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화/곡물근황

밤의 벚꽃놀이

찹쌀공룡 2009. 4. 13. 20:02

 

 

 

야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근처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한 쌀.

 

 

 

 

쌀 / "야 우리 벚꽃 보러 가자."

 

견 / "응 언제?"

 

쌀 / "지금."

 

견 / "...응? 지금 11시 넘었는데?"

 

쌀 / "잠실로 갈게."

 

견 / "어? 진짜 지금?;"

 

쌀 / "아 맥주 쩜 림하 ㅋㅋㅋ"

 

 

 

 

 

 

아 얜 이런 년이었지...

싫은 내색이라곤 없이 거북대사까지 불러다가

같이 놀아줘서 고마워연

 

요새 벚꽃만 보면 그렇게 술이 땡기더라고요.

사실 정종이 마시고팠는데...

 

집에서 백화수복 병 들고 자전가 타고 낼름낼름 가다가 깨먹을까봐

그냥 맘편하게 병맥주와 땅콩 들고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에서 야밤에 꽃놀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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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역 입구서부터 저렇게 꽃이 흐드러지게 내려앉아 있더군요.

 

 

 

 

 

 

 

 

 

 

 

 

사실 별로 벚꽃으로 안 보이는 사진이 더 많을 겁니다.

워낙에 제 폰카가 화소가 저렴하다 보니...

노 플래쉬...

 

 

 

 

그래도 조명 아래서 보는 벚꽃잎들은

각별하게 아름다웠습니다.

맥주도 맛났고요.

 

 

 

 

조명 탓에 누리끼리하지만 실물은 그냥 보얗게 예뻤습니다.

 

 

 

 

이런 건 접사로 찍어야 되는 건데

크흙

 

 

 

 

잠실 주공 아파트 단지에서는

언제나 등을 켜놓지요

꽃 불교행사와 벚꽃놀이가 겹친 것만 같습니다.

 

 

 

 

조명 아래서 찍은,

거의 유일하게 꽃이 꽃답게 나온 샷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걷고 있노라니

드문드문 아카시아 나무도 있더군요.

 

기분 좋게 아카시아향 바람을 맞으며

편한 친구들끼리 수다 떨면서 가볍게 산책.

 

 

 

 

우리은행 푸른 간판이

벚꽃을 초월한 존재로 보이게 만듭니다.

 

히바리 너는 어느 하늘 아래서

디노랑 ㅂㄱㅂㄱ 하고 있니

ㅋㅋㅋㅋ

 

 

 

 

그 생각이 들어서인지 어째 요사스럽네요.

그러나 불경하게 맥주 마시면서 힝힝.

 

최소한의 양심에 의거해

춤은 안춰써여.

 

 

 

 

화질 탓에 거의 알아보기 힘들지만

발 아래 그득한 벚꽃잎.

 

폭신폭신한 발 아래쪽을 굽없는 샌들로 밟으며 사뿐하게 밤길을 노닐었습니다.

 

 

 

 

보다보니 분홍빛 벚꽃도 있어서

누가 시체를 묻었나 따위의 고전적인 소리도 해보고요.

 

참고로 시체 묻어도 벚꽃잎 색깔 변하지 않습니다...

 수국이라면야 토질에 따라 꽃잎색이 변하기도 한다지만요.

 

 

 

스타우트와 수다와 함께한 밤의 벚꽃놀이 참 괜찮았습니다.

역시 제일 좋은 건

자정 넘어 벚꽃 보겠다고 나와서 거니는 게저희밖에 없었다는 거!!!

;ㅁ;

 

사실 햇볕 아래서 뒹구는 건

그늘이 없는 한 어차피 무리였지만...

(햇살에 떡실신;;)

 

나중에 날잡고 친구들과 밤 벚꽃놀이 가서

밤새 술 퍼마시고 맛난 거 먹고 노닐다가

동 터올 즈음에 스르륵 잠드는 짓 해보고 싶네요.

 

여러분도 다음 날 일상에 지장을 미치지 않는다면

한 번쯤 밤 벚꽃놀이를 즐겨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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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도 활기찬 일주일의 시작 되세요!

전 등골짜기 근육이 좀...뻑적지근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상쾌하게 맞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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