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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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발레에 관심이 없어도,
누구나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백조의 호수'이지만,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는 좀 다릅니다.

일단, 백조가 남자거든요.
(숫놈이라고 해야하나...)



바로 몇 달 전에 이마 이치코(백귀야행 작가로 유명!)의
'모에의 사각(국내판 타이틀 뷰티풀 월드)'에서
슬쩍 관련 이야기를 만화로 읽고는
'이거 재미있겠다!' 했던 작품인데
마침 들어온다기에 바로 예매를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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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시작이었는데
직전까지 또 다른 친구, 지인분들과 맛난 것 먹고 노느라
7시 50분이 되어서야 공연장에 도착을 했더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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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간 리미님과 카에는 프로그램북을 샀기에
옆에서 한 컷 찍어봤습니다.
무지개박이 굉장히 예쁘게 들어갔더라고요.
백조답게 흰 색~
>ㅅ<///

제가 본 공연은 백조 / 낯선 남자에 조나단 올리비에,
그리고 왕자에 샘 아처였습니다.
두 분 다 아주 멋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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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엘리어트' 보신 분은 아실지도 모르겠는데
맨 마지막에 주인공 소년 빌리가 결국 발레로 성공해서
첫 공연을 '백조의 호수'로 서게 되는데,
그게...왕자 지그프리드 역이 아니라 백조 역이어서
보는 사람들이 막판 대반전이라고들 했다지요.
참 참신해요. ^^



발레가 아닌 댄스 뮤지컬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익살스럽고 재치가 있는데다
정말로 춤에서 눈을 못 떼겠더라고요.

전 제가 댄스 공연 쪽엔 별 흥미가 없는 줄 알았는데...
어제 공연 시간이
1막 70분, 인터미션(중간 쉬는 시간) 20분,
그리고 2막 60분으로 총 150분이었는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만 같았어요.
70분과 60분이 그렇게 쏜살처럼 지나가다니!





이건 DVD로 나온 버젼인데,
백조에 아담 쿠퍼(제발 내한 좀 해줘 이 오빠야...),
그리고 왕자에 스콧 앰블러 버젼이예요.

첫 시작에, 왕자가 백조에 관한 꿈(나름 악몽...)을
복선처럼 깔고 이야기가 시작이 되죠.



이 버젼에서, 왕자는 몹시 나약하고 섬약한 캐릭터입니다.
어머니인 여왕의 사랑을 바라지만, 아직도 젊고 아름다운 그녀는
자기 삶을 사느라 바빠서 외로움쟁이 아들에게는 별 신경을 안 써요.

1막의 중반이 지나면, 여러가지로 세상살이에 지친 왕자는
에라 ㅅㅂ 죽자 하고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막장 드라마의 삘이...;; ㅎㅎ)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주인공 백조가 짠! 하고 나타나서 왕자를 매혹시키지요.





아니 뭐 이건 진짜 매혹이라고 밖에는.
같이 간 리미님의 말씀에 의하면, '정말로 새의 날갯짓이 느껴진다'고 하셨는데
어제는 워낙에 정줄을 놓고 보느라 몰랐지만
이렇게 DVD 영상을 다시 보니 정말 그렇구나 싶더라고요.

남성적인 백조의 힘찬 매력에 흠뻑 빠져듭니다, 정말로.




숫놈 백조와 왕자의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ㅎㅁ 러브 스토리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랄까 수간.....헉;)

각설하고, 백조에게 매료된 왕자는 다시금 살아갈 희망을 얻고
기쁨에 차올라 성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후에 왕비의 측근이, 왕자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서
백조와 매우 닮은 낯선 남자(원작에선 흑조)를
왕궁의 파티에 등장시키지요.

그런데 이 흑조는 왕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여왕을 유혹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면서도 '나야 나~ 백조~ 후후훗!' 하는 걸
왕자에게 어필함으로서, 왕자로 하여금 질투로 미쳐버리게 하죠.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어머니 여왕과,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백조가 둘이 눈이 맞아 시시덕 거리는 것을 본 왕자,
결국 참지 못하고 총을 빼듭니다.(........앍)

그 와중에 엉뚱한 사람이 희생되고,
왕자는 감금당합니다.




그리고 왕자와의 허락받지 못한 사랑(게이라서야, 수간이라서야? ㅠㅠ)에
몸을 내맡겼던 진짜 백조는 같은 백조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해
몸에 상처를 입은 채로, 왕자의 침실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백조의 무리가 나타나,
왕자와 백조를 공격하지요.
결국 둘 다 죽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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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왕자를 찾아온 여왕은
자신의 아들이 싸늘한 시체로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오열하지만 이미 늦었죠.

결국 왕자는 죽음으로서 그가 찾던 평온을 손에 넣고,
백조 또한 사랑하는 왕자와 맺어진다는
로맨틱 막장 ㅎㅁㅎㅁ 스토리입니다.
^^
(...........)

아니 그러니까 ㅎㅁ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요?
멋진 댄스뮤지컬이라고요?
무조건 ㅎㅁ라고 고개를 돌리거나 향하지 마시고
한 번만 더 깊이를 고찰해 주시라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 제가 좋아하는 건 남자 무용수들의 쌩고기 잔근육들이지만요.
땀에 젖어서 번들번들 빛나는데,
1층 6열에 앉아서 보니 그게 또 어찌나 아름답던지...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외간 남자 근육에 좋아 디지는 불민한 쌀내미 2X세였습니다.

그 와중에 행복해 죽어가는 쌀내미에게
지인 K님이 사악한 저주를 거셨죠.

(이하는 메신져 대화입니다)


K 님의 말:
그 웃이 새우튀김옷 같이 생겼잖아요
새우튀김들이 줄줄이 모여서 군무를
사진 보센, 새우튀김이잖아요!!
몇 번을 봐도 새우튀김임!!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
백조거든여?
백조.


K 님의 말:
현실을 인정하센...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못해여


K 님의 말: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배 나온 발레리노는 없었어요?
저 갔을 때는 배나온 애도 있었는데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앍
없었어여 ㅠㅠ
아 근데....하나가 체구가 작아서
백조 의상이 허리가 좀 남더라고요.
헐렁한게 좀 가엾고 귀여웠어요


K 님의 말:
그건 튀김옷을 잘못 입힌............................
계란을 안 묻혔군요....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이분 싫은 느낌......
아 정말....






저 말을 듣고 이미지를 다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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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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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주박인가효.................
언령술사 K님...사악한 녀자.

ㅎㅁ로 시작해 분식으로 끝나다니
뭐 이런 화끈한 결말이 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건 그거고, 정말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남자 무용수들(특히 주인공 백조!)의 모습은
강한 남성미 그 자체였답니다.

왕자가 한눈에 매혹당해서 동경의 대상으로 삼은 것도
이해가 갈 정도로.
>ㅅ<

30일까지 공연이라 이제 벌써
내일이면 끝이로군요. 아쉬워라...
안 보신 분들 가운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DVD를 통해서라도 꼭 한 번 보세요.

자주 오는 공연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년에 또 뵐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이만 감상을 마칩니다~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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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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