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화/곡물근황

휴가 첫날을 맞이하여 근황보고!

찹쌀공룡 2010. 8. 16. 12:16



1. 며칠 전에 앵웅과 인셉션을 보러 갔다.

남자친구가 옆에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음에도
그만 불민한 쌀은 스크린에서
꿈속의 이상형과 조우하고 말았다.

마치 이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삶을 살아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내가 꿈꾸고 바라던 사람이었다.




와타나베 켄...극중명 사이토.

그의 섹시한 입매가 일그러지며,
스크린 밖을 향해 가볍게 한마디를 던졌을 때,
나는 그대로 이 남자에게 사로잡혀 버렸다.

[항공사 인수했어. 그 편이 깔끔할 것 같아서.]





세상에 이렇게나 매력적이고 열정적이며,
깊이가 있으면서도 단순하고 과감하며
쏘쿨한 심장과 주머니를 가진 남자라니...후...

아, 죄많은 남자...
난 오늘도 스크린 속의 그대의 주머니가 그립다.

이 말을 들은 앵웅은 다사롭게 미소를 지었을 뿐이었다.



(쌀과의 연애 8년차에 그도 어느덧 달관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음이다...)








2. 오늘부터 두타가 목요일까지 쇼핑몰을 비우고 휴가다.
그러나 엄니가 환자이신지라
일단 병원에 와 있는데...

병원으로 출발을 하려고 하면서
지금 간다고 기별을 넣었다.
그랬더니 엄니 왈...

[딸, 오늘 뭐 입고 와?]

[츄리닝하고 티셔츠.]

[...안 돼, 쪽팔려. 좀 그럴싸하게 입고 와.]

[...어. 뭐 더 필요한 거 없어?]

[화장은 했어?]

[선크림 발랐어.]

[안 돼, 너 못생겨서 쪽팔려. 비비 바르고 눈화장도 하고 와. 30분 더 늦게 와도 돼.]




[........................어.]

...간병하러 오는 딸에게 패션을 요구하는 환자 엄니.
(가끔 보면 이분이 내 핏줄이 맞는가 싶을 때가 있다...)







3. 그리하여 현재 병원.
휴가를 보내기 위해 주문한 XX만원 어치의 책은
낼 모레나 온댄다. 일일배송인 줄 알았지...

고로 ㅎㅁ 세계의 일익을 위해
하찮게 모님의 오타나 보자.
활자중독자의 휴가에 ㅎㅁ 소설 교정 나쁘지 않다.
(실은 과히 좋긔...)





요 며칠 그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근황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