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핫.

어제 수업 마치고 돌아오서 리뷰를 마쳐놓고는

가뿐한 기분으로 친구들과 함께 기름기 자르르한 통닭과 번데기, 소세지와 쫄병을 벗삼아

복분자와 머루주를 마셨더랩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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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로 해뒀군.

 

...나날이 치매도가 증가하고 있는 쌀내미의 행보에

부디 격려를;;;

(...이 바보가.)

 

일단 이번주는 말씀드렸던 대로 내내 세익스피어 리뷰만.

지금 집이 아닌지라 네이버 에러가 수정되었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차피 이쪽은 말씀드렸다시피 타 계정이니 상관없이 으쌰으쌰.

 

'세익스피어 - The Sun' 의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이전 리뷰의 마지막은

라비의 부재로 붕괴되어가는 다이치와

그로 인해 함께 괴로워하는 가스, 그리고 뒤에서 눈물짓는 브이메이 등으로 마쳤습니다.

더불어 한편으로는 치닥거리다 잠든 라비와 섀도우.

 

이번 이야기는 그쪽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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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창밖에는 눈이 소복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전날과 같은 한파는 아니건만, 눈은 그치지 않고

창 안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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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가 잠에 취해 침대 위를 헤롱거리며

이불을 끌어당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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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려온 이불에는 연하공이라는 덤이 붙어있었습니다만-(시신덴 설정상)

은근슬쩍 위로 타오르는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다이치의 행동에

라비, 눈을 감고도 사랑스러운 얼굴을 찌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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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워...다이치. 날 배게로 써먹지 말라고 했을텐데..."

 

"시끄러워, 뭐 어때서...아침마다 똑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언제나와 같이 평화로운 아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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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어쩔 도리가 없구만...이 어리광쟁이."

 

그리고는 다시 새근새근 잠의 늪으로 쏘옥 빠져드는 두 녀석.

어째서인지 컷 분할에서 이미 느껴지고 마는 위화감.

떠다니는 "......" 의 말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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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페이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순식간에 두 사람의 정신이

일시에 깨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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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라비는 겨우 '위화감' 을 제대로 포착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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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붉히며 라비의 곁에서 벌떡 일어나는 섀도우.

그리고 그대로 등을 돌려버리는 섀도우의 뒤편에서 동그래진 눈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라비.

 

이 소년은- 라비의 '하루카 다이치' 와 겉모습은 같지만

본인은 아니기에.

그는, '하루카 다이치' 와 같은 외양을 가진 타아他我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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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돌린채로 자연스레 수프를 담는 섀도우에게

라비가 말을 겁니다.

 

"...어이."

 

그러나 섀도우는 동작에 끊김이 없이, 대답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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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라비- 다시 한 번 크고 또렷하게, 다이치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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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제사 시선은 돌린채로 외쳐 부른 것에 대한 대답만을 나지막하게

내뱉는 섀도우.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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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대체 뭐야?"

 

"......."

 

"뭐냔 말이야?!"

 

잠시 고개를 돌렸다가 천천히 돌아와, 그 시선을 라비에게로 맞추는 섀도우.

진실을 밝히기 위한 마음가짐을 컷의 분할과 간단한 각도의 변화로 표현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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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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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으로는 무슨 소린지 모르겠단 말이다.

제대로 설명해!"

 

크게 양면으로 두 사람의 엇갈린 구도가 드러나고-

다음 페이지에 이어지는 것은 타이틀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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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하게 닫히는 조가비 속에서 정신을 잃고 있는 라비와

그런 라비를 놓지 않겠다는 듯 맹렬한 눈길로 '그 외의 것' 을 배제하는 섀도우의

일러스트입니다.

 

(무자비하게 닫히는 조개라는 표현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 中

'장인 뮈사르의 유언' 에서 읽은 구절이 퍼뜩 떠올라 인용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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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뿐인 영원'

 

이 모순된 제목의 의미는,

그야말로 이 이야기 전체를 제대로 내포하고 있는 타이틀이라고 생각됩니다.

리뷰가 끝나는 순간, 읽고 계신 분들도 동감하시리라 생각하며.

 

다시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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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하루카 다이치의 그림자로부터 샤먼의 고대마술에 의해 만들어졌어.

[어둠의 수경] 이라고 하는 복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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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마법으로 만들어진, 클론인간."

 

"크...클론?"

 

얼떨떨한 라비의 표정.

그리고 그것을 쉬이 캐치하는 섀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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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에 관한 건 나중에 마스터에게 물어보면 될 거야."

 

과학이니 하는 쪽에 약한 라비와

당연한 듯 무심하게 그것을 모두 꿰뚫고 있는 섀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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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 지금부터 일주일 정도 전에

다이치의 그림자로부터 나는 태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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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신체, 똑같은 마동력.

지식도...그리고 기억도

모두 그대로 비춰진 어둠의 거울인거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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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도 기억도인가....

그래서 버릇이나 하는 행동까지 다이치와 똑같았던거로군."

 

토끼 왕자님, 왠지 끄덕끄덕 납득하고 있다가 헛, 하고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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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도...라는 건 너...

...즉...그..."

 

더듬거리는 라비와 그에 비해 왠지 섀도우는 여유작작한 표정입니다.

어른스러운 풍미마저 느껴지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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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내용은 이런 건가?"

 

눈이 보이지 않지만 미소를 옅게 띄운 다이치의 옆얼굴과-

빗금이 슬그머니 가 있는 라비의 굳은 얼굴.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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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몸에 점이 하나도 없지."

 

순식간에 싸악 얼굴을 붉히고 마는 순정 라비군.

완곡하게 돌린 표현이 조금 귀엽습니다.

 

(하다못해 성감대 정도는 읊어주길 바랬던 것은

저 뿐입니까? 흠.

음흉하게 각도 잡아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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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마스터는 반광란 상태겠지.

그런 마음도 잘 알아."

 

"..........."

 

한편 라비는 이제 이야기를 듣고만 있기로 한 건지

조금 전의 부끄러움이 덜 가라앉은 건지 얼굴을 붉힌채로

인상만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어지는 섀도우의 이야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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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바로 그 순간, 처음 본 것이 샤먼의 얼굴이었을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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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깨닫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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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실대듯 흘러들어오는 하루카 다이치의 기억-'

 

'엄마, 아빠.

남동생 히로타카,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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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집과 2층의 내 방;

 

'어지러진채로 나와버린 전체망원경의 부품과 공구상자'

 

'학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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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때, 정원의 나무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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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전의 수학테스트에서는 분명 한 문제 틀렸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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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애정

 

행복한 환경

 

엄마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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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밑에 잠긴채로, 자신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을

수분처럼 흡수하고 있는 섀도우.

 

...과연, 그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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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에서 당첨되어 달에 왔던 것'

 

'불꽃의 마동전사로서의 숙명'

 

'V 메이 할머니'

 

'구리구리'

 

'가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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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개인적으로 굉장히 가슴이 뭉클했던 컷입니다.

일부러 떼어놓은 라비의 웃는 얼굴이

정말로, 아플 정도로 물씬하게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읽는 제가 슬퍼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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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억이 동화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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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내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제가 굳이 사실 덧붙일 필요도 없는 섀도우의 속내라는 것은 사실 이런 것.

그는 자신이 오리지널 다이치의 그림자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모든 것이 같다 할지라도

그 환경과 사람들마저 자신의 것이 아니란 것을 사무치게 깨닫고 있었기에.

 

그의 괴리는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라비' 라는 존재에 의거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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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멘트하기 어려워졌는지 한층 더 입을 꾸욱 닫는 라비.

 

"별로 뭐 딱히 이렇다 할 건 없어.

나는 나대로 지내면 그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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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와는 별개의 인간이야.

마스터는 너를 좋아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그렇게 생각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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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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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의 명령으로 너희들이 있는 곳으로 잠입해서

마스터의 다이치와 다르다고 내 정체가 들통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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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얼어붙을 듯한 차가운 얼굴을 보고...

진저리쳐질 정도로 확실하게 깨달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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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짜라는 걸...!!"

 

그리고.

 

"...너에 대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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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라비라고 해도 이 정도로 열렬한 고백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요.

 

"..........."

 

오리지널만큼 나도 너를 생각하고 있어, 라는 것이

어느 정도로 열렬한 것인지는-

이전의 리뷰로 미루어보아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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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제대로 민폐네."

 

라비의 떨리는 손은 진정감을 찾아 시트를 움켜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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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가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나도 그 기억과 동화하지 않았을텐데...

바보스럽기 짝이 없어."

 

등을 돌린 채 묘하게 히죽거리며 말을 잇는 섀도우는

자신의 가슴에 서리처럼 내려앉은 속내를 저리 뱉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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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또 다시 밖으로 나가는 섀도우.

 

"장작, 주워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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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부탁이니까 한 입이라도 먹어 줘.

독같은 건 집어넣지 않았으니까."

 

묘하게 쓸쓸한 얼굴로 웃어보이며 그리 말하는 섀도우.

 

"..........."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나가는 섀도우를 바라만 보는 라비.

두 사람의 심경은 각각 어찌 흘러가고 있는 걸까요.

이야기의 흐름상 라비 쪽을 먼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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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몫으로 차려놓은 수프와 빵을 보고는

쓰러지듯 다시 침대에 털푸덕 쓰러져버리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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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다이치와 다 똑같지만

아무래도 딱 한 가지, 틀린 점을 발견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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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웃지 않아.'

 

'다이치처럼 웃지 못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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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인간이면서 다른 존재.

그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 라비는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비의 표현 그대로 '해바라기처럼 웃는' 다이치의 밝은 표정과

고소苦笑밖에 짓지 못하는 섀도우.

 

이것이, 라비로 하여금 오리지널과 섀도우를 구분짓게 만든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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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정말!!!"

 

일어나서 머리와 귀를 마구 헤집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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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를 갖다놓고, 섀도우가 차려놓은 수프에 처음으로 입을 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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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리미트는 내일.'

 

그리고, 밖으로 나간 섀도우는-

고해성사를 마친 참회인과 같은 심정으로

설원의 창공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가엾은 하루카 다이치.

네가 지금 과연 어찌하고 있을지

...어떤 마음일런지 아플 정도로 잘 알고 있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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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조금만, 더 꿈을 꾸게 해 줘.'

 

마치 그의 심정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온 세상에 엷게 깔려, 태양과의 차단을 이뤄내며

따스한 숨결을 하얗게 차가운 입김으로-

자신과 같은 색으로 세상을 물들이려는 듯한 눈雪.

 

...눈.

 

'라비는 너의 것이니까.'

 

너의 것이니까.

나의 것이 아니니까.

라비는, 너의 것으로- 나의 것이 아니니까.

 

아주 조금만 더.

이 곳에서 꿈을 꾸게 해 줘.

라비가 내 곁에 있다는 실감을

 

아주 조금만 더.

 

'...응? 다이치.

만약 입장이 반대였다면 너도 필시 같은 짓을 했을 테니까...'

 

그렇게 안타까운 시선은 찬 공기 속에 흘려버리고-

찬찬히 눈을 헤집고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하는

섀도우의 뒷모습으로-

섀도우의 고백을 끝을 맺습니다.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지금 내용을 보니-

아예 미뤄서 이번주 내내 한꺼번에 리뷰를 하기로 것이

잘 한 결정이었구나 싶어집니다.

 

아마도 오늘 밤, 또는 내일 새벽중에 업뎃하게 될

바로 다음 내용-

무지, 엄하게 잘리는군요.

...적어도 읽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괴롭게 잘리게 되겠군요;

(실제 책으로 보게 되면 그야 상관없는 문제겠지만;)

 

수요일이 선거날이라 노니 줄창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절단신공 소리 나오지 않도록;

(뭔가 열심히 읽어주시는 분들께 죄송해지고 마니까요.)

 

바보같이 다 써놓고 뻘짓을 반복하고 만 쌀내미.

곧 시작하게 될 아침 수업 준비나 해야겠습니다.

간단한 페이퍼 테스트도 있고 하니.

 

비록 리뷰의 내용은 조금 무게를 더하고 있으나

오늘 하루도 상큼하게 시작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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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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