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메리냥과 만나 티앙팡엘 갔었더랩니다.
워낙에 오랜만인지라 꺄꺄거리며 좋아했지만 아쉽게도 조금 일찍 접었지요.
아쉬운 맘에 곧장 집에 가기는 싫고
2호선을 누비며 뒹굴거리다 일없는 엣찌에로군을 불러내
야밤에 스파이더맨을 보러 갔었답니다.
(스파이더맨 영화 두어 씬에 관한 언급이 있긴 합니다만
제 생각에 스포일러랄만한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 안 본 영화이고
그에 관한 언급 한 마디도 듣고 싶지 않으시다면
읽지 않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참으로 재미있게 보았더랬지요.
제가 히어로물 시리즈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영화 타이틀이 스파이더맨인지라.
배트맨도 슈퍼맨도 그야 좋아하긴 하지만-
슈퍼맨은 그 격세지감의 패션센스,
그리고 배트맨은 천지격차의 신분금전차이 탓에.
서민의 친구잖습니까, 스파이더맨.
엣찌에로군과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해리네 집사 할아버지의 말에 그만 뿜고 말았답니다.
(*상기 씬의 이미지는 아닙니다.)
스파이더맨에의 타오르는 증오에 괴로워하는 해리에게,
집사 할아버지가 말하지요.
"저는 당신의 아버지를 사랑했습니다."
어디 그뿐인 줄 아세요.
대사가 그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당신도 사랑합니다."
=ㅁ=
부자를 동시에! 무서운 집사 할배!!! 라면서
두려워하는 쌀내미의 귀에 꽂혀온 마지막 한 마디.
"당신의 친구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작작 좀 해!!!!!!
영화볼 때는 움찔거리는 거 빼고 입에 자물쇠를 채우는 쌀내미이기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굳어있는 제 팔을
옆자리의 엣찌에로군이 살며시 꼬집더군요.
...남의 마음은 읽고 난리야.
=ㅅ=
영화 끝나고 그에 대한 담화를 나누다가
결국 한 대 쥐어박혔습니다.
머리에 그런 것만 들었다고 뭐라 그랬어요. 킁.
뭐, 그리곤 밤에 돌아와 컴 앞에 앉아
이것저것 끄적이다가 J양과 메신져에서 수다를 떨었지요.
얼마 전에 일본으로 가서 현재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J양.
스파이더맨 봤다고 하니 그녀도 봤다면서
일본 쪽 자막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만, 역시 또 뿜고 말았습니다.
ㅜㅜ
엠제이가 자신의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
대기실에서 피터를 맞으면서 박수소리가 작았다고 걱정하는데
피터가 그것에 대해서 건물의 구조와 관련해 음향이 퍼지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려고 합니다.
그것을 듣고 있던 엠제이,
(J양의 말을 빌어) 싫지 않은 듯이 웃으면서-
"オタクなんだから"
(= 하여간,오타쿠라니까.)
과연 일본!!
자막에 자연스레 오타쿠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어!!!
(참고로, 한국 쪽의 자막은
'하여간 범생이라니까.'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NDS 관련 게임 이야기를
일본 쪽 포스팅에서 보았다며 J양이 주소를 보내주었지요.
보고 또 한참을 웃었습니다.
마리오 게임 패러디였는데, 가슴에 꽂히더군요.
[어어어...어떻게 하지?
현실의 여자아이가 내 방에 나타나다니!!!]
오탁 버젼 마리오.
=ㅂ=;;;
시리즈가 아래 보니 이어지더군요.
[피규어를 모으기 시작하면 전부 다 모으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아니메 송을 좋아한다!]
[제일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 TV 프로그램은 물론 애니메이션]
[맛있는 것을 먹는 것보다도
만화나 굿즈를 사는 편이 행복]
[3쿨에 들어선 애니메이션은
팬에게의 아첨과 관련 상품 판매를 위한 힘내서 *반 어거지 재출발 노선이
눈에 빤히 보여서 보기 괴롭다.]
[역시 현실의 여자는 무서워...]
[티셔츠와 청바지가 있으면 그 밖의 다른 예쁜 옷은 필요없다.]
[첫사랑의 대상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한참 웃었습니다, 아휴.
다행히도 미약한 거 몇 개 빼고는 남 이야기라서 좀 안심했습니다.
(...................)
그 아래 덧글들도 훑어보면서 꽤나 웃었고요.
'全米が泣いた(전미가 울었다.)' 라던가.
'こんなんマリオじゃない…。(이딴 거, 마리오가 아니야...)' 라던가.
'*恐ろしい子!(무서운 아이!)' 라던가.
'マリオも汚れたもんだ(마리오도 더럽혀졌군.)' 이라던가.
참, 그리고 별 건 아니지만 저 나름으로는 허걱했던 소식도 하나.
아시는 분은 아실 일인데,
일본에서 미소녀가 많이 등장한 유명 애니들은
AV화 되곤 한답니다.
스즈미야라던가, 마리미떼라던가.
저도 별로 그쪽은 찾아보는 편 아니라 잘 모르니
서로이웃 아닌 분들 공연히 자료 요청 마십시오.
겁나 귀찮습니다.
여하간, 제가 아는 작품 하나 또 되더군요.
ㅜㅜ
쓰르라미 울 적에.
'レナっぽい人の画像(레나틱한 아이의 화상)' 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레나 맞겠죠, 뭐.
저 큰 걸 휘두를 사람이 또 따로 있을까.
배우 참...
┐-
그래도 스즈미야는 본인은 괜찮았는데...
뭐, 어느 사이엔가 소리 소문 없이 나와있겠지요.
=ㅂ=
참, 개인적인 이야기 하나 슬쩍 추가.
오늘로 엣찌에로군과도 그럭저럭 5년이 되었습니다.
뭐, 굳이 오늘 만날 일은 없어 뒹굴며 NCIS 보고
그랑죠 소설 쓰고 콘티 짜고
드라마 시디 들었지만.
이게 다아 애정입니다.
=ㅅ= ♡
아마...
저녁 먹을 시간이 지나버렸군요.
배도 고프니 뭐 좀 간단하게 먹을 궁리 해봐야겠습니다.
날씨 탓에 밤 산책 글러놔서 뒹굴거리는 현재입니다.
여러분도 즐거운 토요일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원문은 테코이레, 즉 지레넣기 입니다만
설명하기 귀찮아 적당히 의역했습니다.
*유리가면 명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