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로군요.

뜨거운 여름을 달궈줄 코미케는 정작 아직 멀었는데

자외선이 가죽을 살라먹고 일없이 아이스크림만 찾아 물게 되는 여름.

 

뭣보다 현재, 대학생이면 기말 기간이죠.

이번 학기까지만 지나고 나면 다음 학기야 졸업만 하면 장떙이니

조금만 참자, 하면서

어째서 제 손은 NDS를 켜고, 도서관에서 신간을 빌리며, 원고 하고 싶다 안달을 하는건지.

 

이게 다 시험의 마력이란 거죠.

시험지에 그리는 그림이 가장 잘 그려진 것이고,

시험 공부하느라 밤샘할 때에는 스토리가 좍좍 풀려나간다고 하는

전설의 바로 그.

 

여하간, 이 시기란 것도 어차피 다음 학기까지이니

기왕이면 이런 [시험 피크]를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밀렸던 리뷰.

(....)

 

 

 

 

지난 리뷰의 끝이 [전쟁의 시작] 을 알리는 컷이었지요.

그대로 스무스하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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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디가 전쟁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친 전사지 톤으로 긁어둔 긴박하고 어정쩡한 갑옷 차림의 남자들에게

덮쳐오는 사일레스의 주문.

 

[허리케인 스플렌쳐!]

 

가스가 윈자트에 타고 나오는 TV 시리즈에서는

[양손에서 회오리가 발생해서 적을 공격] 하는 주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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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검을 든 병사가 아닌, 마법의 주문을 빌어 싸우는 이들.

마동전사.

그들의 주문 하나에, 적군은 막대한 피해를 입으며 쓰러져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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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끝자락에 펼쳐진 성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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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하늘의 행복과

지옥의 피비린내 어린 처참함이

위화감조차 없이 어우러진 거대한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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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과 사일레스와 아델라이드가 본 아름답고 빛나는 성지의 모습.

그 한켠에서는 사람들의 목숨이 파리처럼 여겨지는 전쟁이 한창 중이었습니다.

 

세계의 이면, 그것을 극적으로 드러내듯

살아가고 있는 성지 위의 사람들.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그들은 어우러져 있음에도

결코 서로 뒤바뀔 일이 평생 없는 본체와 그림자처럼 존재하고 있었고

아인은, 그 사실에 괴리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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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공허한 눈빛으로, 불타버린 절벽 아래의 토지를 응시하는 아인.

잠시 혼자가 되었는가 싶더니,

익숙한 불길의 목소리가 다가와 그에게 속삭입니다.

 

[또 방황하는게냐,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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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톤의 그랑죠가 나타나, 아인에게 말을 걸자,

아인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로 자신의 정령왕에게 묻습니다.

 

[요즘 자주 나타나네. 걱정해 주는거야?]

 

그러자, 열을 전해주는 따스한 불길의 속성처럼

그랑죠, 자신의 아이의 머리를 살며시 끌어안습니다.

 

[물론이다. 나의 전사여.]

 

그도 잠시.

둘이 함께 바라본 토지는 여전히 불탄 채였고,

그 직접적 원인에 자신이 포함된 것을 알고 있는지라

아인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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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전쟁이 끝나.

이 수백년에 걸친 전쟁은 우리 성聖 앙겔로이 군의 승리에 의해 막을 내릴거야."

 

저도 처음으로 듣는 소리입니다만,

아인과 사일레스가 아델라이드가 찾아간 트윈 픽스 측의 군대는

자신들 군의 이름 앞에 '성(SAINT)'를 붙여

스스로를 신에게 선택받은 정의의 편이라 여기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긴, 누가 악의 조직 이름을 악의 조직이라 짓겟습니까.

(...소라치상(은혼) 제외;)

 

그런 아인의 말에, 그랑죠는 무덤하게 사실을 덧붙입니다.

 

[너희들이 이 몇년간에 걸쳐 전황을 뒤집었지.]

 

얼핏 전쟁의 영웅이라는 칭찬을 담보하고 있는 그 말에

아인은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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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잘 된 걸까?

나는 알 수가 없어..."

 

아인이 품고 있던 괴리감이 직접적으로 대사가 되어

페이지 선상에 올려집니다.

 

"이 승리를 부르는 것이 우리들 성전사의 역할이었던 건가?

악의 군대라고 일컬어지는 서쪽의 군인들도 원래는 같은 앙겔로이의 국민이었어.

그들을 멸망시키는 것이 우리들의..."

 

본디 같은 성지 위에 살고 있었던 하나의 무리들.

서로의 신념을 내걸로 절대적인 하나를 일치점을 찾지 못해

결국 무력에 의해 상대를 굴복시켜 자신의 신념으로 내리누르는,

그런 피의 시대로 치닫게 된 것은

과연 어느 시점부터?

 

적은 자신 앞에서 칼을 들고,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이.

적인 자신을 굴복시키려고 하는 이.

적은 자신과 다른 신념을 가진 이.

적은, 나와 다른 이.

 

왜 단순화시키면 시킬수록 무섭게 느껴지는 걸까요.

하긴 저리 나누면 김치찌개에 돼지고기를 넣는 것이 좋느냐 참치가 좋으냐 하는 것으로도

사람은 자기 아닌 타인을 적으로 내몰 수 있겠군요.

 

인간의 어리석음은, 무리란 단위에 입적시키면

정의와 이념에 용해되어 마이너스 파워로 치닫는 경향이 있는가 봅니다.

 

아인은, 자연스레 그것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몸담은 곳에서 그는 이미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

무엇보다 '이 전쟁은 무용하다' 라는 발언을 해 봤자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 배신자에게 향하는 냉담한 시선 이외엔

아무것도 없으리라는 것을 어느 사이엔가 눈치채고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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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죠.

전쟁이 끝나면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 하지?

가르쳐 줘.

 

태양의 문장을 가지고, 빛에 가장 가까운 힘을 가졌을 터인 나는

아무것도...지키지도 못하고, 치유하지도 못 해.

그저, 모든 것을 파괴하고 불태워버릴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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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세의 영웅같은 게 아니야."

 

결국 자신에 대한 한탄으로 말을 끝맺는 아인에게,

그랑죠는 날카롭게 묻습니다.

 

['사악한 자' 가 네게 그리 묻더냐?]

 

"...! 알고 있었어?"

 

깜짝 놀라 반문하는 아인에게, 그랑죠는 무심한 듯 태연하게

답합니다.

 

[너에 관한 일은 모두 알고 있다]

 

분명, 온기를 담고 있는 눈.

물고기처럼 무감정하게 보여도,

분명 자신의 전사를 향한 애정을 품고 있었을 그랑죠의 눈.

 

아인은 '사악한 자' 가 자신에게 들려주는 속삭임에

현혹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현혹이란 건 그래도 그럴싸하게 말발이 서고

납득이 가니까 먹히는 거죠.

 

아인에게는 아직 이렇다 할 신념이 없었습니다.

자신의 형제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는 것 이외에는.

 

[방황하지 마라]

 

그랑죠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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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사는 자는 날벌레와 마찬가지다.

곁에 다가가면 자신이 불타오른다는 것을 알고 있고,

네가 발하는 빛을, 타오르는 열을...갈망하고 있다.

 

'마'는 너를 미치도록 원하고 있어.

귀를 기울이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망설임으로 인해 의지가 흔들린 순간, 너는...

 

형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먹혀버릴 거야]

 

무시무시한 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그랑죠.

아인은, 그랑죠의 말에 더 구체적인 답변을 원하며 묻습니다.

 

"그것이...이형의 숙명인가...

나는 어떻게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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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알지 못한다.

우리들 아스트랄의 왕들에게 있어서도 너희들은 불확정인자야.

어째서 그와같은 숙명의 별을 갖는가...

너희들이라는 '핵(코어)'를 낳은 자 조차 우리들 중 누구도...알지 못한다]

 

"...아디뿐만이 아니라,

나도 사일레스도 여자의 배에서 태어났을 뿐

사실은 인간이 아니란 건가."

 

사실 그게 정확했습니다.

3-3권의 첫 리뷰에서 나온 것과 같이, 이들 성전사의 존재는

정령왕들에게 조차도 수수께끼였으니까요.

 

그들이 존재는 그저 [힘]이었고,

그 정체불명의 의지를 자신의 소망에 담아 행동을 취한 것은

대지의 정령왕 노마 다오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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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의 인자도 '싸우는 존재(성전사)'의 인자도

아마도 동일한 존재가 만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뭐지?"

 

[.....]

 

...모른다잖습니까.

사람, 성전사, 어쩌면 나아가 정령왕들까지도 만들어낸 존재.

그 존재는 과연 누구(무엇)이고, 또한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당신이나 나나 서로 거의 아는 것이 없는 상태인데,

당신도 나도 구태여 입에 담으려 하지 않아.

우리들은 서로 닮았어, 그랑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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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갈 곳이 없지는 않아.

사람이라는 존재는 유구한 궤를 만들어낸다.

생명의 일상은 어떠한 시간 속에서도 불변한 것...

너희들 또한 인간의 섭리를 아는 자다.

...아이가 태어날 거야.]

 

갑자기 뜬금없는 문맥의 변화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물음표를 띄워보이는 아인.

 

"........?"

 

[알지 못했나?]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묻는 그랑죠의 말에,

그제사 아인은 눈치를 챕니다.

 

"...아...아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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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 반년간의 원정에 아디가 따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그랑죠...그걸 알고서 쭉 입 다물고 있었던...!"

 

얼굴이 붉어져 귀엽게 역정을 내려는 아인 앞에서

그랑죠,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스르르 허물어지듯 사라집니다.

홀로 남아 두 손으로 엉거주춤 검을 들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아인.

 

"아인! 출발한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 뒤에서 나타나는 사일레스.

 

"일몰 때까지 귀로에 도착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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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알고 있었지...?"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붉어진 얼굴로 아인은 사일레스를 돌아보며

반 이상의 확신을 담아 묻습니다.

 

"뭘 말이야?"

 

그리고 돌아선 아인의 삶의 문어같은 새빨간 얼굴에

아, 라고 무릎이라도 칠 듯 탄성을 올립니다.

 

"겨우 들었어? 그랑죠한테?"

 

한심하다면서 싱글싱글 웃으며 아인을 놀리는 사일레스.

 

"너어...!"

 

"그야 모르는 쪽이 이상한거지.

성지를 나올 때 여관들이 킥킥대면서 웃고 있던 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사랑스런 녀석."

 

...마지막 아무렇지 않게 들어간 꼬다리 대사 하나가

제 가슴을 짓누릅니다.

=ㅅ=

 

사랑스런 녀석(愛しい奴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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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지마, 화내지마.

돌아가면 나도 어엿한 할아버지니까."

 

아인의 목을 멋대로 잡아 끌어당기며, 사일레스는 넉살좋게 싱글벙글 웃었습니다.

삼촌이나 아저씨면 모를까 왠 할아버지.

그 말에 의아함을 느낀 아인이 겨우 대답을 합니다.

 

"뭐야, 그건."

 

그리고 아인의 그 말에 사일레스, 뭔가 의미심장하게

한 박자 떼고서 한다는 말이-

 

"너희들은 내가 세살일 적의 아기들이나 마찬가지니까 말이야."

 

...정신연령이?

(머리가 약하단 소리나 저 소리나 욕인 것 같은데...암만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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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쪽은 정말로 아기가 태어나 있었습니다.

 

"아주 건강한 아기씨입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성스러운 두 개의 귀도 어머님과 똑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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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인의 아기..."

 

아이를 낳은 어머니로서의 행복을 맛보는 아델라이드.

그는 자신의 행복을 끌어안으며 자신의 반신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젠장! 쓰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

;ㅁ;

Y에 아기따위! 임신수면 모를까! 훠이! 훠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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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정령왕들이 나와서 축언을 전해주십니다.

=ㅅ=

이번엔 아쿠아비트.

 

[네가 아이를 낳을 줄이야.

너를 만들 때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이 또한 불확정인자 가운데 하나인가...]

 

아쿠아비트, 잠시 아이를 받아 안아들어봅니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이 씰룩씰룩, 별로 좋지 않게 변하는지라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품으로 아이를 되돌려주는 아쿠아비트.

 

"나도 처음에는 이렇게 당신에게 안겨 있었을까?

아쿠아비트."

 

[그런 때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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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일이다]

 

"어머, 뭐가?"

 

[...너와 아인...원소계의 사법관의 피를 이렇게나 진하게 이어받고,

또 너와 같이 두 개의 귀를 가지고 태어난 그.것.은

...단지 사람의 아이일 뿐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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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을 형성하는 근원(코어)가 그.것.에게는 없어.

...바꿔 말하자면 너희들 사법관은

이 세계에 있어 유일무이의 존재라는 거다]

 

"숙명의 별 아래 살아갈 필요가 없다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어. 그 편이 훨씬 행복할거야. ...그렇지?"

 

아델라이드, 그렇게 말하며 어머니로서 아이를 애정으로 보듬습니다.

 

그리고 잠시 화를 냅니다.

 

"그리고 아쿠아비트.

내 아들을 그.것.이라고 부르는 거 그만 둬."

 

아쿠아비트로서는 아마도 처음 보는 날카로운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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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미안하군.]

 

사과하는 아쿠아비트에게 금세 다시 방긋 웃어보이는 아델라이드.

 

"...하지만 그렇네. 그렇다면 더욱이 이 아이와는 헤어지게 되겠네."

 

[...역시 눈치채고 있었던건가]

 

"나는 '봐' 버리고 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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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은 승리만으로는 끝나지 않아.

그 앞에 거대한 어둠이 펼쳐져.

 

나에게 나 자신의 운명은 보이지 않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런지, 그것이 언제 일어날 일인지는 알지 못해.

하지만 그런 거대한 소용돌이에 이 아이를 끌어들일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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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끝난 후에...

다시 한 번 더 이 아이를 끌어안을 수 있다면 좋겠네."

 

일견 평온하게 들리는 아델라이드의 중얼거림과 같은 말에는

비장한 의지가 서려 있었습니다.

아쿠아비트는 잠시 그녀의 결심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그녀를 끌어안는 것으로 말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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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다정하네...이 아이를 위해서 당신이 공기를 덥혀주다니."

 

[...아무리 온도를 올려도...

현세계의 그 어떤 것으로도 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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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세계의 '영원'은-]

 

"...당신은 모르겠지만

빛은...그렇게 차가운 것이 아니야."

 

선문답같은 대화를 마지막으로, 아쿠아비트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아델라이드와 아쿠아비트의 대화도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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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 아델라이드가 있는 성으로 돌아오는 앙겔로이 군.

그리고 그 무리 중에 끼어있는 것은 아델라이드의 가장 소중한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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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아이를 신기한 기분으로 안아든 아인.

그 따스하고 몰캉한 느낌에 어쩔 줄 몰라하는 아인을 사일레스는 놀리고,

세 사람, 그리고 주변에서 아쿠아비트가 뎁힌 공기처럼

따스한 미소가 퍼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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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간의 원정을 마치고 돌아와

생애 두 번째로 큰 선물을 받은 아인과-

사랑해야 할 두 사람의 결실을 바라보는 사일레스,

그리고 아델라이드.

 

잠시간의 휴식이, 꿈결처럼 펼쳐졌습니다.

이후의 비극을 미리 보상하기라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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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으로부터의 정보에 의하면

서군은 역시 이 '달의 관' 동쪽 문 부근에 집결해 있는 모양이다."

 

사일레스의 보고로 시작해서,

착착 진행되는 전쟁 홈룸(HR)시간.

 

"과연. 녀석들은 전력을 쏟아부어 동쪽의 문을 돌파해서, 시가지를 칠 생각이로군."

 

"결전은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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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픽스에 모여들고 있는 난민들은 어떤가?"

 

"조사해 봤지만 마도사 집단은 아니었다.

서군이라고 해도 살 곳을 잃어버린 노인이나 여자들의 가여운 무리들이다.

앙겔로이 최고평가회의는 난민을 개종시켜

성지에 받아들일 것을 결정했다.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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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출발한다."

 

그 선언을 끝으로, 회의는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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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

 

회의가 끝났는데도 탐탁잖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아인에게

사일레스가 묻습니다.

 

"모두들 붕 떠있어. 승리를 목전에 두었으니 도리어 더 자중해야 할 터인데."

 

"...어쩔 수 없어.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쟁이 끝나려 하고 있어.

얼른 매듭을 짓고 평화로운 시대를 되찾고 싶은거야.

너도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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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시원치 못한 대답에 이어, 잔으로 테이블을 큰 소리가 나게 내려치는 동작.

아인은, 무언가 불길한 예감을 이때부터 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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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거야.

금방 돌아올게."

 

"...응."

 

전쟁에 나가며, 아델라이드에게 작별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아인.

 

"걱정하지 마, 아디. 아인은 내가 긁힌 상처 하나 없도록 지킬테니까."

 

이어서 사일레스가 아디에게 인사를 하며 덧붙입니다.

지금이라도 결혼 물르라고 외치고 싶어지게 만드는 시신덴의 뽐뿌질.

 

"...라잖아?"

 

사일레스의 말을 받아,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지 말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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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작별의 키스를 나누고-

두 사람은 헤어졌습니다.

 

아델라이드의 먼 시선은 떠나가는 아인과 사일레스의 등에

촘촘히 박혀

한동안 그녀는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그렇게 멍하니 서 있어야만 했을 겁니다.

 

이어질 비극에 대해서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두 사람의 이별은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아델라이드의 행복과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다음 세대로의 평화,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전쟁터로 나섰던 아인과 사일레스.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대강 양 보아하니, 앞으로 두어 번 정도 더 리뷰하면

제일 두꺼웠던 3-3권도 끝나겠군요.

 

이번엔 전쟁 관련 일이 많아,

최근 전쟁사 책을 좀 파고 있다 보니 말이 길어졌습니다.

그래봐야 전략구상 쪽이라 전쟁의 이념이니 하는 것과는 별로 상관도 없는데;

 

내용이 좀 심상찮게 이어지니,

봐서 이번엔 지난번보다 좀 터울이 적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리뷰하는 놈의 게으름으로 인해 비극마저 스러지는 건 역시 곤란하...려나?)

 

지금 마음은 얼른 다 까발리고(...)

라비와 다이치를 다시 보고 싶군요.

그러고나서의 리뷰는 아주 사감 그득으로 길어져 버릴지도요.

 

중국어 공부나 마저 해야겠습니다.

내일은 학교도 가야 하고.

응원단 2 치어리더 모드의 종차역은 어드메냐.

 

그럼, 즐거운 휴일 밤 되시기를.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덧.

 

여름에 코미케 갈 때를 대비해서

[시신덴 팬레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트를 참조해 주세요.

시신덴 팬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http://blog.naver.com/ykeath/1000379930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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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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