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리뷰 - 03
아인슈타인, 세 번째 리뷰입니다.
음. 디데이가 다가오니 도리어 한가해지는 이 기분.
친구에게서 카메라 빌린 김에 좀 익숙해지려고
열심히 찍어봤습니다만-
...올림푸스, 손떨림 전혀 못 잡는 걸까요.
책을 벌리지 않은 채로 잡고 찍어야 하는고로
손을 안 떨래야 안 떨수가 없거늘.
게다가 왜 사진을 폴더에 옮기는 과정에서
누구 마음대로 사라지는 겁니까?
순서는 또 왜 멋대로 막 갈리는 거예요.
결국, 포기하고 일부는 폰카로 다시 찍었습니다.
┐-
하여간 솔라크라운에 얽힌 2대 마동전사의 이야기- 본편 되겠습니다.
카구야와 아슈레이와 클레이오의 이야기.
그 전에 잠시 짧은 개념정리.
원작 그랑죠에서는 월면이 아닌,
월면 안쪽의 세계를 통털어 '라비루나' 라고 호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인슈타인 이후의 이야기로,
그 이전에는 사동족도 긴귀부족도 월면에서 살았습니다.
인간의 과학력이 달로 뻗치기 전에 달 속의 세계인 라비루나로 이주했던 거죠.
그 이전의 달세계는 '아델라이드' 라고 호칭되고 있습니다.
혹여 읽으시다 헷갈리실까봐- 사족 달아봤습니다.
전편에서 등장하자마자 풀썩 쓰러져버린 아슈레이(=2대 물의 마동전사).
사동상 안에 무언가를 감지하고는
'우리들의 위대한 노마 다오' 라는 대사 한 마디를 남겼지요.
이는 그 뒤로 곧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절박한 얼굴로 클레이오(=2대 바람의 마동전사)에게
아슈레이가 달려옵니다.
"그녀를 막아줘, 제발 빨리 그녀를 멈춰줘...!!"
허겁지겁 달려와 제 몸도 가누지 못하고 클레이오에게 그대로 쓰러지는 아슈레이.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아슈레이에게 클레이오는 연유를 묻습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카구야가...카구야가 금기를 범하려고 하고 있어."
"그것은 모래바다의 월광룡...어둠의 것-
나만이 알 수 있어."
"우리들 마동전사 중 가장 빛에 가까운 불꽃의 사법관인 그녀는 몰라.
결코 알 수 없어, 그게 어떤 것인지...!!
그녀가 섣불리 그것에 손을 뻗었다간- 도리어 어둠에 집어삼켜질지도 몰라!"
연인이자 같은 마동전사 동료인 카구야를 염려해 어쩔 줄을 몰라하는 아슈레이.
"용서해줘, 클레이오..."
이 시점에서 어째서 아슈레이가 클레이오에게 용서를 비는 것인지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었습니다만-
아슈레이는 카구야를 말리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말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사라던가 나레이션으로 스트레이트하게 설명은 없지만요.
그런 아슈레이의 어깨에 살며시 팔을 둘러주면서도
심란함을 감추지 못하는 클레이오.
한편, 카구야는 다이치를 만나고 돌아온 직후였습니다.
"고마워요, 미래의 소년이여.
그대의 맑은 눈동자가 내 망설임을 걷어주었어."
지난 리뷰에서- 다이치가 카구야와 만나는 씬이 있었지요.
그 부분과 그대로 이어집니다.
아직은 금기를 범하기 전.
자신이 행하려 하는 것이 금지된 술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카구야는 확신 아닌 확신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잠시 엿보았던거죠.
그리고 다이치의 모습에 안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카구야 앞에 그랑죠가 등장.
덤덤히 만류하는 그랑죠에게 카구야 역시도 생각한 바가 있었는지
술술 대꾸합니다.
카구야가 어떻게 해서라도 금기를 범하겠다고 한다면,
그랑죠는 그녀를 말릴 수 없습니다.
정령왕이라는 그들 존재가 이쪽의 세계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기에.
금기를 범한 뒤에 처벌은 할지언정- 말이죠.
'그 힘' 을 건드리지 말라고 말하는 그랑죠.
아슈레이가 보고 기절했던- 그 사동상 안에 감춰졌던 힘은
다름아닌 대지의 정령왕 노마다오의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카구야는 생각했던거죠.
'이 힘이야말로 우리가 뭔가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힘이다' 라고.
그녀는, 그 힘을 접수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사동족과 긴귀부족간의 기나긴 싸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사동족과 긴귀부족의 전투에 관한 것은 원작에서도 언급된 것으로,
본디 두 부족은 달에서 함께 살고 있었으나-
사동족이 전투에서 져서 먼 변방의 우주로 밀려난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날 말리길 원한다면 알려줘, 그랑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어째서 대지의 정령왕의 힘이 사동상 안에?
어째서 그 힘은 금기가 된 거지?"
그러나 정작 그랑죠는 만류하면서도- 그 이유만은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그것 봐. 당신은 결국 아무말도 해주지 않아.
그러니 내가 직접 알아보는 수밖에..."
"네게는 무리다, 너는 그 힘을 온전히 가질 수 없어- 카구야."
"어째서? 내가 빛에 가장 가까운 불꽃의 마동전사이니까?
아슈레이처럼, 어둠에게 사랑받는 물의 사법관이 아니니까?"
"너, 그걸 알고..."
카구야의 말에 놀라는 그랑죠.
이 또한 시신덴의 오리지널 설정입니다.
(...랄까, 이것도 사실 원작과 설정이 미묘하게 어긋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의 기회로.)
"그는 언제나 그랬어. 가장 암흑과 가까운- 어둠에게 사랑받는 물의 마동전사.
그러나 나는 그를 그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아.
내게서 아슈를 빼앗아가는 이가 있다면, 그가 누구이던지간에
나는 결코 그를 용서하지 않아."
...불꽃들은 다 이런가? (긁적)
"그리고 그 아이를 보고 생각했어.
그런 아이가 있는 미래는, 결코 희망을 잃어버린 세계가 아닐거야."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하는 카구야.
"반드시 대지의 정령왕과의 맹약을 성공시켜 보이겠어.
결코 어둠에 붙잡히거나 하지 않을거야...!"
"..................."
"어째서일까. 당신은 이 이야기만 하면 그리 슬픈 얼굴을 하곤 해.
어째서야?"
"그녀는- 대지의 정령왕, 노마 다오는..."
"...내 아내다."
몹시도 칙칙한 얼굴의 그랑죠.
정령에게도 결혼이란 개념이 존재한다는 참신한 설정.
...쳇.
아쿠아비트와 그랑죠가 그렇고 그런 줄 알고 되게 좋아라 했었는데
"미안해! 미안해, 그랑죠-"
답삭 그랑죠의 품에 달려들어 사과하는 카구야.
"...어째서 네가 우는거지?"
"당신이 울고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실제로 그랑죠는 눈물을 흘리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를 수호정령으로 가진 그녀만이 느낄 수 있는 어떤 느낌을 받았던 것이겠지요.
그랑죠는, 정령왕으로서의 중립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 선 까닭도 있거니와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무의식중에 감정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하여간 이야기는 끝나고, 더 이상 그랑죠는 도리가 없다는 듯 정령계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죄大罪.
너는 필시 그 댓가를 받게 될 터-"
"각오한 바야."
미묘한 얼굴로 뒤돌아 가버리는 그랑죠의 등 뒤에서 미소짓는 카구야.
한편, 한박자 늦게 클레이오가 달려와 문을 두들기고 있었습니다.
"이 문을 열어, 카구야!!"
그리고 그런 클레이오의 뒤로 어느 사이엔가 소리없이 다가온 그림자들.
"클레이오 라스 더 이마크."
"비켜라."
원작의 설정에서와 같이 브이의 칭호를 가진 대마법사 세 명이
여기에도 등장합니다.
호칭이, 주욱 이어진 것이라고 하죠.
각각 마동전사 2대 시절의 브이 메이와 브이 이마크, 브이 라마스입니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그들을 만류하는 클레이오의 수고도 헛되이
세 사람은 문을 열어버립니다.
"괜찮아. 클레이오...이제...끝났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이미 의식을 끝난 상태였습니다.
카구야는 그대로 혼절해버리고-
동시에 죄인이 됩니다.
그리고 함께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하나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지 못한-
...랄까, 카구야가 일을 벌이게 된 주 원인인 아슈레이 역시도
유죄가 됩니다.
직접 그를 잡으러 온 것은 브이 라마스.
이야기를 들어달라며 호소하는 아슈레이에게 라마스는 냉정했습니다.
"너와 함께 일을 꾸민 것을 내 모를 줄 알았더냐?"
"카구야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저의 책임입니다!"
"닥쳐라, 불경한 자!"
아니, 뭐 사실 설명에 필요해서 넣은 컷은 아니고-
물의 사법관이라 그런지 적셔놓으니 참 곱다 싶어서.(.......)
음, 초대부터 이어진 금발전통.
무참하게 아름답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제발-
카구야를, 카구야를 어쩔 셈입니까!
누님!"
클레이오가 이마크의 이름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아슈레이는 라마스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브이 라마스의 하나뿐인 남동생, 물의 마동전사 아슈레이.
여하간, 아슈레이도 카구야도 각각 끌려가 연금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두 명의 사후 처리에 대해 논의하러 가기 위해 복도를 걷고 있던
세 대마법사에게, 클레이오가 다가갑니다.
"그들이 얼마나 이 아델라이드의 땅을 사랑하고 있는지는 여러분께서도
익히 아시지 않습니까!
카구야는 금기를 범하려 한 것이 아니라,
더 큰 힘을 끌어내 이 땅에 평화를 되찾고자 한 것입니다!
아슈레이 역시도 마찬가지이고요.
만약, 그 둘에게 죄를 묻는다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먼저 알았더라면, 저도 필시 동참했을테니까요!"
"아니, 그대는 불가능해.
클레이오, 바람의 마동전사여.
그대는 언제나 중립의 입장. 어둠과 빛의 조정자이니까."
그리고 그대로 자신을 지나쳐 가버리려는 세 사람 앞에서 클레이오는-
"굳이 두 사람의 죄를 죽음으로서 묻겠다고 하신다면-"
뽑아든 검을 자신의 목에 들이대는 클레이오.
"저는 이 자리에서 죽겠습니다."
캬약, 캬악, 캬-악.
대체 바람의 마동전사들은 다들 왜 이리 멋진겁니까.
시신덴의 가스도 그렇지만- 클레이오도, 그리고 초대의 사일레스도.
이것도 전통인겁니까!!
(실제로 불꽃과 물의 마동전사들의 애정행각은 전통이긴 합니다.
뭐, 3회뿐이지만. ┐-)
세 명의 마동전사를 다 잃어서야 이야기가 될 리 없는 것을.
전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이 시점에서- 클레이오마저 잃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결국 클레이오는 둘을 죽이지는 않겠다는 약조를 받아냅니다.
대신, 마동전사로서의 임무를 다하라는 소리에
저런 얼굴로 웃으며 '목숨과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캬악.
그리고 다른 두 브이들이 떠난 뒤에, 라마스가 남아
클레이오의 목에 난 상처를 치유해주며 살며시 한 마디를 남깁니다.
"...미안하네, 클레이오..."
"브이 라마스."
혈육으로서의 정보다도 긴귀부족의 장이라는 입장에 서서,
그녀는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금기를 범했다고는 하나 결코 저버릴 수 없는 사랑하는 동생에 대해서.
그리고 그 동료들에 대해서.
평의회에서 나온 결정, 즉 카구야의 처벌은
귀를 잘린 뒤 유배지인 지구로 보내지는 것이었습니다.
"카구야 이자 스 메이, 각오는 되었겠지."
"이 아델라이드에 혼란을 몰고 올 행동에 대한 죄를 물어-"
"긴귀부족의 증거인 그 귀를 자르고, 유배지인 지구로 보내지게 될 것이다."
"네, 이것은 대지와의 맹약을 다하기 위해 제게 내려진 시련이라 생각하고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담담하게 현실에 맞서는 카구야.
...랄까, 그녀의 표정에서는 한 꺼풀 넘어간- 체념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대는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는가!"
"그 힘이, 그리 탐났던가?
아델라이드의 증거(=귀)를 잃어가면서까지?
"증거...?
저는 도리어 제 몸 속에 흐르는 아델라이드의 피를, 저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대지와의 맹약을 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편린을 엿보았습니다.
아델라이드에서 과거에 벌어졌던, 돌이킬 수도 지워질 수도 없는-
하지만 정작 잊혀져버린 '과거의 사실' 을.
"입을 다물어라, 카구야!"
"그럼 묻겠습니다, 브이메이."
"우리들(=마동전사)은 무.엇.을.위.해.서.태.어.나.는.것.입.니.까?"
그 질문에 대답하라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결국- 그 어떤 해답도 듣지 못한 채로 그녀의 행은 집행됩니다.
"미안해, 클레이오...이제부터 당신은 홀로 괴로워해야 할 거야.
미안해..."
"브이 라마스 - 아슈레이에게 전해줘요!
당신만을, 당신만을 사랑하노라고-"
한편, 아슈레이는 감금되어 있었습니다.
이 방, 나중에도 두고두고 나옵니다.
광기와 집착의 향기를 머금고.브라보
"그녀는 어디에 있지? 어떻게 된 거야?
누군가 대답해줘...!!"
문 밖을 향해 있는 힘껏 외쳐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잠시 후 등장한 클레이오.
힘겹게 손을 들어 아슈레이를 부릅니다.
"클레이오?"
"이런 결과가 되어버려서...유감이야..."
"클레이오, 알려줘- 카구야는- 나의 그녀는 어떻게 되었지?"
"카구야는...귀를 잘리고,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바뀌어
유배당했어. 저- 푸르른 별로..."
'지구...!!'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아슈레이, 곧장 광분합니다.
"클레이오, 너는 그걸...보고만 있었단 말이야?!
함께 숙업을 다해 살아가기로 한 동료라고- 친구라고 믿고 있었는데!
그래- 언제나 냉정, 침착한 네가 알 리가 없지!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낸 내 심정같은 걸...!!"
"그리 소중하다면- 왜 진작에 말리지 않았어!!"
답답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을 들어 그대로 벽을 내려치는 동작에서
클레이오의 비통함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어째서 그녀가 죄를 범하도록 한 거냐고!
차라리 내게 미리 말해주기라도 했다면...!!"
"너는...너는 안 돼, 클레이오.
너는 바람이니까- 너는 그 존재에 닿을 수도 없어.
월광룡은 물의 사법관인 내게밖에 그 길을 보이지 않아!"
"그렇다면...어째서?"
"나는...광.기.이니까. ...그.녀.의..."
대화가 하도 토막토막이어서 정확한 의미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클레이오의 '어째서' 는 아마도
'어째서 그녀는 죄를 범하려고 하게 된 거지?' 가 아닐까 싶습니다.
"너는 영구유폐...그녀는 유배...내가 할 수 있는 것 그게 고작이었어."
"클레이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마! 나 자신의 무력함을 가장 저주하는 건 바로 나야!"
"아슈...부탁이니 제발...쓸데없는 생각하지 말아줘...제발..."
"...용서해, 클레이오..."
아슈레이에게 질책당한 것에 대한 변명보다도, 원망보다도
클레이오의 어깨를 더 무겁게 짓눌렀던 것은 다름아닌 무력함이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가장 소중한 두 사람을 지켜내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
그건 그렇고-
동인녀의 눈으로 보는 이 씬은 가히 최강이었습니다.
카구야 필요없어, 라고 중얼중얼.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그러니 친구여..."
"네가 그리, 이 어리석은 남자를 친구라 불러주는 한...약속하지."
(...너라고 부를게...♪
갑자기 왜 이런 게 떠오르는건지.)
주어진 것은 넓다란 빈 방에,
물의 사법관으로서의 아슈레이의 힘을 제어하는 차가운 구속구와
창문 하나뿐.
그 창에 기대어 밖을 바라보며, 카구야를 그릴뿐.
'나의 사랑스러운 그대...
그 누구보다도 강하고 덧없고 아름다운 사람이여.
슬퍼하지 말아줘.
부디, 아무도 미워하지 말아줘.'
'카구야... 사랑하고 있어-'
그리고 그 상태로 긴- 세월이 흐릅니다.
카구야가 자라, 다시금 달로 돌아오기까지의 긴 세월이.
그리고 그간에 달- 아델라이드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마동전사 둘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클레이오는 애썼지만
사동족의 기세는 점점 올라갈 뿐으로-
긴귀부족은 끝없이 패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이 이렇게 된 것을,
평의회의 섣부른 판단 (= 아슈레이와 카구야의 처벌) 이 원인이라 생각한
큰귀부족이 은밀히 다른 계획을 진행합니다.
그것은 바로-
아슈레이가 동조하고 기절했던 거대한 힘,
카구야가 손에 넣으려 했던 힘-
사동상의 봉인을 풀어 그 힘을 이용할 계획을.
원작의 OVA에서도 큰귀부족이 나대다가 긴귀부족들 사이에서
뭐가 된 것은 나옵니다만-
여기에서는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이 따릅니다.
그리고 한편, 그 무능력자 동아리로 취급받고 있는 평의회도
마냥 넋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브이 라마스를 제외한 이마크와 메이는- 정령왕의 힘을 담을 수 있는
전투무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짤뚱메카님.
메카 그랑죠의 탄생은 이렇게.
"세 대의 정령왕?"
의아해하는 라마스에게 메이와 이마크가 설명합니다.
"미안하네, 자네를 믿지 못해서 일찍 설명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근 평의회의 움직임이 수선해서 입을 다물고 있었네."
"괜찮습니다- 하지만 대체 이건-"
"이미 두 대는 완성되어 있네.
자네의 힘을 이용해 물의 기운을 넣어주면 세 대 모두 완성이야."
어쩌면 카구야와 아슈레이의 처벌 이후 처음으로 보이게 된 승리에의 희망.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지는 말은-
"더불어, 이 세 대의 마동왕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은 그에 따른 마동전사들 뿐이지."
그 말에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는 라마스.
"그들을, 다시 불러들여야겠지."
"...클레이오에게도 빨리 알려주고 싶군요."
사실 내색은 하지 못했으나, 내내 클레이오에 대한 정신적 부채와
혈육인 아슈레이에 대한 심려가 컸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쿠데타가 일어납니다.
이것은 큰귀부족에 의한 것.
그들은 대마법사인 셋의 움직임을 봉쇄한 뒤에-
아슈레이를 이용해 사동상을 깨울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사람이...살아남아 있었군...
다 죽어 없어진 줄 알았더니..."
아슈레이를 데리러 온 병사들이 움찔할 정도로 음산한 광인의 모습.
고통과 인내의 세월의 흐름을 나타내는데에
머리카락만한 아이템이 없다는 건 사실입니다만-
이 컷을 보고 쌀내미가 떠올린 생각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아슈.
너도, 곰플레이어 유저인거니...?
하여간 아슈레이를 유폐소에서 끌어온 큰귀부족의 일당들은 그에게
'지금부터 자네로 하여금 아르테미나 파워를 이끌어내도록 하겠으니
협조를 부탁한다.' 라고 합니다.
A.P의 발동.
그것은 사동상을 깨우는 열쇠였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였기에,
아슈레이는 강하게 저항합니다.
하지만- 구속구의 발동으로 인해 그 저항은 곧 고통이 되어
아슈레이 스스로에게 돌아가게 되어버리고 마는 것.
음, 역시 굳이 설명에 필요한 컷은 아니지만
예쁘니까.
목의 개줄도 나이스하고
애를 대강 두들겨서 재운 뒤, 잽싸게 마법진 위에 뿌려놓고
의식을 행하는 큰귀부족 일당.
심상찮은 기운의 움직임에 클레이오가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습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서도
그 누구보다도 사동상의 발동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던 아슈레이.
제발 그만두라는 필사의 호소는 결국 혼잣말로 그치고 맙니다.
마동전사이기 때문에, 거리와는 관계없이
그 존재를 몸으로 느껴버리고 마는 카구야와 클레이오.
브이들 또한 큰귀부족이 저지른 짓을 깨닫고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부활한 사동상.
사동상의 부활을 위해 필요했던 것은 아슈레이의 힘.
그것을 알고 있었던 클레이오가 급히 달려가 보지만-
이미 아슈레이는 빈사의 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생기라고는 터럭 한 오라기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아슈...대답해줘..."
또 지켜내지 못했다며 스스로의 무력함을 책하는 클레이오.
한편, 브이들은 부활해버린 사동상의 대책으로 재빨리 마동왕 세 대를 완성하려 하나-
아쿠아비트가 완성되지 않은채로,
그에게 에네르기를 불어넣어줄 유일한 사람인 라마스가
사동상에 의해 혼을 빼앗긴 상태였습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나머지 두 사람 앞에-
발진, 아쿠아비트.
"본디 내가 이 세계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되니
질문은 받지 않겠다."
딱 잘라버리곤 라마스를 깨우는-
물의 정령왕이자 아슈레이의 수호정령인 아쿠아비트.
그대로 돌아가려는 아쿠아비트에게 라마스는 아슈레이를 부탁합니다.
차가운 얼굴로,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 하지만 그건 이미 쓸 것이 못 된다.' 라며
그대로 사라져버립니다.
한편, 깨어난 사동상은 그야말로 적도 아군도 없이 활개치고 있었습니다.
이 최악의 상황에서 마지막 수단이랄 수 있는 세 대의 마동왕으로 싸우기 위해
카구야가 다시금 달로 불려집니다.
겨우 깨어난 아슈레이에게 전투로 지침 몸을 이끌고 가보는 클레이오지만-
"아슈...너, 눈이 보이지 않는거야...?"
겨우 눈을 뜬 아슈레이는, 시력과 촉감 등을 잃어버린 상태였습니다.
말은 하고, 이야기를 들을 수는 있었지만-
아르테미나 파워가 발동하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라 나왔는데,
최악의 상황만을 면한 것이었던 모양이지요.
"다리도, 왼팔도 전혀 감각이 없어...호흡조차도.
함께 싸우는 것조차도 이제는..."
담담히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받아들이고 있는 친우 앞에서-
바람의 마동전사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클레이오..."
"...네 눈물은 언제나 우리들을 위해 흐르는구나.
미안해, 미안해...클레이오."
그리고 한편-
카구야가 돌아옵니다.
설령 아슈레이가 온전치 못하다고는 하나,
카구야의 귀가 잘렸다고는 하나- 재회를 기뻐하는 두 사람의 등 뒤에서
클레이오는 절망적인 씁쓸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멸망해가는 것이 운명이라면,
어째서 세계를...우리들(=마동전사)을 만드셨습니까?
대답해 주십시오, 신이여...!!'
"가여운 아슈레이, 카구야...
가여운 클레이오..."
그리고 자신의 마동전사 클레이오의 슬픔에 강하게 동조한
마음 상냥한 윈자트.
아슈레이에게, 그 눈을 선사합니다.
비록 온전한 몸으로 되돌리지는 못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도록.
그 결과로, 윈자트 자신의 눈은 멀고 맙니다.
'윈자트, 어찌된거지- 그 눈은?'
'나는- 내 마동전사의 아픔을 나눠가졌을 뿐입니다.'
아스라하니 만족스런 미소를 남긴 채, 그녀는 허공 저편으로 사라집니다.
그리하여- 세 명은 다시금 아델라이드의 땅 위에서 모이게 됩니다.
그들로서는 최후의 전투가 될 사동상과의 싸움을 위해.
음. 일단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한큐에 끝내고 싶었지만
카메라 문제와 더불어 양이 하도 많아놔서 적당히 잘랐습니다.
내용 이어지니 가까운 시일 내에 네번째 리뷰를 해야겠지요.
헷. 암만 그래도 2권 때 라비와 다이치의 밀고 당기기 때보다는 덜하지요.
계속 보다보면 아슈레이도 클레이오도 나름 애정이 생기긴 합니다만-
역시 얼른 아이들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다이치와 라비라면 표정 하나 손짓 하나까지 포스팅하고 싶어질텐데.
확실히 애정도가 리뷰를 좌우하는군요. 편애쟁이 쌀내미.
음, 왠지 2대에선 바람(=클레이오)이 제일 좋습니다.
3대에선 말할 것도 없이 라비고-
1대에선 그러고보니 불꽃의 아인.
골고루로군요.
참- 내친김에 하는 소리입니다만-
그랑죠 얄밉군요.(...)
상냥한 윈자트도 투덜거리는 아쿠아비트도 모두 자신들의 마동전사를 위해
뭔가 힘을 쓰고 있는데-
그랑죠는 카구야에게 씨알도 안 먹힐 설명 좀 하다 그쳤을 따름.
...참고로, 뒤로 가면 더 미워집니다.
오죽하면 찰스다윈 시리즈 다 본 감상이 '그랑죠 나쁜놈' 한마디였을까.
오늘은 해 뜰때까지 노닐다가 오후에 좀 널럴하게 인날...게 아니라 은행 다녀와야 하는데.
아이쿳.
...자야겠군요.
최근엔 정말로 리뷰가 띄엄해지고 있습니다.
역시 카메라 순직과 코앞에 닥친 코믹월드가 원인이라 변명해두는 게 상책이겠지요.
그럼, 밝아올 오늘 하루도 즐거운 금요일이 되시기를.
T.G.I.F-
쟈하라독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