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second season' 다섯번째 리뷰입니다.

책이 두꺼워놔서 확실히 1권보다 횟수가 늘었습니다.

 

...파란에게 새삼 고맙군요.

점점 네이버만으로는 다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전 리뷰에서 노래와 함께 신전 안쪽으로 들어간 라비가

몸을 웅크리는 씬에서 끝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이어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보란 말이야.'

 

'기대하니까 그런 꼴을 당하는 거야.'

 

몸을 웅크리고 만전 방어태세로 앉아있는 라비에게,

다시금 또 다른 라비가 말을 겁니다.

 

내면의 속삭임, 마음 속의 어둠, 그림자의 라비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훌륭히 별의 유령이 되어버리셨군.'

 

라비는 반박하지 못합니다.

자기 자신이기에,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알고 있기에 반박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방향성을 바꾼 또 다른 진심 토로의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참으로 라비답지요.

그림자라고는 해도, 누군가에게 추궁당하지 않으면

스스로 진심을 밝히지도 못하다니.

 

'시끄러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말로 바보로군.

너로서는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한건데 말이야.'

 

'.............'

 

라비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 무언無言에서 알 수 있습니다.

라비도, 정말로 있는 힘을 다해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었다는 것을.

라비가 다이치에게 했던 행동은-

자신과 다이치를 위한 덜 된 위선자의 거짓이었다는 것을.

 

'솔직히 말해 봐.'

 

가차없이 파고드는 반대편의 라비 자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손 놓고 싶지 않았지?'

 

'그 애송이가, 소중했었지?'


소중이라는 무심한듯 당연한 한 단어에 가슴이 쓰려옵니다.

...라비 역시도, 다이치를 많이 아끼고 좋아했다는 것이

처음으로 '말' 로 제시된 것이기에.

라비는, 다이치를 '소중히' 여기고 좋아했습니다.

...좋아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보.'

 

하지만 어둠의 라비는 가차없습니다.

공격이라기보다는, 자해에 가까운 느낌입니다만-

어차피 가해자와 피해자는 한몸입니다.

라비는, 이렇게라도 파헤쳐지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뭐, 스토리 전개상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솔직해져야' 하니까- 라고 해 두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시한 바람에 휩쓸리기나 하고 말이야.'

 

시시한 바람.

어둠의 라비는 라비의 감정에 대해 시시한 바람이라는 말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비뚤어지지 않을래야 비뚤어지지 않을 수 없는 라비의 화법입니다.

이렇게 괴로워하는 주제에- 시시할 리가 없잖습니까.

아니면, 시시하다고 스스로 단정지어 버리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별 거 아니었노라고.

어차피, 별의 유령의 구조요청은 가 닿을 수 없노라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좀 더, '행복' 속에 머물고 싶었지?'

 

"닥쳐!"

 

기어이 소리를 지르고 말지만,

눈동자가 드러나지 않은 옆모습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분노가 아닌, 정곡을 찔린 데에서 오는 민망함과 안타까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애써 몸까지 갖다 바쳐가면서...'

 

'말하지마...!!'

 

아예 얼굴을 가려버립니다.

다이치와의 밤은, 라비에게 있어서도 큰 의미를 가진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라비가 다이치에게 했던 말대로 '한 번 자준 것뿐' 이었을 턱이 없죠.

라비 역시도 그 밤의 결정이 쉽지는 않았으리라는 겁니다.

그렇기에, 소리없이 깨어 잠시 눈을 다시 감았던 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다시 깨어납니다.

이후에 라비가 불면증에 걸려 잠을 잘 못 이루게 되는 파트가 있습니다.

...이런 꿈만 내쳐 꿔댄다면 그러고도 남겠군요.

 

몽중 딥임팩트 심리삼당교실은 이걸로 끝나고, 현실로 돌아오는 라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흥, 잠들어 버렸던건가."

 

바로 조금 전- 이랄까요.

지난 리뷰의 마지막에서 했던 소리가 그야말로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혼자가 편해, 속편하게 혼자 생활할 뿐이야.

 

처음부터 홀로 살던 이는 계속 홀로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타인의 온기를 알아버린 인간이 그것에서 손을 떼고

원래대로 돌아가 평안해진다는 것은-

해탈이나 득도에 가까운 기적이라 생각됩니다.

 

시간이 약이라고들 합니다.

세월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그 흐름은 어쩌란 말입니까.

당장 목메어 죽겠는걸.

 

어린애가 아무리 세상 경험 많이 하고 철들어봐야-

어린애인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왠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뭘, 말하지 말라는거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소리에 놀라 일어나는 라비.

 

"누, 누구야?!"

 

돌아보니 그곳에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발의 핸섬씨가 계셨습니다.

 

"실례...놀라게 한 건가?

이 신전에 사는 사람이야. 괴로워하는듯한 목소리가 들려와서 말이지."

 

정체불명의 신관 등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맘대로 들어와서 미안하게 됐군.

금방 나가지."

 

지금 같아선 만사가 다 성가신 라비입니다.

처음보는 이에게 체력소모하는 것조차도 피곤하겠지요.

조용히 일어서서 나가려는 라비에게, 그가 다시 말을 건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돌아가는건가?"

 

라비, 잠시 주춤합니다.

 

('돌아가다 歸る' 라는 단어는 일본인에게 참으로 의미가 깊어,

어쩐지 국어로 감이 쉬이 오지 않습니다.

홍백가합전 같은 느낌이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내겐...돌아갈 곳도 딱히 갈 곳도 없어."

 

입밖으로 꺼내어 말을 하면서,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라비는 '잃은' 겁니다.

'소중' 한 다이치와 더불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처음으로 부여받은 자신의 '자리' 를.

 

마동전사라고는 해도 더 이상 심리적으로 돌아가 몸을 뉘일 '자리' 따위는 없다 여깁니다.

다이치를 잃음으로서.

...진심을 두려워해, 포기함으로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째서지?"

 

뒤에서 산뜻한 목소리가 라비에게 그리 묻습니다.

그리고 라비는 그 말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떠 보입니다.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째서지? 네게는 돌아갈 곳도, 앞으로 가야할 곳도 있었잖아."

 

신관의 목소리가 라비의 발걸음을 잡아, 멈춥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지? 직접 마음에 울리는 것만 같은 목소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묘하게 그리워-'

 

"............"

 

라비에게 있어서는 매우 생소한 감각일 겁니다.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그립다' 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감각이라면 더더욱.

라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이 이 청년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심통맞게 얼굴을 붉힙니다.

그 표정에도 이 신관은 빙긋이 미소할 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없어. 이젠 없어.

내가 직접 없애버렸다고."

 

뒤돌아서서 양손으로 제스쳐까지 취해가며 태연한 척을 하려들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고 있어, 나쁜 건 나라는 걸.

그 녀석이 바보같을 정도로 정직하게 진심을 말한다고 그걸 나 좋을대로

언제나 상처입히고 상처받고..."

 

나옵니다.

드디어, 꿈이나 환상이 아닌 라비의 '입' 을 통해 진심이 토로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그런 표정이나 짓게 만들고..."

 

라비의 얼굴 또한 고통으로 일그러집니다.

어째서인지 다이치보다도 라비 쪽이 더 괴로워 보입니다.

 

"그런데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그녀석은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어."

 

'라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말해줬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너는...길들여지지 않은 짐승이니까.

손을 뻗으면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쯤

처음부터 '다이치' 역시 각오하고 있었을 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허용범위' 라는 게 있잖아?

흥...하다하다 질린 모양이지.

당연하지, 그런 소릴 했으니..."

 

'그 녀석...뒤돌아보지도 않았어...

뒤돌아보는 것조차-'

 

해변에서 다이치를 불러다 세워놓고 공격했던 라비에게,

'두 번 다시 네게 좋아한다는 말은 하지 않을거야' 라는 선언 이후에

다이치는 쓸쓸한 중얼거림과 함께 앞서 돌아가 버립니다.

라비의 말마따나, 한 번 뒤돌아봄 없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까짓 일'...말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관의 말에 라비의 얼굴이 확연하게 달아오릅니다.

다이치와의 관계를 라비 자신의 입으로 비하해서 그리 표현했지만...

퀴어애즈포크도 아니고

몸을 섞는 것이 쉬웠을 턱이 없다니까요, 그러게.

 

결국 신관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대로 고개를 다시 숙여버리는 라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금씩 바람이 들기 시작하는군."

 

그리 말하며 라비의 어깨에 자신이 덮고 있던 모포를 덮어주는 신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어째서인지 라비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기한듯이 그를 올려다 보았을 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까지...친절하게 접근해온 녀석들은 많았어.

하지만 모두 다 진심은 그게 아니었지.

그렇지 않았던 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아버지와 사람 좋은 오셀로와 도미노정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뒤로는 기가 막혔지.

온갖 나쁜 일들에 휘말리질 않나,

귀 때문에 팔려갈 뻔하질 않나...

헷- 덕분에 단련은 잘 되었지만 말이야.

하지만 단 한 사람도 나를 좋아한다는 인간따위 없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싫은 녀석이었으니까."

 

결론적으로는 스스로를 비하하고 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굴해지지마라."

 

신관이 조용히 라비의 작은 어깨를 감싸며 그리 타이르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비는 그 손을 치워버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돌린 시선 그대로 창가로 다가가 먼 곳을 응시하며

방어적으로 팔을 어깨쪽으로 감싸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녀석의 마음이...진심이란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그 마음은 지금이니까 그런 거잖아?

그럼, 지구에 돌아가서 일년후엔? 이년후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쉬이 변하는 것인지를,

라비는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얼마나 쉬이 변하지 못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라비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녀석에게는 어머니가 있어.

동생이...가족이 있어.

학교도...친구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두, 그 녀석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녀석은...돌아가버린다구..."

 

이것이, 라비의 진심이었습니다.

자신은 갖지 못했으나 다이치가 가진 것.

해맑은 미소라던가, 끝없는 낙천성과 학교에서 배운 지식-

그런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

두 사람을 이분하기에 충분한 것-

 

그것은, '돌아갈 장소' 였습니다.

 

라비로서는 숨이 끊어지도록 원해도 결코 손에 넣을 수 없었던-

애정과 미소로 그득한 따스한 보금자리.

그 어떤 대가를 치룬다해도 결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으리라 여겨지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녀석...타카도, 세계수도, 라비루나도 '내버려 둘 수 없다' 고 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것이 그 녀석의 성격이자, 그 녀석의 전부야..."

 

하루카 다이치.

그는 '빛' 에 가장 가까운 '불꽃' 의 마동전사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아직 솔라크라운을 손에 넣지 못했기 때문에,

'대지' 의 힘은 손에 넣지 못했습니다.

이것 역시도 원작의 설정이 아닌 시신덴 오리지널입니다.

원작에서는 솔라크라운의 획득은 그저 '업데이트' 였을 뿐입니다.)

 

그는 나누는 것에, 가여운 타인에게 손을 뻗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힘 닿는 데까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맑고 밝은 사상이지만- 다이치는, 없는 겁니다.

'자신이 뻗친 손을 잡아야 할 입장' 에 서 본 적이 없는 겁니다.

'언제 뻗어올지 모르는 손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흔들어 본 적' 역시도.

...없는 겁니다.

그래서 라비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도.내.버.려.둘.수.없.는.거.야."

 

자조적인 미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라비.

라비의 불안을 구체화시킨 것은 바로 저 한 마디에서 시작이었습니다.

'내버려 둘 수 없어.'

 

불쌍하니까.

가여우니까.

...손을 뻗어줘야 하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핫, 바보 같아서 말도 안 나올 지경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 계속 알고 있었어. 그게 무서워서...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밀어내고-

폭포에 빠져서 정신이 들었을 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녀석은 내게서 떨어져서 앉아있었어.

그대로 내버려뒀더라면 분명 시간이 흐르고 진정해서...

나는 '친구' 로 '좋은 추억' 으로 남게 되겠지.

...싫었어.

그대로 멀어져 떠나버릴 것만 같아서...

그래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나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있는 힘껏 자조하는 라비.

보탤 것도 덜어낼 것도 없는, 차마 말하지 못한 본심의 정체는

이런 것이었노라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됐어. 그만둬라."

 

신관이 그런 라비를 보며, 뒤에 이어질 내용을 예상했는지

적당히 스톱을 겁니다.

입 밖으로 내어 말한다고 해도, 괴로움이 더해질 뿐이란 것을 예상했기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저지...?

그녀석,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어.

내가...유혹했다는 것 따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만둬."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그 때...녀석은 떨고 있었지만

정말로...

정말로 추웠던 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쭉...내 쪽이었단 말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쪽이었어...!!'

 

다시 한 번, 1권에서 스쳐갔던 라비의 표정이 떠오릅니다.

이 말대로라면, 라비는 다이치보다 훨씬 이전부터-

다이치에게 마음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질투던, 부러움이던, 의존이던간에-

...고백을 받고도 '내게 어쩌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던 것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라비 역시도 다이치와 연인은 될 수 없을지언정

하다못해 기억 속에서 스러져가는 깜부기불은 되고 싶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잊혀져서, 아무것도 아닌 과거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또한, 다이치를 '좋아했기 때문에'.

 

사람의 온기가 그리웠기 때문에.

처음으로 자신을 좋아한다고 한, 다이치라는 인간에게서

잊혀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됐어. 끝나버렸으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이상 깊어졌다면 더 상처가 컸을테니까...됐어.

나는 녀석에게 좋은 '추억' 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료' 로 남아주겠어."

 

"딱 잘라 포기해버리는건가?"

 

"아아. 그게 녀석과 나를 위한 길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 생판 처음 보는 당신에게..."

 

그리고 감정이 조금 가라앉은 지금에서야 다시 한 번 의아함을 느끼게 됩니다.

어째서 자신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속내를

이 신관에게 고백하듯 털어놓게 되었는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이야기를...해버린 걸까?"

 

그리고는 뒤돌아서 그대로 가려고 하며,

신경쓰지 말라고 신관에게 말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다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직도 더 할 이야기가 있어?"

 

시큰둥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라비에게, 신관은 개의치않고

천천히- 하지만 그 어떤 말보다도 확실하게

라비의 내부에 가 닿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다이치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너를 '추억' 으로 만들지 않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사실을...실은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아?

- 라.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얼굴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믿지 못한 자신의 책임을 느끼는 것일까요,

그저 단순히 그만큼 다이치의 단순 감정이 떠올라 부끄러워하는 것일까요.

 

그나저나- 다이치니 라비니 고유명사 잘도 튀어나오는데

열한살 토끼 왕자님은 신경도 안 쓰십니다.

...저리 경계심이 없어서 대체 어떻게 살아온건지 약간 의문스러워집니다.

(

초대면의 인간이 다 안다는듯이 떠벌이는 것은 물론 재수없는 일입니다만-

이름까지 알고 있으면 이건 재수 문제가 아닌뎁쇼, 왕자님.)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편, 떠난 라비의 등 뒤에 남겨진 신관이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체불명의 그림자 등장.

 

"이제 속이 풀렸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그림자를 향해 산뜻하게 미소지어보인 신관, 곧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돌아가지."

"그리 서두를 것도 없잖아?

여전히 성격 급한 사람이네."

"원래대로라면 지금 여기에 있는 것도 금지라고."

 

얼핏 또 실마리가 제시됩니다.

라비와 접촉이 금지된 이 신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가끔씩은 괜찮잖아?

보통때 같으면 저 녀석의 성격과 내 역할상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신과는 달라서 말이지.

뭐, 이 물의 신전의 힘을 빌리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할 일이었고 말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 역시 모습을 드러내 그 아이와 만난 적은 없어."

 

검은 그림자의 남자 또한 그렇게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 아이' 가 라비가 아니라는 것은 쉬이 짐작이 가능하리라 생가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만나고 싶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

 

갑자기 위엄 벗어던지고 귀엽게 구는 이 그림자씨.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다이치가 귀여워?"

 

그림자씨가 만나고 싶어하는 이는 다름아닌 다이치였습니다.

그렇다면야- 사실상 이야기 쫑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랑죠?"

 

환골탈태한 짤뚱머신님이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쯤 해 둬. 아쿠아비트."

 

"........"

 

비쥬얼이 두 분 다 아주 눈물납니다.

뒤로 가면 더 찬란해지지만서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똑같아. 나도 라비가 귀여워."

 

저도요. ┐+

저도 라비가 귀엽습니다.

아주 귀여워 죽겠습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동력을 위해서도 저 아이는 강해지지 않으면 안 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신의 마동전사의 행복을 비는 것이 마동왕들로서는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마동력을 위해서도'?

이 단서에 잠시 걸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티없이 밝게 웃는 라비가 지면에 나온 것은 참으로 기쁩니다.

...현 상황과는 좀 안 맞아서 더더욱.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이치가 고생하는군."

 

지금 얼레꼴레리 니편내편 나누자는 겁니까, 그랑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때는 네가 기운을 북돋아 주면 되잖아."

"무슨 제멋대로인 소릴."

 

그리고 그랑죠와 아쿠아비트, 두 사람은 그대로 등을 돌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자신들의 세계로.

마지막으로 아쿠아비트가 라비를 떠올리며, 나레이션합니다.

 

'라비...자신을 가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너의 진정한 힘은...언젠가 다이치를 구하게 될 거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이바이, 아스트랄 정령왕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어딘가로 달려가는 라비.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인지라 다이치에게 달려간다고 보기는 어렵고-

일단 뛰쳐나온 모양새랄 수 있겠습니다.

 

'...정말이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주 조그맣게 수면 위로 떠오른 진심.

 

'그런 정체모를 녀석에게 그런걸 나불나불 지껄이다니

나도 어떻게 된 모양이지.

...하지만, 그 녀석 뭐지? 어째서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거지?'

 

들어서 어쩔랍니까.

네 녀석 수호정령이기도 한데.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리뷰로 2권이 끝날 성 싶습니다.

(...랄까, 끝내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

 

블로그 주 포스팅이 시신덴으로 흐르는 것은 원하지 않는고로,

업뎃은 부정기적으로 제멋대로 할 생각이었지만-

이놈의 2권만은 예외로 삼지 않을 수 없군요.

...내용이 이리 엄하게 끊기니.

 

가능한 한 빨리 마저 업뎃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공수표 남발이 무서워서 차마 더 덧붙이지는 못하겠고;)

 

아, 이번엔 리사이즈 했습니다.

짐작컨대 픽셀을 줄이지 않고 사이즈만을 줄였기에

정밀도가 높아져 용량이 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큰 편이 보기 좋다는 말도 있었지만-

19인치 모니터인 제가 보기에 크다면

혹여 17인치 등에서 보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불편하실 것 같아서.

 

밝아오는 아침은 비앤비의 날입니다.

(혹여 돌돌이 끌고 다니시다가 범무늬의 괴상망측한 여자가 우사미미를 외치고 있거든

쌀내미가 외유활동 하는가보다 여겨주십시오.)

 

그럼, 오늘 하루도즐거운 매지컬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
BLOG main image
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63)
그랑죠 (169)
리뷰 (177)
그랑죠 외 (124)
동인여행 (90)
생활일화 (330)
왜 사냐건 웃지요 (108)
바톤 및 테스트 (81)
끄적임 (71)
해외뉴스 (7)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