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 The Moon의 마지막 리뷰입니다.

소스만 올려놓고 책을 어제와 오늘 들고 다니다가

수업 하나가 조금 일찍 끝나 공강 시간이 두 시간으로 늘어버린 김에

잽싸게 끄적거려봅니다.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섀도우의 선언과 더불어

오리지널 다이치의 자책으로 끝난 지난 리뷰에

곧장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장면은 섀도우와 라비가 있는 오두막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두막 안에서는 자유롭게 해주겠다' 라는 섀도우의 말마따나

편안한 자세로 누워 도리없는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라비.

그에게 섀도우가 슬쩍 말을 건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세 번째야. 어떻게 할래, 또 안 먹을거야?"

 

"........."

 

아예 들을 것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리는 왕자님.

버팅길 것이 없으니 살신성인이랄까 카미가제의 정신으로

제 한 몸 다바쳐 반항하고 있는 원조 앙탈쟁이 모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슬슬 날이 밝을거야. 먹고 조금 자는 게 어때?"

 

"..............."

 

역시나 전혀 안 듣습니다.

다행이로군요.

순한국식으로 교육하자면 엎어놓고 엉덩이라도 팰 참인데.

유아기랄까 소년기의 불충분한 영양섭취는 나아가 평생을 좌지우지한단 말입니다!

멀리 내다보라고요- 왕자님.

다이치더러 불혹 넘어 손빨래라도 하게 할 셈이야?!!


여하간 깔끔한 무시에 권하던 섀도우도 그다지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그래- 맘대로 해.

풀어줄 때까지 안 먹고, 안 자고 버티겠다는 거야? 좋아, 그렇게 해-"

 

일반적으로 돈독한 관계에서 마음의 엇갈림으로 쓰이는 각도의 연출.

(푸핫)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등을 돌려 앉아버리는 섀도우.

컷의 삽입으로, 시간의 경과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왠지 돌아누워 얼굴을 붉히고 있는 라비.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울려오는 배꼽시계가 민망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슬쩍 뒤를 돌아 섀도우가 놓고 간 것을 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양새 별로 곱지 않은 오므라이스.

 

'젠장, 왜 또 오무라이스인거야.

게다가 제대로 된 모양새도 아니고.

꼭 정말 다이치가 만든 것처럼.'

 

아직까지 진실을 모르는 라비의 시점에서 보기에는 묘한 접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정말이지 닮았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면 정말로 판박이잖아.

저런 쓰잘데기 없는 부분까지 똑같지 않아도 괜찮은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고보니 당근도 남겼었지.

구리구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도 마치 본인인 것 같았고-'

 

여러모로 접하게 되는 정황에 답은 한 가지뿐이지만

정작 유추해낼 수 없는 것은 고대마술에 대한 라비의 지식부족.

아직까지 라비는 섀도우를 다이치와 꼭 닮은

샤먼의 부하정도로밖에 여기고 있지 않으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건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슬슬 생각을 정리해가고 있는 참인데,

라비 쪽에 신경을 죽인 섀도우는 혼자서 뭔가 생각해낸 듯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닮은 정도가 아니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작개비에 마법진을 떠올리고는 그것을

난로 속으로 던져넣는 섀도우.

라비의 생각이 교차되는 연출상 들어간 장면이기는 하지만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잘 보면, 서는 법도 걷는 법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작은 행동거지 하나하나까지도 전부 다이치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이치, 그 자체다-'

 

정신적으로 오싹하게 감도는 기운에 어깨를 팔로 감싸는 라비.

그것을 본 섀도우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추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답은 없지만 정말로 싸늘한 듯.

얼굴에 핏기는 가신 채로 얇은 반팔로 살짝스리 떨고 있는 토끼 왕자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가. 좀 추워지기 시작했구나.

모포를 찾아올테니까 그 때까지-"

 

그리 말하고는 섀도우, 자신의 망토를 집어들어

라비에게 던져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거라도 덮고 있어."

 

그리고 라비를 남겨둔 채로 다시금 나가버리는 섀도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쳇."

 

섀도우의 망토를 받아든 라비의 얼굴은 발갛게 다시금 물들어 있었습니다.

묘하게 뾰로통한 얼굴로.

그리고 그 망토를 바닥으로 밀어버리면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체취까지 똑같잖아..."

 

그렇게 또 하루가 가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파에 앉아 사과를 베어물고 있는 섀도우.

둘 사이의 대화는 없는 채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한가로이 눈이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던 라비가

문득 배꼽시계가 울리는 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고 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섀도우에게 티내기 싫으니 수줍음쟁이 토끼 왕자님은 침대 속으로 쏘옥.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라선, 귀엽습니다.

한편, 그것을 본 섀도우는 몇 입 베어물던 사과를 그대로 난로 속으로 던져버리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한숨을 쉬곤 반쯤 체념한 얼굴로 작은 나이프에 새 사과를 꽂습니다.

 

"어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슬슬 더 못 참겠지?"

 

역시 본인 이성의 의지를 배제한 위장속의 공기는 꼬로록 꼬로록 울려퍼지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다못한 섀도우가 이불을 그대로 걷어제껴

아래에 숨어있는 라비를 물밑으로 끌어올립니다.

 

배도 고프고 잠도 못잤으니 지칠대로 지쳤으면서도

분해서인지 괴로워서인지 민망해서인지 눈꼬리에 눈물까지 찡하게 매단 채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정도는 예외로 해 둬."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필요없어."

 

그리고 다시 꾸물꾸물 등을 보이는 왕자님에게 드디어 성질이 났는지

섀도우가 손을 뻗습니다.

 

"작작 좀 해 둬."

 

그 손을 그대로 홱 뿌리치려드는 라비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단하게 제압하고 각도가 엿보이는 두 사람의 포즈를 선사하는 섀도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작 내려다보는 시선과, 힐난하는 듯한 말과는 달리-

손은 가볍게 라비의 손을 쥔 채로.

 

"...먹은 게 없으니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갔잖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올려다보고는

결국 그 손을 홱 뿌리쳐버리는 왕자님.

가타부타 말없이 섀도우는 그대로 사과가 꽂힌 칼을 들고 의자 등받이를 붙잡더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과를 깎습니다.

뭉툭뭉툭, 영 곱지 않게 사과를 깎아내는 다이치를 보며

라비의 생각은-

 

'역시 사과 깎는 것도 엉망이야...'

 

그 '역시' 에서 유추되는 것은 물론 오리지널.

섀도우는 그런 라비의 생각은 전혀 알지 못하는채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깎은 사과 한 조각을 그대로 내밀자

그제사 섀도우의 생각을 읽고는 얼굴을 확 붉히며 민망해합니다.

상황을 잠시 잊고 있었던게지요.

그것이 더 민망했던 모양인지, 라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필요 없다고 했지!"

 

"앗!"

 

앙칼지게 대꾸하며 그대로 사과를 든 섀도우의 손을 뿌리치는데-

엉겁결에 날이 섀도우의 손에 닿으며 날아간 모양.

피가 뚝뚝 떨어지는 섀도우의 손을 보고 라비는 흠칫합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금 대화의 단절.

머쓱한 나머지 섀도우는 그대로 다시 등을 돌려버리고

라비는 그 뒷모습에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붕대를 불편한 모양새로 감고 있는 섀도우에게

라비가 다시 말을 겁니다.

 

"어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하는거야, 사동력으로 고치면 되잖아?"

 

정작 제가 실수로 다치게 해 놓고서는 상처를 보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아서인지

얼른 고치라는 듯 말하는 라비.

 

"그런 건 못 해."

 

쳇, 이라고 하는 듯한 표정으로 머쓱하게 고개를 돌리는 섀도우의 모습에서

다시금 오리지널과의 동점을 찾아내는 라비.

 

'치유의 주문을 쓰지 못한다고?

그래선 마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불꽃의 마동력이잖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붕대를 감고 난 뒤에도 아파하고 있는 섀도우에게

잠시 부르르 떨어보이더니 한숨을 쉬며 말을 건네는 라비.

 

"어이, 그 상처 보여줘봐."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머뭇머뭇 손을 내미는 섀도우에게 라비 역시도 얼굴을 붉힌 채로

말투만은 그대로 곱지 않게 내민 손을 받습니다.

 

"빨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는 하품을 하는 양상.

섀도우는 물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게 뭔 짓이냐 하는 눈으로 보고 있고.

 

"?"

 

라비는 하품을 하며 스며나온 눈물을 손가락에 묻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섀도우의 손에 떨궈줍니다.

물의 사법관의 힘 중 하나인 치유력.

(이전의 리뷰에서 언급한 바 있듯

시신덴의 설정상 이것은 라비의 눈물로 가능하다 되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걸로 피차간에 빚은 없는거다."

 

상처를 치유시키자마자 다시금 그 손을 밀쳐내버리는 라비.

그리고 제 손을 보면서도 놀라고 있는 섀도우.

 

놀란 이유는 아마도 두 가지겠지요.

첫번째는, 처음으로 눈 앞에서 직접 접한 치유력이라는 힘에 대해서.

그리고 두번째는 그 힘의 행사자가 '라비' 라는 것.

 

자신이 데려와 감금하고 현재 투닥거리고 있는-

오리지널 다이치의 연인인 '라비' 라는 것.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기 전에

현재의 섀도우로서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쁜 듯.

 

"역시 물의 마동전사구나."

 

그리고 다시 얼굴을 붉히며 누워버리는 라비.

원점으로 돌아간 듯 하면서도

확연하게 서로간에 거리감이 줄어들었습니다.

 

한편,

다시금 장면은 바뀌어 마동전사 일행에게로.

브이메이가 뒤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보니 그곳에는 가스가 서 있었습니다.

 

"가스, 다이치의 용태는 어떠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손에는 식사가 담긴 쟁반을 든 채로.

 

"...전혀 안 먹어요. 먹고 싶지 않다면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점심 때에는 또 들고 올 겁니다.

그 무렵에는 제아무리 버텨도 배가 고파질 테니까."

 

"............."

 

단단하게 말하는 가스의 얼굴에 브이메이는 묘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네가 있어줘서 다행이구나, 가스."

 

"아니오..."

 

바람의 마동전사.

가장 자유로우면서도 가장 자유롭고, 또한 가장 유한 그.

이런 때일수록 가스의 다이치나 라비와는 또 다른 강인함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보다, 정말로 지금의 다이치군으로선 그 카피에게 이길 수 없는겁니까?"

 

현실적인 이야기의 진행으로 돌아옵니다.

 

"진짜와는 역시 격이 다를텐데..."

 

"가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불안해 하는 건 바로 그 점이란다.

만약 정말로 샤먼이 만든 그 아이가 다이치라면..."

 

"할머님?"

 

고개를 갸웃거리며 브이메이의 이야기를 듣는 가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설마."

 

"? 장작 주워 오겠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사라지는 가스와 이어지는 브이메이의 나레이션.

 

'설마 그런 일은 없을 게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샤먼이 대체 언제 다이치의 그림자로부터

'어둠의 수경' 을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다이치의 기억까지 카피한 것은 아니야.

만약...정말로 다이치의 기억을 가진 또 하나의 다이치라고 한다면

라비를 샤먼에게 데려가지는 않겠지.'

 

'하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그래서는 너무나도 잔혹한 일이 되고 말아-'

 

브이메이 역시도 앞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다이치의 그림자라고 밝힌 섀도우를

딱 잘라 어둠의 수경으로 인해 태어난

거울 저편의 다이치라고 인정해버릴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그것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저어함이었습니다.

라비와, 다이치와- 그리고 또 하나의 다이치에게 앞으로 벌어지게 될

잔혹한 미래에 대한.

 

과연, 진정 잔혹한 신이 지배하는 것은 누구의 미래가 될런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걱정하는 구리구리의 표정에도 아랑곳없이 오리지널 다이치의 얼굴은

한없이 굳어져만 가고 있었습니다.

 

눈 앞에서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적' 에게

가장 좋아하는 이를 빼앗긴 것에 대한 형언할 길 없는 분노,

지켜내지 못한 자신의 무력함에 대한 자책,

그리고 한 치 앞조차 예상할 수 없어

당장 제자리에서 발만 구르고 있어야 하는 상황 자체에 대한 조바심.

 

그 모든 것이 하루카 다이치의 어깨를 내리누르고 있었습니다.

라비를 잃을까 봐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

소중하고 소중한- 단 하나뿐인 사람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데에서 비롯되는

스멀스멀 심장을 좀먹어들어갈 듯한 한기 어린 두려움.

 

이 모든 것은 열한살의 소년이 짊어지기에는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었을지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편, 이쪽은 또 신경전 벌이고 있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쓸데없이 분발할 참이야?"

 

오두막에 도착한 이후로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고

누워서도 한숨도 자지 않은 라비.

스스로의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성격상 쉬이 자신의 결심에 반하지 못하는 고집쟁이.

 

"안 먹을 거면 하다못해 잠이라도 자라고!"

 

"내 맘이야!"

 

"고집불통!"

 

"시끄럿!"

 

"...좋아, 맘대로 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디, 네가 오늘밤에 잠 드나 안 드나 보자고."

 

아예 팔짱을 끼고 침대 위에 덜퍽 앉아버리는 섀도우.

내버려두기만 해선 언제까지고 이 노선이라는 것을

이제야 확연하게 현실로 인정한 모양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고 봐, 너 자는 모양새를 꼭 봐주고 말 테니까.

네 눈 밑에 그늘진 것 좀 보라고!"

 

"너- 너야말로."

 

예라이, 똑같은 놈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눈이 벌써 반쯤 풀리셨어. -도련님."

 

도발대사.

표정도 그렇거니와 배경톤도 그렇고

대사도 배치도 어딜 보나 이것은 도발도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알 놉니다.

하지만 금방 그대로 말없이 시간이 지나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아무리 라비라고 해도 버틸 재간이 없었던 듯.

그간의 피로가 그대로 몰려오는지 사이좋게 눈꺼풀은 중력을 타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려가려다 말고.

어이구, 등을 갈퀴로 북북 긁어주고픈 녀석들 같으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계속 비어져나오는 하품을 참지 못하고 겨우겨우 잠을 쫓아내는 라비 앞에서

이미 섀도우는 꾸벅꾸벅.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섀도우에게 은근슬쩍 다가간 라비가 하는 짓은-

 

"양이 한 마리...양이 두 마리...양이..."

 

(...너 말이냐? 양돌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국 천진한 표정 그대로 너른 침대 위에 풀썩 쓰러지고 마는 섀도우.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 보라구, 이겼...다..."

 

곧이어 토끼도 다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겹쳐져서 그야말로 달콤한 꿈나라로 포근포근 빠져든 두 녀석.

보는 사람 입가를 주욱 찢을 것만 같이 부드럽고 알콩달콩한 장면입니다.

...보는 입장으로서는 마냥 이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 일 뜻대로 되지 않지요.

브이메이와 잠든 구리구리로 넘어오면서

다시금 이야기는 오리지널 다이치에게로 바톤 터치.

 

"가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걸로 세번째입니다.

이번에야말로 실력 행사를 해서라도 먹이겠어요."

 

눈을 번뜩이는 가스에게 브이메이는

힘없이 웃어보일 뿐입니다.

 

"수고해주렴."

 

그리고선 다이치 방문을 노크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창문이 열려 눈보라는 미친듯 쏟아져 들어오고-

정작 방에 있어야 할 다이치는 부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스?"

 

갑자기 들려온 커다란 소리에 브이메이가 위기감을 느끼고

가스를 소리내어 불러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스가 달려옵니다.

 

"다이치군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문을 열어보니 창문에서 쏟아져 들어오던 것보다도

훨씬 더 세찬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차마 눈을 바로 뜨기도 힘들 정도의.

 

"다이치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둑하던 시야에 가까스로 인영 비슷한 것이 겹쳤다고 여겨진 순간

가스는 소리높여 그를 부릅니다.

 

"...다이치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서 실성한 양

눈밭에 맨발로, 헐거운 옷차림으로 멍하니 서 있는 다이치.

족적은 그대로 눈 위에 남아

마치 세상에는 그 하나뿐인 양.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이치군!!"

 

황급히 그쪽으로 달려가보지만-

다이치의 선 주변에 표현된 오오라가 마치 이세계를 의미하는 것만 같습니다.

의식 레벨의 문제겠지요, 필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이치군!"

 

동공이 열린 듯 멍하니 서 있는 다이치를 붙잡고 흔드는 가스.

하지만 정작 반응은 너무나도 느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스..."

 

마치 그 자리에 떠 있는 듯 희미한 존재감.

스스로에 대한 인지도마저 아스라한 시선.

가스마저 그런 다이치의 모습에 흠칫하고 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동력이란 거, 어떻게 쓰는거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이치군, 무슨 소리를..."

 

그야말로 뜬금없는 소리에 가스가 반문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모르겠단 말이야.

어떻게 해야 그.녀.석.처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라비를 되찾아올 수 있을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찌 해야 좋을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르겠단 말이야!!!!"

 

발작적으로 머리를 싸매쥐고는 버럭 소리를 내지르는 다이치.

그리고는 그대로 주저앉아버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이..."

 

다이치에게 일단 다가가는 가스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없이 지면을 덮어가는 새하얀 결정을

신경질적으로 부수려는 듯 움켜쥐고는 가스를 올려다보며

강박관념처럼 외칩니다.

 

"가르쳐 줘, 가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 어떻게 해야 돼?!"

 

"다이치군..."

 

마냥 난감하다는 표정의 가스.

 

"뭐가 리더야. 정작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눈빛은 돌아왔지만 여전히 무력감과 분노로 뒤덮여

눈물을 뚝뚝 떨구는 다이치.

 

"다이치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스가 내민 손마저도 소용없이, 고개는 수그러든 채로.

 

"울지 마세요..."

 

"으윽...제길..."

 

"울면 안 됩니다, 다이치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비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비를 구하지도 못하는 마동력같은 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필요 없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이치군!!"

 

결국 기어이 매 한 대 벌고 마는 다이치.

 

여기서 다이치가 부정한 것은 마동력을 몸에 받은 마동전사 그 자체.

결국 이 여행의 목적과도 직결됩니다.

라비루나를 구할 힘이건만

정작 라비를 구할 수 없다면 필요 없다고 던져버리는 마동전사.

라비의 부재로 인한 흔들림을 비집고 튀어나온 존재 자체에의 부정.

 

다이치 또한 그 의미를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니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것이라고- 그리 여겨집니다.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건 다이치군만이 아닙니다.

분한 것도, 괴로운 것도 다이치군만이 그런 게 아니예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신 차리세요, 다이치군."

 

그저 꾸욱 다이치의 어깨를 감싸고 도닥이는 가스.

하지만 그런 바람의 마동전사 역시도-

 

"혼자서 울다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겁합니다."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묵직하고, 하지만 밝고 올곧은 가스 역시도

라비가 납치당하고 다이치가 흔들리는 이 시점에서 함께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찰스다윈 리뷰 중에 하기에는 조금 아닐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궁극적으로 그랑죠는 이 세 명의 이야기이니까요.

(시신덴 누님들 역시도 그리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울면 안 됩니다.

부탁이니까...이제...울지 마세요..."

 

자신의 눈에서도 흐르기 시작한 눈물을 결국 주체하지 못하고

꽃잎처럼 휘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새까맣게 입을 벌린 밤의 어둠속에서

무릎꿇은 다이치에게 들려주듯-

자기 스스로를 도닥이듯-

울지 말라고 하는 가스.

 

그리고, 문켠 뒤에서 그런 두 사람의 방황을 바라보는 브이메이.

하지만 관찰자의 입장으로서 마냥 서 있을 수는 없는 그녀 역시도

만감 앞에서 사무쳐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벌입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 아이들을 언제 끝낼런지도 알 수 없는

빛과 어둠의 끝없는 싸움의 윤회 속에 밀어넣은 내게로의-'

 

'창세의 신이여....

일곱과 넷의, 모든 정령들이여.

벌이라면 부디 제게 내려 주십시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 아이들에게 위대한 자비로서 구원의 손길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디'

 

 

 

 

 

 

 

 

 

이렇게 세익스피어 The Moon의 리뷰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후의 내용은 그대로 The Sun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일단 사건의 방향성은 확고하게 시리어스로 달려가고 있음을 알 수 있군요.

 

섀도우와 라비와의 관계에서 불안하게 시사된 것은

브이메이의 '너무나도 잔혹하다' 라는 앞을 읽어낸 듯한 나레이션이.

그리고 오리지널 다이치와 마동전사 일행에게는

보이는 그대로 카오스적인 무력감과 자책만이.

 

솔직히 라비와 다이치야 주인공이니 늬들 좀 괴로워도 별 수 없지 싶지만

정작 제가 놀라 것은 가스 쪽이었습니다.

바람의 마동전사 멋지게 그리는 건 아예 누님들 전매특허라고 놔두더라도

(...랄까, 초대 2대 자체의 설정이 이분들이니...)

왜 이리 가슴 뻐근하고 다가오는 건지.

 

아날로그 하트의 리뷰가 스쳐가는 순간입니다.

라비가 그랬었지요.

속물적인 인간관계가 아니라고.

이미 어디까지라도 함께라는 느낌으로 영혼이 연결된-

단 하나라도 빠질 수 없는 완전무결한 세 명이라고.

 

생각해보니 다이치와 라비의 수난시대라고 했는데

대대적으로 정정해야 할지도요.

다이치와 라비와 가스의 수난시대 개막식이라고.

(그래도 가스가 멋있는 건 너무 좋습니다.)

 

각설.

The Sun의 리뷰에서는 섀도우의 속내와 더불어

라비의 심경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차곡차곡 진행됩니다.

섀도우의 행동에 대해서도 좀 더 디테일하게 드러나게 되고요.

 

...현재로서는 꽤 세세하게 한다고 진행하고 있는 리뷰지만

The Moon에 비해서 아무래도 The Sun쪽이 더 할 말이 많을 듯.

G마켓서 달변 공구하면 연락 좀 해주세요.(.......)

 

이상입니다.

그림 그린거 마저 정리하고 또 잠깐 누웠다가 학교로 가얍지요.

 

스페이스 채널 5 파트 2 아상과 쇼상의 츄츄츄 신나게 녹음하다고

스테지이 4 하나를 통채로 녹음했는데-

너무 소리가 적어놔서.

오늘 오전에 조금 일찌감치 학교로 가서 녹음 마칠 요량입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즐거운 매지컬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
BLOG main image
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63)
그랑죠 (169)
리뷰 (177)
그랑죠 외 (124)
동인여행 (90)
생활일화 (330)
왜 사냐건 웃지요 (108)
바톤 및 테스트 (81)
끄적임 (71)
해외뉴스 (7)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