랜다.(...)
허허허 이제 쌀내미 잠자리는 안 가릴 듯...

...좋아, 굳은 머리도 녹일 겸 횡설수설이라도 리뷰를 해보자.
할 말이 워낙에 말아야 말이지....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하나.



총 벤빅터를 2번, 벤크리쳐를 4번 봤다.
총 6번...썩 마음에 차는 숫자는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막공인데다, 내가 일주일내내 큐잉한 게 아니니까.



일단, 연극 전체에 대한 감상부터.
백퍼 주관에 입각한 소리이니 '의견'이라고들 생각해 주시라옹.

처음부터 당장 깨는 소리같지만, 이 연극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대본이다.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 씬에서 다음 씬으로 넘어가는 것에서 개연성이 깊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내가 기대했던 '절정'이 부족했다.
고백한다. 나는 프랑켄을 여섯 번 보면서 딱 한 번밖에 울지 않았다.
(달랑 한번씩 본 위키드에서는 두 번, 빌리에선 세 번을 울었다. 나 진짜 잘 운다...)

반대로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였다.
생눈으로 영접한 내가 당당하게 이거 한마디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전에 묻겠다. 당신은 베네딕트의 팬인가?
혹시 그 사람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 '덕질' 혹은 '빠질'이라고 하여
주변 사람에게 숨기거나, 조금이라도 부끄럽게 여긴 적이 있는가?

절대, 그럴 필요 없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그 남자는 그의 연기를 본 모든 시청자, 관객을 팬으로 만들고도 남을 힘이 있는 사람이다.

특히나,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그를 보고 사랑에 빠지지 않는 건
소시오패스나 할 수 있는 짓이다. (ㅋㅋㅋㅋㅋ)

물론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멋졌지만, 주인공 투톱에 비할 바가 못 되어서
그 점 또한 많이 아쉬웠다.
프랑켄의 대본은 관객들로 하여금 빅터와 크리쳐 이외의 인물에게
거의 여지를 주지 않았으니까.

 

원래는 6번 보고 전부 다 각각 따로 리뷰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건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6번 각각 뭐가 달랐는지 안 본 팬들은 솔직히 알 바 아니잖아 ㅎㅎ

비교해서 천천히 적어보려고 했는데 아우 손 얼어서 치기도 힘들다.
다 집어치워.
제일 중요하고 귀하디 귀한 우리 벤크리쳐에 대해서만 먼저 좀 썰을 풀어야지.

 

 그의 크리쳐는 아기 같다.
처음에 봤을 때의 인상은 '천진난만하다' 였는데
정말 끝까지 그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정말로, 갓 태어난 생명체라는 느낌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초반 20여분가량, 크리쳐로 등장한 벤은
태어나서 자기 몸을 못 가누고 어쩔 줄 몰라하다(그 기적같은 연기를 고작해야 이따위 말로밖에! ㅜㅜ)
자기 창조자인 빅터에게 버림 받고
사람들로부터 외모 탓에 괴물이라 박해를 받고
그게 어떤 뜻인지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에 대고 소리를 지르고,
태양을 보고 어쩔 줄을 몰라하며
날아가는 새를 보고 낄낄 웃다가,
비를 맞고 경이로워하고,
풀을 씹어 먹다가 뱉어내기도 한다.

정말로, 갓 태어나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가
몸만 어른의 것을 가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정신적 불균형이
초반엔 발랄한 천진함으로 표현된다.

백치, 정신박약아에 가깝던 그의 정신이 눈먼 노인을 만나
교육을 받으며, 점차 그는 인간에 가까워진다.
그 변화는 정말로 모든 관객들을 납득시킬 정도의 힘을 가진 연기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면서,
크리쳐의 세상에 대한 불만은 차츰 만족을 향한 추구의 욕망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그것은, 눈먼 노인의 말에 의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것으로 굳혀진다.

세상에 오로지 혼자뿐인 자신.
사회의 일부로서 받아들여져 인간과 함께하고 싶지만
흉측한 외모 탓에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그가 선택한 최종적인 방법은
자신과 같은 괴물의 여성형을 만들어달라 창조자인 빅터에게 부탁하는 것이었다.

빅터는 얼토당토 않은 소리라며 처음엔 거절하다가
결국 스스로의 평안, 과학에 대한 지나친 열망 탓에
결국 크리쳐의 리퀘스트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뒤늦게사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 만 빅터에 의해
자신의 단 하나뿐인 희망이었던 여성형 크리쳐를 잃어버린 그는
복수를 맹세하며 사라진다.

그 순수한 열망이라니!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쏟아부을 대상을 원하는 그의 마음이 정말이지 아플 정도로 느껴졌다.
물론, 주고받는 것이 사랑이라지만-
그의 경우는, 그저 피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줄 누군가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희망만으로도
충분히 벅찼을 텐데.

빅터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의 약혼녀인 엘리자베스를 강간하고 죽인 그는
진심을 다해 슬퍼했다.
'진심으로 미안하다' '그러나 빅터가 약속을 깼기에, 나도 어쩔 수 없이 내 약속을 깬다'
'나를 이해하려 해 줘서 고맙다'
...남의 아픔 따위를 이해하지 못한 괴물이라면, 절대 알 수 없을 슬픔이 느껴졌다.

직후에 나타난 빅터에게, 자신을 죽이라며 소리를 지르던 것 또한 절로 가슴이 아려올 정도로 비통했다.
왜 창조자인 빅터는, 그를 고통 속으로 몰고가기만 하는 걸까?
버리고, 외면하고, 죽이려 들었다가, 희망고문을 하는가 싶더니 결국 기회가 왔을 때 죽여주지조차 않는다.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다다른 두 사람.
크리쳐인 벤은 자신보다 약한 몸을 가진 빅터를 비웃으며, 그로 하여금 자신을 뒤쫓게 한다.
그러나 빅터가 정작 죽었다는 생각이 들자 자기도 모르게 절규한다.

어그러지고 일그러졌다고는 하는, 이 세상에 유일하게 단 한 사람-
크리쳐 자신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존재가 사라진다는 건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
이어지는 대사는 더욱이 소름돋는다.

'죽지 마, 날 혼자 두고 떠나지마. 당신과 나, 우리는 하나야.'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은 나도 살아. 당신이 죽어버리면, 나도 죽어야 해.
마스터, 죽음이란 뭐지? 어떤 느낌이지? 나는- 죽을 수는 있는 거야?'

쓰러진 빅터를 향해 애원하다 못해 같이 바닥에 누워서
차갑게 식은 빅터의 얼굴을 마주하고 벌벌 떨면서 계속 말을 건다.
그리고, 크리쳐 자신이 빅터에게 저지른 만행 아닌 만행들에 대해 사과를 한다.
제기랄, 니가 왜 사과를 해. 정말 절로 이가 악물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빅터가 힘겹게 다시 눈을 뜨고 숨을 쉬자,
크리쳐는 더 이상 즐거울 수가 없다는 듯이 벌떡 뛰어오르며
'마스터, 당신은 날 사랑해! 당신은 날 사랑한다고!' 라고 기쁨의 환호성을 외친다.

그러나 빅터는, 결국 끝까지 그런 크리쳐를 거부한다.
물론, 서로 갈데까지 간 상황에서 그럼 우리 둘이 먼 데로 도망쳐서 파라다이스 하! 놀이하며 살자...라곤 못하겠지.
(...아, 그건 Y네...이런 뭣같은...;;)

빅터는 크리쳐를 거부하고, 크리쳐는 그 거부를 수용한다.
빅터와의 관계가 아예 끊어지는 것보다는, 빅터가 자신을 죽이기 위해
계속 증오의 고리를 잇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야만, 살아있을 수 있으니까. 살아있다는 실감을 하기 위해서-
이 세상 단 한 사람, 자신의 잔혹한 창조자가 필요하니까.

그리고 무대 뒤편으로 크리쳐가 펄쩍펄쩍 점프를 하며 빅터를 부르고,
빅터는 크리쳐를 파괴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를 좇는다.
그리고 무대는 끝이 난다.

 

 

 자, 이제 그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저런 게 연기로 가능하구나, 라고 하는 경지까지 갔다. -ㅅ-
배우는 눈빛 연기가 어쩌니 해도, 사실 무대 보러 가면 배우 눈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
난 산만해서 무대 전체를 보고 싶어하는데다, 내 눈은 작은데 다른 볼 게 너무 많거든.

그런데 베니는 그런 걸 용납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을 보라는 듯이 그의 전신, 그의 연기에서 눈을 못 떼게 만든다.
그가 등을 돌리고 있으면 등을 따라가고, 다리를 떨면 다리를 보고....
알몸으로 나와서 처음엔 눈을 어디다 둬야 하나 생각을 솔직히 했다.
이 연극 실제로 보게 되면....그런 거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미안해 미안해 베니좌니 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내가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를 표현하기를,
(만화 유리가면의 주인공) 기다지마 마야 남자 사람 영국판이라고 하곤 했다.
그의 연기에 경외심을 담아서.
영국 오기 전의 소리다.

...진심으로, 지금은 저 인간이 홍천녀를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고 있다;;;;;;;;
...어 근데 아마 될 거야...
(땅불바람물 연기 좀 해봐 이 사람아 -ㅂ-;;

이것이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다! 라고
온세상에 소리쳐 알리고 싶을 정도로 멋진 연기였다.



그러고보니 순수하게 큐잉에만 53시간을 썼다.
스테이지 도어에서 기다린 거하고 공연 본 시간까지 다 합치면
약 70시간.

태어나서 처음 간 런던, 영어권 국가에서
8박 9일을 보냈는데, 시간 환산해보니 대략 220시간이었다.
그 중에서 70시간을 이 연극을 위해서 쓴 거다.

스스로 보기에도 이건 또라이짓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눈곱만치도 후회하지 않는다.
아니, 다음에 이 남자가 공연한다고 하면 분명 또 오겠지.
...사막 안 가길 잘했다. > < (....)



여하튼 맛봬기 가벼운 리뷰는 이렇게만.
다음 리뷰는 아마 모든 장면을 설명하고, 그때 얘가 어떻게 움직였다는 걸 쓰고 싶은데...
역시 자기만족을 위한 리뷰가 되겠지만 난 이거 써둬야 해.....
내 머리로는 이거 한 달을 못 가...남겨둬야 해...

아구 머리야. 아직 5시도 안 되었는데 멀고먼 뱅기 출발.
이건 뭐 큐잉도 아닌 주제에!!!!!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닥터후나 읽어야겠다 ;ㅁ;





더욱 상세한 리뷰는 귀국 축하 파뤼 이후 새근사근 잠든 칭구과 애인 곁에서 지큼 쓰고 있슘미돠.
각 씬마다 설명, 그리고 벤크리쳐와 벤빅터 버젼을 따로 더 쓸 예정입니다.
저 할 말 많아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베니 사진도 올려야디 올려야디 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지금 돌아와서 잠도 안자고 뭐하는 짓이래 엉엉


[##_http://ykeath.tistory.com/script/powerEditor/pages/1C%7Ccfile10.uf@1426F8434DC1D60E096548.jpg%7Cwidth=%22400%22%20height=%22300%22%20alt=%22%22%20filena





To ssal, Thank you. Benedict Cumberbatch.

내가 가져간 게 아니라, 베네딕이 다른 팬에게서 양해를 구하고 얻어서(강조) 
나에게 사인해서 직접 준 것.
심지어 NT내의 북샵에서 팔지도 않는 포스터♡ (폴란드인 칭구가 매우 부러워함 ㅋㅋ)
...페덱스 가서 코팅해야지. 이게 대체 무슨 사이즈야 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이거 안 구겨지게 공수해오느라고
막날 일정 중 하나를 아예 버린데다 (내 런던 던전 엉어엉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뱅기 안에서도 내내 품에 끌어안고 있었음요 ㅠㅠ
병신돋지만 행복합니다. 
이 맛에 덕질♡
> <




:



올해 들어 어쩐지 시들해져서, 한동안 공연 안 보고 지냈다.
그냥...이제 안 봐도 평생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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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지.(........)
이 좋은 걸 안하고 어찌 살아.

애들이랑 모여서 막걸리를 위장에다 들이부으며
부어라 마셔라 풍악을 울려라 하다가...

[거미여인의 키스 나 40% 할인쿠폰 생겼다!]

[뭐이야?! 정존잘님이 모리놔를 하신다고!!!! 나도!! 나도!!!]

[너 대신 간 조지킬(일이 있어서 양도했었다) 진짜 끝내줘써! 나 또 보러가고 싶어! 빕으로!]

[뭐이야?! 난 포기했는데 그게 그리 좋았다고?!!
나도 갈래! 나도!!!!!!]

..........정신차려보니 16만원이더구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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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괜찮아. 내년엔 다 한꺼번에 골로 간다.(...2012 !!!)
나는 두렵지 아니하다.
(..........)

각설.
오랜만에 스크롤바 내려야 하는 포스팅을 할랬더니
서두부터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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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아닌데 공연만 같이 보러 다니는(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애들이 너 나랑 사귀녜...)
이카에와 함께 갔돠.

카에 덕분에 할인도 잔뜩 받고 이런 좋은 공연 놓치지 않아서
이번에도 엎드려 감사할 따름.
(님 우리 다음 티케팅은 담주 수욜이야 핥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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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은 바로 이 캐스팅.





접힌 부분은 다이제스트.
(내용이 고대로 담겨 있으니 보실 분만 보세요.
요 아래 '줄거리'를 클릭하면 됨!)






슬픈 이야기다.
암울한 이야기다.

그래도, 나는 이 이야기가 좋다.
참 좋은 극이었다.

보고 나니 박은태 씨와 김승대 씨의 무대도 궁금해지긴 하는데...
아마 내가 이미 최고의 무대를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은 확신처럼 깊다.
정성화 씨의 예명은 정존잘로 지으셨어야 한다니까.
진짜 이분은 공연 안하셨음 한국 공연계의 손실이었을거여. 흙흙흙흙

존재 자체로 점수 마구 드려서(타나토노트)
다음 생 열라 맛깔지게 살게 해드려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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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포스터에 실린 거 보고 식겁했는데...
은태 옵화, 땀구멍은 어디 갔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옵화가...매력적이긴 하지만
솔까 잘생긴 분은 아니자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내 염장이 쫄깃하게 불러주셔서
밤이고 낮이고 내 하찮은 고막과 영혼을 떨리기 했던 그분의 얼굴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었자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팬이라면서 잘생기게 찍어줘도 ㅈㄹ...)

옵화가 곰보여도 난 옵화를 샤릉함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돌아오는 길에는 카에랑 동대문까지 설렁설렁 걸었다.
그리고 두타 1층 카페에 앉아서 노닥노닥 덕덕한 토크를 나누다가
무난하게 11시쯤 헤어져서
막차를 놓치지 않고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밤새 비행기표와 휴무 대체, 아이폰 셋팅, 독타에 시달리다
이제야 포스팅 마치고...자야지.

새벽 근무 생각보다 나쁘지 않돠.
수면 시간이 정확하니 의외로 건강도 딱히 나쁘지 않고.

아이폰 벨소리도 셜록으로 바꿨겠다 이젠 자야겠다.
오늘 알람도 다시금 상콤하게 셜록 오프닝으로 깨어나겠군화.






아...오늘은 출근 전에 장을 봐야지.
집에 야채가 없어............내 식이섬유..................


:




작자 쓰네카와 고타로
07년 12월 호 소설신조에 초출, 이후 08년 11월에 발행된 단행본 '草祭'에 실린 3번째 단편.




풀잎의 꿈 이야기(줄거리)

 옛날,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다.
 주인공 소년은, 여느 또래의 아이들과는 달리 사람보다 식물을 더 좋아했다. 어찌나 좋아했는지, 스스로가 사람이 사는 마을에 속하지 않고, 산에 속하는 존재라고 여기고 있었다.
 소년에게는 숙부가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산을 잘 타고, 숲과 약초 등에 관한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었다. 숙부는 소년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 그 가운데에는, 독과 약이 되는 식물들의 조합에 관한 것도 있었다.
 숙부는 소년에게 지식을 전하면서도, 독에 관한 지식만큼은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인간은 본디 어리석고 사악하기에, 소년이 그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를 입을 수가 있고, 또한 사람들이 독을 조합하는 방법을 알면 그것으로 서로를 해할 것이라고 가르쳤다.
 독과 약을 만드는 기술만이 아니라, 낚시라든가 사냥 또한 모든 만물의 기운을 읽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임을 소년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소년과 숙부는 우연히 신비로운 꽃을 만나게 된다. 그 꽃의 이름은 오로치바나, 라고 했다. 숙부는 소년에게 십 년 만에 오로치바나를 보는 것이라 했다.
 오로치바나는 야마타노오로치(八岐大蛇:일본 건국 신화에 나오는 머리와 꼬리가 각각 여덟 개 달렸다는 전설상의 큰 뱀)가 피를 흘린 곳에 자라는 꽃으로, 오감을 이용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신비로운 꽃은 금단의 신약인 ‘쿠사나기’를 만드는 데 쓰인다는 이야기를 소년에게 들려준다.
 쿠사나기는 생사를 초월하는 효과를 가진 비약으로, 재앙을 부른다고 한다. 너무나 비전으로 전해지다 보니, 지금에 와서는 그 제조법이 잊혀져버린 기술이라 숙부는 말한다.
 소년은 숙부에게 당신도 만들지 못하냐 묻지만, 숙부는 대답 없이 웃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한마디 덧붙인다.
- 세상에는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너도 저것에는 손을 대지 말아라.

 어느 여름날, 소년은 숙부를 죽인다. 소년이 직접 제작한, 숙부가 가르쳐주지 않은 조합법으로 만든 독을 숙부의 술에 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어린아이가 그저 자신이 만든 약의 효과를 알아보고 싶어서 저지른 발작적인 행동이었을까, 별것 아닌 다툼 뒤에 화가 나서였을까. 아니면 소년에게 있어서 절대자인 숙부 또한, 평범한 사람처럼 독을 먹으면 죽을까 하는 호기심에서였을까.
 소년은 자신이 죽였으면서도, 죽은 숙부의 시신을 곁에 두고 말을 걸곤 하면서 평소대로 지낸다. 그러다 문득, 쿠사나기에 관한 것을 떠올리고 오로치바나를 찾기로 한다.
 그리고 우연히 소년이 사는 오두막 곁을 지나던 린도라는 스님을 만난다. 스님은 숙부를 죽인 것이 소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고, 어린아이가 험한 산속에서 살다가 보호자를 잃은 것으로 여긴다.
 동정심을 발휘하여 소년을 산속에서 데리고 나오는 린도, 그러나 산에서 나고 자란 소년에 비해 린도는 무엇을 해도 서투르기만 하다. 그런 린도 대신 소년은 척척 낚시를 하고, 열매를 따고 길을 헤쳐나가 린도를 인도한다. 그런 소년을 신비롭게 여긴 린도는, 소년을 가리켜 텐구(天狗:하늘을 자유로이 날고 깊은 산에 살며 신통력이 있다는, 얼굴이 붉고 코가 큰 상상의 괴물)의 아이라고 한다.
 마을에 도착하자, 린도는 소년에게 산으로 돌아갈 것인지, 자신과 함께 마을로 내려갈 것인지를 묻고, 소년은 언제든지 산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린도와 함께 마을로 가기로 한다.

 린도와 함께 지내는 동안, 소년은 자신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딱히 불편을 느끼지 않고, 그런 소년에게 린도는 자신이 아내를 잃고 스님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는 딸이 하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머잖아 소년과 린도는 그 딸이 살고 있는 마을, 하루자와에 도착했고, 소년은 린도의 딸 키누요를 만난다. 스물일곱의 키누요는 소년의 눈에 그 무엇보다 아름다웠고, 그래서 충격적이었다. 소년은 그녀와의 첫 만남을 먼 훗날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게 된다. 당시 소년의 나이는 열하나, 혹은 열둘이었다.
 키누요는 남편과 딸을 가진 유부녀였는데 그 딸의 이름은 카린이라 했다. 카린이 소년을 가리켜 누구냐고 묻자, 린도는 그 자리에서 소년에게 텐, 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텐구의 아이니까 텐이라고. 카린은 아무렇지도 않게 키누요의 허리춤에 달라붙고, 그런 카린을 키누요는 사랑스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고 보듬어준다.
 난생 처음 보는 어머니라는 존재에 텐은 당혹감을 느낀다. 그런 텐에게도 키누요는 상냥하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지만, 텐은 현기증이 일 정도로 유혹을 느끼면서도 왠지 모를 불안을 느끼고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

 길을 잃고 숲을 헤매던 중, 텐은 기묘한 곳에 발을 들이게 된다. 어릴 적에 단 한 번 본 바로 그 오로치하나, 그 신비한 꽃이 수백 송이나 가득 피어 있는 곳에. 거기에는 오두막이 한 채 있었다. 오래전에 숙부와 살았던 것처럼 좁고 간소한, 그런 오두막이.
 그 기묘한 곳에서, 더욱이 기묘한 노파가 나와 텐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텐은 도망치려 하지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꽃과 더욱이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듯한 노파에게 압도당한다.
 어서 이곳을 떠나라고 혀가 꼬부라진 발음으로 노파는 텐에게 명령한다. 텐이 잠시 넋을 놓고 있자, 지옥으로 끌려들어가고 싶냐며 노파는 텐을 겁에 질리게 만들고, 텐은 전력으로 그곳으로부터 도망쳐 나온다.
 그로부터 며칠 후, 텐은 높은 열에 시달린다. 길고 이상한 꿈에서 깨어난 텐은, 자신이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린도도, 카린도, 키누요도 모두 기뻐한다.

 내내 마을에서 지내는 사이 텐은 그 생활에 익숙해진다. 카린이 예전에는 어디서 살았냐고 묻자, ‘아름다운 야마오쿠(깊은 산 속)’라 대답한다.
 한편, 마을에도 약을 짓거나 파는 이가 있었다. 텐의 입장에서 보기에, 그 사람은 전혀 모른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지만, 텐은 굳이 그 사람에게 자신이 아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숙부에게서 받은 가르침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텐은 숲속에서 산적 같은 남자들 여럿이 여자 하나를 두고 해를 끼치려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여자를 돕기 위해 산적들을 유인해서 따돌린다. 산적들은 텐을 붙잡으려다가 다리가 꺾이고 구르는 둥 난리가 나지만, 텐은 주머니를 하나 잃어버렸을 뿐 아무런 문제  없이 여자를 구해낸다.
 알고 보니 여자는 하루자와 마을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린도의 신고로 관리들이 산적토벌대를 파견하는 둥, 그대로 아무 문제없이 모든 것이 온건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정작 산적이 잡히지 않는다.
 키누요는 텐이 위험한 짓을 할까 두려워 말린다. 어린아이처럼 맑고 순수한 키누요는, 나쁜 사람들은 하늘이 내리는 벌을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키누요는 언제나 다정하고 착했다. 언젠가 텐이 키누요에게, 어떻게 그렇게 사람들에게 상냥하게 대할 수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키누요는 상냥함이란, 자신이 받은 것이 열 배로 주변에게 되돌려줘야만 한다고 했다. 상냥함이란 돌고 돌아 언젠가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란다. 그게 안 돌아오면 어떡할 거냐고 텐이 묻자, 키누요는 그건 그것대로 괜찮지 않느냐며 그런 쩨쩨한 소리는 하지 말라고 일축한다. 그것이 평화로운 날의 최후였다.
 그 다음날,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키누요와 카린은 온데간데없고, 키누요의 남편은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시체의 입에는, 요전에 텐이 산적에게 사로잡힌 여자를 구할 때 잃어버렸던 바로 그 주머니가 물려 있었다.
 산적들은, 마을까지 텐을 좇아와 그 행적을 확인한 후에 복수를 벼르고 있었던 것이다. 텐은 의식을 잃는다.

 눈을 뜬 텐은, 린도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린도의 지독한 슬픔 앞에서, 텐은 다시금 말을 하지 못하게 되고 만다.
 그리고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텐은 자신의 머리와 몸만을 가지고 산적들의 본거지를 찾아낸다. 키누요와 카린을 되찾아올 생각이었던 것이다. 약초를 조합하는 기술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던 텐은 강력한 마비약을 만들어 산적들이 사용하는 우물에 그것을 푼다.
 으슥한 밤이 지나, 새벽녘이 되자 텐은 행동을 개시한다. 산적들은 모두 전신이 마비되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고 마침내 텐은 카린을 찾아낸다.
 그러나 이미 키누요는 능욕당하고 살해당한 뒤였다. 카린은 울면서 자신의 어머니를 처참하게 살해한 산적의 두목에게 폭력을 휘두른 끝에, 그를 죽인다. 끝까지 내가 누군지 아느냐, 관리를 불러라 하는 두목의 언행으로 인해 하루자와의 관리들과 산적들이 사실은 뒤로는 연을 맺고 있었던 사실을 텐은 알게 된다.
 그 두목은 카린이나 텐 같은 일반 민초가 함부로 손을 대어서는 안 될 신분이었던 것이다. 뒤늦게 창백해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카린에게, 텐은 말로는 하지 못하고 손짓과 몸동작을 이용해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한다.
 카린에게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라고 하고, 마을로 되돌려 보낸 뒤에 텐은 남아있는 도적들을 전부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인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몰래 하루자와 마을로 내려가서, 관리들이 있는 관청의 우물에 독약을 탄다. 관리들이 산적과 연관이 있다면, 그들 또한 키누요를 죽게 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텐은 이전에 갔던, 노파가 있었던 오로치바나가 가득히 피었던 곳을 찾아낸다. 그 오두막에 이미 노파는 없었다. 아마도 죽은 것이리라.
 산적들의 소굴에서 필요한 생활용품들을 약간 가지고 나온 텐은 그 오두막에서 살기로 하고 그곳을 손본다. 텐이 산적들의 소굴에서 가지고 나온 것 중 가장 중요한 건, 다른 무엇보다도 키누요의 시신이었다.
 가능한 한 유체가 썩지 않도록 단단히 봉한 텐은, 오로치바나가 피기를 기다린다. 7일이 지나자, 오두막 주위에 가득히 오로치바나가 피어난다. 오로치바나를 가지고, 쿠사나기의 제작에 돌입한 텐.
 그러나 제작법은커녕 그것이 어떤 것인지도 확실히 알지 못하는 상태였기에, 텐의 연구는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결국 사물의 기운을 읽어낸 것을 토대로 자기 나름의 쿠사나기를 만들어낸 텐. 곧바로 살아있는 원숭이 한 마리를 대상으로 쿠사나기를 시험해보지만, 쿠사나기를 마신 원숭이는 죽어 시꺼멓고 더러운 액체를 흘려낼 뿐, 되살아나지 않는다. 좌절에 빠지는 텐.
 혼란 끝에 마을로 내려가 본 텐은, 우연히 카린과 재회하게 된다. 카린은 린도에게만 진실을 이야기했을 뿐,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텐이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하는 카린에게, 텐은 죄책감을 느낀다. 카린의 어머니의 유해를 자신이 제멋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한 죄악감.
 카린은 하루자와를 떠나기로 했다고 텐에게 알린다. 텐은 고개를 끄덕이며 카린과 작별을 고하고 오두막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자신이 만든 쿠사나기로 실험을 해보기로 한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타난다. 원숭이 이후 두 번째 실험 대상이었던 토끼는 죽은 뒤, 뱀으로 형태를 바꾸어 살아난다. 오로지 키누요를 되찾고 싶다는 마음에서 만들어낸 쿠사나기는, 텐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약이었던 것이다.
 쿠사나기는 산 것을 죽이거나 죽은 생명을 되살리는 약이 아니라, 생사를 넘어 전생(轉生)을 시키는 약이었던 것이다.
 같은 토끼에게 쿠사나기를 먹인다고 또 다음번에 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각각 그 생물에 따라 전생에 걸리는 시간 또한 제각각이었다.
 고민 끝에 텐은 과연 쿠사나기가 죽은 키누요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까 고민하는 것을 가만두고 그녀의 시신의 입가로 쿠사나기를 흘려넣는다.
 겨울이 가고, 이윽고 눈이 녹아 따스한 기운이 섞여들 무렵, 키누요의 시신을 넣어둔 관에서 기척이 들려온다. 텐이 관을 열어보니, 그곳에는 한 마리 올빼미가 있었다.
 야생의 강함을 눈동자에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그 올빼미는, 곧 날개를 펼치고 멀리 날아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겨우 받아들인 텐은, 문득 숙부를 죽인 이유를 떠올린다.
 오래 전, 텐은 숙부에게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것을 물어봤었다. 그러자 숙부는 이렇게 말했다.
- 너는 곰에게서 태어났단다.
 텐이 쭉 부모라고 믿었던 남녀는 숙부의 오랜 친구로, 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텐은 굴욕감을 느꼈고, 더욱이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말하는 숙부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어 그 헛소리를 진짜인 것처럼 텐에게 믿게 하려고 계속 이야기를 할 것 같아서 너무나 싫었다.
 텐은, 스스로의 미숙함과 어리석음을 깨닫는다. 그것들은 모두 사실이었는데. 숙부는, 무엇으로부터 태어났던 걸까? 물어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나 모든 것이 너무나 늦어버렸다.

 봄의 마을축제가 시작될 무렵, 텐은 하루자와로 또 다시 내려간다. 그리고 다같이 모여 즐기는 와중에 섞여 들어가 술통에, 그리고 마을의 물에 쿠사나기와 온갖 약들을 푼다. 새벽이 밝아오기 전에 모든 약을 다 써버린 텐은 훌쩍 다른 마을로 떠나버린다.
 다른 마을에서 나물을 캐고 약을 팔면서 생계를 꾸려나가던 텐은, 하루자와에 재앙이 내려 밤사이에 온갖 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는 소문을 귀동냥한다.
 실은 하루자와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괴물들이 둔갑했던 것이라는 둥, 산적들이 어쨌다는 둥, 텐구의 아이가 있었다는 둥의 소문들이었다.
 텐은 그 이야기들을 모두 들으면서도 무심하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일 년이 지난 뒤, 텐은 하루자와에 돌아간다. 가서 보니, 마을은 그야말로 황폐해져 있어 사람이 살 수 있는 꼴이 아니었다. 동물들이 마을의 흔적에 곳곳이 숨어들어 있었고, 풀이며 나무들이 점점 들어서고 있어, 아마도 이대로 몇년만 두면 그대로 숲의 일부가 되어버릴 것이 뻔해보였다.
 그리되면, 더 이상 그곳은 하루자와가 아니게 된다. 텐이 어렸을 적에 살았던 아름다운 야마오쿠와 비슷해지는 것이다.
 사람이 모두 사라져버린 그곳은 몹시도 조용했다.

 길을 지나던 여행자는, 신기한 땅을 밟게 되었다. 무너진 가옥, 손질이 안 된 우물, 흔적만 남은 길, 묘하게 사람을 따르며 길을 안내하는 어린 여우……그곳은 마치 낙원과도 같았다.
 여행자는 길을 지나던 중에, 새끼곰과 낮잠을 자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는, 여기는 어디냐고 묻는다.
 고개를 든 남자는, 아름다운 야마오쿠(山奥)라고 대답한다.
 그 이후로, 그곳은 비오쿠(美奥)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쓰네카와 고타로 씨는 몇년 전에 읽은 '야시(夜市)' 이후로 내가 내내 주목하고 있는 작가다.
라이센스판 '가을의 감옥' 이후로는 책이 나오지 않아 쓸쓸해하던 중, 작년에 원서로 이 책을 발견하고 바로 구입해서 읽어내려갔었다.

뒤틀리고, 쓸쓸하고, 산뜻하고, 고독하고, 아릿하다.
허망하고 조촐하며, 초연하고 아름답다.

초제 자체가 이 '비오쿠' 라는 마을에 관한 이야기인데, 5편 전부 주옥같다.
그 가운데에서도 이 이야기가 아마도 제일 첫 번째 순서가 될 듯해 일단 이것만.
이거 다음으로 좋아하는 이야기는 첫번째 단편인 '케모노하라'인데, 이것도 내키면 다시 정리해볼지도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텐이 부럽다.
비오쿠를 보고 싶다.


:




사실 이번에도 그닥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셜록 케벡수 더빙판이 워낙에 제 가슴을 심하게 흔들어놓은 터라
친구가 알려주자마자 미친듯이 포스팅을 팠습니다.





"짐 모리어티라고 해. 셜록 홈즈더러 나한테 전화하라고 해.
전화번호 줬는~데~"

"저 전화는 거짓입니다. 음성의 주파수를 분석해보면,
루피와 모리어티가 한 사람의 목소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강수진! 넌 이제 딱 들으면 누구나 다 알아!"

거기다 뽀로로에 텔레토비 나레이션까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정말 꺠알같아서 미치겠음요.

장민혁 님(셜록 홈즈 役)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강수진 님(짐 모리어티 役) 경애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시상식에선 못 뵌 듯하지만 박영재 님(존 왓슨 役) 애정합니다!!!!!!!!!!!!!!!!!!!!!!








일단 저는 이 영상 하나만 퍼왔는데...
원래 포스팅을 하신 분 블로그에 가서 보시면
훨씬 더 깨알같은 내용들이 많아요!
관심이 있으시거든 꼭 가서 보시라능.
ㅠㅠ

101217 KBS 올해도 어김없이 성우연기대상이 왔어욬ㅋㅋ

길고 정성스런 포스팅 보시고 나면,
감사 댓글 하나 정도는 남겨드려야 예의겠죠?
(제 블로그엔 안 남기셔도 좋으니, 가서 보시거든 꼭 남겨주시라능!!)





저는 다시 가서 셜록 좀 파야겠어요.
엊그제 ㅈㄹ 났던 동방신기 팬픽은 다 읽었고...(.....)
아, 제가 팬픽 소설을 돈 주고 사서 읽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빌려주는 난리를 칠 줄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셜록 드라마 안 보신 분은 꼭 보시길 권하고 싶고!
그거 보시고 마음에 드시거든 KBS 버젼 더빙판도 놓치면 안 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저는 BBC에서 제작한 '호킹'과 '반 고흐' 그리고 베네딕트 컴버배치(셜록 배우)가 나레이션을 깐
BBC 해양 다큐도 팬들에게는 강같은 영상물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을 뿐이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 최근에...
데탑과 넷북의 바탕화면은 물론이요,
휴대폰 벨소리, 대기화면, 전화발-수신, 휴대폰 켤 떄, 끌 때 화면 모두를
셜록으로 바꿔버렸어요...

아 정말 좋아 디지겠음...

여기저기 뒤지다보니 셜록 벨소리가 버젼도 이거저거 있어서
(심지어 채찍소리도 있더라 ㅠㅠ)
신나게 넣고 알람소리, 벨소리 등등으로 쓰는 중임요.
ㅎㅎㅎㅎㅎㅎ

..성우 연기대상으로 시작했는데 어쩐지 흘러가는 건
또 셜질...

마지막으로 주옥같은 셜짤이나 몇 개.
나중에 이것도 모아서 한 번 포스팅을 하든가 해야겠어요.
;ㅁ;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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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만 다시 셜질하러 감.
이러다 저 영어 뚫리겠음요 ㅋㅋㅋㅋㅋㅋ
나 영어 뚫리면 베네딕께 조공 보내드려야 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요새 셜덕질 하느라 갤질도 하고...
근간에 산 책만도 수십권에...
친구, 지인들하고 약속은 족족 잡고 있고...

...여튼 잘 놀고 있습니다.
오늘은 셜록 더빙판 마지막 방영일이기도 해서
출근 전부터 이미 가슴은 쿳닥쿳닥.

그 와중에, 어제 노래 한 곡을 듣고 가슴이 벌렁거려서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급히 포스팅으로 갈무리해 보려고요.

영혼의 쌍둥이 리미님께 추천을 받아서 읽게 된 소설 '위키드'-
그 소설을 원작으로 나온 뮤지컬 '위키드'의 곡 중 하나인데
그냥 들어도 노래가 너무너무 좋은데
특히 내용을 알고 들으면 절로 눈물이 흘러내리기라도 할 것처럼(주관)
주인공 엘파바(와 글린다)의 감정이 뭉클하게 느껴지는 씬에서 나오는 곡이예요.

제목은 'defying Gravity'
중력에 맞서기. 중력에 저항하기.

누구나가 다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현실에 더 이상 안주하지만은 않겠다고,
잘못된 OZ의 현실, 억압받는 동물들을 위해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 엘파바가
친구 글린다와 함께 진정으로 삶을 살기 위해서, 날아오르기 위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이걸 제가 최근에야 보고 있는(왜 이걸 이제 봤을까!!! 엉엉)
미드 Glee(글리)에서 디바 대결이라며
제가 좋아하는 목소리의 주인공 2명이 함께 부르더라고요.
너무 좋아서 이것만 지금 서른 번 넘게 돌려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Something has changed within me
내 안에 뭔가 변했어

Something is not the same
무언가 예전같지 않아

I'm through with playing by
이젠 지쳤어 다른 사람이

The rules of someone else's game
정한 규칙대로 사는 건

Too late for second-guessing
이제 후회하긴 너무 늦었지

Too late to go back to sleep
도로 잠들어 버리기에는 너무 늦었지

It's time to trust my instincts
이젠 내 직감을 믿을때야

Close my eyes and leap!
눈을 감고 도약해봐



It's time to try defying gravity
이젠 중력에 맞설 때야

I think I'll try defying gravity
내가 중력에 맞서 보겠어

Kiss me goodbye I am defying gravity
작별인사를 해 줘 중력에 맞설테니

And you won't bring me down!
넌 날 끌어내리지 못할거야



I'm through accepting limits
이젠 지쳤어 한계를 인정하는건

'Cause someone says they're so
남들이 말했다고 인정하지 않겠어

Some things I cannot change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도 있겠지

But till I try, I'll never know!
하지만 해볼 때까진 모르는거야

Too long I've been afraid of
너무 오랫동안 두려워하기만 했어

Losing love I guess I've lost
이미 잃은 사랑을 잃을까봐

Well, if that's love
그게 정말 사랑이라면

It comes at much too high a cost!
사랑의 대가는 너무 커



I'd sooner buy defying gravity
차라리 중력에 맞서 보겠어

Kiss me goodbye I'm defying gravity
작별인사를 해 줘 중력에 맞설테니

I think I'll try defying gravity
내가 중력에 맞서 보겠어

And you won't bring me down!
넌 날 끌어내리지 못할거야



I'd sooner buy defying gravity
차라리 중력에 맞서 보겠어

Kiss me goodbye I'm defying gravity
작별인사를 해 줘 중력에 맞설테니

I think I'll try defying gravity
내가 중력에 맞서 보겠어



And you won't bring me down!
넌 날 끌어내리지 못할거야

Bring me down!
끌어내리지 못해











고난의 길을 걷겠노라 다짐하는 엘파바.
그리고 글리의 주인공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커트(영상의 남자아이)와 겹쳐서
정말 뭉클할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레이첼(영상의 여자아이)의 목소리도 너무너무 좋고 전율이 느껴질 정도지만,
개인적으로 깨끗하고 깔끔한 커트의 목소리가 좋아 죽을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미 구입 끝낸 글리 앨범 중에서도 이 곡은 제 엠피삼에서 백만번 돌아가리.

그럼 이제 슬슬 이 끓어오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오늘밤의 마지막 셜록 더빙판을 준비할 시간이로군요.
더빙판 보기 전의 준비자세로 3편 한 번만 더 보고...
시간 되면 1편도 한 번 더 보고.(....)
메이킹 필름도 좀 보고.(....)

...예전엔 준 셜로키언이라고 우겼는데
이젠 그냥 한마리 셜덕일 뿐.
이에 관련한 더 가슴아픈 이야기가 있지만
이건 덕력이 너무 높아 민망스러우니 언젠가의 기회로 미뤄두겠어연.




그럼 다들 즐거운 일요일 밤 되시기를 바라며
저는 이만!
셜덕 분들은 저와 함께 오늘 케벡수를 찬양하자고요.
ㅎㅎ

쟈하라독시드!
>ㅅ<////


:



타이틀롤만으로도 나는 이미 플레이하고 싶어 디지겠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과연 잊혀지지 않는 명작이 되려나
그렇지 않으면 순대에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부은 격이 되려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큰 기대는 하지 말자고 마음 속으로 되뇌어도
너무 기대가 되어버리는 걸 어케!!!!!!!!!!
나는 저 두 게임이 내가 살면서 한 게임 가운데 베스트 쓰리에 들어가는 걸!!!!!
(나머지 하나는 소싯적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아님 아메리칸 맥기스 앨리스가 아닐까 싶긔...)

발매일도 가격도 아직 미정이지만
정말 너무 기대가 되는 게임이어효!!!
마냥 좋구나 어이구얏!!!!!
;ㅁ;


:



최근에 빠진 미드 '화이트 칼라(White col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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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수사관 피터(오른쪽)와
예술품 전문 사기꾼 닐(왼쪽)이
함께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수사물인데,
매일 피비린내 나는 것만 보다가 이런 걸 보니
어찌나 유쾌하고 귀여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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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요랬던 두 사람.

차차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불신의 자리에 신뢰가,
의구심 대신 호감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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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앍 너무 사랑스러워서 손발이 오글거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귀염 돋는 피터!!!!!!!!!!!!!!!!

이렇게 머쓱한 아저씨의 모습도 보여주시는가 싶고,
닐 역시도 참 유들유들하구나~ 싶다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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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 드라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효!
제가 쌀내미인 한!!!!!!!!!!!!!!!!!!!!!!!!!!!!!







1시즌이 14화로 종결이 났는데,
지금 2시즌 한참 하는 중이랍니다.

전 한 시즌 묶어놓고 봐야 직성이 풀려서
아직 시즌 2는 손도 안댔어요.

게다가 시즌 1 마지막에서는 거의 올레!!!!!!!!! 를 외쳤던지라.
(이건 보셔야 암...후...나란 녀자...)

남자 사람은 수트가 진리다!
하시는 분은 꼭 보시길 권합니다.
내내 양복만 입고 나와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게다가 맷 보머(닐)의 저 상큼한 사랑스러움이란!!!!!!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예전에 마린블루스의 성게군이 모 미드를 가리켜 그런 소릴 했더랬죠.
'아직 안 본 사람이 부럽다. 인생의 낙이 나보다 하나 더 남아 있으니까' 라고.
동인녀들에게 화이트 칼라를 가리켜 똑같은 소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ㅅ<

어느덧 또 새벽이 깊어가네요.
저는 이만 잠을 청하러 갑니다.
다들 좋은 꿈 꾸시고, 즐거운 휴일 되시기를.
(비록 전 출근합네다만...ㅠㅠ)

쟈하라독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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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비야. 네 날갯짓에 세상이 변해.'


류님이 나오시는 2인극이란 소리에
진즉부터 봐야지~ 해놓고
정작 잊고 있었던 뮤지컬인데
우연찮게 보게 되었어요.

미묘하지만 앞으로도 선업(?) 많이 쌓고 살겠습니다.
감사~ ㅋㅋㅋㅋㅋ



류님과 신성록 씨는 같은 역할이니 처음부터 류님으로 찍어뒀었고
(신성록 씨를 싫어하는 게 아니예요! 류님이 너무 좋을뿐!)
이석준 씨와 이창용 씨 중에서 어느 분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영상들을 찾아서 보고 이창용 씨로 결정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오밀조밀하면서도 조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고,
무대 구성이 꽉 차 있다는 느낌이라

편안하게 보면서도 바로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들이
어찌나 기대가 되던지!

조금 소소하고 가벼우면서도, 따스하고 유쾌한 뮤지컬을
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스토리는 대략 이러합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마스 위버'가,
일주일 전에 다리에서 뛰어내려 강에 빠져 죽은 오랜 친구 '앨빈 켈비'와의
오래 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 고인을 기리는 송독문을 낭송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게 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 겁니다.
그래서 고심에 빠져 있으려니, 죽은 앨빈이 토마스의 머릿속에 나타나죠.
마치 살아생전, 앨빈이 토마스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처럼-

죽어서도, 자신의 전부였던 친구를 돕기 위해서.
그렇게 둘은, 잊혀졌던 오랜 우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일단 아직 라이센스 플북이나 앨범이 나오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으니,
홍보 영상으로 뜬 것들로 소개를 대신할게요.
한국어 곡명은 제가 멋대로 붙인 겁니다.
(원제는 영어곡명 쪽)





류정한 '나비(The butterfly)'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하게 되는 토마스,
그가 처음 제대로 된 글을 써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쓰는 이야기의 내용입니다.
 
작은 나비가, 자신의 존재에의 회의를 딛고
유기적인 짜임으로 이루어진 이 세상에서 하나의 생명체로서,
진정한 의미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는 이야기.

알고 계시겠지만, 류님은 무대에서 뵈어야 하는 분입니다.
이 영상의 노래만으로 판단해선 안 돼요, 절대!
(류님이 진심으로 부르시면 정말 전혀 다른 곡이란 말이죠 ㅠㅠ)





이석준 '사람들은 계속 살아가(People carry on)'

나이도 먹을대로 먹고서 왜 너는 계속 또라이 짓을 하느냐는 토마스의 물음에,
앨빈이 대답합니다.

어려서 너무나도 사랑했던 어머니를 잃고,
삶을 계속 살아내기 위해서, 그 어떤 버팀목이 필요했던 앨빈.





이창용 & 류정한 '눈송이 속 천사들(Angel in the snow)'

이 무대 전체의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노래이자, 이야기.
앨빈이 죽기 전, 토마스는 글을 한동안 쓰지 못해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소재는 여전히 오래전 앨빈에게서 얻었지만,
정작 이야기를 발전시키지 못해서 골머리를 싸매쥐고 있던 토마스.

그런 토마스의 앞에 다시금 살아난 죽은 앨빈과의 우정이
해답을 줍니다.

무대 위에 눈송이처럼 보이는 예쁜 하얀 종잇조각들이 떨어져 내리는
하이라이트는 정말로 눈과 귀가 즐거운, 멋진 클라이막스였어요.





이석준 & 신성록 '이제 시작됐어(Here's where it begins)'

잘 나가는 작가로서, 도시에 살고 있다가
모처럼 크리스마스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토마스.

어린 시절에 항상 하던 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길 원하는 앨빈에게
토마스는 글을 써야 한다며 성가시다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냅니다.

그러나 결국 앨빈이 이끄는대로 따르면서,
토마스는 이야기를 풀어낼 실마리를 찾아냅니다.

앨빈이 정말로 토마스에게 가장 크게 영감을 준 친구라는 것이,
이 곡에서 가장 절절하게 느껴지더군요.





이창용 & 류정한 '이게 전부야(This is it)'

토마스에겐 그 어떤 언질도 없이 자살에 가까운 형태로 생을 마감한 앨빈.
그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깊게 상처받은 토마스.
토마스는 친구의 죽음에 대한 답을 원하지만, 앨빈은 그것을 주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결국 알게 되고,
토마스는 조용히, 앨빈을 위한 송독문을 읽기 시작합니다.







9월 중순까지 하니
한 번 더 보러 가긴 해야겠는데...
날짜가 애매해서 고민중이랍니다.

(제기랄 왜 두타는 월요일에 쉬고!!!!!!!!!!!!
왜 공연은 다들 월요일에 안 하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벌써 본 지 2주쯤 된 거 같은데 리뷰는 조금 늦게 하게 되었네요.
요 며칠 또 정신없다 보니 이거 내내 비공개글로 놔두고만 있었음...
ㅠㅅㅠ



주변 정리가 도통 안 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날씨 탓에, 주변 탓에...탓할 거리만 늘어나고 있네요.
^^;

요 며칠 정말 너무 후덥지근했는데,
내일이면 말복이니, 그나마 좀 나아지겠지요.
9월까지 여름이긴 하겠지만...

그럼 다들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쟈하라독시드!


:



어제, 치키와 함께 예매해두었던
쓰릴미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지난번에 보고 온 웅무페어(김무열-최재웅)은
2차로 끝났고...이번엔 새로운 배우분으로!

김재범 씨가 워낙에 평이 좋아서
너무 기대가 되더라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날 보러와요'도 왠지 무지하게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영화판 '살인의 추억'이예요~)

어째 뭐랄까...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분이라,
'나(네이슨)'의 역할을 어떻게 소화하실 지 궁금하더란 말이죠.
(심지어는 여왕님이라고 불리질 않나;;;)

원래 이분은 조강현 씨와 페어를 이루셨는데,
3차 티켓 오픈하면서 새 페어가 딱 4회 있더라고요.
바로 제가 노리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앤티크'에서 '치카게(...국내명 모르고...)' 역할로
저는 처음 알게 된 분이랍니다.

앤티크에서는 워낙에 연기가 순~하셔서
나쁜 남자의 표본이랄 수 있는 '그(리차드)' 역을 어떻게 하실까
내심 걱정도 했는데...꽤 평이 좋더라고요.

다만, 뮤지컬 배우가 아닌 전직 모델-배우이시다 보니...
아무래도 가창력이 부족하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연기는 좋은데, 노래가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함.
(...저 박은태 씨하고 류정한 씨 젤 좋아하는 녀자...어쩔 수 없음;;)

그래서 일단 예매부터 해보았음.
앞에서 4번째 한중간이라는 정말 꿈같은 자리에서 즐겁게 보았어요.
ㅎㅎㅎㅎㅎ



확실히 웅무페어와는 다른 맛이 있더라고요.
페어에 따라서 극의 미묘한 부분이 다르게 표현되어서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어요.

지난 리뷰에서 자세한 이야기는 다 했으니
이번엔 간단하게 몇 곡만.



Nothing like a fire

'그'와 함께 방화를 저지르는 '나'.
불꽃과 연기, 타는 냄새,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홀려
황홀해하는 '그'와는 달리, '나'는 흥분한 '그'를 바라보며
'그'에게 동조한다.
'그'는 불을, '나'는 '그'를 바라보는 구도가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졌다.



Thrill me

쓰릴미 전체에서 내 개인적으로 가장 두근거려했던 곡인데...
웅무페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을 바로 여기에서 알 수 있었다.

웅무페어는 체격 차이가 별로 없으시다보니
내용상 '나'가 '그'에게 안기는 구도임에도(야오이 용어로는 수...)
이 곡의 마지막에 '그'를 돌려세우는 '나'가 마치 공 같았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런데 이게...신장이 20cm 정도 차이가 나버리니
(최지호 씨가 거의 190에 육박하심)
아무리 '나'가 '그'를 돌려세워도 절대 공으로 안 보이더라.
;ㅁ;

아이구우!!!!!!!!!

노래 중 '날 좀 봐, 병신같은 내 모습' 에서는
그야말로 '나'의 감정이 폭발해서, 김재범 씨가 거의 고함을 지르셔서
보면서도 움찔했다. 박력있다!!!!!!!!!!!!!!!!!!



Keep your deal with me

최지호 씨의 연기력 폭발이랄까...
'그'가 자신의 목숨이 풍전등화에 놓이자
'나'에게 비굴할 정도로 절실하게 매달리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래놓고 '나'가 알았다고 하자마자
'나'의 등뒤에서 싹 바뀌는 표정 또한.

그리고 결국 '그'가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넘어간 척하는 '나'의 김재범 씨도 물론 엄청나게 인상적이었고!

'뭐든 할게, 자기야.
너 없이는 나도 없어.'
...라는 가사에서는 정말 애틋함이 느껴졌다.
김재범 씨, 어째선지 묘하게 여성이 느껴지는 분이다.
선이 호리호리해서일까.



Afraid

이 또한 최지호 씨의 연기력 폭발이랄 수 있겠다.
정말로 두려워서 미치겠다는 듯이 벌벌 떠는 모습에
'그'의 캐릭터가 '나쁜 남자'에서 '사악한 어린아이'로 새로이 비치는 듯했다.



Ending

'난 너의 공범자, 절대 배신 안 해.
쓰릴미.
...쓰릴 미!'

...라는 '나'의 짧은 노래로 끝이 나는데
맨 마지막 '쓰릴미!' 라고 하시는 부분은
김재범 씨가 조금 흐느끼듯, 굉장히 떨면서 부르셔서
그것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다.





요건 원래 페어인 조강현 씨와 김재범 씨의 스팟영상.
원래 이 두분이 하시는 건데 최지호 씨랑 딱 4번 짜셨다고 해서
잽싸게 보러 갔던 거지요.

이 영상 보면서도 김재범 씨의 '나'를 실제로 보게 될 것이
어찌나 기대가 되던지...^^
보고 와서 아주 만족했답니다.
내년에도 하게 되면, 김재범 씨 버젼은 또 보고 싶네요.




아, 그리고-
극 중간에, '그'가 '나'를 확 밀쳐버리는 장면이 있는데...
웅무페어 때는 그게 그냥 '아, 남자 둘이 싸우는구나' 싶었는데
최범페어는 정말로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190에 육박하는 남자가, 가늘고 호리한 남자를 거의 집어던지다시피 하니...
일이 미터를 날아가서 바닥에 처박힌 '나' 역할의 김재범 씨.
뒷모습, 특히 목덜미가 묘하게 눈에 들어왔는데
정말로 왈칵 '그'가 개자식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어찌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저리 밀치나 싶고...

(...바꿔 말하면 재웅네이슨은 너무 튼실해서
내 보기에 안 가여워 보였단 소리가 된다...ㅠㅠ)




웅무페어 : 동선이 화려하고, 배심원석을 포함한 무대 지배력이 굉장함.
절제되어 있으며, 평이한 동작도 약간 각도를 바꾼다거나 하는 식으로
굉장히 세련되게 구성되었다는 느낌이었다.
그야말로 숨이 막히는 무대의 페어!

무열리차드 : 나쁜 남자의 표본.
악마 같은 매력으로 '나(네이슨)'을 악의 길로 꼬시지만
정작 자신의 파멸을 눈앞에 두고 자신의 죄를 전가하려는 비겁함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품위가 있으며
어쩐지 그 나쁘다 못해 싸이코패스적인 성격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 것만 같은 남자.

재웅네이슨 : 섬약하고 줏대가 없으나, 섬세하다.
'그(리차드)'에게 끌려다는 것에 대해서 인간적으로 고뇌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놓을 순 없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고백하며 따라가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결과적으론 '그'를 옭아매기 위해
아주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굴었던, '그'와는 다른 또 다른 싸이코패스라는 느낌이다.



최범페어 : 극 자체가 워낙에 숨이 막히는 전개이다 보니
역시 눈을 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웅무페어에 비해) 무대장악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묘하게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게이보다는 야오이 같은 느낌이랄까...아, 설명 어렵다...)


지호리차드 : 190에 육박하는 신장(벌써 세 번째 하는 말이다!) 탓에
행동 하나하나가 크고 시원해서 좋았다.
성질이 나서 뭐 하나 집어던지면 객석에서 보는 내가 벌벌 떨 지경.
그렇기 때문에, 남자로서의 매력이 한층 더 돋보인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반대로 '그'가 위축되기 시작하자 '저 덩치로 먼짓여- -_-' 싶은 느낌이 강해져
'그'의 나약함과 비겁함이 돋보였다.
그리고...노래가 좀 심하게 생목소리셔서 듣는 내내
무대 너머 4차원을 마음 속으로 바라보았다.

재범네이슨 : 호리호리하고 가녀린 배우가 하는 연기라서인지
전체적으로 굉장히 행동 하나하나 애달파 보였다.
(...나보다도 가느다란 다리가 양복자락 휘날릴 때마다 선이 드러나 어째 안타까웠지;
사식이라도 넣어드리고팠다;)
부모님의 사랑을 바라며 벌벌 떠는 애정부족의 어린애 같은 느낌이었다.
상대방이 자신을 봐주기만을 바라며
악한 짓도 마다않는 그에게서는, 냉철함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여튼 이렇게 만족스럽게 쓰릴미를 두 차례 보았네요.
4차부터는 오종혁 씨와 이지훈 씨가 투입된다던데
황홀한 룩스에도 불구하고 저는 연예인은 그닥 관심이 없어서 패스.

대체 왜 이분들은 앨범을 안 내주시는 걸까요.
페어별로 사서 들을텐데...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좋은 뮤지컬을 보고 나면
여운이 오래 가는 법이라
지금도 헤롱대고 있답니다.

함께 간 치키와도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하마터면 막차를 놓칠 뻔했지요.
치키냥~ 맛난 커피하고 케키 고마웠다능! ㅎㅎ
우리 담에 또 좋은 공연 있으면 같이 보아
>ㅅ<///

아직도 안 보신 분은, 김재범 씨의 네이슨을
꼭 한번 보러 다녀오시기를!

그럼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




'푸른 학은 구름 속에 우는데'





모차르트 프리뷰 영상인지 오디션 영상이었던
'내 운명 피하고 싶어'의 샤우팅에서 느꼈던 짜릿함과는 또 다른,
뭐라 말하기 어렵게 피곤에 쩌든 뒷골이 녹아내리는 느낌을 받았음메.

어쩌면 이렇게 감정이 담담하면서도,
절로 이가 악다물어질 정도로 애절한 노래를
부르실 수가 있는 건지!!!!!!!!!!!!!!!!!!!!!!!!!!!!!!!!!!!!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어느새 류옵화와 더불어 따라야 할 분이 되어버린 은태옵화.
저스트 따르겠어효
;ㅁ;

이전에 구로고대병원에서 뵈었을 땐 정말 안색이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저 영상을 보니 마른 듯한 인상은 여전하지만, 그나마 좀 나아 보이네요.
목소리도 훨씬 윤기가 돌고...





'아침은 오지 않으리'





조정은 씨와 박은태 씨가 함께 부른 곡.
삘이 피뢰침에 내려친 벼락처럼 꽂히는구나야
아이구 쫄깃한 염통아
;ㅅ; b

그나저나 티케팅은 해야겠는데
나는 오늘 나가야 할 뿐이긔

또다시 햄스의 도움을 빌어
원하는 자리를 겟하기 위해
이 신새벽에 예약문자를 발송했긔

햄스느님 이번에도 미안해, 그렇지만 부탁할게 제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전히 정줄 놓은 나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름 휴가 계획도 짜야 하는데 이게 멍미!!!!!!!!!!!
휴가고 뭐고 그냥 뮤지컬이나 볼까 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종대왕님 한글이 너무 어려워요 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안되겠다 정줄 놓은 거 너무 티난다
글 그만 싸고 자야겠네요.

모두들 평온한 밤 되시길,
쟈하라독시드.


:




'나'와 '그'가 함께 부르는 마지막 곡,
'Life plus 99 years'.
국내판에서는 '살아 있는 동안'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었죠.






노래랑 영상이 같이 있는 게 어디 없나 찾아봤지만
그건 없길래...

나 / Nathan
그 / Richard
함께 / Both





I've got a surprise-
깜짝 놀랄 이야기 하나 해 줄게
once the heat from the press cools down,
시간이 좀 지나서 사건에 대한 세간의 주목이 시들해지면,
we're gonna be put in the same cell.
우린 한 방을 쓰게 될 거야.


Don't never put the thrill-killers together.
우리 같은 흉악한 살인범들을 한 곳에 둔다고?
You're nuts.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No! I'm the superior human being,
아니! 난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존재야.
after all I stay one step behead of you.
결국 너보다 한 발 앞섰잖아.


But, you drop the glasses otherwise
그렇지만, 네가 안경을 떨어트리지만 않았어도
we'll never...
우린 절대로...

Don't you get it?
아직도 모르겠어?
I dropped them on purpose.
일부러 떨어트린 거였어.

You want me to get caught?
우리가 붙잡히길 원했다고?

Yes!
그래!


You thought that you used me,
넌 날 이용하려고 했고,
and thought you confused me,
넌 날 속였다고 생각했겠지
so I did what wasn't expected,
그래서 내가 뭘 했는지 생각도 못 했지
you never suspected
네가 추호의 의심도 못하도록-
and now-
그리고 지금-

We'll be together
우린 함께 있잖아
for life plus 99 years,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99년을 더.

I'
ll keep you focused,
너를 바라볼거야
no outside forces
내 시야를 벗어날 생각마!
for life plus 99 years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99년을 더!

Who's in control now?
자, 지금 누가 누구를 지배하고 있지?
Who's got resources?
누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거야?
Once the smoke clears-
연기가 걷히고 나면-
Not forever,
영원히는 아니야,
but for life plus 99 years,
그렇지만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99년을 더.
life plus 99 years
살아있는 동안 내내, 그리고 99년을 더!

But, I talked out of your deal.
하지만, 난 우리의 계약을 깨자고 했잖아!

Exactly like I knew you would.
난 네가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What if we got the death penalty?
그 때문에 우리가 사형에 처해지더라도 말이야?

As long as we were together?
그럼 우린 오래도록 함께 하겠지?

This is Crazy!
이건 미친 짓이야!

Am I scaring you?
내가 무서워?


You son of a bitch!
이 개자식!

You finally topped me,
넌 마침내 날 넘어섰어.
you finally stopped me,
마침내 나를 멈추게 했다고!
and though I admit I believe you,
내가 널 믿었다는 걸 인정하지만
I swear that I leave you again-
맹세코 난 다시 널 떠나고 말 거야!

No!
아니!
We'll be together for
우린 함께 할 거야.


life plus 99 years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99년을 더.


You're looking pailer.
너 안색이 창백해.

How could you do it?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For life plus 99 years-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99년을 더!

You've been preparing,
넌 계획적이었어.
I can't come through it,
이럴 수는 없어.


spare me the tears...
그 눈물을 내게 줘...


Not forever,
영원히는 아니야,
but for life plus 99 years,
그렇지만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99년을 더.


for life plus 99 years,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99년동안 더!


life plus 99 years,
살아서 내내, 그러고도 99년을 더!

life plus 99,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99년을


life plus 99 years
살아 있는 동안 내내, 그리고 99년을 더

I'm one perfect accomplice
난 너의 완벽한 공범자
who never betray you
결코 너를 배신하지 않지
If you thrill me,
네가 나를 전율시켜 준다면,

Thrill me!
thrill me!







(번역은 저의 짧은 영어와,
라이센스판을 같이 들으면서 맞춘 것도 있어서
아마도; 꽤 많이 틀릴 거예요.)

우리나라 번역이 대체로는 마음에 들지만
(어미나 조사의 미묘한 부분은 제하고...)
이 곡만큼은 원곡이 훨씬 마음에 듭니다.

'살아있는 동안' 보다는 '살아있는 동안, 그리고 99년 더'가
네이슨의 집착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요.

그게 어찌보면 소름끼치기도 하고, 애절하기도 하고.
살인자의 공범자가 되면서까지도 얻고자 했던 '그'에게의 갈망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곡 같습니다.

'영원히는 아니야,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그리고 99년 더' 라는 부분을
둘이서 같이 부를 때에는 정말 전율이 다 흐를 지경이예요.

리차드는 벗어나고 싶어하고,
네이스는 조금이라도 더 그와 함께 있고 싶어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엇갈리게 되죠.

네이슨은 '영원히는 아니지만 아주 오랫동안 너를 구속하고 싶어' 라는 뜻으로,
그리고 리차드는 '너에게 얽매일 수밖에 없지만 그게 영원히는 아니야' 라는 뜻으로
해석이 되어서 그 엇갈림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고요.



바로 오늘 오후에 3차 오픈인데다
제가 원하는 페어가 또 딱 나와줘서
이번에도 티켓팅에 참여할 듯 싶습니다.
아주 12시부터 목욕재계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기세예요.
후후후후훗.

오늘은 비가 와서인지
조금 몸이 나른하네요.
다들 지금쯤 좋은 꿈 꾸고 계시기를.
야간 근무인 저는 아직도 몇 시간 남은 퇴근을 기다리며
오늘도 장품이 팔아먹으러.

쟈하라독시드!


:



쓰릴미 곡곡마다 포스팅하려고 해석하던 중에
영어에 잠깐 진물을 느끼고 외길로 샜습니다.
(...비공개 글 몇 개가 모조리 다 쓰릴미...)

여튼, 잠깐 독어입니다.
물론 전 독어 몰라효.
'Mein Herz brennt(말뚝 돌에 심장 타네(...내 사랑 람스타인...))'하고
'Ich liebe dich(알랍~♡)', 'Guten Morgen(안녕!)',
'Ich bin musik(나는 음악)', 'Hier In Wien!(여기는 빈!)'이
아마 제가 아는 독일어의 전부일 듯.
(어휘도 출처가 빤히 보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튼, 제가 뮤지컬 엘리자베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ich gehör nur mir - 나는 나만의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황후인 엘리자베트를 주인공으로,
그녀의 삶에 다소 판타즘의 요소를 섞어 재구성한 뮤지컬 '엘리자베트'.

우리나라에서는 내년 예정이었다가 일 년 미뤄져서
2012년에 첫 무대가 오를 거라고 하더라고요.





주인공 엘리자베트, 공작의 딸로 태어나서 오스트리아의 황제와 엮여
황후가 되어 신분상승 겁나게 한 것까진 좋았는데,
되어보니 막상 장난이 아닌거라.

황궁은 갑갑하지, 시어머니가 시집살이를 시키려 하는데
대비마마라 차마 맞먹지도 못하지,
본시 자유로운 성정의 엘리자베트는 결국 참지 못하고
황제인 남편 프란츠 요제프에게
자유인 선언을 하기에 이릅니다.

'나는 내 거야! 내 인생 내가 살 거니까 냅둬! 싫어? 그럼 까든가!'

...보수적인 황궁의 여자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정열적이고 자유로운 여자 엘리자베트.
정말이지 당차고 멋집니다.
=ㅅ=

(...뭐, 역사적으로 깊이 파고들어가 보지만 않으면...;)





(*독일어 - 일어 - 한국어의 중역이라
실제 가사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Ich will nicht gehorsam, gezähmt und gezogen sein.
Ich will nicht bescheiden, beliebt und betrogen sein.
Ich bin nicht das Eigentum von dir,
denn ich gehör nur mir.

나는 유순해지고 싶지 않고, 얌전해지거나
깍듯하게 예의만 차리게 되고 싶지 않아요
나는 겸허해지고 싶지도 않고,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고 싶지도 않고, 속고 싶지도 않아요
나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예요
나는 나만의 것이예요

Ich möchte vom Drahtseil herabsehn auf diese Welt.
Ich möchte auf's Eis gehn und selbst sehn, wie lang's mich hält.
Was geht es dich an, was ich riskier,
denn ich gehör nur mir.

나는 외줄 위에서 이 세상을 내려다 보고 싶고 얼음 위를 걷고 싶어요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요
내가 위험한 일을 하는 것이 당신에겐 문제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만의 것인걸요!

Willst du mich belehren, dann zwingst du mich bloß,
zu fliehn vor der lästigen Pflicht.
Willst du mich bekehren, dann reiß ich mich los
und flieg wie ein Vogel ins Licht.

당신이 내게 충고하려 할수록
나는 성가시고 까다로운 의무에서 도망치고 싶어질 뿐이죠
당신이 내 생각을 바꾸려 한다면, 나는 그걸 뿌리치고
빛을 향해 새처럼 날아가 버릴거예요

Und will ich die Sterne, dann finde ich selbst dorthin.
Ich wachse und lerne und bleibe doch wie ich bin.
Ich wehr mich, bevor ich mich verlier.
Denn ich gehör nur mir.

별을 따길 원한다면 나는 내 손으로 그걸 손에 넣을 거예요
나는 성장도 하고, 배우기도 하겠지만 그러면서도 나 자신으로 남을거예요
스스로를 잃어버리기 전에, 나는 나를 지키겠어요
왜냐하면, 나는 나만의 것이니까!

Ich will nicht mit Fragen und Wünschen belastet sein.
Vom Saum bis zum Kragen von Blicken betastet sein.
Ich flieh, wenn ich fremde Augen spür.
Denn ich gehor nur mir.

남들의 질문과 부탁으로 휩쓸리고 싶지 않아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에게 주시당하는 것도 싫어요
타인의 시선을 느끼면 나는 도망쳐 버릴 거예요
나는 나만의 것이니까요

Und willst du mich finden, dann halt mich nicht fest.
Ich geb meine Freiheit nicht her.
Und willst du mich binden, verlaß ich dein Nest
und tauch wie ein Vogel ins Meer.

당신이 나를 손에 넣으려 한다면 나를 붙잡으려 해선 안 돼요
나는 자유를 저버릴 수는 없어요
당신이 나를 속박하려 한다면 나는 당신의 둥지를 떠나
새처럼 바다로 뛰어들어 자맥질하겠어요

Ich warte auf Freunde und suche Geborgenheit.
Ich teile die Freude, ich teile die Traurigkeit.
Doch verlang nicht mein Leben, das kann ich dir nicht geben.
Denn ich gehör nur mir.

Nur mir!

나도 내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고 남에게서 비호를 받고 싶어요
기쁨도 슬픔도 서로 나누고 싶어요
내 삶을 송두리째 원한다는 그런 말 마세요, 드릴 수 없으니
왜냐하면, 나는 나만의 것이니까요!

오로지 나만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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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물이었던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Elisabeth "Sis(s)i" von Wittelsbach).
(통칭 시씨)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황후였다고 하는데
이 초상화만 보면 그림같은 사람이었겠구나 싶어요.
실제로 오스트리아 인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여겼던 황후라고도 들은 바 있습니다.

이런 여자가 '나는 내 인생 살거야!' 라고 하는데
누가 뭐라고 할까 싶더라고요.
=ㅅ=

가끔 기분 처질 때면 꼭 듣곤 하는 곡입니다.
그래, 내 인생 내 건데 누가 뭐래! 하면서 말이죠. ^^

오늘 날씨가 더워서인지 좀 처지기에
서늘한 쓰릴미에서 속시원한 엘리자베트로 잠깐 빠져 보았습니다.
>ㅆ<///





덤.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답변.





'그러삼.
님하가 짱 드시고 하고 싶은 거 다 하시고
부디 날 버리지만 마삼. 사랑만 해 주삼'

마당쇠 본능, 나쁘지 않다...

(아, 그리고 저 이 뮤지컬 본 적 없어요...
이거슨_예습의_결과물.jpg)

:



* 미리니름 있습니다.
스토리를 전혀 모르는 채로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안 보시는 쪽이 좋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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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인가 예매해둔 쓰릴미를
드디어 요 며칠 전에 다녀왔습니다.
뮤지컬계의 마약이라 불리우는만큼 기대가 커서
미리 지인분께 앨범을 빌려 듣는 둥
철저하게 예습을 하고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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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이번 쓰릴미는 말이 많았습니다.
많이 바뀐 무대장치와 더불어 초연 페어인
김무열 씨(그 / 리차드 롭 役)와 최재웅 씨(나 / 네이슨 레오폴트 役)의 페어가
돌아왔기 때문이던 것 같습니다.

(왼쪽이 최재웅 씨, 오른쪽이 김무열 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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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5월 21일 일어난
끔찍한 범죄.

14살의 어린아이를 무참하게 살해하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게 시체를 훼손해서 유기한 사건이 있었다.

온 시카고를 술렁이게 만든 이 끔찍한 사건의 범인은
엘리트라 불러도 좋을, 동시에 소년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젊은 청년 2명이었다.

대체 왜?

어째서 그들은 죄없는 아이를 살해한 것일까?
그에 관한 이야기가 뮤지컬 '쓰릴미'를 통해 시작된다.









Prelude

서곡.
몇번이고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되는
강렬한 마약같은 이 뮤지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피아노' 반주.

호흡이 가빠지게 만드는 아슬아슬하고 아름다운 연주를 시작으로
뮤지컬 쓰릴미가 시작된다
.




Why

극의 시작인 '나'의 7번째 가석방 심사일.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느냐는 가석방 심의원들의 질문에
'나'는 지금껏 한 번도 입밖에 내지 않았던 이야기를 시작한다.

34년 전, 감옥에 갇히면서 자신은 오로지
'그'를 따랐을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과거의 회상과 '나'의 자기 변론이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Everybody wants RICHARD

18살에 고교를 졸업하고, 비슷한 지적 능력으로 인해
쭉 함께 지냈던 '그'와 '나'
'그'는 일찌기부터 '나'를 공범자로 끌어들여
범죄를 저지르기를 일삼았다.

그러나 '그'는 한마디 말도 없이 '나'를 떠나버리고,
'나'는 '그'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어느날, '그'의 호출로 두 사람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내내 '나'를 무시하려 드는 오만하고 매력적인 '그'에게
자신의 유용성을 어필하는 '나'

'그'는 다시 '나'와 시간을 보내겠다며
대신 예전처럼 자신의 범죄를 도와달라 말한다.

'나'는 싫다고 했지만 '그'는 자신의 놀이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관계는 끝이라 단언해버리고,
결국 '나'는 그날밤부터 다시 '그'와 어울려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Nothing like a fire

'그'와 함께 방화를 저지르는 '나'
'그'는 넘실거리는 불꽃을 보며 희열을 느끼고.
'나'는 그런 '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함께하고 싶은 욕망에 순순히 그를 따르고 만다.

동시에 '나'는 자신이 '그'가 시키는대로 순종하면
좀 더 '그'와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는다.



A written contract

계속 범죄를 저지르며 '나'를 공범자로 끌어들이려 하는 '그'의 행태에 질린 '나'.
혼자서 하라고 하는 '나'를 '그'가 계약서를 작성하자며 유혹한다.

'그'가 하는 범죄에 동참해주는 댓가로서,
'나'가 원하는 것을 '그'가 무엇이든 이루어주기로.

'나'는 무슨 일이든 너(그)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할 것을,
최선을 다할 것을 맹세한다, 그 보상만 해준다면


이와 관련해서 난(그) 나의 연인(나)를 만족시킬 것을
맹세한다. 난(그) 네(나)가 원하는 것을 모두 다 너(나)에게 해줄 것이다


'그'에게 진즉부터 사랑을 받고 싶어했던 '나'는
'그'의 유혹에 넘어가, 계약서에 피로 사인을 한다.



Thrill me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쓰릴미의 노래이기도 하고,
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계약서의 내용(범죄를 도울 때마다 나를 사랑해줄 것)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그'에게, 참다못한 '나'가 폭발하여 어서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한다.





(3:55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쓸데없는 일들 모두 집어치워
날 좀 쳐다봐줘 , 날 속이지 말고 thrill me, thrill me


혼자 해

잊지 마, 계약서의 내용을.
너는 날 만족시켜야만 해.
사랑해달라고 할 때마다
단지 피곤해 귀찮아 짜증냈어.
날 갖고 놀지마, 왜 날 실망시켜?
날 속이는 거야? 핑계라도 대 봐.
thrill me, thrill me.


난 아무 느낌 없어!
난 더 이상 흥분되지 않아.
창문 깨고, 자물쇠 따고, 물건 훔치고.
씨발, 우리가 해야될 일들은 이런 일들이 아냐. 전부 너무 쉬워!
흥분되지 않아!


자꾸만 이러면 나 못참아
날 좀 봐, 병신같은 내 모습.
화가 나 더 이상 못 참겠어.
빨리 만져줘 안아줘 사랑해줘
변명할 생각 마, 설득할 생각도, 이젠 필요없어
날 피해가지 마, thrill me


하지 마!
아무때나 난 안 해, 특히 이런 기분엔


타협하면서 참았어, 이젠 고소할지 몰라.
왜 이 밤을 망쳐, 왜 날 부정해야 해?
불평 그만할게, 날 만족시켜줘, thrill me


싫다고 말했다?

한 번이라도 제대로 날 느낀 적 있어?

있어.
근데 지금은 아냐.


그런 식으로 말하지마.
정말 지겨워, 짜증나 미치겠어.
내가 이런 거지같은 일을 도왔던 유일한 이유는
그 계약서 때문이야.
피로 사인한 계약서.
...찢는 거 보고 싶어?


아니. 씨발, 니가 이겼다.
빨리 끝내자.


집중해, 나한테!
어린애 취급 마라, 복종할테니까.
난 너의 공범자, 절대 배신 안 해.
thrill me, thrill me


(마지막에 서로 옷 벗고,
'나'가 '그'를 돌려세우면서 불이 딱 꺼지는데... 진짜 두근거렸다.
워낙에 템포가 빠르고 격정적인 극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내 안에 잠든 동인의 피가 움찔함인가. 진짜 무시무시하게 몰입되었던 곡이다.)



The plan

시시한 범죄는 지겨우니 거치적거리는 자신의 동생을 죽이자고 제안하는 '그'
말도 안 된다고 거부하다가, 결국 '그'의 동생이 아닌 적당한 어린애를 죽이자고 모의하기에 이른다.



Way too far

본격적으로 어린애를 죽이기 위한 준비를 하며 신이 난 '그'
그런 '그'를 바라보고 따르는 '나'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며
애환에 젖어 노래를 부른다.



Roadster

초등학교 근처에서 희생양으로 삼을, 적당한 어린애를 꼬시는 '그'
로드스터라고 하는 2인승 오픈카(주로 스포츠카)를 미끼로 꼬신다.
위험한 분위기가 잔뜩 배어있기 때문에
정작 무대에 있는 것은 '그' 한 명 뿐인데도,
가상의 어린아이에게 따라가지 말라고 외치고 싶어졌던 기억이 난다.



Superior

무고한 어린아이를 죽이고 나서 그야말로 신난 '그'와 대조되게도,
'나'는 불안에 벌벌 떤다.

그런 '나'에게 '그'는 자신들 둘은 천재적이고,
법을 초월한 초인, 즉 슈퍼맨이기 때문에 절대로 잡히지 않을 거라고 달랜다.



Ransom note

어린아이를 죽인 뒤에, 그 부모에게 자식이 살아있는 척을 하고
협박 편지를 보내서 돈을 뜯어내자고 하는 '그'



My glasses_Just lay low

어린아이의 사체가 발견되자, 벌벌 떨기 시작하는 '나'
그에 비해서 '그'는 태연하기만 하다.

그러나 차츰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나'가 실수로 떨어트리고 온 안경에 촛점이 맞춰지고,
결국 '나'에게로 경찰에 찾아오게 된다.



I'm trying to think

'나'가 경찰에게 답할 진술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그'
'나'는 열심히 궁지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 고심하며
'그'가 시키는대로 한다.



Keep your deal with me

다급한 상황이 되자 '나'를 버리려는 '그'에게 실망한 '나'.
이렇게 되면 자기도 못 참겠다며 진실을 경찰 측에게 밝히겠다고 '나'가 말하자
'그'가 그제야 잘못했다고 사과하며 용서를 구한다.



경찰한테 속은 거야
네 맘 알아, 자기야
생각해 봐, 우리 계약
사과할게, 자기야
풀려날 수 있어,
네 말 취소만 하면
피로 맺은 우리 약속
아직 지켜져야 해
나와 함께 있어 줄래
우리 관계 끊지 마
계획은 실패야
제발 혼자 두지 마
네 맘 뭔지 나도 알아
제발 나를 용서해
모든 게 나 때문이야
제발 날 떠나가지 마



문자 그대로 쭉 '나'를 병신 취급해 오던 '그'의 확연한 태도 변화.
이것이 진심인지,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죄의 댓가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인지 알 수가 없다.
결국 '나'는 사랑하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Afraid

결국 유죄 판결을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사형선고를 받을까 두려워 유치장에서 벌벌 떤다.

바로 옆방에 있는 '나'에게 그런 자신의 나약함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그런 '그'의 기색을 모두 알아차리고 있다.

그리고 최종 재판 전날, 죽고 싶지 않다면서
'나'가 잠든 줄 알고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듯 노래한다.



Life + 99 years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두 사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Hate the sin but not the sinner)'이라는
명언을 남긴 전후무후한 재판이었다고 한다.(실화)

사형은 피했지만,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 두 사람.
절망에 빠져야 마땅하건만,
그러나 어째서인지 '나'는 너무나도 침착하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사실 그 안경을 떨어트린 것은 '나'가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었다고 한다.
언젠가 일이 잘못되면 '그'가 '나'를 쓰레기처럼 버릴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살인을 시작하기 전부터 아예 '그'와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한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그리고도 99년을 더 함께해야만 한다며
둘만 있으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없지 않느냐고 하는 '나'
'그'는 그제야 '나' 가 자신보다 한 수 위였음을 인정하고,
동시에 '나'의 함정에 빠져 그가 원하는 대로 되었음을 깨닫고 절망한다.

그리고 피날레.




Finale - Thrill me

이 모든 이야기가 끝났을 때,
'나'는 가석방 심사에서 OK를 받고
자유의 몸이 된다.

그러나 이미 몇 년 전에 '그'는 감방에서
다른 죄수의 손에 살해당하고 없다.

'그'가 없는 차가운 자유를 만끽하며,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고 되뇌인다.

'자기야'

남은 생애 전부를 바쳐,
몇 번이라도, 그만을...

[I'm one perfect accomplice / 난 너의 완벽한 공범자
who never betray you / 절대 널 배신하지 않아

If you thrill me, / 네가 나를 전율시켜 준다면,
THRILL ME! / THRILL ME!]








아슬한 관계에서 오는 날카로운 박력, 속도감, 박진감, 손에 땀을 쥐는 급박한 전개 탓에
정말이지 아무 생각도 못하고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바로 이전 주에 보았던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는
총 2시간 반이 1시간처럼 느껴졌었는데,
쓰릴미는 중간에 아예 배가 아프단 걸 잊어버렸어요.

제가 장이 약해놔서, 공연날은 좀 조심하는 편인데...
이날은 어째 첫 서곡에서 장님이 불길한 징조를 보내셔서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정신차려 보니 저는 밖에 있었고, 배는 무지하게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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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도 잊어버리고 본 거죠.

여튼 이런 뮤지컬을 한 번만 보고 말 수는 없으니,
나중에 기회를 봐서 다른 페어로 한 번 더 볼 생각입니다.

일단 김무열 씨와 최재웅 씨 페어가 워낙에 진리이니
그것만은 꼭 보라는 주변 분들 추천에 따라 본 것이었는데...
아주 크게 만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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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이미지도 멋지게 많이 나왔더라고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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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저는 올해가 쓰릴미 처음이라 보지 못했지만,
07년도에 류정한 씨와 김무열 씨가 함께 무대를 하셨었다고 들었습니다.

류정한 씨가 네이슨 역이였다고 하는데
이 무대도 정말 놓쳐서 두고두고 아쉬울 뿐입니다.

제발 십년 뒤에, 담배연기 다 날아오는 배심원석이라도 좋으니
기회가 한 번만 오기를...
;ㅅ;





이번에는 제법 롱런이라 11월 14일까지 한다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1층과 배심원석은 5만원,
2층은 3만 5천원이라는 조금 높다 싶은 가격이지만
아마 보시고 후회는 안 하실 것 같아요.
(물론 취향이 저와 맞는다는 가정 하에. ^^;)

저는 다음에도 마음에 드는 페어가 나오면
망설이지 않고 1층을 노리고 갈 듯합니다.
>ㅅ<///

그러고 보니 이번에 무대가 대폭 바뀌는 바람에 말이 많았다던데,
이전 무대가 워낙에 멋지다고들 해서 그것도 한 번 보고팠는데 말이죠.
조금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첫번째이니만큼, 무대 장치는 신경도 안 쓰일 만큼
푹 빠져서 본 지라...)

김무열 씨의 나쁜 남자 연기도 정말 인상적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화자인 '나' 역의 최재웅 씨가 멋졌습니다.
목소리 톤과 안경이라는 아이템을 이용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연기가 너무 멋졌고,
노래도 취향이어서 다음에는 또 어떤 뮤지컬을 하시나 찾아보려고요.
^^

같이 가신 P님의 말씀에 의하면
이번에 피아노 반주자 분이 2분인데 그 가운데 한 분이
아직 무대에 덜 익숙하신 듯해서, 만약 그 분이 반주자면
좀 덜 몰입될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다행히도 저는 아주 자연스러운 반주와 함께 감상할 수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항상 화제를 모으고 있는 쓰릴미 극중에서의 키스씬에 관한
배우분들의 인터뷰 영상이 있길래 함께 퍼왔습니다.
근데 이거 올해 거는 아니고...이것도 류정한 씨 이야기 나오고,
이율 씨 나오고 한 거 보니 07년도인 듯합니다.

그냥 가볍게 웃으실 수 있으니 흥미 있으신 분은 한 번 보세요.
^^





재웅문어님이라 감히 불러드리고 싶어요.
사...사랑합니다!
ㅜㅜ

그리고 이거 암만 생각해도
네이슨×리차드인 거 같어...┐-



:



엊그제,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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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발레에 관심이 없어도,
누구나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백조의 호수'이지만,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는 좀 다릅니다.

일단, 백조가 남자거든요.
(숫놈이라고 해야하나...)



바로 몇 달 전에 이마 이치코(백귀야행 작가로 유명!)의
'모에의 사각(국내판 타이틀 뷰티풀 월드)'에서
슬쩍 관련 이야기를 만화로 읽고는
'이거 재미있겠다!' 했던 작품인데
마침 들어온다기에 바로 예매를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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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시작이었는데
직전까지 또 다른 친구, 지인분들과 맛난 것 먹고 노느라
7시 50분이 되어서야 공연장에 도착을 했더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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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간 리미님과 카에는 프로그램북을 샀기에
옆에서 한 컷 찍어봤습니다.
무지개박이 굉장히 예쁘게 들어갔더라고요.
백조답게 흰 색~
>ㅅ<///

제가 본 공연은 백조 / 낯선 남자에 조나단 올리비에,
그리고 왕자에 샘 아처였습니다.
두 분 다 아주 멋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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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엘리어트' 보신 분은 아실지도 모르겠는데
맨 마지막에 주인공 소년 빌리가 결국 발레로 성공해서
첫 공연을 '백조의 호수'로 서게 되는데,
그게...왕자 지그프리드 역이 아니라 백조 역이어서
보는 사람들이 막판 대반전이라고들 했다지요.
참 참신해요. ^^



발레가 아닌 댄스 뮤지컬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익살스럽고 재치가 있는데다
정말로 춤에서 눈을 못 떼겠더라고요.

전 제가 댄스 공연 쪽엔 별 흥미가 없는 줄 알았는데...
어제 공연 시간이
1막 70분, 인터미션(중간 쉬는 시간) 20분,
그리고 2막 60분으로 총 150분이었는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만 같았어요.
70분과 60분이 그렇게 쏜살처럼 지나가다니!





이건 DVD로 나온 버젼인데,
백조에 아담 쿠퍼(제발 내한 좀 해줘 이 오빠야...),
그리고 왕자에 스콧 앰블러 버젼이예요.

첫 시작에, 왕자가 백조에 관한 꿈(나름 악몽...)을
복선처럼 깔고 이야기가 시작이 되죠.



이 버젼에서, 왕자는 몹시 나약하고 섬약한 캐릭터입니다.
어머니인 여왕의 사랑을 바라지만, 아직도 젊고 아름다운 그녀는
자기 삶을 사느라 바빠서 외로움쟁이 아들에게는 별 신경을 안 써요.

1막의 중반이 지나면, 여러가지로 세상살이에 지친 왕자는
에라 ㅅㅂ 죽자 하고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막장 드라마의 삘이...;; ㅎㅎ)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주인공 백조가 짠! 하고 나타나서 왕자를 매혹시키지요.





아니 뭐 이건 진짜 매혹이라고 밖에는.
같이 간 리미님의 말씀에 의하면, '정말로 새의 날갯짓이 느껴진다'고 하셨는데
어제는 워낙에 정줄을 놓고 보느라 몰랐지만
이렇게 DVD 영상을 다시 보니 정말 그렇구나 싶더라고요.

남성적인 백조의 힘찬 매력에 흠뻑 빠져듭니다, 정말로.




숫놈 백조와 왕자의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ㅎㅁ 러브 스토리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랄까 수간.....헉;)

각설하고, 백조에게 매료된 왕자는 다시금 살아갈 희망을 얻고
기쁨에 차올라 성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후에 왕비의 측근이, 왕자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서
백조와 매우 닮은 낯선 남자(원작에선 흑조)를
왕궁의 파티에 등장시키지요.

그런데 이 흑조는 왕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여왕을 유혹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면서도 '나야 나~ 백조~ 후후훗!' 하는 걸
왕자에게 어필함으로서, 왕자로 하여금 질투로 미쳐버리게 하죠.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어머니 여왕과,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백조가 둘이 눈이 맞아 시시덕 거리는 것을 본 왕자,
결국 참지 못하고 총을 빼듭니다.(........앍)

그 와중에 엉뚱한 사람이 희생되고,
왕자는 감금당합니다.




그리고 왕자와의 허락받지 못한 사랑(게이라서야, 수간이라서야? ㅠㅠ)에
몸을 내맡겼던 진짜 백조는 같은 백조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해
몸에 상처를 입은 채로, 왕자의 침실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백조의 무리가 나타나,
왕자와 백조를 공격하지요.
결국 둘 다 죽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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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왕자를 찾아온 여왕은
자신의 아들이 싸늘한 시체로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오열하지만 이미 늦었죠.

결국 왕자는 죽음으로서 그가 찾던 평온을 손에 넣고,
백조 또한 사랑하는 왕자와 맺어진다는
로맨틱 막장 ㅎㅁㅎㅁ 스토리입니다.
^^
(...........)

아니 그러니까 ㅎㅁ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요?
멋진 댄스뮤지컬이라고요?
무조건 ㅎㅁ라고 고개를 돌리거나 향하지 마시고
한 번만 더 깊이를 고찰해 주시라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 제가 좋아하는 건 남자 무용수들의 쌩고기 잔근육들이지만요.
땀에 젖어서 번들번들 빛나는데,
1층 6열에 앉아서 보니 그게 또 어찌나 아름답던지...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외간 남자 근육에 좋아 디지는 불민한 쌀내미 2X세였습니다.

그 와중에 행복해 죽어가는 쌀내미에게
지인 K님이 사악한 저주를 거셨죠.

(이하는 메신져 대화입니다)


K 님의 말:
그 웃이 새우튀김옷 같이 생겼잖아요
새우튀김들이 줄줄이 모여서 군무를
사진 보센, 새우튀김이잖아요!!
몇 번을 봐도 새우튀김임!!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
백조거든여?
백조.


K 님의 말:
현실을 인정하센...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못해여


K 님의 말: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배 나온 발레리노는 없었어요?
저 갔을 때는 배나온 애도 있었는데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앍
없었어여 ㅠㅠ
아 근데....하나가 체구가 작아서
백조 의상이 허리가 좀 남더라고요.
헐렁한게 좀 가엾고 귀여웠어요


K 님의 말:
그건 튀김옷을 잘못 입힌............................
계란을 안 묻혔군요....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이분 싫은 느낌......
아 정말....






저 말을 듣고 이미지를 다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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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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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주박인가효.................
언령술사 K님...사악한 녀자.

ㅎㅁ로 시작해 분식으로 끝나다니
뭐 이런 화끈한 결말이 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건 그거고, 정말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남자 무용수들(특히 주인공 백조!)의 모습은
강한 남성미 그 자체였답니다.

왕자가 한눈에 매혹당해서 동경의 대상으로 삼은 것도
이해가 갈 정도로.
>ㅅ<

30일까지 공연이라 이제 벌써
내일이면 끝이로군요. 아쉬워라...
안 보신 분들 가운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DVD를 통해서라도 꼭 한 번 보세요.

자주 오는 공연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년에 또 뵐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이만 감상을 마칩니다~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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