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Bloody Night' 레코딩 관람 후기
아침에 좀 느즈막히 일어나,
커피를 내려 한 잔 마시면서
룰루랄라 변장을 한 뒤 지하철로 향했습니다.
목표는 신촌.
점심식사 후에 레코딩을 구경간다는 일정을 떠올리면
거성처럼 침이라도 흘릴 것만 같았어요.
X년 후면 계란 한 판의 쌀내미, 진정해야 하는데.
들어가기 전에 잠깐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이게 왠 일.
돈 주웠습니다.
/(=ㅂ=)/
그것도 4(死)백원.
그렇군요.
좋아 죽어버리란계시로군요.
그르지 뭐.
이 날의 제 일정 정말로 지금 돌이켜봐도 멋졌습니다.
11 : 00 / 드라마시디 Deep Bloody Night 제작팀과의 오찬 (...에 꼽사리.)
13 : 00 / 드라마시디 Deep Bloody Night 레코딩 스타트 (...에 구경꾼.)
15 : 00 / 레코딩 현장에서 벗어나 삼성으로 고고씽.
16 : 00 / 삼성에 도착, 동인작가분들과의 티타임 (ㅋㅋㅋ)
19 : 00 / 동인작가분들과의 디너 (아놔!)
21 : 30 / H-ero군과 막간데이트
좀 짱인데요?
ㅋㅋ
하마로 시작해서
노멀로 끝났어요.
...어라 용두사미?
* 여기에서 거론하는 책 관련 문의 일절 안 받습니다.
누구거냐부터 시작해서 팔아라 빌려줘라 얼마냐 등등의 모든 문의는
쪽지에 적어 너홀로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식사 부분은 생략.
먹고 수다 떠느라 바빠서.
그냥 제 수치도 모르고굴욕기 좀 떠들었어요.
카인 언니와 카인 언니의 지인인 수민이가 함께 와서
원작자 일행(...헉!) 저희 셋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식사 마치고 드디어 대망의 레코드 현장으로!
수치스럽다며 얼굴을 가려버린 카인림하.
왜 이러센 ㅋㅋ
카인 언니, 손에 대본을 받아들자
정말로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심지어는 자한(주인攻)의 성우이신 정구현 님께서
설정 관련 질문을 하러 오시자 거의 임계점.
웃는 얼굴에서 수치스러워의 포스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지못미 카인림...
카인 언니의 지인인 수민.
이 날 처음 만났지만 미리 메신져에서 오덕오덕한 대화를 만끽한 뒤라
전혀 어색함 없이 만나자마자 서로 동인지를 주고받는 걸 자연스레 지켜보았지요.
ㅋㅋㅋ
등에 리본달린 화사한 아가씨옷을 입고 오는 바람에
쌀냄의 더러운 손이 자꾸 혹하는 것을 힘겹게 참아냈습니다.
풀고 싶잖아요!!!!!!
심지어는 제가 먼저 가고 난 뒤 풀렸다던데요?
(...)
반칙이야!!!!!!!!!!
gg.
그래도 처음부터 [두 번 다시 쌀이란 인간을 보지 않겠어]
...따위의 인상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흙 순백의 리본 힘겨웠어요.
;ㅅ;
특전 미니 드라마에만 참가하신 성우분 김인 님.
개인 소장용이고, 블로그에 올릴 때에는 모자이크를 할 것이며
결코 허락 없이는 올리지 않겠다는 제 말을 딱 한 마디로 응수하셨습니다.
[전 초상권 없어요.]
이 분께서 정말로 유머러스한 분이셔서,
레코딩실에 있는 내내 한 마디 한 마디에 저희는 즐거워 어쩔 줄을 몰라했답니다.
한 마디 해달라고 뻔뻔스레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한 마디 해주셨습니다.
[더러운 손 저리 치워.]
아 배불러.(...)
ㅜㅜㅜㅜㅜㅜㅜ
엉뚱한 부탁을 들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이 대사가, 본편의 거의 처음에 나오는 대사인지라
어째서인지 성우분들께서 참 많이들 입에 담으셨어요.
(그야 대본 맨 앞장 첫대사라...)
그리하여 모든 캐릭터의 목소리를 타고 나오는..
[더러운 손 저리 치워.]
와아~
이 성우분도
[더러운 손 저리 치워.]
와아~
저 성우분도
[더러운 손...(이하생략)]
더러운 손 만세!!!!!!!
;ㅁ;
정작 레코딩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하찮은 카인 2 벌써부터 배불렀어요.(...)
까스활명수 점.
여튼[더러운 손] 서라운드에 휩싸여
조금 다리가 풀렸던 것 같습니다.
;ㅅ;ㅅ;ㅅ;ㅅ;ㅅ;ㅅ;ㅅ;
본방 전에 준비에 여념이 없으신 성우분들.
이윽고 시간이 되어 레코딩실로 들어가시고,
저희는 밖에서 나란히 의자에 앉아 그분들의 생생한 음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발성이 잘 된, 다듬어진 목소리라는 건
마이크를 통하지 않아도 정말 멋진 것이었지만
마이크를 통해 듣자 이 또한 굉장해서 정말로 즐거웠답니다.
그 다듬어진 목소리가, 톤과 어조 등의 변화로 인해
전혀 다른 느낌이 되는 것도 저로서는 마냥 신기했고요.
특전 미니 드라마부터 먼저 녹음에 들어갔는데
게스트 성우분 두 분이 함께 녹음을 하셨습니다.
홍일점 성우분이 한 분 계셨는데,
너무나 미인이셔서 셋이서 연예인 같다며 멍하니 바라봤어요.
목소리도 너무 깔끔하셔서 정말 홀린 듯 바라본 것 같습니다.
사실, 카인 언니가 이전에 샘플을 슬쩍 보내준 터라
주연 네 분의 목소리는 이미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게 아니더군요.
녹음실에서 연기하실 때엔,
정말로 그 샘플 파일은 그저 샘플에 불과했다고 말씀하시는 듯했습니다.
이건, 제 말로는 다 전하기가 어려우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시디 사서 들어보세요.
+ㅅ+
그 외에도 즐거운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자한 역의 정구현 님께서,
트랙에서 자신의 파트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밖으로 나오셨는데 아직 남아 있었던 거예요.
다음 페이지에 나온다고 알려드리자,
그러냐면서 웃으면서 다시 레코딩실로 들어가셨지요.
그랬더니 로이드 역의 양성무 님께서 한 마디 하셨지요.
[다녀오셨습니까, 주인님]
이분들의 아무렇지 않은 한마디가,
저희들에게는...
오늘의 양식이요,
내일의 빛이요,
살아갈 힘이 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 밥 안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한참 레코딩 중에 오간 대화도 재미난 것이 많았습니다.
밖에서 캐릭터의 성격 등에 대해 약간의 방향 지시를 해 주시곤 하더라고요.
[거기는 목소리 조금 줄여주시고요.] 라던가
[짝, 하는 효과음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라던가
[좀 더 절박한 느낌으로요.] 같은.
그 중 하나 유달리 기억에 남았던 건...
[좀 더 광공 느낌 나게요.]
저런 지시로 남성 성우분이 이해하실 수 있는 건가요?!!!
;ㅁ;
...라고 0.01초의 번뇌에 빠져있는 쌀의 귀에 곧바로 이어져 들려오는 대답.
[네.]
이해하십니까.
(...)
이건 뭐 H-ero군 급.
(...)
소녀로드에서 여자친구도 구하실 수 있겠군요.
(...)
...따위의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코 빼놓을 수 없었던 씬 부분.
대본에는 아마도 그냥 '씬' 이라고 지정만 되어 있었던 듯한데
밖에서 성우분들께 신음소리만 하면 심심하니(...) 애드립을 부탁드렸습니다.
XY 염색체와 XY 염색체가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 뒤엉키는 씬에
이 남성 성우분들은 대체 어떤 애드립을 넣어야 하는걸까요?
┐ㅜ
결국 밖에서 약간의 웅성웅성 끝에
[여기가 좋아?] 같은 대사를 넣으시면 어떻겠느냐고 말씀드렸더니...
[여기가 좋아?]
[좋아좋아~*♡]
(*저 하트는 제 귀에만 들렸습니다. 환청입니다. =ㅅ=)
밖에 있던 분들은 그 대사에 거의 다 쓰러져가고 있었습니다.
사실 야오이적인 감성이라는게,
정말이지 동인녀가 아닌 이상 이해할만한 게 아니니까요.
이건 어젯밤 바라본 바로 그 야동인가라며 즐거워했습니다.
심지어 가장 뒤에서 바라보고 계시던 절대교감에서 나오신 남성분은
문자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계셨습니다.
ㅜㅜ
그 씬은 결국 수정을 거쳤지요.
신비의 비약 올라올라라도 이용하시지 않는 한 힘든 대사예요, 저거.
;ㅁ;
이후에는 K님과 치밍 언니와의 약속이 있어
트랙 2인가 3까지만 듣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뒤에도 계속 즐거웠다고 하는 수민이와 카인 언니의 말에
상당한 질투심을 느꼈지요.
프리토크 정말 즐거웠다던데. 흙.
ㅜㅜ
게다가 나올 때 디알로 역의 이희탁 님과 유안 역의 이규창 님께
문앞에서 배웅을 받아서
또 황송했고요.
진짜 등골 뼈마디마다 한달치 양식은 저장해둔 기분이예요.(...)
K님과 치밍 언니와의 대화도 사실 포스팅하면 만만찮게 즐겁겠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이니...
그리고 또 황금충쌀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그날도 이것저것 받아왔습니다.
;ㅅ;
카인 언니가 챙겨준 [유혈여신전 2, 3] 권.
올 초에 그림을 계기로 받아보았는데,
내용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감사히 받았습니다.
하악 이 화려한 컬러!!!!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속의 그림도 내내 샘플을 보여주셨던 터라
내용과 함께 보니 감회가 참으로 새록새록했어요.
카인 언니, 고마워연!
그른데 나 깜빡 잊고 싸인 못받아써...
ㅜㅅㅜ
마감들 힘내센!!!
케토톱 아끼지 말고 쓰시라능!
매직 아이템이라능!
;ㅅ;
수민이가 챙겨준 홍차들.
뭔가 전별금이라도 주는 건가 싶을 정도로
고풍스럽고 예쁘게 포장한 봉투 안에
향이 좋은 티백홍차와 홍차들을 깔끔하게 포장해 주었습니다.
심지어 종류도 다양하다!
하악!
딜마는 이전에 홍대점에 좋아라고 두어 번 갔더니
문이 닫히고 말아서 두고두고 서러워했었지요.
ㅜㅅㅜ
이렇게라도 다시 보니 반가웠달까요.
대체로 다 향이 너무 좋아서 행복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요것!
[위타드 블루베리 앤 요거트]
스티커도 깜찍하게 토끼!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느 쌀내미란 종자를 좀 아는구나!!!!!!!!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감사히 잘 마시겠심!!!!
담에 또 보자긔.
> <
(8월 행사 오니? 리본 또 매고 올 거니? ┐+)
K님께서 챙겨주신 [왕과 개]
기대작이었던지라 또 신경써주셔서 감사!
번거로우셨을텐데 일부러 들고까지 와주시다니.
;ㅁ;
이번 표지도 아주 세련되고 예쁘게 나왔습니다.
박이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들어가다니,
정말이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못했던 신기술.
내용은 더욱 기대되고요~♡
K님, 맛난 아메리카노 잘 마셨습니다♡
주신 책도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 ^) (_ _)
담에 또 뵈요.
치밍 언니에게 부탁을 드려서 현매로 사다 주신 [도박소년]
재미있어 보인다고 하기에 저도 같이 한 권 부탁했습니다.
고고 언니의 손을 거쳐 치밍 언니가 제게 전해주셨지요.
짐 들고 다니는 거 굉장히 성가셔하시는 거 뻔히 알기에
미안하면서도 고마웠습니다.
;ㅅ;
역시 입담은 당신이 최고야...
김오덕이 아니라 백만돌이 오덕이어도 사랑해 사랑한다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축하도 제대로 못 해드렸기에
볼 수 있어 정말 반가웠심.
그리고 아가씨 버젼 짱!!!!!!!!!!!!!!!!!!!!!!!!!
매우 아름다우셨심!!!! ㅋㅋ
다음에 또 보아욘~
오므라이스 맛나게 먹었어, 감사하심♡
그리고 H-ero군.
BL 드라마 시디 레코딩 현장에 다녀온 애인이란 물건이
면전에서 입에서 침이 마르도록 하마예찬을 하고 있는데도
찡그림 한 번 없이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줘서 고마워요.
림이야말로 아시아나 항공에 진출하시라능.
하악 쌀랍~♡
;ㅁ;ㅁ;ㅁ;ㅁ;ㅁ;ㅁ;ㅁ;ㅁ;
뭐 그러한 일요일이었습니다.
상세하게 적자면 사실 이 세 배는 더 적어야 하겠지만
슬슬 끊지 않으면 내일 일정이 위험해질 것만 같은 시간대인지라
이만 끊겠습니다.
그럼, 지금쯤 좋은 꿈들 꾸고 계시기를.
쟈하라독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