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4일.
저는 정오 가깝도록 잠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유인즉슨-택배가 오기로 되어 있었거든요.
평소라면 오전에 깨어있는 식구들 누구에게든지
부탁하고 잘 일인데, 어제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게 왜냐하면...
[두려웠거든요.]
해설을 위해
여기서부터는 옛날 이야기 풍~
...크리스마스를 맞아, 친애하는 치밍 산타님께서는
나쁜 하마쟁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쌀은, 평소의 악행을 곱씹으며
앞으로도 하마짓 많이 하고 살아야지, 라면서 행복하게 하마책들을 골랐고,
치밍 산타님은 지팡이를 휘둘러 쌀에게 앞으로도 많이 하악대라며
그 책들을 결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앞서 치밍 산타님께 선물을 받은, 또 다른 나쁜 어린이 모님.
...발신인이 아주 수치스러운 닉네임으로 왔다면서
굴욕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것도 우체국 택배로 와서 본인 확인하고 사인까지 받아가셨다고.
그 말에 쌀은 해일처럼 밀려드는 두려움에 발발발 떨다가
슬쩍 산타님께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쌀...로 보냈지?]
[.........ㅋㅋㅋㅋ 글쎄?]
[...쌀좋다. 심지어는김 쌀도 괜찮아. 응? 괜찮다긔!!!]
[ㅋㅋㅋㅋㅋㅋ 그러게 말이야?]
[아아아악!!!! 설마변타쿠라던가변태 오타쿠라던가오덕쌀이라던가김변탁쌀같은 걸로 보낸 건 아니겠지!!!!!!]
[아. 나 도전 슈퍼 모델 보러 가. 바이바이~]
[가지 마아아아아!!!!!!!!!!!!!!!]
그러나 쌀내미의존나 하찮은애원에도 불구하고,
치밍 산타님은 메신져를 뜨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택배가 올 것으로 예상되었던 당일인 24일~
혹시라도 잠이 들어, 어머니가 받으신다거나
그나마도 어머니가 어딘가 나가셔서 앞집에 맡기고 가게 된다거나 하면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다 생각한 쌀은
그나마 직접 받는 것이가장 덜 수치스러운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긴긴 새벽이 가고,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을 때
쌀내미는 수면욕에 져가고 있는 자신의 눈꺼풀을 어찌하지 못하고
컴 앞에서 왱알앵알 노래하는 의식을 어찌하지 못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디선가, 쌀의 현실적 두려움에 근거한 환청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변태 오타쿠씨댁이죠? 확인 부탁드립니다.]
[변타쿠씨본인이신가요? 사인해주세요.]
[오덕쌀씨계신가요? 택배 왔습니다.]
[김변탁쌀씨 앞으로 택배입니다~]
마감하다 졸아서 원고에 침 떨어트릴 뻔했을 때보다 세 배더 빠르게
자세를 바로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에는 승냥이들과 어울려 디씨에서 온갖 피겨 영상들을 감상하며
어떻게든 버텨낸 쌀.
드디어 택배는 도착했고.
[여보세요. ㄱㄱㅅ(본명) 씨 댁인가요?]
[(크아 수치스러워) ...........................................................네?]
[ㄱㄱㅅ(본명) 씨 댁 아닌가요?]
[...어, 맞아요. 전데요.]
[네, 이거 받으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잘 된건데...
잘 되긴 하건데...
뭐지, 이 기분은.
(...)
알고보니 C모 택배사에서 제대로 일처리를 안 한 것이더군요.
산타님은 분명 [김찹쌀탁]으로 적어서,
정중하게 배송문의에 [꼭, 전화로 본인을 확인하고 방문해달라] 고 요구했는데.
아, 참-
다행이다.
(..........................)
오늘의 교훈.
변태에게도 수치는 있다.
=ㅅ=
여하간 이렇게 받아든 즐거운 치밍 산타님의 선물을
광속의 스피드로 풀어제꼈던 것이지요.
쌀월드에서는 당당하게 준 야오이로 보고 있는 [교도관 나오키]
휴머니즘의 이니셜을 따서 H물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6권의 야마다 유기가 추천했다며서 보너스 만화 있다고 하는데 그건 낚시고요.
그보다, 저 정말로 이 만화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관련된 인간심리와
일본의 사회적 병폐가 주인공들을 통해 멋드러지게 드러나 있어서 아주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치밍 산타님께서 친히 골라주신 추천작들.
[LOVELY SICK]
[Dash!]
[노 컬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1]
[요리미츠 군, 미안]
[요리미츠 군의 동생]
앉아서 잠도 안 자고 그대로 뚝딱 다 읽어버렸습니다.
잠잘 시간은 없어도 하마책 읽을 시간은 있는게죠.
=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
치밍 산타님 쌩유♡
이틀간 이 몸을 불사르겠어욘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크리스마스와는 별로 상관없지만-
요새 또 한창 동인남녀에서 그랑죠 특집 그리고 있지 않습니까.
라비에 대해 원한이라도 사무치지 않았을까 생각한 저의 짐작은 엇나간 것이었는지-
H-ero군이 축전으로 라비 그려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고마워요, 쟉이♡
>ㅅ<////
2008년에 봐요...┐ㅜ
그리고 이쪽도 사실 크리스마스와는 별로 상관없지만
선물 비스므레하게 양도 받은 것.
아드리안님의 중어 시리즈, [사해] [파해] [뢰해] 3권.
사실 아드리안님 소설은 다른 걸 읽어보지도 않았고,
이 소설도 제대로 읽었느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지만
소싯적에 나름 독특하게 다가온 책이라,
내내 탐내고만 있다가게으름에 구비하지 못했던 책.
해외 나가는 친구의 책장 정리를 도우며 넘겨받았습니다.
여왕님, 땡큐!!!!
>ㅅ<////
그리고 왠지 연말만 되면 수족냉증에 고생하는 쌀내미 딸내미를 위해
마망께서 올해도 덧버선을 사다주셨는데 말이죠...
마망...
적赤범은 아니잖아, 적범은....
OTL
작년엔 황범무늬였습니다.
...잘 신었죠...
...솔직히 뜯을 지는 모르겠지만, 마망 언제나 고마워.
어려운 딸의 취향에 언제나 잘도 맞춰주고 계셔서...
(마망 쪽이 내 취향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또 바쁜 와중에도 즐겁게 지나가고 있는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즐겁게 지내고 계신지요.
>ㅅ<////
선물도 많이 받으시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는
추운 겨울 속에서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크리스마스가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덧.
엊그제 지하철에서 본 광고.
H-ero군.
혹여라도 여기에 가시려 마음을 먹으신다면
그랑죠로 더 아픔을 드리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