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운데 가장 즐기는 장르를 고르라면
단연 공포, 그리고 개그와 판타지, SF, 히어로물(특히 뮤던트) 등을 꼽는 것이
저의 취향입니다.

특히 공포 영화라면,
안 무서운 거 빼고는 대체로 다 좋아하는 편입니다.
스플래터건 고어건 슬래쉬건 다 봐요.
좀비는 별로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근년에는 일본 쪽의 공포물에 빠져 있답니다.
뭐랄까...일본 쪽 공포가 굉장히 기묘한 맛이 있거든요.
볼 때 기분 나쁘고(...), 보고 나서도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요.
마치 뇌 속에 스크래치를 만든 것 같달까요?

제가 수작으로 꼽는 몇 작품들은 특히나 그렇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도리어 욕을 먹곤 해서...

제 주변에 공포를 즐기는 지인들이 몇 있는데,
어쩌다 보니 그 중 몇은 집안 환경상(?) 공포를 끊고,
지금은 저와 K님만이 좋다고 사방팔방에서 공포물을 끌어다 보고 있답니다.

'그림 러브 스토리'라든가,
'마스터즈 오브 호러' 1시즌 13편 '임프린트'라든가,
'기니어 피그'라든가, '도쿄 잔혹 경찰',
'마레비토', '악몽 탐정' '그레이스' 같은 거.

(참고로~ 엔간한 호러 매니아가 아니라면,
악몽 탐정 하나 빼고는 전부~ 비추예요. ^^)

이전엔 쏘우 1, 2와 큐브 1이
인생 최고의 영화였다 했으니
뭐, 말 다 했지요.

전 좀 껄끄럽게 오래오래 남는 영화가 취향인 것 같은데...
그게 꼭 플러스적인 감정이 아니라,
무언가를 보면서 느끼는 불안감이나, 역겨움, 껄끄러움도
감독이 보는 이로 하여금 느끼게끔 의도한 게
성공한 거라고 여겨지니까요.

여튼, 또 개중에서도 난감한 영화를 엊그제 한 편 보았답니다.
이전부터 찾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최근에 찾게 되어서 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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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혼몽(HAZE)' 라는 작품인데,
1시간이 채 못 되는 짧은 영화입니다.
그렇지만 보고 나서 바로 꿈에 등장할 정도로 강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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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좁고 꽉 막힌 방에서 눈을 뜬다.
그곳은 대체 어디인가? 그는 왜 방에 누워있는 것일까?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그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식이 조금씩 또렷해질수록 방은 점점 그를 죄어오고,
남자는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다.]


대략적으로 저런 스토리입니다.
저 이상의 설명은 저도 좀 힘드네요.
추측만이 난무할 뿐.
제일 확실한 코드는 '탈출' 이고요.

이 감독의 특수성 중 하나인데...좀 많이 불친절해요.
이해하고 싶으면 알아서 이해하고,
갖다붙이고 싶으면 알아서 갖다 붙이렴~

나는 떡밥만 줄게,
너희가 알아서 낚아서 손질하고
요리해서 드링킹하렴!


...딱 이런 느낌이랄까요?
매우 불민함. 관객에 대한 배려는 확실히 별로 없어요.

그리고 그 애매모호함 이상으로,
보는 내내 느꼈던 불쾌감과 소름은 잊기 힘드네요.

게다가, 보고 나서 딱 드는 생각이...
'아...나쁜 짓 하지 말아야겠다. 지옥이 저런 데면 어떡해.' 싶더라고요.
(저는 윤회론 쪽이 매력적이라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요.)




적다보니 이거 영화 리뷰라기보다는,
그냥 문득 다시 깨닫게 되는 제 취향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네요.

여튼, 혼몽 보고 좋다고, 이런 거 너무 취향이라고 하자
영화를 보여준 K님의 반응이 도리어 더 인상적이었지요.





[K] 쌀님, 혼몽 콜! 님의 말:

ㅠㅠㅠㅠ

다른 사람들 보면 기겁할 영화라고 설명해주센

악 진짜 ㅠㅠ

님이 신야 좋아하는 건 너무 좋은데 ㅠㅠ

이딴 거 공유하는 내가 시러짐 ㅠㅠ

이걸 또 영구파일이라고 외장에 고이고이 보관해둔 난 더 시름 ㅠㅠ

찹쌀공룡, 쌀나라의 미래는 그랑죠에게 달렸습니다님의 말:

........

영구 저장용으로 하드에 옮겨놓고

백업하드를 꺼내든 저는 제가 별로 싫지 않은데요..(....)

취향인 걸 어쩌겠어요?






...이런 취미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
K님,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그래도 스웨덴과 네덜란드, 프랑스 공포 영화를
느낌으로 구분하는 K 본좌님 따라가려면 멀었어...)

여튼 오늘도 뇌에 스크래치 좀 만들어볼까 하고
공포영화를 뒤적거리다 보니 어느새 잠들 시간이 가까워졌네요.



자기 전에 잠깐 이런저런 이야기 해봤습니다.
저는 그럼 이만 자러 가야겠네요.
좋은 꿈들 꾸세요.(혼몽 같은 거 말고...절대; )

쟈하라독시드!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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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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