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학교 생활♪┐- 3학점으로 6개의 과목을 신청해서,전부 18학점으로 월화수 3일을 통학하게 된 쌀내미. 운 좋게도 그 중 4과목이 원어민 교수님이 걸려서-그래, 기왕 돌아온 거 공부나 열심히 하자고굳게 다짐했던 겁니다. 네, 그랬던 겁니다. 그래서 첫 주부터 당장 레포트 쓰라는 명에도 곱게 곱게 따라가며요로코롬 곱게 표지도 만들고.
(한자는 포샵에서 작업하느라일어한자 폰트가 없어서 한국어 한자 고대로 갖다 썼습니다.) 음, 실은 이거 이번 그랑죠책 후기 페이지로 쓰였던 것.(풋)하여간 이렇게 나름 성의를 보여가며 남은 학창생활 즐겨보자고쿳닥쿳닥 풋풋한 마음을 지녀봤습니다만- 커밍아웃 당했습니다.
과목은 '고급 일본어 회화'원어민 교수가 진행하는 수업이니만큼 수업은 모두 일어로만 진행됩니다.오늘은 교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로서니준비해온 자기소개를 하고, 둘러앉아 프리토킹을 했더랩니다. 쌀내미, 오늘 학교에서 책(=그랑죠) 넘길 사람이 있어서몇 권 들고 갔던 것이 화근이라면 화근.
하여간- 적당한 자기소개가 끝나고 나니,교수가 새로운 주제를 주더군요.'겨울 방학동안 무엇을 했는가' 에 대해서 이야기하라고. 한 게 뭐 있나요.동인여행 다녀오고, 건프라하고, 그림 그리고.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뿐인 거랩니다.
그래서 일본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뭐하러 다녀왔냐기에 책 사러 갔다왔다고 했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뭐랄까, '우와, 김상은 학구파.' 란 분위기인 겁니다.
┐-
(*제가 金가입니다.)
그래서 만화책 사러 다녀왔다고 했더니 다들 웃으며 분위기 풀어지더이다.
아하하- 하는 교수님의 한 마디.
"그래서, 몇 권이나 사왔어요?"
아차, 하는 순간.
옆에 있던 쌀내미의 친구, 냅다
역전재판의 증인석에 선 피고인과도 같이입을 열어 진실을 폭로한 겁니다.
"백권이래요.""아니야, 구십권이야!!""....구십권이요?"
아차. 경탄보다는 뭐랄까, 그 있잖습니까....오타쿠를 보는 눈이랄까.경계경보, 경계경보. 대체 무엇에 대해서인지 변명을 하려드는 쌀내미."저, 저어- 제가- 프로 만화가가 되는 게 꿈이라서-"
다행히도 다시금 사르르 풀리는 분위기.
다들 이제 웃으면서 아아, 그런가보다 분위기가 된 겁니다.
교수님도 학생들도 아하하하.
"김상, 그린 거 있으면 보여줘요."
아주 잠깐 망설인 쌀내미.
책도 마침 있겠다- 뭐.
표지가 곱게 나와서 자랑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이 사실.
"표지만 봐주세요." 라면서 책을 넘긴 것이 오늘 최대의 실수.
겉을 보고 경탄의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에 헤헷, 하고 잠시 즐거운 마음이 된 쌀내미.
교수가 슬쩍 책을 열어 휘리릭 안을 보는 것까지도 그런가보다 했더랩니다.
보래지 뭐- 랄까.
그런데 갑자기 교수님, 책을 빙글- 돌리시더니
학생들을 향해 페이지를 펼치시며 이리 외치시는 겁니다.
"프로 같아요!"
책 덮어어어어!!!!!!!! 미약한 괴성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쌀내미.교수는 페이지를 확인하더니 "어라, 보여주면 안 되는 것?"
아하하하.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하면 다죠- 뭐.경찰도 법도 필요없어요.아하하하하.(로키야, 빌려쓴다. ┐-) 잠시, 진정이 되고 교수의 손에서 책을 뺏고 나니옆옆 자리에 앉은 4학년 선배(男)가 묻습니다. "...저거, 남자-남자예요?"
".....................................네.""...아, 그렇구나..." 재차 싸하게 가라앉는 공기.싸하게 가라앉는 쌀내미의 스쿨 라이프.이쯤 되니 자포자기 심정.제 얼굴의 침통함을 깨달았는지 교수님이 슬쩍 운을 띄워줍니다."그럼, 어떤 만화 좋아해요?" "...말씀드릴 수 없는 만화요." 자포자기.자폭이 사나이의 로망이라고 믿는 수밖에.조금 어색한 복학생에서 돌아온 변녀로 탈바꿈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약 오 분 가량.아하하하하.
그래도 한 줄기 구원은 내려왔던 것.
고개를 떨군 쌀내미에게 살며시 손을 내민 맞은 편의 초대면 여학생.
"...저도 그런 거 좋아해요..."
아아, 얼어붙으려는 내 마음 따사로이 녹여주는 봄날 햇살같은 동지여.
말만 해라. 내 가진 동인지 다 퍼다드리리다.
하여간 오늘의 수업으로, 몸도 마음도 한껏 지쳐 돌아온 쌀내미였습니다.
팬시나 정리하렵니다.
내일은 프린팅하고- 아크릴 사와서 끼워야 하니까.
참, 오랜만에 동아리 돌아갔다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전통 '애니지크 신입생 대상 테스트' 용지 한 장 받아왔습니다.
요새는 어떤 식으로 내는가 싶어서.
(앞)
(뒤) 음. 여전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잘 굴러가는 모양.하지만, 분명히 말해 우리 때보다 훨씬 문제가 쉬워서 약간은 후훗, 이란 느낌. 예나 지금이나 만점자는 안 받는 방침은 여전한 모양입니다....만점 받은 분은 부디 연락하지 말아주십시오.
하아.오늘은 건프라나 좀 하고 그림 그리다 자렵니다.월화수 수업 들어간답시고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왠지 피로가 몰려드는 느낌.잊지않겠다, 신교수...!! 그럼, 오늘밤도즐거운 매지컬되시기를.쟈하라독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