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종일 일어나서 쌀키코모리의 본분을 다했습니다.
그림 그리고 책 읽고, 잠깐 먹다가 다시 뒹굴어져서 책 읽고.
극락, 극락.
오늘은 드디어 반다이 뮤지엄 끝내겠다고 별렀습니다만-
5층 굿즈관만 하렵니다.
(7층 캐릭터 월드는 또 걸음걸음 사진이라-)
올라가는 계단부터 조명이 휘황찬란합니다.
'come on, come on- 돈님 뿌리러 오세요♪ 반다이 파산 월드♬'
화...환청이 들린다.
그래도 올라가니 마음을 한층 누그러뜨려주는 프리큐어 백합전사.
치마 아래로 들이닥치려는 카메라를 막아준 것은 그 주위를 둘러싼 이웃나라 꿈나무들.
젠장...!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것은 라이더 관련 상품과 전대 관련 상품이었습니다.
주로 피규어.
하지만- 이건 사진이 워낙 많은데다 캐릭터 월드에서 또 한참 찍어댔으니
여기서는 패스하도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스러운 SD 울트라맨. 정말로 귀엽습니다.
귀여워요, 귀여워.
하지만 실제로 보면 이건 조금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플라스틱이랄까 고무랄까- 하여간 그 중간질의 말랑한 그거 있잖습니까.
왠지 머리 부분을 꼭 주무르고 싶어지는 그거.
주머니 필통이었던가 가방이었던가.
괴수들까지도 지나치게 큐트합니다.
입체 달력.
울트라맨만 똑 떼어서 납치해오고 싶은 충동 뭉게뭉게.
안 살 거라고 필사적으로 눈을 돌리며 멀리간 각종 굿즈들.
울트라맨이 이렇게까지 사랑스러운 줄은 또 처음 알았습니다.
하라쥬쿠나 나카노에서도 많이 본 케로로 뽑기.
굉장히 귀여웠지만 왠지 손이 안 나가서 기어이 하나도 안 뽑고 돌아왔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선물용으로라도 하나 뽑았으면 괜찮았지 싶어서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국에서도 케로로가 이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치고있는 줄은 몰랐거든요.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산 케로로 샤프.
꼬랑지에 대롱대롱 달린 귀여운 중사님.
짐 속에 들어가서 꺾이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었으면
분명 샀을 것 같은 케로로 대나무 부채.
디자인도 깔끔하고 귀여웠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지만
크기가 크기라 도저히 멀쩡히 가지고 돌아올 자신이 없어서 내려놨습니다.
...내 아래서 발버둥쳐라, 중사.
(................)
깜찍한 에드 보이스돌.
알 보이스돌.
실은, 이거 보이스돌이란 걸 지금 사진 정리하면서 깨닫는 통에-
못 눌러봤습니다.
(멍청함으로 하늘을 일도양단할 이놈;)
아이고 배아파.
우리가 빠지면 러브리함이 1/3로 감속한다!
지지 마라, 판다 Z!
우리라고 빠질소냐, 발진이다- 블리치!
뽑기 주제에 되게 비싸다 싶었는데
퀄리티를 보면 납득이 가기도 합니다.
로이랑 에드랑 알만 있으면 뽑겠는데.
원래 뽑기란 게 그런 맛에 또 하는 것이니...
좀 더 간단하게 종이팩에 들어있는 블리치 캐릭터 뽑기.
오오, 유유백서.
라이더와 명탐정의 환담.
역시 울트라맨의 기본은 이것.
비비비비- 강력광선!
왠지 축제에 온 것 같은 분위기로 순식간에 장소를 변환시키는 각종 가면들.
가장 탐났던 케로로와 라이더 가면.
역시, 한국까지 무사히 공수해올 자신이 없는고로 포기했습니다.
사진 한 장 찍을까 하다가 문득 떠오른 사실.
이 뮤지엄, 쌀내미 혼자 갔었죠.
┐-
건담은 외로워.
내려가는 길에 보였던 전시용 벤치.
...라이더와 고렌쟈와 세일러문과 울트라맨이라는
뭔가 굉장히 기묘한 조합이지만 적당히 넘어갑니다.
'많이 질렀어? 잘 가- 또 와.'
가는 마당까지 들려왔던 생생한 환청.
이렇게 5층 굿즈관을 뒤로 하고 다시 내려갔습니다.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못 찾았던 것 같은데.
아마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받은제때 지르지 못한울분 에너지를 활용하여
7층 캐릭터 월드로.
마지막 결정타가 그곳에 남아 쌀내미 속을 뒤집어지게 해서 척살하려는
음모가 있다는 것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스커트자락과 흑심을 나풀나풀 흩날리며 그곳으로 날아갔습니다.
일단 5층 굿즈관은 여기까지.
그럼-쟈하라독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