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오브 뱀파이어
신작 영화는 다 내버려두고
갑자기 주변에서 분 묘한 바람에 휩싸여 클래식으로 돌아간 쌀내미 무비시즌입니다.
뭐, 말은 그래도 정작 시간문제 탓에
그리 많이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달랑 두어 편 봤을 뿐이지만요.
오랜만에 다시 보고 나니 혼자 보기 아까운 영화인데
그에 반해서는 조금 마이너 끼가 있는 영화인지라 아쉬움에
포스팅 한 번 해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02년(너무 지났다는 말씀 마시고 ;ㅁ;)
[퀸 오브 뱀파이어]라는 타이틀로 개봉되었던 영화입니다.
저 역시도 메가박스에서 타이틀을 보고 잊었다가,
이후에 비디오로 찾아보고는 극장가서 보지 못했음을 후회했던 한 편이지요.
이 영화는 사실 어느 유명한 영화의 후속작입니다.
이름하여,[뱀파이어와의 인터뷰].
그야말로 클래식입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좋아했던 영화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사실 영화 소개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엔 직접적이진 않아도 벌써 세 편째로군요.
커스틴 던스트 나오는 영화에 관해 적어보는 것이.
(첫 번째는 마리 앙투와네트, 두 번째는 스파이더맨...)
저는 그녀에게 처음 반했던 것이, 바로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였답니다.
아역으로 등장해서 앙칼진 소녀 뱀파이어 역을 맡았던 커스틴 던스트.
당시의 그녀는 실로 인형같았지요.
뭐, 일단 전작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겠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영화인데다, 어차피 그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이 포스트는 읽어서 별 의미가 없으실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에 대한 다이제스트는 언제나와 같이 안 합니다.
제가 흥미있었던 부분에 대한 내용 드문드문에 대한 언급은 있겠지만
전체적 줄거리에 대한 이야기는 적지 않겠습니다.
영화를 직접 보시는 쪽이, 아무래도 훨씬 더 매력적일테니까요.
벌써 몇 년 된 이야기가 됩니다만,
저희 동방에서 한동안 영화 붐이 일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뭐, 거창하게 말해서 붐인거고
그냥 방학동안 동방에서 몇몇 폐인들이 모여모여 합숙을 하던 중에
비디오 관람을 즐기게 되었다는 이야기지요.
클래식 영화 동인지를 내자는 소리가 서클 아이들 사이에서 나와
다같이 보게 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다들 즐겁게 보고 난 뒤, 누군가가 후속작이라며 비디오샵에서
이 영화의 비디오를 빌려 왔었더랬지요.
사실 표지 보고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후속작이라니까 궁금은 하고.
무엇보다 레스타트나 루이스는 그럼 어찌 나오나 심히 궁금하여 보았더랩니다.
톰 크루즈의 레스타트, 그리고 브래드 피트의 루이스는 정말로 매력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캐스팅이 바뀌었더군요.
뱀파이어 레스타트 역을 맡은 [스튜어트 타운젠드] 입니다.
사실, 그 때 함께 본 동방 사람들 머릿속엔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악독 황제 [코모두스색히] 로 남아 있겠지만요.
실제로 같은 배우는 아니었습니다만, 영화 속의 그들은 몹시 닮아 보였었습니다.
근간 이미지란 실로 무서운 것이었지요;
전 지금도 저 배우를 코모두스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무시무시했던 캐릭터.
퀸 오브 뱀파이어, 모든 뱀파이어들의 어머니인 [아카샤].
배우는 [알리야] 였는데,
영화 속에서의 그녀는 실로 소름끼칠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여자 배우에 이 정도로 반해서 영화를 본 것도
쌀내미 곰플상 참 드물었던 일이지요.
지금 돌이켜보면 정작 히로인은 아마 이쪽이었던 것 같은데...
[마구에리트 모로].
[제시] 라는 이름의 인간 여자 역을 맡았는데,
솔직히 저는 그녀에 대해서는 관심 없었습니다.
아카샤가 워낙에 아름다워서 그쪽에 눈길이 홀렸던지라
정작 주인공이라고 초반부터 내내 스크린을 차지하는 제시에 대해서는
악감마저 품었을 정도였지요.
(...=ㅅ=;;;)
레스타트를 뱀파이어로 만든 최초의 흡혈귀 중 한 명 [마리우스].
[벵상 뻬레] 라는 배우가 맡았었습니다만-
솔직히 요 캐릭터에 대해서는 많이 읊고 싶지 않습니다.
이름이 마음 상해요.
(..........┐-)
그 외에도 원로 캐릭터들이 여럿 나왔으나...
이미지 캡쳐 안 했습니다.
이 영화는 제게 이콜 아카샤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지라.
=ㅅ= ♡
모든 뱀파이어들의 어머니이자 신급의 뱀파이어로
그녀 자신은 물론, 그녀의 피를 마신 뱀파이어는 햇빛 아래서도 스러지지 않는
그야말로 무적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왕의 여자였던 그녀는,
더할 나위 없이 도도하고, 기품이 드높으며, 악독하고, 표표하며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레스타트의 어떤 점에 이끌려
오랜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이 이야기의 시발점이기도 하지요.
역시, 컷만으로는 조금 미흡하다 싶은 면이 있어
영상 조금 잘라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페티쉬에 대해 고민했을 정도로
여러 번에 걸쳐 돌려보고 돌려봤던 장면입니다.
레스타트를 찾아, 뱀파이어들의 소굴인 모 술집에 들어간 아카샤.
그곳에서, 동족의 배반자인 레스타트를 죽이겠다는 어느 뱀파이어의 말을 들은 그녀는...
[플레이 버튼을 클릭하세요]
허리춤을 춥니다.
(/=ㅂ=)/
사실, 인도라던가 이집트 쪽 계열의 저런 댄스가
그다지 야릇하다거나 섹시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는데
그녀의 뒷모습과, 이쪽으로 오라고 유혹하며 거리낌없이 입꼬리를 치며 올려 보이는 미소에는
넋을 잃을 정도로 매혹당했었습니다.
왕의 여인의 레벨이란, 이런 것인가- 라고 감탄마저 했었지요.
나도 왕 될테다, 젠장!! 이라면서 침도 흘렸었고.
(...내 본연의 여성성은 저버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영상 한 파트 더 추가하겠습니다.
역시, 제가 생각하는 아카샤의 매력이 한껏 드러난 씬이지요.
레스타트를 자신의 영원한 동반자로 만들고,
나아가 세계의 왕으로서 군림시키기 위해 아카샤는 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그를 자신의 거처로 데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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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녀는 조금 각도를 달리 보았을 때 그리 현명한 캐릭터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힘은 가졌으나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도 과거 인간이었음에도 피에 마음을 뺏겨
인간을 우습게 본 결과,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지요.
하지만, 그런 어리석음까지도 포함해서 그녀는 빛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게 제가 마리 앙투와네트 무지 좋아한다니까요.)
그녀의 흐르는 듯한 몸의 곡선, 흐르는 듯한 몸짓.
신비롭게 살랑이는 하나의 물결 같은, 흑단과도 같은 머리카락.
에메랄드의 원조와도 같은 색을 띤 녹보석의 눈동자.
색이 옅고 또렷한 입술, 황금빛으로 빛나는 피부, 속삭이는 듯 이국적인 억양.
알리야가 아닌 그 누구도,
어둠의 군주 아카샤를 이렇게까지는 표현해내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배우 알리야의 이야기에는
아쉽게도 영화가 끝난 후, 사족이 있습니다.
영화의 개봉은 02년이었는데,
아쉽게도 그녀는 01년에 2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떴다는 이야기.
비행기 사고였지요.
그래서, 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알리야를 추모하며] 라는 문구가 뜹니다.
흔히들, 젊어 요절한 예술가들은 찬양받지요.
젊은 생명의 죽음은 언제든 안타까운 것이나,
그녀의 경우만큼 저 개인에게 절실했던 기억도 없었습니다.
정말로, 아쉬웠습니다.
(배우로서의 그녀만을 보았던지라, 슬펐다고는 못 하겠군요;)
실컷 아카샤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나서는 거의 곁다리에 가깝지만
이 영화에는 또 한 가지의 매력적인 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OST.
현대에 깨어난 레스타트는 변덕으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락스타가 됩니다.
그 곡들이 빠짐없이 수록되어 OST 음반으로 나온 바 있지요.
꽤, 멋진 앨범입니다. 저도 좋아하고.
그런데 사실 이로 인해 영화선상에서는 관객에게 혼란을 안겨줍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에서 루이스를 뒤를 쫓으며 레이스 펴던 레스타트랑
그럼 이 놈은 다른 종자란 말인가, 라고.
이것에 대한 해답은 사실 원작을 읽어야 되는 부분입니다.
이 작품의 원작은, 소설입니다.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 시리즈 물의 일부죠.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영화 그대로에 가장 가깝습니다.
1976년 발간본으로, 이야기의 서장에 해당하죠.
'뱀파이어 레스타트' - 영화화되지 않은 파트로, 레스타트의 자서전격인 글입니다.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뱀파이어 레스타' 였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레스타트, 소설에서는 레스타로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저주받은 자들의 여왕' - 이것이 이 영화 [퀸 오브 뱀파이어]의 모체가 되는 부분입니다.
영화에서 설명되지 못한 부분이 조금 많습니다.
제가 본 것은 사실 여기까지인데,
그 뒤로도 사실 이 뱀파이어 연대기 시리즈는 계속 나왔습니다.
육체의 도둑, 악마 멤노크, 뱀파이어 아르만드, 황금의 피,
피의 성가, 블랙우드 팜, 판도라 등.
악마 멤노크까지는 아마 국내 발간이 된 걸 제가 직접 본 듯한데
그 뒤로는 모르겠습니다.
영화의 매력에 사로잡히고 나서 원작을 읽는 건 어지간해서 안 하거든요.
이미지가 갖춰져버려서 괴로워지기 일쑤이기에.
그럼에도, 이 뱀파이어 시리즈는 정말로 좋아하긴 합니다.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영화의 후속작이 나와줬으면 싶을 정도지요.
왜 안 만들어 주는거야, 젠장이랄까요.
착한 후배의 추천으로 [vassalord](피스메이커 쿠로가네로 유명한 쿠로노 작가 신작) 도
읽었겠다, 오랜만에 뱀파이어에 타오른 김에 한 번 써봤습니다.
영화도 다시 보니 아카샤 여전히 감동적이었고.
그나저나 또 정신 못 차리고 두 시로군요.
아아악!!!
다섯 시에 일어나야 한다니까, 그러게?
;ㅁ;ㅁ;ㅁ;ㅁ;ㅁ;ㅁ;ㅁ;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쌀내미의 달리는 새벽이었습니다.
눕기라도 해야겠군요.
그럼, 지금쯤 즐거운 꿈들 꾸고 계시기를.
쟈하라독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