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건담 관련 잡설입니다.

안 보신 분들께는 별로 의미없는 이야기.

 

건시드-시데까지 보신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법한 이야기인데,

시드의 스토리 라인이 퍼스트하고 너무 비슷하단 소리.

실제로 합치점이 많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시선의 변화라는 것이 참 새삼 놀랍구나 싶어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제 썰에서 중점이 되는 캐릭터는 주인공 [아무로 레이]와 히로인 가운데 하나였던 [라라아 슨].

사실 이번에 다시 보기 전까지만 해도 제 안의 라라아의 이미지는-

신비로운 소녀였는데 말이죠.

 

 

 

 

 

 

중립국인 사이드 6에서, 잠시 쉬고 있던 화이트 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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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출했던 아무로는 갑작스런 비를 만나,

남의 집 처마에서 잠시 비를 피해 쉬어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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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의 눈에 뛰쳐들어온 하얀 영상.

그것은, 한 마리의 커다랗고 아름다운 백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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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니, 오두막 안에는 초대면의 라라아가 앉아 있었고,

라라아는 아무로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채로 중얼거리듯 한 마디 합니다.

 

[가엾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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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후, 잘 날고 있던 백조는 마치 마법처럼 공중에서 고도를 낮추며

무너져 내려, 호수 위로 곤두박질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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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눈을 뗄 수 없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갈색 피부의 소녀.

그것이 아무로가 라라아에게 품은 첫 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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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까지 다가오도록 아무로의 기척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라라아.

아무로가 대뜸 오두막 안으로 들어서자, 몹시 놀라는 기색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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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안. 놀라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

 

아무로의 말에, 라라아는 기묘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갑작스레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낯모를 소년을 향한 경계심이 아닌, 그 무엇.

 

동공 없는 녹색 눈동자가 흔들리며, 라라아의 얼굴에는 크게 그림자가 집니다.

그것도 잠시, 라라아는 곧 다시 고개를 돌려버리고,

머쓱해진 아무로는 조금 전의 새에 대해 묻습니다.

 

[저 새를 좋아했었나 보지?]

 

[아름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것이 늙어서 죽어가는 것을 보는 게, 슬픈 일이 아니면 뭐겠어.]

 

[그...그렇지. 하지만 내가 묻고 싶은 건...]

 

선문답같은 대화에 아무로가 다음 화제를 이끌어내려고 하는데,

비가 그치고 말을 이을 틈도 없이 라라아는 그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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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로를 지나쳐 지붕 밖으로 나가려다가 아무로에게 웃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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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네.]

 

[그래?]

 

라라아의 미묘한 칭찬에,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하는 아무로.

그리고 그것으로 그들의 정상적인 대화는 TV 시리즈 전체를 통털어 끝을 맺습니다.

(물론 이게 정상적인 대화의 범주에 들어간다면...)

 

그대로 아무로를 등 뒤에 남겨두고 밖으로 향하 나간 라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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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질척한 초원위에서, 특유의 팔락거리는 옷을 흐느적대며 춤을 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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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없이 그것을 바라보는 아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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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개인 하늘 아래서,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마냥 웃는 얼굴로 춤을 추며 어디론가 달려나가는 라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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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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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앞에서, 소나기 속에서 본 환상처럼 한순간에 스쳐가버린 소녀 라라아.

단정하게 흔들리던 검은 머리카락, 엑조틱하게 태양빛에 그을린 피부, 정체불명의 언동...

 

그 모든 것은 아무로에게 있어

라라아라는 이름도 모르는 존재를 더없이 강하게 각인시켰습니다.

...만.

 

아무 사심 없이 보았을 때에야 아, 참 희한한 애구나- 라고 생각했었지요.

말 그대로 신비주의 컨셉이구나, 라고.

 

그런데 이게 바로 요 얼마전에 다시 보니까

딱 드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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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년이다...

 

 

비 올 때 뛰어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

베타 버젼인가?

 

...따위의 생각이 들더군요.

 

OTL

 

(미안, 라라아.

그래, 넌 평화와 자연을 사랑해서 그런 게지?)

 

사람 시선 천길만길이로구나, 라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했습니다.

게다가 라라아 얘 그러고보니 출연 내내 동공이 없었지요.

게다가 시데도 수박 겉핥다 만 지라 스텔라까지 떠올라서 더욱 괴로웠습니다.

...광년이 컨셉까지 따라가다니, 무서운 후쿠닭.

 

뭐, 말은 이렇게 해도 여자 캐릭터 중에서는 세이라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이긴 합니다.

묘하게 색기있었던 점도 그렇고.

(듣자하니 샤아가 사창가에서 라라아를 데려왔단 소리도 있고 말이죠.)

 

내일도 첫차로군요.

과제도 끝냈겠다 작업이나 마무리 해야겠군요.

장도 봐왔겠다 바나나 생과일 주스라도 곁들여서.

 

그럼, 좋은 밤 되시기를.

비가 오늘로 끝이면 좋겠는데 말이죠.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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