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시신덴 리뷰를 마쳐야지 생각했던 걸 떠올리고 보니
벌써 11월이 코앞.
ㅜㅜ

...일주일에 한번씩만 포스팅하자!!!!!!!!!
할 수 있다 쌀냄!!!!
...아, 안 되면 격주로라도....





일단 지난 가가린 S, D 사이드의 뒤에 바로 이어지는 쪽페이지 하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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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하다 말고 갑자기 뭔가를 떠올린 라비.
잽싸게 다이치의 뺨을 한 대 후려갈깁니다.

[약속된 따귀]

"갑자기 뭐하는 거야."

'아침엔 내가 잘못했어.
이번에야말로 화나게 만들지 않으려고 했는데...' 라고
중얼거리는 다이치를 무시하고 라비가 일갈합니다.

"시끄러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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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 자식, 그 홀로그램 대체 뭘 어쩔 셈이야?!"

"'그' 홀로그램이라면...아, '그거'?"

라비 섹시영상이 멋대로 홀로그램에 추가되어 있습니다.
영상은 사진이나 비디오 따위로 추가한 뒤에
거기에 자기가 원하는 동작을 시킬 수 있게 만들었나 본데요?

얘 그냥 바로 대학 가도 되잖겄소?
이것이 22세기인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라비가 소리를 지릅니다.

"그래! 끝까지 다 봐버렸다!!!!!!!"

'내가 언제 그딴 짓 했어?!'

'아, 해줘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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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같은 달이 뜬 어둔 밤에, 다이치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으아아악∼

그리고 시신덴 누님들의 나레이션 한마디

[얘들아 축제 끝나버린다?]

>ㅂ<////








그럼 바로 이어서
05년판 15의 여름이 묶여 나오면서
덤으로 추가된 짧은 단편 갑니다.









[타오르는 각(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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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에. 낮엔 죽고 싶을 정도로 더웠지만,
해가 지니까 또 안 그러네. 숲 덕인가?"

시간상 위쪽의 투닥거림과 바로 이어집니다.
어느새 기분이 좋아졌는지 생글생글 웃고 있는 라비.

"고정하셨나이까, 공주 마마."

말투는 장난스럽지만 한숨을 폭 쉬면서 다이치가 그렇게 말하자,
라비가 싱긋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뭐, 그럭저럭."

'공주님이 아니라 왕자님이지만'

"숲이 붉게 물들어서...
뭐랄까 지구가 아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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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풍경이 너무 뒤죽박죽이라 영 못쓰겠다니까."

"가을이 되면 더 붉어져. 단풍(*紅葉:붉은 잎)이 드니까."

다이치, 겨우 기분이 풀린 라비에게 그렇게 설명해줍니다.

"이 숲 전체가 다 빨갛게 물드는 거야?"

"응. 꼭 불꽃처럼 말이지."

그 말을 듣자 라비가 눈을 반짝입니다.

"...헤에...그거 볼 만하겠네."

그리고 단풍잎 하나를 집어들더니, 신이 나서
멜로디까지 넣습니다.

"좋오-아. 자, 잘 봐."

라비가 뭔가 하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챈 다이치가
기겁합니다.

"엣, 너 무슨 짓을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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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앗-"

갑자기 돌풍이 불어와 잠깐 눈을 감았다 뜬 다이치.

"...윽."

"하하하...이거 굉장하다!"

대체 얼마나 숲이 숲이어서 사람이 안 오는지는 몰라도
귀까지 풀어헤치고 마법까지 쓰고 아주 신났습니다.

알콩달콩한 한때를 위한 이런 어거지 너무 좋아요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어이어이어이."

라비의 성격을 알고 있기도 하고, 이미 저질러 버린 일이라
어떻게 하려고 하진 않지만 뒤에서 조용히 그렇게 말해보는
내 남자에겐 따뜻하지만 차가운 도시 아이 다이치.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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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걱정할 것 없어.
시간을 앞당기거나 하는 그런 마법은
그리 간단히 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이 숲의 기억을 되살려 보여주고 있을 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라비, 중력따위는 무시하고 폴짝 뛰어
나무 위로 오릅니다.

"그냥 환상이야."

그렇게 환하게 웃는 라비에게,
다이치는 설핏 웃어보입니다.

"...마치 숲이 불타오르는 것만 같아."

"응. 대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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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불길이라면 좋을텐데."

다이치의 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라비.
다이치가 말을 잇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모두 다 타서
재가 되어버릴 정도로..."

"뭐야, 그거."

자못 심드렁해 보이는 표정으로 라비가 대꾸하자,
다이치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옛날에, 오시치(お七)라는 여자가 있었어.
어느날 불이 나서 그 여자의 집이 다 타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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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녀의 가족들이 절로 피난을 갔지.
그리고 거기서 오시치는
절에서 일하는 시중인인 기치사부로(吉三郞)를 만나
사랑에 빠져.

그렇지만 집을 새로 짓고 나자
오시치는 마을로 내려가게 돼.

그녀는 16세였어.

사랑에 미쳐, 분별을 잃어버린 건지
단순히 어리석었던 건지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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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불이 나면,
그리운 기치사부로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빠져."

"응."

"그녀는 에도의 거리에 불을 지르고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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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여자네."

"응."

"그래서, 기치사부로와는 만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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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오시치는 방화죄를 물어 화형당했어."

"...바보 같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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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너한텐 무리지."

가볍게 털어버리려는 듯 라비가 그렇게 말합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정말로 그렇기도 하거니와
사랑에 미쳐 스스로를 죽이고 만 오시치를 다이치에게 겹쳐 보고 싶지 않겠죠.

비록,
너무나 강렬하고 또렷한 불과 붉은 색의 이미지,
그리고 라비에게 미쳐버리곤 하는
다이치의 이미지와 똑같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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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화형을 당해도 안 죽지.
누가 뭐라해도 우주에서 가장 불에게 사랑받는 몸인걸."

그렇게 말하며, 불꽃을 만들어
라비가 보여주는 붉게 물든 환상의 단풍잎을 태웁니다.

"그 어떤 업화가 어루만진다 해도,
너를 재로 만들지는 못하겠지."

"아아...설령 지구가 초토화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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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지 않겠지."

그렇게 말하며 불길에 부서지는 단풍잎을
손으로 잡아 으스러트립니다.

자신이 선택한 운명의 대가를 알고 있다는 듯.
그리고 겨울마다 미쳐버리곤 하는,
자신의 안에 잠든 어둠과 광기를 알고 있다는 듯...

"그리고 그런 비극적인 결말의 사랑 이야기,
나는 사양이야."

".............."

라비가 깨끗하게 끝을 맺으며,
마법을 풀어 숲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립니다.
붉게 물든 아름다운 단풍을 바라보면서도
자기 자신의 파멸을,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종말을 생각하는 다이치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응."

그리고 다시, 저무는 석양을 향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기 시작합니다.






<Fin>












후후후.
아까 싸울 때는 달이 떠 있는데
싸우고 나서 기분 풀린 라비는 석양을 바라보며 걷네요 그래.
분명 노숙을 한 게 틀림없어요.
아이 좋아.(.......)

'야채장수 오시치' 이야기는
만화 '유리가면'을 보신 분이라면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야가 했던 '불'의 연기에서 나온 캐릭터죠.

연극의 각본 및 소설로도 알려져 있으나,
사실 이 아가씨 실존인물이랍니다.
1683년에 불이 나 기치사부로를 만나고,
그 이듬해인 1684년에 불을 질렀다 하네요.

조금 사족을 덧붙이지면-
당시에도 15세 이하에게는 사형까지는 판결하지 않았기에
재판을 맡았던 마을 부교(町奉行 : 사또 정도로 생각하세요)인
카이쇼 마사치카(甲斐庄正親)는 '그대는 15세가 아닌가'라고 여러 번 물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오시치 스스로가 '아니오, 저는 16세입니다' 라고 증언하여
결국 화형 판결을 내렸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기록이 미비하여 평민 및 천민의 경우,
그들의 연령은 스스로의 고백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여기서 오시치가 15세라고 했다면, 사형을 면했겠지요.

라비의 말마따나 정말 좀 격렬한 여자입니다.
실화라고 생각하면 공포스럽지만.



금요일이라 벌써부터 신났습니다.
금요일은 아침부터 좋아요. 후후후후후후훗.

얼른 끝나고 집에 가서
우리 스펜서랑 제인 아자씨랑 깁스 파파랑 직립꽃사슴을 볼 생각에
가슴이 둑흔둑흔.

그럼, 모두들 즐거운 금요일 아침 되시기를∼☆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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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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