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치키와 함께 예매해두었던
쓰릴미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지난번에 보고 온 웅무페어(김무열-최재웅)은
2차로 끝났고...이번엔 새로운 배우분으로!

김재범 씨가 워낙에 평이 좋아서
너무 기대가 되더라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날 보러와요'도 왠지 무지하게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영화판 '살인의 추억'이예요~)

어째 뭐랄까...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분이라,
'나(네이슨)'의 역할을 어떻게 소화하실 지 궁금하더란 말이죠.
(심지어는 여왕님이라고 불리질 않나;;;)

원래 이분은 조강현 씨와 페어를 이루셨는데,
3차 티켓 오픈하면서 새 페어가 딱 4회 있더라고요.
바로 제가 노리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앤티크'에서 '치카게(...국내명 모르고...)' 역할로
저는 처음 알게 된 분이랍니다.

앤티크에서는 워낙에 연기가 순~하셔서
나쁜 남자의 표본이랄 수 있는 '그(리차드)' 역을 어떻게 하실까
내심 걱정도 했는데...꽤 평이 좋더라고요.

다만, 뮤지컬 배우가 아닌 전직 모델-배우이시다 보니...
아무래도 가창력이 부족하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연기는 좋은데, 노래가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함.
(...저 박은태 씨하고 류정한 씨 젤 좋아하는 녀자...어쩔 수 없음;;)

그래서 일단 예매부터 해보았음.
앞에서 4번째 한중간이라는 정말 꿈같은 자리에서 즐겁게 보았어요.
ㅎㅎㅎㅎㅎ



확실히 웅무페어와는 다른 맛이 있더라고요.
페어에 따라서 극의 미묘한 부분이 다르게 표현되어서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어요.

지난 리뷰에서 자세한 이야기는 다 했으니
이번엔 간단하게 몇 곡만.



Nothing like a fire

'그'와 함께 방화를 저지르는 '나'.
불꽃과 연기, 타는 냄새,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홀려
황홀해하는 '그'와는 달리, '나'는 흥분한 '그'를 바라보며
'그'에게 동조한다.
'그'는 불을, '나'는 '그'를 바라보는 구도가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졌다.



Thrill me

쓰릴미 전체에서 내 개인적으로 가장 두근거려했던 곡인데...
웅무페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을 바로 여기에서 알 수 있었다.

웅무페어는 체격 차이가 별로 없으시다보니
내용상 '나'가 '그'에게 안기는 구도임에도(야오이 용어로는 수...)
이 곡의 마지막에 '그'를 돌려세우는 '나'가 마치 공 같았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런데 이게...신장이 20cm 정도 차이가 나버리니
(최지호 씨가 거의 190에 육박하심)
아무리 '나'가 '그'를 돌려세워도 절대 공으로 안 보이더라.
;ㅁ;

아이구우!!!!!!!!!

노래 중 '날 좀 봐, 병신같은 내 모습' 에서는
그야말로 '나'의 감정이 폭발해서, 김재범 씨가 거의 고함을 지르셔서
보면서도 움찔했다. 박력있다!!!!!!!!!!!!!!!!!!



Keep your deal with me

최지호 씨의 연기력 폭발이랄까...
'그'가 자신의 목숨이 풍전등화에 놓이자
'나'에게 비굴할 정도로 절실하게 매달리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래놓고 '나'가 알았다고 하자마자
'나'의 등뒤에서 싹 바뀌는 표정 또한.

그리고 결국 '그'가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넘어간 척하는 '나'의 김재범 씨도 물론 엄청나게 인상적이었고!

'뭐든 할게, 자기야.
너 없이는 나도 없어.'
...라는 가사에서는 정말 애틋함이 느껴졌다.
김재범 씨, 어째선지 묘하게 여성이 느껴지는 분이다.
선이 호리호리해서일까.



Afraid

이 또한 최지호 씨의 연기력 폭발이랄 수 있겠다.
정말로 두려워서 미치겠다는 듯이 벌벌 떠는 모습에
'그'의 캐릭터가 '나쁜 남자'에서 '사악한 어린아이'로 새로이 비치는 듯했다.



Ending

'난 너의 공범자, 절대 배신 안 해.
쓰릴미.
...쓰릴 미!'

...라는 '나'의 짧은 노래로 끝이 나는데
맨 마지막 '쓰릴미!' 라고 하시는 부분은
김재범 씨가 조금 흐느끼듯, 굉장히 떨면서 부르셔서
그것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다.





요건 원래 페어인 조강현 씨와 김재범 씨의 스팟영상.
원래 이 두분이 하시는 건데 최지호 씨랑 딱 4번 짜셨다고 해서
잽싸게 보러 갔던 거지요.

이 영상 보면서도 김재범 씨의 '나'를 실제로 보게 될 것이
어찌나 기대가 되던지...^^
보고 와서 아주 만족했답니다.
내년에도 하게 되면, 김재범 씨 버젼은 또 보고 싶네요.




아, 그리고-
극 중간에, '그'가 '나'를 확 밀쳐버리는 장면이 있는데...
웅무페어 때는 그게 그냥 '아, 남자 둘이 싸우는구나' 싶었는데
최범페어는 정말로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190에 육박하는 남자가, 가늘고 호리한 남자를 거의 집어던지다시피 하니...
일이 미터를 날아가서 바닥에 처박힌 '나' 역할의 김재범 씨.
뒷모습, 특히 목덜미가 묘하게 눈에 들어왔는데
정말로 왈칵 '그'가 개자식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어찌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저리 밀치나 싶고...

(...바꿔 말하면 재웅네이슨은 너무 튼실해서
내 보기에 안 가여워 보였단 소리가 된다...ㅠㅠ)




웅무페어 : 동선이 화려하고, 배심원석을 포함한 무대 지배력이 굉장함.
절제되어 있으며, 평이한 동작도 약간 각도를 바꾼다거나 하는 식으로
굉장히 세련되게 구성되었다는 느낌이었다.
그야말로 숨이 막히는 무대의 페어!

무열리차드 : 나쁜 남자의 표본.
악마 같은 매력으로 '나(네이슨)'을 악의 길로 꼬시지만
정작 자신의 파멸을 눈앞에 두고 자신의 죄를 전가하려는 비겁함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품위가 있으며
어쩐지 그 나쁘다 못해 싸이코패스적인 성격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 것만 같은 남자.

재웅네이슨 : 섬약하고 줏대가 없으나, 섬세하다.
'그(리차드)'에게 끌려다는 것에 대해서 인간적으로 고뇌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놓을 순 없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고백하며 따라가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결과적으론 '그'를 옭아매기 위해
아주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굴었던, '그'와는 다른 또 다른 싸이코패스라는 느낌이다.



최범페어 : 극 자체가 워낙에 숨이 막히는 전개이다 보니
역시 눈을 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웅무페어에 비해) 무대장악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묘하게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게이보다는 야오이 같은 느낌이랄까...아, 설명 어렵다...)


지호리차드 : 190에 육박하는 신장(벌써 세 번째 하는 말이다!) 탓에
행동 하나하나가 크고 시원해서 좋았다.
성질이 나서 뭐 하나 집어던지면 객석에서 보는 내가 벌벌 떨 지경.
그렇기 때문에, 남자로서의 매력이 한층 더 돋보인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반대로 '그'가 위축되기 시작하자 '저 덩치로 먼짓여- -_-' 싶은 느낌이 강해져
'그'의 나약함과 비겁함이 돋보였다.
그리고...노래가 좀 심하게 생목소리셔서 듣는 내내
무대 너머 4차원을 마음 속으로 바라보았다.

재범네이슨 : 호리호리하고 가녀린 배우가 하는 연기라서인지
전체적으로 굉장히 행동 하나하나 애달파 보였다.
(...나보다도 가느다란 다리가 양복자락 휘날릴 때마다 선이 드러나 어째 안타까웠지;
사식이라도 넣어드리고팠다;)
부모님의 사랑을 바라며 벌벌 떠는 애정부족의 어린애 같은 느낌이었다.
상대방이 자신을 봐주기만을 바라며
악한 짓도 마다않는 그에게서는, 냉철함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여튼 이렇게 만족스럽게 쓰릴미를 두 차례 보았네요.
4차부터는 오종혁 씨와 이지훈 씨가 투입된다던데
황홀한 룩스에도 불구하고 저는 연예인은 그닥 관심이 없어서 패스.

대체 왜 이분들은 앨범을 안 내주시는 걸까요.
페어별로 사서 들을텐데...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좋은 뮤지컬을 보고 나면
여운이 오래 가는 법이라
지금도 헤롱대고 있답니다.

함께 간 치키와도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하마터면 막차를 놓칠 뻔했지요.
치키냥~ 맛난 커피하고 케키 고마웠다능! ㅎㅎ
우리 담에 또 좋은 공연 있으면 같이 보아
>ㅅ<///

아직도 안 보신 분은, 김재범 씨의 네이슨을
꼭 한번 보러 다녀오시기를!

그럼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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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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