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원치않은 커밍아웃이 있었노라는 이야기를

포스팅했던 적이 있습니다.

 

뭔가 요 며칠간의 쌀내미-

난리났습니다.

경계경보 발령을 넘어서서

뭔가 살이라도 끼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마저 들고 있습니다.

 

...피곤해요. 안식이 필요합니다.

아련히 떠오르는 마음의 고향은 섬유센터와 만다라케.

 

 

 

 

 

 

주말과 평일 중 이틀을 비워 그림을 그릴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쌀내미, 이번 학기는 주 3일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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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그리 빡빡하지 않게 잡는다고 잡았지만
화요일은 조금 집중포화란 느낌이랄까.
그래도 그다지 힘든 것은 없었습니다.
 
...요 일전의 '고급 일본어 회화' 수업에서의 커밍아웃만 없었다면 말이죠.
거기서 대체 무슨 살이 맺어진건지-
이번주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동지를 하나 찾은 것은 기쁜 일입니다만-
여하간 빨간 줄.
이제는 말조심하자- 라면서 어제 한참 레폿을 작성하던 쌀내미.
 
'친구가 되고 싶은 예능인' 에 대한 항목이 있었습니다.
TV를 봐야 누구를 알던가 할 것 아닙니까.
그렇다고 서태지라던가 신해철씨는 친구삼고 싶은 분은 아닌거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쌀내미.
조용히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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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田彰'이시다 아키라.
 
...내 지치고 힘들어 마음 피로할 때 그 그윽한 보이스로
'힘내, 내가 있잖아.' 한 마디 들려주신다면 필시 그대로 등골부터 녹아버리겠지요.
 
Voice Actor라는 설명까지 곁들여가면서
이러저러하여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참 설명 어렵더군요.
동족이라면 돈이 없어 드라마 시디 한 장 던져주면 사실 끝날 일인 것을.
(하긴 그것도 취향 나름이긴 하지요.)
 
하지만 쌀내미 들었습니다.
분명히, 들었습니다.
그 이름 입에 담는 순간 살며시 '억' 소리가 어디선가 흘러나온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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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숨어계신거죠, 동지님? ┐-
 
...여하간, 지난번의 원치않은 소소한 일로 인해 클래스 전체에
낙인이 찍힌 쌀내미.
말할 수 없는 만화 아예 가방에 소지하고 다녀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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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일본어 회화 클래스 OUT.
바이바이, 신교수님.
 
그리고 지난 번의 가벼운 실수.
벌거벗은 라비를 그리다가 교수님께 직격으로 들켰던 것.
어찌어찌 핑계를 대고 넘어가긴 했으나-
여기에도 경계경보는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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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일본어 OUT.
바이바이, 김교수님.
┐-
 
그리고 이것은 어제.
 
작문 수업을 듣던 쌀내미.
교재가 따로이 없고, 제본이 교재인지라
과제는 교재에 직접 써서 교수님의 연구실에 갖다놓는 방식입니다만-
 
아직 진도가 안 나간 다음 페이지의 본문이 이번 과제 뒤페이지에
이어져 있더군요.
 
그래서 교수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이거 뒤에 본문 있는데 이대로 찢어 낼 수도 없고 어쩌지요- 라고.
그랬더니 교수님- '아, 깜빡했다' 라시면서
제 책을 휙 집어가시더니
또 다시 좌악 펼치는 포즈로 클래스 전원에게 예제로 설명해 주십니다.
 
'이 페이지는 보시다시피 뒷페이지에 본문이 이어져 있으니까-
지난 주처럼 찢어서 내지 말고 복사해서, 거기에 써서 내세요.'
 
여기에 사소한 문제가.
수업시간이면 언제나 절로 움직이는 마이나스의 손 쌀내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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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잘랐습니다.
고간은 그리지 않았습니다만 여하간 그 뒷페이지에는
모조리 뒷모습의 남자 누드만을 열심히 열심히 그려뒀던 쌀내미.
 
차마 수업시간에 낙서했노라고 말을 못하니 교수님께
뭐라 말도 못하고 어버버하며 자신의 낙서가 모두에게 시간당하는 것을 입을 쩍 벌리고
마냥 바라보고만 있는 저.
 
학생들의 표정이 묘한 것에 눈치채지 못한 교수님께서
다행히도 그대로 책을 돌려주십니다.
아하하하하.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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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죄다 봤습니다.┐-
 
수업시간에 조용히 앉아서 열심히 남자 누드만 끄적거리는 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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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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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작문 OUT.
바이바이, 요시무라 교수님.
 
그리고 오늘 수업이 있었던 비즈니스 일본어.
역시 지난번에 슬쩍 읊었던 '깨워지다' 와 '범해지다' 의 온상.
그 때 한자가 뭐였더라 하면서
교재에 열심히 써뒀었지요.
 
그 날의 한자는 그 날에 외자.
순식간에 저주받은 습관이 되어버린.
 
犯かす, 犯こされる, 犯こされて喜ろこぶ.
(범하다, 범해지다, 범해져서 기뻐하다.)
 
각설.
쉬는 시간에 커피 뽑으러 간 사이에 교수님께서 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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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아아아악!!!!
 
 
 
그리고 제게 물으십니다.
이거 무슨 뜻이냐고.
 
'.............매저키스트라는 정신의학적 개념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어찌 필사적으로 말을 돌리는 쌀내미.
엊그제 읽은 심리학 책에서 나온 단어가 생각나서 발음 비슷한 김에 적어봤노라고
필사적으로 설명해습니다만-
납득을 해 주신건지 만 건지 결과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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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일본어 OUT.
바이바이, 코이시 교수님.
┐-
 
그리고 이 또한 실은 어제의 일.
실용 일본어 회화 클래스.
 
이것저것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그걸 그대로 앞에 나와서 칠판에 받아적는 식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름이 불리워져 칠판 앞에 선 쌀내미.
교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다나카상은 바쁜 도회의 생활에 지쳐, 장래 시골에 내려가
직접 설계한 집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갈 꿈을 안고 있습니다.'
 
여기서 질문.
'다나카상은 왜 시골에 내려가고 싶어했을까요.'
 
슥슥 답을 적는 쌀내미.
'바쁜 도회의 생활에 지쳤기 때문에.'
 
그리고 자리에 들어온 저- 교수님의 표정에서 살짝 심란함이 묻어있는 것을 캐치.
눈을 동그랗게 뜨고 틀린 글자라도 있는건가-
아니면 문법적인 미스라도 있었는가 잠시 글을 보지만
도무지 틀린 곳을 모르겠는겁니다.
잠시 고민해봅니다.
 
'忙しい都會の性活に疲れたから.'
 
...어라?
 
생활.
 
세이가쯔.
 
세이...가쯔.
 
...生活...
 
내가 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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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활性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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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
(*미스터야 작품집(...)에 실린 하나의 단편입니다.)
 
진심으로 저 스스로에 대해 다시 돌이켜볼 마음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내 일어는 혹시 잘못된 것이 아닐런지.
...랄까, 머릿속에 든 것에 문제가 있기라도?
 
정말 그 순간만큼은 만감이 교차할 정도로 민망했습니다.
오죽 공부 부족이면 生과 性을 헷갈리느냐 싶은 마음보다는
머릿속에 든 것이 그뿐이라 의심의 여지조차 없이 자연스레 나왔다는 것이.
 
지인에게 이야기했더니 웃더군요.
뇌수채로 썩어서 그런 거니 머리 재취시키라고.
(이눔이...┐-)
...좀 편하게 일반적으로 섞여서 살고 싶으면 이만 곰플을 버리라더군요.
 
 
 
 
 
 
 
 
 
곰플을, 버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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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벼, 이 자식아.
 
 
 
 
하여간 뭐 그리 상큼하게 결론난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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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일본어 회화 OUT.
바이바이, 스기 교수님.

이제 남은 거라곤 단 하나뿐인게죠.
...그런게죠.
6개의 수업 중 5개가 초토화 당한거죠.
 
뭐랄까, 이 정도로 매 수업마다 연속적으로 뭔가 일이 벌어지고 나니까-
계시라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베르사이유의 장미 명장면.
 
감옥에 갇혀, 재판을 받게 된 마리 앙투아네트.
마지막 남은 왕당파가 달려와 그녀를 도주시키려 하지만
여왕답게 죽겠다며 그 도움의 손길을 거절하고
페르젠에 대한 애절한 사랑만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여자로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자신의 모든 마음을 담아 연인을 떠올리는 명장면.
 
...그 심정을 떠올렸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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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 한 번 해보겠습니다.
(...........)
 
그래도 복학생이라고 앞자리 앉아서 좀 착실하게 들어보려던 마음은 가신 지 오래고
이젠 어느 구석으로 가야 교수님 눈에 띄지 않을지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훗.
 
두번 다시 실수 없도록 한자나 외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조용히 암약하고 싶지 말입니다. ┐-
 
뭔가 요 며칠 스트레이트로 일이 터지는 바람에 말 참 많아졌습니다.
이만하고 슬슬 자야겠군요.
내일도 수업은 들으러 가야하고 레폿도 써야하니.
 
부디 동지 여러분께서는 각별히 주의하시어
저와 같은 불상사를 겪지 않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럼-쟈하라독시드.
 
 
 
 
 
 
 
 
 


 

 

덧글.

 

시사 일본어 과제로, 일본의 정당 조사 중에 친구로부터 귀뜸받은 사실.

일본의 정당 중에서 다이치大地 당이란 녀석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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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찰스다윈 완결권인 4권 발매의 대망의 96년도에 신설된 정당.

역시, 뭔가 운명이 느껴지는겝니다.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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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헛소리인지 알 수가 없는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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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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