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신이 몸치이고 운동에 통 관심이 없어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은 언제나 저와 먼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다 몇년 전 어느날, 우연히 새벽의 TV에서
어딘가의 피겨 스케이팅 방송을 하는 걸 보게 되었죠.
제 기억에 그때 제가 10대였으니 좀 오래된 이야깁니다.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페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마침 다케우치 나오코(세일러문 작가)의 피겨 만화를 보고 난 뒤라
조금 흥미가 생겨서 보다가, 그대로 푹 빠져서 잠을 설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에도 내키면 가끔 보는 정도로,
사실 지금도 그렇게까지 열광적이진 않습니다.

다만, 제가 열정을 보이면서 닥본사를 외치고
그냥 이 선수가 계셔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가
몇 분이 계셨고, 계십니다.

요새 또 경기가 있기도 하고,
내년이면 고대하던 올림픽이지요.

관심이 드높아지는 가운데,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피겨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몇 번 보여드렸더니 생각보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시더라고요.
여튼, 그래서 내친 김에 정리나 해보려고요.



특집!

[내가 놔두고 보려고 포스팅한다
~ 역시 사리사욕이 최고의 동기! ~]


...입니다.





첫 포스팅에서 소개하는 선수는
지난 2003년에 은퇴하신 분으로, 현재는 활동하고 계시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빠삭하신 분들은 '아!' 라고 하실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렉세이 콘스탄티노프 야구딘(Alexei Konstantinovich Yagudin)

통칭 야구딘
애칭 야교주, 야신.

뭐, 이분에 대해서는 길게 적을 필요도 없습니다.
영상 하나만 보여드리면 그 뒤로 더 할 말이 없어요.

2002년 솔트레이크(SLC) 올림픽 쇼트 프로그램(SP)
'Winter'











저는 처음에 이 영상을 봤을 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제 가슴이 뛰는 걸 느꼈습니다.
이건 진짜 뭐 CG나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대체 저런 게 어떻게 가능한건지 하면서도
눈을 떼질 못하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벌써 몇년째 이 영상을 보면서도,
볼 때마다 두근거리는 것을 어쩌지 못합니다.
전신이 오싹해져서, 손가락이라도 깨물게 돼요.

음악과의 완벽한 조화,
자신감과 힘에 넘치는 동작과 안무,
신들린 연기,
교과서나 다름없는 깔끔한 점프,
전설이 된 토스텝...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시 그의 쇼트 점수표입니다.
지금과는 채점기준이 달랐고요.
(6.0 만점)









쇼트에서 이런 연기를 보여준 그의 LP 또한
전설이 되었습니다.

2002년 솔트레이크(SLC) 올림픽 롱 프로그램(LP)
'Iron mask'











당시 그의 나이 22세(한국식)이었습니다.
그 해 금메달은 물론 야교주님이 받았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프리 점수표는 이랬다고 하고요.








이렇게까지 세계를 환호시킨 그는,
이듬해인 2003년에 은퇴하게 됩니다.

부상으로 관절에 무리가 심하게 가해져서
더 이상 빙판 위에 설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이후에도 재기를 꿈꾸며
전신에 인공관절 대체수술을 받는다고도 했으나
결국 그 꿈도 무너졌고요.

여러모로 정말 드라마틱한 분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맘이 아프달까.
저런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지죠.

은퇴 영상은 볼 때마다 이를 악물게 되서
이제 안 봅니다.
그냥 저 두 프로그램만 마르고 닳도록 보죠.
뭐, 우울한 이야기는 일단 여기까지만.



그럼 또, 널리 사랑받는 다른 프로그램을 하나 더 걸어놓습니다.
...뭐, 제가 보려고 걸어두는 거지만.


2001년 세계 선수권 롱 프로그램(LP)
'Gladiator'











야교주님 연기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3 프로그램 올려 봤습니다.
이제 매번 검색 안 하고 제 블로그에서 보면 된다는 것.
아이 좋아.(........)

네이버 쪽에서도 사실 메모로그에 해놨었는데
이쪽으로 옮기면서 메모로그는 싹 날려먹고 잊었음. 쩝.

올리는 김에 덤도 하나 올려볼까요.

4-3-3 컴비네이션(웜업)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정말로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셨던 알렉세이 야구딘.
빙상 위에서, 세상 그 누구보다도 빛났던 당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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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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