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2009년 마지막 리뷰네요.
집에 돌아온 이 행복과 기쁨을
리뷰로 표현해야겠다 싶어서
잽싸게 사진을 찍고, 이미지 편집을 했답니다.

손이 시려워서 곧장 리뷰 들어가겠습니다.
정말 이놈의 창문 앞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구(...책...)이 너무 많아서 인테리어 변경도 못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5의 여름 Side Story [나는 인간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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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은, 대낮의 공원으로 쇼코를 만나러 간 라비.
물론 라비는 정체를 숨긴 상태이고,
두 사람은 초면입니다.

"당신...누구야?"

"...딱히 아무도 아닌데. 그냥 지나가던 헌팅남이야."

"..........."

헐 저런 헌팅남은 지하철 몇호선 몇번 출구 앞에 출몰하나여
저 좀 데려가주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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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판 모를 사람이라서 되레 더 이야기하기 편한 경우도 있잖아?"

전편에서 시작된 쇼코의 임신과 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자기에게 털어놓아 보라고 권하는 라비.
그 말에 쇼코는 웃습니다.

"이상한 사람이네."

"아직 안심하긴 일러. 흑심이 가득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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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그런 들개보다 내가 더 좋은 남자일지도 모르잖아?"

자신은 흑심이 있는 남자라고 주장하는 토끼.
반면, 그 말에 되레 쇼코는 라비에 대해서 경계를 풀어버린 듯합니다.

"나도 분명 그저 한번 건드려나 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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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쇼코야. 너는?]

"........."

학원에 갔다가 돌아올 때까지도, 다이치는 그곳에 그렇게 눈을 맞고
위험한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쇼코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결국 먼저 말을 걸었고요.

"벙어리야?"

"...너랑 무슨 상관이야. 가던 길이나 가."

다이치의 차가운 거절에 얼굴을 붉히며 조금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 쇼코.

"물론 아무 상관도 없긴 하지만.
내일 아침 신문에서 네 기사를 발견하거나 하면
역시 기분 별로일 것 같아서 말이지."

그야, 보통 저 상태로라면 동사하겠지요.
그리고 한 번 말이나 걸어볼 걸, 하고 후회할테고.
쇼코는 일반론으로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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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좀 자기만족을 위해서 이러는 것뿐이야."

"...별로 죽을 마음 없어."

겨우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눈을 털어내는 다이치.

"그냥, 달이..."

뜻밖의 단어에 쇼코가 어리둥절해합니다.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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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보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

쓸쓸한 눈으로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는 다이치.
그 눈에는, 멀리있는 연인을 그리는 애절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건 좀 무리일 것 같네.
내일 모레까진 계속 눈이 온댔으니까.
흐응, 그나저나 죽을 마음 없었던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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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죽어.
여기서 떨어진다고 해도 난 안 죽어."

확신을 담아서 자신이 죽지 않을 거라 말하는 다이치에게,
쇼코가 당연한 의문을 담아 묻습니다.

"거짓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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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니거든, 나는."

하루카 다이치 안에 잠든 어둠이 깨어나는 시기, 겨울-
다이치는, 지구와 달이 가장 멀어지는 이 시기에
이렇게 다른 모습의 다이치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11살의 그 여름날 이후, 언제나.









15의 여름 Side Story [한겨울의 해바라기]

그대로 이어집니다.

[나는 인간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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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는 쇼코.

[그런 말이 정말일 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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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성가시니까 보내려고 꾸머대는 시시한 거짓말이야.
틀림없이 그럴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쇼코는 정작 다이치의 등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흔히들 생각하기 쉬운 중2병이라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간단할 텐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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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새하얀 눈 속에서 어째서 그렇게 보인 걸까...]

쇼코 쪽을 바라보지도 않고 성가셔하던 다이치가,
겨우 눈을 돌려 눈이 마주친다 한 순간.
쇼코의 눈에 비친 것은-

[차갑게 나를 보는 눈이...
한순간, 심홍색으로 불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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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봐."

그 말에 팟, 하고 정신을 차린 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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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개? 유기견이네."

겨우 여유를 되찾고, 다이치에게 정말 개에게 하듯이 손을 내미는 쇼코.

"이리 온,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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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또 뭐야.
나한테 상관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쇼코가 내미는 손을 거절하는 다이치.
그러나 쇼코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날씨만 개면 달은 내 방에서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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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한테 작업 거는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어쨌든 지금 우리집 아빠가 단신부임 중이셔서
엄마가 3일 전부터 그쪽에 가 계시거든. 당분간은 안 오셔."

"...그럴 생각도 아니라면...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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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일단은 남자거든?"

"어머, 개잖아?
이리 온, 존. 밥 줄게."

전혀 기세가 죽지 않는 쇼코.
얘 확실히 좀 위험하긴 하네요.
;ㅁ;

"...이상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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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파 속에서 하루종일 웅크리고 있던 개한테
그런 소릴 들을 이유는 없어."

당당하게 쇼코가 그렇게 말하자, 다이치가 피식 웃으면서 동의합니다.

"그건 그렇네."

그리고 너무나도 가볍게, 마치 공중을 날듯이 창살을 넘어서 쇼코 쪽으로,
창살의 안쪽으로 들어옵니다.
그 동작에 쇼코는 조금 놀란 눈으로 다이치를 보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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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면 아직 도망치기 늦지 않았어."

그 동작에 쇼코가 기묘함을 느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다시 한 번 더 기묘한 말투로 겁을 주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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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코가 다이치에서 등을 돌리고 걷기에 그대로 가버리나 하는데,
마음을 정했는지 뒤를 돌아 다이치를 봅니다.
더할 나위 없이 똑바로 눈을 뜨고 보면서 입을 열어 한 말은-

"이쪽이야, 존."

결국 다이치를 끝까지 개 취급하기로 한 듯.
다시 장면은 현재로 돌아옵니다.

"내가 주운 건, 버려진 개 같은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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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비교도 안 되게 위험한 맹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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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어.
그렇지만 어째선지..그래도 좋다고 생각했었어.
그 무렵의 나는...
분명...누가 어딘가로 나를 좀 데려가주길 바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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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아닌...먼 어딘가로..."

일상에 질려있었던 쇼코는 비일상을 바랐고,
그래서 직감적으로 다이치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렇게 저돌적으로 접근을 감행했던 모양입니다.

그럼, 다시 이야기는 다이치와 쇼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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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가 있다니, 대단하네."

보통 현대 일본 가정에서 벽난로는 보기 힘든 소품이죠.
순수하게 경탄을 표현하는 다이치.

"안은 히터야.
외할아버지가 지으신 집이야. 낡아서 큰일이야. 자, 마셔."

아까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다이치의 모습으로 봐서는
집안으로 들어와서 타월로 닦고, 몸만 뎁힌 듯합니다.
쇼코가 내미는 잔을 바라보는 다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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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가 먼저 난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자,
다이치도 한숨을 내쉬고는 그 옆에 앉습니다.

"...중학생이야?"

"아아."

"이름...존이라고 부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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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하루카 다이치."

"에?"

"...왜 그래?"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인데...
친구의 친구가 히가시고에 다니는데, 혹시 사귀었다거나?"

"아아. 마키무라?"

"세상 참 좁네."

다이치의 이름을 듣고 자신의 친구와의 연계를 떠올린 쇼코.
그나저나 다이치 이 녀석은 또 연상을 사귀었군요.
(...시신덴 설정상 라비가 다이치보다 연상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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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문 별로 안 좋지? 여자들 사이에서."

"응. 나빠."

"그 여자들이 하는 소리, 절반 정도는 진짜일걸."

"흐응."

그 말을 듣고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바꾸는 쇼코.

"정말로 있구나, 달에 네 진짜 연인이."

그 말에 흠칫하는 다이치.

"그래서 저 눈 속에서 달을 찾고 있었던 거야?"

"........."

굳은 표정으로 대꾸하지 않는 다이치.
아무리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 해도, 라비에 관한 것은 가볍게 입에 올릴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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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하루카..."

"이거 다 마시면 나갈게."

"왜? 밖에 눈 또 내리기 시작했어."

"여자 혼자 있는 집에 있을 순 없잖아."

"헤에-  꽤 신사네."

중학생 치고는  어른스러운 소리를 하는 다이치에게
쇼코가 약간 장난스럽게 그리 대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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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신사적이거나 그렇진 않아.
별로 나하고 얽히지 않는 게 좋아. 누님."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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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그렇지도 않다니,
신사인 척 하는 거 집어치우지 그래?"

".........."

명백하게 쇼코의 그 말은 도발이었습니다.
신사인 척 그만둬라.
여자에게 손댈 수 없다고 하면서 나가는 거 그만둬라.

"그럴 맘 없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 마음이 바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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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신이 아니네."

"너만큼은 아냐."

그렇게 얼핏 보기엔 살벌한 대화를 잘도 나눈 다이치와 쇼코.
그 말을 듣고, 라비는 뜨끔하게 웃습니다.

"...뭔가...엄청 위험한 시작인데?"

(그러면서 개그 컷으로 '여러분, 걱정 마세요, 이거 그랑죠 맞아요!'라고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네, 아닌 거 같죠.........................시신덴이 보기에도 그랬나 봄.)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래.
그날의 나는 내가 봐도 이해가 안 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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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긴 하지만, 집안 사정이란 게 좀 있어서
엄마는...아빠하고 그 애인이 사는 집에 처들어 간 거였어.
엄마가 돌아오는 날이 내가 아빠를 잃게 될 날이었다는 거지.
진부한 이야기지?"

"아니아니."

"그렇지만 그 때문이었을까.
나는 그에게 강렬하게 끌렸어...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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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어둠에."

다이치의 '어둠'에 끌렸다는 말에 흠칫하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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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어둠이라고 해야할까.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
바닥이 안 보이는 새까만 빛을 품고 있었어."

'도통 방심을 못하겠다니까...'

너무나 정확하게 다이치의 본질을 짚어내는 쇼코를 보며
라비는 내심 여자의 직감이란 것에 경악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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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아침에 눈 뜨고는
뭐라고 했는지 알아?"

"...뭐라고 했는데?"

그러면서 옆에 조그맣게 '우와- 듣고 싶지 않아' 라고 쓰여 있네요.
ㅠㅠ
그야 듣고 싶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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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대체 뭣 때문에
자승자박을 하고 있는 건지는 몰라도
그런 거 배출용으로 남자 써먹지마]

하룻밤 보낸 뒤에 아침에 저런 소리 들으면 정말 최악이겠네요.
...뭐, 쇼코 잘못이기도 하긴 하지만.
끌어들였다고 따라가서 할 거 해놓고 저건 또 무슨 개매너임
ㅠㅠ

안했으면 말이나 안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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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겨져?
눈 속에서 온종일 쭈그리고 앉아있던 녀석이
나한테 그런 소릴 했다니까?"

"...정말 어이없다."

라비는 이제 심히 얼굴을 붉히고 있습니다.
왠지는 몰라도 부끄러워하네요.
다이치가 한 대사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는 탓도 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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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정말 푹 빠져버렸어. 어째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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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몇 번을 만나도 내내 그는 냉정했고,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었어.
만날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싸우고...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그에게 끌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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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눈보다도 차갑고...
한밤중보다도 깊은 암흑에...
거기에 조금이라도 닿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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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인간이 아닌 자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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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달에 있는 연인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고,
그 녀석에게서도 직접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그게 신경쓰이지가 않더라고."

[대체로 그건 여자다]

"...별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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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참.
왜 이런 생판 모르는 작업남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버렸나 몰라."

"...뭐 어때."

[...이쪽이 아무리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도]

"벌써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었으니, 그 뒤도 궁금한데?
TV 드라마 같아서 듣고 싶어."

흥미 위주라는 듯이 그렇게 가벼운 태도를 유지하는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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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교묘하게 위장해도-]

"......후후. 그 뒤가 더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그런 타입의 인간들은, 간단히
낌새를 눈치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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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말이야?"

"당신, 분위기가 그 녀석하고 닮았어."

[...정말이지, 여자는 도저히 잴 수 없는 뭔가가 있다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이걸로 가리가리 4권까지의 리뷰가 끝났습니다.
다만, 제가 가진 책은 재록이라 뒤에 '늑대 소년'이라는 부록이 있으니
다음엔 그거 리뷰를 하고, 5권 초반으로 들어가도록 하려고요.
한 권을 한번에 마치기엔 5권이 조금 버거우니까...

어떻게 보시고 계신가 모르겠습니다.
이제 슬슬 '겨울'의 블랙 다이치에 대해서 느낌이 오시나요.
저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좀 오락가락해서...

제가 기분 좋은 새해를 맞았기에,
가능하다면 이웃 분들도 즐거운 첫날 되셨으면 해서
포스팅을 해 보았습니다.
>ㅅ<////

새해 인사는 이거 다음 페이지에 따로 할 생각이니 패스하겠습니다.
신년에도 그랑죠 리뷰는 계속됩니다.
그럼, 즐거운 연초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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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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