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길었던 찰스다윈 3-3권의 완결입니다.

/ ㅜㅂㅜ)/

 

정말 길었지요.

가장 오리지널리티가 넘치는 내용인데다,

무엇보다도 내용 이해가 좀 힘든 부분이었던지라.

 

이로서 1대 마동전사의 과거 이야기는 끝이 나게 됩니다.

이전에 아인슈타인에서 2대 마동전사

카구야와 아슈레이, 그리고 클레이오의 이야기가 끝났듯이.

3대까지 이어져온 그들의 궤적은

비극으로 수놓인 공단 같다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입니다.

 

일단, 이번 편은 또 제멋대로 심리묘사가 많아

말이 많을 예정입니다.

적당히 받아들여 읽어주시기를.

 

[ ] , " " 혹은 ' ' 안에 있지 않은 말들은

전부 제가 사감을 더해 덧붙인 말들입니다.

정확한 내용만을 원하시는 분들은,

말칸 안의 내용과 컷들만으로 감상하기를 권합니다. 

 

그럼, 시신덴의 그랑죠 패러디, 찰스다윈 - 

1대 마동전사 아인와 아델라이드, 그리고 사일레스의 이야기의

마지막 이야기를 닫힌 페이지를 열고, 모자란 리뷰로나마 감상하시기를.

 

 

 

 

 

지난 리뷰는, 마성과 하나가 된 아델라이드와 헤어져

앞으로 자신들에게 펼쳐질 미래에 대해 절망하는 사일레스와,

그리고 그런 사일레스를 다독이는 아인의 애틋한 장면에서 끝을 맺었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시작은, 아델라이드로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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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셔...'

 

나뭇가지가 앙상하게 드리워진 하늘로 시선을 향하고 있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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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나른해...여기는 어디? 숲 속?'

 

샘에 걸쳐져, 아마실 같은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을

물 속에서 사방으로 퍼트리며, 그녀는 현재의 상황을 가다듬어보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작은 새들이 울고 있지 않을까?

모두들 어디로 가 버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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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살며시 일어납니다.

 

'아인...사일레스...

어디에 있어?'

 

문득 깨어지는 유리같은 영상과 함께, 그녀의 뇌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자신의 이름을 외쳐 부르던 사랑하는 이의 모습.

 

'나...돌아가야 해.'

 

그녀가 가장 먼저 찾은 의식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지금쯤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찾고 있을아인에게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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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이 부르고 있어...돌아가야 해.'

 

그렇게 옷이 다 망가진 험한 모습으로,

자신의 발이 어딘가에 긁혀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오로지 돌아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움직이는 아델라이드.

 

'아인...울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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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가 당신을 보고 웃으면 어떻게 해...'

 

그렇게 넋이 빠진 사람처럼, 유령처럼 허망한 모습으로

돌아다니고 있던 아델라이드를 누군가가 발견합니다.

그리고 황급히 어딘가로 달려가는 그 누군가.

 

'나는 여기에 있어...

아무데도 가지 않아...

당신이 불러주었으니까...돌아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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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해 줘, 아인...'

 

끝없이 느릿한 걸음을 쉬지않고 옮기는 그녀의 앞에,

횃불과, 창과, 괭이같은 흉흉한 물건들을 든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나 인간이 될 수 있었어...'

 

그리고, 오로지 아인만을 생각하는 그녀에게로

사람들은 적극적인 배타를 표합니다.

나뭇가지, 돌 등, 사람에게 던져선 안 될 법한 것들을 마구잡이로 던짐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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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 위기감마저 사라져버린 아델라이드는,

그런 그들의 반응에도 미소를 거두지 않고 도리어 천진하게 묻기까지 합니다.

 

"저어...미안해요.

비켜주지 않겠어요?

나...돌아가는 거예요."

 

사람들이 던진 돌 따위에 맞으면서도, 그녀의 미소는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마성과 한 번 결합했던 탓에,

이미 어느 정도 실성해 있었던 것인지도요.

 

그러나 문득, 악에 받친 민중의 무리의 누군가가 던진 횃불 하나가

성난 궤적을 그리며 아델라이드에게로 날았습니다.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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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인간이 되었어...'

 

너덜너덜해진 아델라이드의 옷에, 불길이 쉽사리 옮겨붙습니다.

그리고 장면은, 아인과 사일레스가 함께 갇혀있던 방으로 이동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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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이드...

내가 만든 낙원의 아이...

원죄를 갖지 않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인간'...]

 

돌연히 허공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아인과 사일레스가 긴장을 머금고 한 점을 응시하자,

그곳에는 물의 기운이 소용돌이치듯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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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내 목소리도 닿지 않는...

어리석게도...

너를 너무나 생각한 나머지 인간이 되었다

 

네가 그것을 그저 평범한 인간의 여자로 만들고....

그리고

방황케 했다, 아인...!]

 

거침없이 아인에게로 질책을 내뱉는 것은,

다름아닌 아델라이드의 수호정령 아쿠아비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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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쿠아비트?"

 

말하는 의미의 뜻을 정확히 알 수가 없어,

사일레스가 의문을 담고 그의 이름을 부르자,

아쿠아비트는 특유의 냉랭한 표정인 채로 차갑게 말합니다.

 

[...가라...

가서...

너희들이 사랑하는 여자의 최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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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에 분명하게 새겨두도록 해!]


 

순간적으로 사일레스가 펼친 방어진이 아니었다면

그들조차도 상처를 입었을 정도의 엄청난 기세로

그들을 가로막고 있던 두터운 문이 박살납니다.

아쿠아비트의 이력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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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두 사람은 아델라이드의 이름을 외쳐 부르며

그녀가 있는 곳을 향해 달음질쳐 갑니다.

 

"아디...!!"

 

그리고, 다시 장면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마녀사냥이라도 당하고 있는 듯한 아델라이드에게로.

 

"마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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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는 '사악한 자'를 불러 깨운 마성이다...!"

"불을 놓아라..!"

"마녀를 처형해라!"

 

온갖 무시무시한 말들이 비명처럼 울리고 있는 가운데,

아델라이드를 옹호하던 이들마저 잔혹한 변을 당합니다.

 

"아...아델라이드 님...

도망...치..."

 

그런데도 불바다 한 가운데 선 아델라이드는

어쩐지 초연하기만 합니다.

 

"죽여라! 죽여라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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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

 

뒤늦게 자리에 도착한 아인이, 불길을 가르고 그 앞에서 뛰어듭니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게 늦어버렸다는 것을 직감한 사일레스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불길 앞에서 망연하게 멈춰 서버립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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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불 속에서 겨우 아델라이드를 찾아낸 아인.

일단 먼저 부르고 봅니다.

 

"...아디!"

 

그리고 그 목소리에 겨우 아인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천천히 그를 돌아보는 아델라이드.

 

"...아인...

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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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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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흐르기 시작한 눈물에 잠시 할 말조차 잊고

눈을 감는 아인.

 

그저 함께 이 세상에서 온건하게 살아가고 싶었을 뿐인 그들.

하지만, 결국 그럴 수 없었던 그들.

 

물의 사법관이 가장 많이 마성에 가깝다던가 하는 그런 것을 다 밀쳐내버리고,

오로지 그저 사랑하는 여자와 평범하게 인간 사회 속에서

단절 없이 녹아들어 소소하게 살아가고 싶었을 뿐인 아인.

그는, 아델라이드를 인간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아델라이드는 그런 아인의 말에 따라 인간이 되길 원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오로지 아인만을 생각한 그녀의 머릿속엔

자신 스스로가 인간이라는 생각- 그뿐이었습니다.

 

그 말에, 아쿠아비트의 말을 겹치며 스스로를 후회하지도 못하고

불바다 속에서 그저...

 

"...아아...!"

 

대답 아닌 대답을 합니다.

하지만, 아델라이드는 아인의 그 말에 꽃처럼 웃어보입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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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너지듯 쓰러지는 그녀.

아인이 그런 그녀의 몸을 받아내기 위해 황급히 다가서나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진 광경의 끝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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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져, 형체조차 없이 자신이 본래 태어난 '물' 의 속성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그녀를 껴안으려던 아인의 손에 남은 것은,

마지막 그녀의 웃는 표정과 감촉조차 남기지 않고 사그라진

몇 방울 안 되는 물.

 

그는 그것을 잠시 망연하게 바라봅니다.

 

자신이 사랑한 이가, 자신의 눈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순간의 연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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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경에, 직접적으로 아델라이드를 죽음으로 몰고 간 민중들은

마녀를 처형했다며,

한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은 생각지 않고

마에, 악에 대항한 자신들의 승리라 여기고 기뻐합니다.

승전보를 울리는 병사처럼.

 

그리고, 그 앞에서 이제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밤하늘로 솟아오르는 불길처럼 오열하는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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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사다...!"

 

역시 아인과 같은 심정으로 참담하게

그 광경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있던 사일레스에게

이번엔 사람들의 시선이 내리꽂힙니다.

 

"여기에도 괴물이 한 마리 있다! 죽여라!!!"

그리고 또 서서히 사일레스를 둘러싸고 다가오는 사람들.

일촉즉발의 순간, 요란하게 바람이 일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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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뭐야, 저건?!"

 

자신의 전사를 지키겠다는 듯,

결연한 표정으로 윈자트가 상심한 그를 감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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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

너는 그 누구보다도 이 지상을...

...인간을 사랑하고 있었어...

 

네가 사랑하는 것을 나는 지키고 싶었어...

그걸 위해서...

피를 토하며 싸우고...또 싸우고...

 

이것이...

 

그 결과인가-!'

 

사람을 사랑했던 아델라이드.

자신을 받아들여주지도 않는 인간을 사랑했고,

노래와 꽃을 사랑했던 아델라이드.

그리고 그런 아델라이드를 사랑함으로써,

이유를 가지고 성전사라 불리며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는 전쟁을

계속 해왔던 아인.

 

고작해야, 이런 결과를 위해서.

삶의 모든 것을 빼앗기고, 배척당하고, 괴물 취급을 받기 위해서.

 

괴물 취급을 받아도, 살인자 취급을 받아도-

그저 아델라이드와 사일레스만 곁에 있었다면 인간으로서

숨어서라도 조용하게 살아갈 수만 있었다면 충분히 만족했을텐데.

더 이상 바란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는데.

 

괴로웠던 수년간의 전투와,

그 작은 소망의 대가는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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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스트랄계의 왕.

신이 정한 하늘의 법에 등돌려서는 안 될 것인즉...

내 의지로는 너희들에게 손을 쓸 수가 없음이 원통하구나.

 

그러나...

이미 그럴 필요조차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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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을 원하는 너희들의 마음이 도리어 업을 부른 것일지니.

그대들- 어리석은 자들이여...!

 

스스로가 바라고 원했던 힘에 의해 멸망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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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필요없겠군요.

몰살, 이라 불러야 옳을 광경이 아주 심플하게 표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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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전쟁보다도 더욱이 커다란 참사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원인은,

다름아닌 아인에게 있었습니다.

 

황폐해진 땅, 어딜가나 불타오르는 연기의 열기가 식지 않고

시체가 지표를 덮게 된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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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몇 명이나 사람이 살아남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네...

이 지상에 있는 거의 모든 도시는 불타 없어졌겠지...

 

그래도 아직 모든 이가 죽음을 맞이한 것은 아닐세.

아주 적은 수라도 살아남은 것이 가능하다면

재흥의 바람 또한 사라지지 않아...

 

미안하네...

우리들이 얼마나 몰염치한가는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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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 자네에게 의지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네.

부탁하네, 사일레스...!"

 

혼이 떠난 듯 어물쩡하고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는 사일레스에게,

원로회의 인간이라 여겨지는 신관복을 입을 다수의 인간들이

무릎을 꿇고 조아려 애원합니다.

 

"부디...저것을...

아인을 막아주게...!!"

 

아스트랄계의 왕이라는 자가 말한 것은 바로 아인에 의한 재앙이었습니다.

아델라이드를 잃고 폭주하게 된 아인.

그로 인한 학살에 가까운 무차별적인 멸망의 진행.

 

사람들은 괴물로 변해버린 아인의 손에 살해당했고,

또한 불살라졌습니다.

 

그 빛은, 아인이 세계를 몰살시킬 괴물로 변화하는 순간의 빛이었던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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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벅터벅 사막 위를 걷고 있는 사일레스.

'그리고 나는 지금...너를 죽이러 간다...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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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에 젖은 손...

이제는 씻을 수도 없을 듯해...

 

우리들 세 명...

다같이 지옥으로 가겠구나.

 

아아...그래.

세계같은 거, 아무래도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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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너의 혼을 구하고 싶어...

 

그뿐이야.'

 

어둑어둑한 그림자가, 불길 속에서

사일레스를 노리고 불길을 뿜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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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건가?

친우(親友)여...

 

뭐, 좋아.

...함께 편해지자."

 

아인이 괴물로 화한 뒤, 아마도 처음으로 평온한 미소를 떠올렸을 사일레스.

망토를 벗은 그는, 중얼거림과 같은 말 끝에...

검을 뽑습니다.

"함께 잠들자,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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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일격으로, 시커먼 괴물이 된 아인의 어깨부터 배까지 죽 베어버리는 사일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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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 없이, 오로지 돌진, 그리고 돌진.

다시 한 번 검세를 가다듬고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낼 심산인 것처럼

아인에게 강하게 돌진하는 사일레스.

 

대응이 한 발 느린 괴물의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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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시간의 순간.

검을 찔러넣기 위한 정말로 촌음의 순간에...

 

괴물의 모습에서, 사일레스는

자신이 사랑했고, 또한 사랑하는 형제의 모습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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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이야, 사일레스.'

 

'우리들도 어차피 마성이야!'

 

'...이제 됐어...'

 

'울지 마, 사일레스...'

 

투명하게 웃던, 그의 얼굴.

 

평소 좀 냉정하고 무뚝뚝한가 싶다가도

아델라이드와 사일레스의 앞에서만 순간순간 풀어지곤 했던

사랑스러운 그의 특성들.

 

오랜 세월, 함께 해 왔던 그들만의 유대감.

형제란 말로 표현했으나

사실상 세상에 단 셋 뿐인, 마동전사들간의 끊어낼 수 없는 혼의 인연.

 

즐겁게 웃으며 장난을 치고, 함께 검 수련을 하고,
아델라이드가 인간 취급 받지 못한다면 자신들도 마찬가지라고 화를 내며,

다정하게 자신을 달래던...

 

아인.

아인 소프.

 

절대, 무無, 모든 것의 시작, 하얀 불꽃이란 뜻을 가진,

그 이름을 가진 세상에 단 하나뿐이던...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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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레스는, 마지막 순간

결국 아인을 찌르지 못했습니다.

 

사일레스가 쥔 검이 허공을 돌고,

이력을 사용해 아인이 만들어낸 검이 사일레스의 가슴을

- 꿰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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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토하면서도, 아픔보다도 더 깊은 슬픔에 눈을 가늘게 뜨고

눈물과 함께 혈화를 허공에 수놓으며 쓰러지는 사일레스.

 

그 교차점에서, 아인의 모습이 본래의 인간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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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레...스?"

 

그제서야 사일레스를 알아보고, 그의 이름을 부른 아인.

그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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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름을 부르며 돌아본 자리에는,

자신의 검에 의해 처참하게 심장을 관통 당해,

사막의 모래를 질척하게 적실 정도의 양의 피를 흘리고

굳게 입을 다문 채 쓰러진 사일레스의 모습 뿐이었습니다.

 

자신의 손에 묻은 피가, 형제의 피라는 것을 깨달은 아인.

 

"사일레스?"

 

가늘게 떨며, 힘겹게 숨을 한 결씩 내쉬면서도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듯

아인에게 말을 거는 사일레스.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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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해 줘...

 

나는 너를 구할 수 없었..."


 

그 말이 다하기도 전에, 아인의 목을 감싸려던 그의 손이

힘없이, 떨어져 내립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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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떨어진 사일레스의 손을, 다시 자신의 얼굴에 갖다 대는 아인.

멍한 눈은 전혀 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급속히 자신의 품 안에서 식어가는 사일레스만을

무기물처럼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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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력에 의해 그대로 주르르 다시 떨어져 내리고 마는 손.

피에 젖은, 자신의 손을 지나쳐 그대로 소리도 없이

모래 위로 떨어지고 마는 사일레스의 손.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자신의 등을 두들겨 주던,

자신의 손을 붙잡아 주던,

다정한 체온.

 

다정한 사일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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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두 손으로 그의 옷을 잡고

일으켜 깨우려는 듯 그를 흔드는 아인.

 

믿을 수 없다기보다 믿고 싶지 않은,

그리고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현실은

눈 앞에서 그렇게 무난한 풍경처럼 무자비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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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

그런 그의 가슴에는, 자신이 찔러넣은 검.

마지막 순간, 자신이 소환해서-

그를 죽이기 위해 소환해서, 그의 심장을 관통한 검.

 

그를 죽이고 만 것은 자신.

아델라이드를 잃게 된 원인 또한 자신.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아델라이드를 몰아 인간으로 만들어 죽였으며,

그로 인해 마물이 되어 인간들을 해치고-

결국 마지막 남은 생의 단 하나의 의미마저

자신이 인간으로 되돌아오는 조건과 맞바꾸고 만, 비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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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어?

응, 죽어버렸어, 사일레스?

 

발밑이 뜨거워, 사일레스.

손이 미끌거려, 사일레스.

여기는 온통 역한 피 냄새 뿐이야.

네 숨소리가 들리지 않아.

네 박동이, 느껴지지 않아.

 

내가 죽었으면 좋았을텐데.

왜 나를 찌르지 않았어?

죽어야 할 건 나였어.

내가 죽었을면 좋았을텐데.

괴물이 되어버린 나 따위, 네가 죽이지 못했을 리가 없을텐데.

네 검 실력으로 나를 벨 수 없었을 리가 없는데.
왜 나를 베지 않았어?

왜 나를 혼자 남게 했어?

왜 나로 하여금, 너를 죽이게 했어?

왜 내가 네 시체를 끌어안고, 허탈하게 웃어야 하지?

내 삶의 의미는, 누가 다 가져가버린 걸까?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 걸까...?

 

아델라이드의 죽음을 보고, 너를 이 손으로 죽이고 그 피를 묻히기 위해서...?

 

"큿...크크큿크..."

 

...응, 사일레스...?

 

난 미쳐버린 모양이야.

비어버린 심장 안켠에서, 너의 바람처럼

무언가가 꿰뚫고 나와서 내 성대를 울리고 내 입 밖으로 뛰쳐나가.

 

이래서야 마치

내가 웃고 있는 것 같아, 사일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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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하-!!!!"


 

그리고 그 웃음소리에 반응하기라도 하듯,

자신의 마동전사의 최후를 감지한 윈자트가 날카롭게 비명을 올립니다.

 

"꺄아아아악!!!"

 

혼절하듯 쓰러지는 그녀의 지체를 받쳐드는 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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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아쿠아비트였습니다.

 

[...완전히 사람의 마음을 잃었는가...

...아인...]

 

안타까워하는 아쿠아비트의 말에 그랑죠가 무겁게, 하지만 차갑게 대꾸합니다.

 

[....짐승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야]

 

'여기까지' 라고 강하게 선언을 내린 그랑죠에게, 아쿠아비트가 묻습니다.

 

[그랑죠, 뭘 할 셈이지?]

 

[스스로의 소임을 잊었는가? 물의 마왕이여]

 

[그따위 것 내버려 둬

인간따위 멸망해버리면 그만이야]

 

하지만 그런 아쿠아비트의 말에도 그랑죠는 반응 없이

등을 돌린 채로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행동을 개시합니다.

 

[그랑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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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울고 있는게냐?

아디를 잃고...

사일레스를 그 손으로 죽이고 만 가여운 아이여...

 

아니-

 

이제 네게는 슬퍼할 마음조차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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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과거도 미래도 없는 시간의 연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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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은 사지를 절단하고 봉쇄의 사슬에 묶어두었다

두 번 다시...

이 폐쇄공간의 일그러짐으로부터 나갈 수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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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있어 차원의 저편으로 추방된 부정한 힘은...

다시금 잠들었다.

 

그렇다 해도...

 

인간의 세상이 계속되는 한

몇 번이고 싸우는 자들(마동전사)은 다시 태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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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계약은 그 때 또 다시 같은 효과를 가질 것이니-]

 

그렇게, 아인을 붙잡아 어둠의 연옥 속에 가둠으로써,

'감시자' 로서의 자신의 '소임' 을 다한 그랑죠.

 

이 또한 시신덴의 오리지널 설정인데,

여기에서 수호정령들은 그저 단순한 그들의 수호정령이 아닌-

마동전사가 그 힘으로 일그러져 세계를 파괴할 괴물이 될 때,

그들에게 심판을 내릴 '감시자' 이기도 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랑죠는, 그렇게 자신의 전사를 손수 어둠 속에 떨어트렸습니다.

두 번 다시, 그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다시, 황량해졌으나 아인의 감금과 함께 폭주를 멈춘 대지가 컷에 등장합니다.

 

'사일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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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람들은 다시 꽃과 노래를 사랑하게 될거야.'

 

'우리들이 목숨을 걸고서 지킨 사람들과 세계니까,

반드시 그렇게 될 거야.'

 

'그 때까지

우리들은 아무도 모르는 땅으로 가자.'

 

'봄에는 꽃을 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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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가을에는 나뭇잎 위에서 뒹굴거리고'

 

'겨울에는 불가 앞에서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아디의 노래를 듣자...'

 

그들이 꿈꾸었던 세계.

그러나, 그들은 없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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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zen Flower (얼어붙은 꽃)'

 

'못 다 이룬 꿈 속

시들지 않는 꽃을 사랑하며

 얼어붙은

마음은 영원히'

 

'희미한 꽃향기는

사라져 가는 추억

시간을 멈추어도

멀어져 가는 너의 웃음소리'

 

'모든 것이 얼어붙어

내일조차도

이대로 닫혀진

빛이 있는 곳에서'

 

'손을 뻗어 그 손에 잡히는 꽃은

부서져 흩어지는 모습

내일을 잊어도

꽂히고 마는 유리 조각'

 

'녹아가는 빛의 꽃을

두 손으로 감싸고

차가운 시선에

선명한 빛의 꽃을'

 

'못 다 이룬 꿈 속

시들지 않는 꽃을 사랑하며

 얼어붙은

마음은 영원히'

 

'SONG by Nav Kat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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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자, 사일레스.
그 시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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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이야기가, 샤먼이 다이치와 라비와 가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마동왕들에 대한 진실이었습니다.

 

진실의 샘에 잠겨,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다이치의 뺨에 한 줄기 눈물이 흐르며-

이렇게 3-3권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To Be continued

 

C.DARWIN 3

- EFREETI GRANZORT -

 

NEXT 진화론

- The third season -

제 3부 <부화>

 

 

 

 

 

 

 

 

 

 

 

 

 

이렇게, 길었던 3-3권의 리뷰도 막을 내립니다.

찰스다윈 사상 가장 두꺼운 3-3권.

 

사실 홀가분한 마음과 함께 울적한 마음도 듭니다.

꼭 이렇게 슬픈 결말이어야만 했는가, 하는 생각에 말이죠.

 

게다가 이 굴레는 결국 어쩔 수 없이

2대로, 그리고 3대로 전해져 내려오게 됩니다.

사악한 기운이 깨어날 때마다 존재하게 되는 것이

바로 '싸우는 자들(마동전사)' 이기에.

 

스포일러는 하지 않을 생각으로

리뷰를 진행하고 있기에,

일단은 다음 편에 대한 언급은 그다지 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원래의 시점으로 돌아와,

샤먼이 어째서 아이들에게 이 진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는지,

그리고 또 샤먼은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긴 해답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어째 유독 중간에 태클이 많이 들어와 리뷰가 늦어졌습니다.

다음 주말에 있을 친구 결혼식 준비로

일없이 저까지 분주하기도 하고.

 

저 부케 받습니다♡

(받아서 그대로 엣찌에로군에게 토스하고 싶지만

스파이크할까봐 관둔다...┐-)

 

내려가서 펜선 연습이나 하렵니다.

내일은 하루종일 외유로군요.

햇볕이나 덜 따가워야 할 텐데.

 

그럼, 즐거운 꿈 꾸시길 바라며

저는 이만.

 

쟈하라독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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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옮겨왔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공지 꼭 읽어주세요. by 찹쌀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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