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의 하가렌 동인
도서관 덕에 제대로 보게 된 하가렌의 영향으로
쌀월드 곰플관이 개편되었습니다.
사실 하가렌 동인 쪽은 그다지 관심도 없고 해서
시신덴의 알에드북 정도밖엔 흥미를 두지 않았었는데-
제대로 낚였습니다.
이런 하태공.
올해의 동인여행 월드 구성은 서클 idea의 하가렌으로 결정.
(서클명은 보석공주, 또는 idea로-
하가렌 동인상의 이름이 idea라 들었습니다.)
시신덴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알에드 이외의 커플링은
어쩐지 그닥 눈에 안 차고 있었는데-
메이져로의 길이 열린 듯한 기분입니다.
로이에드.
(...랄까, 알에드도 충분히 메이져 범위지 말입니다.)
넷상에 떠다니던 4권을 우연히 접하게 된 것이 계기였습니다만-
이게 순서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제 주관적 판단에 의한 순서로 봤을 때
마지막 권의 퀄리티가 가히 눈물을 뽑는 겁니다.
시신덴의 그랑죠는 사실 원작이 좋아서 서클까지 좋아진 케이스라지만-
이쪽은, 지향 커플링도 아닌 로이에드로 사람을 끌어들여서
헤롱헤롱하게 만들어 버리는군요.
그야말로 극렬하게 취향 타버린.
살짝 들춰보자면-
'암향 - Deep Reverb'
상관인 로이에게 성관계를 강요받고 있는
에드의 이야기.
잴 것도 없고 계산할 것도 없이
소스라칠 정도로 싫어하는 에드입니다만-
그런 그가 로이에게 등가교환의 원칙에 의해 '몸으로 지불' 하면서까지
얻고자 하는 것은 현자의 돌에 대한 정보입니다.
로이와의 거래를 마치고 돌아온 에드.
자신을 걱정하는 알 앞에서 애써 태연한 척 하며
스스로를 필사적으로 추스립니다.
"네 몸...반드시 되찾아줄 테니까."
씬만 로이에드고 이것도 사실 알에드 아냐?
...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에드의 동생을 향한 애정이 참으로 애틋하게 표현되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분들 연출은 시신덴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극적입니다.
동인적이란 느낌이 매우 강하지만-
그만큼 감정 전달력이 강하기도 합니다.
'창염 - Blue Flame'
첫 장면은 로이가 에드를 호출해서
거래를 시작하는 부분부터.
정보를 얻고 돌아가려는 에드의 입에서 흘러나온
'알이 걱정하니 빨리 가봐야 해' 라는 소리에
발끈해서 그대로 무리하게 에드를 안는 로이.
선이 점점 예술적으로 변해갑니다.
...랄까, 컷컷이 예술적으로 느껴질 지경.
이분들, 에드를 너무 예쁘게 그리십니다.
여하간 싫다는 에드를 강제로 끝까지 범한 로이.
"너는 어째서 네 몸보다도 동생을 우선시하지?"
"당연하잖아...그건...내, 동생이니까!"
로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이 시점에서 에드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하간 격한 정사 후, 정보가 잘못된 거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에드가 로이에게 으름장을 늘어놓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자리에 떨어진 에드의 머리카락 한 오라기를
말없이 집어올리며-
자신의 가슴 속에서 타오르는 푸른 불꽃을 감각합니다.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감정에 대해.
이렇게 창염이 끝나고-
이어지는 것은 '밀죄 - sinful contact'
여전히 숨어서 관계를 갖고 있는데-
여하간 여기서부터는 그림이 정말 그림이 아니라 예술이 되버려서
쌀내미 가슴 울렸습니다.
컷컷마다 눈물 짜내고 싶을 정도로 아트의 냄새가.
취향이여-
로이에 대해서 에드는 자신이 빚진 것이 없다면서-
동생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이라고 하겠다고 되뇌입니다.
알에 대한 정신적 부채와 애정의 사슬에 얽매여
정작 눈앞의 것은 보지 못하는 에드.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말하지 못하는 로이.
서로 질펀하게 뒤섞일뿐인 관계이지만
이 책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런 식으로.
언제나와 같이 거래가 끝난 후 그대로 돌아가려는 에드를
뒤에서 붙잡은 로이가
그대로 벽에 밀어붙여, 입술을 겹칩니다.
에드가 감정의 혼돈을 느끼며 뛰쳐나가는 것으로 밀죄 엔드.
'연쇄 - next restraint'
이 책으로 하여금 월드 구성을 결심하게 되었다지요.
표지의 붉은 컬러에서 쿳닥쿳닥 부녀자 가슴.
이 책의 시작은 알과 에드가 자신들의 몸을 되찾았다는 시점에서부터.
이분들은 정말이지 연출의 각도가 환상적입니다.
그리고 선.
무사히 몸을 되찾아 리젬블로 돌아온 두 형제.
윈리와 함께 살아있는 몸으로 햇볕을 쬐이며 웃고 있는 알.
그리고 어딘가 허탈한 표정으로 그런 두 사람을 멍하니 응시하는 에드.
그런 에드의 모양새에 걱정하는 두 사람의 심려도 아랑곳없이
에드는 걱정하지 말라며 짐을 꾸리더니
어딘가로 나섭니다.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바람이 느껴지는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그렇게 에드가 홀로 나서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센트럴- 군의 기지.
문을 열고 들어간 에드를 맞이한 것은
에드가 성숙한 것과 마찬가지로 조금 더 세월의 흐름을 탄 로이의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그런 로이의 당혹에도 아랑곳없이
당당하게 그의 앞으로 다가서는 에드.
그리고-
피부로 맞닿는 재회의 실감.
물론 재회 이후에는 씬이 있긴 합니다만-
여기서 다 보여줄 일 없으니 패스하겠습니다.
여하간 4번째 책이 그림도 연출도 숨막히게 멋졌던고로
하루종일 가슴 두근거려하다가
혹시나 싶어 친구 J양에게 야밤중에 문자를 보내
보석공주를 아느냐고 물어봤더니-
'두어 권 있다. 빌려줄까?'
물을 건너 와주삼
결과적으로
엊그제 그녀가 가진 책들을 또 빌려주었습니다.
세 권.
허락을 받았으니 또 몇 컷을 찍어 살며시 올려봅니다.
'나이팅게일'
밀죄의 발간년도가 04년말이고
이 책이 05년 3월이니 순서는 또 이대로 주욱.
나이팅게일의 시작은 감기에 걸려 괴로워하는 어린 알폰스로부터.
열이 올라 춥다고 형을 부르며 울고 있는 알의 침구 앞에
에드가 살며시 나타납니다.
무언가 따뜻한 것을 가지고 오겠다는 에드의 말에
곁에 있어달라고 하는 알.
왠지 커플링보다는 형제의 애틋함에 묘한 감정이 일었던 컷.
"이제, 춥지 않지?"
"응, 이제 안 추워."
'그렇게 해서 형은 나를 따뜻하게 해 주었다.'
이야기는 훌쩍 뛰어 TV판 흐름으로 들어갑니다.
둘 다 불완전한 몸을 가진 때로.
이 이야기의 주 사건은 '감기' 랄까요...여하간 열병.
에드가 감기에 걸려 앓아눕자
로이가 찾아와 안부를 묻습니다.
정작 로이와 에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언질받은 적은 없으나
감으로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는 알.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에드가 약을 먹지 못하고 있자
로이가 그것을 입으로 먹여주고-
알은 그것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리고는 약을 먹이고 난 로이가
에드의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히려 하자
알이 손을 내밀어 그것을 막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그 확실한 '밀쳐냄' 에 로이는 아무 말 없이 돌아갑니다.
만의 하나 연락하라는 언질을 남기고.
하지만 정작 알의 손으로 옷을 갈아입히려 하자, 에드는 찬기운에 떱니다.
마음과는 별개로 알의 몸은 온기를 품을 수 없으니까.
에드를 '따뜻하게 해 주기 위해'-
몸에 열을 지피기 위해.
알이 손을 빌려, 싫다고 하는 에드를 쥐어짭니다.
'나와 닿음으로서
얼굴색이 변한다거나
소리를 낸다거나
전율한다거나
이름을 부른다거나 하는 사소한 특별함이
기뻤었다.
그것이 전부다.'
하나뿐인 진정한 유대이자 가족인 형에 대한 애정을 담아
알은 그렇게 되뇌입니다.
여하간, 그렇게 이야기는 끝나고-
다시금 어린시절로 잠시 장면이 돌아가,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혀...엉...?"
'추워서
괴로워서
아파서
괴로워서
괴로워서
외로우니까,'
'부탁이야. 이곳에 있어 줘.
여기에서 나를 바라보고,
살아있는 몸답게 웃거나, 이름을 부르거나 해 줘, 형.'
'형'
...여기에서 혼돈이 더 짙어졌습니다.
이 서클이 말하고 싶은 것은 궁극적으로 알에드인걸까요.
이쯤 되면 솔직히 커플링이 어쨌던 좋단 생각도 들긴 하지만-
기왕이면-
...알에드면 좋겠단 거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같은 속도면 일본야동
'빗소리 - discord'
음, 타이틀이 빗소리인만큼-
빗속에서 합니다.
(........)
정말로 혼란스럽게도 이 책에는
알 등장 없습니다.
흑백 탓에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사실 로이가 수로 보여서 조금 미묘하긴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본디 동인이란 이상의 판타지.
게다가 커플링을 무시하고 싶어질 정도로
멋진 연출에 그림이라니 말이 필요 없는게지요.
뭐, 여하간 빗소리 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지막 한 권.
커플링은 무려-
'하이에드'
풍악을 울려라!!!!
춤추는 겁니다.
일단 좀 뒤틀고 보는 거예요.
제일 두꺼운 책이라 천천히 읽으려고 뒤로 미뤄뒀다가
책을 펼치자 등장하는 18세 에드의 얼굴에 잠시
음악도 없이 댄스댄스레볼루션.
이 책의 특이점이라면- 으음-
표지가 하얗습니다.
마냥 하얗진 않고, 자세히 보면
앞표지에는 에드의 뒷모습이, 뒷표지에는 하이드리히의 옆모습이
인쇄되어 있습니다만-
정말로 자세히 봐야 보이는지라 찍어봐야 안 보일 게 뻔해서 패스.
그리고 책 타이틀은 '리빙 윌'
18세의 에드와 또 다른 알폰스인 하이드리히.
원래 자신이 있던 세계로 돌아가려는 에드에게
자신도 모를 감정을 품게 되는 하이드리히.
자신을 '알' 이라고 부르며-
백지에 위에 '머릿속으로 편지를 쓰고 있어' 라면서
무언가를 떠올리는 에드를 보고 하이드리히는 자연스레 깨닫습니다.
에드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곁에 있음에도 전혀 실감이 없는 에드에게 하이드리히는 응석을 부리고
에드는 알의 그것과 같이 하이드리히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결국 밝혀지는 진실 앞에서
두 사람은 함께 상처받습니다.
돌아가야 할 에드와,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곁에 에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하이드리히.
그리고 진심으로 에드를 대하게 된 하이드리히는
에드를 붙잡기 위해 그를 상처입히려 합니다.
"당신이 여기에 온 지 2년이 지났어.
당신의 동생은 당신을 이미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잊었을 지도 몰라.
당신을 잊고,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도 몰라.
사실은 알고 있지?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당신뿐일런지도 모른다는 것."
"그런 소리...하지 마."
힘겹게 하이드리히의 말에 저항하는 에드.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최악의 상황.
어쩌면, 돌아가도 자신을 기다리는 이는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앞을 밝힐 수 없는 그 끔찍한 불안감의 형상화.
"이름도, 모습도 똑같잖아?
나도-"
"알폰스야."
그 한 마디에 놀라울 정도로 에드의 눈이 감정을 토해내고-
"나를 봐.
꿈이 아니야.
여기에 있어.
당신의 곁에."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하이드리히는
자신에게로 뻗쳐오는 에드의 손을 맞잡습니다.
"불러줄게."
"[형]"
'점점 알 수 없게 되어간다.'
누구의 것인지도 확실히 말할 수 없는 나레이션과 함께
그 장면이 마무리지어지고-
다음은 조금 더 시리어스하게 이어집니다.
한밤중에 자다가 깨어 별안간 하이드리히의 목을 조르기 시작하는 에드.
돌아가고 싶은데, 돌아가야 하는데
하이드리히가 있어서 돌아갈 수 없다면서
그를 죽이려 하는 에드.
하지만 그런 에드에게, 하이드리히는 미소지어 보입니다.
'기뻐.'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에드.
꿈이었다며 안심하지만-
다음 날 아침, 하이드리히의 목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맙니다.
황급히 사과하는 에드에게, 하이드리히는 도리어
자신을 죽여도 괜찮다 합니다.
"아주 세게, 짓눌러.
그것만으로 나는"
'남기고 싶었다.'
"당신의 생각에 답할 수 있어."
'지워지지 않을 손톱자국'
"사라져 줄게."
'나라고 하는 사실을.'
싫다고 뒤로 물러서는 에드를 하이드리히는 놓아주지 않고
차분하게 말합니다.
"괜찮아.
나를 이용해서-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돌아가면 돼."
싫다고 울부짖는 에드.
하지만 결국- 결국 그들의 끝은 극장판에서 나왔듯-
결정되어 있던 것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슬픈 여운을 남기고 끝을 맺는 fragment.
...라곤 하지만.
극장판의 엔딩이 엔딩이니만큼
이 엔딩대로라면 이 책의 뒷편이 나와주길 바라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피엔딩으로.
작가분께서 책 도입부에 살짝 적어주셨거든요.
영화 보기 전에 하나의 설정만 알고 그걸 소재로 망상한 내용이라고.
원작, 그러니까 극장판 내용상
해피엔딩은 나올래야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극장판을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직접적인 내용 언질은 빼겠습니다.)
하지만 망상한 내용이라고 적어주신김에-
해피로 하나만 더 내주시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더랩니다.
원작에서의 비극을 없애고-
마지막 결말만을 결부시켜서 하이드리히와 에드 맺어주고 싶은게지요.
OTL
(위에서 소개한 책들 사이사이에
또 다른 책이 없었으리라고는 장담하지 못합니다.
일단, 여기서 소개하는 책들의 순서만으로는 저리 됩니다.)
여하간 시신덴의 그랑죠에 이어 컴플릿을 가슴 속 깊이 다짐하게 만든
idea, 일명 보석공주의 하가렌 동인지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면
살며시 들려오는 겝니다.
신탁도 내렸겠다, 눈물 나는군요.
겨울 코미케의 기대치 눈금 한 단계 올라갔습니다.
부녀자면 어떻고
귀부인인들 어떠하며
전차녀라 불리운들 그 어떠할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부르면 으르렁.)
다 써놓고 보니 스크롤의 압박이로군요.
과연 곰플 3관.
신작인지라 19금으로 풀가동 잘도 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낙서하다가 포스팅 하나 하고 나니 해가 떠버렸군요.
자야겠습니다.
오늘의 수면 곰플에는 부디
사랑하는 금토끼(= 라비) 은토끼(= 긴토키)들과
금콩알(= 에드) 은콩알(= 토시로)들이 나와 꽃밭을 이뤄주기를.
그럼, 새로이 시작되는 하루 즐거운 아침으로 시작하시기를.
쟈하라독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