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죠 외/셜록

BBC, 셜록(Sherlock)

찹쌀공룡 2010. 9. 16. 23:21



요새 보던 미드들이 죄다 시즌이 끝나서
조금 주춤하던 참이었답니다.

한 달 좀 못 되었나...친구가 이거 꼭 한번 보라면서
권해준 영드가 있었지요.
이름하여 'Sherlock' 셜록.
BBC에서 제작한 3편(편당 1시간 반 가량)짜리 미니 시리즈입니다.

셜로키언까진 못 되어도-
국민학교 1학년 겨울방학,
자유 독서 감상문에 셜록홈즈 시리즈(포켓사이즈의 미니북으로 무려 50권이었다!)
감상문을 제출해서 담임 선생님이 집에 연락을 한 적이 있었지요.

[책을 즐기고, 학구열이 높으나
어머님께서 좀 더 연령대에 맞는 도서를 권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난 그냥 살인사건의 트릭에 감동했을 뿐이라고.
(이미 이때부터 범죄 관련 도서와 영화 및 드라마에
지대한 관심을 쏟을 싹이 보였던 것이다.)

여튼, 이러한 저로서는 안 볼 수가 없었던 드라마.




좌측이 셜록 홈즈, 우측이 존 와트슨입니다.
(왓슨보다는 와트슨에 익숙해서 걍 와트슨으로 가겠습니다.)

안그래도 작년 연말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에 대거 실망을 해서
(제기랄 그 배우들과 셜록이란 소재를 가지고 액션영화를 찍어놓다니 ㅠㅠ
그래도 후속작에 모리어티로 빵발님 나오신다니 보러가긴 해야지)
과연 드라마는 어떨까 했는데...




발랄한 한 샷.
실제로 아구 다 보고 나서 보니 왤케 귀여우신지들
ㅠㅠ

전체적으로 흐름이 스피디하고,
캐릭터가 적은데도 잘 짜여 있으며
전개방식에 신선한 점이 있어서 매우 즐거웠어요.
실제 셜록 홈즈 원작에서 소재를 빌려쓴 것도 있어서
원작 팬들에겐 더 플러스가 될 테고.





이 드라마에서의 셜록은...한마디로 또라이입니다.
그래도 좋아!!!!!!!!!
원작에서의 나름 신사적인 이미지 따위는 잊으시고,
현대판 셜록을 즐겨보자! ...라는 기분으로 보시면 즐기기 좋을 듯.

와트슨은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퇴역 군인으로 나옵니다.
제대하고 나서 아무래도 몸상태 정신상태가 좋지 않아 카운슬링 받고 흐느적대던 통에,
우연히 길을 지나다 옛 친구를 만나게 되어 잠시 이야기를 나눕니다.




와트슨의 말에, 난데없이 듣고 있던 친구가 히죽 웃습니다.




어쩌면 룸메이트를 구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에 차오르는 와트슨.
그리고 장면은 바로 넘어가서, 드라마의 타이틀이자 문제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주인공, 첫 등장 장면부터 무얼 하고 있는고 하니-




...시체에 채찍질.


어떤 멍들이 생기는지를 관찰하기 위함이라며
멋대로 남의 시체 가져다가(허가를 받았을 리 없다)
전력을 다해, 모르는 제 3자의 눈으로 보기엔 변태소행으로 찍힐 가능성이 농후한
룰루랄라 채찍질.



여튼, 지인을 징검다리 삼아 홈즈와 와트슨이 첫 대면을 하게 됩니다.




룸메이트의 'ㄹ' 자도 안 꺼낸 상황에서
난데없이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홈즈에게,
와트슨은 당연하게 반문을 합니다.




와트슨으로선 황당합니다.

둘이 만난지 당장 5분도 되지 않았으며,
룸메이트는 커녕 제대로 된 자기 소개 한마디 안 했는데
어떻게 룸메이트 구하는 건 알고?




그러나 남의 말따윈 씹습니다.
^^ (........)
그런 홈즈니까효.




둘이 첫만남은 이러합니다.
셜록, 황당하고 무례한 인간성을 여지없이 드러내건만
와트슨은 여하던동 룸메이트가 필요하기에
일단 그와의 약속시간에 맞춰 약속장소로 향합니다.




바로 베이커 가 221 B번지!

영국에 가거들랑 실제로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홈즈 기념관의 그 멋지구리한 주소입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왼쪽이 레스트레이드 경감.
항상 도움을 받으려고 홈즈를 호출하는 것까진 좋은데,
워낙에 또라이라...(.....)

왜, 숨도 쉬지 말라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추리하는 것도 맛보기로
조금 캡쳐해봤습니다.




홈즈의 괴짜같은 성격에 당황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그 명쾌하고 합리적인 추리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와트슨.




(아이폰을 들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꽤나 괜찮은 조합이지요?
수사에 도움이 되어도 정작 남들 눈밖에 나기 십상인 셜록의 능력을,
와트슨은 순수하게 감탄하며 바라봅니다.

그리고 셜록, 그 반응이 마음에 든듯하고요.
*^^*








추리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하나하나의 단서를 시청자에게 스피디하게 보여주고,
그 다음 셜록이 그것을 연산하여 설명해주는 방식이 주가 됩니다.

이거...실제로 영상으로 보시면 굉장히 멋져요.






그리고 셜록의 형인 마이크로프트 홈즈도 등장합니다.
원작에서는 '셜록보다 더욱 천재이고, 뛰어나지만
셜록처럼 발품 팔기를 싫어해서 머릿속으로 연산만, 오로지 데스크 워크만 하는 양반'인데...

여기서는 셜록에게 일을 의뢰하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미니시리즈라 짧은데,
굳이 괴짜 셜록보다 더 괴짜이고 더 천재인 캐릭터를 보여줄 필요는 없겠죠.




눈 부라리지 마쇼, 무섭소.

브루스 패팅턴의 설계도 이야기는 원작에도 있는 소재입니다.
다만, 미사일이 아니라 무슨 군함인가 잠수함인가 그랬죠.
트릭 다 알면서도 괜히 반가웠음.






개인적으로 설계도 이야기와 다른 에피소드가 마구마구 펼쳐지는
3편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아마, 보신 분들 다 비슷한 감상일듯.
게다가 3편 끝날 때에는 또 어찌나 짜릿하던지!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셜록의 빠질 수 없는 숙적인 모리어티도 물론 시리즈 내에 등장합니다.
>ㅅ<///

주인공 배우인 셜록 홈즈 역의 베네딕트 씨의 이미지도 너무 매력적이지만
와트슨 역의 마틴 씨 역시도 너무 좋았습니다.

추리물 및 수사물 좋아하시는 분들,
그리고 셜록 홈즈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후훗.

역시 포스팅은 하고 볼 일~
그럼 오랜만에 보람찬 포스팅도 했으니 저는 이만.

좋은 밤들 되세요.
쟈하라독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