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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요일, L님과 함께
초대를 받아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보고 왔습니다.

L님께서 근처에 맛난 곳이 있다고 하셔서,
8시 공연이지만 일찍 만나,
홈메이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맛난 저녁부터 먹었습니다.

사흘 굶고 먹었어야 했다
싶을 정도로 맛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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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한 식초를 오일에 더해서
야들야들 맛난 빵에 찍어서 먹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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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 경단.

그야말로 맛의 응축이라고 해야 하나.
어쩔 줄 모를 정도로 맛있었어요!!!!!!!!!!!!!!!!

양이 적어서 L님과 둘이 황홀해하고 아쉬워하며 먹었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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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허허허허헝.
오랜만에 맛난 쇠고기 스테이크 먹고 배탈 안 나서 햄볶았던 쌀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디웰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쥬시하다 할 정도로 육즙이 죽죽 입안에서 흘러나와서
지금도 다시 생각해도 침이 고일 정도예요.

야채도 어찌나 맛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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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따라나온 반찬.
평소엔 잘 안 먹는데, 2-3번을 새로 가져다 주셨을 정도로
새콤하고 산뜻해서 입맛을 돋궈 주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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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하고 얇은 치즈 씬 피자를 꿀에 찍어먹는 건
대체 누가 생각해낸 걸까요....천재가 틀림없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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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바삭하고 속은 보들보들한 초코 케이크가 디저트로 나왔어요.
달면서도 깔끔한 맛이 굉장히 어른스러웠어요.
맛이 오래 입안에 남지 않아서 더욱 좋았음.







...이러한 행복한 저녁을 거친 뒤에,
L님과의 지치지도 쉬지도 않고!!!!! ㅋㅋ 신나서 수다를 떨다가
드디어 국립 해오름 극장으로 향해서 요덕 스토리를 보러 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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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뮤지컬,
전부 다 보고 나오니 딱 드는 생각이...

"와! 남주 한 분 건졌다! 만세!"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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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대략...

여주인공 강련화는 아버지인 강만식이 스파이라 오명을 쓰고
정치범을 수용하는 '요덕 수용소'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꿈과 희망을 모두 잃고, 짐승이 되어 비천하게 살아가는 죄수들을 보며
자신 또한 희망을 접고 살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수용소장인 리명수의 숨겨진 일면을 보고,
그에게 많은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되고 연민에 젖어
단 한 번, 그와 밤을 보낸다.

그러나 그로 인해 강련화는 임신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수용소장인 리명수는
자신이 죄수에게 손을 대고 말았다는 것에 고심한다.

한편, 리명수의 친구이자 직급이 낮은 리태식은
리명수를 몰아내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까지만 할게요.
이 뒤로 가면 완전 스토리가 산으로 가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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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제가 '건졌다! 만세! 남주!' 라고 생각한 분은
주인공 리명수 중좌(중사) 역을 맡으신 최수형 씨였답니다.
이분, 알고보니 이전에 노틀담 드 파리에서
'페뷔스' 역할을 하셨던 분이라더라고요.


목소리를 어찌나 아끼지 않고 내내 싱그럽게 쩌렁쩌렁 질러주시던지...
저와 L님은 그분이 아니었으면
이 공연 정말 멍미할 뻔했다고 비슷한 감상을 나누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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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이나 안무는 꽤 취향인 데가 있어서
몇 부분은 넋을 놓고 감상했답니다.

위의 샷은 목사님이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혼란과 분노를 느끼며
신을 믿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방황을 노래한 부분이었는데...
저는 천 연출을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시선을 확 빼았겼지요.

떼창도 대체로 좋긴 했는데, 노래보다도
표정이나 몸짓 등의 연기가 더 절박하시더라고요.
이게 뮤지컬이 아니라 연극이었으면 기가 막혔겠다 싶었지만.






내용은 전체적으로 시리어스한데, 좀 '깨는' 부분이 꽤 있었어요.
월드 버젼이라 내내 영자막이 사이드 스크린에 뜨는데,
대사가 잘 안들려서 영자막을 확인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꽤 발생하기도 했고요.

제목인 '요덕 스토리'는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수용소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두 주인공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아니 세상에...애한테 무슨 저주를 내리는겨...라면서
보는 저는 질겁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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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간중간에, 스페인으로 유학을 갔다가 집시 남자와 눈이 맞아서
조국을 배신한 여자 역할이 있었는데...
그분이 공연 내내 쉬지 않고, 분위기 상황 판별 다 접고
'떼 끼에로 Te quiero' 대사를 쳐주시는 바람에
나중에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답니다.

스페인어라고는 한마디도 모르는 제가
아직까지 저 말을 기억할 정도이니...
게다가 뜻도 안 나와요....

그 여자 캐릭터 이름 기억 안 남.
그러나 공연 보고 온 사람에게 '떼 끼에로!' 라고 하면
바로 '아...' 라고 할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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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은 '사랑해'더군요.)






그리고 목사 캐릭터가 있는데,
난데없이 왠 라틴어를 외치시는 바람에
저는 아예 대놓고 풋, 하고 웃어버렸어요.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 Eli, Eli, lama sabachthani'

이걸 정말 또박또박한 한국어로 읊으시더라고요.
역시 자막에는 그냥 저대로 나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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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모 동인에서 저 문장이 그대로 나온 적이 있어서
저는 우연히 알고 있었는데...
이런 특수 잡지식이 없는 경우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멍미....하고 볼 거 같더라고요.

(* 뜻은 '주여,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그리고 이건...오역은 아니었지만,
'하느님 아버지, 남조선에만 가시지 말고 이곳에도 오시라요' 라는 가사가
'Don't just go to South Korea' 여서
잠시 실눈을 뜨고 시선을 멀게 떴어요...팍 깼음.

오역은 아닌데...오역은 절대 아닌데....
그렇다고 영어를 사투리로 쓸 수도 없고 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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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말투 또한, 북한말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 들더라고요.
어미에만 초큼 '~라요' '~라우' 를 붙일 뿐,
제가 듣기에는 대체로 억양조차 서울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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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크게 아쉬웠던 점이, 다름 아닌 여주인공이셨어요.
제가 본 날은 이진희 씨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남주인 최수형 씨와 성량의 차이가 커서
두분이 듀엣을 하시는데 최수형 씨가 목소리를 죽이시는 게 느껴질 정도.

게다가 1막의 마지막 곡인가에서 연속으로 두 번 삑사리(;)를 내셨지요.
컨디션이라는 게 있고, 아무리 노련한 배우라도
본방에서 실수를 전혀 안 하시는 건 아니니 그건 그렇다 쳐도,
2막에선 아예 목이 아예 간 모양이다, 싶을 정도로
목소리를 아껴서 부르시더군요.

쳇 어쩔 수 없지...생각했는데
정작 마지막 곡에서 다시 멀쩡해지신 걸 보니
1막의 실패 탓에 2막에선 내내 목을 아끼신 거구나...싶더라고요.
역시 실눈을 뜨고 먼 곳을 바라보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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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초대권 당첨이라 하셔서 자리는 별 신경 안썼는데
무려 빕석 초대권!!!!
1층 두번째 줄에서 행복하게 보았답니다.

전체적으로 무료라는 점을 포함해서(;)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답니다.

앞으로 뮤지컬 볼 때 최수형 씨 성함 보이면
열심히 따라다닐 것 같아요. ^^

L님과 함께한 맛난 식사와 신나는 수다, 그리고 뮤지컬.
정말 즐거운 날이었어요.
(L님,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ㅁ;)










벌써 올해 들어서만 뮤지컬을 4번 보았네요.
이게 3번째였고, 지난주 금요일에 2번째로 모차르트! 를 보러 갔었어요.
이건 또 캐스팅이 달랐으니 나중에 포스팅을.

3월엔 '이(연극)' 보고...
4월엔 '몽테 크리스토 백작(뮤지컬)' 보고...
5월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발레)' 보고...

...아 행복한 2010년 상반기가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물씬 풍기네요.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오랜만에 긴 포스팅이었네요.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이게 무슨 짓.
그럼 저는 이만 자러 갑니다.

좋은 꿈들 꾸세요.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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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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