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가리는 총 7권,
그 가운데 1-4권은 재록본, 합본호로 묶여 나와있습니다.
제가 가진 건 그 합본호 쪽이구요.

오늘의 리뷰는,
 시신덴이 나중에 합본을 하면서 추가한 짧은 번외편입니다.









[늑대 소년]
Song by 槇原 敬之(마키하라 노리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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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늑대들의 무리 속에서
나는 달을 향해 울부짖는다

이 목소리가 들린다면
나를 구하러 와 줘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가르쳐 줘

똑똑히 들려오는 그 말,
사랑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지



도시를 바라보는 '늑대소년' 다이치.
그의 심장(마음)은 여러 속박에 의해 옴짝달싹도 할 수 없도록
꽁꽁 묶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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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늑대들의 무리 속에서
나는 달을 향해 울부짖는다

이렇게 커다란 소리에도 지지 않고,
뚫고 나갈 정도로 더욱 크게


추운 겨울날에 어울리지 않는 차림새로
많은 인파 한가운데에 앉아 처량하게 눈을 맞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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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내게 가르쳐 줘

사랑하는 사람에게 닿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그러다가 문득 인파 속에서,
여기에 있을 리가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될,
그러나 마음으로는 언제나 함께하고픈 사랑스러운 라비의 얼굴이
염려스럽다는 듯 다이치를 바라보고 있는것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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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과 같은 마음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는지



급히 등을 돌려 다이치에게서 달아나는 라비의 뒷모습을
재빨리 따라나서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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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과 같은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지



온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한기 속에서,
겨우 만난 그 사랑스러운 온기를
품에 끌어안았는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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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강인함,
그런 것은 이제 더이상 내게 필요 없어


끌어안은 것이, 라비가 아닌 다이치의 숙명, 즉 '속박'과 '구속'의 이미지를 가진
사슬로 바뀌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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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에 부딪히며 걸어가는 사람들도
TV에서 흐르는 즐거운 뉴스도 슬픈 뉴스도
전부 타인에게 일어난 사건 뿐이잖아



"귀찮단 말이야!"


"정말 그래도 괜찮겠어?"

암흑의 다이치와
마동전사로서 누구보다도 양(陽)의 기운이 충만한 다이치가
서로 반목합니다.

마치 다른 두 사람 사이에 끼어있는 것처럼,
혼란스럽기만 한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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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나는 눈물을 흘려도 상관없어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눈물을 흘렸으면 하는
그런 생각 하지 않아



자신이 매여있는 속박의 사슬만큼이나,
라비 또한 겨울에는 제약을 받습니다.

결국 함께 한다 해도 한계가 있고,
이 사랑이 자칫하면 모든 것을 부숴버릴 악몽같은 힘이 되리라는 것을
무의식중에 다이치는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설령 모든 것이 사라진다고 해도 가스와 라비는 끝까지 함께 하겠지만
다이치가 그걸 바랄 리가 없지요.
라비가 끝난다면 함께 끝나고 싶어할지는 몰라도,
자신의 손으로 라비가 살아있는 세상을 부수길 원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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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
나는 말을 배운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
나는 옷을 입고 머리를 자른다



마치 늑대소년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감내해야만 하는 다이치.
그리고 라비.
그런 서로를 지키고자 하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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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
이 숲을 빠져나간다-



라비를 잃지 않기 위해서,
마동전사 하루카 다이치로서 이 세계에서
라비를 사랑하기 위해서
마동전사로서의 길을 선택하는 다이치.

그렇지만, 어느 날 그 구속이 다할지 모릅니다.
끊어지는 사슬이 마치 그런 미래를 예지하는 것만 같아서
불안함을 더한 채로, 이 단편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다음 수록편은 좀 더 밝습니다.

◇ 1985 ◇
- 달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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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가올 가을에도, 꽁꽁 얼어붙는 겨울에도
그대 모습을 끌어안고 잠이 드네
그대 아닌 다른 그 누구도 이렇게까지 사랑하진 않아]


라비가 마법적인 장치를 가지고 무언가를 하면서
노래를 중얼거리고 있자, 다이치가 무슨 노래냐고 묻습니다.

"그거 무슨 노래야?"

라비가 콧노래를 하는 게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일본 노래여서 더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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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아. 낮에 아주머니가 부르시던 거야.
왠지 기억에 남아서. 제목까진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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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응. 아, 맞다. 깜빡했다.
너한테 편지 왔어."

어머니가 부르신 게 기억에 남았단 소리에 수긍하다가,
깜빡 잊을 뻔했던 편지를 꺼내는 다이치.

"나한테?"

지구에 라비가 와 있다는 것 자체가 별일인데,
거기다 다이치 주소를 알고 편지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해서
라비가 되묻습니다.

"사유리 아주머니가 보내신 거 아니야?"

그렇게 물으면서 다이치가 라비가 만지고 있는 도구가 뭔지 묻습니다.
이게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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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가스가 보낸 건데."

"가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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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에. 뭐라고 썼는데?"

웃으면서 가스가 썼다는 편지의 내용을 묻는 다이치.

"-너 수험 언제였지?"

라비가 묻는 말에 다이치가 조금 께름칙하다는 듯 답합니다.

"뭐야, 갑자기...상기시키지 마.
다다음주야."

"그걸 상기 안 하고 있으면 어쩔 건데."

서로를 위해서 중요한 시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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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요즘 이래저래 일이 많아서
제대로 공부에 집중을 못했는걸.
이렇게 얼빠진 수험생은 이 세상에 나 하나뿐인걸."

이젠 될대로 되라는 느낌이라면서 심난해하는 다이치.
그야 그렇죠. 요새 정말 일이 많았죠.(...)

"분명 지금 시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짓거릴 이래저래 일으키는
얼빠진 녀석은 이 세상에서 너 하나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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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의 냉정한 말에 뾰로퉁한 표정을 짓는 다이치.
그러나 할 말은 없는 거지요.

"-그래서? 가스가 뭐래?"

"........."

[...평의회를 더 이상 막을 수가 없어서
...후에 데리러 가겠습니다.
....다이치 군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편지의 내용은 아무래도 지구에 무단으로 내려간 라비에 대해서
시끄러워진 루나의 평의회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며
라비를 소환하라고 난리가 났다는 것 같네요.

그러나 라비는 다이치를 보며 그냥 웃습니다.

"수험 힘내래."

[여름이 가면 모든 것이 끝이 나네
그대와의 밤을 잊을 수 있게 해 줘]




노래는 오다 카즈마사(小田和正)의 '1985'라는 곡입니다.
조용히 시작하지만, 멜로디가 조금 격해지는가 싶더니 결국 잔잔합니다.
옛날 곡이라는 느낌이 물씬 나지만, 꽤 저는 꽤 취향이네요.
시신덴의 선곡 중에서는 드물게도 제 마음에 들기도 하고.(....)
들어보시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를.

小田和正/1985






흑발 라비와, 블랙 다이치의 이야기들이 더욱이 깊숙이 파고들,
다음 리뷰에서 또 뵙겠습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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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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