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베네딕 만났습니다. 네 김트루...
네....안아도 줬어요.
음...이게 정확히는 어제부터 미라클의 연속이었는데요.
어젯밤에, 스테이지 도어에서 베니 나오길 기다리는데 약간 일이 있었습니다.
왠 뒷태가 매우 베니와 닮은 남자가 저희를 스쳐서 슥 들어간 거예요.(나온 게 아니라, 들어간 거임.)
저희가 스테이지 도어로 들어가서 '베네딕이야?!' 라고 할 수는 없는 거고(예의)
저게 분명 베네딕인데, 생각에 그가 사라지고 나서...
저 진짜 우울해졌었습니다.
조공물은 한층 더 무겁게 느껴지고, 눈앞에서 지나갔는데도 확신도 못하다니
이게 무슨 팬이야...하면서 정말 기분이 땅끝으로 꺼졌었어요.
그래서 표정이 너무 안 좋았나봐요.
그 전날 사인을 받은 바 있는 조지 해리스 씨(연극 프랑켄슈타인에서 무슈 프랑켄슈타인-빅터의 아버지- 역을 맡으신 배우분)가
지나가시다, 저를 보고 표정이 왜 그러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베네딕같은 사람이 좀전에 들어갔다고, 오늘 다시 안 나올 것 같다고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치솟는 거예요.
아, 여기서 레알. 저 울지 않았음 -- 징챠로.
근데 눈물이 진짜 나오려고 해서 급히 얼굴을 가렸는데,
그걸 보고 해리스 씨가 절 다독이면서 안아주시더라고요. All right, girl, all right. Don't cry 라시면서.
...이 양반아 나 안 운다니까?
근데 또 품이 따스하니 다시 눈물이 치솟아서 급 당황.
절 달래려고 그러신건지 이어서 말씀하시길
'Listen to me, girl? ok? just hear me out(제가 자꾸 괜찮다 하면서 말 끊었음).
I like KOREANS, OK? I love Korean food- Kim-chi.' 라고 하시는 바람에
제가 풋 하고 웃으면서 진짜냐고 했더니 마주보고 웃어주시더라고요.
그리곤 진짜로 베네딕한테 원하는 게 뭐냐길래
한국에 팬클럽이 있는데, 내가 그 선물을 가지고 왔으니 그저 그가 이걸 받아줬음 좋겠다고 했죠.
그리고 사인 해주면 더 좋고.
그랬더니 다짜고짜 절 데리고 스테이지 도어로 들어가시는 거임.
(거긴 배우 전용이라 원칙적으로 일반인은 들어가면 안됨)
그리곤 시큐리티 중 요 며칠간 본 언니한테 '얘 알지? South Korean girl.' 이라시는 거임.
멍하니 있는데 옆에 있던 다른 시큐리티 가이까지 'Sure.' 이라고 해서 당황.
...엄마 나 유명세 탔어.(...)
여튼 그러고는 일단 선물들을 여기다 맡겨라.
내가 직접 베네딕한테 말해서 사인을 해달라고 해서 너한테 전해주겠다.
선물도 꼭 직접 전해주겠다...라고 하신거임.
저 진짜 어쩔 줄을 몰라서, 정말로 그래도 되느냐고 했더니
그 시큐리티 언니가 웃으면서 '아유 그래~ 괜찮아. 어떻게 해줄까?' 하시길래
가져간 셜록 딥디(사인 받을 용)하고 대본(역시 사인 받을 용)하고 횽들 팬레터하고 조공, 그리고 내 조공을 내밀었더니
정확하게 사인받을 위치까지 지정하라시더니 잘 챙겨주셨어요.
그리고 시큐리티 언니, 자기가 내일 7시부터 근무하니까 그때 오라고...
그전에 미리 받을 수 있으면 받아서 자기가 사인본 나한테 주겠다고.
반드시라고 장담은 못해도 가능한 한 꼭 해주겠다고.
그때 진짜 거의 반쯤 울고 있었을지도;
실망감이 아니라 감사함에 절로 눈물이 다 나더라고요.
멀리서 온 거야 온 거고, 내가 뭐하러 이분들이 이렇게 잘해주시나 싶어서...
특히 해리스 씨한테는 정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 여튼.
이게 어제까지의 이야기고요.
중요한 건 오늘분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6시 50분에 갔지요.
그랬더니 그 언니가 아직 안 나오셨더라고요. 잠시 기다렸더니 출근하셨길래
슬근슬근 인사하고 안쪽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미리 사간 먹거리들을 좀 드렸고요.
성공을 했건 실패건 그건 둘째치고, 여튼 제가 너무 감사하고 있단 것만은 전하고 싶었으니까.
근데 이 언니가 웃으면서 잠깐 앉아 있으라고 하길래
머지 지금 상황이 어케 돌아가는 거야 하고 있는데.....
베니 등장.
...어라? ...얘가 살아있네?
듣자하니, 제 옆에 내내 같이 있었던 폴란드인 친구 엘라(엘리라고 했는데 지가 엘라라고 하니 이제부턴 엘라)가 그러더라고요.
'너 계속 He's alive'라고 중얼거렸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그 말밖에 안 나왔음.
아니 근데 얘가 저기 앞에서 사인을 하는데...그...진저 헤어가.....뭐랄까.
햇볕같달까 눈부시달까........아니 그냥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쟤가 요기잉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진짜 굳어서 암말도 못하고 아, 아, 아만 반복하고 있었어요. 돋는 병신;;;
베네딕이 사인을 다 마치기에, 그대로 갈 줄 알았더니(그야 공연 30분 전이니까)
갑자기 제쪽으로 오는 거예요.
'Oh, you? Close to me'
...여기서 제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1. 닥치고 땅을 접어 달려가야겠다
2. close가 뭐더라? 문 닫겠단 건가? 멀? 니 마음의 문? (...우리 교수님은 뭘 믿고 제게 대학 졸업장을 주신건지...후...)
정답은 2.
여튼 저 굳어서 발발 떨고 있는데 옆에서 엘라가 얼렁 가라고 절 밀었음.
제가 비척이며 두 걸음 걷는 동안에 이미 베니는 다가왔고...
저를 똑바로 보고, 그 말도 안되게 예쁜 눈으로 상냥하게 웃으면서 그러더라고요.
'I'd heard about you last night, South Korean girl. But I'm sorry, I was...'
...어제 피곤했고, 아마 어무니랑 같이 레스토랑에 저녁 식사 예약해놔서 그거 가느라 급해서 스테이지 도어로 안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야 요새 스테이지 도어에 있는 거 죄다 벤빠니까, 나오면 일단 잡히니까...그렇지.
...응? 지금 너 나한테 쏘리라고 했니? 벤베니, 지금 나한테 쏘리라고 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폭발...
벌벌 떨면서 일단 말 비슷한 걸 싸기 시작했으나 뻔뻔함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저는 'Never mind- never! and I'm sorry! forgive me.' 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머가 미안하냐고 하더라고요.
'I'm sorry to bother you, I suppose you sick of this, girls like me...'
...그랬더니 웃었다.
그 예쁜 눈으로 괜찮다며 웃었다....세상에나...........................
그리곤 'If you want...' 실은 그 뒤는 저 못들었음. 안들렸음; 기억 안 남;;;
안아주겠다고 하면서 팔을 내밀었는데,
저 오늘 박물관 도느라고 상태 진짜 거지여서 화장도 다 날아가고 먼지, 땀투성이였음.
어떻게 감히 거기에 안길 엄두가 안나서 입만 벌리고 손을 내젓고 있는데...
엘라가 저를 다시 밀었어요.
...엘라 니가 구세주다. 너 서울 좀 와라 내가 한우 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저는 진짜 제 몸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손가락 하나 까닥 못하고 안겼음.
...아 얘가 크긴 크더라. 내가 완전 폭 안기는구나...하긴 얼굴도 높았지...
그리고는 선물 고맙다고 팬클럽 멤버들에게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했음.
(중요해!!!!!!!!!!!!!!!!!!!!!!!!!!!!!!!!!!!!!!!!!!!!!!!!!!!!!!!!!!)
그리고는- 아. 공연 시작 전인데 왠 남팬들이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걔들이 날 보고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베니가 그 남자들 중 한명이 들고 있던 프랑켄 대형 포스터를 하나 달라고 한 듯.(저 여긴 혼 나가서 거의 이해 못했음)
그리고 갑자기 제 앞에서 사인 시작.
그래서 전 그 남팬한테 사인해주는 줄 알았는데...
'Your name is, double S and...'
...응?
나?
나?
나 말이야?
레알 나?
김트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대형 포스터는 지금 저희 민박집에 소중히 모셔져 있습니다.
저 한국 갈 때까지 그거 안 풀어볼 거임...이거 뭐 진짜 썸씽 매지컬이라...
마법이 풀릴까봐 심히 두려움;;;;;
그리고 저한테 그걸 준 베니는 공연을 위해서 사라져갔지요.
병신돋게 저는 니 연기 좋았다는 그 말 한마디도 못하고 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이후에 엘라에게 전해들은 뒷이야기 몇 가지.
1. 베니가 엘라한테 저 돌봐줘서 고맙다고 했대요.(...제가 좀 혼이 나간데다, 영어 딸려서...)
2. 엘라 이 또라이가(ㅋㅋㅋ 샤릉훼) 공연 앞둔 베니한테 나중에 커피 한잔 하자 했대요 셋이 같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이 미치광이얔ㅋㅋㅋㅋㅋㅋ
근데 이 착하디 착한 베니가 너무도 곱게 'I'd love to, but I have no time' 이라고 너무 곱게 거절했대요.
3. 저 오늘도 밤새고 큐잉하는 거 엘라가 베니한테 이야기했더니, 베니가 그럼 취소된 티켓 빼줄까 물어봤대요.
나 분명 여기서 대답했는데 기억이 없어;; 나 뭐야;;;
내가 원하는 건 오로지 A열이라 고맙지만 필요없다고 했다네요. (...후...나란 년....)
...하긴 난 A가 좋긴 하더라. 니가 뛰는 게 고스란히 내 다리를 타고 전해지는 바로 그 A가...
그리고 지금 현재 베니 크리쳐 막공에 큐잉중이죠.
하하하 미친 인간들이 공연이 9시 반에 끝나느데 9시부터 줄서고 난리임 ㅋㅋㅋㅋ
날 죽이려고 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나도 선다 ㅋㅋㅋㅋ 내가 질까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뭐하러 런던에 온지 알기나 해 이놈들아 ㅋㅋㅋ 난 지지 않아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공연 끝난 뒤에 스테이지 도어 가서, 해리스 씨 드릴 작은 선물 산 걸 전해드리려고 기다렸는데
이분 정작 오늘은 안나옴;;; 머야 안 기다릴 땐 나오더니 ㅠㅠ 납흐시다 ㅠㅠ
나 오늘은 레알 벤베니 안 기다리고 당신 기다렸는데 무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 내일도 있으니까...
게다가 심지어 오늘 조니 또 봄. 2번째로.
왠일야 오늘은 웃어도 주고 무지하게 상냥 돋았음;
Good night 이라고 웃으면서 사라지는데 쟤는 조각이 왜 자꾸 살아 돌아댕기니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대강 이러합니다.
나중에 정신이 들어도 여기서 더 추가할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을 듯해요.
...아 베니 배하고 팔이 생각보다 단단했다, 정도? 근데 남자 원래 그래요.
그리고 땀내도 안나더라. 미친듯 일곱시간 발품 판 내가 더 냄새 났을거여 후........
하긴 괜찮아. 나같은 애들 한둘이겠어. 그냥 베니는 날 기억에 묻어줄거여....응.
괜찮다.
여튼 인증샷도 초큼 첨부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포스터는 집에 가서 다시 열 거라 지금은 놔두고 ㅋㅋㅋㅋㅋㅋ
아 나의 꾀죄죄한 대본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살아있길 잘했어 영국 오길 잘했어 덕질하길 잘했어 참말로 ㅠㅠㅠㅠㅠㅠ
포스터는 한국 돌아가면 까렵니다.
매직이 풀릴 거 같아...
저는 이제 슬슬 배터리가 끊겨가서 이만.
...다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저는 벤베니의 크리쳐 막공을 보기 위해 줄서고 있나이다.
제 인생에 한점 후회도 없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럼!!!
/ 이 글은 어제 새벽에 쓴 것이고, 정오를 향해가는 이 시점에서
저는 오늘의 티켓팅도 승리하여 A열에서 낮공 밤공을 다 보게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twitpic.com/4rdkoy
http://twitpic.com/4rdnzw
저 화장하고 밥먹고 베니 보러 갔다올게효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타디스 소리가 멀리서 들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