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친구들과 놀러 다닐 때마다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자며 맛집을 찾아 돌고 있습니다.
동대문 에베레스트부터 강남의 도스 타코까지
작년부터 좀 신났지요.
저희 가운데 이런 거에 빠삭한 녀석이 하나 있어서.
그러던 중에, 지난달에 말을 듣고
한달 전에 예약해야 자리가 난다는 유명한 케이크 뷔페로 향했습니다.
발빠르게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서 지난 주말에 다녀왔죠.
> <
선릉역 신명제과입니다.
ANN 만큼이나 유명하다더군요.
지하철 선릉역 3번 출구로 나와 개나리 아파트를 지나 150-200M 가량
직진만 하시다가 오른편을 보시면 곧바로 있습니다.
찾기 어렵지는 않으실 듯.
다만, 사전 예약(대략 3-4주 전) 필수!
제가 케이크를 좋아하긴 합니다.
몸이 하찮아지면서 위장도 차츰 축소 일변도라
최근에는 그다지 열심히 먹진 않았지만
워낙에 간식류라면 다 좋아하는지라.
전날에 빕스를 다녀온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아침 10시 반에 예약을 했다는 말에
아침 8시 반부터 일어나서 준비하고 다녀왔습니다.
...솔직히 아침부터 누가 케이크 뷔페를 가, 라고 생각했었죠.
케이크라는 건 자고로 티타임 이후의 시간대에,
밥과 별개로 룰룰루 즐기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10시 조금 넘어서 도착한 신명제과에는
이미 빈자리가 없었습니다.
=ㅂ= b
테이블이 채 10석이 안되는 조그만 곳이긴 하지만,
온통 저와 같은 XX 염색체로만 가득한 공간이 편안하더라고요.
12,800원을 내면 3,000원 이내의 음료를
(탄신 및 우유, 녹차, 아메리카노 등)
무료로 한 잔 드실 수 있고(*리필 불가)
2시간 동안 위장에 넣어갈 수 있는만큼 넣어가시면 되는
간단명료한 시스템입니다.
네, 그 간단함에 힘입어 저는 간단없이...
먹었습니다.
;ㅁ;
이게 첫 접시였슈.
하나 하나 좀 살펴보자면-
아주 커다란 슈크림.
크림이 너무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서
하나 먹으면 대만족.
이거 두어 개 먹으면 끼니도 될 것 같습니다.
크림을 짜내어 버릴 게 아니라면 위장 단련 필요.
전 두 개나 먹은 쌀용자.
;ㅁ;
초코 케이크.
빵 부분이 크림이 없고, 위는 코팅된 표면으로
달콤한 맛이 지배적인 쌉싸름한 케잌입니다.
크기는 작아 보여도 단단하다 보니 포만감이 제법.
이분도 두 개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까망베르 치즈 케이크.
원래 까망베르 치즈를 흠모하는데다
이게 제일 느끼한 맛이 적고 부드럽고 가벼워서
살살 녹았습니다.
이 분도 두 개 잡쉈죠.
딸기를 얹은 쇼트 생크림 케이크.
포근포근한 빵과 달고 부드러운 생크림의 가장 무난한 케이크.
위의 딸기는 케이크를 다 먹고 나서 먹는 편이 좋습니다.
하나 먹었어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가장 맛있다고 하던 달마시안 치즈 케이크.
오레오 쿠키를 부순 것 같은 알갱이들이 알알이 박혀 있어요.
진한 맛이 일품.
하나 먹었습니다.
이쯤되니 위장을 달래자며
야채가 필요했어요.
그 자리에서 만들어 곧장 나오는 샌드위치.
위장에 치즈와 크림이 넘실거리는 느낌이 들 때쯤
딱 좋아요.
크기는 작지만 또 그게 딱 좋았습니다.
두 개 먹었어요.
포근포근 부드러운, 크림 없는 치즈 케이크.
핸드메이드의 느낌이 나는 이런 치즈 케이크도 정말 좋아합니다.
일단 눈에 띄는 건 전부 먹어보자고 생각해서 이것도 집었죠.
위쪽의 레어 치즈 케잌들과 비교해 담백한 맛이 좋았습니다.
하나 먹었습니다.
초코 바나나 생크림 케잌.
안쪽이 다 크림인 건 눈으로 보면 알 수 있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접시에 놓고 포크로 자르다가 크림이 옆으로 다 비어져 나와서
조금 기겁했습니다.
크림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아낌없는 크림이 빵을 압도합니다.
이것도 하나 먹었죠.
샌드위치 2종 가운데 나머지 하나인 호밀빵 샌드위치.
호밀빵은 사실 별로 안 좋아하지만 샌드위치는 좋아해요.
마무리라고 생각하고 하나 먹었습니다.
(* 여기서 사진을 찍은 것은 '제가 먹은 것' 뿐입니다.
이 두 배 이상의 종류가 있어요.)
그렇게 다 먹고 나서 지금 총산을 해보니
저 13조각먹었네요☆
혈관에 치즈가 흘러도 이상하지 않을양이로군요.
무려 배탈도 안났어요.
> <///
기대주였던 모양은 5조각 먹고 김치를 찾았지만
전 그런 거 필요없는 밀가루와 치즈의 화신이었고...
뽕을 뽑겠다던가 하는 생각도 아니었고
먹고 나와서 더부룩해서 괴로운 것도 딱히 없이
참 잘 먹고 왔습니다.
그래서 나오면서 5월에 또 예약해놓고 왔어요.
4월 바빠서.(...)
그 날 오랜만에 친구네 놀러가서 딩굴거리면서
정말 편안하게 잘 놀고 그랬는데, 헤헷.
집에 와 보니...
...체중계님...
너- 너!!!!!!
이런 애 아니었잖아!!!!
그런 눈금으로 날 바라보지 마아아앍!!!!!
한동안 간식은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한정이 되겠군요.
아 쓰디쓴 인생.
케이크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날을 잡아서,
친구분들과 오손도손 가셔도 좋을 것 같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
그럼 오늘 오후도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쟈하라독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