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입금 및 송금으로 환전 준비를 하고,

여권을 발굴하고,

리스트 정리를 하고-

옷을 개어 두는 둥 이런저런 준비를 했습니다.

 

이번 일본여행 때 숙소로 신세를 지게 될,

이제는 현지인으로 거듭난 J양의 짐을 가지러

J양의 집(한국)에 다녀왔습니다.

 

J양의 옷가지와 한국에 두고 온 몇 가지 책들을

운송하기 위해서.

 

 

 

 

 

 

양이 많으리라는 귀뜸을 미리 받으지라

아예 마음 편하게 돌돌이를 끌고 남의 동네로 나섰습니다.

수상하게 시꺼머죽죽한 캡 푹 눌러쓰곤

빈 돌돌이 끌며 J양의 집으로 지하철 도로공사의 힘을 빌어 고고고.

 

집에 가 가족분들께 인사를 하고 전해주기 위한 짐을 전해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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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 종이 대형 숄더백 1개분

책 =종이 중형 숄더백 1개분+

쌀내미의 돌돌이 그득

 

 

 

옷 < 책

big win.

 

...뭐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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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바다!

 

역시 옷보다 책이 압도적으로 많구나, 나으 친구야...

 

...라고 마음속에 진정제를 놓고

끙아, 짐을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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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내 힘과 현실적 내 힘의 사이에서 잠시 헤매인 듯.

마음은 여유로운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겁니다.

멀쩡히 눈 뜨고 가위 눌린 기분을 잠시 맛보다가

 

현대 문명의 이기(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의 품에 포옥 안겨

어떻게든 괜찮겠지- 라고 생각을 했던 겁니다.

그야, 오가는 구획이 분당선과 8호선뿐인지라

이쪽은 전부 승강장 - 홈 - 지상까지 엘리베이터던 에스컬레이터던 있으니까.

 

...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 오산.

 

8호선 송파역에 내린 저는 널럴한 기분으로 홈을 지나쳐 나와

노약자도 임산부도 아닌 멀쩡한 몸으로

지상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돌돌이를 밀며

발걸음을 옮겼던 겁니다.

 

"저기요-"

 

그런, 제 등 뒤로 들려오는 공익분의 낭랑한 목소리.

 

"엘리베이터 고장났는데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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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죽일 셈인가, 지하철 도로공사.

OTL

 

송파역 홈에서 지상까지가 좀 높습니다.

보통의 역의 1.5-2배 느낌이려나.

 

정말로 그냥 한번에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들고는 못 올라가겠고

집에 사람 없는 건 확인하고 나온 터라 누구 부를 사람도 없고

이걸 10계단 정도씩 나눠서 숄더백 2개와 돌돌이 하나를

왔다리갔다리 하며 옮겨야하나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상태로 얼마나 서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 기분상으로는 그리 오래된 것 같진 않은데,

하도 만감이 지나쳐간 순간이어서.

 

뭐랄까, 아득함과 동시에 패배감을 느꼈지요.

문명의 이기에게 한껏 기대했다가 배반당한 탓에

창자가 꼬일 것 같은 배신감마저 뇌내에서 고개를 쳐들고.

 

그런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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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간히 불쌍해 보였던 모양입니다.

┐ㅜ

 

친절한 공익분께서 보다 못했는지 다가오시더니

지상까지 들어다 주셨거든요.

크게 고개숙여 감사인사 드리고 집으로 꾸역꾸역 돌아와

세상엔 아직도 훈훈한 인정이 남아있다며 뿌듯해했지요.

 

그리고 짐을 내려놓고 안의 책을 꺼내놓는 순간,

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더이다.

 

그 선량하고안경을 안 쓰고도좀 귀엽게 생겼던 공익 요원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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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들어다 준 그 육중한돌돌이에 든 게 뭔지 알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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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들어다 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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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아니라고 봅니다.

...랄까 택도 없다

 

가뜩이나 착한 짓 때문에 원래도 곱상한 외모가 한층 더 예뻐 보여서

성격 좋은 수로구나, 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을.

=ㅂ=;;;

 

뭐, 여하간 집으로 잘 날라와서

내일 함께 가게 될 친구 Y양이 이따 오후에 와서

짐의 일부를 덜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내일(목)에는 대망의 동인여행 part 3.

 

참, 여담입니다만-

집에 와서 그 책들을 가방에서 꺼내면서

대강 눈 어림으로 세어보니...

 

 

 

 

 

 

80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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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파워가 느껴지는 숫자입니다.

 

첫번째 일본여행에서 돌아올 때 짊어지고 왔던 권수와

비등비등.

=ㅂ=

 

그나저나, 꿈의 동인여행을 떠나기도 전부터 돌돌이가

배부른 책으로 가득 차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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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괜찮다. 암암.

=ㅅ=

 

이번엔 한국에서 출국할 때 80여권.

일본에서 귀국할 때는 과연 얼마나 불려 돌아올 것인가, 쌀내미.

 

뭐,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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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사랑만큼짊어지고 오겠지요.

마음을 정온하게.

 

이만 자야겠습니다.

목록 정리도 끝났겠다, 오늘 오후엔 카메라 받아오고-

코미케 회장 배치도랑 E-항공권도 프린팅 해야하고.

 

그럼, 즐거운 꿈 꾸고 계시기를.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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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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