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관람기이므로 감상을 포함해서 화제 자체가 내용 이야기가 많습니다.
더불어 만화책을 보시고, 약간의 역사적 지식을 갖추시면
더욱 깊이있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L님의 권유를 계기로 함께 보러 가게 된
김진 선생님 원작, '바람의 나라' 뮤지컬 2009.
벌써 지난달 27일의 일입니다.

가기 전에 미리 보여주신 네이버 쪽의 영상을 접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오랜만에 좋은 공연 하나 보고 와야지~ 였었죠.

그렇지만 L님과 예술의 전당에서 만나서
자리에 앉아서 무대가 시작되는 순간.

솔직히 정말로 압도당했습니다.
필설로는 그 느낌을 표현하기 힘들어요.

일단, 이 방대한 이야기를 한 번에 다 포스팅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기에
몇번에 나눠서 하려고 합니다.

좀 더 많은 분들께 소개를 해서,
09년도의 공연은 끝났지만, 그 이후에 또 공연을 하게 되면
'바람의 나라'를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싶거든요.

물론 저는 이후에 공연하면 또 보러 갈 듯합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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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명림의 숲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91EA2D9F7784A591F302EAEEFB71A5BD30BF&outKey=V1250f9b0f2f954cbd639e02f448c29271f60c5b2e975c3a43770e02f448c29271f60




김진 선생님의 그림인 무휼이 배경에 펼쳐지고,
그 앞에서 배우 '무휼'이 백의를 입고 검무를 추는 광경에서
이 뮤지컬은 시작됩니다.

이 뮤지컬의 중심 세계관인 '부도'와
고구려 '대무신왕'(무휼)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글로 설명해주며
흑백으로 된 무휼의 이미지가 떠오르고,
음악이 장중하게 흐르기 시작하죠.

이 '부도'에 대해서는 설명이 어렵습니다.
만화와 뮤지컬을 다 보고 나서 그나마 가장 쉬운 개념으로 옮기자면,
'왕 될 자가 꿈꾸는 길' 정도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남의 머리 위에 설 자가 발밑에 둔 자들을 데리고
가야 할 목표이자 종착역.

뮤지컬에서의 표현을 빌자면
[신라 박제상의 부도지에서 차용한 명칭으로,
바람의 나라에서는 단군신화의 신시와 혼용한다.
또한 이는 본 작품의 중심 세계관]이라고 합니다.





(호동 / 무휼)

좀 더 쉽게 풀자면-

무휼의 부도는
 '고구려의 깃발을 주몽과 해모수, 단군 이전의 선천을 좇아 그 멀고 먼 땅에 꽂는 것'


그리고 그의 아들 호동의 부도는
'모두가 피 흘리지 않고 행복하고 따스하게 살 수 있는 세상 위에서 행복 나누며 사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에 언변에 부족한지라, 실제로 가진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우니
이것이 아리송하다 싶으신 분들은
필히! 원작과 뮤지컬을 보아 주시기를.(후훗)



이미 음악에서부터 심장이 녹아내렸단 느낌이었어요.
어째서인지 그 음악이 너무 슬프고,
뒷배경으로 걸린 무휼의 차가운 얼굴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원작(만화책)을 보았기에 감정이 이입이 된 것이지 싶었달까요.



그리고 위 링크 영상의 4분대에 들어서면
무대 아래쪽에서 망령들이 나타나 무휼을 배척하기 시작합니다.

무휼 이전에 유리왕의 태자였던 '해명' 태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 유리왕의 눈 밖에 나, 죽으라는 명을 받들어
약관의 꽃다운 나이에 자결하고 맙니다.

그 해명 태자를 따르던 무리들이 살던 '명림의 숲'이
이 뮤지컬의 첫번째 무대입니다.
해명의 연인이었던 새타니(무녀) '혜압'이 등장해서
해명과 연을 맺었던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하죠.
이 노래는 BEST 3에 들 정도로 좋아합니다.





song2. [저승새의 신부]






해명은, 죽으러 가기 전 날에 혜압을 찾아와
이승에서의 마지막 인연을 맺습니다.





















만화책을 볼 때에도 저 부분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이 씬이 뮤지컬의 첫 장면으로 나올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정말 이별을 직전에 두고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의 노래라
애절하고 구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그냥 가사만 들어도 가슴이 아려요.



[우리 사랑 손에 쥘 수도 놓을 수도 없어라
맘 깊이 피어도 시들어도 슬퍼
나는 눈 감고 있으려오, 그대 눈앞에
세상이 눈물 뿐이니]




가장 좋아하는 구절인데, 정말로 그냥 배우분들의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예요.
기어이 창고를 뒤져 책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보게 만들죠.
 


그리고, 해명이 남긴 군사들이 무휼의 뜻을 듣고
'해명의 뜻을 이어가려는 당신을 나의 왕으로 삼겠다' 라면서
그의 신하가 될 것을 맹세합니다.

이 부분의 노래 또한 호쾌해서 멋져요.





song3. [바람이 분다]

 



본디 '해명'을 따르던 무리들은
제 아비 유리왕에게 역모의 혐의를 받고 자결한 아들을 따른지라,
그 또한 죄받을 짓이라 해서 대다수가 죽임을 당하지요.

그 중에 살아남은 군사들이 새로이 태어난 고구려의 왕이자 해명의 동생인 무휼에게서
'나의 갈 곳은 [부도]이다' 라는 뜻을 전해듣고
그와 함께 하기로 결심을 하지요.



혜압 / [마로야 기억하느냐? 해명 태자님이 말씀하셨지.
'나는 죽어 아우의 머리 위에 얹히리라.']

마로 /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꾸려나? 꿈이란, 이루려 꾸는 것.
허튼 바람은 아니지. 고구려의, 주몽의 꿈! 해명의 꿈!]




그리고 무휼에게 해명의 꿈이 이어져 계속될 것임을 알자,
혜압은 굿을 올려 원혼들을 위로합니다.
이 부분 또한 넋을 쏙 빼놓을 정도로 멋진 연출이 돋보이는 씬이었습니다.





song4. [망무기 굿]





음악도 아름답거니와, 무녀 혜압이 입은 옷의 색채와
백색의 의상, 바닥을 가득 수놓은 색색깔의 조명들의 화려함,
일사불란한 움직임에 시선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이승일랑 걱정을 말고 이승소리 듣지도 말고
시왕포 길가름에 한풀고 가거라
죽은자야 새가 되어라, 날개 달고 날아가거라
저승의 강 건너서 저승새가 되어라
한숨 눈물 다 버리고 걸음걸음 꽃길 가라
저승의 꽃새 되어 날아서 가거라]



혜압 역을 맡으신 배우 분의 연기력과 노래가 정말로 돋보이는 씬이었습니다.
이 노래 또한 밝고 즐거운 노래가 아닌데도
그냥 영상이 흐르면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 내내 보게 되어버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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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첫 배경이 되는 명림의 숲 부분까지만 하고 오늘은 잠자리에 들겠습니다.
애정이 북받치다 보니, 몇마디 말로 포스팅하기엔 너무 아까워서 못하겠습니다.
;ㅅ;



제가 개인적으로 바람의 나라 원작에서
무휼과 호동이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이 뮤지컬을 보고 나니까 이제 좋다하다 못해 걍 보면 눈물이 다 날 지경입니다.

만화책 앞쪽을 보면 무휼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가슴이 아린데
또 후반부(15권 이후?)로 가면 호동에게 이입되어서 어쩔 줄 모르겠고...

대체적으로 1막은 무휼에게의 링크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정말로 이렇게나 맑았던 그인데...
만화책을 보면서도, 뮤지컬을 보면서도
그가 변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 안쓰럽고 슬펐습니다.

해명이 말했던 '나는 죽어 아우의 머리 위에 얹히리라'라는 말의 무시무시함은
이 작품을 접한지 거진 십여 년 만에 깨닫게 된 듯합니다.
제가 이 만화를 처음 본 게 댕기에서였거든요.
전 국민학생이었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 또 끄적이다 보니 뭔가 쓸데없는 이야기가.
그럼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두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밤 되시고,
상쾌한 월요일 아침 되시기를!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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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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